영어고수 7인의 토익만점 비책 (김대균포함)

설정

트랙백

댓글


2006/02/21 15:10

 http://blog.naver.com/eeeee5813/10001942200


 

「영어 도사」 5인의 핵심 충고-민병철


『우리 것에 자신감을 가져야 영어에도 자신감을 갖는다』
 


새 표현은 200번 이상 반복 연습


우리는 지금 영어로 말하기, 그 자체만을 배우기 위해 굳이 외국에 나갈 필요가 없는 最適의 언어 습득 환경에 살고 있다. 어학교재, 어학방송, 인터넷 영어학습 프로그램, 영어 교육 기관 등 그야말로 본인이 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한국에서 최소의 경비로 영어를 얼마든지 유창하게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즉흥적인 실용영어 대화 능력을 평가하는 전국 생활영어 경시대회의 大賞 수상자인 장영윤씨는 영어권 국가라고는 한 번도 가본 적도 없는 평범한 직장 여성으로 외국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출전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大賞을 받았는데, 바로 이러한 언어 습득 환경을 십분 활용한 케이스라고 하겠다. 그녀는 영어 공부를 하면서 주로 어학교재, 영화, 영어 방송 등을 활용했는데, 새로운 표현은 200~300번씩 반복하여 실제로 소리내어 집중 연습함으로써 실용영어를 습득했다고 한다.


자연접근법(Natural Approach)을 주창하는 크라센(Krashen)과 같은 언어학자들은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기 위해서는 학습(Learning)이 아닌 일상 생활 속에서 저절로 습득(Acquisition)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법은 늘상 영어를 접하는 영어권 국가에 살면서 영어를 배우는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적인 환경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한국처럼 영어가 외국어인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환경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이론이다. 한국어만이 통용되는 「한국언어 환경」에서 어떻게 영어로만 듣고 말하며, 영어로 사고하고, 영어 원어민처럼 과장된 제스처를 쓸 수 있겠는가?


더구나 촘스키(Chomsky)의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태어난다는 언어습득장치 (Language Acquisition Device) 기능이 점차 소멸되는, 언어습득의 환갑 나이인 12, 13세를 넘긴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그것도 우리말과 언어구조가 전혀 다른 영어를 익히는 데 모국어를 배울 때처럼 터득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도 英美人(영미인) 중심적 발상으로 한국인의 언어 환경을 전혀 도외시한 무리한 요구라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이들은 반복 훈련(Repetition drill)을 강조하는 기존의 Audio Lingual 학습법이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영어가 외국어인 사람들에게 있어서의 언어습득은 역시 모방 (Mimicry)과 반복으로부터 시작된다. 일본인으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도쿄의 Kogakuin 대학의 외국어 학과장인 히데오 다케무라 교수는 『The best way to learn a foreign language is to imitate』 (영어습득의 비결은 모방이다)라고 영어 습득의 첩경을 말하고 있다.


이는 비단 다케무라 교수뿐 아니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세계의 영어 학습자들(ESL·EFL learners), 그리고 영어를 잘하는 대부분 한국인들의 경험을 통한 영어 습득법이라는 것을 참고로 하면 효과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데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학습 동기가 있으면 빨리 배운다


필자가 오랫동안 현장 교육 경험을 통해 터득한, 실용영어를 효과적으로 습득하는 방법에 대한 결론은 첫째, 자신과 직결된 관심분야를 먼저 공략하고, 그 다음부터는 그 대화의 영역을 점차 넓혀 가는 것이다. 필자가 주창하는 「動機유발 학습이론」은 「외국어 습득의 속도는 학습자의 학습동기와 정비례한다(A direct correlation exists between the motivation of the learner and the rate at which he learns a foreign language)」는 것으로서 다시 말해 본인과 연결된 관심분야일수록 훨씬 빠르게 어학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회화 면접 시험을 며칠 앞둔 구직자, 다음날 외국인 바이어(Buyer)와의 제품 판매 상담을 하기 위해 전날밤 하고 싶은 말을 반복해서 외우고 있는 무역회사의 판매원, 그리고 모든 회의를 영어로 진행하기로 결정한 회사에서 회의를 준비하는 직원들 등이 저마다 이러한 동기(Motivation)를 통해 급격한 영어회화의 실력 향상을 보게 된다.


둘째,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본영양(칼로리)이 필요하듯이 목표 외국어(Target Foreign Language)를 배울 때에도 그 언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해당 언어습득에 필요한 언어 기본량(Minimum quantity for acquiring language)을 익혀야 한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영어를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지만 따져보면 중학교 때 45분씩 週 4회, 고등학교 때 50분씩 평균 週 6회로 연간 34주 수업일을 계산해보면 6년 동안 영어를 배운 시간은 모두 약 816시간으로 고작 34일 정도에 해당된다.


그러니까 중고등학교 시절에 영어공부를 많이 한 것 같지만 막상 영어를 배운 시간은 고작 한달 남짓인 셈이다. 그나마 이는 入試위주의 문법중심 학습이었기에 외국인과 통하는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실용회화 학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즉, 우리가 그 동안 영어학습을 해왔지만 외국인과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이 언어의 기본량을 충족시키지 못한 결과인데 이는 박진길 박사(중앙대 교수)의 언어 최소량 (Minimum Amount of Language)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언어학습의 연구에 따르면 이 「언어최소량」은 약 1000개의 표현·문장에 해당되는데, 본인과 가장 밀접한 관심분야의 약 1000개의 표본 표현들을 발췌하여 집중 반복 훈련을 한다면 영어학습의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들으면서 동시에 말하는 연습


셋째, 영어회화 연습을 할 때에는 듣지만 말고 반드시 말하는 연습을 하라는 것이다. 듣기와 말하기의 반복학습은 외국어 습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데도, 다수를 동시에 평가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실시되고 있는 지금까지의 듣기 시험중심 교육에만 길들여진 대부분의 영어 학습자들은 듣기학습에만 열을 올리지 막상 커뮤니케이션의 핵(A core component of communication)인 말하기 능력을 기르는 학습에는 소홀하면서도 외국인과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한탄한다.


실제로 토익 토플의 듣기(Listening)의 고득점자가 막상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과, 미국에서 거주한 지 10년이 넘는 교포가 미국인의 말은 거의 알아듣는데도 실제로 말이 잘 안되는 현실은 바로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 외국어 학습에 있어서 「듣는 만큼 말할 수는 없지만, 말하는 것 이상 들을 수 있다」는 원칙을 기억하고 소리내어 말하는 훈련을 쌓는 것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필자의 경험으로 터득한 오디오 테이프(Audio Tape)를 활용한 영어회화 학습법을 소개한다. 1단계는 듣기 (Listening)로, 먼저 5회 반복하여 오디오 테이프의 내용을 면밀히 듣는다. 2단계는 따라 하기(Repeating), 原語民의 발음을 듣고 10회 정도 따라 한다. 3단계는 동시에 말하기(Simultaneous Speaking), 즉 듣기와 동시에 말하기로 원어민의 녹음소리와 동시에 말하기를 10회 가량 반복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녹음기에서 나오는 원어민 소리의 볼륨이 반드시 학습자의 따라 하는 소리보다 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본인의 잘못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4단계는 대화하기 (Conversing)로, 원어민과의 체험 대화를 하거나 이것이 여의치 않는 경우는 영어회화 동아리를 만들어 배운 내용의 대화 연습을 통해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다. 1~3단계의 사이클을 10회만 반복해보라. 특히 테이프 상의 원어민과 동시에 말하는 SS학습법(Simultaneous Speaking)으로 집중 훈련해보면 놀라운 효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이 SS 학습법은 필자가 영어를 배울 때 사용했던 방법으로 영어를 배우는데 획기적인 방법이다. 영어회화가 어느 정도 유창해지면 외국방송을 청취하면서 동시에 말하는 연습에 들어가는데, 그 이전 단계로 우리말 뉴스나 드라마를 들으면서 실제로 소리내어 동시에 따라 말해 본다.


뉴스나 드라마인 경우는 전혀 처음 듣는 내용이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보다는 따라 하는 속도가 약간 뒤처지게 되지만 이런 훈련을 쌓다 보면 발음뿐 아니라 억양까지 흡수할 수 있게 되어 특히, 심한 사투리를 교정하고자 하는 학습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언어 습득 훈련법이다. 이 우리말 동시 말하기 훈련이 끝난 다음단계로 영어방송을 듣고 영어 동시 말하기를 똑같은 방법으로 훈련한다. 이 원어민 동시 말하기 훈련은 비단 영어학습뿐 아니라 어떤 언어학습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설정

트랙백

댓글


   
 출처: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nNewsNumb=200003100119 
 

 

이보영의 '체험적 영어공부 10대 원칙'

 


단 3개월에 끝장내는 영어공부 비법?
그런 눈가림에 속지 말고 조금씩, 꾸준히 해야
 


『영어를 公用語化 하자구요?』
『선생님, 정말 뜻밖이네요. 다른 분도 아니고 선생님이…』

 

어느 날 아침 라디오 생방송이 끝나고 바쁘게 여기저기 오가는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밀며 인터뷰를 하던 우리 직원의 의아해 하는 눈길은 그 자체가 나에겐 의아한 것이었다.

『뜻밖이라니요?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닌가요?』

 

서로가 서로에게 「정말 의외의 반응」이라는 표정을 주고 받고 있을 때 옆에 서 있던 20대 초·중반의 내외국인들은 결국 그 직원의 손을 들어주었다. 틀린 건 나라고 하면서.

 

『일본이 영어를 공용어로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있어왔지 않습니까?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 이런 현실이 정말 슬프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영어에 恨(한)이 맺혔으면 멀쩡한 우리말 놔두고 영어를 공용어로 만들자는 말까지 나올까요? 전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까지 될 필요도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정 영어가 문제가 된다면 방법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지 영어를 公用語化(공용어화) 한다는 것은 최후의 보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 자체의 근거가 흔들리고 있다. 필자는 영어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현 상황을 보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는데 그것은 약 한 달 전에 있었던 모 TV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후 더욱 두드러지는 느낌이다. 외국에 가지 않고도 영어를 별 불편함 없이 구사한다는 이유로 어떤 뉴스 프로그램에서 필자가 소개되었는데 여기서 필자는 역시 영어 공용어화와 관련해 이런 생각을 말했다.

 

『영어는 그 자체가 수단일 뿐입니다. 목적이 되는 경우도 없지 않겠지만 본질적으로는 수단이니 만큼 편하게 대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가지 않을 수 없는 「영어의 길」


이런 나의 말을 들은 어떤 시청자가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교육방송 영어 프로그램 「모닝 스페셜」)의 홈 페이지 게시판에 불만 섞인 글을 올렸다.

 

『그녀는 영어가 수단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녀에게조차 영어는 生業(생업)이 되고 있지 않은가. 영어는 이제 목적이라고 봐야 한다』

 

영어가 필자의 생업 수단이라는 (혹은 그의 말에 따르면 목적이라는) 표현 자체도 사실 당사자인 내가 평가하기엔 사실이 아니라고 봐야 할 테지만, 그보다 더 가슴 답답했던 것은 「영어가 수단」이라는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명제 그마저도 이제 의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영어에 대해 우리가 갖는 느낌이 얼마나 위압적이고 부풀려져 있는 건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어찌 됐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이제 우리나라도 全국민이 고유한 언어와 함께 영어를 사용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는 그런 나라로 가는 발걸음을 시작해야 한다는 데 찬성론이 지배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유명한 헤드 헌터가 『영어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무기』라고 말한 것도 요즘 들어 수긍이 간다. 우선 정부기관에서 각종 서류를 영문으로 작성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에서부터 출발, 이제 필리핀이나 홍콩처럼 일반인들도 어릴 적부터 학교에서 영어로 각종 과목을 공부하는 등 영어가 우리말만큼이나 생활화되는 날이 그리 머지 않았다는 것일까.

 

요즘은 국내 기업 중에서도 회의를 영어로 하고 서류 작성 등 웬만한 일은 영어로만 처리하는 회사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언뜻 생각해봐도 정말 스트레스가 엄청날 것 같다. 필자는 약 12년 前 국내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있던 미국의 한 다국적 기업에서 동시 통역을 잠깐 맡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미 그 당시 그 회사에서는 非공식적으로 모여 회의를 하는 데에도 직원들간에 영어로만 의견이 오갔었다. 물론 그들은 알고 보니 대부분이 외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이었거나 어릴 적부터 해외 생활을 오래했던 사람들이어서인지 그들이 사용하던 영어는 거의 네이티브(영어를 母國語로 하여 태어난 사람)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제 그런 모습을 어딜 가나 보게 된다고 하니 실로 온 국민의 영어 생활화는 코앞에 닥쳤다고 봐야 할 것이다.

 


튼튼한 기초와 말하기·고침의 반복이 내 영어실력의 열쇠


사실 따지고 보면 필자야말로 영어를 생활화한다는 데 그리 반대할 이유가 없는 사람일 수도 있다. 두 살 때쯤 우리말을 본격적으로 알게 되고 말하게 되면서 거의 동시에 영어라는 말을 알게 된, 그래서 어쩌면 언어 습득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으로 영어에 노출되기 시작한 사람 중 하나인지도 모른다. 처음엔 놀이의 대상으로 알게 된 영어를 초등학교 다니는 동안 정식 영어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AFKN을 스승삼아(?) 친구삼아(?) 꾸준히 실용영어에 노출이 되었다. 중학교에 들어서부터 시작된 교과서를 가지고 하는 영어 공부를 통해서는 이제까지 그저 「말」로만 알았던 영어에 숨어 있던 「말」을 「말」이 되게 하는 원칙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그 당시에는 영어라는 말이 지니는 원칙(그것을 소위 문법이라 하지만)을 익히면서 골치 아프고 딱딱하다고 느낀 것이 아니라, 「아 이제까지 내가 알고 있던 이런 말들이 이런 원칙에 의해서 만들어진 거구나」 하는 신기함이 더 앞섰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재미를 느끼게 되었고 그렇게 알게 된 더 많은 원칙을 나름대로 여러 가지 말을 만들어보는 데 응용했다. 닥치는 대로 혼잣 말도 하고 번역, 영역도 해보고, 일기도 써보고, 노래 가사도 만들고, 심지어는 만화도 영어로 만들어 봤다. 이쯤 되면 흔히들 말하기를 「영어에 미쳤다」는 말은, 영어와 함께 한 지난 삼십년을 돌이켜 볼 때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그러는 동안 나는 영어의 기초를 탄탄히 할 수 있었다. 아직도 공부해야 할 부분이 한참 남았지만 난 영어를 처음 생활 속에서 접했던 것과(필자의 부모님께서는 집에서도 간단한 몇 마디는 영어로 말을 시키곤 하셨다) 이후 미디어를 통한 「진짜 살아 있는 영어」에의 노출, 그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열심히 듣고 생각하고 말해본 것, 나아가 학교에서의 문법 공부, 대학원에서 우리말과 연계하여 통번역 과정에서 깨닫게 된 영어의 성질을 이해하기 등, 이 모든 과정은 그 무엇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학교의 영어 교육을 절대 불신하지 않는다. 다만 여건상 배운 이런저런 영어의 지식으로 학생 자신의 생각을 창조적으로 표현하는 데 백분 활용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것, 또 올바로 활용이 되었는지 검증하고 교정해 주는 지도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게 다져진 기초를 근거로 해서 정말 나 자신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영어가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은 또 그 이후 10여 년 동안의 일이다. 이런저런 영어 교육 쪽의 일을 하고 외국인들과 강도 높은 일을 계속 진행하면서, 특히 한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는 입장에서는 영어가 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역시 열쇠는 탄탄한 기초와 그를 토대로 했던 숱한 말하기와 고침의 반복이었던 듯하다. 아울러 한결같이 일관되었던 것은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체험하며」 한다는 것. 이제 그러한 나의 경험과 연구, 방송이나 개인홈 페이지(www.eboyoung.com)를 통한 끊임없는 일반 대중과의 의견 교환을 토대로 어차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해볼 것인가를 고민해 보고자 한다.

 

미리 밝혀 둘 것은 필자는 단 3개월 만에 끝장을 내버리는 영어 공부의 비법…, 뭐 이런 식으로는 한 마디도 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 듯하게 얘기를 만들 수 있을는지는 몰라도 그것은 어차피 자신의 진정한 실력으로 이어질 수 없는 얄팍한 눈가림에 불과하기 일쑤라는 믿음을 저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1. 영어를 공부한다는 생각은 버리자!

 

항간에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책이 화제다. 공교롭게 그 저자를 한 달여 전에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럼 정작 본인은 영어 공부를 해 본 일이 없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는 『아니오,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하지 말라는 겁니다』라는 다소 역설적인 답변으로 응했다. 꽤 한참을 생각하게 하는 얘기이다. 물론 사람마다 그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한결같지는 않으리라. 그러나 일단은 「그럼 공부 다 때려 치워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면 그것은 誤算(오산)이고 다만 접근 방법에 있어서 이제까지 가져왔던 부담감과 거부감을 우선 없애버리라는 쪽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건 맞는 얘기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필자는 이제까지 영어를 공부로 여겨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이것은 처음에 영어와의 만남 자체가 아무런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두 살 때였으니) 이루어진 것이었고, 꾸준히 내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과 내가 좋아하는 노래, 가수들 얘기를 궁금해 하면서 귀를 바짝 기울이고 마치 나에게 얘기하듯이 그에 대해 나름대로 답변도 해가면서 어떻게든 가깝게 영어로 다가가고자 한 노력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누구든 무엇이든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뒤통수를 짓누르는 압박감에 책장을 넘기기조차 힘들어진다. 영어 공부의 가장 큰 敵은 바로 그런 부담감이다. 부담감은 「공부」라는 단어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그러므로 뭔가 내가 영어를 「공부」한다는 피동적이고 소극적인 마음 자세를 버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난 「영어로 한다」라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마음으로 바꾸어야 한다.

 

좋아하는 노래를(옛 노래도 좋다. 오히려 옛날 노래, 컨트리 노래 같은 것이 가사는 더 주옥 같다) 영어로 흥얼거려 본다든지 가슴 깊이 남는 영화의 名장면을 인터넷에서 대사를 다운받아 비디오로 봐 가면서 그 말의 의미를 가슴으로 느껴보려고 한다든지, 연애 편지를 영어로 적어본다든지(온갖 닭살 돋는 미사여구를 다 동원해도 좋다), 뭔가 내가 지루함을 가장 덜 느낄 수 있는 것을 선택해 그 안으로 빠져들어 보되 수단을 영어로 해보자는 거다. 여기에서는 그다지 어려운 문법이나 어휘가 많이 요구되지 않는다.

 


2. 장기전이 될 것을 각오하자!

 

한 2년 전쯤 어떤 회사원 한 분이 보내온 편지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영어 공부의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정말 답답해서 미치겠습니다.(중략) 추신: 제발 꾸준히 열심히 하라는 말은 말아 주세요. 세상에 나만큼 꾸준히 열심히 한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필자는 지금껏 그래왔고 또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마냥 무지개를 쫓듯이 한국인들이 영어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의 王道(왕도)를 찾아 헤맬 것이다. 반드시 길이 있으리라고 믿고 있다. 다만 그 王道가 편치는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소 힘들더라도 한국인에게 이렇게 하면 영어가 먹힌다는 그런 비결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난 믿고 있다. 다만 내가 아직 못 찾았을 뿐.

 

하지만 난 이 회사원에게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이 바로 길이다」라고 적어서 답을 띄울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래 꾸준히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마음가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장 덜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두루 두루 써보는 것이 좋다. 한 가지 하다가 싫증이 나거든 다른 방법으로 전환해 보면서 일단은 장기전이 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

 


3. 눈에는 영어보다 돈이 들어오게 하자!


필자는 돈과는 영 인연이 없는 사람처럼 알려져 있는 면이 없지 않은데 그런 내가 「돈」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경우는 대체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증권 투자하시면 일간지의 증권 관계 기사를 영어로 읽으시라』고 할 때와, 학생들에게 『어차피 여러분의 돈이고 여러분의 시간이고 여러분이 내린 결정에 의해 여기 와있는 거다. 그런데 왜 수업에서 최대한의 것을 뽑아가려 하지 않는가. 왜 그런 귀중한 자산이 낭비되어지는 것을 보고만 있으려 하는가』(It’s YOUR money, it’s YOUR time, it’s YOUR decision. So why not make the most out of the class? Why would you want to see them wasted?)라고 하는 경우이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영어에 대해 미리부터 스트레스를 받지는 말자, 아니 스트레스를 느낄 수밖에 없는 마음가짐은 아예 하지도 말자는 것과 유관한데, 거의 매일같이 쏟아지는 정보들과 뉴스의 홍수 속에서 그래도 영어로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길을 찾고자 한다면 어떤 갈피를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때 그 갈피를 고르는 기준으로 갖가지 종류의 정보 속에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 혹은 자기가 가장 섬뜩하게 현실적으로 느끼는 것에서부터 출발점을 찾는 게 도움이 된다.

 

정말 영어의 그 지긋지긋한 꼬부랑 글자들이 과연 요게…요게…이거 무슨 뜻일까 사전 어디 있나 사전… 하며 단어의 의미를 연결하여 문장을 이해하려는, 즉 숲이 아닌 나무만을 보려는 것보다는 뭔가 궁극적인 목적을 가지고 대하라는 것이다. 이때 절실함이 개입되면 그 효과는 더 크다. 즉 증권시세를 설명들을 때 우리말 뉴스, 신문에 의존하기보다는 웬만한 어휘만 파악이 되었으면 그 다음부터는 영자 일간지 증권면의 좌측 상단에 있는 주요 기사를 중심으로 술술 읽어나가자는 것이다.

 

이것도 한 이삼 일 정도만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하여 시세의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주로 쓰이는 어휘가 어떤 것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주가가 「올라간다」라고 할 때는 go up, up, skyrocket, increase, jump, bounce, on the rise, rise, soar, shoot up 등의 표현이 주로 많이 눈에 띄고, 반대로 「내려간다」라고 할 때는 go down, down, plummet, nosedive, decrease, on the way down, dip, fall, drop, decline, on the decline 등의 표현이 주로 쓰인다).

 

이렇게 뭘 듣더라도 초급일수록 미리 준비를 확실하게 해두고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는 것이 순서가 된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주장하는 「전략」이다. 무턱대고 맨땅에 헤딩하는 식 -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일단 무조건 마냥 읽거나 듣고 보자는 식이 아니라- 그 분야에서 주로 많이 나오는 어휘, 주로 많이 사용되는 문장 표현 방식 등을 골라 모아서 익혀둔 다음 비슷한 어휘와 문형이 반복되는 그 다음부터는 이미 알게 된 것들을 「다져나가고」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진짜 실력을 쌓아 가는 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4. 매일 조금씩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자

 

위와 같은 식으로 하면 『그게 공부지 뭐야?』라는 반응이 반드시 나오겠지만 이 정도는 감수를 하여야 한다. 어느 정도는 외우고(외우는 방식에 있어서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카세트 테이프를 이용하거나 비슷한 종류의 기사를 다른 잡지나 신문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대하는 것, 한번 익혀서 내 것으로 만들었다고 여겨지면 일부러 그 어휘를 써서 문장을 만들어 외국인과 대화에서 써보는 것 등) 어느 정도는 시행 착오를 거칠 각오쯤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게 평탄하게 놀고 쉬며 할 수만은 없는 것이기에 이왕 하는 것, 좀 짐을 가볍게 해보자고 자신의 이해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거나 절실한 것, 또는 관심이 많이 가는 분야의 것부터 소재로 삼아보자는 것이다. 가끔 받는 질문 중에서 『뭣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보통 어느 한 가지를 딱 시간을 정해서 하루 밥 먹고 딱 한 시간을 투자한다, 뭐 이런 식의 생활 습관을 이상적으로 여기는 것 같은데, 영어를 일단 해보겠다고 마음먹었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늘 영어로 이르는 사고의 길을 열어놓아야 한다.

 

화장실 가서 신문 볼 때, 영자 신문 기사 딱 한 문단만 확실하게 읽고 이해하고, 자동차로 출근할 때 영어로 된 카세트 테이프를 들으면서(꼭 AFKN을 듣지 않아도 된다) 반복해 따라 말해보는 연습을 하면서 가고, 점심 시간에는 영어 사이트를 찾아가 보고하면서 영어와 끊임없이 친해지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단어 한 개, 문장 표현 한 개는 어떤 책을 봐도 다 나와 있고 한 시간 더 공부해서 단어 한 개 더 많이 아는 사람이 반드시 더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똑같은 영어 공부를 하고서도 그것을 과연 내 것으로 얼만큼 만드느냐하는 것은 책이나 강의가 해결하는 문제가 아니다. 자신이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문제인데 그 한 가지 방법이 가는 곳마다 눈에 띄는 것마다 한 번에 짧게 짧게(지치면 안되니까) 영어를 「생각하고」 「말해본다」는 것이다.

 


5. 영어의 바다를 스스로 만들자!

 

미국인을 통 만날 기회가 없어서 영어를 책으로 공부하고도 연습이 안된다고들 한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얘기이다. 그런데 이것은 마치 「난 가만히 있는데 어떤 외국인이 나에게 다가와 교과서에서 배운 그대로 말을 붙여 주기를 기다린다」는 말과 별반 틀릴 것이 없다. 정말 마음을 먹었다면 내가 뛰어야 한다. 요즘은 편리하게도 전화로 미국인과 얘기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있고 인터넷으로 채팅도 할 수 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중요한 것은 그 외국인을 만나 눈을 빤히 쳐다보고 말할 수 있느냐이다.

 

기본적으로 외국인을 별로 반겨하지 않는 우리네는 또 금발의 푸른 눈이 내 눈을 빤히 들여다보고 뭐라고 뭐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 왠지 압도당하는 느낌과 갑자기 내가 작아지는 느낌을 거의 공통적으로 순간적으로나마 느끼는 경향이 아직까지 있지 않은가.

 

길을 가다가 갑자기 어떤 외국인이 길을 막고 시청 가는 길을 물으면(어쩌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은 다들 그렇게 서울 시청을 가기를 원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는지, 웬만한 회화책을 보면 다 그렇다. Excuse me, could you tell me how to get to the city hall? 하면서) 언뜻 말이 안 떨어진다고 하는데 이것은 정작 「Take the bus no. 52 at that bus stop right there」 라는 말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외국인이 빤히 쳐다보는 그 눈길에 그만 기가 빠져 버리기 때문인 경우도 적지 않다.

 

학원을 찾아가거나 주한 외국 문화원을 찾아가 보거나 동아리 모임에라도 가보자.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뭔가 다 함께 공통적인 목표를 가지고 추구하는 사람들에 섞이다 보면 자칫 나태해지고 느슨해지기 쉬운 스스로를 잘 추스리는 자극을 그런 곳에서 받을 수 있다.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 지금 있는 여기, 이곳의 광경, 상태 같은 것을 끊임없이 머리 속으로 상상하고 영어 문장을 만들어 말해보는 연습을 한다. 말하자면 유난히 사람이 덜 붐비는 전철을 탔다고 가정해 보았을 때 이런 상황을 영어로 스스로에게 말해보는 것이다.

 

「Today the train is not so crowded. I wonder why. Usually it’s packed with people by this time of the day. Well look at that ad! kind of like the design. But the copy… I don’t know. Too corny…」 (오늘은 열차 안이 덜 붐비는군. 이상한데 웬일이지? 보통 하루의 이맘 때쯤이면 꽉 차는데. 흠, 저 광고 좀 봐라. 디자인은 그런대로 마음에 드는데 하지만 문구가… 글쎄 너무 유치한 걸…)

 


영어의 바다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스스로 만들어 볼 일이다.

 


1. 영어공부의 가장 큰 敵은 「공부」라는 중압감. 그저 친하게 노래도 부르고, 비디오도 보고 하다 보면 영어가 늘게 마련.

 

2. 꾸준히 열심히 하는 수밖에 王道는 없다. 다만 싫증이 나면 공부 방법을 바꿔라.

 

3. 자기에게 절실한 내용을 갖고 반복하라. 돈 문제라면 머리에 쏙쏙 들어올 것.

 

4. 가는 곳마다, 눈에 띄는 것마다 짧게 짧게 영어로 생각하고 말해보는 습관을 들인다.

 

5. 가만히 있으면 영어를 쓸 기회는 찾아오지 않는다.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설정

트랙백

댓글


 출처: http://blog.naver.com/eeeee5813/18535891

 

 


 “외국어 잘하려면 꼭 독서 병행을” 
 
[경향신문 2004-02-06 18:13] 
 

 


외대 통·번역대학원 임향옥 교수는 성장기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냈다.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이탈리아로, 영국으로 다녔다. 아버지는 엄했다. 어린 자녀들이 TV 수상기 앞에 앉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임교수는 부친의 손을 잡고 한달에 한번 정도 로마 시내의 책방에 들르곤 했다. “원하는 책은 무엇이든 마음껏 골라라.” 아버지의 이 한마디에 서점안을 휘젓고 다니던 어린 소녀의 추억은 평생의 자산이 됐다.

 

“그 덕에 읽는 습관이 몸에 밴 것 같아요. 국제회의 통역사란 직업이 싫든 좋든 이것저것 잡다한 기초 지식을 머릿속에 넣고 있어야 하는데, 읽기 습관이 돼 있으니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는 신문, 잡지 만큼은 아니지만 책에도 곁을 주고 산다.

 

그는 “외국에 오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나라 말을 수준높게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외국어를 제대로 하려면 그 해당 언어의 책읽기도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통역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까 그 차이를 알 수 있겠더라고요. 영어권 국가에서 10년 넘게 살았는데도 영어 구사 수준이 낮은 학생은 영어책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 사람은 대화 중에 ‘you know…’ ‘it’s like…’ 같은 말이 과도하게 많이 들어가는 편이죠.”

 

번역도 마찬가지. 임교수는 한때 주간지 광고를 번역할 때 ‘촌철살인’의 단어를 뽑아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했다. “책 읽기는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짧은 문구라 하더라도 그 문화의 뉘앙스가 그대로 밴 단어를 적절히 골라내는 센스가 없으면 제대로 번역하기 어렵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영어 원서를 볼 때 제발 쉬운 책을 고르라”고 조언한다. “영어공부 할 목적이라면 헨리 키신저의 ‘diplomacy’ 같은 책보다 존 그레셤의 법정 스릴러물이 쉽게 질리지도 않고, 훨씬 더 유용하다”고 했다.

 

임교수는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딸(11)과 아들(4)에게 독서 습관을 그대로 물려줄 생각이다. 차이점이라면 임교수는 당시 영어원서만 사 읽었지만 지금 자녀들에겐 우리말 책만 안겨주고 있다는 것. “딸 아이가 간혹 불평해요. 통역사 딸이 영어도 못하고 이게 뭐야라면서….”

 

〈글 조장래·사진 김영민기자〉

 

설정

트랙백

댓글

 출처: http://blog.naver.com/eeeee5813/18710330

 


[영어의 달인] 한덕수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외국과의 협상테이블서 고급스러운 표현 빛나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은 틈만 나면 수첩을 꺼내 드는 버릇이 있다. 수첩에는 어려운 영어 단어, 숙어가 빽빽히 적혀있다. 혹시 약속시간에 5분이라도 일찍 도착하면, 어김없이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든다. 올해 51세인 한 본부장의 수첩을 한번 슬쩍 들여다 보았다.

 

「move to blunt rise(주가가 올라간다), forge ahead (조금씩 앞으로 나간다).」 쉽지만 영어로 활용하기는 만만치 않은 숙어가 적혀있다. 지난 95년부터 하나하나 영어단어 숙어를 적어나간 가죽 수첩이 이제는 겉장이 너덜너덜할만큼 들춰본 흔적이 역력하다. 수첩을 꺼내보기 피곤할 때는 소형 녹음기로, 자신이 녹음한 영어 표현을 다시 들으며 암기한다.

 

한 본부장은 퇴근후에는 집에서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 저널을 정독한다. 암기할 주요 표현은 대학 노트에 적어둔다. 경제 정책에 도움되는 내용을 아예 영어로 정리, 암기한다. 이런 대학 노트만 30권이 넘었다. 아침에는 CNN 뉴스로 하루를 시작한다. 남들이 폭탄주 마시고 노는 시간에 괴로운 경제 영어를 공부하는 한 본부장을 두고 「재미없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쌓은 영어 실력은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인정받는다, 바셰프스키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협상 테이블에서 한 본부장에게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고급스러운 영어를 배웠느냐』고 여러차례 질문하고 『혼자 독학했다』는 답변에 기절할 정도로 놀랐다. 예컨대 한 본부장은 미국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표현을 「demand」라는 한국식 표현대신 「ask too much」라는 식의 영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get, take, appear같은 쉬운 단어를 자유롭게 활용, 적재적소에 구사한다.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Amcham) 대표를 지낸 브라운씨는 『한 본부장은 암참(AmCham) 주재 점심이나 저녁 모임에서 연설문을 읽는 법이 절대 없고, 메모를 가지고 대화하듯 이야기한다』며 『이렇게 이야기 하는 한국인은 한 본부장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는 『한 본부장은 「어떤 일을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표현을 할 때 「do not sit on the fence」라고 하는데 이런 말은 미국에서도 대단히 고급스러운 표현에 속한다』고 말했다.

 

제네바 주재 한 외교관은 『다자간 통상 협상에서 통역없이 토론이 벌어지는데 영어에 서툰 한 아시아 대표는 아예 한본부장 옆에 붙어앉아 브리핑을 받아간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 본부장은 영어를 잘하게 된 비결을 묻자,『영어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서기가 곤란하다』며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했다. 다만 『예전에 고등학교 영자신문 기자로 일하기 위해 매일 아침 코리아 헤럴드와 타임을 졸업할 때까지 정독하면서, 단어와 숙어 암기장을 만드는 습관을 기른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한 본부장은 『영어도 지식과 떨어질 수 없다』며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을 꾸준히 습득해야 영어실력도 늘어난다』고 조언했다.

 

 

설정

트랙백

댓글

출처: http://blog.naver.com/eeeee5813/18710363

 


[중국의 영어] ‘영어 술술’ 중외교부 세계언론 휘어잡아

 


98년 3월 19일 베이징(북경) 인민대회당. 신임 주룽지(주용기) 총리가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거침없는 언변과 해박한 지식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자리였다. 이날 그가 쏟아놓은 수많은 경제수치와 전문용어들, 한자 고사성어, 적절한 유머 등은 한 미모의 여성통역의 입을 통해 서방 기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기자회견장을 감탄과 웃음의 바다로 만들어버린 주 총리의 통역은 중국 외교부 번역실 소속의 주통(32)이었다.

 

--------------------------------------------------------------------------------
사진설명 : 97년 황장엽 망명사건과 관련한 뉴스 브리핑을 하는 탕궈창 당시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외교부 관리들은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세계특파원들을 요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


이날 회견장에서 주 총리가 강력한 개혁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나라를 위하여 죽는 날까지 몸과 마음을 다 바치겠다(국궁진 사이후기)」는 어려운 고사성어를 말했을 때, 주통이 그것을 쉽게 설명해준 것은 물론, 「죽음」이란 단어 대신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로 풀어 번역함으로써 지도자에 대한 예의까지 갖추는 치밀함을 보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외교부 내에서 최고의 영어 통역사로 꼽히는 그가 그 당시까지 해외 유학을 한 번도 간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주통은 지난해 처음으로 영국 유학을 떠났다).


그뿐만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국가 최고 지도자의 통역사로 「순수 국내산」 통역을 즐겨 활용한다. 연초 중국을 방문한 요르단 국왕과 장쩌민(강택민) 주석의 정상회담을 통역한 사람도 다이칭리(대경리·여)라는 「순수 국내산」 통역사였다. 중국 외교부 영어 통역실 관계자는 『20여 명의 통역 요원 가운데 대부분이 국내의 외교학원이나 북경외국어대, 북경대 등에서 배출된 「토종」 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이나 영국 등 외국에서 한 번도 유학한 적이 없지만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을 자랑한다.

 

중국 외교부의 영어실력은 전문 통역들뿐 아니라 일반 외교관들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교부 대변인들은 매주 2회씩 열리는 뉴스 브리핑에서 서방 기자들의 질문 포인트를 재빨리 파악하고, 그것을 노련하게 받아넘기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선궈팡(심국방)-탕궈창(당국강) 등 전직 대변인들은 이 뉴스 브리핑에서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세계 특파원들을 「요리」함으로써 외교부 내에서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다.

 

중국의 대학생들도 유창한 영어회화로 한국 유학생들의 기를 죽인다. 중국은 개혁개방이 시작된 78년 이전에는 러시아어를 제1외국어로 삼던 나라였다. 덩샤오핑(등소평)의 실용주의 노선에 따라 영어교육으로 전환한 뒤 요즘 중국의 웬만한 대학생들은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98년 가을 중국을 방문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대학을 찾았을 때 대강당을 가득 메운 학생들은 「유창한 토박이 영어」로 질문공세를 펼쳤다. 한 한국 유학생은 『중국 대학생들의 초라한 외모에서 우월감 같은 것을 느끼다가도 그들의 유창한 영어 실력을 보면 오히려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고 말했다. 북경대의 경우 토플 점수 620점 이상의 고득점자가 절반 이상에 달한다.

 

중국인들이 영어를 잘하는 비결과 관련, 「영어와 중국어의 문장구조 및 어순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중국의 튼튼한 영어 기초교육이 그 비결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베이징시 서북쪽 우다오커우(오도구)에 있는 북경대 부속중학의 영어교육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학교 영어 수업시간의 「교육언어」는 중국어가 아니라 영어이다. 톈진(천진)에서 대학을 나와 이 학교 3학년 영어를 맡고 있는 마옌(마연·여ㆍ 38)씨는 『4명의 외국인 영어선생은 물론 중국인 영어 교사들도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며, 중국어를 쓰는 경우는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한다』고 말했다. 교과서의 내용은 회화와 독해 작문 등이 뒤섞인 것이지만, 영어로 강의를 받음으로써 학생들이 「듣기」와 「말하기」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학교는 또 방학을 이용해 자매결연을 맺은 미국 일본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학생들과 정기적인 교류를 갖고 있다. 매년 20여 명의 학생들은 상대국 친구들의 집에 묵으며, 생활 속에 생생히 살아있는 영어를 배우게 된다.

 

중국의 모든 대학들이 일정 수준의 영어를 익혀야 졸업을 시키는 것도 중국의 「영어 경쟁력」을 높이는 비결 중의 하나다. 중국 4년제 대학생들은 모두 8등급으로 되어있는 영어 등급시험에서 5급 이상을 따야 졸업할 수 있다. 또 영어 전공자들은 8급을 따야 한다. 이 등급시험의 학습 구조도 1∼4급까지는 「듣고 말하기」 위주로 되어있으며, 6∼8급이 「읽고 쓰기」 중심으로 되어 있어, 회화 능력을 중시하는 중국 외국어 교육의 원칙을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중국 교육부는 지난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하도록 함으로써 머지않아 중국인들의 「영어 경쟁력」은 한국과 일본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영어 교육이 강조되는 배경 중 하나는 「영어 구사능력」이 본인의 사회적 지위를 사실상 결정하기 때문이다.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춘 대학생은 외국인 회사에 취직하여 월 1만위안(원) 이상의 월급을 받는 반면, 여기에 포함되지 못해 중국 회사에 들어가는 사람은 10분의 1인 1000위안 정도에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어는 또한 「외국으로의 탈출(?)」의 중요한 수단이 된다. 높은 토플 점수를 받아 미국대학 등에 유학을 가게 되면 신분상승의 둘도 없는 기회가 된다.

 

중국인들은 21세기 세계 인터넷시장은 영어와 중국어가 장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영어를 배우기는 쉽지만, 미국인이 중국어를 배우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중국 영어교육의 밑바탕에는 21세기 인터넷시장 정복을 위한 원대한 전략도 숨어 있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