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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학습법)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합격생 수기 (2003학년도)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합격생 수기 (2003)
김미연(연세대 영문/국문 전공)
합격발표가 난지 며칠이 되었지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합격 수기를 쓰고 있다는 것도 꿈만 같다. 사실 합격수기를 쓸 만큼 변변히 내세울 공부 방법이나 경험도 없지만, 다른 사람의 합격수기를 보면서 자극도 받고 조언도 얻었던 나의 경험을 되살리며,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특히 직장을 다니면서 통대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힘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공부방법>
내 경우는 작년과 올해의 공부가 좀 달랐다. 작년 한해는 통대입시에만 전념을 했었고, 올해는 작년의 실패후 직장을 다니면서 병행을 했기에 조금 다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작년에는 좋다는 공부는 다 해보려고 욕심을 부렸다. 일일 스터디 (영한, 한영), 일요스터디, 한한스터디, AP뉴스 듣기 스터디등 스터디도 여러개 했고, 1차 시험에 대비해 문제집도 많이 풀어보려고 노력했다. 다들 알겠지만 이 공부는 욕심부리면 끝이 없는것 같다. 하면 할수록 부족한 것만 눈에 보이고 늘지 않는 것같은 느낌에 초조해진다. 작년 입시에 실패하고 나서 얻은 교훈은 공부를 할때 마음에 부담이 있으면 심리적으로 힘들어진다는 것이었다. 올해에는 직장을 ful-time으로 다녔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내가 할 수 있는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작년에 듣기가 너무 약하다는 생각에 듣기를 AP위주로 많이 들었는데, 올해에는 독해에 보다 중점을 두었다. 독해가 쌓이지 않으면 듣기를 길게 틀어줄 때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에는 The Economist를 구독했다. 많이 보지 못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기사중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것과 그래도 비교적 짧고 재미있는 파란 Box안의 기사들은 많이 읽어보려고 노력했다. 작년에는 기사하나를 읽어도 공부태세를 갖추고 진지하게 읽어야 한다는 어설픈 완벽주의때문에 오히려 많은 기사 독해를 하지 못했기에, 올해에는 오고 가는 지하철이나 짬날때 그냥 죽 읽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심지어 회사에서도 (아주 가끔이지만) 잡지를 펴놓고 슬쩍슬쩍 읽기도 했다.
듣기는 학원에서 하는 것이 전부였다. 올해 초반에는 은천성 선생님 시사청취만 4개월정도 연달아 들었고, 8월부터는 장홍석 선생님의 실전반을 계속 들었다. 은 선생님 시사청취에서는 재미있는 내용을 많이 다루기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다양하게 듣기에 노출될수 있어 좋았고, 장홍석 선생님 실전반에서는 어려운 PBS의 토론 프로그램이나 에세이를 자주 들었다. 반복해서 복습을 하진 못했지만, 시사적인 내용뿐아니라 조금 심오한 (?)주제들은 좀 어렵긴 했지만 읽어주는 속도와 내용면에서 매우 유익했다고 생각한다.
영한 한영 뒤집기 스터디는 일주일에 두번 스터디 파트너와 연습했고, 일요스터디는 3월부터 참여해서 10월까지 계속했다. (물론 빠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스터디 자료는 영한은 주로 이코노미스트, 한영은 중앙일보의 기사를 영어본과 맞추어서 연습했다. 중앙일보 기사는 한국어 기사가 한국말답고 자연스러운데다가 영어 표현도 괜찮아 한국적인 내용을 영어로 옮겨보는 연습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영작과 번역은 8월부터 장선생님 수업시간에 시간재고 풀어본 것이 매우 도움이 되었다. 따로 공부할 시간이 없었기때문에, 수업시간에 내용을 모두 커버하면서 시간내에 들어오는 연습을 했던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작년과 달리 1차준비는 거의 하지 않았다. 작년에는 문제풀이에 참 많은 신경을 썼지만 1차 시험에서 실패했기에, 문제풀이보다는 영어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작년 1차시험에 하도 긴장을 많이하고 떨었기에, 실제시험같은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10월에 텝스를 신청해서 시험을 한번 보았다.
<외대1차 시험>
1차시험은 당일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고도 너무 긴장하면 실력발휘를 못하는 것 같다. 마음의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1차는 작년과 거의 같은 유형이었다. 공통영어에서는 헤드라인 고르는 문제, not true 고르는 문제가 듣기로 나왔고 written test part에서는 문법과 빈칸 채우기가 나왔다. 작년에 문법 문제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도 잘 풀지 못했기에, 올해는 뒷부분인 빈칸 채우기를 먼저했다. 통대 공통영어 문법은 머리를 싸매고 봐도 이거다 싶은 답이 없는 문제라고 생각되어 빈칸 채우기를 먼저하고 문법은 마지막에 죽 읽어가다가 이상한것 같은 부분을 골랐다. 전공영어에서는 듣기의 지문이 길었다. 작년에는 연설문 지문을 읽어줄때 적느라고 진땀을 뺐다. 문제는 두서 없이 적은 게 너무 많아 막상 문제를 풀때 뭘 보고 답을 골라야할지 몰랐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올해는 지문을 들려줄 때 적지 않고 흐름을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흐름을 따라가다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것만 몇개 적었다. 지나고 보니, 나는 적으면 머릿속에는 남지 않지만, 적지않으면 집중력도 커지고 머릿속에 남게 되어 더 득을 본 것 같다. 전공영어 독해에서는 이코노미스트에서 본 지문들이 몇개 나와서 그나마 시간을 좀 줄일 수 있었다. 독해는 전문을 다 읽기에 시간이 부족해서 문제를 먼저보고 독해를 하는 식으로 시간을 의식해서 풀었다.
작년보다는 제정신을 차리고 풀었지만 경쟁률이 워낙 높기에 붙을 것이라는 확신을 전혀 할 수 없었다. 그래도 2차시험을 보기전까지는 마음을 가라앉히는것이 중요한것 같다.
<외대2차 시험>
한국어는 전혀 준비를 하지 않고 갔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영작과 번역, 특히 영한 번역에서 나는 아주 어려운 지문이 나오면 전체적인 맥락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걱정을 많이했는데, 다행히 영한 번역이 연설문이어서 지문자체의 어려움보다는 한국말로 부드럽게 나가는데 초점을 두고 시간을 의식하면서 했다. 한영 영작은 우리말 영어 뉴스에 나올 법한 내용으로 버스정보시스템과 디스플레이 출시에 관한 것이었다. 내용중에 발주, 수주 같은 다소 어려운 표현들이 있었는데, 딱맞는 영어표현이 생각나지 않고 시간도 촉박해서, 우회하는 표현을 썼다. 에세이에 나온 월드컵은 전에 스터디와 수업시간에 해본적이 있어서, 그나마 수월하게 할 수 있었고, 짧은 글이어도 서론-본론-결론이 있는게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 나름대로 뼈대를 세우려고 노력했다.
인터뷰는 토요일 끝에서 두번째였는데, 무려 5시간을 넘게 기다렸다. 순번이 늦게 걸릴 경우 지치지 않게 스스로를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들어갔을때 교수님들 역시 많이 지쳐있는것 같았고, 자리에 앉자마자 영한이 시작되어 조금 당황했다. 영한은 임향옥 교수님께서 읽어주신 cloned food에 관한 것이었는데, "현재 미국 농장에는 복제동물의 수는 많지 않다, 복제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시장에 끼치는 영향도 미미하다, 그러나 복제비가 기술의 발달로 좀더 싸지면, 곧 우리 곁에 복제동물에서 나온 우유나 유제품, 나아가서는 고기까지 다가올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
지금은 내용이 그나마 정리가 되지만, 그 당시에 나는 cloned food라는 용어가 너무나 생소하게들렸다. 복제동물을 음식으로 사용하는것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기에 개념이 잘 다가오지 않았다. 그냥 들은 내용을 옮기는 수밖에 없었다. 내 머리속에 개념이 잘 서지 않은상태에서 하는 통역이라 제대로 전달이 되고있는지 너무나 의심스러웠고, 내가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몰랐다. eye contact은 평소스터디때도 하지 못했기에 역시 시험장에서도 못했다. (난 eye contact을 하면 내용을 잘 잊어버린다) 다만 목소리는 크게 하려고 했는데 영한 내용이 어려워서 이런 나의 다짐들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영한이 끝나자 곽중철교수님께서 바로 한영을 읽어주셨다. 내용은 기러기 아빠에 관한 것으로 시작해서, 우리 나라사람들이 너무 영어에만 매달린다, 외국에서 살다온 연예인들도 영어, 일어는 잘하면서 한국어는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진정한 세계화 시대의 한국인이라면 한국어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영어는 발음보다는 말하는데 있어 논리가 있으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생소한 내용이 아닌데다가 이야기의 흐름이 한 방향이어서 기억하기 어렵지 않았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빨리빨리 말했고, 영한보다 정신을 차려서 목소리도 크게 하려고 신경을 썼다. 영한, 한영모두 끝날때 내용을 끝맺는 티가 나는 문장으로 정리를 했다.
인터뷰를 보고와서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영한을 너무 못했다는 생각에 거의 포기했었고, 나중에는 그 기사 지문을 워싱턴 포스트에서 우연히 찾았는데, 보면서 더 괴로워했다. 그나마 평소에 스터디를 하면서 연습했던 태도가 배어 있어서 들은 내용이 어려웠음에도 내가 생각한 것 만큼 크게 당황한 티를 내지 않았나 보다. 평소에 어렵건 쉽건 자기만의 어떤 틀에 맞추어 해낸다는 생각으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써놓고 보니 도움이 된다기 보다 개인적인 푸념에 가까운것 같아 걱정이 된다. 다만 몇분들에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올해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할 때 가장 큰 고민은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만 해도 시원치 않다는 생각에 이러고 있는 내가 항상 불만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만두고 공부만 할 때 또 붙을 자신이 없었기에 섣불리 그만두지도 못했다. 작년에 함께 공부했던 파트너들이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 외대에 합격했기에 나의 실패는 더욱 좌절스러웠고, 더 자신감이 없어져서 직장을 선택했다. 지금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지만 스스로에게 맞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하시는 분들 모두 걱정도 고민도 부담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된다."라는 믿음을 갖되, 언제까지 꼭 붙어야 한다고 자신을 옭아매지 말고 (작년에 내가 그랬다.) 되도록 편하게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해의 중요성과 아울러 공부할 시간이 별로 없던 나에게 많은 기회와 가르침을 주신 장홍석 선생님과 작년에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 은천성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직장에 다니는 스터디파트너를 마다하지 않고 시간을 맞춰 함께 스터디를 해준 선영이에게 너무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 항상 함께 고민하고 의지했던 노영언니, 가연언니, 효진언니, 유미언니께 감사드린다.
김윤희(고대 영문과)
통역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기는 했지만 막상 공부를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었는데, 졸업 후 회사를 1년 반 가량 다니다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6월에는 기초반을 수강하고, 회사를 그만둔 7월부터 실전반을 듣기 시작했다. 처음 실전반에 들어갔을 때는 정말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있었다. 잘 들리지도 않거니와 배경지식이 없어 이해도 가지 않았고, 메모리 스팬은 제로여서 그나마 들은 것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처음 일주일간은 마음고생이 정말 심했지만 조금씩 적응해 나갈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실력 있는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며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외대 시험
1차: 전년도 시험과 같은 유형이었다. 공통영어의 Listening은 헤드라인 고르기와 틀린 내용 고르기였고, 그 외에는밑줄 친 부분 중 문법이나 용례가 틀린 것 고르기, 단어 2개 채우기 등의 문제가 나왔는데, 전공영어보다 오히려 더 어려웠다. 전공은 Listening이 연설문만 4개가 나왔고, Reading 지문은 Economist에서 발췌한 것이 많았다.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독해속도가 매우 중요했다. 1차는 왕도가 없으니 무조건 많이 듣고 많이 읽어야 할 것 같다.
2차: 영한번역은 연설문이 두 개 나왔는데 평이한 수준이었다. 이라크에 대한 Tony Blair의 연설등이 있었다. 한영번역이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는데, 수업시간에 하던 우리말 영어뉴스에 나올 법한 내용이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BIS(Bus Information System)을 발주하려 하고 솔루션 개발업체들은 수주경쟁을 벌인다는 내용, 그리고 LG전자 등이 차세대 Display를 개발하는 내용이 나왔다. 월드컵이 미친 영향에 대해 10줄 정도로 적는 영어에세이까지 다섯 문제에 60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한국어는 대체로 평이한 수준이었고 마지막에 NIMBY 현상에 대해 논술하는 문제가 있었다.
구술시험은 영한의 경우 악조건에서도 잘 자랄 수 있도록 식물유전자를 변형시키는 연구에 대한 내용이었다. 한영은 실업인구를 3D업종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3D업종의 임금조건을 개선하고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 너무 떨려서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는데, 말할 때 교수님들께서 고개를 계속 끄덕여주셔서 긴장이 많이 풀렸다. 표현은 평소보다 잘 못한 것 같지만 교수님 네 분과 번갈아 가며 eye contact을 하면서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공부방법
[Listening]
수업시간에 하는 Listening은 예습은 하지 않고 복습만 했다. 복습의 경우 지문을 그대로 외우기보다는 약 70% 정도 외우고 나머지는 내 나름대로의 표현을 생각해서 paraphrase를 하는 연습을 했다. 그 외에도 집에서 AFN의 좋은 프로그램들을 예약녹화 해두었다가 자기 전이나 주말에 틈틈이 보았다. NBC Today, ABC Nightline, CBS 60 Minutes, CNN Headline News 등을 주로 보았다.
[Reading]
처음에는 숙제만 하기도 버거웠다. 7월부터 스터디 때 일주일에 두번 정도 sight-translation을 했고 지문은 Economist등을 활용했다. 9월부터는 독해속도 늘리기에 가장 중점을 두고 Economist, Newsweek, Time 의 주요기사를 모두 통독하고, 수업시간에 나오는 숙제만 정독했다. 신문은 사설과 국제면을 매일 꼼꼼히 읽고 나머지는 훑어보았다.
[단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준비한다면 독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단어를 외우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내경우에는 단어집을 통해 꾸준히 단어를 외워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선 Word Smart를 스터디 파트너와 매일 서로 질문하고 확인하면서 한달 반 가량에 걸쳐 외우고, 이와 함께 Time, CNN 필수영어단어의 주요표현도 외웠다. Word Power Made Easy도 틈틈이 보고, 거로 Reading Workshop이나 Economist에 나온 단어들은 단어장에 정리해두고 외웠다. 처음엔 단어가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이렇게 꾸준히 외운 것이 나중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문제풀이]
7월부터 매주 토요일은 4명이 번갈아 가며 토플문제를 준비해와서 함께 풀었다. 또 매주 일요일은 스터디 파트너와 둘이서 거로 Reading Workshop을 풀기 시작해서 시험 볼 때까지거의 다 풀었다. 9~10월에는 Graduate English의 실전문제만 다 풀었다. 문제를 풀 때는 시간을 정해두고 다른 사람과 함께 푸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혼자서 풀면 아무래도 해이해져서 풀다 말고 잡념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스터디]
나는 7월부터 스터디를 시작했는데 마음이 잘 맞는 스터디 파트너를 만나서 끝까지 많은 힘이 되었다. 7월부터 10월까지 매일 빠짐없이 한 것은 단어 체크와 한한 사설요약이었다. 한한은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메모리 스팬도 짧고 한국말 표현도 어눌해서 사설 한 개 분량이너무 길게만 느껴졌는데,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하지 않고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뒤 내 표현으로 다시 말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처음에는 영한과 한영을 번갈아 가며 하다가 9월부터는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지던 한영을 매일 했다. YTN, Korea Herald, Korea Times 등 영어와 한국어가 함께 나온 지문을 활용했으며 모두 인터넷에서 프린트해서 사용했다. 또 신문의 독자투고란은 정답은 없지만 함께 적절한 표현을 궁리해가며 한영교재로 사용했다. 외대 2차 구술시험의 한영에서 독자투고 형식의 문제가 나왔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집에서보다 학원에서 공부가 잘됐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학원 자습실에서 공부했다. 회사를 그만둔 후로는 공부에만 전념하려고 했으므로 수업을 빠진 적도 학원을 가지 않은 날도 없었다. 가끔은 강남역근처 정류장에 도착하는 인천행 버스를 타고 바다를 보러 훌쩍 떠나고 싶은 날도 있었지만, 되도록이면 공부하는 동안 흐름을 깨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끝으로, 열매 맺기위해서 가지 치는 아픔이 있음을 알게 하시는 나의 하나님, 나를 항상 믿고 지지해주는 우리 가족, 그리고 함께 QT하며 공부했던 스터디 파트너 윤진언니에게 감사드린다.
김은민(서울여대 국문과)
나는 통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멀쩡한 회사를 그만 둔 정말 대책 없는 무모파 중 하나였다. 그 후 지난 1년 8개월 동안 한 번의 낙방을 거치고 합격의 길로 이르는 동안 수험생으로서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두루 거쳤다. 통대 준비 1년차 시절에는 정말 바닥부터 시작한 것 같다. 우선 모르는 단어 표현에 치여 살다시피 했으며, 듣기가 안 되어 AP를 무작정 받아쓰기도 했다. 하지만 차츰 언어 구사력 못지않게 바로 이해력과 정확성 그리고 생각을 논리적이고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깨달았다(특히 합격한 국내파 친구를 보면 모두 그런 부류였다). 현실적으로 영어가 완벽할 수 없는 국내파의 경우 매끄러운 한국말 표현력, 이해력, 시사상식에 비교우위가 있음을 깨닫고, 재수기간인 올해에는 이 점을 보강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1년차 시절의 단어, 표현, 받아쓰기 위주의 공부가 그대로 굳어 올해 공부에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다. 미약하나마 실력이 느는 것이 느껴 졌기에, 좋은 사람들이 옆에 있었기에 오히려 재수기간 동안에 슬럼프 없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
<공부방법>
자신에게 맞는 공부방식이 다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리딩, 리스닝, 일요스터디가 가장 도움이 되었다.
1) READING COMPREHENSION
작년 1차 시험에서 시간이 모자라 문제를 다 풀지도 못하는 쓴 맛을 본지라, 올해 재수기간 동안 가장 열심히 한 분야였다. 영어 잡지를 8개월동안 매일 여덟시간씩 읽고 일류 law school에 합격한 한 국내파의 경험담을 듣고 나도 똑같이 해야지 하고 생각했다. 8시간까지는 아니지만, 하루 4시간 이상 리딩에 시간을 할애했다. 처음에는 기사하나 읽는데도 시간이 무적 많이 걸렸으나 몇 개월이 지나면서 단어, 표현, 배경지식에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점점 재미와 속도가 붙는 것이 느껴졌다. Newsweek는 소프트한 기사가 평이한 문장으로 되어 있어서 주로 지하철에서 부담 없이 읽었으며, Time 지는 가끔 나는 흥미로운 한국 관련특집 기사와 칼럼이 좋았고, Economist 지는 딱딱하고 어려워서 정독용으로 썼다. 무작정 읽고 단어 찾는 식보다 목표를 가지고 읽었다. 즉 1차를 염두에 두고 시간을 재서 읽던지 아니면 가끔씩 읽은 내용을 덮어놓고 머릿 속에 가지를 치는 식으로 재생해 보기도 했다. 독해력을 향상시키는데 무엇보다 도움이 된 것은 친구 수정이와 둘이서 했던 요약 스터디였다. 우선 단어는 쉽지만 약간 난이도 있는 1페이지 분량의 기사를 준비해 10분 안에 읽고, 한 사람이 읽은 것을 기억해서 보지않고 영어로 요약을 한다. 그 후 critique을 하고 다른 사람이 sight translation을 한다. 그리고 철저히 복습해 다음 시간에 서로 몰랐던 부분을 체크한다. 3개월정도 꾸준히 하니 기억력과 배경지식이 몰라보게 향상된 것이 느껴졌다. 리딩 공부는 결과적으로 1차 시험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었는데, Economist에서 본 지문이 3개나 출제가 되어 시간을 엄청나게 절약할 수 있었다. 물론 운이 따랐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열심히 읽지 않았던들 누릴 수 없었던 행운이었을 것이다.
2) LISTENING COMPREHENSION
통대준비 과정에서 가장 좌절을 많이 느낀 분야이며, 무엇보다 시간이 필요하다. 1년차 시절 빠른 뉴스를 듣는 훈련을 한 후 올해 느린 아이디어가 포함된 뉴스 위주로 이해하는 공부를 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올해는 전적으로 은천성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제시해 주시는 범위 내에서 공부했다. 거의 1년 동안 거의 매달 시사청취 수업을 들었다.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해서 고육지책으로 선택한 수업인데, "매일 2페이지씩 꾸준히!"라는 컨셉도 마음에 들었다. 잘 일어나지 못해서 지각도 무지 많이 했지만, 복습은 꼭 하려고 노력했다. 통대 준비반은 STEP II를 들었는데, 1년차 시절의 빠른 단문위주AP뉴스에서 좀더 느린 중 장문의 PBS, ABC뉴스로 구성되어 있었다. 복습은 수업시간 방식 그대로, 한 번 듣고 한국어로 먼저 요약하고 다음에는 영어로 요약한 후 다음에 사전을 찾아보고, 본문을 외우는 식으로 했다. 시간이 무척 많이 걸렸지만 다 못하면 따로 시간을 내어 할 정도로 복습은 철저하게 했다(사실 이런 식의 공부는 너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매일하지는 못했다). 최소 6개월을 계속하니 최소한 이해한 내용은 앞에 나가서 전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디테일은 과감히 버리고 큰 틀을 정확하게 짜 나가는 식으로 들으려고 노력했고, 수업시간에는 차라리 자신이 없으면 통과할지언정, 나가서 엉뚱한 이야기는 하지않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3) 일요 스터디(SPEAKING)
5월 때부터 만난 팀원들과 의기투합해서 열심히 했다. 처음에는 일요일 날 공부하는데 익숙하지 않아 많이 빠지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재미로, 습관적으로 나왔다. 기사를 외워 발표해야 하는 시간이 처음에는 너무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요령이 붙고 메모리 스팬이 늘어나면서 무조건 외워서 말하는 것보다, 기사 내용과 용어 등을 소화해서 내 영어로 풀어가는 방식으로 하니까 재미가 솔솔 붙었다. 5개월 정도 지난 어느날 3-4페이지 분량의 기사를 요약해서 팀원들에게 들려주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시험>
1,2차 모두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과 싸워야 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일종의 기 싸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1차 시험은 시간이 무척 부족하기 때문에, 평상시 시간에 쫓기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시간 내 들어오는 훈련을 해야 한다. 외대 시험은 사실상 1차 시험에서 모든 것이 판가름 나기 때문에 50%이상 1차에 치중했다.
작년 올해에 걸쳐 GRADUATE, 거로와 G-MAT문제를 시간을 정해놓고 풀었다. 사실 올해는 문제집은 거의 안 풀었지만 시험에 임박해서 TOFEL, TOEIC시험을 보면서 시험장에서 느낄 긴장감을 재현하려 애썼다. 문제 유형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무작정 문제를 푸는 것 보다는 reading할 때 1차를 염두에 두고 빠른 시간 내에 아이디어를 정확히 잡는데 치중했다. 공통영어의 문법, 빈칸 채우기를 위해 붙어 다니는 동사+명사+전치사구에도 신경을 썼다. 문법, 빈칸 채우기라지만 꽤 독해력이 요구되어 까다로웠다. 듣기의 경우 공통 영어는 짧은 지문을 불러주고 헤드라인을 고르는 문제가 나왔다. 고른 답에 확신이 없었지만 연연하지 않고 다음문제로 넘어갔다. 반면 긴 연설문식으로 출제된 전공 듣기의 경우 들으면서 지문의 답을 골라내는 식으로 문제를 풀 수 있어 훨씬 용이했다.
2차 시험 때 한국어와 번역(토요일 오전)은 무척 평이했다. 1교시 한국어는 해외파 중 전혀 한국말 감각이 없는 사람을 골라내는 일종의 까막눈 테스트로 생각되며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2교시 번역도 시간이 모자라는 감이 있지만 내용은 평이했다. 단 영한 번역은 시제가 까다로웠다. 연설문이어서 존대말로 해야 할지 반말로 해야 할지 고민하다 그냥 "습니다" 체로 갔다. 번역시험에 대비해 시험보기 두 달 전부터 4명이 같이 시간을 정해놓고 번역 스터디를 했다. 영어 에세이는 수업시간에 해 본 탓인지 부담감 없이 쓸 수 있었다. 월드컵의 성공에 대해 쓰는 것이었는데 월드컵 때 축구에 미쳐 1달 동안 축구 관련외신을 두루 섭렵한 것이 의외로 도움이 되었다.
구술시험에서는 엄청난 긴장 분위기가 조성되니 만큼 듣고 이해한 것을 얼마나 긴장한 티를 내지 않고 부드럽게 전달하는 지가 관건이다. 미사여구를 구사하고 디테일을 모두 잡는 것 보다는 큼직한 의미단위를 따라가면서 말이 끊기지 않고 술술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영-한 통역 중 말이 한번 꼬였으나 죄송합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즉시 상황을 수습했다. 연신 고개를 끄덕여 주시는 교수님 한 분을 보고 오히려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었다. 한-영 통역 때 긴장이 되고 발음이 굳어졌으나 번복하거나 더듬거리지 않고 또박또박 내용위주로 끌고 나갔다.
영-한
야생 동물 복제, 특히 어류나 곤충 복제는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최근 연구결과에서 사람과 가까운 복제 가축의 경우 사람의 건강이나 생태계에 별다른 악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요즘엔 복제 젖소에서 추출한 우유까지 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복제젖소 추출 우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생산 중단 조치를 내렸으나, 안전성이 확실히 입증되면 정부가 나서서 막을 법적인 근거는 전무하다.
한-영
올해 노벨 화학상과 물리학상 수상자가 일본에서 배출되었다. 사실 일본은 3년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고 이것은 기초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육성을 게을리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이공계 지원자들마저 고시생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월드컵에서 보았듯이 우리는 저력 있는 국민이다. 꾸준한 투자를 통해 기초과학분야를 육성한다면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사람들이 옆에 있었기에 힘들 때 마음을 다잡고 공부할 수 있었다. 스터디 때마다 서로 신선한 자극을 주면서도 힘들 때는 좋은 친구가 돼 주었던 스터디 파트너 수정, 영은, 지훈씨 그리고 홍숙이 언니, 날카로우면서 핵심을 찌르는 크리틱을 아끼지 않으셨던 은 선생님, 언제나 격려해준 부모님과 동생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김정영(고려대 산림자원환경학과)
이 순간에 제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너무나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부모님, 선생님, 스터디 파트너 그리고 저를 위해 항상 기도로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작년만해도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을 겪으면서 거의 병원을 집 드나들 듯이 힘들게 공부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렇게 건강이 악화되다간 들어가서도 힘들겠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불합격 소식이 있자 더 이상 준비하지 말라는 권유도 많이 받았습니다. 저 자신도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나약해지는 제 모습을 보며 올해에는 다시 공부를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접고 살 길을 모색하던 중, 2월부터 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일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흥미를 느꼈지만 왠지 제 자신을 볼 때 발전이 없었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점점 느꼈습니다. 하지만 통역대학원 입시를 위해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어딘지 모르게 답답함을 느끼긴 했습니다. 망설이던 중 4월에 은천성 선생님 수업을 등록했습니다. 작년에 공부했던 사람들 얼굴도 보이고,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다시 시작했다간 또 병으로 고생할 생각을 하니 끔찍하기도 하여 한동안 망설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 달 수업을 들으면서 또 소화장애를 호소하는 제 모습을 보며 "안 되겠다. 이 길을 내 길이 아냐."라며 은 선생님을 찾아가서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때의 선생님 말씀이 입시를 목적으로 공부하지 말고, 그냥 마음 편하게 영어 공부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내가 꼭 이 대학원을 가야지가 아니라 그냥 영어라는 언어습득을 위해 마음을 비우고 공부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시험을 볼 수도 있고, 안 볼 수도 있고, 그건 그때 가서 결정하라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때의 은 선생님 말씀이 너무나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제겐 가장 필요했던 조언이었던 같습니다. 그때부터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하며 통역대학원입시를 위한 공부가 아닌 그냥 영어공부를 하는 마음으로 6월에 학원에 다시 등록을 했습니다. 겉보기엔 학원을 다니며 스터디도 하는 통대 입시생이었지만, 다른 가능성을 열어두고 무엇보다 건강관리에 신경을 썼습니다. 8월까지 학원강사 일과 학원공부를 병행하면서 힘에 부치는 것을 느끼고 9월부터는 과외만 하나 하고 학원을 그만두었습니다. 올해는 학원강사일과 월드컵 기간에는 직능인 영어 강의 등을 하면서 바쁘기도 했고, 방황의 시간도 길었고 해서 작년에 비해 물리적으로 공부한 시간은 적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편하게 먹고, 모든 것을 맡기는 심정으로 공부했기에, 소화불량을 겪지 않고 끝까지 공부할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공부를 오래하면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몸이 망가지거나 아니면 성격이 이상해질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 몸도 움직인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통역사가 되기 위해 갈 길이 멀고 험하며 이제야 겨우 첫발을 내딛는 것이기에 앞으로 수많은 난관 속에서 무수히 많이 쓰러지고 넘어지겠지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극복의 정도도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이번 한 해 동안 영어가 아닌 도를 닦은 기분이 드네요^^) 마음을 편히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야 몸도 편해지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두가 너무 길었습니다.
< 공부방법>
*듣 기
은 선생님 수업 시간에 집중을 해서 들으려고 했고, 수업 전에 1시간 가량 다시 들었습니다. 7월부터는 시중에 나오는 듣기교재 (리스닝 스페셜, 타임연구, 월드뉴스)를 그냥 혼자서 쭉 들었습니다. 나중에 깨달은 것이지만 파트너와 같이 듣기 스터디를 하면서 서로 들은 부문을 체크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읽기
Economist지를 구독해서 봤습니다. 처음에는 속독으로 한번 읽고 대의를 파악하려고 했고, 그 다음엔 단어와 표현을 위주로 다시 한번 봤습니다. 듣기와 읽기는 어느 정도 임계량에 도달해야 하므로, 무엇보다 많이 듣고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표현은 메모해두고 여러 번 읽고 외우려고 했습니다.
*말하기
말하기는 한영 뒤집기 스터디를 하면서 연습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스터디를 잘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냥 한국말과 영어가 있는 텍스트를 읽어주고 단지 critique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해주기 전에 당사자가 꼼꼼히 텍스트를 분석하고 대체표현도 생각해와서 가르쳐주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제 스터디 파트너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합니다.
*쓰기
쓰기는 이대 특차 보기 전날 스터디 파트너와 한번 Essay를 해봤고, 외대 1차를 보고 난 뒤, 4일간 40분 영작, 번역을 2개씩 했습니다.
<1차 준비>
제게는 2차보다 1차가 더 두려운 시험이었습니다. 재작년에는 회사를 다니면서 통대에 대해 별로 개념 없이 시험을 봤다라고 하지만, 작년에 그렇게 문제를 많이 풀고도 일차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는 시중에 나온 토플, 텝스는 거의 다 푼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고시문제 등 지금 생각해보면 참 많은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풀 시간도 없었고, 1차 보기 전에 라디오 토플 듣기만 3회 풀었습니다. 9월, 10월은 신동표 선생님 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 신 선생님이 내 주신 모의고사만이라도 열심히 보려고 노력했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지금 보면, 작년에는 "독해실력이 임계량에 도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턱대고 문제만 많이 풀려고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2차 준비>
학원강사로 일하면서 고작 일주일에 3번 한 시간씩 한영 뒤집기를 했지만 후에는 매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대 특차 때 한국말 요약을 엉망으로 하고 나서, "한-한 스터디를 좀 꾸준히 할 걸."이라는 후회도 했습니다. 나중에 들어서야 영한 스터디도 했습니다. 영한 스터디도 매우 중요합니다. 영어를 알아들어도 한국말로 자연스럽게 통역을 못할 때가 많고, 한국어 어법이 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로 지적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은 선생님 수업시간에 앞에 나가서 마이크를 들고 통역 연습을 한 것이 많이 도움이 됐고, 처음에는 너무나 떨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자신감이 붙는 것 같았습니다.
<1차 시험>
작년과 거의 비슷한 경향으로 출제가 됐습니다. 작년에는 그 전년도와 경향이 확연히 바뀌어서 당황해서 제대로 풀지도 못했는데 올해는 그런 점은 없었습니다.
공통영어는 듣기 앞부분은 헤드라인을 묻는 문제였고, 뒷부분은 Not True를 묻는 문제였습니다. 문제사이의 간격은 다음 보기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문법문제와 Sentence Completion문제가 나왔습니다. 문법의 경우 grammar, usage와 coherent를 묻는 문제였기에 쉽지 않았습니다. Sentence Completion의 경우도 마지막 답 2개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전공영어는 작년과 유형이 동일했습니다. 문제는 지면상에 나와있지 않으니, Direction을 잘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3문제씩 한 지문에 속하고 나머지 4문제가 마지막 지문에 속해있었고, 마지막 3개 정도는 긴 연설문이었습니다. 발음도 정확하고 천천히 읽어 주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는 않았지만 까먹을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공영어 듣기를 할 때는 노트테이킹을 했습니다. 독해는 작년에 9개의 지문이 나왔고, 올해는 8개가 나왔습니다. 지문이 많기 때문에 문제를 먼저 읽고 속독해서 풀어야 했습니다. 시험장을 나오니 올해는 작년과 달리 잘 본 것 같다는 사람이 많아서 마음을 추스르고 2차를 준비하기가 힘들었지만, 정말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스스로를 그리고 서로를 위로하며 2차 준비를 했습니다.
<2차 시험>
처음에 영한을 임향옥 교수님께서 불러주셨는데 목소리가 좀 작은데다 바깥 소음도 있고 해서 애를 먹었습니다.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았는데 한국말로 또박또박 하지 못했고, 마지막 문장도 빼먹어서 이창수 교수님께서 한 단어를 힌트로 주셨습니다. 그래서, 한영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더 차분히 한 것 같습니다.
*영한
New Fuel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새로운 연료를 개발한다는 것은 아마도 아폴로 우주선을 타고 인간이 달 착륙을 시도한 것과 같은 도전적이 일입니다. 향후 50년간은 지난 인류가 사용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인류가 필요한 에너지는 환경친화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즉 화석연료, 가솔린 등의 연소로 인해 지구온난화를 발생시키지 않는 새 연료개발이 필요합니다.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 등이 주범으로 지구에 열을 가두어서 기온을 상승시키는 현상입니다. 앞으로 환경친화적인 새로운 연료를 개발하기 위해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산업시대 이전의 상태로 회귀할 수 있습니다." 영한 내용이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네요. (숫자가 3개 정도는 나왔는데…)
*한영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한국은 인터넷 보급률이 1위고, 초고속 인터넷을 구비한 가정이 많습니다. 약 천만 명이 인터넷 구독자입니다. 인터넷의 사용으로 인해 아이들의 얻는 장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학교 공부를 수월히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료를 손쉽게 찾을 수 있고, 컴퓨터의 프로그램이 작문하는데 있어 문법적인 오류를 잡아주는 역할을 해 줍니다. 두 번째는 친구들과의 통신이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쉽게 연락을 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인터넷이 아이들에게 주는 폐해가 있습니다. 이메일과 메신저로만 연락을 하면 손수 편지를 쓰지 않으려 하고,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음으로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고 더욱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손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기에 독서를 멀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이 인터넷 보급률 1위라는 사실에 안위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는 독서를 장려하는 등의 해결책이 마련돼야 하겠습니다."
*번역
1번째 번역은 Tony Blair의 연설문이었습니다. 2번째 번역은 Global Warming에 관한 연설문이었습니다.
*영작
1번째 영작은 BIS system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BIS란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것으로 버스의 관한 정보 즉 도착시간 등을 알려주는 것으로 이것이 설치된 곳이 있고, 업계에서도 수주전을 벌리며 이 사업을 유치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번째 영작은 여러 산업체들이 디스플레이산업에 힘쓴다는 것이었는데, 바로 컴퓨터나 텔레비전 그리고 핸드폰의 디스플레이(즉 스크린)의 크기를 작게, 손에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서 어디서나 신문처럼 펴서 볼 수 있도록 만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에세이
에세이는 월드컵이 가져다 준 장점을 한가지 기술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어
에세이는 NIMBY현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어 빈칸 채우기에는 기선제압, 근시안적 등의 3문제가 있었고, 객관식 문제로 적절한 어휘를 고르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가령 깐느 영화제에서 우리영화가 수상을 했다는 "낭보"를 접했다. 문장에는 "낭보, 비보, 오보" 등의 예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자 성어, 뜻풀이가 잘 된 것과 잘 못 된 것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두서 없이 적다 보니 너무 많이 적었네요. 공부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 유의하시는 거구요, 자신에게는 냉정하게 하지만 타인에게는 관대하게, 그리고 남에겐 겸손하면서도 실력을 발휘할 때는 당당하게 해야 된다는 것을 깊이 깨달은 바 있습니다.
김혜림 (이화여대 영어교육과)
외대와 이대를 동시에 합격하다니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해외파도 아니고 어학연수 한번 가본적도 없는 터라 처음 공부 할 때는 덜컥 걱정부터 되었다. 모든 면에서 많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아직 학생이라 학교 공부하랴 학원 다니랴 정신 없이 바빴지만 끝까지 자신감을 가지고 즐겁게 임했고 좋을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영어사랑 통역학당은 올해 3월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3, 4, 5월은 은천성 선생님 기초반만 다녔는데 복습도 제대로 안 하는 불량 학생이었다.(나중에 한꺼번에 복습하느라 힘들었다.-_-;;) 1학기 때는 교생실습도 있었고 학교 과제도 많고 해서 많이 바빴다. The Economist를 구독하기 시작했지만 포장을 푼 후에는 책꽂이에 차곡차곡 쌓아두기만 했다. 대신 학원 수업은 항상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들었다. 발표를 신청해두고 대부분 통과를 외쳤지만, 기회가 있으면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앞에 나가서 자신 있게 발표하는 사람들을 보고 기죽기도 하고 저걸 어찌하나 하고 막막했지만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공부는 여름방학서부터 시작했다. 6월에는 장홍석 선생님 왕기초반을 듣고, 7월부터 10월까지는 장 선생님 실전반과 은 선생님 기초반을 동시에 수강했다(11월은 장 선생님 실전반만). 주로 복습하는 데 시간과 공을 많이 들였다. 강의를 2 개 들으니 수업시간에 다루는 분량도 만만치 않게 많았다. 3시간 수업 분량을 복습하는데 최소한 2시간 이상을 들였다. 장 선생님께서는 수업시간에 다룬 부분을 한영 자료로 바꿔서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는데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Chicken Soup을 수업 시간에 한 것도 도움이 되었다.
잡지를 읽을 때는 적게 읽더라도 정독을 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영한, 영영 사전을 다 동원해서 일일이 단어장에 정리했다. 물론 단어장을 다시 다 복습하지는 못했지만 지하철 등에서 틈나는 대로 읽으려고 노력했다. 처음 The Economist를 읽을 때는 시간이 엄청 걸렸다. 3장 짜리 특집기사를 읽는데 4시간!! 나중에는 물론 시간이 현저히 줄었지만, 하나를 읽더라도 꼼꼼히 읽으려고 했다. 욕심을 부려서 Newsweek도 구독했는데 거의 읽지 못했다. 학원의 한글판을 복사해서 비교해 가면서 읽었는데,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도움이 되었다. Reader's Digest도 간간이 읽었다. 평소 학교를 다닐 때 paper back 소설책이나 수필, 만화책등 영어로 된 책을 많이 읽었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듣기는 학원 교재도 많았기 때문에 학원 것만 열심히 들었다. 리스닝 스폐셜을 사보기는 했는데 미루기가 일쑤라 한달 치를 일주일만에 듣기도 했다. 딱딱한 뉴스부류를 계속 듣다보면 지겨워 지고, 뉴스 말투에만 익숙해지게 된다. Chicken Soup, Who moved my cheese?, Harry Potter등과 같은 종류의 책을 읽기를 평소 좋아했기 때문에 이 책들의 audio tape을 사서 틀어 놓고 지냈다.
8월 중순이 넘어서면서 한영 스터디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불러주는 내용을 기억하기도 힘들었고, 입 떼는 것조차 거북스러웠지만 차츰차츰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
한국어도 많이 모자랐기 때문에 6월부터 시사저널을 구독해서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단어장에 쓰면서 외우려고 노력했다.
<외대 1차>
문제 풀이를 위해 특별히 한 것은 없다. 학원에서 2002년도 기출문제를 풀어 보았는데 다행히 올해 유형이 같아서 도움이 되었다. 전공의 경우 까다롭지 않아 5분 가량 시간이 남았다. 공통은 문법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감독관이 답안지를 거둘 때 아슬아슬하게 답안지를 채울 수 있었다. 정확한 듣기, 읽기 능력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풀 때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기출문제를 분석해보면 여기저기 함정이 숨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외대 2차>
한국어는 아주 쉬웠다. 어려웠다면 '철옹성'에 맞는 한자를 찾는 것이었는데 몰라서 찍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틀렸다. 영한 번역은 토니 블레어의 연설문과 환경에 관한 연설문이었는데 어려운 단어도 없고 평이했다. 한영 번역의 경우 버스정보 시스템과, 디스플레이어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내용이 까다로웠지만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내용을 가능한 빠지지 않게 하려고 했다. 에세이의 경우 2002 월드컵의 가장 큰 성과를 쓰는 것이었는데 은 선생님 수업 시간에 다룬 대로 서론, 본론, 결론을 갖춰서 간결하게 썼다. IMF이후 우리나라 국민의 사기가 떨어졌는데 이를 진작시켜주는 활력소가 되었다는 식으로 썼다. 9월, 10월 장 선생님 시간에 한영, 영한, 에세이를 수업시간에 시간을 재서 했는데, 덕분에 시험시간에 쉽게 써내려 갈 수 있었다.
면접의 경우 잔뜩 긴장을 하고 들어갔는데, 의외로 쉬운 내용을 불러주었고 내용도 짧았다. 영한의 경우 외국인 여자 교수님이 eye contact를 해주시면서 또박또박 읽어주셨다. 미국의 대 이라크전에 대한 NATO의 입장이었는데 긴장을 해서인지 끝 부분을 엉뚱하게 마무리지었다. 그리고 시종일관 '나토'라고만 말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말을 땔 때 '나토, 즉 북대서양 조약기구는...' 라고 했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한영의 경우 핸드폰 예절에 관한 것이었다. "핸드폰 예절 캠페인 덕분에 사람들이 요즘에는 조심성 있게 핸드폰을 쓴다. 구세대의 경우 회의장에서 핸드폰을 끄는 등 조심을 하는데, 젊은이들은 길거리에서 통화를 하며, 횡단 보도를 건너면서도 통화를 하는 바람에 교통흐름을 막는 등 전혀 남을 개의치 않는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상대적으로 핸드폰을 우리보다 적게 가지고 있고, 핸드폰 예절도 바르다. 우리도 이들처럼 해야겠다."라는 내용이었다. 핸드폰을 hand phone라고 하는 실수를 해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너무 뻔뻔스럽게 hand phone라고 서너 번을 말하고 나서야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mobile phone으로 슬쩍 넘어 가기는 했지만..-_-;; 영한의 경우는 핵심적인 내용만 골라서 말했고, 한영은 내용을 거의 대부분 다 말했다. 평소 말이 빨랐기 때문에 천천히 이야기하듯 말하려고 노력했다.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아주 기초적인, 유치한 단어만 뱉고 나왔는데, pause가 있는 것보다는 나았다고 생각한다. 대신 pause 없이 eye contact를 확실하게 하고 목소리도 방이 울릴 정도로 크게 하고 거만할 정도로 자신만만하게 말을 하고 나왔다.
3월 첫날 학원을 나왔을 때 배운 금언은 'I love the challenge of starting everyday at zero and seeing how much I can accomplish.'였다. 어떤 날은 너무 안 들리기도 하고 말도 엉망으로 나오는 등 속 상하는 날이 많았지만 이 금언을 생각하며 열심히 했다.
공부 시간이 모자랐기 때문에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려고 자기 전에 알람시계를 4개나 맞춰놓기도 했지만 잠이 많은 나로서는 오히려 무리였다. 잘 만큼 자면서 깨어 있는 시간에는 집중력 있게 공부했다.
많은 가르침을 주신 은 선생님, 장 선생님께 깊이 감사 드린다. 스터디 파트너였던 최성렬 오빠, 나의 약점을 꼭 집어서 알려준 현경 언니 너무너무 고마워요. 마지막으로 끝까지 응원해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신승호
2000년에 두 번째로 고배를 마시고, 직장에 다니다 금단현상(?)을 견디지 못하고 사표를 낸 후, 다시 공부를 시작해 세 번째만에 합격했다. 실력이 일취월장해서라기보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컨디션 조절을 위해 아침저녁으로 체조도 하고, 잠자리에 들어서는 합격한 내 모습을 상상하며, 자신감을 회복하려고 노력했다. 먼저 나 자신을 믿어야 뭔가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 게 큰 수확이란 생각이 든다.
<공부 방법>
1차) 두 번이나 1차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1차와 2차를 거의 4대 6의 비율로 시간배정을 해서 준비했다. 독해 연습은 Graduate English와 거로 Reading Workshop으로 했다. 7월부터는 시간을 좀 빠듯하게 정해놓고, 실전에 임하는 마음가짐으로, 거의 매일 교재에 나오는 문제를 풀었다. 통대 객관식 문제에는 함정이 많기 때문에, 함정에 빠지지 않는 요령을 터득하는 데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빠른 판단과 세부 사항을 잡아내는 능력이 요구되는 1차 리스닝을 대비해서 AP 뉴스를 가지고 스터디 파트너와 통역 연습을 했고, 막판에는 전직 통대 입시반 강사님이 직접 만드신 리스닝 문제를 풀었다. 최근 3개년 기출문제도 풀었다. 이런 연습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는 훈련이 됐던 것 같다. 6월부터 Word Smart로 단어 암기를 시작하긴 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나중에는 흐지부지 됐다. 대신 독해집에 나오는 단어를 외웠다.
2차) 구술 시험을 대비해 수업시간에 쓰는 리스닝 교재에 나오는 표현을 한-영으로 바꾸는 연습과 함께 shadowing을 했다. 내가 다녔던 기초반은 3시간 내내 리스닝만으로 수업이 이뤄진다. 그래서, 독해가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했지만 리스닝이 무너지면 실패한다는 은천성 선생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했기 때문에 시사주간지나 영자신문 읽는 것은 포기하고 리스닝을 통한 영어 표현 습득에 매달렸다. 쉬운 표현을 많이 외우려고 노력했다. 영작 연습은 위에서 언급한 강사님께서 만드신 한영 대역 교재를 가지고 했다. 리스닝 교재에 나오는 표현도 어느 정도 영작에 활용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학원수업이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고 통역을 해야했고, 제대로 못하고 자리로 돌아올 때면 수업이 배로 힘들었다. 세세한 부분까지 콕콕 집어서 해주시는 은 선생님의 critique은 유익했고, 유익한 만큼 속도 쓰렸다. (좋은 약은 역시 입에 쓰다.)
<시험>
1차) 작년 문제와 거의 흡사했다. 리스닝에서는 짧은 지문을 들려주고, 그 지문의 제목이나 중심 아이디어를 묻는 문제, 세부사항을 묻는 문제가 골고루 나왔다. 전공영어 리스닝에서는 옛날 시험에서처럼 첫 문제가 잘 들리지 않아 순간 당황했지만, 일단 빨리 답을 찍은 후 다음 문제에 집중했다. 노트테이킹은 지문이 짧을 때는 숫자만 받아 적고, 지문이 길 때는 내용 파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되도록 많이 받아 적었다. 독해 지문은 시험 감독관이 '빨리 읽고 찍으라'고 할 정도로 길었다. 일단 문제부터 읽고 해당 내용이 있는 부분을 신속하게 찾는 데 정신을 집중했다. 너무 시간이 부족해 어떤 문제에서는 지문도 제대로 안 읽고 상식 선에서 답을 고르기도 했다.
2차) 한국어는 평이했고 번역에서는 시간이 촉박해 좋은 표현이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특히 한-영 번역에서는 많이 준비했던 사설이 아닌 일반 보도성 기사(버스 정보 시스템 도입 등)가 나와 적당한 표현을 찾느라 무척 애를 먹었다. 구술시험에서는 cloning(영-한)과 비행기 내에서 한국인들이 저지르는 무례한 행동(한-영)이 문제로 나왔다. 영-한 통역에서는 긴장한 탓인지 초반부 내용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눈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뒤에 들은 부분만 가지고 간신히 마무리했다. 안정성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아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된 후에야 복제 동물과 그 동물의 새끼가 유통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한-영 통역은 비교적 쉬웠다. '나는 출장 때문에 해외 여행을 자주 간다. 그런데 한국인들이 기내에서 체조를 한다며 통로 사이를 왔다갔다해서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항공사의 재산인 담요까지 슬쩍한다. 이런 행동들은 국가 이미지에 먹칠을 하므로 해서는 안 된다' 는 내용이었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개성과 장단점, 시간 여유 등 각자에게 주어진 상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내가 문제풀이와 리스닝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 것도 그 부분이 내 약점이라고 판단했고, 그 부분을 보완하다보니 시사주간지나 영자신문을 읽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지, 읽을 필요가 없어서가 아니다. 이번에 합격한 내 스터디 파트너는 나와는 정반대로 문제풀이는 거의 안 하고 시사주간지를 읽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학원 선택도 마찬가지다. 은천성 선생님 수업에서는 논리 전개와 우리말 표현 다듬기가 중심이다. 또, 학생이 직접 앞에 나가 통역을 한다. 평소에 논리가 약하고 자신감이 부족했던 나로서는 리스닝과 통역 발표만으로 이뤄지는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됐다. 통대 입시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인 것 같다. 수업 시간마다 수강생들이 마음을 다잡는 데 유익한 말씀과 harsh critique을 아끼지 않으셨던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윤서연(美 Carnegie Mellon University 인문예술학부)
막연히 1년 더 준비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도중 뜻밖에 1차 합격 소식을 전해 듣고 정신없이 2차 시험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최종합격자 중 한 명이라니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시험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쑥스럽지만 저의 공부 방법과 이번 해 외대 시험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외대 1차 시험
전반적으로 작년 시험과 매우 흡사했습니다. 시험 이틀 전 구하게 된 작년 기출문제를 시간을 재고 풀어봤던 것이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교시 공통영어에서 L/C는 짧은 지문을 읽어주고 headline으로 가장 적당한 것을 고르는 것과 not true를 고르는 것이었는데 작년과 비슷한 유형이라 크게 당황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답을 고를 시간도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R/C였습니다. 어법문제와 fill-in-the-blank형식의 문제였는데 시간이 매우 촉박한데다가 정확한 답이 눈에 보이지 않아서 25문제 중 100%확신을 가지고 쓴 답이 6-7개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1교시가 끝난 후 너무 좌절한 나머지 집에 확 가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없이 치른 시험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2교시 전공영어는 제겐 쥐약인 blank 채우기가 없었지만 지문의 양이 엄청났기 때문에 일단 L/C 부분을 답지에 옮겨 적은 후 R/C는 바로 바로 답지에 표기를 하면서 풀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시험 시작 전 미리 읽어두거나 아예 문제를 풀기 시작하기도 했다는데 전 그러면 더 정신이 산란해 질 것 같아 조용히 기도를 하며 마음을 안정시켰습니다. 시험 시작 전 문제지를 펼쳐봐도 시험 감독관이 전혀 통제를 하지 않더군요.) 어휘의 수준은 무난했고 문제도 지문만 읽으면 충분히 풀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지문을 얼마나 빨리 읽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L/C도 역시 작년과 흡사했는데 연설문을 읽어주고 문제를 3-4개씩 불러주었습니다. 답을 고를 시간도 충분했고 지문 자체가 특별히 어려웠던 것은 아니지만, 매우 길었기 때문에 속으로 '언제 끝나나. 지겹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외대 2차 시험
당연히 1차가 안 됐을 것이라 생각하고 거의 일주일을 빈둥거리면서 놀았기 때문에 합격자명단에서 제 이름을 발견했을 때 너무 당황했습니다. 당연히 된 것으로 생각하고 2차 준비를 해야 한다지만, 이대 특차 때 1차도 통과하지 못했던데서 왔던 후유증(?)과 공통영어를 망쳤다는 좌절감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발표 다음 날이 바로 번역/한국어 시험이었기 때문에 하루종일 벼락치기로 사자성어를 외웠습니다. (한국어는 과락만 하지 않으면 되니 걱정을 안해도 된다는 말이 저에겐 아주 무시무시한 협박처럼 들렸습니다.) 전 중/고등학교, 대학교를 미국에서 졸업했기 때문에, 신문에 나오는 한자는 커녕 일상적인 한자도 잘 모릅니다. 대학교에서 일본어를 공부하기는 했지만 독음이 다르기 때문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1차 시험 결과는 정말 아무도 모릅니다. '설사 안 된다 하더라도 이대가 있잖아~'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공부를 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어]
다행히 한국어 시험은 작년 기출문제보다 쉽게 출제되었고, 사자성어도 마이동풍, 경국지색등 일반적인 것으로 출제되었습니다. 모르는 것은 찍고 넘어갔으며 600자 내외로 서술하는 문제도 스터디 할 때 다루었던 주제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었습니다. (NIMBY현상에 대한 견해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600자 원고지 형식 답안지에 딱 맞게 썼습니다. 시험 감독이 되도록이면 600자 넘어가지 말라고 당부하더군요. 참고로 시간은 남아 돌 정도로 충분합니다. ^^
[번역]
영→한 문제는 둘 다 연설문이었는데 첫번째 문제는 이라크 문제에 대한 Tony Blair의 연설문이었고, 두 번째 문제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한→영에서 엄청 당황했는데 제가 평소에 소홀히 했던 정보기술 관련 문제가 출제됐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버스정보시스템에 관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디스플레이 기술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전문용어를 어떻게 옮기나 고민하면서 그냥 내용만 전달하는 식으로 매우 유치하게 번역했습니다. (평소에 단어장에 적어두었던 멋진 표현은 절대 기억이 안 납니다!!!!!!!!) 마지막으로 영어 에세이 주제는 월드컵의 성과였는데, 10줄 정도로 간략하게 아주 일반적인 내용으로 서론-본론-결론 형식으로 정신없이 적었습니다. 다 하고 다니 시간이 1분 정도 남아서 수정액으로 손 좀 보고 나니 걷어가더군요. 평소에 번역연습을 소홀히 했던 것이 후회되어 집으로 가는 길 내내 찜찜했습니다.
[인터뷰]
저는 일요일 아침에 구술시험을 보게 되었는데 다행히 제 바로 앞 번호가 아는 분이라서 같이 수다를 떨면서 긴장을 풀었습니다. 약 2시간 정도 기다렸는데 심장마비가 걸리고도 남을 정도로 떨렸습니다. (전 평소에 수업시간에도 너무 떨어서 지적을 많이 받았었거든요. ^^) 시험장에 들어가니 외국인 교수 한 분과 한국인 교수 세 분이 계셨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인사를 너무 크게 해서 순간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영-한은 gene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대충 '유전자 조작을 하면 너무 건조하거나 기온이 낮은 곳에서도 경작이 가능해질 것이다' 라는 내용이었는데 세부 사항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대의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아직까지도 의문입니다) 한-영은 한국 젊은이들의 휴대폰문화에 대한 아주 일반적인 내용이었으나 역시 긴장한 나머지 평소의 fluency를 제대로 살리지도 못했고 국내파분들이 봐도 "살다 온 거 맞아?" 할 정도로 유치한 표현으로 갔습니다. (역시 평소에 외워뒀던 멋진 표현들은 절대 기억이 안 납니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늘 지적 받던 backtrack을 안 하기 위해 틀린 부분을 굳이 다시 말하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머리 속에서 사진을 찍듯이 내용을 논리적으로 기억하려 애썼으며 그래서인지 다행히 심각한 blank현상은 없었습니다. 저는 eye-contact을 안 하면 오히려 기억이 더 안 나기 때문에 교수님들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말했는데 교수님들의 호의적인 눈빛에 약간의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목소리는 문 밖에서 다 들릴 정도로 컸다고 합니다. 제가 대기할 때는 안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안 들렸었는데, 제가 다 하고 나가니 진행 요원이 제 목소리가 다 들렸다고 하면서 웃으시더군요. ^^;;
* 공부 방법
-학원: 작년 말 한국에 나와 있을 때 심심해서 우연히 등록했다가 이 공부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10월에 수업을 들으면서 조금씩 감을 잡기 시작했고 11월, 12월엔 본격적으로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단 통대를 가기로 확실히 마음을 정한 후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기초반을 수강하고, 11월에는 통대2차대비반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과감히 실전반에 도전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기초반에서도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기초반을 수강했습니다. 발표 기회가 있을 때는 자신이 없더라도 무작정 발표를 하고 크리틱을 받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복습은 꼼꼼히 했습니다. 복습을 하지 않으면 내 것으로 남지 않더군요. 공책 하나를 따로 마련해서 PBS/CNN 표현 정리를 한 후 학원을 오가는 자투리 시간에 외웠습니다.
-스터디: 스터디는 7월부터 시작했는데 복습위주 스터디 였습니다. PBS/CNN 외우기, 한-한 사설 요약을 꾸준히 했고, memory span을 위해 숫자가 들어간 짧은 신문기사를 외워 말하는 연습도 했습니다. 초기엔 영어토론으로 스터디를 시작했는데 나중엔 그 시간에 수업외 자료를 준비해서 sight-translation을 했습니다. 그리고 KBS 우리말 뉴스를 가지고 연습을 할 때는 A가 밖에 나가있는 동안 B가 C한테 우리말 뉴스를 읽어주면 나중에 C가 A한테 영어로 말하고 A는 자신이 들은 것을 다시 C에게 한국어로 말한 후 B가 전체적으로 크리틱을 하는 방법으로 했습니다. 스터디 멤버가 3명이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이 임박해서는 스터디 시간을 대폭 늘리고 영-영, 영-한도 가끔씩 했습니다.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은 스터디 내에서의 시험이었습니다. 수업독해자료 표현 정리한 것, KBS 우리말 뉴스 표현 정리한 것, Word Smart 1, 2 시험을 봤는데, 혼자 하면 미루게 되는 것이 어휘라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차 대비: 1차 대비는 9월까지는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기초도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문제풀이를 한다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간적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9월부터 문제풀이를 시작했고 김영로의 영어순해를 시간 날 때 흥미 있는 부분만 골라 공부했습니다. 나중엔 스터디 멤버들의 권유로 거로 Reading Workshop을 사서 조금 풀어보았고 시험을 1주일 앞두고 친구에게 Graduate English를 빌려서 Final Test부분만 한 회당 20분을 잡고 풀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험 이틀 전 2002년 기출문제를 꼼꼼히 풀고 분석했습니다. 문제풀이는 아예 안 해도 문제지만 문제풀이에 너무 치중하는 것도 그다지 옳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차피 통대 대비 문제집이란 것이 존재하지도 않고 유형이 또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듣기: 듣기는 철저히 수업위주로만 했습니다. 이해도 제대로 못하면서 무조건 많이 듣느니 정확히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수업시간 외엔 집에서 Oprah나 NBC News를 보고 Daily English 사이트에서 AP News를 듣기도 했지만 꾸준히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읽기: 읽기자료는 주로 The Economist에서 뽑은 것이었는데, 스터디 멤버들과 분담해서 표현정리를 한후 자료를 공유했습니다. 스터디 자료는 Reader's Digest, The Economist, Time, Newsweek, U.S. World News 등 다양한 소스를 활용했습니다. 요즈음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그런지 따로 구입하거나 정기구독 하지 않아도 자료가 넘쳐 납니다. (시험 준비 기간 내내 제가 돈 내고 구입한 영자주간지는 스무 권이 채 되지 않습니다.) 다독보다는 정독을 택했고, 혼자 집에서 읽을 때도 모르는 단어나 표현은 다 외우지 못 하더라도 꼭 공책에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영자신문은 스터디 멤버의 권유로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을 일주일에 세 번 사봤는데, 1300원이란 거금을 주고 사 봐도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유용했습니다. IHT 역시 꼭 단어/표현 정리를 했습니다. 한국어는 스터디 멤버 중 한 명이 시사저널을 정기구독하고 있었기 때문에 빌려봤고, 가끔 뉴스위크 한국판이나 경제주간지를 사서 모르는 단어는 국어사전을 뒤져서 알고 넘어갔습니다. (참고로 Newsweek는 영어판것과 한국어판을 같이 보면 공부효과가 배가됩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우리말 신문을 꼼꼼히 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말하기/쓰기: 말하기는 수업시간과 스터디 시간에 주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발표할 때 몸을 배배 꼬거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쓸데 없는 말을 하는 등 참담할 정도로 형편없는 수준이었지만 자꾸 연습하다 보니 점차 개선됐습니다. 저는 실력이 조금씩 늘면서 오히려 더 많이 떨게 된 케이스인데 완벽하게 하려는 생각 때문이란 것을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실력이 바닥일 때는 뻔뻔하게 했는데 실력이 조금 늘고 나니 그 뻔뻔함이 사라진 것이지요.) 앞으로도 많이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발표기회를 활용하고 스터디에서 수없이 연습하는 것만이 살 길입니다. 번역은 수업시간에 꾸준히 숙제로 제출하다가 나중에는 게을러서 집에서 가끔 해보는 정도로 연습했는데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것을 2차 시험 때 뼈저리게 후회했습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후회하지 마시고 적은 양이라도 시간을 재면서 매일매일 꾸준히 하시기 바랍니다. (멋진 문장을 쓰려는 노력보다는 짧은 시간 내에 쉬운 표현으로 충분히 쓸 수있는 능력에 초점을 두면 더욱 좋겠지요^^)
-마지막으로 :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까 이것저것 적었는데 본의 아니게 길어졌습니다. 정말 우연히 시작한 공부였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서 기쁘고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우선 지난 반 년 동안 지칠 때 마다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5월에 졸업 한 후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하지 않고 한국에 와서 통대 준비를 하겠다고 했을 때 반대는 커녕 오히려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미국에 있는 가족들, 그리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게 최적의 상황을 만들어 주신 고모, 고모부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심리적으로 힘들 때 마다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급격한 건강의 악화로 아플 때마다 진심으로 걱정해 준 사랑하는 혜영언니와 보선언니,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윤성진
우선 이번 시험에서 우여곡절 끝에 합격하게 되어 정말 기쁘고 얼떨떨 합니다. 경찰차를 타고 시험장에 도착하질 않나, 수험표를 무심코 버려 2차 시험 볼 때 당황하기도 했고 , 여러가지 '사건' 에도 불구하고,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너무 기쁜 마음뿐입니다. 솔직히 제가 이렇게 합격 수기를 쓴다는 것이 조금은 부끄럽습니다. 아직도 한참 모자라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몇자 적어 보겠습니다.
우선 시험 유형은 다른 분들께서 올리실 것이라 생각하여, 제가 지난 몇 년 동안 공부 방법에 있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 싶습니다. 저는 지난 일년 간 '현재의 내 공부 방식이 맞는 것일까?' 하는 의심 때문에 항상 불안했고, 누군가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은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적어 보겠습니다.
@무조건 스터디 한 자료는 소리를 내서 외워 버립니다.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3월부터 바로 어제 까지 거의 하루도 빼 놓지 않고 L/C를 하든지 한영 스터디를 하든지 어떤 '영문'이든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터디 파트너와 외우기 검사를 꼬박꼬박 한 것이 2차에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국 소리내서 외운 표현은 1차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눈으로 여러번 보는 것보다 소리내서 외우면 , 확실히 1, 2차에 큰 도움이 됩니다. 비록 몇 달 외워서는 발전이 보이지 않지만, 시험 볼 때쯤 되면 (즉, 약 7개월 정도 하면) 조금 나아진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 영한 스터디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난 달, 처음 영한 스터디를 시작 했는데, 녹음되어 있는 자료와는 다른 파트너의 '육성'을 듣고, 한글로 옮기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2차 시험에서 이 점 때문에 약간은 당황했기 때문에 , 그 때 영한 스터디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러므로, 꼭 한영, 특히 영한 스터디를 하루에 한 번이라도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문장을 볼 때 '동사'를 가장 중요하게 보세요.
그렇게나 많은 세월을 영어 공부에 시간과 돈을 투자했으면서도 올 해 비로소 동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선 동사가 부실하면 한영이건, 영작이건 전혀 문장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독해를 할 때 다른 무엇보다 '동사+목적어'를 집중적으로, 의식적으로 자꾸 머리속에 집어 넣으면서 해 나가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독해는 처음에는 적은 분량으로 꼼꼼하게 보세요.
그러다가, 좀 속도가 붙는다 하면, 그 때 조금씩 양을 늘리며 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급해서 많은 양을 한꺼번에 하다 보면, 읽은 후 머리 속에 남는 표현도 거의 없을뿐더러, 마음이 더 급해지고 '훨~씬' 더 불안해 집니다. 그러니, 마음을 비우시고, 꼼꼼하게 하루하루 쌓아 가세요.
@기억력 향상
처음 몇 달 동안은 매일 아침 신문 사설을 반 씩 끊어서 요약하는 연습을 하다가, 시험을 앞두고 몇 달 전 부터는 아예 신문 사설 전체를 파트너가 읽어주면 요약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이 방법은 한국말 고치기에도 좋고, 기억력 늘리기에는 정말 확실한 방법 같습니다. 꼭 이용해 보시길.
@ 파트너
무엇보다 시간약속을 잘 지키는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3월부터 매일 9시까지 나와 (외대 1차 전 날 까지) 저의 소중한 파트너와 '한-한, L/C' 스터디를 했습니다. 저의 파트너가 너무나 성실하고 약속도 잘 지켜주어 정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어자료' 암기에 있어 스터디 파트너가 본인에게 지대한 역할을 합니다. 상대방이 자주 '암기'를 거른다면, 자연히 본인도 암기할 의욕이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지키기를 약속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험 당일
집중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자신을 잘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이번에 사정상 경찰의 도움으로 경찰차를 타고 간신히 고사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일 때문에 무척이나 긴장을 했던 탓인지 '극도의 긴장감'과 함께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집중력을 위해 경찰차를 이용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시험 전에 약간의 긴장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저 참고해 주세요.
@청취에 대해
보통 1차 청취시험의 목소리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약 한 달 전 부터 시중에 나와 있는 텝스나 토플과 같은 테잎에 녹음되어 있는 목소리나 속도에 익숙해 질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그 전까지는 미국방송을 듣는 것도 좋지만, 일차 청취 시험 직전에는 반드시 이런 목소리, 속도(특히 속도~~^^)에 귀를 길들여 놔야 훨씬 듣기시험을 수월하게 치룰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 들려도 길게 잡아 듣는 습관을 들여야지, 완벽하게 듣겠다고 처음부터 조금씩 끊어 들으면 , 결국 길게 불러 줄 때 적응을 못 해 좌절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항상 처음에는 길게 한 번 듣고 내용을 파악하며 들으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이 통대 준비하시는 분들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끝까지스터디 파트너로서 함께 해 주신 분들--수희언니, 미나, 도희 언니, 민정언니--정말 고맙고, 사랑합니다.
윤유경
<시험 준비>
저는 직장생활과 공부를 병행했기 때문에 전적으로 학원 수업에 의존했고, 제 생활도 학원 수업 시간에 맞춰 움직였습니다. 은천성 선생님 수업이 L/C 위주였기 때문에 L/C는 꾸준히 할 수 있었지만, 그 외의 것들은 따로 시간을 내서 많이 공부하지 못 했습니다. 직장인은 주말 시간 활용이 중요한 만큼, 의무감으로라도 공부를 하기 위해, 3월부터 일요 스터디를 시작했고, 9월부터는 일대일 스터디도 했습니다. 스터디를 통해서 제게 턱없이 부족했던 Reading, Speaking, Memory Span을 조금이나마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아이디어 있는 기사를 찾기 힘들 때, 준비를 제대로 못 했을 때, 또 스터디 시간에 어설픈 발표를 했을 때, "내가 실력도 안 되면서 왜 이런 것을 하고 있나…"하며 괴로워했던 적이 많습니다. 지겨울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꾸준히 스터디를 한 것이 저에게는 너무나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성실하고, 착하고, 열심인 스터디 파트너들과 멤버 교체 없이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이 제겐 큰 행운이었습니다.
<1차 시험>
공통영어가 전공영어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특히, 문법과 빈칸 채우기가 까다로워서 정답을 정확히 알 수 없었고, 시간도 많이 모자랐습니다. 전공영어 L/C의 경우 지문이 길고 그에 해당하는 질문이 3-4개 정도 나왔습니다. 내용이 어렵진 않았지만 길게 나오다 보니 기억이 나지 않을까 두려워 숫자 등 일부를 문제지에 적으면서 들었는데 문제 풀 때 메모해 둔 것이 유용했습니다.
<2차 시험>
한국어 시험 중 한자는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나눠 신 프린트를 보고 지레 겁먹었었는데, 그에 비해 훨씬 쉬웠습니다. 한자보다는 오히려 한국어 어법과 발음을 묻는 문제가 더 까다로웠습니다.
전공 외국어 시험에서는 한-영 번역에서 시제품, 수주, 발주 등 익숙하지 않은 내용이 나와서 당황했습니다. 적절한 표현이나 어휘가 생각나지 않는 경우 비슷한 표현을 쓰거나 풀어 써야만 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조금만 더 주어졌다면 조금 더 적합한 표현이 생각났을 지도 모르겠지만, 시간이 워낙 촉박해 검토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시간 안에 번역하는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의견을 개진하는 문제는 시간이 너무 모자라서 글씨를 날려 가며 썼습니다. 월드컵의 성공에 관해 쓰라는 것이었는데 문제를 보는 순간, "왜 이 문제를 예상문제로 연습하지 않았을까?" 후회막급이었습니다. 시간이 모자라 내용은 자신 없었지만, 평소 수업시간에 했던 것처럼 서론, 본론, 결론을 나누어 써서 형식을 맞춘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시험을 한 과목씩 보면 볼수록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평소에 강조하셨던 것들이 하나하나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구술 시험에서 영-한은 cloned food에 관한 내용이었고, 한-영은 노벨상과 우리의 현실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영-한을 불러 주시는데, 스터디 할 때보다 평이한 내용, 어휘, 속도임에도 불구하고, 머리 속에 들어오지를 않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눈을 감고 집중해 보고 싶었지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그냥 가만히 쳐다보았습니다. 끝나자마자 바로 발표를 하고 싶었지만 떨려서인지 그게 잘 안 돼서 잠시 쉬었다가 시작했습니다. 첫 부분을 놓치고 디테일도 기억이 잘 안 나서, 큰 흐름을 파악했다는 걸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전체 아이디어를 한 문장으로 말하면서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에 나머지 부분들을 아이디어와 연관지어 붙이면서 얘기를 했습니다.
한-영은 스터디 때 다뤘던 내용과 좀 비슷해서 덜 떨렸습니다. 바로 발표를 시작할 수 있었고, 두 번째 발표라서 그런지 몇몇 교수님과 eye contact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입에서 나오는 영어였습니다. 멋진 표현은 고사하고, 쉬운 표현도 생각이 안 나서 중학교 영어책 수준의 어휘로 일관하는 제 모습에 경악했습니다. 이것이 내 진정한 영어 실력이라는 것을 말하면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말을 내뱉고 나서 문법적으로 틀린 것을 깨달은 때도 있었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못 들은 부분도 있고, 유치한 영어를 구사했지만, 다행히 떨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고 3B(반복, 번복, 버벅)는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구술시험을 보면서 느꼈던 점은 떨지 않고, 긴장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공동묘지에 가서 담력 테스트라도 받고 와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긴장과 떨림으로 인해 뇌의 모든 활동이 정지되는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 열심히 준비했는데, 긴장해서 실력발휘를 못 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나름대로의 긴장과 떨림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듯, 공부 방법이나 습관도 자기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저는 직장생활과 병행해서 절대적인 공부시간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자신을 혹사시키는 것을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잠을 줄이거나 식사를 대충 때우면서 공부하지는 못 했습니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공부를 하지 않은 스트레스와 맞먹었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제 컨디션 유지에 신경 쓰고, 학원 수업은 절대 빠지지 않으며, 수업 시간만큼은 집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복습을 다 못 해도, 취침 시간이 되면 잤습니다. 그래야 그 다음 날 학원 수업시간에 컨디션이 좋아 L/C도 잘 되고 발표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가끔 수업시간에 발표를 못 하거나,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 것 같을 때 스트레스만 쌓이고 기운이 빠지곤 합니다. 그럴 때는 집에 가서 무리하게 공부하기보다는 아무 생각 없이 TV를 보거나 음악감상을 하면서 그 날 받은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해소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공부를 하면서 소중한 사람들을 알게 돼서 무엇보다 기쁘게 생각합니다. 은 선생님과 장홍석 선생님, 스터디 파트너들, 언니 동생들, 특히 영주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윤혜원
1. 자신을 믿자. 언제나 할 수 있다고 믿고, 나도 노력만 하면 누구 못지 않게 할 수 있다고 자신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먼저 학교에 들어간 친구가 나보고 하루에 열번씩 거울을 보면서 "너는 할 수 있다, 너는 할 수 있다."주문을 외우라고 했다. 그땐 피식 웃었는데 일리 있는 얘기다. 자신감에서 실력도 나온다고 생각한다. 정작 나 자신은 거울을 보다가 너무 쑥스러워서 포기했다. 자신감이 없다보니 영한, 한영 지문을 들을 때 이 단어는, 이 표현은, 한국어로, 영어로 어떻게 갈까 고민하다가 지문을 놓친 적이 많았다. 자신을 굳게 믿고 지문을 들을 때는 지문에만 집중하면서 헤어나올 수 있었다.
2.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얻기 위해 스트레스 해소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걸어서 집에 가기도 하고, 남편하고 이런저런 신세한탄을 하면서 이겨냈다. 초조해지면 '안되면 될 때까지 하지 뭐.'라고 생각하면서 이겨냈다.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에 별 것 아니더라도 자신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는 비법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가족의 지지와 응원은 큰 원동력이다.
3.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겸손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식하고 개선하려 노력하고 다른 이의 의견을 받아들이려 애쓸 때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의 공부방법만이 최선이라고 믿거나, 자신의 실력을 자만해서 타인이나 강사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이 종종 있다. 그런 이들은 대개 1-2년이 흘러도 실력향상이 안 되거나, 편중된 실력으로 인해 자신 스스로 만든 덫에 걸리기 일쑤였다.
4. 자신의 체질에 혹은 자신의 실력에 맞는 공부방법은 있어도 正道는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논리력이 부족하면 토론 위주의 영한 스터디나 한한 요약을 한다든지, 작문이 부족하다면 작문을 꼼꼼히 확인해주는 수업을 듣는다든지, 표현이 부족하다면 자신만의 표현 노트를 만들어 외운다든지 하는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한가지 방법이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하다고 생각치는 않는다. 학원이나 강사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5.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말자. 이 얘기 들으면 이것도 해야할 것 같고, 저 얘기 들으면 저것도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시간과 노력은 유한하다. 게다가 내가 소화해낼 수 있는 공부의 분량과 공부방법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잡화상처럼 모든 걸 다 하려고 했다. 심지어 공부시간표에 한자까지 들어있었다. 그러나, 머리만 복잡하고 소화해내지도 못했다. 지금의 수준에 맞는 공부방법을 하다가 좀 실력이 향상되면 다른 공부방법을 시도하고, 그러다보면 다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6. 공부계획표는 한달에 한번 정도가 적절하지 않나 생각한다. 정말 부끄럽지만 초조한 탓에 어제 세운 계획표를 오늘 찢어 버리고, 오늘 짠 계획표를 집에 갈 때 찢어버리고 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공부계획표는 한 달에 한번만 짜고 한가지 공부방법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꾸준히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1차
외대 1차에 연거푸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올해는 3월부터 1차 준비를 했다. 4명의 스터디 파트너가 번갈아 듣기와 읽기 문제를 준비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문제를 풀었다. 토플, 토익, 텝스, GRE, LSAT, SAT 등등을 풀었다. 시험에 임박해서는 좀 더 자주 풀었다. 시험 일주일전부터 매일 시험시간에 문제를 풀어 시험에 익숙해지려 애썼다. 특히, 작년에는 공포에 휩싸여 부들부들 떨면서 무슨 내용을 읽는 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풀었기 때문에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데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1차 공부를 하기에 앞서 무조건 많이 풀기보다는 외대 1차 시험양식이 어떤지, 내 약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보강할 지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풀었던 문제를 확실히 이해하고 왜 틀렸는지 다음엔 어떻게 대응해야 맞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문제를 많이 풀어도 복습을 안 하면 똑같은 문제를 매번 또 틀렸기 때문에 복습에 치중했다.
개인적으로 문법과 sentence completion, 접속사를 묻는 문제가 나오면 (말 그대로) 마구 틀렸다. 문법은 Graduate English의 문법 부분을 2번 풀었고, 토플 문제집의 문법 부분만 한권 풀었다. sentence completion은 Graduate English를 풀었고, 시험직전 한 달 동안 스터디 파트너와 매일 이코노미스트 기사를 하나씩 읽고 서로 빈칸을 만들어 교환했다. 서로 따로 시간을 많이 내지 않아도 되고, 매일 꼬박꼬박 기사 두개씩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계속 하다보니 문장을 읽는 깊이가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표현이나 전치사, 접속사, 동사의 용법 등을 좀 더 꼼꼼히 살피게 됐다. 공통영어의 sentence completion 문제를 직감으로 찍었기 때문에 얼마나 효과를 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것이라도 해서 마음이 편했다.
스터디 외에 7월부터 Graduate English와 Barron's 시리즈 중에 LSAT를 봤다. 개인적으로 Graduate English에 어지간한 국내 시험양식은 다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Barron's 시리즈(SAT, LSAT, GRE 등등)는 미국교재라서 국내 교재와는 사고방식이나 문제양식에 큰 차이가 있다. LSAT는 법대 대학원 입학시험이기 때문에 논리력에 관해 까다로운 문제가 많이 나온다. GRE나 SAT는 LSAT보다 지문이 좀 더 쉽고 단어공부가 많이 된다. 어차피 여기 나온 단어가 Graduate English에 또 나오기 때문에 자연히 반복해서 보는 단어는 쉽게 익힐 수 있었다.
실제 시험에 가서는 마음을 편안히 하고, 보통 때처럼 스터디 파트너와 모여 시험 한번 보는데 다른 장소에서 본다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가다듬었다. 공통영어가 무척 어렵게 느껴졌다. 안 그래도 약한 부분인 문법과 sentence completion이 모여있는 데다가 무엇 하나 확실하게 답이 보이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내 자신을 믿자고 중얼거리면서 직감으로 찍었다. 그야말로 과감하게 찍었다. 왜냐하면 듣기가 끝나자마자 문제당 시간을 대충 계산해보니 시간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망설이는 사이에 OMR카드도 채우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공통영어가 끝나고 나서는 깨끗이 공통영어에 대한 생각은 지워버렸다. 작년에 공통영어를 망쳤다는 생각에 마음을 졸이다가 훨씬 쉬운 전공영어를 망쳤던 경험 때문이었다.
전공영어는 문제지를 받자마자 페이지를 확인하는 시간동안 안면몰수하고 아예 펼쳐놓고 문제를 풀었다. 둘째 줄이었지만 빼앗겨도 감독관 바지가랑이잡고 바닥에 드러눕겠다는 각오로 문제를 풀었다. 다행히 그런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고, 시험 시작하기 전에 지문 두개를 풀었다. 그리고, 뒷부분에서는 다행히 읽었던 지문이 나왔기 때문에 종료 10분 전에 마칠 수 있었다. 어떤 문제를 풀더라도 한 문제당 배당된 시간이 얼마인지 계산하는 습관을 들였고, 시험 이틀 전에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이코노미스트 과학부분만 한달치를 읽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2차
영한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연료 개발에 관한 내용이었다. 단어들도 쉽고 요소는 다 잡았는데 도통 무슨 말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문장은 서너개밖에 안되는데 중문, 복문으로 길어지면서 줄거리를 놓쳐버린 탓이었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천천히 또박또박 교수님들 얼굴을 한분씩 보면서 했다. 아무리 할말이 없더라도 절대로 틀린 내용은 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너무나 내용이 짧아서 피할 도리가 없었다. 스스로 함정을 파는 것같아 중도에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하는 생각으로 자세를 가다듬고 간신히 끝마쳤다. 끝나자마자 네명의 교수님이 동시에 '그게 그런 내용이었나'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지문을 읽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숨 넘어가는 것 같았지만,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청중의 반응이 얼마나 매서운 것인지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한영은 "지하철로 한강을 건널 때 창밖으로 내다보면 건물들이 무질서하게 들어서서 보기가 싫다, 잘 정리해서 외국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자."라는 내용이었다. 긴장한 탓에 속도감 있게 하기 보다는 천천히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또박또박 한분씩 쳐다보면서 얘기했다. 끝났을 때 또 네분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해 주셨기 때문에 마음이 약간 놓였다. 아마도 첫번째로 구술시험을 봤기 때문에 너그러이 봐주셔서 합격했다는 생각이 든다.
*듣기
native가 아닌 이상 가장 신경이 쓰이고 두려움이 앞서는 부분이었다. 자료는 PBS Newshour, Nightline, Listening Special, CNN, NBC Nightly News 등, 가리지 않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정확한 듣기를 위해 정청이, 다양한 발음과 표현을 접하기 위해 다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혼자서는 집중이 잘 안 되고, 많은 양도 들을 수가 없어서 대개 스터디를 통해 듣기공부를 했다. 스터디를 꼬박꼬박 하다 보니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을 공부할 수 있어서 유용했다. 스터디 파트너와 같이 이어폰으로 테잎을 들으며 적당한 길이에서 멈추고 들은 영어 내용을 한국어로 옮기고 상대방은 크리틱하는 방식으로 했다. 그리고 혼자서는 스터디 내용을 복습했다. 수업 외에 매일 한두시간 정도 듣기 스터디를 했다. 자연히 듣기 양이 많아서 다청이 됐다.
비록 열심히 하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듣기의 약점을 집어내 반복연습하는 정청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연음은 꼭 놓친다든지, 특정 단어를 못 알아듣는다든지, 복문이 나오면 이해를 못한다든지, 빠르기에 익숙하지 않다든지 하는 자신의 약점을 알아내 집중보강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한문장씩 듣고 끊어서 똑같이 말해보는 방식은 말하기, 발음교정, 메모리 스팬 보강에 도움이 됐다. 이 방식은 매우 힘이 들기 때문에 하루에 많은 양을 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꾸준히 하면 반드시 효과를 볼 수 있다.
Newshour같은 토론은 내용이 길기 때문에, 주요 발언의도를 잡아내 한국어로 옮기려 노력했다. 뉴스나 Listening Special은 짧게 끊어서 정확한 내용을 잡으려 노력했다. 두가지가 다 중요하지만 입시를 위해 한가지만 선택해야 한다면 짧은 내용을 정확하게 잡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차라리 1차는 지문 제목이나 주요 내용을 묻기 때문에 긴 지문으로 연습해도 좋겠지만, 2차에서 너무나 짧은 내용을 불러주기 때문이다.
*말하기
말하기의 최고의 방법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외우기다. 외우기만이 말하기의 정확성과 순발력과 flow를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글을 통째로 외우기를 했다. 스터디 파트너와 서로 외운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게으른 탓에 흐지부지 될 때가 많았다. 그래도 한 스터디 파트너와 잘 안 되서 흐지부지되면, 또 다른 스터디 파트너와 다시 약속을 잡으면서 어쨌거나 외우기를 계속했다. 외우기를 위한 지문은 쉬운 표현을 사용한 논리적인 글을 주로 선택했다. 사설 등 시사성있는 글과 리더스 다이제스트 등 편한 글을 반반씩 외웠다.
시험때가 임박해서는 나름대로 만든 표현집을 외웠다. 수첩의 한 쪽에는 한국어로 반대편에는 영어로 써서 지하철 안에서나 걸어다니면서 하루에 30개에서 90개까지 외웠다. 주로 특이한 표현보다는 일반적으로 쓰이며 아쉬운 순간에 적절히 쓸 수 있는 표현 위주로 외웠다. 단기적으로 표현을 늘릴 수 있었다.
여름까지만 해도 한영 스터디를 따로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외우기에 집중하고 읽으면서도 말하기에 쓸만한 표현들을 소리내서 몇번 읽어보곤 했다. 하지만 한국신문을 보면서 사설을 읽을 때면 마음 속으로 적절한 영어단어와 표현을 생각하곤 했다. 영어로 된 글을 읽고, 영어로 다시 요약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시험 두세달 전부터 한영 스터디를 했다.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많은 양을 하려 애썼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복습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다뤄봤어도 어설프게 기억하면 다시 해봐도 크게 나아지질 않았다. 복습할 때는 중요한 표현이 입에 붙을 때까지는 소리내서 말하곤 했다. 역시 내 입으로 한번이라도 더 말해본 표현만이 내 입에서 나온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시험을 대비한 한영스터디의 자료는 사설과 일상적인 주제를 반반씩 했다. 사설은 주로 중앙일보 사설을 웹사이트에서 뽑아서 했고, 독자의 편지 같은 글을 여기저기서 구해서 해봤다.
*읽기
이코노미스트, 타임, 뉴스위크, US 뉴스 & 월드 리포트, 뉴욕 타임즈, 더 내이션, 리더스 다이제스트 등등을 읽었다. 잡지와 주제와 논조면에서 다양하게 읽으려 노력했다. 올해 가장 소홀히 했기 때문에 아쉬움도 많지만 절대로 어설프게 해서는 2차는커녕 1차도 통과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느꼈다. (물론 듣기 잘해서 손해볼 일이야 없지만, 1차의 관건은 읽기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한 3개월 동안 읽기만 집중적으로 공부한 적이 있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니지만 뉴스위크나 타임지 한권 정도를 일주일동안 cover-to-cover로 읽고 요약도 해보고 단어책 word power made easy를 한번 봤다. 그러느라 듣기를 못해서 출혈이 컸지만 지금에 와서 결국 열매를 거뒀다는 생각에 위안이 된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빨리 읽어야 된다는 중압감에 읽기 소요시간에만 신경쓰다보니 정확도가 떨어져 결국 양이 차야만 빠르기건 정확도건 읽기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정독, 다독이 다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다독을 해도 괜찮겠구나."라고 스스로 느끼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첫번째는 속독 위주로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나 괜찮은 표현에 줄을 그었다. 두번째 읽으면서 단어도 찾아보고 좋은 표현은 말하기나 작문에 쓸 수 있도록 소리내서 읽었다. 자연히 하루에 읽을 수 있는 글이 많지는 않았다. 가끔은 뉴스위크 한국어판과 영문판을 같이 복사해서 읽어보면 여러 모로 도움이 됐다. 하지만 꾸준히 못했다는 점이 늘 아쉽다.
*번역
예전에 신문에서 번역은 표현력, 통역은 순발력이 중요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옳은 말이다. 머리 속에서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말로 옮기기가 무척 힘들게 느껴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영어든, 한국어든, 신문, 잡지 기타 등등의 자료를 평소에 폭넓게 꾸준히 읽어서 자신의 표현력 자산을 늘려야만 아쉬운 순간에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곡간에 쌓아놓은 곡식이 없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가는 것처럼 느낀 순간이 비일비재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영한번역이 훨씬 어렵게 느껴졌고, 시간도 훨씬 많이 걸렸다. "도대체 내가 한국인인가?" 라는 의구심이 수시로 들었다.
올해 공부하는 내내 계속 번역 부업을 했다. 그래서, 한영, 영한 번역을 꾸준히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8월부터 일주일에 두세번 스터디를 통해 시간 안에 번역하고 스터디 파트너의 것을 읽으면서 서로 수정했다. 결국 양이 쌓여야만 속도가 붙는 걸 알 수 있었다. 하루 아침에 정확하면서도 빠른 번역은 불가능하다.
많은 양을 하기 보다는 정확하게 번역하려 노력했다. 시간을 재면서 번역을 하고 그 후에 모범답안을 보면서 수정했다. 적은 양을 꾸준히 했다. 대신, 시험이 가까워 오면서 별도로 만든 표현집을 외워서 보충했다. 또한, 비록 꼼꼼히 하지는 못했지만, 각 분야 단어를 정리해서 외운 것이 도움이 됐다. 시험 막판에 이것저것 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아무리 잠깐이라도 분야별 단어를 살펴본다면 결코 손해보지는 않는다.
공부하면서 절실히 깨달은 점은 쉽게 써야만 빠르고 부담없이 번역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괜히 어려운 문자 쓰려다가 시간은 시간대로 허비하고, 결국 써놓은 내용은 엉성하게 외운 탓에 틀릴 때가 많다. 그리고 100% 맞는 표현 그러므로 쉬운 단어, 쉬운 표현으로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평소 번역연습할 때 어려운 표현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유치하지만 쉬운 표현으로만 쓰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며 일종의 습관이라고 느꼈다. 그래야만 시험장에서 긴장된 순간에, 감점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영번역자료로는 코리아 헤럴드와 한국신문을 꾸준히 읽으면서 이 단어나 표현은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를 늘 생각했다. 해결이 안 되는 표현들도 계속 마음에 담고 고민하면 언젠가는 해답이 나타난다. 꼭 1:1로 영한, 한영 번역물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성격이 집요한 탓에 적절하게 어울리는 표현이 안 떠오르면 자신을 고문하면서 계속 생각하고 인터넷에서 찾아본다.
영한번역자료로는 뉴스위크 한국어판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이코노미스트를 주로 읽었기 때문에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뉴스위크 한국어판의 간지는 영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나와있기 때문에 편하다. 그리고 영어순해라는 책의 도움도 받았다. 영어순해의 한국어 번역은 개인적으로 잘 된 번역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하지만 영문 내용이 독해가 어려운 경우가 있어 정확한 문장의 이해를 요하는 번역에 도움이 된다.
*한국어
개인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제일 좋아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이것저것에 치여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어서 너무나 아쉽고 죄책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공부가 한국어 공부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더 할 말이 없다.
영한 통역에서 한국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flow나 속도인지, 아니면 표현력인지에 따라 공부방법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속도감있고 매끈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TV 뉴스를 shadowing하고, 공식적이고 적절한 표현을 익히기 위해서는 신문 사설을 읽으면서 영어공부하듯이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고 서로 호응이 되는 표현을 익히면 도움이 됐다.
특히, shadowing은 사흘만 해도 수월하게 말이 나왔기 때문에 일주일하다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그리고, 다시 속도가 떨어지면 또 일주일간 shadowing을 하는 방법이 되풀이됐다. 꾸준히 3개월을 채우는 게 목표인데 아직까지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그리고, 3개월 아니면 1개월간만이라도 국어사전을 옆에 두고 사설을 읽어보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단어가 사실은 다른 뜻이거나, 전혀 그렇게 생각치 못했는데 엉뚱하게도 한자어인 경우 혹은 우리말인 경우, 알고 보니 정반대로 써온 단어가 생각보다는 많기 때문이다.
이경희(서울대 미생물학과)
<1차 시험>
문제 유형은 전체적으로 작년과 비슷했습니다. 공통영어가 전공영어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고, 시간도 부족했습니다. 전공영어의 경우 독해 지문이 작년보다 1개가 줄어서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
<2차시험>
한국어는 대체로 평이했지만, 2교시 영-한, 한-영은 조금 까다로웠습니다. 영-한 번역의 경우 독특하게 지문 2개가 모두 연설문이었습니다. 한-영의 경우 수업과제로 시간 안에 들어오는 연습을 했지만, 평소에 많이 다루어보지 못한 주제여서 어렵게 느껴졌고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은천성 선생님께서 "2차 필기는 과락만 면하면 된다. 끝까지 다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내용을 다 번역하는 것보다는 끝까지 쓰는 데 주력했습니다.
구술시험이 일요일 오후 2시여서 토요일 시험 본 후에, 그리고 일요일 오전에 스터디를 하고 갔습니다. 영-한 주제는 cloning이었습니다. 처음에 내용을 제대로 못 잡아서 당황했지만, 들은 것만 논리에 맞게 이야기하려고 했습니다. 다행히 제 말이 끝나자 문제를 읽어주신 여자 교수님(임향옥 교수님)께서 "Good job!" 이라고 말씀하셔서 "완전히 틀리게 가지는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평소에 자신 없던 한-영도 조금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한-영 내용은 노벨상에 관한 것으로, 스터디때 다뤄 본 내용이었습니다.
<공부방법>
1.듣기
은 선생님 수업을 6월부터 들으면서 수업내용 복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수업이 듣기 중심이어서 하루 수업 분량이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하루 수업분을 한꺼번에 다 복습하지 않고 반씩 나누어서 이틀에 걸쳐서 했습니다. 이렇게 할 경우 결국 매일 일정량의 듣기를 할 수 있게 되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외에 듣기교재로 "월드뉴스"를 봤습니다. "월드뉴스"를 가지고 공부를 할 때는 혼자서 하더라도 우선 기사 하나를 다 듣고 수업시간에 하는 것처럼 발표하듯이 소리내어 내용을 정리한 후 한국어 번역부분을 보고 틀린 것을 확인하고 좋은 한국어 표현을 익혔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 문장씩 다시 듣고 외우는 식으로 했습니다. 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듣기는 일정량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2.독해
독해 자료로는 Economist지를 구독했고, Newsweek는 매주 인터넷에서 뽑아서 봤습니다. 각각의 특색이 있어서 두 잡지를 병행해서 보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Economist지는 기사가 워낙 많아서, 절반도 못 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로 리더스 부분을 읽으면서 논지를 파악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스터디 파트너가 영-한 할 때 이코노미스트지를 가지고 해주었기 때문에, 리더스 이외의 기사는 스터디내용을 복습하면서 읽었습니다. 뉴스위크는 주로 흥미 있는 기사를 골라서 봤습니다. 독해를 할 때는 항상 시험치는 기분으로 긴장감을 가지고자 했습니다. 몇 문단을 정해서 속독한 후 월드뉴스 공부할 때와 같은 방법으로 반드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꼼꼼하게 읽으면서 정리한 내용의 틀린 부분 등을 확인하고 단어 등을 정리했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메모리 스팬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3.스터디
한-영, 영-한 각각 기사 2개씩 일주일에 세 번 스터디를 했습니다. 스터디 준비를 하면서 영-한 연습을 했고, 주로 중앙일보 사설과 오피니언을 가지고 했습니다. 어떤 스터디를 하든 한 후에 복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복습에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지난 시간에 한 것을 그 다음에 스터디할 때 중요한 단어나 표현위주로 서로 체크해 주었습니다. 파트너 언니가 제게 해주었던 내용이 그대로 전공영어 지문으로 나와서 다시 한 번 복습의 중요성을 실감했습니다.
2년 넘게 공부하면서 너무나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주변사람들의 지지와 격려가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성원이 있었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모두에게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은천성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이은숙(부산여대 의류학과 졸업/현 신라대)
1. 외대 1차 시험문제
(1) 공통 : 공통영어의 경우 Listening이 25문제, Reading이 25문제였습니다. 전공보다는 공통영어가 많이 까다로웠습니다. Listening의 경우 10문제는 Headline을 잡는 문제였는데, 길이가 길지는 않았지만 정확히 듣지 않으면 요지를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듣고 본문과 다른 것을 고르는 문제였습니다. Reading의 경우 문법문제와 빈칸에 알맞은 단어, 숙어 넣기 문제였는데 시간도 모자라고 많이 어려웠습니다. 어휘의 미묘한 차이와 정확한 뜻을 평상시에 신경 써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전공 : 공통시험을 망쳤다는 생각에 많이 흔들리기는 했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전공시험에 임했습니다. 전공듣기의 경우 연설문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길이는 꽤 길었는데, 그렇게 어렵진 않았습니다. Reading의 경우 8개의 예문이 나왔는데, 운이 좋게도, 전에 Economist에서 읽었던 예문이 2개나 있어 좀 편하게 시간적 여유를 갖고 풀었습니다. 물론 읽었다고 해서 문제를 다 맞추는 건 아니지만요. 굉장히 다양한 주제를 다뤘던 것 같습니다. 운동 선수들 도핑검사에 관한 지문, 패션 잡지 광고, 일본의 휴대폰과 관련된 신종사기, 유럽지역 경제, 컴퓨터분야의 지문이 나왔습니다. 한 예문에 문제수는 평균 3문제였습니다.
2. 외대 2차 시험문제
(1)필답고사 : 한국어시험, 영한 2개, 한영 2개의 시험을 쳤습니다. 한국어시험은 50분만에 풀어야 하는데 올해는 전년도보다 쉽게 출제된 것 같았습니다. 1-3번까지는 빈칸에 알맞은 단어 넣기 문제였고, 한국어 용법에 관한 것 2문제, 그리고 나머지는 한자문제와 에세이였습니다. 한자의 경우는 은천성 선생님이 주신 책자로만 공부를 했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제가 워낙 한자가 약해서 고민이었거든요. 에세이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님비(NYMBY)현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600자 이내로 적는 것이었습니다. 영한번역도 연설문이었습니다. 영국 블레어 총리의 이라크와 관련된 연설과 다른 하나는 지구온난화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한영 영작의 경우 평소에 다루었던 내용이 아니어서 많이 당황했었습니다. 하나는 새롭게 도입될 버스 정보시스템(BIS)에 관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디스플레이 제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CPU나 software와는 달리 컴퓨터 부속물처럼 취급되었던 디스플레이 제품이 새로워지고 다양해져서 소비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이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평상시에 이 분야는 거의 공부한 적이 없어서 좀 어려웠습니다.
(2)구술고사 : 저는 일요일 2시에 시험을 쳤습니다. 영한, 한영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영한은 복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농업분야에 이미 복제된 젖소에서 우유가 생산이 되고, 유전자 변형 식품들이 상품화되고 있다. 하지만, 미정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런 상품들의 시장판매를 막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이들 제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과연 정부가 언제까지 유전자 변형 식품의 시장판매를 막을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스터디하면서 한 번씩 다뤘던 주제였는데도 불구하고, 적당한 한국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많이 당황했었습니다. 그래도 들은 내용을 최대한 논리적으로 얘기하고 결론을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한영의 경우는 평소에 스터디하면서 많이 다뤘던 노벨상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중앙일보에서 거의 비슷한 내용을 본적이 있어, 영한보다 오히려 쉬웠습니다. 일본은 3년 연속 노벨 과학상을 수상했다. 특히, 노벨 과학상은 받기가 어렵다. 많은 노력과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상이라 더 가치가 있는 상이다. 우리로서는 부럽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도 우수한 과학 영재들과 뛰어난 학생들이 있지만 이들은 과학자가 되기보다는 판사나 공무원이 되고자 공부를 한다. 이런 한국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경기에서 4강 신화를 이뤄냈다. 이제 온 국민이 다시 한번 힘을 모아 노벨상의 꿈을 이루자는 내용이었습니다.
3. 공부방법
Listening은 수업교재와 EBS 리스닝스페셜, 월드뉴스위주로 공부했습니다. 듣고, 영한, 한영으로 한번씩 바꿔보고 주요표현을 문장과 함께 정리해 뒀다가 외웠습니다. 외우는 것이 가장 힘들고, 돌아가는 방법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저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해는 주로 Economist지로 공부했습니다. 모든 기사를 다 읽을 수는 없었지만, 주요 기사 위주로 골고루 읽었습니다. 좋은 표현은 따로 노트에 정리했습니다. 스터디파트너가 Newsweek지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서로 좋은 기사로 영한 스터디를 하면서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한영은 주로 중앙일보 사설과 오피니언 영어판으로 공부를 했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Speaking은 주로 스터디를 통해서 연습했습니다. 스터디 파트너와 전 시간 스터디했던 내용중 주요 표현을 서로 물으면서 복습을 했습니다. 기초가 약하다고 생각해서, 저는 5월부터 조금씩 1차 준비를 했습니다. Graduate English를 주말마다 풀었고, 9월부터는 토플과 텝스를 꾸준히 풀었습니다. 독해는 Hackers TOEFL을 봤습니다. 특히, 글을 읽고 주제문, 제목 찾기 등 제가 평소에 약했던 부분을 보강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몇 달 방황하다가 작년 5월에 서울로 올라와서 통대 준비를 했습니다. 많이 힘들었지만, 저의 선택에 후회는 없었기에 지금까지 계속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절 응원해주셨던 부모님, 친구들, 동생들, 그리고 무엇보다 가르쳐 주신 은천성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이자영
아직도 합격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네요. 또 막상 수기를 쓰려니까 쑥스럽고 어색하군요. 하지만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선 공부방법을 말씀 드릴께요.
듣기
국내파답게(?) 듣기는 매우 취약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잡다하게 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우선 교재를 중심으로 공부를 했구요, 그 외에도 집에 있을 때면 AFN 이나 CNN을 계속해서 틀어놓았습니다. 비디오도 열심히 빌려다 봤습니다. 인터넷으로 AP뉴스와 PBS 방송을 듣기도 했습니다. 뭐든지 꾸준히 듣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 하루에 최소한 2시간 정도는 듣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읽기
초기엔 뉴스위크를 읽었구요, 8월부턴 이코노미스트를 같이 읽었습니다. 나름대로 정독과 속독을 병행했습니다. 중요하다 싶은 건 꼼꼼하게 읽었고, 나머지는 내용 이해 정도에 그쳤습니다. (내용 이해만으로도 background 쌓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정독의 경우 처음엔 시간을 재어 속독을 한 후 내용을 정리하고, 두 번째 읽을 때는 표현이나 문법을 체크하며 읽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읽을 때는 가능하면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지문을 소리 내어 읽는 건 Speaking 연습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부하다 지루해지면 chicken soup이나 다른 원서를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1차 대비 공부
1차가 너무 걱정되어서 7월부터 토요일마다 reading workshop을 풀었구요, 10월부턴 매일 조금씩 토플, 텝스 등의 문제를 풀었습니다. (집중력을 높이고 시간 감각을 익히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graduate english의 경우 독해까지 풀자니 엄두가 안 나서 문법만 풀고 이를 공책에 따로 정리를 했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1차 시험 1주일 전부터 인터넷에서 사설을 인쇄해 속독 연습을 했습니다. 하루에 7개에서 10개 정도 읽었구요, 시간을 재서 읽은 후 내용 정리를 했습니다. 이것이 1차 시험에서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부턴 2차 시험에 대해 말씀 드릴께요.
한국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는 국내파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가 무척 걱정이 되었습니다. 국어를 잘 못하거든요.^^ 근데 문제가 생각외로 쉽더군요. 그다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아요.
번역&작문
영한은 둘 다 연설이어서 진짜 연설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쓰려고 했습니다. 한영의 경우 생각보다 전문용어가 많이 나와서 (아님 제가 워낙 작문에 약해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근데 작문을 하다 보니까 KBS 우리말 뉴스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은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한 부분을 소홀히 하는 경우 나중에 그것이 come back with a vengeance한다고 선생님이 늘 말씀하시잖아요^^) 에세이의 경우 월드컵에 관한 내용이 나왔는데 전에 스터디 파트너랑 연습해 봤던 거여서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구술
저는 맨 앞 그룹이었구요, 15명 중 13번째로 시험을 봤습니다. 영한의 경우 임향옥 교수님께서 fossil fuel에 대해서 읽겠다고 먼저 말씀을 하셨습니다. 요지는 현재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해 대기오염이 무척 심각하고, 또 화석연료도 조만간 고갈될 것이므로 앞으로 새로운 연료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고, 대기오염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연료를 개발해야 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네요. 우선 길이가 짧아서 당황했구요, 내용이 들을 땐 어렵지 않았는데 막상 한국어로 하려니까 쉽지가 않더군요. 긴장을 별로 하지 않았는데도 당황을 해서 그런지 혀가 막 꼬이더라구요. 하지만 이게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라는 생각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했습니다.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구요, (속은 타도 말이죠) 네 분의 교수님들과 계속 eye contact를 하려고 애썼습니다. 다행히 목소리도 평소때보다 오히려 크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창수 교수님께서 한영을 읽어주셨습니다. 인터넷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한국은 인터넷 사용에 있어 세계1위를 달리고 있으나 인터넷으로 인한 부작용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히 아동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럼 아이들이 인터넷에 푹 빠져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친구들에게 e-mail을 통해 언제든지 연락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은 아이들이 인터넷에 빠져 친구들을 직접 만나기 싫어하고, 또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까닭에 책을 읽지 않는다. 그러나 독서는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아이들을 지도해야 한다’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논리가 뚜렷했고, 예전에 한번 비슷한 내용을 파트너가 해준 적이 있어서 부담스럽진 않았습니다. 목소리도 더 크게 하고, 매우 여유 있는 척 교수님들과 눈을 마주쳤습니다. (외국인 교수님이 고개를 끄덕일 때 어찌나 반갑던지…^0^)
공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의지박약이라는 매우 큰 문제가 있었답니다. 집중력도 남들보다 많이 떨어지고, 열심히 외우지도 못하고, 계획을 세워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세운 전략은 영어에 익숙해지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꾸 두드리면 열리리라는 생각에요…^^) 또 한 가지는 즐기자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AFN을 틀어서 Today show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집에 있을 땐 계속해서 AFN등을 틀어 놓았구요, 포스트 잇에 좋은 표현을 써 놓고 집안 여기저기에 붙여 놓은 후에 지나가면서 읽어 보고, 화장실엔 Chicken Soup같은 영어책들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열심히 외우지는 않았어도 같은 문장들을 자꾸 보니까 자연스럽게 입에 붙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이런 방법이 제겐 딱 인 것 같아 앞으로도 고수하려구요…. 한가지 더, 건강관리를 잘 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제가 일년 내내 병원에 거의 출근하다시피 했거든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아프면 공부를 못하고, 공부를 못하면 스트레스 받고, 그래서 또 아프고, 악순환이잖아요. 운동을 적극 권장해드리고 싶네요. 저 같은 경우 9월부터 간단한 체조나 걷기를 했는데, 우선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감사를 드리고 싶은 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우선 은천성 선생님, 장홍석 선생님 정말 감사하구요, 멋진 스터디 파트너들 가연언니, 선영이, 효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또 공부한다는 핑계로 딸 노릇, 며느리 노릇 제대로 못한 저를 늘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친정 부모님과 시부모님께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항상 언니 파이팅을 외쳐준 동생에게도 고맙단 말을 하고 싶네요. 무엇보다 저를 믿어주고 격려해준 남편에게 고마움과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혜림(연세대 교육학과)
* 1차
1차 준비는 올 3월부터 시작했다. 4명의 스터디 파트너와 TOEFL, GRE, GMAT, TEPS 등의 문제를 시간에 맞춰 푸는 연습을 했다. 처음 한 달 동안에는 시간에 맞춰 푸는 데만 급급해서 문제를 제대로 읽지도 못하는 일이 생겼다. 이렇게 해서는 아무 도움도 안되겠다 싶어 스터디 파트너들에게 나는 10분을 더 잡고 문제를 풀겠다고 하고, 침착하고 정확하게 푸는 연습을 했다. 매주 토요일 푼 문제를 꼬박꼬박 복습하면서 문제 푸는 연습을 하니, 6월쯤부터는 점수의 등락 폭이 좁아지면서, 점수가 조금씩 올랐다. GRADUATE ENGLISH를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두 시간씩 보자는 계획을 세웠었는데, 제대로 지키지도 못했고, 나중에는 부담만 돼 시험 석 달 전에는 아예 시험 끝나고 제대로 보자고 마음을 비웠다. 문법적인 실수가 많은 편이라 걱정은 됐지만, 틀린 문제를 한번 더 보는 쪽을 택했고,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부터 볼 생각에 걱정이 많긴 하지만.....^^)
8월부터는 수요일에도 문제를 풀었다. 많은 사람들이 1차 때 집중이 안돼서 고생했다는 얘기를 듣고, 문제를 풀 때는 시험 문제가 보다 많은 문제를 오래 푸는 연습을 했다. 주로 GRE 독해와 어휘, 통역학원 강사분이 출제한 예상 문제집을 위주로 풀었다. 9월 중순부터는 일주일에 세 번, 시험 두 주전부터는 매일 문제를 풀었다. 틀린 문제만 보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도 꼭 복습을 했는데, 심리적으로나 약점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작년 외대 1차 때는 문제 한번 제대로 풀어보지 않고 시험장에 갔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 문제를 푼다던가 지문과 문제를 미리 보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청취 문제의 경우 보기를 읽고 문제를 듣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일부 상식 선에서 보기를 고를 수 있는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미리 봐도 감독관이 별다른 통제를 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문제를 미리 읽어놨다. 문제 사이사이에 시간을 넉넉히 줘서 공통 영어에서는 별 도움이 안됐지만, 전공 영어의 경우 문제를 미리 읽어둬서 지문을 들으면서 문제를 풀 수 있었다.
공통영어의 경우 R/C 부분이 너무 어려웠다. 문법과 sentence completion 중 확실히 알고 푼 문제는 손에 꼽힐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렵겠거니 생각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전공영어는 역시 시간이 문제였다. 청취에서 여유가 있다고 좋아했었는데, 독해를 보니 짧지 않은 지문 8개를 읽고 문제를 풀어야 했다. 시험지를 받자마자 청취 보기를 읽고 독해 지문을 읽었는데, 대기 시간동안 두 개의 지문을 읽을 수 있었다. 공부하는 내내 읽기를 게을리 해서 스트레스를 받곤 했었지만, The Economist 과학 기사가 시험에 잘 나온다는 말에 꼬박 꼬박 읽으려고 노력했는데, 8개의 지문 가운데 읽었던 지문이 3개가 나와서 큰 도움을 받았다.
*2차
영한은 캄보디아에 관한 것이었다. '캄보디아는 1980년대 초반까지는 동남아시아의 관광명소로 사랑 받았지만, 이후 정치적 불안과, 극심한 가난, 정치권 부패, 사법제도의 부재 등으로 인해 큰 혼란에 빠져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가난이라고 할 수 있는데, 1300만의 인구 중 1/3 이상이 하루 50센트도 되지 않는 돈으로 연명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 평화와 안정이 찾아오기는 했지만, 이 또한 매우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캄보디아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은폐하려고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캄보디아의 발전은 어렵다.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국가로 인정받기까지 캄보디아가 갈 길은 멀다.'는 내용이었다. 시험 전에 속도와 정확성 가운데서 내가 선택해야 할 것은 속도라고 결정했고, 큰 실수가 아닌 다음에는 번복하지 않으려고 했다. eye contact을 하면서 큰 목소리를 내면서, 자신감있게 보이려고 노력했고, 이해한 내용만 또박또박 말했다.
한영은 인터넷에 관한 것이었다. '인터넷 가입자가 1000만을 넘어섰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터넷과 컴퓨터는 학습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준다. 먼저 컴퓨터로 숙제를 할 경우 맞춤법 자동수정이 가능하고, 숙제를 컴퓨터에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또 친구들과도 메신저를 통해 수시로 연락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컴퓨터에 점점 빠져들면서 대인 관계가 소홀해 지고, 고립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따라서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대한 쉬운 표현을 써서 번복하지 않고 말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시험 때는 표현을 고를 수 없다는 것이 어떤 말인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한 문장을 하고,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면서 바로 틀렸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황했지만, 일단 내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는 생각에 계속했고, 결론을 명확히 맺으려고 노력했다.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컨디션 조절이라는 것을 2차 시험을 통해 뼈저리게 경험했다. 번역 시험을 마쳤을 무렵 일년에 한번 찾아오는 몸살이 온 것이다. 아마도 목요일 밤 1차 발표로 초조해 하면 잠을 자지 못한 것과, 다음 날 무리한 것이 원인이었던 듯 싶다. 너무 아파서 구술 시험 때까지 스터디는 거의 못했고, 시험을 보러 들어가는 순간에도 아픈 것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떨리지도 않을 정도였다.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편하게 얘기할 수 있지만, 많이 후회가 되는 부분이다. 준비하는 내내 한영-영한의 순서로 시험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를 했는데, 당일 영한을 먼저 시작해서 좀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원어민 강사가 '영한부터 시작합니다.'라고 했을 때 'Really?'라고 반문했다.--;; 그래도 시험과 같은 상황을 연출한다고 한영을 하고 바로 영한으로 넘어간 이후에 합쳐서 크리틱을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듣기
처음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를 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또 실질적으로 모든 시간을 투자했던 것이 듣기였다. 아침 출근 전에 시사청취를 듣고, 일주일에 두 번 기초반 수업을 들었고, 6개월 동안 수업 내용은 완벽하게 복습하려고 노력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읽기나 쓰기는 전혀 하지 않았고, 스터디도 거의 못했다. 다만 우리말 신문은 꼬박꼬박 읽고, 사설 중에서 좋은 기사가 있으면 스크랩해 놓았다.
처음 기초반 수업을 들었을 때는 아예 들리지도 않았다. 대의조차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저 수업 내용을 끊어서 반복해서 들었고, 계속 복습을 하면서 수업을 들으니 두 달 정도 지나자 무슨 얘기인지는 알아듣게 됐다. 6개월 동안 정청에 시간을 투자하고, 이후로는 다청을 하려고 노력했다. 학원에서 주는 자료로만 듣기 공부를 했다.
9월까지 시사청취를 꾸준히 들었는데, 듣는 양을 확보할 수 있고, 내가 정확히 듣고, 집중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4월에서 6월까지 시사청취 뉴스 부문 예습을 통해 정청을 했다. 먼저 한 문장을 듣고 똑같이 따라해 본 후 확인하거나, 2분 정도의 뉴스를 듣고 들은 내용을 모두 말하고 이를 녹음한 후 확인하는 식으로 공부했다.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하거나, 아침을 먹거나, 화장실에 갈 때 기초반의 지난 교재 테잎을 들고 다녔다. 듣고 지나치는 시간인 것 같지만, 귀를 열어두고 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됐다. 마지막 한 달은 육성을 듣고도 이해하는 훈련을 위해 여러 사람들과 돌아가면서 영한 스터디를 했고, 짧은 내용을 빠지지 않고 듣고 기억하는 연습을 위해 Listening Special로 스터디를 했다.
* 말하기
말하기는 듣고, 반복적으로 외우는 과정을 통해 발전한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말이라는 것이 생각을 거쳐 나오면 상대방을 답답하게 하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튀어나올 수 있는 표현만이 내가 아는 표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6월까지는 일주일에 하나에서 두 개 정도 Newsweek지 Interview를 스터디 파트너와 암기했다. 한국말로 불러주면 영어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외우는 방법을 택했는데, 처음에는 티가 나지 않았지만, 조금씩 도움이 되는 것을 느꼈다. 시사청취도 같은 방법으로 복습했다. 청취를 통해 한 문장 한 문장을 외우면, 그걸 통째로 암기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말하고, 녹음하고 확인하면서 연습했다.
또, 수업시간을 적극 활용했다. 사람들이 놀릴 정도로 수업시간에 주어진 기회에 적극적이었다. 가장 확실히 검증 받을 수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에 '통과!'는 거의 외치지 않았고, 크리틱도 열심히 했다. 가끔 이렇게 껍데기만 키우고, 바닥을 다지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매번 시험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다. 1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처음에는 무척이나 떨리고, 들은 내용을 반도 말하지 못하고 내려오곤 했지만, 나중에는 스터디하는 기분으로 발표할 수 있었고, blank도 없어졌다.
한영은 8월 중순에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남들보다 늦었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스터디 시간을 무작정 많이 잡았지만, 역시 복습이 더 중요했던 것 같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도록 했고, 중앙일보 사설과 Ann Landers, Newsweek 기사 등을 활용했다. 시험 두 주 전부터는 독자의 소리등과 같은 실생활과 관련이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했다.
* 읽기
읽기는 9월에 이대 시험 유형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거의 하지 않았다. 매일 계획을 세워 공부를 했는데, 공부를 하다보면 가장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읽기였다. 그저 이해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는 지하철이나 쉬는 시간에 부담 없는 기사를 위주로 읽었다. Newsweek과 The Economist를 정기 구독했는데, 스터디 자료로 쓰기 위해 짧은 기사들만 골라 읽게 됐다.
* 쓰기
읽을 때는 먼저 내용을 파악하고, 두 번째 읽을 때는 문장 구조를 유의해서 읽었다. 해외파와 국내파가 가장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 바로 쓰기라는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외국인들은 어떻게 글을 시작하고, 이해하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번역 연습은 9월부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번역이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라는 생각에 게을리 했었는데, 이대 시험 유형이 바뀌면서 발등이 불 떨어진 심정으로 부랴부랴 준비했다. 일주일에 세 번씩 1시간 동안 촉박하게 영한-한영 번역을 하는 연습을 했다. 내 한계와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시간들이었다. 결국 모험하지 않고, 아는 대로 정확하게만 쓰는 연습에 주력했다.
번역 준비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읽은 만큼 나온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읽기는 하루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양을 정해 놓고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후회를 많이 했다.
*한국어
지난 4월 공개 특강때 '국내파는 한국어만 잘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공부의 중심을 한국어쪽으로 설정했다. 아침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우리말 신문을 꼼꼼히 읽었고, 좋은 표현은 표시해 두었다가 따로 적어서 외웠다. 4월부터 스터디 파트너와 한한, 영영 요약을 했는데, 내용뿐 아니라 한국어 표현도 크리틱했다. 사설을 요약하는 연습을 꾸준히 했는데, 읽어준 시간 내에 들어오는 연습을 계속 했더니, 한국어를 말하는 속도도 빨라졌고, 내가 사설을 매일처럼 큰 소리로 읽어 주다보니 발음도 정확해 졌다.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평소에 말하는 습관을 바꿨던 것이었다. 올 상반기 동안 친구들이나 스터디 파트너와 편하게 얘기할 때도 적재 적소에 꼭 맞는 표현을 쓰도록 노력했다. 쉬는 시간에도 긴장을 해야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결국 언어는 습관인지라, 평소 말하는 수준 이상은 나오질 않았다. 2, 3개월 일상대화에서 영어표현을 한국어로 바꿔 말하려고 노력하고, 정확하게 말하려고 노력했더니 한국어가 안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타
공부 계획은 하루 단위, 혹은 일주일 단위로 세워 공부했다. 일단 해야 할 일들을 나열하고, 우선 순위를 정해 계획을 세웠다. 항상 버겁게 계획을 세우고 지키지 못하기 일쑤였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벅찬 계획을 세우고, 주말은 거의 비워 두었다. 혹시 꼭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주말에 할 수도 있었고, 힘들면 쉴 수도 있도록 했다.
2002년을 시작하면서 또 한가지 세운 목표라면 공부를 한다고 해서 교회 일을 소홀히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일요 스터디도 못하고, 수요일과 금요일까지 남들보다 시간을 뺏기고 뒤쳐진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작정한 대로 한번도 예배에 빠지지 않았다. 결국 공부와 사람에 치여서 지친 마음이 예배를 통해 쉴 수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치지 않고 한해를 보내고, 공부를 즐기며 하는 것이 중요한데, 사실 이 공부를 업으로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즐기기가 힘들어졌다. 하지만, 가능한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집, 동네 도서관, 커피 전문점, 샌드위치 가게 등을 돌아다니며 공부를 했고, 한 곳에서 불안해하며 공부하는 것보다는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이 공부를 하고 싶은가?"하는 원초적인 질문인데, 공부를 시작하기 전 1년간 고민했고, 결정을 내리고 나니, 공부하면서 마음이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 공부를 하는 동안 "내가 이 공부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이고, 언젠가는 반드시 된다."라는 믿음을 갖고, 이 말을 끊임없이 되뇌었다.
한 해 동안 힘과 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항상 기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부모님과 오빠, 날카로운 크리틱으로 나를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은천성 선생님, 가장 가까이에서 의지가 되어준 수연이와 효진이, 공부의 방향을 잡아준 혜원언니와 정은언니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장혜원(연세대 영문/독문 전공)
8월 졸업 후 학원을 다닌 9, 10월 두 달 동안의 가장 큰 걸림돌은 건강이었습니다. 원래 몸이 많이 약해서 학원에서 세 시간 수업 듣고 나면 기운이 다 빠져 버려서 따로 다른 공부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일주일에 한 병씩 병원에서 링거액을 맞았지만, 10월에는 몸이 더 안 좋아져서 학원을 2주 넘게 빠져야만 했습니다. 불안하고 속상했지만 남들보다 오래 공부하지 못하는 대신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얻자고 저 스스로에게 다짐했습니다.
<공부방법>
듣기는 은천성 선생님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도 향상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선생님께서 단순히 듣는 법이 아닌, '무엇을 어떻게' 듣고 말해야 하는지에 중점을 두어 가르치시기 때문입니다. 수업교재의 주제도 제가 워낙 좋아하는 시사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낮 12시에 AFN에서 방송되는 "NBC Nightly News"를 녹화했다가 쉴 때 보았습니다. Nightly News는 기사의 양이 적은 대신 비교적 심층적으로 보도하기 때문에, fact를 잡기보다는 생각하면서 듣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Tom Brokaw의 논리 정연한 화법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수업을 빠졌던 2주 동안은 못 듣는 부분을 교재 테잎으로 한 번 들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필기는 별로 많이 하지 않고 머리 속에 남기고 넘어갔습니다.
혼자 공부할 여력이 없었던 저에게 일대일 스터디와 일요 그룹 스터디는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대일 스터디에서는 한-영, 영-한 통역연습만 했습니다. 몸이 안 좋을 때는 전화로 하기도 했습니다. 자료를 찾을 때 될 수 있으면 논리적인 글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한-영 자료는 신문 사설 또는 칼럼에서 찾았고, 영-한 자료는 주로 이코노미스트를 이용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첫째, 둘째, 따라서 이렇다' 식으로 전개되는 글을 좋아해서 뉴스위크보다는 이코노미스트를 선호합니다. 스터디는 파트너에게 읽어줄 자료를 찾으면서 공부가 되고, 상대방 자료를 통역하면서 연습이 되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냅니다.
일요 스터디 때는 실전처럼 생각하면서 연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따라서 통역은 물론이고 eye-contact와 표정, 자세까지 크리틱을 받았습니다. 매주 다른 주제를 돌아가면서 찾아왔기 때문에 혼자 놓친 부분을 보충할 수 있었고 10월에 정리한 brainstorming (해당 주제별로 우리말/영어 표현을 준비하기) 자료가 시험 직전에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일대일 스터디와 일요 스터디 때 모두 원문을 읽은 시간을 재고, 그 시간을 넘지 않게 통역하는 연습을 계속 했습니다. 할 때는 잘 몰랐는데, 2차 통역 시험 때 속도 있게 말 할 수 있었던 것이 이 연습 덕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누워서 쉴 때 하루에 하나씩 엄마가 사설을 읽어 주시면 한국어로 paraphrase하는 연습도 했습니다. 이 연습은 메모리 스팬을 늘리고, 시사를 따라잡고, 머릿속으로 정리해서 논리적으로 말하고, 고급 한국어를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번역은 따로 공부하지는 않고, 선생님께서 주시는 숙제만 했습니다. 1차 준비는 정말 시험 보기 직전 4일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토플 리스닝 문제집과 Graduate English의 final test를 이용해서 실전보다 문제 수를 많게 하여 모의고사 형식으로 풀었습니다. 맞고 틀리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빠르게 푸는 연습만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유형으로 나와도 당황하지 말고 '난 할 수 있다' 는 생각을 머리에 심었습니다.
<1차 시험>
유형은 작년과 거의 똑같아서 크게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전공영어가 더 쉬웠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봤는데 저에게는 난이도가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알고 풀었다기보다는 거의 모든 문제를 감각으로 풀었습니다. 따라서 시험이 끝나고 난 뒤에도 잘 봤는지 못 봤는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공통영어 시간에 작년과 유형이 비슷하기에, 전공영어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서, 30분 쉬는 시간 동안 작년 시험 문제 중 전공영어의 연설문 낭독 부분을 테잎으로 들었습니다. 전공영어 읽기 지문 중 3개가 스터디 때 다루었던 이코노미스트 기사에서 그대로 발췌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문 하나는 읽지 않고 바로 문제를 풀어서 시간을 조금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공통, 전공영어 모두 검토할 시간은 없었고 문제 읽고 답 고르고 답안지에 표기하고 나니 종료 벨이 울렸습니다. 어차피 확신하고 푸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더라도 자신을 믿고 답을 신속히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차 시험>
한국어는 전체적으로 평이했습니다. 한자를 워낙 몰라서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많이 어려운 고사성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고사성어의 한자 표기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뜻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일부 학자들은 배아 연구를 ( )하는 조치라며 반발했다" 라는 문제에서 답은 '원천봉쇄'인데 '발본색원'을 선택해서 틀린 분을 보았습니다. 논술은 "님비(NIMBY)현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600자 이내로 서술하시오."라는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영-한 번역 문제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이라크에 대한 연설문과 지구 온난화의 통념에 대한 원인이 출제되었습니다. 모르는 단어는 없었지만, 약간 추상적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문맥에 맞게 의역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한-영 번역은 두 문제 모두 IT 관련 글이 제시되어 의외였습니다. BIS(Bus Information System)에 대한 글과 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긴 문장은 두 문장으로 나누기도 하면서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번역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전 날 훑어본 brainstorming 자료에 있던 표현이 나와서 기뻤습니다. 은 선생님의 번역 숙제가 워낙 난이도가 높고 길이가 길어서 오히려 본 시험은 수월하게 느껴졌습니다. 선생님께서 강조하시던 '모래주머니 철학(평소에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하다가, 시합 날에는 풀고 달리면서 펄펄 난다.)'의 덕을 톡톡히 본 셈입니다. 자유작문 문제는 "월드컵의 성과를 열 줄 내외로 서술하시오."였습니다. 평소에 생각해 본 주제라서 네 가지의 예를 들어 나열형태로 딱 열 줄 작문했습니다.
통역 시험 전에 대기실에서 2시간 반을 기다렸습니다. 공부할 마음은 들지 않아서 가지고 간 차를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시험장에 들어가니 교수님 네 분이 앉아 계셨습니다. 영-한은 복제 동물에 관한 글이었는데, 듣는 동시에 머리 속으로 정리를 하고, 낭독이 끝나자마자 또박또박하고 속도감 있게 통역했습니다. 들은 순서대로 차근차근 말했고, 중간에 앞에 빠뜨린 부분이 생각났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detail이라고 판단, 내색하지 않고 계속했습니다. 한-영은 조기 영어 교육을 비판하는 글이었습니다. 역시 낭독이 끝나고 곧바로 시작했고 어려운 표현을 생각하지 않고 떠오르는 단어를 바로 사용했습니다. 겉으로는 머뭇거리거나 '어~' 같은 표현 없이 매끄럽게 이어나갔지만, 속으로는 너무나 유치한 표현을 주절주절 잘도 하고 있는 제 자신에 경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절대 티 내지 않고, 역시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속도감 있게 말했습니다. 영한, 한영 모두 마지막 문장은 '따라서' 'Therefore'로 시작해서 결론을 확실히 맺고 정리하는 느낌으로 끝냈습니다. 네 분 다 쳐다 볼 여유는 없어서 주로 가운데 두 남녀 교수님의 눈을 바라보며 했는데, 너무 적극적으로 진지하게 저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 주셔서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내 통역이 맞을까 틀릴까를 생각하면서 주저하기 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가 너무 좋아서 외고 영어과에 갔고, 싫어하는 문학을 억지로 참으면서 영문학을 전공했습니다. 이제 그 마지막을 절실히 원하던 통번역 공부로 장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비록 학원보다 병원에 간 날이 많았지만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쁩니다. 언제나 보살펴주고 격려해 주신 엄마, 아빠, 선생님들, 소라 언니, 일요 스터디 멤버들, 남자 친구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정은경(연세대 영문/심리 전공)
저는 올 8월부터 은선생님 수업을 들었습니다. 8,9월에 기초반 수업을 들으면서, 기본 용어, 표현, 배경지식을 공부하고나서 10월에 실전반을 수강했습니다. 1차, 2차 시험 공부방법, 그리고 당락을 좌우한다는 2차 구술시험에서 너무 못했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합격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을 나름대로 분석해봤습니다.
<<1차 공부방법>>
1차 대비를 위해서는 학원에서 시험을 앞두고 실시했던 모의고사를 보면서 기출문제의 유형을 파악했습니다. 이번 1차 시험은 작년 시험과 유형이 거의 똑같이 나왔기 때문에 모의고사를 봤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작년 모의고사에 나온 짧은 지문이 이번 1차 시험 공통영어에 또 나왔습니다. 시간배분 연습을 하기 위해서 Graduate English 뒷부분 연습문제를 풀어본 것도 전공영어 독해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시간을 잴 때 60분안에 풀라고 되어있는 문제를 20분만에 풀려고 노력했습니다. 다양한 글을 읽고 그 내용을 빨리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듣기의 경우는 시험 1주일 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코리아헤럴드 사설집에 딸린 테이프를 들었습니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내용도 듣는 즉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미 한번 이상 들어본 적이 있는 학원 교재 테이프 보다는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테이프를 들었습니다. 저는 학교생활과 통대준비를 병행했기 때문에 따로 공부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주로 학교에 오고가는 길에 들었습니다. 듣기를 할 때는 내용을 들으면서 바로바로 그 핵심을 파악하고 머릿속으로 내용을 기억하고 요약해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1차 시험>>
유형이 작년과 거의 똑같았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공통영어가 전공영어보다 훨 씬 어려웠습니다. 문법이 특히 어려웠고,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검토를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전공영어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듣기의 연설문은 집중하고 들으면서 해당 문제 보기를 읽어보면 답이 아주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독해 역시 지문 한 개 빼놓고는 별로 까다롭지 않았습니다.
<<2차 필기 공부방법>>
한국어는 따로 공부하지는 않고, 은천성 선생님께서 나눠 주신 한자/고사성어 프린트만 보았습니다. 그런데, 분량이 너무 많아서 다 보지는 못하고 주로 고사성어 위주로 봤습니다. 번역의 경우, 실전반 번역 숙제 하는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대신 자주 나오는 표현이나 용어들은 확실히 외우고 넘어갔습니다. KBS 우리말영어뉴스에 나오는 표현이나 용어, 단어를 열심히 외운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문은 기초반 수업을 들을 때 연습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한국어>>
시험에 나온 문제 종류는 뜻 보고 한글 단어 맞추기, 적절한 한자어 넣기, 고사성어 넣기, 국어 용법 틀린것 찾기가 있었습니다. 국어용법 틀린 것 찾는 문제가 조금 까다로웠습니다. 작문의 경우는 NIMBY 현상에 대한 예가 4개 정도 나오고, 그것을 읽고 NIMBY 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었습니다.
<<영어 번역/작문>>
영-한 번역은 2개 모두 연설문이었습니다. 하나는 토니블레어 영국 총리가 9/11 테러사건1주년을 맞이하여 했던 연설문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환경에 대한 연설문이었습니다. 의미 전달을 위주로 번역했고, 의역이 필요한 곳에는 적절히 앞뒤문맥을 파악해 설명하듯 번역했습니다. 특히 환경에 대한 연설문의 경우는 구시대적 사고를 갖고 행동을 바꾸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지칭해 "dinosaur" 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dinosaur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는 앞뒤 문맥을 통해 파악해야 했습니다. 한-영 번역은 영-한 보다 까다로웠습니다. 첫번째 것은 여러 도시에서 새로운 버스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발주, 수주 와 같은 단어들이 나와서 좀 당황했지만, 수주는 이미 수업시간에 다룬 적이 있는 단어여서 정확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 것은 과학과 관련된 것으로 디스플레이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두 지문 모두 번역하면서 느꼈던 것은 KBS 우리말 영어뉴스를 열심히 공부하면 많은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었다는 것입니다. 내용이나 용어가 우리말 영어뉴스에서 다루는 것들과 매우 흡사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작문 주제는 월드컵이 가져온 가장 큰 성과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10줄 이내로 서술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2차 구술 공부방법>>
머리로만 이해하고 생각하는 것과 직접 입밖으로 내뱉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되도록 말하는 연습을 많이 하려고 했습니다. 거의 매일 스터디를 했고, 특히 시험을 앞두고는 집에서도 혼자 연습했습니다. 일요스터디 때 여러 스터디 파트너 앞에서 연습했던 덕분에 덜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연습시엔 한/영이 모두 나와있고 그 내용이 테잎에 녹음되어있는 교재(코리아헤럴드 사설집, EBS 리스닝스페셜)를 활용했습니다. 녹음을 해보고 self-critique 하는 것이 저의 단점을 고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은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brainstorming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각 영역별로 어려운 표현보다는 자주 나오고 쉬운 표현을 정리해서 외웠습니다.
<<구술>>
저는 수험번호가 상대적으로 뒷쪽이어서 일요일에 시험을 봤습니다. 토요일 한국어 시험, 영어번역/작문 시험을 보고 좀 정신이 없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구술을 다음날 본다는 사실은 심적으로 크게 위안이 되었습니다. 하루라도 더 연습하자는 생각에 시험 끝나고 스터디 파트너를 만나 스터디 하고, 집에 와서도 혼자 연습했습니다. 면접을 보기 전에 받은 안내문에는 영-한, 한-영 순서로 진행된다고 되어있어서 내심 안심했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한-영을 먼저했는데, 못하면 영-한 할 때 영어를 아예 못 듣는것 아닌가 하고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안내문에는 통역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정확한 언어로 중요한 내용을 잡아내느냐 하는 것을 본다고 되어있었습니다. 디테일보다는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듯 요약하면 된다고 적혀있어서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면접하러 들어가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컨트롤 같습니다. 저는 "쉬운 영어로 가자, 반복이나 번복을 하지 말자, 디테일에 연연하지 말고 핵심만 말하자, 천천히 또박또박 큰 목소리로 말하자, 절대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 말자"를 끊임없이 되뇌었습니다. 2시간을 넘게 기다리면서 머리를 맑게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중간 중간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보기도 했습니다.
<<구술 영한>>
영-한 은 NATO 에 대한 것이었는데 외국인 교수님께서 읽어주셨습니다. 스터디 할 때 NATO 에 대해 한번 다룬적이 있었는데도 내용이 매우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냥 정확하게 들은 내용만 얘기했습니다. 디테일은 거의 못잡고 그냥 핵심적인 내용 같은 것들만 골라 얘기했습니다. 길이는 꽤 길게 느껴졌습니다. NATO 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변화를 꾀하고, 그 힘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주제였습니다. 한국어가 어색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번복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flow 를 유지하되 큰 소리로 똑똑하게 말했습니다. 내용에 자신이 없었지만 마치 다 알아들은 것 처럼 자신있게 고개를 들고 말했으며 당황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속으로는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떨려서 맞은 편 벽을 바라보고 얘기하다 가끔 교수님들과 eye-contact도 했습니다. 못 알아들어도 당황하지 않고 요지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을 많이 한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은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구술 한영>>
한-영은 쉬웠습니다. 우리나라 휴대폰 예절에 대한 내용이었고 이창수 교수님께서 읽어주셨습니다. 내용은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휴대폰 사용 예절에 대한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는 사람들이 휴대폰을 끄는 등 휴대폰 예절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젊은 층은 그런 추세를 따르지 않고 있다. 길을 건널때 통화를 하느라 너무 천천히 걷기도 하고 길에서 주위 사람은 의식하지 않고 큰소리로 통화를 하기도 한다. 젊은층이야말로 휴대폰 예절을 정착시키기위해 앞장서야 하는 존재임을 자각하고 우리나라 휴대폰 예절 문화를 한단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영을 할 때는 교수님들과 좀 더 정확히 eye-contact 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영도 역시 flow 를 유지하려고 하다보니 어려운 표현 같은 것은 전혀 사용할 겨를이 없었고, 좀 어색한 표현이 나와도 번복, 반복은 하지 않았습니다. 영한/한영 모두 결론은 확실하게 맺어줬습니다. 곽중철 교수님과 이창수 교수님께서는 아무것도 적지 않으셨고, 임향옥 교수님께서는 가끔 고개를 끄덕여 주시고 뭔가 적으시는 모습이었습니다. 곽중철 교수님과 이창수 교수님께서 그냥 듣고만 계시길래 떨어졌나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말을 할 때 너무 빠르게 말한거 같아서 조금 걱정이 됐습니다. 평소에 좀 더 좋은 표현을 찾는답시고 통역사가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3B(번복, 반복, 버벅)를 많이해서 은 선생님과 스터디파트너들에게 크리틱을 당했던터라 시험 볼때는 좀 표현이 이상하고 어색해도 그냥 넘어갔습니다. 구술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르는 내용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는 모습, 자신감 있는 모습, 큰소리로 똑똑하게 말하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학교 생활과 통대 공부를 같이 하느라 하루에 잠을 3시간반~4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했습니다. 깨어있는 동안에 최선을 다해 공부했던 것이 이런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히려 공부할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간활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힘들어 할때마다 옆에서 힘을 북돋워주셨던 부모님, 응원해줬던 친구들, 스터디파트너들, 그리고 열심히 가르쳐 주신 은천성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대 통역번역대학원 합격생 수기 (2003)
♣ 특차 ♣
박혜순(고려대 경제학과)
저는 작년에 진로고민을 하다가 통대반을 몇 개월 수강했습니다. 그러다가, 통역이 재미있는 것 같아서 시험을 치기로 결심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까지 외국에서 살다 온 경험이 있지만,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할 수 없어서 제 약점인 어휘실력을 늘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교재로는 Word Smart 1, 2권을 봤습니다. 올해부터 제대로 준비를 하려다가, 1학기에는 학과공부가 바빠서, 본격적으로 학원을 다니면서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7월부터였습니다. 배경지식이 딸려서 잡지를 읽는데 집중을 했습니다. 잡지를 읽는데 대한 거부감 때문에 가장 쉬운 Times지를 시작으로 Newsweek지, Economist지로 단계를 높여갔습니다. 듣기는 은천성 선생님 수업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그 외에 따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제 실력만 믿고 처음에는 발표신청을 안 하다가 불안해서 9월부터는 발표신청을 했었는데, 하기를 잘했던 것 같습니다. 발표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하면 많이 떨립니다. Blank현상을 방지하고 교수님들 앞에서 안 떨기 위해서 수업 시간에 나가서 발표를 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스터디 파트너는 실력이 비슷하고 성격이 잘 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어려워하는 사이가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나, 저는 성격이 맞는 사람과 해야 편하게 할 수 있고 마음놓고 critique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스터디 파트너를 경쟁상대로 인식하기보다는 같이 붙자는 마음으로 하면 시너지 효과로 더 효율적인 스터디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대학원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공부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그 방법을 밀고 나가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시간이 촉박해서 불안하기도 하고 남들과 비교할 때 배경지식이나 어휘가 딸려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을 향한 믿음을 지키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학원가면 가장 힘든 것이 옆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그만큼 하지 않는 내가 떨어지면 어떡하나."하는 불안감이었습니다. 저는 하루에 4시간 정도밖에 못했는데 그대신 하는 시간만큼만은 집중력 있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통대 시험에 붙으려면 고시처럼 8시간을 공부해야한다는 소문도 있지만, 그렇게 오래 공부하다보면 지치고 스트레스만 쌓이는 사람들이 저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자기 자신의 페이스대로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으로서 모두가 아는 단어를 나만 몰랐을 때 좌절을 하기보다는, 이제는 나도 그 단어를 외웠으니까 내 실력도 한 단계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자세로 건강한 수험생활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1차 시험--
"민주사회에서의 언론의 역할과 우리나라의 언론의 현실에 대하여 영어로 작문하라."는 문제였습니다. 시험을 치기 전에 꼭 한 번이라도 시간에 맞춰 써보는 것이 좋습니다. 써보면 생각보다 그리 많은 시간이 주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어려운 단어를 거창하게 쓰는 것보다 쉬운 영어로 가되 어색한 표현이 없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자신감 있는 문체로 썼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썼습니다.
--2차 시험--
2차 시험의 관건은 긴장을 하지 않고 떨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실력은 모두 비슷하고 떨면 아는 것도 안 나옵니다. 교수님 두 분 중 한 분은 우호적인 표정으로, 나머지 한 분은 학생을 무시하는 듯한 표정으로 끝까지 일관하셨습니다. 거기에 얽매이지 않고 끝까지 똑똑하고 자신 있게 하려고 했고, 시선처리 역시 선생님을 응시했습니다. 특차에 붙으려면 강한 인상을 남겨서 자신을 뽑고 싶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한
"인간은 과학적인 동물이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과학적으로 앞선 도구를 사용한 부족이 살아남았고, 현재에도 핸드폰, 인터넷과 같은 과학의 산물이 존재함을 본다. 한나라가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과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따라서 과학을 발전시켜야 한다."
영-영
"남태평양 어떤 섬의 주민들은 선진국의 원조로 인해 산업을 팽개치는 등 오히려 나태해지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선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당뇨와 같은 성인병이 나타나고 있다. 섬이라는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장 강한 유전자만이 남는다라는 사실을 감안해 볼 때, 이러한 성인병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매우 아이러니컬하다."
의견개진
5문제 중 2개를 골라서 영어와 한국말로 각각 1개씩 하는 것인데, 제가 한 것만 기억이 납니다. 막상 시험을 치르는 동안에는 생각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할 말이 별로 없었고, 1분 정도밖에 말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길게 말하려다가 실수하는 것보다는 자신 있는 내용만 짧게 말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여 미련을 두지 않았습니다. 또한 찬성이든 반대이든 시작할 때 자신의 입장을 확실한 밝히는 어투로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시험관들의 기억에 남도록 하기 위해서 일부러 반박하는 주장을 강력하게 폈습니다.
"동화를 영화화할 때 아이들을 고려하여 비극적 결말 대신 행복한 결말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재 퇴직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추세를 볼 때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끝으로 저를 믿어주신 부모님, 은천성 선생님께 감사 드리며, 사랑하는 지혜언니와 주희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허 정(이대 신문방송학과/연세대 일반대학원 영어영문학과)
저는 통역대학원 준비를 올해 4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지난 7개월 동안 제가 공부한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통대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I. 공부방법에 대해
1) 신문:
통대를 준비하면서 역시 제일 도움이 되는 것은 신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바로 배경지식일텐데 신문은 배경지식을 넓히고 한국어, 영어를 둘 다 익힐 수 있는 가장 좋은 학습 매체인 것 같습니다.
저는 매일 3시간 정도는 신문을 읽는데 투자했습니다. 한국어 신문은 중앙, 조선, 동아일보를 읽었습니다. 물론 제가 정기구독한 신문은 중앙일보 하나였고, 나머지 신문은 인터넷을 이용해서 사설, 칼럼만 읽었습니다. 영자 신문으로는 Korea Herald, Korea Times, Washington Post,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을 인터넷으로 읽었습니다. 그리고 신문을 읽을 때 특히 사설, 칼럼은 소리내서 읽는 연습을 했고, 글의 개요를 그리는 연습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눈으로만 읽어서 단어와 표현을 아는 것과는 달리 입에서 그런 표현들이 직접 나올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특정 글을 읽을 때 논리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글을 읽든지 듣든지 간에 머릿속에서 글의 개요를 짜고 그림을 그립니다.
공부가 하기 싫고 게으름을 피우고 싶을 때도 항상 신문만큼은 꼬박꼬박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대 특차시험 몇 주전부터는 의견개진, 에세이 등을 대비해 신문에 있는 여론조사, 독자투고란까지 꼼꼼히 읽었습니다. 왜냐하면 세상 돌아가는 일을 아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일들에 대해 본인이 뚜렷한 의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그리고 이 사람들의 생각에 나는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 지등도 생각하고 정리해 봤습니다.
신문의 장점을 한가지만 더 언급한다면 바로 한국어 실력 배양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신문을 읽을 때 중요한 부분과 생소한 단어와 표현은 항상 밑줄을 긋습니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는 꼭 국어사전을 찾아보았고, 외국어 단어를 외우듯이 한국어 단어와 표현을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국어사전을 찾아보면서 한자를 눈여겨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2) L/C:
리스닝은 역시 외국어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저는 다행히도 어렸을 때 해외거주를 한 경험이 몇 년 있기에 듣기가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듣는 것을 얼마나 기억하고 논리적으로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였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도 통역은 '얼마나 잘 듣는가'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리스닝은 절대로 방심할 수 없는 분야였습니다. 그래서 듣기를 하고 기억, 전달하는 연습을 매일 2, 3시간 정도씩 했습니다.
리스닝 자료로는 여러 인터넷 방송/듣기 사이트들을 이용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이용한 사이트는 YTN과 Daily English라는 사이트입니다. 인터넷으로 여러 뉴스 보도를 듣고 이를 기억해서 개요짜는 연습과 영한, 영영을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이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PBS script를 통째로 외우기도 했습니다. 메모리 스팬을 늘리는데도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3) R/C:
시사잡지는 Newsweek, Economist, Time, Christian Science Monitor를 읽었습니다. 정기구독은 하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했습니다. 적게는 하루에 한시간 많게는 하루에 4, 5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읽은 것 같습니다. 공부를 시작한 초기에는 sight-translation을 많이 연습했습니다. 워낙 한국어 표현이 빠르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스터디 파트너들과 sight-translation 연습을 한 것이 독해내용 이해와 한국어 연습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4) Vocabulary:
GRE단어와 Word Smart를 8월까지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시사잡지를 읽으면서 자주 나오는 표현과 어려운 어휘들은 제 나름대로 정리하고 외웠습니다.
5) Essay:
에세이 연습은 별도로 하지 않았습니다. 에세이는 중학교 때부터 외국에서 체계적으로 배워 수년동안 꾸준히 써왔기 때문에 그다지 부담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대 특차시험 몇 주전부터는 잘 쓰여진 에세이 몇 편을 구해서 읽어보고 개요짜는 연습을 했습니다. 물론 모범 에세이들은 인터넷을 검색해서 찾아냈습니다. (토플 에세이 샘플들은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같아 적절한 공부 자료는 아닌 것 같습니다.)
II. 학원
저는 이익훈어학원의 김수연 선생님 강의와 영어사랑학원의 은천성 선생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4월부터 8월까지는 김 선생님 강의를 듣고, 9월, 10월은 은 선생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두분 다 강의하시는 스타일이 좀 다르십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본인이 선생님이 주시는 것을 얼마나 성실하고 효과적으로 소화해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게는 두분 다 매우 훌륭하신 선생님들이시고 존경하는 분들입니다.
III. 스터디 그룹
통대 준비를 하면서 물론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는 두 사람과 일주일에 3번씩 6월부터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단어시험, sight-translation, 한영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9월 중순부터는 단어공부는 각자 하고, 한한, 영영, 한영, 영한을 연습했습니다. 독해는 시사잡지를 각자 하나씩 맡아서 읽은 뒤 중요한 아티클을 추천해서 나눠보는 형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제게 있어서 스터디는 공부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 있어서도 엄청난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제게 친언니나 다름없는 분들을 만나 서로 위로하고 격려해가며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공부를 준비하면서 때로는 게으름도 피우고 싶고 제 한계에 부딪쳤다는 생각에 자괴감에 빠져 괴로워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특히 8월부터가 제게는 매우 힘든 고비의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스터디 파트너들이 제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게 있어 스터디 그룹은 머리만 키워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키워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IV. 시험
1) 1차: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저는 에세이에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에세이 시험은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시험 시간은 모두 80분이었습니다. 개요를 짜는데 30분 정도를 쓰고, 글을 쓰는데 35분, proofreading에 나머지 시간을 썼습니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글을 쓰고 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이 에세이에는 제가 본론의 양을 균형 있게 배분하지 못한 점이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웠습니다. 본론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눴고 본론1은 민주사회에서 언론이 수행해야 하는 역할을 세 부분으로 나눠서 설명하고, 본론2는 우리나라 언론의 현실에 대해 기술했습니다. 그런데 본론1에서 커뮤니케이션 이론도 언급하는 등 본론2에 비해 너무 길게 쓴 것이 좀 아쉬웠습니다. 본론2에서는 한국 언론의 현실에 대해 언급해야 하는 만큼 예를 몇 가지 들고 설명했습니다.
에세이를 쓸 때는 개요를 짜는데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서론에 thesis statement를 확실히 제시하고 이를 머릿속에 철저히 염두 해 두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글쓴이의 머릿속에 주제문이 확실히 저장되어 있어야 글이 원래의 의도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촉박하게 글을 쓰다보면 주제문에서 글이 조금씩 벗어나고 마지막에는 일관성과 통일성이 결여되기 쉽습니다.
2) 2차: 시험 순서는 간단한 인터뷰, 한한, 영영, 의견개진이었습니다.
인터뷰는 비교적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주로 통역사가 되고 싶은 이유 또는 원서에 적힌 내용에 대해서 질문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학교를 여러 군데 다녔는데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화여대-학부, University of California at Riverside-교환학생, 연세대-대학원)
한한은 비교적 쉬운 내용이었습니다. '과학은 국력이다'라는 내용이 주제문이었고, 저는 주제문을 맨 앞에 두고 재현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한번 주제문을 언급하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논리의 고리가 명확했기 때문에 거의 다 재현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영영이었습니다. 올해 영영은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South Pacific Islander들이 다른 지역 사람들에 비해 성인병으로 고생하는 비율이 높은데 이에 대한 문화 및 유전적 이유를 설명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환경에 적응하느라 유전자가 변화해서 그렇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다지 어려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생소하고 너무나도 예측하지 못했던 내용이 나와서 당황한 나머지 평소 실력의 절반조차 발휘하지 못해서 너무나도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당황한 티를 내지 않고 들은 내용만 또박또박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들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해서 말을 하지 않는 것 보다 없는 내용을 덧붙여서 말하는 것이 더욱 좋지 않다고 합니다. 즉, 본인이 확실히 이해한 바만 전달해야지 대충 추론해서 확실하지 않은 부분을 전달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의견개진이었습니다. 제게는 전년도 기출문제보다 난이도가 훨씬 높게 느껴져서 좀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한 질문의 길이만도 두세줄이 돼서 그 짧은 시간에 문제의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만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문제지를 보고 시간을 오래 끌면 좋지 않다고 합니다. 문제를 빠르게 한번씩만 읽고 바로 선택해서 답했습니다. 저는 신용카드의 사용이 가져온 사회적 영향을 영어로 대답하고, 국제 스포츠 행사 유치가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을 한국어로 대답했습니다. 대답은 3분 정도가 좋다고 합니다. 너무 짧아도, 길어도 좋지 않습니다. 요점만 첫째, 둘째, 셋째로 순서대로 말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일단 면접 시험에서는 당황하지 않고, 만약 당황하더라도 내색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듣기에는 영영에서 실수를 해서 너무나도 당황한 나머지 의견개진도 너무 실망스럽게 하셨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즉, 시험장 문을 나서는 순간까지 자신감을 잃지 않고 당당한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V. 마지막으로
지난 5개월 동안 함께 공부한 스터디 멤버들, 그리고 선생님들께 정말로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외파/국내파"에 대해서 제 생각 한마디 적겠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6학년말에 외국에 나가서 고등학교 1학년 때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학부 시절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일년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마 "해외파"로 분류되는 것 같습니다. (비록 저는 제 자신을 그렇게 분류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이 "해외파"를 두고 통대 입시에서는 항상 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통대 입시에서 영어 실력이 매우 중요한 것이기에 "해외파"에게 몇 가지 유리한 점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해외파"라고 해서 "국내파"보다 통대 합격이 더 쉬운 것이 아니고, 합격이 보장된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20, 30년을 살았다고 해서 일류대 합격이 보장되는 훌륭한 논술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3분짜리 한국어 뉴스 내용을 조리있게 다시 한국어로 전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신문사설과 같은 수준 높은 한국어를 일상 생활에서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해외파"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에서 몇 년 살았다고 해서 통대 입시에서 요구하는 모든 능력을 자동적으로 갖추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노력하지 않고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해외파"는 이들이 구사하는 영어를 익히기 위해 "국내파"와는 다른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다른 강도로 고생을 했을 것입니다. 몇몇 분들은 "해외파"에게 있어서 영어가 외국에서 생활함으로써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즉, 통대 입시에서 제일 유리한 사람은 "해외파"도 아니고 "국내파"도 아니며 "노력파"라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그러므로 남들을 평가하고 어느 한 집단에 분류할 것이 아니라 본인을 바라보고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계속 한다는 것이 흔히 외로운 길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마지막 순간까지 본인과의 싸움이기 때문이죠. 통대 준비를 하시는 분들도 왜 이 공부를 시작했는지 그 이유와 이 공부에 대해 본인이 가진 열의를 잊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셨으면 합니다. 저는 어떤 길을 선택해서 가든지 제일 중요한 것은 그 길에 대한 본인의 passion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열심히 노력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스터디 파트너였던 영선언니와 은영언니 그리고 선생님들, 정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허진주(American University, Public Communications)
먼저 제 한계를 극복하게 하시고 통대에 가야할 분명한 목적을 알게 하신 예수님께 감사 드립니다. 제 경우엔 당락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내가 통대를 왜 가려하며 또 졸업 후 뭘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언뜻 보아도 입시준비만으로도 적잖게 부담되는 과정이었기에 확실한 목적 없이 뛰어든다는 것은 제겐 무모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당시 국제대학원에 재학 중이었기에 학업과 입시를 병행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많은 기도와 고민 끝에 뛰어들며 지난 6월부터 다른 일들을 중단하고 본격적으로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많은 분들의 편견과는 달리 해외파로서 여러 난관에 부딪치게 되었습니다. 먼저, 모국어 실력이 취약했으므로 그 부분부터 바로 잡아야 했고 영어실력 또한 완전한 원어민이 아님으로 다른 학생들에 비해 뛰어난 편은 아니었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야말로 모국어를 잃은 alingual로서 수치심까지 느낄 정도로 자신감을 상실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다만 저의 강점이라면 무대공포증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기에, 발표할 때 그리고 구술시험장에서 그 부분이 잘 작용한 것 같습니다.
*공부방법
리스닝은 거의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을 미국에서 졸업했기에 듣기부분은 따로 공부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생소한 주제, 예를 들자면 정보통신, 과학관련 주제를 다룰 땐 사전지식이 있는 경우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기에 독서에 비중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전 모국어와 영어에 모두 신경을 써야 했기에 같은 내용의 신문 사설이나 시사주간잡지 기사들을 두 언어로 읽으며 생소하거나 중요한 표현들은 두 언어로 외웠습니다. 암기한다는 것이 무모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에겐 그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소리로 외우기를 반복하다보면 어떤 특정한 표현력을 요구하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입에서 그 표현이 튀어나오는 체험을 종종 했습니다. PBS script를 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발음에 치중하는 것보다는 flow를 살려 자기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대학에서도 종종 외국인 교수님을 접하게 되는 데 발음은 그리 좋지 않아도 흐름이 끊기지 않고 쉬운 단어를 사용하며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가능하면 filler 없이 말하는 연습을 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글 쓰기 연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대 특차의 경우 일차 시험은 논술이었습니다. 그동안 대부분의 학교 과제를 영어로 서술해야했던 제겐 영어 에세이는 유리한 시험이었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개요 잡는 연습을 비롯해 논리흐름을 따라 글 쓰는 법을 영어로 훈련받았기에 논리전개를 하는데, 그리고 짧은 시간에 생각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맺음말
이대특차에 합격한 뒤엔 외대준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 나름대로 알아본 바 이대 커리큘럼이 제게 더 적합하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대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겐 글 쓰기 연습을 많이 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제 겨우 하나의 관문을 통과하고 더 많은 어려움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수기를 쓴다는 것이 부끄럽지만 읽는 분들에게 작지만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몇 자 적습니다. 일. 이년이면 짧지 않은 시간인데, 입시준비과정에 뛰어들기 전에 꼭 '내가 왜 동시통역사가 되려하나?'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통역 ♣
김민주 (이화여대 영문과)
저는 어렸을떄 5년간 미국에서 생활했습니다. 해외파라고들 하더라구요... 저는 인문계가 아닌 선화 예중, 예고를 나왔습니다. 전공이 플륫이였지만, 항상 영어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구요.. 작년에 직장을 다니다가 통역이 너무도 하고 싶어서, 코리아헤럴드 학원을 8월부터 다녔습니다. 하지만 외국에서 오랜기간을 살아서라는 자만심 때문에 보기좋게 떨어졌습니다.
기회가 닿아서 올해에는 프리랜서로 통역을 했었고, 국제대학원도 다녔습니다. 하지만 통대에 다시 한번 도전 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대학원에 묶여 있어 학원 시간과 겹치는 시간이 많아서, 스터디 파트너를 우선 찾았습니다.
외대는 1차 시험대비를 위해서 문제를 많아 풀어 봐야 했기 때문에, 이대만 보기로 했습니다. 혼자의 힘으로는 버거워서 스터디 파트너가 다니고 있던 영어사랑 통역학당을 11월부터 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인터넷뉴스, 뉴스위크와 매일경제를 읽었습니다. 매일경제는 경제기사 뿐만 아니라 다른 일반기사들도 독특해서 매일 읽었습니다. 학원에서 배운것을 꼭 복습했고, 그때그때 배운 표현들은 모두 소화 하려 했습니다. 신문 사설은 주장이 뚜렷한 글들이어서 많이 읽을것을 권장합니다.
스터디는 거의 매일 만나서 했습니다. 정말 좋은 스터디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1차 보다는 2차가 걱정이 되었고, 저의 스터디 파트너도 적극적이여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정상 서로 못 만나는 날에는 전화로 스터디를 했습니다.
주로 긴 기사 위주로 해서 아이디어를 잡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대시험은 길게 읽어준다고 해서, 긴 글을 서로 읽어주면서 시간을 쟀습니다. 읽어주는 글과 통역을 하는 모든 것의 시간을 재어서 통역할 때에의 불필요한말을 가지치는 연습을 했습니다. 집에서는 혼자서 글을 읽고 통역을 했습니다. 혼자서도 통역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KBS 2 TV 에서 12:30쯤 하는 "세계는 지금(?)"이라는 프로를 자주 시청했습니다. 작년 이대특차 문제도 여기서 다룬 바 있지요.. 슬로우푸드에 관해서.. 유익한 정보를 짧은 시간안에 접할 수 있어서 권장하고 싶습니다. 통역은 연습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9월부터 파트너와 스터디를 시작했고, 저의 파트너도 9월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지만,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나란히 외대와 이대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제가 느낀 점은 통대준비를 위해 공부한 영어 실력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입니다. 작년에 했던 공부가 올해에 너무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올해에 좋은 결과를 이루지 못하신 분들에게도, 올해에 했던 공부는 벌써 여러분의 피와 살이 된 것입니다.
끝으로 응원해 주었던 대학원 친구들, 스터디 파트너 은경이와 혜윤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김혜림 (이화여대 영어교육과)
외대와 이대를 동시에 합격하다니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해외파도 아니고 어학연수 한번 가본적도 없는 터라 처음 공부 할 때는 덜컥 걱정부터 되었다. 모든 면에서 많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아직 학생이라 학교 공부하랴 학원 다니랴 정신 없이 바빴지만 끝까지 자신감을 가지고 즐겁게 임했고 좋을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영어사랑 통역학당은 올해 3월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3, 4, 5월은 은천성 선생님 기초반만 다녔는데 복습도 제대로 안 하는 불량 학생이었다.(나중에 한꺼번에 복습하느라 힘들었다.-_-;;) 1학기 때는 교생실습도 있었고 학교 과제도 많고 해서 많이 바빴다. The Economist를 구독하기 시작했지만 포장을 푼 후에는 책꽂이에 차곡차곡 쌓아두기만 했다. 대신 학원 수업은 항상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들었다. 발표를 신청해두고 대부분 통과를 외쳤지만, 기회가 있으면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앞에 나가서 자신 있게 발표하는 사람들을 보고 기죽기도 하고 저걸 어찌하나 하고 막막했지만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공부는 여름방학서부터 시작했다. 6월에는 장홍석 선생님 왕기초반을 듣고, 7월부터 10월까지는 장 선생님 실전반과 은 선생님 기초반을 동시에 수강했다(11월은 장 선생님 실전반만). 주로 복습하는 데 시간과 공을 많이 들였다. 강의를 2 개 들으니 수업시간에 다루는 분량도 만만치 않게 많았다. 3시간 수업 분량을 복습하는데 최소한 2시간 이상을 들였다. 장 선생님께서는 수업시간에 다룬 부분을 한영 자료로 바꿔서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는데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Chicken Soup을 수업 시간에 한 것도 도움이 되었다.
잡지를 읽을 때는 적게 읽더라도 정독을 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영한, 영영 사전을 다 동원해서 일일이 단어장에 정리했다. 물론 단어장을 다시 다 복습하지는 못했지만 지하철 등에서 틈나는 대로 읽으려고 노력했다. 처음 The Economist를 읽을 때는 시간이 엄청 걸렸다. 3장 짜리 특집기사를 읽는데 4시간!! 나중에는 물론 시간이 현저히 줄었지만, 하나를 읽더라도 꼼꼼히 읽으려고 했다. 욕심을 부려서 Newsweek도 구독했는데 거의 읽지 못했다. 학원의 한글판을 복사해서 비교해 가면서 읽었는데,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도움이 되었다. Reader's Digest도 간간이 읽었다. 평소 학교를 다닐 때 paper back 소설책이나 수필, 만화책등 영어로 된 책을 많이 읽었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듣기는 학원 교재도 많았기 때문에 학원 것만 열심히 들었다. 리스닝 스폐셜을 사보기는 했는데 미루기가 일쑤라 한달 치를 일주일만에 듣기도 했다. 딱딱한 뉴스부류를 계속 듣다보면 지겨워 지고, 뉴스 말투에만 익숙해지게 된다. Chicken Soup, Who moved my cheese?, Harry Potter등과 같은 종류의 책을 읽기를 평소 좋아했기 때문에 이 책들의 audio tape을 사서 틀어 놓고 지냈다.
8월 중순이 넘어서면서 한영 스터디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불러주는 내용을 기억하기도 힘들었고, 입 떼는 것조차 거북스러웠지만 차츰차츰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
한국어도 많이 모자랐기 때문에 6월부터 시사저널을 구독해서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단어장에 쓰면서 외우려고 노력했다.
<이대 1차>
학교를 다닐 때 주로 영어강의를 들었고 따라서 영작문도 많이 했다. 거의 일주일에 한번씩 쓴 것 같다. 많이 글을 써 본 경험이 득이 된 것 같다. 그리고 글을 읽을 때는 이런 단어나 표현을 다음에 꼭 써 봐야지 하고 읽었고 활용하려고 했다. 올해에는 정시 1차도 특차와 마찬가지로 에세이를 쓰는 것이었다. 특차는 1차에서 떨어졌지만, 그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특차 때는 글을 좀 추상적으로 썼었기 때문에, 정시 때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면 논리적으로 썼다. 나눠준 시험지에는 '한 인디언이 죽으면서 그 종족의 언어가 완전히 사라졌다. 언어의 다양성을 주장하며 미국의 언어, 일본의 기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주장은 인종 차별적인 주장이다. 언어는 의사소통이 주목적이므로 언어의 다양성은 무시될 수 있다..'라는 요지의 글에 한국어, 현재 한국의 위치들을 들어가며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쓰는 것이었다. 먼저 필자의 주장을 간단히 paraphrase해서 요약하고(in your own words라고 되어 있으므로) 반대하는 입장의 글을 썼다. 모든 문화가 상호작용 하는 것이므로 몇몇 지배적인 문화를 위해서 다른 문화를 없애서는 안 된다. 한 문화가 모든 문화를 완전히 지배한 적은 존재하지도 않았으며, 필자의 주장이야말로 racism이라고 반박했다. "한국도 고대의 경우 중국 문화의 지배적인 영향을 받았지만, 한글을 창제했고 문화를 발전시켰으며 100년 전 문호를 개방한 후 서구문화에 휩쓸렸지만 주체성을 지켜나가고 있으며 앞으로 그러할 것이다. 지금 세계화 시대에도 나름대로의 몫을 담당하고 있다...." 쓰다 보니 결론 단락을 쓰지 않았는 데 2분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간단히, in conclusion으로 시작하는 단락으로 마무리지었다. 글을 쓸 때 한번 쓴 단어는 2번 이상 쓰지 않고, 쉬운 단어를 쓸지언정 paraphrase를 해서 다양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이대 2차>
시험장에 들어가자 교수님께서 '아직 학생이네요.. 왜 통역사가 되고 싶나요?' 라고 질문을 해주셔서 긴장감이 다소 풀렸다. 이대도 외대와 마찬가지로 영한이 먼저였는데, 남자교수님이 빠른 속도로 그것도 아주 길게 읽어주셨다. 내용이 상당히 어려웠고 내가 이해하고 있는 것이 맞다는 확신도 들지 않았다. 내용은 대강 "종교도 다윈의 이론처럼 진화를 하며, 기성 종교인 기독교도 진화를 거쳐 많은 종파를 냈으며, 그 가운데는 사이비도 있다."등의 내용이었다. 영한의 경우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확실히 이해했다는 부분만 나름대로 뼈대를 갖추어 간결하게 말했다.
한영의 경우도 상당히 길게 읽어주셨다. "한국인의 경우 얼굴표정도 딱딱하고 잘 웃지 않는다고 외국인들이 생각하는데 사실 한국인은 웃음이 많은 민족이다. 판소리의 해학과 골계미등이 그 예이며, 특히 pun을 이용한 농담이 많다. 한국 광고는 특히 유머를 많이 이용하는데 이것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때문이다. 특히 IMF이후 이런 광고가 늘어났는데 누구나 지친 하루 일을 끝내고 집에 오면 이런 광고를 보며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광고의 주목적은 상품을 파는 것이지만 유머를 사용하는 것이 너무 지나치지 않는 한 광고에 유머를 활용하는 것도 괜찮다." 한영의 경우도 길게 말하지 않고, 핵심적인 것만 골라서 이야기했다. 앞에 내가 쓴 정도로만 말한 것 같다. 중간에 갑자기 말이 나오지 않아 5-6초간 pause가 있었는데, 그 순간 얼마나 내 자신이 원망스러운지.. 이대에서도 eye contact를 확실하게 하고, 목소리도 크고 똑똑하게 말하고 나왔다.
3월 첫날 학원을 나왔을 때 배운 금언은 'I love the challenge of starting everyday at zero and seeing how much I can accomplish.'였다. 어떤 날은 너무 안 들리기도 하고 말도 엉망으로 나오는 등 속 상하는 날이 많았지만 이 금언을 생각하며 열심히 했다.
공부 시간이 모자랐기 때문에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려고 자기 전에 알람시계를 4개나 맞춰놓기도 했지만 잠이 많은 나로서는 오히려 무리였다. 잘 만큼 자면서 깨어 있는 시간에는 집중력 있게 공부했다.
많은 가르침을 주신 은 선생님, 장 선생님께 깊이 감사 드린다. 스터디 파트너였던 최성렬 오빠, 나의 약점을 꼭 집어서 알려준 현경 언니 너무너무 고마워요. 마지막으로 끝까지 응원해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김희량 (서강대 영문과)
내 경우는 통대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기까지 마음을 먹는데 걸린 시간이 구체적으로 공부를 한 시간보다 훨씬 더 길었다. 작년 졸업학기 9월에 2주 정도 아무런 생각 없이 타 학원의 강의를 수강하다가 취직으로 마음을 돌리고, 1월부터 9월까지 직장을 다녔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곧, 내가 막연하기만 한 통대준비가 두려워 직장을 도피처로 선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직장과 공부를 병행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아침, 저녁시간을 도저히 학원에 투자할 수 없었던 업무스케줄 때문에 결국 사표를 내고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를 하면서 공부자체는 정말 즐거웠지만 아무 곳에도 적을 두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소심한 성격의 나에게는 무척 신경이 쓰인 부분이었다. 그러나, 그 때 그 시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용단을 내리지 않았다면, 아직까지도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껍데기만 일하고 마음은 영어공부에 가있었을 내 모습을 생각해보면, 미련 없이 그만두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사랑 통역학당에서 7월은 왕기초, 9,10월은 기초, 11월은 외대2차반, 이대1차반을 수강했다. 그렇지만 7월은 직장생활과 병행하느라 수업만 듣고 복습만 간신히 하는 정도였을 뿐이었고, 9월에서야 적극적인 공부를 했던 것 같다.
<듣기>
듣기는 전적으로 학원교재를 충실히 복습하는데 주력했고, CNN헤드라인으로 시사만 따라잡았다. 하루수업에 6-7페이지 정도의 스크립트를 다루는데 분량을 이틀로 나누어 복습했다. 우선, 전체 분량을 두 번 정도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막히는 단어를 정리하고 외운 후, 한 문장씩 끊어서 따라하며 자연스럽게 입에 익을 때까지 따라읽기를 반복했다. 전체를 몽땅 외우겠다는 마음으로 하진 않았지만, 반복해서 따라하다보니 나중에 7페이지 분량을 끊임없이 틀어놓고 점검할 때 거의 같은 속도로 자연스럽게 말이 튀어나올 수 있었다. 이렇게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복습체크도 되고, 좋은 표현들을 입에 익힐 수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듣기가 취약한 편이지만, 가장 매력을 느끼고 즐겁게 공부한 분야가 듣기다. 수업시간에 앞으로 나가서 하는 발표는 잘하건 못하건, 두 세 번을 제외하고, 거의 "통과!"를 외치지 않고 한 문장이라도 하고 들어오는 습관을 들였다. 하면 할수록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면서 수업에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있었고, 발표를 하는 순간순간의 스릴과 긴장감이 좋아서, 은천성 선생님의 크리틱도 내 단점을 적극적으로 고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다.
<말하기>
혼자서 KBS bilingual news를 활용했다. 11월에는 잘 하지 못했지만 9,10월 동안은 최소한 이틀에 한번 자료를 가지고 말하는 연습을 했다. 처음에는 한국어를 영어로 가는 연습보다는 아나운서의 한국어나 영어 문장을 비슷한 어조로 따라하는 연습을 하며 학원교재 복습하듯이 전체분량을 틀어놓았을 때, 한국어나 영어나 자연스럽게 아나운서와 같은 속도로 말이 튀어나올 수 있도록 연습했다. 단어를 외우는 수준에서 만족하다가, 10월말이나 11월초 즈음해서 한-영으로 가는 연습을 해봤다. "한국어 요약해서 말하기 연습"을 위해 사설을 이용하기도 했다.
스터디는 10월 일요스터디밖에 하지 못했다. 일요스터디는 brainstorming이 유익했고, 한영, 영한 연습을 하면서 파트너들과 돌아가며 크리틱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자료출처도 파트너별로 틀렸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이 효과적이었다.
<쓰기>
9월과 10월 수업시간에 나누어 주시는 에세이 숙제에 충실했다. 10분안에 완성하는 것이 정석이었지만, 역시나 나에겐 무리여서 20분을 정해놓고 집중해서 쓰는 연습을 했다. 에세이 쓰는 연습은 이대 일차 에세이를 쓸 때 내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것을 절감했다. 은 선생님이 나눠 주시는 찬성, 혹은 반대 입장의 실례를 들어가며 반박하는 글을 쓰는 연습이 자연스럽게 에세이 쓸 때 반영되었다. 쓰기를 할 때 오래 생각해서 천천히 페이퍼를 쓰던 학부시절 버릇이 남아있어서, 순발력있게 시간에 맞춰 쓰는데 주력했다.
<읽기>
읽기는 역시나 준비기간이 짧았던 관계로 아직 임계치도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시험보기 전까지 거의 매일 newsweek의 한영판을 대조하며 '영어논지파악-독해-한영번역' 순서로 공부했다. 단어는 정치, 경제, 과학, 생활로 분류하여 정리하면서 외웠고, 독해공부도 듣기공부와 거의 마찬가지로 한국어판을 보고 영어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도록 정독했다. 분량은 하루 1페이지 정도로 많이 하진 못했지만, 독해와 함께 표현을 외우는데도 조금씩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이대1차>
예상을 깨고 나온 에세이 문제에 조금 당황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오히려 욕심이 없어지면서 아주 편안한 마음상태로 시험에 임할 수 있었다. 자세히 생각나진 않지만, 지문에서 linguistic diversity가 언급되었다. 학부시절 언어학과 international communication수업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언급했던 부분이라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서론을 잘 쓰겠다는 욕심에 시간배분에 실패해서 결론을 거의 휘갈겨 써야 했던 것이다. 본문에서는 먼저 언어와 민족의 정체성의 관련성을 언급하고, 두번째로 지문에서 언급한 영어공용화의 장점을 반박하는 내용을 실었다. 시간에 쫓기는 바람에 적절한 표현을 찾을 새도 없이 써내려 갔지만, 최소한 평소 연습하던 대로 논지는 흔들리지 않도록 애썼다. 1차시험을 보면서 논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이대2차>
2차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 자체가 무척 행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히려 시험장에 들어갔을 때 전혀 떨리거나 긴장되는 것은 없었다. 들어가자 '9개월동안의 은행업무 경력이 통대 공부를 하면서 어떻게 도움이 될 것 갔습니까?'라는 질문으로딱딱한 분위기를 깨고 영한부터 시작되었다. 영한은 매우 어려웠다. 수업시간 때 발표하던 정도만 하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전혀 단어간 연결이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게다가 뒤로 갈수록 논지를 잡기가 더욱 어려워 결국 처음 몇 문단의 정확하게 들은 부분의 논지만 말하고 결론을 지었다. 짧게 끝내서 속으로 너무 불안했지만, 표정과 자세, eye contact은 당당하게 유지했다. 한영은 논지잡기가 훨씬 쉬웠고, 영한때보다 디테일 가지치기도 쉬웠다. 한국인이 잘 웃지 않는다는 편견이 존재하지만 이것은 오해일 뿐이라는 것을 판소리나 펀 등의 실례가 입증한다--광고에도 유머러스한 카피가 많다--유머가 등장하는 이유, 배경등.. 그리고 그 효과가 어떻다는 식으로 진행시켰고, 결론은 결론이라는 느낌을 주도록 또박또박 천천히 강조했다. 우려했던 블랭크 현상은 다행히도 일어나지 않았다. 버벅거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말하는 속도를 차분히 약간 느리지만 끊임없이 가고, 유치한 표현이라고 생각돼도 말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애썼다.
스스로 너무나 부족함을 많이 느끼는 상태에서 운이 따라주었기에 결과에 당당함을 느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이번 시험은 내가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한 기회가 되었다는 자체만으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공부를 통해서 내자신의 위치, 열정을 확인하고, 솔직하게 인정하며, 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자극을 주신 은 선생님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이 공부로 선회하기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나를 응원해주었던 내 동생과, 부모님께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손보경 (고려대 독어독문학과)
늦었지만 이렇게 합격수기를 간단하게 적는 것이 지금 열심히 공부하고 계실 분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몇자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통역에 대해 동경심을 가지고 있었고, 또 자라나면서 조금씩 그 꿈이 구체화 되었기 때문에 이 공부가 진정 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한 의심은 없었습니다. 다만 힘들었던 점은 학원에 다니면서 조금씩 더 눈에 보이는 제 부족한 실력이었습니다. 특히 학원 수업을 듣다 보면 실력이 뛰어난 분들이 눈에 많이 띄기 때문에 그런 분들과 제 자신을 비교했던 것이 제 자신을 가장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마다 시작하는 출발점과 상황이 다르고 실력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먼저 인정하고 공부를 시작하는 지혜가 가장 먼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학원은 11개월 정도 다녔지만, 잔병치레가 많고 특히 토, 일에는 거의 교회에서 보내기 때문에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잃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들을 평일, 특히 은천성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채우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특히 수업시간과 스터디는 저의 공부에 모든 것이었다고 할 정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적어도 수업시간에 했던 내용들은 다 소화하고 기억하는 데에 주력을 했고, 또 스터디 할 때 파트너와 공부했던 자료들 역시 저의 공부의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Listening *
듣기연습은 주로 은 선생님의 교재로만 했습니다. 사실 이것 하나 하는 것만도 저에게는 꽤 벅찬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9월부터 많은 분들이 하시는 리스닝 스페셜을 시작했습니다. 리스닝 스페셜은 내용이 그다지 많지 않고 하루에 한 개씩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CNN이나 여러 시트콤들을 통해서도 연습을 했습니다. 듣기는 먼저 흥미를 부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영상매체를 통한 듣기 연습은 저에게는 큰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들었던 것들을 다시 되새겨보고 따라서 말을 해봤던 것이 결국 기억에도 많이 남았습니다. 잡지를 통해서는 문어체를 공부하고 이런 영상매체를 통해서는 평소에 들어보지 못했던 특이한 표현들도 접하게 되었고 결국 2차 시험에서 순차통역 할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Reading *
저는 Time지를 구독했고, The Economist도 사봤습니다. 보통 Time은 만연체와 화려한 문구를 쓰기 때문에 많이 보시지 않는 편이지만 저의 경우에는 오히려 그런 만연체와 문구들이 더 흥미로워서 보게 되었습니다. Time을 읽으면서 특이하고 독특한 표현들을 알게 되었고 The Economist를 통해서는 간결하고 논리적인 문장들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균형을 맞출 수가 있었습니다. 결국 많이 읽고 또 읽은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었을 때 자연히 Writing에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대 특차, 정시 1차 시험의 에세이를 쓸 때는 외워뒀던 표현들이나 문구를 내 것으로 만들어서 써나갔습니다. 신문 역시 공부가 많이 됩니다. 저는 중앙일보를 봤는데, 한번 다 정독하는 데에도 거의 두, 세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신문을 통해서는 많은 배경지식과 최신의 시사상식 그리고 세련된 한국어 표현을 익히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특히 중앙일보는 영어판과 같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스터디 자료로도 매우 유용했습니다.
* Writing *
특별히 처음부터 쓰기 연습은 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듣기 실력과 읽기 실력을 쌓아가다 보면 자연히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에세이는 결국 영어로 쓰는 논술이기 때문에 어휘와 문장을 쓸 수 있는 능력이 되면 자기의 논리를 개진하면 되는 것이기에 저는 시험보기 한달 전이 되어서야 짧게나마 혼자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휘와 배웠던 문장들을 외우는 과정이 빈약하면 결국 Writing 역시 힘들기 때문에 쓰기 연습을 하기 전까지는 위의 과정에 충실했습니다.
* Speaking *
말하기는 스터디 파트너와 공부를 하면서 했습니다. 일주일에 3, 4번 만나서 두시간 정도씩 서로 한/한, 영/영, 한/영, 영/한 연습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영이 어렵게 느껴졌지만 점점 하면서는 영/한이 더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말하기 연습을 하다 보면 느끼시겠지만 영어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한국어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우리의 A언어는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이기 때문에 오히려 영어보다 더 세련되게 구사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한국어입니다. 저는 스터디 파트너와 Radio Korea International, 중앙일보 사설 한/영판이나 세계일보 사설을 주로 활용했습니다. 영/한의 경우에는 굳이 한글판이 없어도 좋은 기사를 뽑아서 미리 공부를 하고 스터디 파트너에게 해줄 수가 있습니다. 저는 평상시에 스터디를 하거나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할 때 긴장하는 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2차 시험을 볼 때 교수님들 앞에서 통역을 하면서 많이 떨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스터디 파트너와 시험에 임하는 자세로 공부하는 연습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연습을 할 때의 자세와 마음가짐, 그리고 습관적인 말투도 무시해서는 안될 부분입니다.
* etc.
어휘집은 Vocabulary 22000을 일년동안 거의 세 번 봤습니다. 그 외의 어휘들은 수업 시간과 잡지를 통해서 접했던 어휘들을 가지고 공부를 했습니다. 분야별로 정리를 해 놓으면 시험 전에 brainstorming할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쉽지 않은 일년이었지만 믿음을 잃지 않게 해주시고 열매를 맺게 해주신 하나님과 사랑하는 부모님께 감사 드리고, 은 선생님과 무엇보다 같이 스터디 했던 인영이 언니, 지영이, 주연이 언니, 보선이 언니.. 모두들 너무 고마워요! 열심히 공부하시는 여러분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염효진 (이화여대 영어교육)
대학에 다니던 시절부터 관심이 있었던 통대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건 회사를 그만두고부터 입니다. 소위 국내파로 외국에서 배운 영어라고는 어학연수 10개월이 전부였던 제가 구체적인 어떤 정보도 없는 상태로 이 공부에 뛰어 들었을 때 처음에는 힘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은선생님 수업을 들으며, 합격 수기를 보며, 조금씩 길을 찾아 갔던 제 자신의 기억이 비추어 여러분께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읽기>
이 부분은 그나마 국내파인 저에게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막상 글을 읽다 보면 읽긴 읽었는데 남는 것이 없는 수동적인 방법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대개 글을 읽을 때 범하는 실수가 아무 생각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넘어가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 얻는 것은 약간의 새로운 정보밖에 없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한 개의 글을 여러 번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읽는 것입니다. 우선, 글을 빠른 속도로 속독한 후, 개략의 내용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글쓴이의 의견이 든 사설의 경우 글쓴이의 입장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겠지요. 그런 후 다시 글을 읽을 때는 표현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좋은 표현 뿐만 아니라 전치사, 문법 등을 잘 살펴보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외대 1차에 출제되는 단어, 전치사, 문법 등의 문제를 따로 문제지를 풀지 않고도 공부하는 셈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저도 시험을 얼마 남기지 않고 찾게 됐습니다. 단순한 방법이지만 효과는 큽니다.) 마지막으로 소리를 내어 천천히 감정을 실어 글을 읽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단순히 수동적인 단어들이 입에 붙어 능동적인 단어가 될 수 있습니다. 무작정 많이 읽는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하나의 글을 여러 번 읽는 것이, 다소 지루하겠지만,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듣기>
국내파 여러분께 가장 힘든, 저에게도 가장 힘들었던 부분입니다. 저의 경우 처음 은 선생님 수업을 들을 때는 알아 듣는 것이 아주, 정말 아주 대략적인 내용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공부 시작 후 학교 올 때까지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계속, 꾸준히 듣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 뾰족한 방법을 기대하셨던 분께는 죄송합니다. 꾸벅…..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이 공부를 하다 보면 항상 시간에 쫓기게 됩니다. 이거 하다 보면 저게 부족하고,,, 이런 식으로요… 제 생각에 듣기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공부 같습니다. 왔다 갔다 하면서 항상 이어폰을 끼고 있다 보면 나중에는 습관적으로 귀에 무엇인가가 없으면 허전함 마저 느끼게 되죠. 물론 이때도 항상 들은 내용을 입으로 따라 해야겠죠. 그러다 보면 신기하게도 들은 내용들이 어느 순간에 제 입에서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는 때도 생긴답니다. 그 때 느끼는 짜릿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거 여러분도 아시죠?? 저 같은 경우 은 선생님의 수업 시간 자료를 주로 이용했고, EBS 라디오 듣기를 스터디 파트너와 함께 공부했습니다. 수업 외 자료로 별로 부담도 없고 내용도 다양해서 유익했던 것 같습니다.
<말하기>
빠른 시간에 늘기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멋진 표현을 아무리 외워도 순간적으로 입에서 튀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그래서 많이 절망했던 것도 사실이구요. 그래도 굴하지 않고 계속 표현을 외우고 또 외우고 이런 과정을 계속 되풀이 하는 과정에서 향상되는 것 같습니다. 외대 2차 시험의 경우 너무 떨어서 문법적으로 틀린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대 2차에서는 침착하게 아는 내용만 가능한 쉽게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이대 2차의 경우 한-영이 너무나 길었기 때문에 듣고 제가 이해한 내용만 입으로 전달했습니다. 멋진 표현보다는 쉽게, 짧게, 틀린 내용 없이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멋진 표현들은 듣기나 읽기에 사용하시고, 말하기에서는 쉽게 말하려고 노력하시고, 또 쉬운 표현을 입에 붙여 놓으시면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쓰기>
저는 한국어도 쓰기가 가장 자신이 없었던 만큼 영어는 더욱 그랬습니다. 이대 1차가 논술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래서 더욱 절망적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은 쓰기 연습을 하지 못했던 제가 1차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읽기 덕분인 것 같습니다.
글을 읽고 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전달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우선 자신이 그 글을 잘 이해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 첫 단락에서 읽은 글을 아주 간단히 요약했습니다. 그런 후 3가지 정도로 의견을 나누어 정리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시험 보기 얼마 전 스터디 파트너가 한-영 스터디를 하면서 ‘언어는 생각의 집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읽어 준 적이 있어 그 부분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인용이 저의 합격에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을 저 혼자 해 봤습니다. 또 쓰고 싶지만 정확한 단어가 생각이 안 나는 경우에는 이를 돌아갈 수 있는 융통성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progressive의 반대 단어인 regressive가 생각이 도통 나지 않아 고민을 하다 two steps forward, one step backward라는 어디서 본 기억이 있는 표현을 대신했습니다. 아마도 전자의 표현보다 후자의 표현이 더 제가 전하고자 한 의미를 잘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이 역시 여러 글을 읽다 제 머리 속에 흔적이 남았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공부의 가장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는 쓰기는 단순히 여러 번 쓴다고 나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은 선생님 말씀대로 자신이 표현을 만들기 보다는 많은 글을 읽고 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글을 쓸 수 있는 필수요건 이라는 생각입니다.
항상 공부를 하면서 드는 생각 중 하나가 ‘이렇게 하면 될까?’ 하는 의구심입니다. 저 자신도 그랬고 제 주위의 많은 분들이 항상 하던 고민이었습니다. 답은?? ‘된다’ 는 겁니다. 자신을 믿고 선생님을 믿고 꾸준히 하다 보면 하루 하루 나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럼 여러분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은주 (고려대 중어중문학과)
내 경우에는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았다. 공부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자극도 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자신을 채찍질하게 된다. 상당수의 합격자들이 영어영문학 전공자, 학원을 수강한 기간이 몇 개월 밖에 되지 않고, 더러는 해외파, 해외 장기 체류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라는 말을 들을 때 의기소침해졌다. 하지만 공부도 안 한 것 같은데 합격했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학원 수강 기간은 짧아도 분명 어떤 방식으로든 영어공부를 계속 했던 사람들이다. 또 소위 해외파나 장기 체류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외국에서 나름대로 고생한 사람들이기에 그저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굳이 내 공부기간이 1년 6개월이라고 밝히는 것은 참고하라는 차원이다. "거의 영어 공부를 안 한 사람이 이 정도 걸렸구나." 하는 식으로. 결코 학원 수강 개월 수에 좌절하거나 반대로 우쭐할 필요는 없다.
*이대 정시 시험에 관해서
[1차 작문]
올해부터 실시하는 주관식시험에 예상을 뒤엎고 작문이 나왔다. 내 생각엔 특차보다 정시의 주제가 더 어려웠다. 특차는 다소 일반적인 주제였고, 정시는 언어와 관련해 몇 가지 논점이 있는 지문을 읽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되 외래 문화 유입에 따른 한국어와 한국 사회의 변화와 관련해 논술하라는 것이었다. 어떤 내용을 쓸 것인가를 떠나서, 특차 1차 시험을 통과했을 때와 정시에서 글을 작성할 때 염두에 둔 것은 보기 쉬운 글을 쓰자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내용과 개요를 짜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어 문장'을 만들어 내는데 급급해 생각나는 데로 연습장에 쓰다 보면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우선 무슨 말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거의 완성된 문장으로 1,2,3 번호를 매겨가며 개요를 짰다. 사실 문장이 일단 정리가 되면 시험지에 옮기는 것은 번역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금방 완성을 할 수 있다. 물론 적어도 번역을 하는데 곤란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평소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내 경우 정시 70분 동안 거의 45분은 내용과 개요를 짜는데 썼고, 20분 동안 시험지에 옮겼다. 문단은 정확히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누었다. 본론에서는 첫째, 둘째, 셋째로 나누고 각 문단 앞에 요지를 제시한 후 그에 걸 맞는 예를 들었다. 좀 유치할 진 모르나 for example 하는 식으로. 본론에서의 요지는 3개를 넘지 않았다. 힘들면 찬성, 반대 한 쪽으로 확실히 가는 게 최소한 안전할 것 같다. 개요를 짜면서 머리 속엔 '보기 쉽게!'라는 말을 계속 되뇌었다. 작문 시험을 볼 사람이면 화제가 되는 이슈를 몇 가지 골라 놓고 시간을 정해서 써 보는 연습을 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2차 인터뷰]
왜 통역사가 되려고 하는지, 전공인 중국어는 잘 하는지 질문을 먼저 받았고 한국어로 답했다. 대개 원서를 보고 질문을 하는 것 같았다. 듣던 바대로 영한 한영 모두 지문이 길었다. 부담감 때문에 특차에서 너무 떨어, 최소한 정시에서는 침착하자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 영한 지문은 꽤 어려웠다. 종교와 관련된 글이었는데 교수님의 목소리가 너무 작고, eye contact을 해 주지 않으셔서 듣기는 해도 잘 잡히지 않았다. 나름대로 골격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비교적 빠른 속도로 말했다. 문장 수를 세어 보니 그다지 많이 말한 것은 아니었다. 또 결론을 낸 후에 빠트린 본문 내용이 생각이 났는데 뺄까 고민하다 결론과 흐름에 맞도록 첨가를 해 큰 무리는 없었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한영이었다. 유머와 광고에 관한 지문이었는데 길이는 길었지만 이해는 잘 가는 글이었다. 그런데 워낙 길고 디테일이 많다 보니 막상 영어로 옮길 때는 중간에서 흐름을 이어가기가 곤란해 고생했다. 영한 한영 모두 시간을 엄격히 쟀다. 한 재학생조교가 찍찍이로 발표한 내용을 녹음하고 시간이 지나면 꺼 버려서 긴장도는 더 높아졌다.
*공부방법
1. 독해
다독과 정독 모두 필요하다. 많이 읽고 그 중 몇몇 글을 골라 다시 꼼꼼히 봤다. 급하게 읽다 보면 날림이 되기 싶다. 자료는 한번 쭉 읽고 나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을 다시 읽고, 단어의 뜻을 추론한 후 사전을 찾았다. 다시 전체를 읽으면서 내용을 머리에 숙지하고 문장 구조나 좋은 표현들에 줄을 치고 외웠다. 작문과 문법에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독해공부를 할 때는 주로 이코노미스트와 뉴스위크를 읽었다. 스터디 파트너였던 미연이와 일주일에 쪽 수로 36-40쪽을 읽는 것을 목표로 했다. 두 잡지의 기사는 대부분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다 읽고 나선 서로 모르는 것을 물어 보고 BBC 웹사이트를 검색했다. 글도 쉽고 엄청난 자료를 자랑하기 때문에 가장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뉴스위크가 더 쉬운 글이라 어려운 기사를 접하면 뉴스위크를 먼저 읽고 그후에 이코노미스트를 읽었다. 뉴스위크는 집에서 소리 내며 한번에 쭉 읽으며 내용 이해를 하고 있는가 살폈다. 만약 같은 문장을 다른 사람이 읽어 준다면 이해가 더 쉬울 것이다. 따라서 혼자서 하면서 이해가 되는 수준의 글은 리스닝에도 무리가 없는 것이다. 신문은 독해 자료보다는 표현 정도만 익히는데 사용하면 될 것 같다. 내가 신문에서 익힌 것은 예를 들어 '판문점'과 같은 단어를 '어떻게 표현하나'였다. 그리고 같은 내용이라도 신문 문장은 짧고 명확해서 익히면 한영 순차에 도움이 된다.
2. 듣기
아직까지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처음에 CNN의 짧은 뉴스를 들려주면 간간이 들릴 뿐 주제를 잡지 못했다. 발음, 단어, 숙어, 문장 구조 뭐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감만 있을 뿐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왕기초반을 4개월 수강하면서 짧은 시간 내에 듣기를 개선시킬 수 있었다. 어느 정도 듣기에 익숙해지자 이제 문제는 소리와 단어가 아니라 기본 배경 지식이었다. 아는 내용은 단어를 몰라도 잘 들린다. 반대로 단어와 숙어를 알아도 배경지식이 없으면 듣기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서 듣기연습을 계속하는 동시에 가능하면 영문잡지와 외신기사들을 꼼꼼히 숙지하려고 노력했다. 이젠 좀 더 길고 어려운 듣기가 필요했다. PBS 수업은 내게 정말 소중한 수업이었다. 다른 수업은 빠져도 이 수업만큼은 빠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처음엔 나도 노트 테이킹을 정말 열심히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앞에 나가 사람들 앞에서 깨지더라도, 다들 노트 테이킹을 해도 신경쓰지 말고 메모리 스팬 늘리는 것을 해 올 걸하고 후회했다. 강도 높게 연습하면 좀 쉬운 것은 수월한 것 아닐까? 수업 자료말고 가장 많이 활용한 것은 역시 PBS와 CBS, ABC, 교육 방송의 투데이스 매거진이었다. PBS의 짧은 뉴스와 뉴스 하워를 즐겨 들었다. 이것이 지겨운 날엔 대안으로 CBS와 ABC의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집이 먼 사람은 찍찍이나 MP3를 이용하면 좋을 것이다. 프로그램을 녹음해서 MP3로 버스에서 들었다. 무거운 프로그램보다는 거의 영어로 진행되는 교육방송 프로그램이 꽤 재밌었다.
3. 말하기
말하기는 독해와 리스닝이 되지 않고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나는 수업을 통해서 거의 말하기를 익혔다. PBS 수업 내용은 거의 안 빼고 다 외워갔다. 또 CNN내용도 외우려고 노력했다. 스터디 파트너와 오래는 못했지만 Dear Abby를 외웠다.
4.스터디
스터디는 혼자 할 수 없는 것만 함께 한다. 처음 단어 스터디부터 했다. 거로 22000을 한 달만에 정복했다. 책을 다 보면 홀가분하고 독해에도 자신감이 붙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하는 스터디라고 생각한다. 남들은 여러 단어책을 봤다고 하는데 난 다 보진 못했다. 재미가 없어서. 대신 독해를 많이 하면서 나오는 단어 숙어는 다 외우리라 생각했다. 그 다음 해야 할 것이 쉬운 영어를 익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순차 연습을 하면서 자료를 좀 더 적절한 것을 고르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 사설 중심으로 하다 보니 너무 딱딱하고 어려운 영어를 익히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입시에는 사설과 같은 너무 시사적인 글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스터디를 할 때 사설과 같은 글과 에세이 같은 글 모두를 공부하되 짧은 것과 긴 것을 적절히 믹스해서 연습하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출제 경향이 매해 바뀌다 보니 영한 한영은 물론이고, 영영 한한을 연습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글이 많이 길어졌다. 그저 이렇게 공부한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아 5월부터 '힘들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다. 앉아 있고 싶어도 몸이 힘들어 그럴 수 없었다. 여학생은 체력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올 해는 학원에서 좋은 스터디 파트너들(안연모, 김미연, 노운선), 실전반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과 재밌게 공부할 수 있었다. 지난 1년 6개월은 힘들지만 좋아하는 공부를 하면서 희망을 품고 사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를 느낀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표연수 (외대 불어과)
모든 시험이 그렇듯 합격한 지금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하지만, 앞으로 해야 할 공부를 생각하면 오히려 걱정부터 앞선다. 그만큼 나의 부족한 영어의 현 주소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 럼에도 불구하고 합격의 기쁨을 맛보기까지의 내 공부방법을 통대 입시 준비생들과 나누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공부 방법>
본격적인 통대 입시를 치르겠다고 결정한 것은 올해 9월이었다. 고등학교 이후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던 영어를 단시일 내에 보충하고자 하는 욕심에 영어사랑 통역학당에서 9월과 10월 실전반과 기초반을 동시에 수강했다. 듣기에 특히 취약하고 미국과 관련된 정보나 문화적 배경에도 무척 어두웠으므로 여러 주제들을 속도감있게 들으며 접할 수 있는 은천성 선생님 수업이 내게 많이 유익했다. 또한 실전처럼 나가서 발표해보는 연습을 할 수 있고 크리틱을 통해 단점을 빨리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시험 보는 순간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러나 늘 시간이 부족해서 대부분 복습을 제대로 못하고 수업에 임한 것이 매우 안타까왔다. 얼마동안은 선생님이 틀어주는 내용이 무엇인지 전혀 감도 못 잡기가 일쑤였지만 영미인들의 독특한 발음에 조금 익숙해지면서, 나가서 발표하기로 마음먹었다. 불어 통번역 경험이 있어서 발표자체는 두렵지 않았지만 역시 영어가 많이 딸렸다. 배경지식이 많이 부족했고 그동안 다듬지 않았던 한국어도 느리고 부자연스러운 적이 너무 많아 부끄러웠지만, 내게 주어진 발표나 크리틱 기회는 최대한 실전을 위해 활용하려 노력했다.
<듣기>
은 선생님 실전반. 기초반 강의가 듣기 연습의 거의 전부였다. 번역 숙제와 에세이 숙제, 스터디 준비등을 하다 보면, 듣기 복습은 뒤로 미루기 일쑤였다. 복습을 잘 하지 못해 듣기가 늘지 않은 것 같다. 집에서는 습관적으로 BBC나 CNBC 같은 위성방송을 틀어 놓고 가능하면 셰도잉 하거나 한국어로 통역하는 연습을 한 적도 있지만 자주하지는 못했다. 뉴스를 접하면서 시사적인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10월 부터는 EBS라디오의 Listening Special을 매일 들으려 노력했다. 한번 듣고 내 통역을 녹음해서 들어본 후 다시 한번 듣고 녹음된 통역에서 빠진 부분과 오류를 점검했다. 그 다음, 주요 표현이나 단어를 암기했고, 마지막으로 전체 내용을 외웠다. 완전히 내 것으로 소화된 영어는 시험때 자연스럽게 튀어나올 수 있었다.
<읽기>
독해를 많이 하지는 못했다. 주로 The Economist를 봤지만 한 주에 읽은 기사 분량이 너무 적었다. 그렇지만 기사 하나를 읽더라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첫 번째 읽을 때는 모르는 단어가 있더라도 멈추지 않고 문맥 속에서 단어의 뜻을 유추하면서 읽었고, 두 번째 읽을 때는 모르는 단어를 내가 한 유추와 비교하며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영영사전을 보며 확인했다. 그냥 뜻만 확인하지 않고 예문을 통해 단어의 쓰임을 확인하고자 노력했다. 단어와 표현들을 파악하고 정리한 후 우리말로 통역을 해보거나 보지 않고 요약했다.
<말하기>
9월부터 시작한 스터디와 10월의 일요스터디를 통해서 주로 연습했다. 속도가 많이 늦었기 때문에 집에서는 주로 셰도윙 연습을 해서 속도를 키웠다. 우리말은 매일 사설을 큰 소리로 읽었는데, 발성이나 단어 사용 등에서 좀더 공식적인 통역 언어를 구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짧은 기사나 관심이 가는 주제를 다룬 기사로 직독직해 연습을 했다. 그리고 혼자서 통역할 때는 목소리를 녹음해서 다시 들었다. 이 모든 것을 욕심처럼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한 내용은 완전히 소화하려 노력했다.
<1차 시험>
은 선생님 기초반에서 10분 에세이 쓰는 연습을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물론 70분 에세이와는 다르지만, 시간 내에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으로 자기 주장을 피력하는 것에서는 유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준비해온 에세이를 1분 30초 안에 외워서 발표하는 기회를 두 번 가졌던 것이 시간 안배나 논리적 전개의 중요성을 내게 가르쳐 준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시험은 주어진 하나의 article을 읽고, 문제의 지시대로 논술하는 유형이었다. 소수 언어가 점차 소멸하는 반면 영어는 국제 커뮤니케이션 언어로 자리잡는 것에 대해 언어적, 문화적 빈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고, 영어에 대항해 자국언어 보호를 외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편협한 문화적 chauvinism이라는 필자의 의견에 동의하는지, 자신의 생각을 한국의 상황을 예를 들어 피력하는 에세이 시험이었다. 괄호 채우기나 틀린 부분 고치기 등 어휘력 테스트에 약했던 나로서는 오히려 더 승산이 있는 시험이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시험에 임했다. 동시에 에세이 연습을 좀 더 많이 해 두지 못한 것이 후회 되었다. ‘세계화의 시류속에서 한국도 국제적으로 문화, 경제적 교류를 크게 확장시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영어가 우리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언어의 오염”과 “정신적 식민지화”라며 배격하기도 하지만, 프랑스에서 한때 시행됐던 미디어 분야의 영어 사용 금지 정책이 실패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언어란 살아있는 유기물과 같아서 물 흐르듯 외부와 영향을 주고 받으며, 끈임 없이 변화, 적응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더욱 풍요로워 질 수 있으며, 외부의 강압적 조치로 규제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단, 외부의 영향에 휩쓸려 중심을 잃지 않도록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는 전제 하에서이다.’라는 요지로 문제의 의도에 맞추어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으로 필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답안을 작성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번역, 에세이 숙제에서도 거의 매번 경험했듯이 나의 약점인 시간 안배 불균형으로 인한 시간 부족 문제였다. 개인적으로 서론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경향이 있어서 이번에도 결론 부분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지 못했고 가지런하던 글씨도 결론 부분에서는 거의 날아갈 듯 썼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는 간단하게나마 완결된 문장으로 결론을 맺은 것처럼 보이도록 끝맺었다. 시험을 다 보고 나서는 초안 작성 때 맺은 결론의 반도 언급하지 못한 것 때문에 허탈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지만 나 처럼 시작 부분을 다듬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느라 정작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부분에서 할 얘기는 많은데 시간이 모자라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에세이 연습 시 시간 안배에 유의하기를 당부한다.
<2차 시험>
시험장에 들어갈 때까지 리스닝 스페셜을 가지고 통역연습을 계속했다. 시험장 바로 앞에서 대기할 때에는 많이 긴장되어서 심호흡으로 마음을 안정시켰다. 그리고, 논지를 파악해서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속도감 있게 통역할 것 이라고 다짐하며, 자신감을 갖기 위해 할 수 있다고 자기 최면을 걸었다. 두 분의 한국인 교수와 한 분의 외국인 교수가 계셨고, 현재 이미 불어 통역을 하는데 왜 영어 통역도 하려는 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목소리를 크고 분명하게 해서 시원스럽게 답변하려 노력했다.
<영한>
종교에 관련된 글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고 많은 종교가 존재한다. 종교들간 서로 유사점이나 교류가 없고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든 종교의 근간이 되는 규범들은 서로 비슷해서 삶, 죽음, 그리고 다시 태어남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도 종교는 변화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종교도 다아윈의 진화론에서처럼, 시대와 상황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최근에는 첨단 정보통신 기술등을 통해 일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요지로 기억된다. 중간에 잘 파악이 안된 부분들도 많았지만, 평소 은 선생님이 강조하신 것처럼, 확실히 이해한 내용만 담담하게 그러나 자신있는 태도로 eye contact를 해 가며 통역했고 나머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과감히 버렸다.
<한영>
그다지 어렵지 않고 논지가 분명하여 기억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몇몇 한국적 표현을 영어로 설명하는 것이 힘들었다. 예를 들어, ‘광고 카피’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몰라 난감했지만, 시간을 보내지 않고 ‘광고에서 주축이 되는 텍스트’등으로 설명하여 돌아갔다. 그러나 간혹 그대로 ‘advertisement copy’라고 말하기도 했다. 통역하는 도중에 자꾸 무의식 중에 아래로 시선을 보내는 내자신을 발견하고 의도적으로 eye contact를 하려 노력했지만 마음대로 잘 안됐다. 마음처럼 영어가 입에서 튀어나오지 않아 아는 표현을 찾는데 정신이 쏠렸기 때문인 것 같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흔히 한국 사람들은 웃음에 인색하다고 하지만 실은 한국인들은 상당히 유우머를 즐기는 민족이다. 이러한 기질은 해학과 풍자가 담긴 판소리뿐만 아니라 TV광고에서도 확인된다. TV광고에서 나타난 한국인의 유우머는 1997년 경제 위기를 전후로 그 표현 방법에서 차이가 난다. 1997년 이전에는 주로 과장된 몸동작이나 중심 카피가 아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주변 대사를 재치있게 내뱉는 데서 웃음이 유발됐지만, 1997년 이후에는 메인 카피 자체가 웃음을 유발하는 경향을 띄고있다. 광고에 유우머가 자주 이용되는 것은 하루 일과에 심신이 지친 시청자들이 TV광고를 보면서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이다. 또한, 광고는 기득권 층 보다는 서민층의 기호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웃음에 호소하는 광고 기법은 사용되는 유우머적 요소가 상품의 컨셉과 상충되지 않는다면 구매자를 사로잡는 효과적인 전략이므로 앞으로도 많이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간 중간에 문법적으로 맞지 않게 말했지만, 다시 시작하거나 번복하지 않았다. 평소 스터디 때 항상 시간을 초과하는 것이 문제였기 때문에, 잔 실수가 있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하고 막힘 없이 통역해서 결론을 맺었다. 이 영어로는 턱도 없다고 평소 절망을 많이 했던 내게 이대 2차 시험 준비반에서 은 선생님께서 ‘문법적 잔 실수가 있긴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는 자세가 되어있기 때문에 합격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신 것에 많은 용기를 얻었다.
별로 할말이 없을 것 같아 걱정을 했는데 막상 쓰고 보니 너무 많이 쓴 것 같아 걱정이다. 마지막으로, 그 동안 나와 스터디를 했던 모든 스터디파트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특히, 내가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가족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싶다. 또한, 9월부터 11월 이대 준비반 까지 내게 정말 유익한 조언과 격려를 해주신 은 선생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홍보미
공부방법과 시험에 관한 수기를 부탁 받고 제가 무슨 조언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공부, 특히 영어공부에 있어서는 왕도가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맞는 공부방법은 없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흔들리지 말고 밀고 나가세요. 다만 절대로 멈추지 말고 꾸준히 하세요. 저는 올 한해동안 토익강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했는데, 학생들이 제게 가장 많이 물은 질문이 “영어공부 어떻게 하나요?”였습니다. 제 대답은 항상 “어떻게 하는지는 걱정하지말고 우선 시작하세요. 방법은 나중에 저절로 찾아집니다”였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부는 뒷전이고, 손쉬운 공부방법만 찿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통대준비를 하시는 여러분들에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겠습니다만, 남들 말에 현혹되어 자기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는 모습을 종종 봤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과거의 제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 공부방법을 완전히 무시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이것 한번 해보고 얼마 가지 않아서 저것 한번 해보고 하는 식으로 흔들리지 말고, "아, 이런 방법도 있구나."하고 참고만 하시라는 겁니다. 다음 제 글도 그냥 참고만 하세요. ^^*
<듣기>
따로 시간을 내서 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르바이트와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 학원 수업, 스터디 등을 소화하기에도 너무도 벅찼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동하는 시간, 잠시 휴게실에서 쉴 때 등 머리를 쓰지 않는 동안에는 항상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다녔습니다. 남에게 크게 폐가 되지 않는 장소라면 shadowing 을 하면서 들었습니다.
<말하기>
외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누구나 동감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저같이 외우는 것에 전혀 재능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외우려고 하면 꼭 틀리게 외워서 주위의 비웃음을 사곤 합니다. 억지로 외우려고 노력하는 대신 듣기를 할 때 계속 따라 말하는 shadowing을 하고, 좋은 표현은 같이 일하는 외국인 강사와 잡담 할 때나 친구에게 보내는 이메일 등에서 자꾸 써서 내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쓰기>
이대 입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아마도 1차 시험이었을 것입니다. 다행히 특차 준비하며 에세이 쓰는 연습을 해뒀던 것이 큰 힘이 됐었습니다. 10월경 은천성 선생님이 수업 때 나눠주신 단문 작문 숙제를 500자 에세이로 쓰는 연습을 했습니다. 우선 죽이 되던 밥이 되던 70분 내에 써 내려가고 그 다음에 시간을 들여서 흡족할 때까지 다시 썼습니다. 실제 정시 1차 때는 에세이보다는 단문 작문이나 단답식 주관식이 나오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주로 어휘와 표현을 정리했었습니다.
<읽기>
저는 독해 분량이 그리 많지 못했습니다. 딱히 정기 구독하는 잡지도 없어서 스터디 준비를 위해 인터넷 검색 등으로 찾은 기사와 스터디 파트너가 준 자료를 읽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다독은 못했지만 정독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시사적인 글보다는 일반적인 시사상식과 오피니언 같은 글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어>
저는 특히 우리말이 약하고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스터디 파트너와 신문 사설을 서로 읽어주고 요약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눈에 띄는 성과가 갑자기 보이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해보니 나중에 크게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한국어 shadowing은 TV를 볼 시간이 거의 없는 저로서는 거의 할 기회가 없었지만, 우리말 실력을 늘리는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대 정시 1차>
에세이를 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것입니다. 시험장에서 글을 쓰다 보면 자기 생각에 휩싸여서 질문을 망각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표현을 써 가며 유창하게 글을 써도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했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저는 우선 문제지를 받으면 찬찬히 문제를 읽고 어떤 식으로 답할지 계획을 세운 후 주어진 시간의 반 동안 초안을 썼습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 답안지에 옮겨 적으면서 글을 가다듬었습니다. 마지막 3-4분 동안은 글 쓰는 것을 멈추고 다시 한번 읽어본 후 틀린 부분을 찾아 고치고 불필요하다거나 논리의 흐름상 오히려 방해가 된다 싶은 부분은 과감하게 지워버렸습니다. 500자를 굳이 다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오히려 조금 짧더라도 논리적이고 분명한 글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이대 정시 2차>
영한은 무척 어려웠습니다. 솔직히 요지가 뭔지 전혀 파악이 안 됐습니다. 오히려 특차보다도 길고 어려웠습니다. 딱 세 문장 말하고 끝냈습니다. 교수님들이 어이없는 얼굴을 하시더군요. 눈앞이 깜깜했지만 그냥 씩 웃고 말았습니다. "이제 떨어졌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이왕 떨어진 것, 이것이라도 잘 한다라는 소리는 들어야지."하면서 한영은 마음을 가다듬고 들었습니다. 문장이나 표현보다는 내용만을 생각하면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아는 내용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킨다는 기분으로 말을 했습니다. 교수님들 얼굴색을 살피면서 좀 떨떠름하다 싶으면 보충하면서 말을 풀어나갔습니다. 말이 막힌다 싶으면 천천히 말을 끌면서 생각하는 여유를 갖고 일단 실마리를 잡았다 싶으면 거침없이 끌지 않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한영은 논지가 분명한 글이라 확실한 결론으로 끝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통대입시는 장기전이라는 것입니다. 너무 조급하게 마음을 가지지 마시고 건강을 유의하면서 공부하세요. 개인적으로 취미생활이나 운동을 병행하라고 권하고 싶네요. 고시생처럼 온종일 공부만 한다고 해서 능률이 오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운동을 같이 하면서 심리적으로 보다 안정되게 공부에 열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체적으로도 많이 건강해졌고 또 입시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도 풀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외대 1차에서 낙방하고 정신적인 충격도 커서 그만 마음을 접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만,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작은 결실이라도 맺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힘들고 괴로운 때가 많겠지만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꾸준히 전진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 번역 ♣
박인영 (서강대 화학과)
우선 저를 가르쳐주신 은천성 선생님과 장홍석 선생님, 박영훈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스터디 파트너였던 보경이, 지영이, 보선이 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번역대학원을 가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3년 전 이지만, 그동안 회사도 다니고 해서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올 4월 영어사랑 통역학당을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을 헛되이 보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회사에서 하던 일 중 번역 업무도 있었기 때문에 내가 정말 번역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의지가 있는지를 따져 보고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공부하는 중 흔들리지 않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를 다니시는 분들도 결심이 선다면 용기를 내십시오. 물론 영어사랑 통역학당의 강의들은 통역대학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긴 하지만 저는 많이 들어야 자연스러운 영어로 표현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쓰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너무 읽고 쓰는데 치중해서 자칫 지겨워 질 수도 있었던 대학원 준비를 균형 있게 해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터디 파트너들과 했던 말하기 연습은 가장 즐거운 시간들 중 하나였습니다. 번역과 라고는 하지만 말하기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아직 여러모로 부족한 저에게 공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통역이나 번역이나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공부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도와준다는 것, 언어를 다룬다는 것이 너무 좋았고 대학원 공부를 통해 더 발전해 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공부방법>
*Reading
맨 처음엔 뉴스위크지를 읽기 시작 했습니다. 일단 그림이 많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뉴스위크도 그리 만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첫 2달 정도는 중요하게 보이는 기사만 몇 개 골라 아주 꼼꼼하게 읽었고 3개월 째 쯤 되자 읽는 속도가 붙어 어려운 기사 1-2개 빼고는 거의 다 읽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뉴스위크지에 익숙해질 무렵 너무 한 가지 논조에만 익숙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타임지로 잡지를 바꿨습니다. 타임지도 뉴스위크 못지않게 그림이 많고 재미있는 기사들이 많았지만 타임지의 Special Report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말을 엄청 꼬아 놓았기 때문에 참 읽기가 힘든 기사들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사들을 읽어야 자신의 실력을 계속 재평가하며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9월 중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은 선생님께서 외대 1차 시험에 이코노미스트지의 기사가 많이 출제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일단 글씨만 빽빽하고 다른 잡지보다 훨씬 두꺼워 정말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 잡지였습니다. 하지만 분량이 너무 많은 것 말고는 세계정세를 보는 시각이 미국적이지 않아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사가 너무 많기 때문에 다 읽을 순 없었고 주로 중요해 보이는 기사들만 골라 읽었는데 특히 뒷부분에 많이 나오는 과학관련 기사와 파란 박스 안에 있는 기사들은 내용이 일반적이고 다양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그 외에 영어사랑 홈페이지에 링크돼 있는 세계일보 해외사설도 꾸준히 읽었는데, 그리 길지도 않고 문장 난이도도 적당해서 스스로 번역 연습하는데 아주 좋은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통번역 대학원 준비를 시작하면서 평소에 시사적인 상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스스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길은 먼저 열심히 읽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여러 기사들을 읽으면서 말하기와 쓰기, 듣기가 수월해지는 것을 느꼈으니까요.
*Writing
처음 몇 달간은 특별히 쓰기 연습은 하지 않고 우선 배경지식과 그에 따른 표현들을 익히는데 주력했습니다. 9월부터 은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영한, 한영 번역을 숙제로 내주셨는데 주로 그것만 꾸준히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 안에 들어오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유가 있으면 누구든 잘 쓸 수 있으니까요. 또 무엇보다 복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틀린 것은 나중에 다시 체크해 다음에 그런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금방 까먹고 다시 틀리더라구요. 어떤 문장이나 단어를 보면 그것을 머릿속에서 영어로 혹은 한국어로 옮기는 연습을 했는 데 이 또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확인을 위해 언제 어디서든 전자사전을 찾아봤는데 그냥 단어만 보지 말고 예시문장을 함께 본다면 휴대하기 편리한 전자사전도 참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Listening
은 선생님 수업에서는 듣기 비중이 크기 때문에 듣기는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많아 이 시간을 듣기 복습하는데 이용했습니다. 또 집에서도 여건이 되면 잠깐이라도 테이프를 틀어놓고 복습했습니다. 그날그날의 종합뉴스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개요를 잡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해 주로 BBC뉴스를 시청했습니다. 국내뉴스는 MBC나 SBS중 시간이 맞는 쪽을 시청했고 그냥 흘려듣지 않고 아까 말했듯이 브레인스토밍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잘 들리지 않던 것도 배경지식이 쌓이고 나니 듣기가 수월했습니다. 듣기와 읽기를 병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peaking
스터디에서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 말하기였고 수업 시간에도 듣고 나가서 발표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말하기에 익숙해 질만도 할 텐데 그래도 역시 말하기는 할 때마다 떨립니다. 은 선생님께서는 영어든 한국어든 뉴스를 들을 때 shadowing(앵커의 말을 따라하는 것)을 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실천에 잘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브레인스토밍도 말하기에 많은 도움이 됐지만 저에게 제일 좋았던 방법은 무조건 일정 분량의 기사를 날마다 외우는 것이었습니다. 뒤늦게 EBS Listening Special이라는 월간잡지를 알게 됐는데 혼자서 듣기와 말하기 연습하기에 딱 좋다고 생각해서 3개월 정도 사서 봤습니다. 이 책을 가지고 공부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저는 일단 한회 분량을 한번 듣고 소리 내어 한국어로 옮기고 나서 그 기사를 외웠습니다. 한회에 약 1분 30초 밖에 되지 않아 하루에 하나씩 하기에 별 부담이 없었습니다. 외울 때는 마냥 기계적으로만 하는 대신에 여기서 쓸 수 있는 다른 표현 등을 생각하면서 능동적으로 외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대 1차 시험>
문제로 나온 지문의 내용을 요약하면 ‘전 세계적으로 소수언어가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언어보호론자들은 언어의 다양성을 지켜야 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그러한 외침의 이면에는 국수주의적 시각이 깔려있다. 언어를 민족의 얼과 개성이 담긴 그릇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언어의 목적은 의사소통이고 소수의 사람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언어는 그러한 기능을 상실한 죽은 언어다. 현재 일반화된 영어와 기술어로 많이 쓰이는 일본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였고 문제는 ‘글쓴이의 의견에 찬반을 표하고 거기에 따라 논지를 전개하며 한국의 실정에 비춘 의견을 피력하라’였습니다. 저는 반대하는 의견을 개진했고 논지를 세 가지로 나누어 첫째는 언어의 목적을 의사소통뿐이라고 말한 필자의 의견을 반대하는 글, 둘째는 언어의 효율성만 따질 경우 닥칠 폐해를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셋째는 현재 한국어의 위상과 그로 인한 문화유산과 언어보호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나와 제대로 다시 훑어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대신 쓰면서 계속 관사, 수일치, 자연스런 표현에 유의하며 최대한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대 2차 시험>
*영한
영한이 한영보다 어려웠습니다. 제 경우엔 주로 사설 위주로 번역연습을 했는데, 이번 문제는 성격이 조금 달라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내용은 ‘다이렉TV와 나이키가 불법 수신기 복제업자들과 반기업운동가들로 인해 최근 몇 년간 많은 고충을 겪었는데 이번에 두 회사가 적들의 공격 전략을 역이용해 이들에게 한방 먹였고 이것이 요즘 첨단 기술 기업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다이렉TV는 일련의 가짜 신호를 일부러 대량 전송해 이러한 불법복제 수신기를 한 순간에 쓸모없게 만들었고 나이키는 항상 인터넷 게시판을 도배했던 비난성 글들을 역이용해 축구화 신제품 출시에 맞춰 축구화의 품질이 너무 좋아 공정한 시합에 방해가 된다는 등의 글을 게시판에 대량 게재했다. 얼핏 보면 반기업운동가들이 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나이키가 고용한 가짜 시위대들의 작품이었다’ 였습니다. 다이렉TV의 경우에 불법복제 대처 방식이 기술적으로 정확히 이해가 가지 않아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기술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점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문장 그대로 번역할 수밖에 없었고 그 외에는 자연스러우면서도 뜻은 틀리지 않게 하려고 신경 썼습니다.
*한영
‘남녀 불평등은 인류가 농경사회에 접어들면서 시작되었다. 육체적으로 힘이 센 남자가 논밭에서 일을 했고 여자는 집안일과 자녀양육을 맡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주도권은 식량을 생산하는 남자가 쥐게 됐고 그렇게 불평등이 시작된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에도 여자들에게는 주변적인 일거리들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는 힘을 쓰는 일이 아닌 IT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들은 사회의 생산자로서 남성들과 동등한 위치에 서지 못하고 있다. 여성들을 위한 인터넷 교육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 결실을 거두고 있긴 하지만 한 단계 발전된 소비자로서의 여성을 만들어 줄 뿐이지 동등한 생산자가 되도록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인 내용이어서 최대한 실수하지 않으려고 했고 영어로 좀 어색하다 싶은 것은 과감히 버리고 그냥 쉽게 표현 했습니다. 쓰면서 운 좋게 수업시간에 배운 좋은 표현들이 생각나 공부했다는 티를 조금은 내기도 했습니다. 영한 한영 두 문제에 100분인데, 다 하고 나니 10분이 남아, 어색하다 싶은 것은 다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은 선생님께서 내주시는 숙제가 워낙 시간이 모자랐기 때문에 실제 시험에서는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란영 (서강대 생물)
내 경우엔 이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약간 의외라고 할 수 있다. 공부할 생각은 오래 전에 접은 채 거의 5년간 직장에 다녔다. 그러다가 장사를 시작한 것이 2000년이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시작한 지 6개월쯤 지나니 도저히 하고 싶은 마음이 나질 않았다. 그래서 어영부영 시간 보내느니, 계약기간 끝날 때까지 영어나 공부하면서 지내려고 한 것이 계기가 됐다. 동대문에서 장사를 했기에 새벽4-5시에 일 끝나고 아는 사람들과 새벽시장 돌고, 그리고 9시 AFKN강의를 듣는데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대학 때 부전공이 영문이었고, 학교 입학하자마자 들었던 교양영어수업이 전부 영어로 진행되는 것이어서 별 다른 공부 없이도 그냥 어느 정도는 영어를 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처음 수업 들어간 날 충격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었다. 예전에 알던 단어도 뜻을 전혀 기억할 수도 없었고, 전반적인 내용이 뭔지는 감도 못 잡았다. 다행히 화면이 있어서 그나마 불났구나, 죽었구나...이 정도만 알 수 있었다. 하긴 대학졸업 후 거의 7년을 영어와 친해본 적이 없었으니. 그 때 그냥 그만 둘 수도 있었는데, 아침 일찍 나와서 수업 들으시던 백발의 할아버지와 대학생들의 열정이 마냥 부러워서 얼떨결에 나도 그들처럼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에, 듣다 보니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후, 영어를 계속 공부하면서 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공부가 마음에 와 닿아서 장사를 그만둔 2001년 3월쯤부터 시사영어학원 한민근 선생님 강의를 들었다. 장사로 인한 경제적인 휴유증이 만만치 않았지만, 그냥 영어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생활비만이라도 벌 수 있는 방안만 있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4월부터 학원 일을 시작했다. 마음 속으로는 학원 일은 대충하고 내 공부가 하고 싶었지만, 직장이란 데가 그런 곳도 아니고, 성격상 그렇게 하지도 못해서 6-7개월 수업 듣는 동안 반 정도밖에 못 나갔다. 어떨 땐 10분만 수업 듣고 오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수업에 간 날 복습과 숙제는 꼭 하려고 노력했다. 작년에는 그냥 공부만 하면 되는 건 줄 알았고,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 지,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 지, 스터디는 어떻게 하는 건지 일자 무식인 채로 시험을 보게 됐다. 기출문제 한 번 풀어보지 않고 봤던 외대시험은 엄청난 좌절감만 안겨주었다. 대충 L/C문제는 어떻게 되겠는데, 시사잡지 한 권도 제대로 보지 않은 상태여서 독해는 기가 막힐 뿐이었다. 이대시험은 거의 자포자기한 채로 봤는데 다행히 일차는 붙었다. 스터디 한 번 안 해 보고 시험을 봤다. 영한을 불러 주는데, 내용은 그냥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들은 내용을 아무 생각 없이 다 말했고, 한영은 갑자기 불러준 내용이 생각이 나질 않아 대충 얼버무렸다. 어떻게 하고 나왔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어이가 없다.
작년 11월 이후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지는 바람에 올 6월까지는 계속 공부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고민만 하게 되었다. 1월엔 은천성 선생님 시사청취를 들어봤지만, 마음이 심란하니 제대로 출석도 못하고 2월까지 마냥 놀게 되었다. 통대를 들어가든 못 들어가든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내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마음 먹고 2월말부터 스터디 파트너를 구해서 일주일에 두 번 한한, 영한, 독해 위주로 공부했다. 6월말까지 공부에 대한 회의와 몇 번의 취직 기회 등으로 인해 그만두고 싶은 때가 하루도 열두 번은 됐었다. 스터디 파트너의 권유로 4, 5월은 은 선생님 실전반 수업을 들었고, 6월엔 장홍석 선생님 기초반을 들었다. 내가 몸 담고 일을 했던 학원의 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월급삭감까지 해가며 수업을 들을 기회를 마련했지만, 마음이 안정이 안되면 아무 일도 못한다는 것을 또 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될 뿐이었다. 은 선생님 수업도 발표 한번 하지 않고 수시로 결석하면서 듣게 됐고, 장 선생님께는 죄송한 마음뿐이지만 2번인가 밖에 수업엘 나가지 않았다.
이러다가 죽도 밥도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6월말에는 결단을 내렸다. 7월말로 학원을 그만두고 3개월 열심히 해서 올해 시험을 보겠다고. 일을 그만둘 수는 없는 처지여서 과외를 소개 받고 학원을 그만뒀다. 8월, 9월은 은 선생님 기초반과 시사청취 두 과목을, 10월엔 기초반만 수강하고, 저녁엔 과외하면서 공부를 해나갔다. 아침 9시나 10시 정도부터 저녁 6시-7시 정도까지 학원에 있다 보니 열심히 공부하는 다른 사람을 보면서 나 자신을 추스릴 수 있었다. 시험 정보도 얻을 수 있었고, 서로 힘든 점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비록 수업도 제대로 복습 못하고 시간에 쫓기며 공부하는 처지긴 했지만 행복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스터디 파트너는 모두가 동감하겠지만 정말 중요하다. 내가 나가던 학원이 3시에 출근해서 오후7시부터 12시 20분까지 수업이 진행되는 관계로 스터디를 하려해도 눈치를 보며 학원 밖으로 잠깐 짬을 내서 나와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실력도 출중하지 못하는 데다 여러 가지 제약 조건이 많았던 나에게 문선이라는 훌륭한 스터디 파트너는 더 없이 소중했다. 작년 시험에서 스터디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터라 스터디 만큼은 빠지지 않으려는 나의 노력도 있었지만, 자신도 힘든 데 내가 공부 그만 두려고 할 때마다 때론 독려해주고 때론 “언니”라는 말 한마디로 날 제압하던 문선이가 없었더라면 올해에 시험조차 볼 수 있었을 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좋은 스터디 파트너는 황영조의 발에 신겨진 좋은 마라톤화와 비유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이 공부도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작년에 멋 모를 땐 올해 붙을 것을 염두에 뒀지만, 올해 이 공부에 대해 좀 알게 되면서 경제적인 문제로 도저히 일을 그만둘 수 없는 형편인 나로서는 2-3년 후를 목표로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먹기로 했다. 서론이 길어진 감이 있지만, 각자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나만 어려운 처지에 있구나’라는 생각과 ‘이 공부 밖엔 없다’는 마음으로 너무 자신을 옭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런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서 솔직하게 내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공부방법>
겉으로 보기엔 학원에서 제일 튼튼해 보일지 몰라도 덩치에 맞지 않게 체력과 건강문제로 고생을 좀 했다. 또 대학 때 별명이 ‘산만’(ㅜ.ㅜ)일 정도로 이것 저것 관심이 많아 딴 생각 안 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서 내딴에 스트레스 푸는 방법으로 작년과 올 여름엔 신나게 여행도 다녀오고, 학원 근처 문구점 순례를 하면서 머리를 식혔다. 공부도 체력과 정신력이 바탕이 되어야 할 수 있다는 걸 실감했다.
1. L/C
작년엔 수업시간에 CNN Headline News를 다뤘는데, 한시간에 짧은 것 4꼭지정도 분량이었다. 처음엔 수업시간에 들은 것을 받아쓰는 연습을 두어달 해보다가 다음 서너 달은 한 문장씩 따라 읽어봤다. 올해는 수업 들었던 것의 내용 파악과 논지 요약하기를 위주로 했다.
2. R/C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나도 제대로 실천은 못했지만 한 기사 한 기사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제대로 읽으면 따로 영영사전 찾아서 용례를 볼 필요도 없다. 작년과 올해 외대시험으로 인해서 속독과 다독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대로 읽는 버릇을 들이면 속도는 그냥 붙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올해 이코노미스트 세네 권 가지고 3-7월에 걸쳐 읽었다. 게으른 성격 탓이기도 했지만, 시사잡지 한 권을 사서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한 게 처음이나 마찬가지여서 모르는 단어가 한 장에 거의 50단어 이상이었던 탓도 있다. 8월, 9월 두 달간은 제대로 많이 읽으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10월 말에 스터디 파트너랑 하루에 일정 분량을 정해놓고 시간 안에 다 읽기 할 때 엄청 속도가 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모르는 단어가 한 장에 수십 개씩 나와도 뜻은 대충 잡을 수 있었다. 외대 전공영어 지문길이도 정말 집중해서 읽었더니 시간 내에 읽을 수 있었다.
3. Speaking
작년과 올해 5월까지 교정기를 끼고 있어서 남들 앞에서 말하기가 너무 겁이 났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말하는 연습도 하기 싫어졌다. 하지만 은 선생님 말씀대로 들은 것 따라 해보고 많이 읽을수록 머리 속에서 생각이 나는 걸 알 수 있었다. 표면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지 모르지만 내 자신이 말할 때 좀 더 편해지고, 실력이 늘고 있다는 생각이 10월쯤엔 들기 시작했다. 그 때 그 때 나온 표현이나 구절을 되도록이면 소리내서 읽어보는 연습을 했다.
4. 번역
작년에 사설 한두 문단 가지고 예닐곱번 영작한 뒤로 거의 손을 놓고 있다가, 10월에 며칠 연습하고 11월 초에 이대 일차 준비하면서 일주일간 파트너랑 연습했다. 그 후 이차준비는 혼자서 삼사일 정도 열심히 했다. 개인적으로 번역이나 통역이나 본인 실력이 올라가면 이것도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하는 이상주의에 빠져있어서 -- 실은 게으른 탓이다 -- 따로 많이 연습해 보지 않았다.
5. 1차준비
나는 자칭 인프라구축에는 자신이 있다. 좋다는 책은 아마 작년에 다 산 것 같다. 근데 문제는 한 번도 제대로 못 풀어 봤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토플 한 몇 번 풀고 시험 쳤고, 올해는 Graduate English 한 10 page 풀다가 귀찮아서 그만뒀다. 막판에 볼려니 시간도 없고 해서. 대신 작년과 같은 우는 범하지 않으려고 학원에서 시행한 외대 기출문제 3개년치 풀어보기와, Reading Workshop에 있는 final test 5회분량이라도 풀어봤다. 그리고, 김장원 선생님 L/C문제를 샀는데, 이것도 한 5회분까지 풀기만 하다가 복습도 못하는 데 뭐하러 하나 싶어서 포기했다. 이대는 올해 유형이 달라진다고 해서 한영 번역을 파트너와 일주일간 하루에 2개 정도 했고 이코노미스트 읽고, 서로 이해 되지 않는 부문은 점검하고 넘어가는 정도에서 그쳤다. 괜히 이것 저것 하는 것보다는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이대 일차에서 예상외로 에세이가 나왔다. 뭐 별로 예상했던 문제도 없긴 했지만, 좀 의외였다. 게다가 특차는 보지도 않아 500자 에세이 분량이 어떻게 되는 지, 시간 안배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막막했다. 제시된 지문에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왔지만, 다행히 논지는 금방 파악이 되어서 연습지에 대충 쓰고 나니 30분이 약간 경과했다. 어떻게든 쓸 수 있겠지 싶어서, 시간 계산도 않고 본 시험지에 옮기기 시작했다. 옮기다 보니 이것저것 생각나는 것도 있고, 더 좋은 표현에 욕심도 나고, 그러다가 한 3/5쯤 썼을 때 시험지를 거두기 시작했다. 그나마 수업에서 10분 에세이 쓸 때 은 선생님께서 서론, 본론, 결론을 확실하게 알아보게 쓰라고 누차 강조하셔서 본론 중간에 그냥 결론 한 줄을 첨가해서 냈다. 수업시간에 에세이 10분 쓰기 해 본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다 쓰지도 못한 것을 누가 뽑아주겠나 싶어 시험 본 날부터 1차 발표 나던 날 까지 그냥 놀았다. 1차 발표 나던 날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아마도 논지가 일관성(?)이 있,고 문법적 실수를 안 하려고 노력한 부분이 도움이 됐던 모양이다.
*1차문제: 세계화로 인한 인류 언어 다양성 및 민족 고유 문화의 파괴. 제시된 지문을 바탕으로 찬반을 한국의예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논하라.
* 논지 전개 : 누가 나에게 콜라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내 대답은 물론이다. 난 매일매일 콜라를 즐긴
다. 20여 년 전에는 콜라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지만, 이제는 내 생활의 일부이다. 또한 앨리맥빌과 프렌즈 같은 TV물도 즐긴다. 그리고 지금 나는 영어를 좀 더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는 세계화와 문화 공유의 덕택이다. 언어는 그 사용자의 정서와 혼을 반영한다고 하는 데 전적으로 옳다. 현재 한국은 세계화의 중심에 서있으며 그 혜택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당연히 한국인들의 정서도 변했다. 한국인 중 아무도 19세기 말의 쇄국정책과 그로 인한 낙후를 다시 느끼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도 다른 문화와 언어를 알 필요가 있고, 이는 우리를 변화 시킨다. 언어를 쓰는 사용자가 이렇게 변해 가는데 어떻게 언어가 그 모습 그대로 있을 수 있는가. 그렇게 되면 그 언어는 더 이상 그 언어의 사용자를 반영해 주지 못한다…….
6. 2차준비
외대와 이대 통역 2차준비는 다들 비슷할 것이다. 다만 이대 번역의 경우 그냥 A4용지 한 장 정도의 분량이라는 말 밖에는 없어서 준비할 때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과 비슷했다. 한수아(수아가 매일 싸오던 과일은 나의 힘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무지 고맙다)씨가 준 어려운 영한번역 두세 개와 은 선생님 실전반 자료 영한, 한영 번역, 기타 세계일보등등에서 뽑은 자료로 연습했다. 이대 경향이 시사와 거리가 좀 있고, 영한이 통역이나 번역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어 그런 글을 주로 보면서 논지 파악에 중점을 뒀다. 단어는 워낙 모르는 게 많아서 스터디 파트너가 내 강점이라고 말해준 이해력 위주로 가기로 했다. 몰라도 그냥 은근 슬쩍 처리해 보려고 노력했다. 사실 통번역 일을 해본 적이 없어 걱정은 많이 했는데, 이왕 나이 들어서 시작한 것 그냥 편하게 보자고 생각했다.
문제는 각각 여백이 좀 있는 A4 한 장 정도였다. 1차 때의 바보같은 실수는 하지 않으려고, 연습지에는 몇단어 끄적이기만 하다가 막바로 본 시험지에 쓰기 시작해서 시간적 여유는 좀 있었다.
* 영한문제 : 적의 전술을 이용하는 사무라이식 방법이 현대 기업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두 회사의 예 가 지금 업계의 전설이 되고 있다. 하나는 위성TV업체인 DirectTV이고 다른 하나는 나이키사이다. 전자는 자사 스마트카드를 변조해 공짜로 시청하고 있는 해커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아오다 최근 지시 위성방송 통신망을 이용 특별 프로그램을 전송했다. 이 프로그램은 변조된 스마트카드의 기능을 정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후자는 자사의 광고판이나 슬로건 등이 NGO등과 나이키사의 노동착취 행위를 비판하는 반기업 운동가들의 비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보아왔다. 최근 호주에서 나이키사 신제품이 발매되면서 온 거리에 세워졌던 광고판들이 다음날 또 이들의 소행으로 보여지는 수난을 당했다. 이런 소행을 저지른 자들은 웹사이트까지 개설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알고 보면 사실 이들은 나이키사가 고용한 사람들이며, 이들의 주장은 나이키사 제품이 좋다는 것을 반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이키사는 자사 반대자들의 전략을 이용, 오히려 그들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일단 한번 읽고 논지를 머리 속에 넣은 뒤, 한영 번역 먼저 하고 다시 돌아와 읽으면서 쓰기 시작했다. 다하고 난 뒤 쓴 것만 보면서 어색한 부분을 약간씩 고쳤다. 역시나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왔지만 대충 감으로 잡고 넘어갔다. 마지막 문장도 어떻게 옮겨야 할 지 애매해서 시간이 좀 걸렸다. 예를 들면 Disarm이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아는 것이라곤 ‘무장해제 시키다’밖에 없었다. 사실 그 문장에 나왔던 단어 두개도 잘 모르긴 해도 대충 처리할 수 있었지만, 이 단어는 그렇게 표현하면 너무나 맞지 않을 거 같아서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문맥상 ‘코를 납작하게 만들다’ 라는 표현밖에 나오지 않았다. 지금도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며칠 전 비디오에서 이 단어가 나오는 표현을 ‘기를 팍 죽였다’라는 표현을 쓴걸 들었다. 대충은 맞게 간 것 같다. 우리말 어휘력이 모자라 매번 고생을 했는데, 어휘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 같다.
* 한영문제 : 남녀간 성차별은 농경문화의 시작과 더불어 인류 역사에 등장했다. 힘있는 남성이 농사를 맡고 여성은 자연히 육아와 가사를 돌보게 되었다. 생산을 남성이 책임지다 보니 권력이 남성에 속하게 되고 사회에서 생산권을 지닌 남성이 대접 받게 되었다. 산업혁명이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힘 이외에도 얼마든지 정신과 기술로 생산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시기인 현대에도 여성의 지위는 크게 변화되지 않았다. 민관에서 주도하고 있는 ‘백만주부인터넷교육’등도 여성에게 교육을 주는 의미에선 좋지만 여전히 교육 받은 소비자 정도의 지위만 주게 되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생산의 주체로 참여하지 못할 경우 여성은 여전히 이전보다는 좀더 지식을 갖춘 소비자의 위치에서 끝나게 될 것이다.
한영은 틀리지 않고 제대로 의미를 전달하려고 했다. 문법은 틀리면 치명타가 될 것 같아서 어렵지 않고 쉬운 것으로만 쓰려고 했는데도, 나중에 보니 빼먹고 쓰지 않은 것도 있고, 단복수도 틀리고 동사도 틀리고 해서 막판에 급하게 고쳐 썼다.
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느긋하게 실력을 높인다는 마음으로 한걸음씩 준비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백인백색이라고 자신마다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일단 마음을 먹었으면 흔들리지 않고, 가는 것이 후회를 덜 할 것 같다. 또, 시험 유형은 여러 개를 봐 두는 것이 나와 같은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지름길일 수 있다. 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던 대로 단어 제대로 보고, 많이 읽고, 많이 들으며, 속실력을 쌓아 나가고, 또 끝이 나야 끝나는 것이니 1차 못 봤다고 2차 준비 안 하고 노는 우는 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하나님께 감사 드리고, 은 선생님과 문선이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학원에서 여러 시설 이용해가면서 편하게 공부할 수 있어서 학원관계자 여려분께도 감사를 드린다.
최효은
저는 작년에 통대 시험에서 고배를 마시고, 올해에는 다른 대학원에 진학해서 다니다가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시험 준비에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에는 큰 기대나 부담 없이 시험에 임했는데, 뜻밖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엔, 6월까진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를 병행했고, 그 후 11월까지는 통대 준비에만 열중했습니다. 일단 졸업을 하고 나니,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았다는 불안감에 올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조급함을 내내 달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마음가짐 때문인지 항상 제자리걸음인 듯한 나의 실력에 매일 좌절하고 힘들어하고 또 더욱 좌절하게되는 것이 작년 1년 동안의 일상사였습니다.
작년에 외대와 이대 시험에서 모두 떨어지고, 올해 3월부터 국제대학원에서 전자상거래를 공부하면서 언젠가는 다시 통대에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욕심이 앞서 3월 은천성 선생님 수업을 들었지만, 새로운 학교에의 적응기간과 맞물리면서 수업의 반도 제대로 출석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방학이 지나고 2학기에 들어서면서, 그나마 있지도 않은 영어 실력이 자꾸 퇴보하는 것이 두려워 9월 개강과 함께 작년에 꾸준히 들었던 은 선생님의 기초반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방법>
제 공부방법은 그리 내세울 만한 것이 못됩니다. 하지만, 작년과는 달리 올해 제가 터득한 한 가지는 영어를 즐기면서 공부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는 이코노미스트, 타임, 뉴스위크에 영자신문까지 모든 영어 자료를 다 읽으려는 괜한 욕심을 부리며 쏟아지는 표현들에 좌절했었는데, 올해에는 영자신문의 기사 하나를 읽어도 뿌듯했고, 영어표현 하나를 봐도 귀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많은 자료를 보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구독하고 있는 영자신문과 우리말 신문은 매일 미루지 않고 보려는 노력을 했고, 거기에 나오는 표현을 일일이 다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눈에 들어오는 표현들이나 좋다고 생각하는 표현들은 머릿속에 넣어두려 노력했습니다.
9월부터 오랜만에 다시 학원에 다니면서, 수업시간에 배우는 표현 역시 매우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또한 내가 1년 가까이 되는 기간동안 얼마나 도태되었던가를 볼 수 있어서 자극이 되었습니다. 특히 선생님께서 내주시는 에세이 숙제를 통해서, 시간에 맞춰 작문 연습을 했던 것이 1차 시험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10월부터는 작년에 준비하면서 정리했던 표현정리노트를 다시 한번 훑어 봤습니다. 시간을 따로 내어서 봤다기보다는, 쉬는 시간이나 이동하는 시간에 짬짬이 보면서, "하나라도 제대로 알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노트정리를 했습니다.
<시험>
*1차 시험:
"어느 인디언의 죽음으로 그 인디언 족속의 말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언어 소멸에 대해 애통해 하는 부류도 있지만, 언어의 주요 기능이 의사소통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언어 소멸 현상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언어와 일본의 기술로 세계가 단일화되는 것에 대해서 불안감을 느낀다. 하지만, 오히려 언어의 공용화가 더욱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라는 요지의 글을 읽고, 필자의 요지에 대해 쓰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이 1차 문제였습니다. 저는 필자의 요지에 대해 약 두 단락 정도로 요약하고, 그에 대해 반박하는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화려한 표현과 복잡한 문장을 쓰기보다는 쉽고 확실한 표현의 문장을 사용했습니다.
*2차 시험:
번역학과의 2차 시험은 영한 번역과 한영 번역, 그리고 간단한 면접으로 구성돼있습니다. 오전에 번역 시험을 보는데, 영한과 한영 각각 1문제씩을 번역하게 됩니다. 지문 각각의 양은 약 A4 한 장 정도입니다. 영한 번역의 경우, 영어 문장을 직역하기보다는 최대한 우리말다운 표현을 찾아서 사용했고, 한영 번역의 경우, 어려운 단어나 표현보다는 쉽고 확실한 표현 위주로, 그리고 단순한 문장 위주로 번역했습니다. 영한, 한영 모두 우선 지문 전체를 차분히 읽어보고, 논지를 파악한 뒤, 다시 꼼꼼히 한 문장씩 읽으면서 번역하되, 글 전체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의역하였습니다. 번역을 마친 뒤에, 원문은 접어두고, 번역한 글만 읽으면서 본문에 구애받지 않고 문맥상 어색한 부분이나 어색한 표현을 고쳐서 전체적인 번역을 다듬었습니다. 오후에 면접을 보는데, 면접은 우리말 면접이며 그저 얼굴도장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제가 받았던 질문은 "왜 번역학과에 지원했나?", "외대 시험은 봤나?", "오전에 시험이 어려웠나?"정도였습니다. 면접관 두 분 중 한 분(통번역대학원 원장님)이 학부 때 교수님이셨던 관계로, "자네 내 수업 안 들었나?"라는 질문도 받았습니다. 제가 교수님을 못 알아보자 "영문과 학생이 영문과 교수를 못 알아보다니.."라는 말까지 하셨죠. 어쨌든 면접은 당락을 좌우하는 큰 변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끝으로 기회를 주신 하나님, 그리고 영어공부의 방향을 잡아주시고 꾸준히 가르침을 주신 은 선생님, 저를 믿어주신 부모님, 작년의 스터디 파트너이자 친언니 같은 호숙 언니, 그리고 응원해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서울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합격생 수기 (2003)
권도희 (이화여대 영문과)
<나의 특수상황에 대하여>
저는 결혼 7년차 세살박이 아이를 둔 30대 초반의 아줌마입니다. 많은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결국 좋은 날이 온 것에 감사드리고 이 수기가 저와 비슷한 처지에 아직도 꿈을 간직한 아줌마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씁니다. 통역사로서의 꿈은 1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대학시절부터 꿔왔지만 그 당시엔 그야말로 꿈만 꾸었을뿐 오르지 못할 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대학졸업후 계속 영어관련 일 (외국인회사, 에디터, 강사)을 거치면서 영어를 쓰는 직업중에서 최고의 직업, 가장 도전적인 일이 통역사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결혼 후에는 뭐든 하고보자는 아줌마다운 무모함이 이 공부를 시작하게된 동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엔 그저 이학원 저학원을 기웃거리기만 했을뿐 가정을 지켜야한다는 의무감에 본격적인 공부는 하지 못하다가 아이를 낳고 첫돌을 맞던 작년 드디어 가족들에게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육아문제로 1년을 더 그저 학원수업만 겨우 들었고 올해부터 친정부모님댁으로 모든걸 옮기고 본격적인 임전태세를 갖추었습니다. 1년동안 가장 많이 떠오른 생각은 파릇파릇한 젊은 아그(?)들이 통역사로서의 꿈을 이루기위해 오로지 공부에 매진하는 것을 보면서 내가 낭비한 20대가 가장 후회스러웠고 그러면서도 그 한을 풀기위해 더욱 열심히 하게 됐던것 같습니다.
<나의 공부방법에 대하여>
가정이 있는 저로서는 하루 공부시간에 대해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하는 다른 친구들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상반기에는 저녁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대신 될 수 있으면 아침 일찍 학원가서 공부하고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서는 전혀 공부를 하지 못하고 가끔씩 정 불안할때는 아이를 재우고 밤에 근처에 있는 독서실에서 읽기를 조금 했습니다. 8월이 지나면서부터는 눈 딱감고 저녁까지 남아서 공부했고 주말엔 시어머니께 아이를 맡기고 공부했습니다.
* 듣기: 상반기에는 집중적으로 듣기만 했습니다. 듣기가 엄청 약했었는데 평균수준은 되는 것 같다는 감이 온것은 10월이 다 돼서였습니다. 학원교재를 최우선으로 복습을 철저히 한다는 신념으로 반복해서 듣고 우리말로도 해보고 본문의 어휘를 외우도록 했고, 스터디 파트너와 체크했습니다. 학원교재외에 리스닝스페셜, 월드뉴스, 타임 등을 스터디 파트너들과 돌려봤는데 한달에 이 교재들을 다 볼 수는 없었고 한권 정도만 봤습니다.
* 읽기: 읽기는 전공도 전공이고, 쭉 영어관련 일을 하면서 다뤘던 부분이라 나름대로 많이 공부하지않아도 자신있다고 믿었다가 발등 찍힌 부분입니다. 지금에와서 깨달았는데 읽기가 가장 중요한것 같습니다. 리스닝도 빠르고 정확한 독해실력이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저는 상반기에는 읽기를 거의 하지 않았고, 그래도 모의시험을 보면 리딩은 일정 수준 이상 나오는 바람에 더욱 자만하여 9월에 들어서야 이코노미스트를 펼쳐보는 엄청난 실수를 했습니다. 사실 듣기보다 읽는 것을 더 좋아하면서도 듣기가 약하다는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일부러 듣기를 더 많이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는 대의를 빨리 파악하려고 했고, 두번째 읽으면서 사전찾기를 워낙 좋아하는 바람에 단어정리는 꼼꼼히 했습니다.
* 문제풀이: 1차시험을 위한 문제풀이는 3월부터 스터디파트너와 여러가지 문제집으로 공부했습니다. 문제풀이는 혼자서는 안하고 넘어가기 쉬우므로 파트너와 시간을 정해서 규칙적으로 푸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Graduate English, 거로, TOEIC, TEPS, TOEFL 등을 푸었고 TOEFL을 가장 많이 풀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문제풀기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다지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 시간에 많이 읽고, 듣기를 하면서 실력을 쌓고, 후반기에 문제풀이를 시작해도 문제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말하기: 이 부분은 가장 속이 쓰린 부분입니다. 영한, 한영 스터디를 3월부터 거의 매일 했습니다. 물론 3월보다야 지금이 많이 늘었겠지만 특히 한영은 가장 두려운 대상이었습니다. 스터디를 매일 하면서도 할 때마다 떨렸습니다. 그 중요한 이유는 메모리스팬때문이었습니다. 왕년엔 그렇지 않았는데 아이를 낳고 기억럭이 많이 쇠퇴했음을 내내 느꼈습니다. 그래도 마직막 2차 시험보기 전날까지 스터디 한 것 중 하나씩은 전문을 다 외우기했고 파트너와 체크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큰 실수를 한 것이 너무 해외기사만 다루다보니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시사는 소홀히 했다는 것입니다. 자료는 인터넷에서 많이 찾아 썼는데, 코리아헤럴드를 꾸준히 보는 것도 중요함을 시험 치룬 후에 알았습니다.
*쓰기: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교재로 내주시는 영작문을 모아 두었다가 외대, 이대 1차시험이 끝나고 봤습니다. 그중 괜찮은 주제를 골라 영작을 해보고 선생님의 것과 비교하면서 좋은 표현을 외우려고 했습니다. 영작은 작접 해봐야지 눈으로 보는것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할 때마다 자신감이 생겼고 덕분에 2차 시험 영작은 무난히 치렀던 것 같습니다.
<시험에 대하여>
- 1차 -
*국어: 듣기, 한자 객관식, 용어 주관식으로 돼있었습니다. 듣기는 북한 핵문제와 한,미,중,일 외교관계에 관한 내용을 듣고 요약하는 것이었는데 긴 내용을 듣고 짧게 요약하는 것도 요령이라는것을 알았습니다. 칸이 넘어 2줄을 더 써야했지만 답지를 바꿔 다시쓰지는 않았습니다. 한자는 시험보기 며칠전 주요한자를 공부해뒀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주관식은 한자로 된 용어정리를 봤던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영어: 듣기시험은 외대보다 문제와 보기사이의 pause를 짧게 줘서 급하게 풀었습니다. 내용은 평이한 일반상황, 직장상황에서부터 시사적인 내용까지 다양했고 길이는 길지 않았습니다. 외대 시험에서 시간이 급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듣기에서 읽기로 넘어갈 때에 불안한 듣기 문제를 다시 살펴보는 바람에 리딩 몇문제는 아예 보지도 못하고 찍은 가슴아픈 경험이 있기에 이 시험에서는 철저하게 시간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불안한 듣기문제는 다시 본다고 해서 답이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불안하면 불안한대로 바로 읽기 문제로 들어갔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독해였는데 잡지를 그대로 베낀 외대문제보다 본문은 더 어려웠습니다. 내용은 IMF 같은 시사적인 것에서부터 진화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했고, 어떤 것은 아는 단어가 거의 안보이는 것도 있어 풀면서 또 좌절했지만 시간안에 들어오려고 신경쓰다보니 오히려 시간이 약간 남아 '이거 완전 감으로 풀었다' 는 느낌이 들었고 그 중 가장 불안한 지문을 다시 보면서 답안지를 작성했습니다.
- 2차 -
*번역, 영작: 이것 역시 이대시험때 연습지에 잔뜩 써놓고 시간배분을 못해 못옮겨 쓴 경험이 있기에 시간에 들어오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번역2, 영작2, 작문1였는데 모두가 평이한 내용이었습니다. 직역이 아닌 의미를 전달하는데 충실하려고 했습니다. 미리미리 해둔 영작, 번역 공부가 많이 도움이 됐으며, 특히 작문은 시험시작 전에 기다리면서 이것저것 보지않고 한 기사만 골라서 외우면서 봤는데, 그 주제에 합당한 문제가 나와 생각할 필요도 없이 써내려갔고 시간이 약간 남아 번역부분을 검토했습니다.
*인터뷰
모든 수험생이 다 겪는다는 불면증 한번 안 오고 누우면 바로 꿈나라로 직행하던 저도 인터뷰 전날 잠이 안 오는 바람에 뜬눈으로 밤을 새고 갔습니다. 시험 전날부터 왜이리 떨리는지.. 시험장에 막상 들어서면 오히려 편해진다는 말만 믿고 들어갔습니다. 시험은 간단한 인터뷰, 용어설명, 한영, 영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는 정말 편하게 했습니다. 대학원 진학 동기는 미리 생각해뒀던 것이라 거침없이 얘기했고 대학전공과목 중 관심분야는 솔직히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용어설명은 앞에 두개는 모르겠고 SOFA, WTO등은 대답했습니다. 한영은 본문을 눈으로 읽고 하는 것이어서 그렇게 걱정하던 메모리스팬은 필요도 없었지만 막상 글을 보면서 하다보니 정확한 표현을 찾게되고 더 어려웠습니다. 내용은 가장 최근의 이슈였던 여중생 사망사고로 불거진 반미감정, 그로 인한 헐리웃영화안보기 운동, 그예로 007시리즈는 한국을 저개발국가로 그리고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평결'이라는 단어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아서 표현을 돌아가야 했고 심지어 스터디때 그렇게 많이 나왔던 '반미감정'도 뜸을 들이고야 나왔습니다. 세 문장 정도 하니까 그만하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영한은 한영에 비하면 정말 쉬웠습니다. 비즈니스회의의 연설문이었는데 한영할때의 처참함을 만회하기 위해서 최대한 빠른 속도로 큰 소리로 했습니다. 두번째 문단 들어가려고 할 때 그만하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돌이켜보니>
돌이켜보면 수험생으로서 가장 못한 것은 앞에서도 얘기했던 읽기공부에 대한 아쉬움, 우리시사에 대한 소홀, 그리고 건강관리입니다. 시간이 없기도 했지만 운동을 꾸준히 했더라면 나이들었음을 느끼게하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감기몸살, 소화불량과의 싸움도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잘한 것은 11월을 절대 낭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11월은 가장 잔인하면서도 이때도 실력이 느는구나를 느끼게 해준 달이었습니다. 앞서서 합격한 친구들이 휴식을 취할 때, 같이 낙방한 친구들이 괴로움에 방황하고 있었을 때에도, 내게 주어진 한해를, 이번에 떨어지면 다시는 가질 수 없는 기회를 후회 없이 누리겠다는 신념으로 끝까지 공부했던 것이 합격의 결정적인 원인이었다고 스스로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또 한가지의 성공요인은 스터디파트너들입니다. 저는 이 공부에 있어서 스터디파트너가 중요한 것을 알고 신중하게 선택하고 여러 사람과 하되 꾸준히 했습니다. 일찍 합격해놓고도 끝까지 스터디와 공부를 같이 해준 친구, 예리한 크리틱으로 가슴아프게 하면서도 항상 옆에서 같이 밥먹고 공부해준 친구, 좋은 자료 무조건 찾아주던 친구, 쟁쟁한 실력에도 낙방했지만 '최근 가장 기쁜 일이 언니가 합격한 것'이라고 축하해 주던 친구, 모두 나에게는 소중한 재산입니다. 또한 수업시간에 공평하게 발표시키시고 분발하게 하는 크리틱을 아끼지 않으신 선생님, 환갑의 해를 애기 보느라 늙으신 엄마, 주말을 바치신 시어머니, 의견차가 많았지만, 지금은 나보다 통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남편, 엄마얼굴 많이 안보고도 잘자라준 우리 아들 모두 감사합니다.
송유경 (충남대 영어영문학과)
-계기 및 시험을 보기까지-
대학교에서 영어를 전공하게 된 이후로 통역사는 나의 선망의 대상이자 목표였습니다. 취업을 하고도 영어를 사용하는 것은 기쁨이고 보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선뜻 좋은 직장 포기하고 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약 1년여를 돌아볼 때 결코 만만하거나 쉬운 여정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즐겁게, 또 매일매일 나아지는 점 혹은 부족한 점을 발견했다는 것에 재미를 느끼며 했습니다. 아마 이런 생각 때문에 외대 1차 합격자 명단에서 내 이름을 찾을 수 없었을 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통역이라면 어디든 나에게 그 길을 터주는 곳에 가서 더욱 열심히 실력을 쌓자고 다짐했습니다. 저는 이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왜 이 공부를 하고 싶은지를 항상 생각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마음을 다지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공부를 하면서 부딪힐 수 있는 힘든 상황에서 남보다 먼저 극복하고 다시 매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험 유형 및 소감-
큰 틀은 외대와 유사하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약간의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1차에서 외대의 공통영어 대신에 한자 및 한국어 시험이 있다는 것이고, 2차 구술시험에서 문장구역 형식으로 이루어 진 점과 연설문이 주어진다는 점입니다.
<1차>
한자시험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두 개씩 짝을 지어 놓은 것은 음을 읽어도 뜻을 모르거나 하나를 알아도 다른 쪽 한자를 몰랐기 때문에 대부분 과감히 찍었습니다. 한국어 문제는 아리송해서 시험 보는 내내 스스로‘교포’처럼^^ 느껴졌습니다. 괄호를 넣는 시사용어문제는 '갹출', '출범', '휴면예금'등이 출제됐습니다. 점수가 가장 큰 듣기 문제는 '북한 핵 개발과 한반도 및 세계정세'에 대한 사설이었는데 300자로 요약하려니 정말 중요한 내용만을 뽑아서 추려야 했습니다. 이것은 평소에 한-한 스터디를 꾸준히 한 것이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영어시험형식은 외대 전공영어와 같았지만, 난이도는 좀 더 높았던 것 같습니다. 듣기문제간의 간격이 상당히 짧고 속도로 빨라서 듣는 즉시 바로 답을 적어야 했습니다. 독해 문제는 다양한 주제로 출제되었고, 지문이 8개였는데, 그 중 2개는 전문적인 것이었고, 나머지는 그보다는 평이하되 길이가 상당히 길었습니다. 단순히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평가하는 것보다 논리나 추리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많았고, 각 문제의 형식도 다양해서 시험이 끝나고 나니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습니다^^. 시험 전에 Graduate English, GRE, TOEFL, TOEIC, TEPS를 다양하게 풀어본 것이 도움이 되었고, 쉬운 것에서부터 어려운 것까지 다양하게 푸는 것이 좋았습니다. 독해 문제 유형은 GRE와 Graduate English의 모의고사 부분과 흡사합니다.
<2차>
일괄적으로 토요일은 번역, 일요일은 구술시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번역은 한영 2문항, 영한 2문항, 에세이 1문항에 1시간이 주어졌습니다. 표현에 얽매이기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중시했습니다. 특히 한영의 경우 '통역'에 관한 지문이 있었는데, '장기도 훈수는 쉽다'라던가 '통역을 해본 사람이라면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등의 말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는데 유사하게 돌려 가는 것이 더 유효했습니다. 이것은 스터디 할 때 시사에서부터 Reader's digest나 Chicken Soup등 다양한 주제를 정해진 시간 내에 들어오는 연습을 한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흐트러지지 않게 하면서 세부적인 것은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번역시험은 시간 내에 들어오면서 논리성 있는 글로 바꾸는 것이 관건입니다.
구술은 먼저 영어인터뷰입니다. 외국인 교수가 3개 정도의 질문을 합니다. 임종령 교수님도 추가로 한 두개의 질문을 했으니 도합 5개 정도를 했습니다(왜 이 학교를 선택했나, 문학공부는 좋아했나 등등). 바로 이어 국제 기구의 약어를 한국어나 영어로 답변하는 문제(WTO, OPEC, SOFA, IAEA, OECD)가 있었고, 한영 영한 구술 시험이 있습니다. 한영은 과학관련 재단의 연례총회에 관한 연설문이었고, 영한은 AIDS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표현보다는 흐름을 중시해서 또박또박 말했습니다. 교수님들이 모두 너무나 호의적이고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서 다행히 별로 긴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공부 방법-
수업시간에 중점을 두고 스터디를 병행했습니다. 수업시간에는 '통과!'를 외치지 않고 발표는 꼭 하자라는 것을 원칙으로 두고 했습니다. 디테일에 자신 없다고 통과를 하면 나중에 후회만 커지고 다음시간에 부담만 두 배로 늘었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나가서 '거짓말'이라도 논리 있고^^ 당당하게 해보는 것도 결국은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정말 신기하게 은천성 선생님 말처럼 실전에서는 덜도 더도 아닌 발표 때처럼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복습을 할 땐 사실위주의 글은 그대로 외우고 논리 위주의 글은 같은 논리를 내 스타일로 paraphrase해보는 방법이 좋았습니다.
올 초만 해도 글 하나를 읽는 것도 버겁고 단어 신경 쓰다 보면 내용을 놓치기 일쑤였지만 꾸준히 하니 나중에는 많이 개선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conomist, Newsweek, Korea Herald, Reader's Digest를 구독해서 보았습니다. 지겨울 때 번갈아 가면서 보면 각각의 스타일 차이도 느낄 수 있고 같은 내용도 다양한 표현방법을 보고 Speaking 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Economist는 표현을 위주로 보고, Newsweek는 한국어 번역본을 대조해 놓고 문장구역이나 Writing때 활용했습니다.
Speaking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많이 고전했습니다. 말이 맴돌기만 하고 글 하나를 끝마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Speaking에 강한 스터디 파트너들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 그들이 하는 것을 보고 '쉽게 돌아가는 것', '흐름이 끊기지 않으면서 논리 있게 하는 법', '표현법'등 을 잘 듣고 나중에 스터디 자료를 가지고 다시 해보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얼굴 맞대고 버벅거리는 것에 자존심 상해서^^ 하루고 이틀이고 앉아서 한영 뒤집기만 혼자 연습하고 외우고 하다 보니 여름 지나 가을이 되면서 속도도 붙고 표현력도 꽤 개선되었습니다.
- 끝으로-
이 공부를 하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의지박약, 끈기부족이 문제라고 생각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을 자신감도 얻었고, 당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조금은 삭막한 이 바닥(?)에서 인생의 단편도 보았고, 힘들 때 더 위로 해주고 기쁠 때 같이 기뻐해 주는 좋은 친구도 얻었습니다. 혹시나 한 두 번 입시에 실패를 했다 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그것이 끝이 아니라 더 잘되라는 신호탄일 수도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생이란 '뚜껑 열어봐야 아는 것이고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또 열심히 노력한 사람은 언제든 어디든 빛을 발한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한결 같은 모습으로 가르침을 주신 은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같이 공부하며 많이 힘이 되어준 친구들(예리, 홍숙언니, 선영, 선영언니, 지수, 필연, 태은언니), 부모님과 누구보다 물심양면으로 힘이 되어준 남편에게 사랑한단 말을 전합니다.
윤문선
*계기
중고등 학교 시절 영어를 좋아했던 저는 대학을 다니면서 막연하게나마 통역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으나 실력의 부족함으로 인한 시험 불합격으로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하지만 계속에서 통역을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작년5월부터 회사를 다니며 영어사랑 학원 저녁반을 수강했으며 9월부터는 회사를 그만두고 제대로 공부를 했습니다.
*1차 시험-영어와 우리말
영어: L/C는 지문을 듣고 답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서 긴장했습니다. R/C는 지문이 어려웠습니다. 특히 마지막 지문은 너무 길어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답안 표기가 OMR카드가 아니라서 끝까지 지문을 읽으며 문제를 풀었습니다. 시험을 보면서 제가 시간을 재며 문제를 푸는 훈련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듣기와 읽기를 평소에 정청과 정독을 한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때로는 제가 너무 다른 사람에 비해 적에 읽는 게 아는가 하는 불안함도 있었지만 저는 정독이 이해력과 속도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말: 사실 한자는 어려워서 거의 찍었습니다. ^^ 하지만 우리말 듣기문제(북핵문제)나 시사 단어 주관식은 늘 신문을 꼼꼼히 읽었기 때문에 별 어려움 없이 풀 수 있었습니다. 특히 평소 한한 요약스터디를 통해 우리말 표현과 메모리 스팬을 늘린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2차 시험-주관식과 인터뷰
주관식-영작(2개), 번역(2개), 에세이(1개)로 구성됐습니다. 번역의 경우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았으나 영작의 경우 한국적인 내용이라서 직역이 아닌 돌아가야 하는 것들이 있어 좀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리더스 다이제스트 영영 요약, 스터디 시간에 지난 스터디 자료를 영영 요약으로 복습한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또, 제가 확실히 모르는 표현은 쓰지 않았으며 쉽고 유치한 표현이라도 아는 표현만 사용했습니다. 에세이는 21세기를 맞아 예상되는 변화와 그것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입니다. 평소 수업시간에 에세이 숙제를 꼬박꼬박하고 호명 됐을 때 통과하지 않고 발표한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인터뷰-처음에 SOFA, NPT, ASEM등의 단어를 영어나 우리말로 대답하는 것인데 당황해서 몇 개 대답 못했습니다. 한영은 미군 여중생 치사사건으로 촉발된 반미감정과 네티즌들의 미국영화 안 보기 운동에 관한 것이며 영한은 삼성전자 회사소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둘 다 난이도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지만 그만큼 실수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특히 실수했다고 생각됐던 부분은 '군의 무죄 평결' 이라는 부분에서 평소에 그렇게 쉽다고 생각되던 found him not guilty란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 received innocent verdict from the court 했습니다. 역시 하나라도 정확하게 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공부 방법
수업은 초반에는 시사청취를 들으면서 나만의 공부시간을 확보했으며 이후 장홍석 선생님 기초반과 은천성 선생님 기초반을 수강했습니다. 수업교재는 꼭 복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읽기는 Economist, Reader's Digest, Newsweek등을 읽었습니다. 읽기는 위에 쓴 것처럼 뭐든지 정독을 하려고 했기 때문에, 양적으로 많이 읽지는 못했으며 모르는 단어는 단어장을 만들어 외웠습니다. 듣기는 6월까지는 좀 욕심을 내서 NBC Nightly News, ABC Nightline, 60 Minutes등을 들었으며, 기초반 수업을 들으면서부터는 교재 복습에만 충실했습니다.
*맺음말
한해를 뒤돌아보며 후회되는 부분도 많고 공부를 하면서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기도 하고 생각만큼 실력이 늘지 않자 불안해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외대와 이대 발표가 났을 때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 길이 아닌가 하는 불안함과 나는 역시 안되나 봐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부자체는 저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먼저, 스터디 파트너 란영언니와 짧지만 같이 공부했던 혜림이와 가연언니, 그리고 같이 도시락을 먹으며 서로를 격려했던 수아 언니와 다정에게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가르쳐주신 선생님들과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조재범 (한국외대 서반아어과/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한서과졸)
-계기
결혼 2년차, 사회 생활 3년차를 접어들던 지난해 11월. 한영과를 목표로 통대 입시반을 등록한지 꼭 1년이 지났습니다. 아내의 양해를 얻어 3년 동안 다섯 번이나 옮기며 계속했던 직장 생활을 올 4월에 그만 두고 본격적인 입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11월 초, 목표로 했던 한국외대 한영과 입시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탈락 직후 사실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가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약점, 보완점을 생각하면서, 오히려 담담해 졌습니다. 결국 결과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일이었기에... 11월 30일 서울외대 통역대학원 입시를 닷새 앞두고, 병상에 누워 계시던 아버지께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喪中에 시험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故人에 대한 마지막 禮를 지키자는 마음으로 시험에 임했고, 운이 좋은 덕에 성적 우수자로 입학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 서울외대 통대 시험 후기
* 1차 시험 : 한국어와 전공 외국어 시험으로 구성됩니다.
한국어는 북한 핵개발과 한반도 주변 정세에 관한 사설을 듣고 300자 내외로 요약하라는 논술형 문제(22점) 및 한자(동음이의어, 동의이음어 구별, 객관식), 어법, 괄호 넣기(시사 상식, 주관식) 14문제 (28점)등 총 15 문항으로 구성됐습니다. 듣기 문제는 자수(300자)에 맞춰 요약하는 데 중점을 뒀고, 나머지 문제도 무난히 풀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전공 외국어 시험은 듣기 25문항, 독해 25문항 등 총 50문항(100점)으로 구성됐습니다. 한국외대 1차 시험에 비해 지문 분야의 폭이 넓었습니다. 듣기는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졌지만, 독해의 경우 시사문제 외에도 의학, 과학, 심리학 등 상대적으로 덜 익숙한 분야의 문제들로 인해 시간이 약간 빠듯했습니다.
* 2차 시험 : 전공 필기/구술시험으로 이뤄집니다.
필기 :
영-한 번역 2문항(원인류 유골관련, 중국의 WTO 가입 이후 득실 관련)은 수업 및 스터디에서 다룬 내용이라 편하게 풀 수 있었습니다.
한-영 번역 2문항은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한국어 관용어구의 영어번역 능력 및 시사 상식(영어 약자 풀어쓰기 등)을 점검하는 문제가 나와 정확성에 중점을 뒀습니다.
에세이는 21세기 예측 가능한 문화의 변화에 관해 기술하라는 문제에 대해 장례문화의 변천을 주제로 한 페이지 분량을 썼습니다.
구술 :
구술 시험은 순차 통역 문제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문장구역 문제가 출제됐습니다. 제 경우 한-영은 벨기에 왕세자 방한 환영사(연설문), 영-한은 고객 충성도 확보를 위한 마케팅 전략 세미나(연설문)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교수님들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주셔서 편안하게 인터뷰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 공부 방법
* L/C 및 Speaking
듣기는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생각했지만,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쓰다가 대의를 놓치거나, 지나치게 대의 중심적으로 가다가 중요한 detail을 놓치는 경우가 잦았고, 자신의 논리에 빠져 옆길로 새어나가는 "멋대로 통역"으로 애를 먹었습니다. 나중에는 편하게 듣고 이해한 부분만 확실한 논리로 가자는 "나대로 방식"으로 나갔습니다. 듣기 자료는 수업 교재와 함께 ABC World News, BBC News On Line을 주로 활용했고, 예전에 근무했던 Radio Korea International 뉴스도 틈틈이 들었습니다. 말하기는 굳어진 표현 사용을 위해 한 명사에 붙는 동사를 바꿔가면서 수십 번 반복하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 R/C 및 어휘
직장을 그만 두고 시간이 많아 욕심이 많아지면서 이것저것 손을 대는 바람에 오히려 능률은 떨어지지 않았나 반성을 해 봅니다. 어휘가 약한 탓에 Word Smart, 거로 Vocabulary Workshop, Idiom Workshop 등 여러 책에 손을 댔지만, 결국 한 권도 끝까지 독파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충분할 경우 어휘책을 독파하는 것이 심리적인 안정은 되겠지만, 문맥에서 파악했던 어휘가 진짜 어휘력으로 남지 않나 생각합니다. 특히, 약점으로 생각하면 점점 더 위축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약점이 아니라 채워나가야 할 과제 정도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독해용 책으로는 Graduate English, Grammar in Use, 영자 시사지는 Economist와 New York Times 사설을 주로 봤고, 우리말 대비를 위해 시사저널을 틈틈이 읽었습니다.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노력, 확고한 목표의식은 물론, 때론 오기도 필요할 것입니다. 체력전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일정 수준의 건강 관리도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 컨트롤이 아닐까 합니다. 공부는 하면 할수록 할 분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즐기는 공부가 절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맺음말
통역 경험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올 한해 입시 준비를 하면서 많은걸 느끼고 배웠습니다. 공부도, 사람살이도, 아직 갈 길이 멀고도 멀게만 느껴집니다. 여러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좋은 일도 많았고 그렇지 않을 일도 있었습니다만,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앞으로 큰 자산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특히 함께 공부하면서 제 강점, 약점을 정확하게 짚어준 이익훈 어학원 스터디 파트너들(이승진씨, 이신일씨, 안연모씨) 덕에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而立 나이에 찾아온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스터디 파트너로, 때로는 인생 동료로,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눠주고, 힘들 때 힘이 되어준 진실한 친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은천성 훈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자상함과 엄정함으로 무장하고 수강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불철주야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시면서, 영어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주셨습니다. 끝으로 하늘에서 미소로 저를 지켜보실 아버지, 저를 믿어준 가족들, 불안한 미래에 한없는 믿음으로 지켜준 아내, 그리고 하느님께 감사 드립니다.
선문대 통역번역대학원 합격생 수기 (2003)
전일식 (외대 영어과) *수석 합격
합격수기를 씀에 앞서 외대, 이대, 서울외대등 너무 많은 수기들을 보셨을테니 간략하게 쓰겠습니다. 은천성 선생님께서 합격수기가 통대준비생들에게는 정말 중요하다고 하셔서 넘사스럽지만 쓰는겁니다. 무턱대고 통대준비에 뛰어들지 마시고, 합격자 수기, 또 불합격자들의 얘기를 들어가면서 결정하세요. (합격자들의 이야기만 들으면 분홍색 미래만 보이니까요.) 저는 외대 영어과 졸업하고, 외대통대 재수하고, 이번에도 1차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은 선생님의 서울외대교수진에 대한 평을 듣고, 또 학교를 직접 찾아가본 후, 서울외대는 응시하지않기로 하고, 대신 선문대통대 시험을 봤습니다. 물론 작년 스터디파트너의 권유도 있고해서요. 얼마전 통대 입시 설명회에 참석했습니다. 많은 질문이 오고 가더군요. 저는 통대수기를 기존의 수기가 아닌 제 자신이 통대준비생으로서 알고 싶어 답답했던 질문들을 지면을 통해 적어보겠습니다.기존 수기를 보면 시험은 이렇게 나오고, 또 난 이렇게 공부해서 붙었다... 라는 식이였죠. 많은 도움이 되기길 바랍니다.
FAQ:
문1: 통대와 토익, 토플 점수와의 관계는?
아무런 상관도 없음 (토익점수가 400-500 나오는 건 문제가 있죠. 그러나, 토익, 토플을 만점받는다고 통대시험에 합격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상당한 기본실력은 있어야 할 듯(회화 유창하게 하고, 토플 거의 다 맞고, 기억력 좋고, 무대 공포증이 없으면 좋을 듯.) 단, '나 영어좀 하는데'라는 생각으로 준비하시면 큰 고생하십니다. 통대준비반을 한번 청강해보시면 아시게 됩니다. 시험 보고 나면, 잘 하는 학생이 떨어지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학생이 붙는 것을 보실수 있을겁니다. 그때 후회하면 늦답니다.
문2: 통대준비와 어학연수
갈 수있으면 갔다 오시고, 만약 가더라도 충분한 계획과 준비를 짜서 가시길. (어학연수전에 학원 수업을 몇달 들어보신 후 통대준비에 맞게 어학연수를 떠나는게 좋을 듯) 그냥 영어를 좀 하는 것과 통대를 준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니까요.
문3: 전자사전 추천해주세요
저도 구매시 느꼈던 것이지만 모델 결정하기 힘들죠. 저도 인터넷에서 여러분의 자문을 구한 후 구매했죠. 저는 샤프 rd-2000을 썼는데, 몇 달 쓰고나니, 자판이 잘 안눌러집니다. 저만의 문제는 아닌듯... 주위분들의 자문을 구해보시죠.
문4: 통대와 나이
통대준비하면서 잃은 것과 얻은 것을 따져보시고, 얻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시면 나이와 상관 없이 도전하시죠 .단 통역사 자질과 충분한 영어실력과 천운이 따라 준다면. (1-2년 고생이 한순간 시험으로 결정나기때문에, 그날 몸상태와 시험운이 정말 결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문5: 학원선택
한 곳만 다니지 마시고 여러 곳을 다 다녀보시길.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지 잘 따져보세요. 각 강사들마다 장단점과 특성이 있으니 여러모도 들어보시고 필요한 것을 섭취하시길.
문6: 통대 후 진로
많은 학생들이 환상을 가지고 공부하더군요. 실제로 활동하시는 분들과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멋지니까''돈 많이 번다니까''프리랜서니까'...등등 환상으로 준비하신다면 포기하시는 것이 나을 듯..
문7: 준비 교재
작년에 통대 준비할때 그 누구도 1차는 준비시켜주지 않았습니다. 입시학원이라면 당연히 1차를 준비시켜야 할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1차를 떨어지면 2차를 볼 기회도 없는 것이 실정이였지만... 그래서 제 나름대로 1차준비책 권해드립니다. 어휘력 증진을 위해 Word Smart, Vocabulary 22000 정도는 해야할 듯. Graduate English 추천합니다. 거로 독해집은 Graduate English와 중복도 많고 해석도 부실합니다. 올해도 역시 Economist에서 문제가 그대로 많이 나왔더군요. 아르바이트로 통대교수님들 돈버는 것은 알지만 이런 식으로 성의없이 문제를 낸다면 문제죠. 추천: 스터디 파트너는 Newsweek를 구독하시고, 본인은 Economist를 구독하시죠. 더 좋은 건 4명 스터디 그룹에서 2명씩 분담해서 정기구독하는 겁니다. 어차피 Economist분량이 많아서 1주일에 1권 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1년구독 후 반반 부담하면서 한권씩 나눠 갖는거죠.
다른 좋은 내용들은 통대 합격생들 수기를 보시면 잘 나와있을 겁니다. 하루에 4시간만 자면서 공부한 분도 계시고, Economist를 6시간씩 읽으신 분들도 계시답니다.
*선문대시험
1차
한국어듣기, 영어듣기입니다. 영어시험은 듣기만 50문제. 주제 정하는 것과 내용과 맞는 문제 고르기. 한국어 듣기는 한국판 토익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2차
한영번역, 영한번역과 영어인터뷰입니다. 한영번역은 정말 어렵습니다. 한영번역과 한자시험을 합쳐놓았기 때문입니다. 거의 한자로 된 연설문을 영작하는 것이였습니다. 영한번역은 미 민주당 펠로시 의원이 하원 원내총무를 맡게된 기사였습니다.
인터뷰는 이라크에 관한 연설문이었습니다. 처음에 한 두 문장 읽어주신 후 가만히 계시길래 잠시 쉬나보다 했더니 그게 첫 번째 통역이었습니다. 즉, 장문 순차 통역이 아니고 단문 순차 통역이었습니다. 선문대 교수님들이 너무 인상도 좋고, 좋은 분들이시더군요. 외대가서 찬밥대접받느니, 선문대에서 자신의 뜻을 펼칠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외대 통대 1차를 떨어지면, 2차는 당연히 기회가 없습니다. 많은 학원이 1차는 전혀 준비를 시켜주고 있지 않습니다. 어쩔 수없이 자신이 공부해야 합니다. 수업시간에 통번역공부 열심히 한다고 저절로 1차가 준비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작년에 1차 떨어지고 후회하고, 1차를 열심히 공부했으나 올해도 고배를 마셨습니다. 제발 1차 공부 하십시오.
Monterey 통역번역대학원 합격생 수기 (2003)
정성기 (gallantjung@hotmail.com)
먼저 몬트레이 합격의 기쁨과 영광을 저를 인도해주시고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돌리고 싶습니다. 제 합격수기가 앞으로 몬트레이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른 분들의 합격수기와 다소 중복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제 나름대로 공부하면서 느꼈던 점들, 새로이 얻어낸 정보나 효과적인 공부방법 등을 적어 보겠습니다.
*우선, 몬트레이에 관한 몇가지 'myth'를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1) 몬트레이를 위한 특별한 공부방법/준비방법이 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몬트레이를 위한 공부'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외대/이대/몬트레이에 관계없이 통대공부에 임하는 자세는 어떠한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닌 진정으로 영어를 즐기고 사랑하는 마음가짐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몬트레이 시험을 다소 '쉽게'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실력이 쌓여있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임한다면 성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listening을 비롯한 reading, speaking, writing 등의 영어실력 배양은 물론이고 시사적인 배경지식을 쌓는 일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몬트레이뿐 아니라 어떠한 시험이든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2) 몬트레이에 가면 국내 대학원에 비해 영어(fluency)가 자연스럽게 늘 것이다??
--저도 처음엔 그런 잇점이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물론 아직 입학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정지어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제가 지난 1월 있었던 몬트레이 입시설명회에서 교수님께 직접 들은 바로는.. "실제로 다른 외국인들과 교류할 시간이 많지 않다. 국내 대학원과 마찬가지로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학과공부를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벅찬과정이다.. 물론 환경적으로 fluency강화의 잇점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만큼은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스스로의 노력여하에 달려있다...'
*본격적인 통대공부는 군 제대후 시작했습니다. 약 1년간 학원을 다니며 통대입시 준비를 해왔습니다. 몬트레이 준비는 외대 시험이 끝나고 12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장학금 시한에 맞추기 위해서 준비 시작부터 2월전에 서류완료를 목표로 했습니다. 다소 촉박하긴 했지만 2개월동안 집중해서 꼼꼼히 준비한 결과 1월 29일에 서류를 모두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약 2주후에 application received mail (서류확인메일)이 오고 한달 뒤에 합격통지를 받았습니다.) 이전부터 몬트레이 지원에 관한 구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무엇인가를 준비한 것은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꾸준히 학원다니면서 영어실력을 쌓는데 주력해왔습니다. 저는 외대시험이 '다른 사람들과의 치열한 경쟁'이라면 몬트레이는 '자기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철저한 self-assessment형식의 시험이기에 다른 누구에게 보여주고, 보여지는 시험이 아닙니다.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스스로 검증, 검토해 나가야 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많은 시간과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몬트레이 시험에서 중요한 것은 '정직'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 이상을 발휘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면, 스스로 무너지게 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은 장점대로 극대화 시키고, 단점은 보완하는데 촛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통대준비(영어공부)에 관한 사항은 영어사랑 FAQ게시판이나 합격수기에 많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저는 몬트레이 입학서류 중 가장 중요하고 큰 비중을 차지하는 EDT(Early Diagnostic Test)와 SOP(Statement of Purpose)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EDT는 크게 1)written part 와 2)oral part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 우선, EDT에서는 writing능력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은천성 선생님께서도 늘 강조하듯이) writing은 전반적인 영어능력이 뒷받침 될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결국 영어공부/능력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writing은 개개인의 영어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결정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writing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naturalness'입니다. 실제 그들이 사용하는 표현을 써야합니다. 이를 위해선 "꾸준한 리스닝과" "다독(extensive reading)"이 필수적입니다. 그들이 쓰는 말과 글을 자연스럽게 글로 옮길 때 가장 좋은 글이 나올 수 있습니다. 간혹 writing을 배우고 싶다고, 무턱대고 일반학원의 작문반(또는 박영훈 선생님의 에세이반..^^)에 찾아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많이 듣고, 읽으십시오.
-->영어공부 공식 ^^/listening(background knowledge)+reading(voca+grammer)+speaking+......=writing/
저는 수업시간이나 평상시 익힌 어휘와 표현들을 외우고 반드시 단어장에 기록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writing을 할때 그 표현들을 적절히 사용해 봤습니다. 명심해야 할 것은 아무리 멋진 표현이라도 그 글과 상황/맥락에 어울리지 않는다면 어색한 글이 된다는 것입니다. 쉽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야 합니다. writing에서의 또 한가지 key point는 아이디어의 논리적 전개입니다. 서론과 본론 결론을 명확하게 구분짓고 자신의 생각을 설득력있게 전개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본론에서는 'first,...../second,...'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명료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영어의 문제라기 보다는 논리의 문제입니다. 국내신문의 사설/칼럼(영문판 이용) 란을 꼼꼼히 읽고 한 가지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입장을 정리해 보고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i)영문 essay -- 세계공용어로서의 영어에 대한 견해
ii)국문 essay -- 1998년 외환위기 시절 북한의 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의 정황 속에서 '국가안보 vs 경제'에 대한 견해..--> 문제의 시점은 과거였지만, 최근의 북핵위기 등의 정세와 연관시켜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iii)번역(한<->영)
iv)영문요약 -- 약 한페이지의 분량의 영문에세이를 우리말 200자로 요약하는 내용입니다.
2) oral part는 개인적으로 발음과 유창함이 쓰기능력에 비해서 부족한 저에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데에 주력했습니다. 부족한 유창함보다는 '정확성'과 '논리성'을 부각시키는데 더욱 주력했습니다.
i)Pronunciation Skills-- 한 단락의 글을 자연스럽고 유창하게 읽어야 합니다. **평소 친분이 있었던 외국인 교수를 찾아가 녹음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 녹음 내용을 들으면서 발음과 억양 엑센트를 표시하며 반복해서(매일매일 어디서나 ^^) 읽었습니다. 하지만 native와 똑같이 발음할 수 없는 부분은 무리해서 '굴려 읽기' 보다는 '정확'하게 발음하려고 노력했습니다...
ii)abstract thinking skills -- 시사적인 주제/관심있는 사안에 관해서 자신의 생각.견해를 5분내에 '즉석발표'하는 것입니다. 여중생 사망사고와 촛불시위로 인해 대두된 주한미군 철수에 관한 견해를 설득력있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카투사로서 군 생활동안 직접 불평등을 체험해 본 사람임을 부각시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이 주둔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들'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절대로 written text를 읽어서는 안됩니다. 말하고자하는 key words를 메모한 상태에서 반복반복 연습하면 됩니다. 실제로 앞에 있는 누군가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하면서, 너무 딱딱한 말투보다는 조금씩 구어체를 섞어가며 자연스럽게 말하려 노력했습니다. pbs 뉴스의 토론섹션을 공부하다 보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데 필요한 유용한 표현들을 아주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iii)self-assement
a.통/번역사가 되고 싶은 이유
b.영어공부/습득 과정
c. 통번역 언어와 일반언어의 차이점/통번역사가 되기 위해서 자신이 보완해야 할 부분..
*이외 필요한 서류
--SOP(Statement of Purpose)-->>실제로 writing능력이 가장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EDT와 같이 정해진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이 아니기 때문에 초안을 잡는 것부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일단 제가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구상한 다음, 생각나는데로 글을 쓰기 시작해서 약 2쪽 분량의 초안을 만들었습니다. 이후에 약 한달간 매일매일 아이디어를 수정, 문법 교정하면서 필요없는 부분을 줄여나갔습니다.(맞춤법/문법 주의!!) 자신이 왜 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은지, 왜 통.번역사가 되고 싶은지를 600단어정도의 분량으로 써야 합니다. 글자수에 너무 예민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600단어정도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에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글자수와 상관없이 얼마나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표현/정리 했느냐 입니다. 자신이 특별한 경력.이력이 없다고 해서 작위적으로 글을 써서는 안됩니다. 자신의 경험중 통대공부를 선택하게 된 계기나 이유를 솔직 담백하게 쓰면 됩니다. 저는 학부(영어전공)시절 수업시간에 있었던 에피소드.특별한 영어공부방법과 카투사 복무시절 소대장의 수행통역업무를 하면서 경험한 일들을 떠올리며 앞으로 통역사로서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졸업증명서/성적증명서(3.3/4.5 이상)
--토플점수(250이상)-->>통대공부를 꾸준히 하셨다면 큰 어려움 없을 겁니다.
--추천서 2장--->가능하면 자신을 잘 아는 분한테..
--재정증명서 -->통장잔고증명서
--영문이력서(cover letter 필요없음)
--application fee --> 외환은행에서 money order(50$)를 끊으셔서 서류를 보낼때 함께 동봉하면 됩니다.
몬트레이 준비를 위해서는 이처럼 많은 서류를 준비해야 하고 세세히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몬트레이를 준비하신다면, 그러한 기타 서류 준비와 정보수집은 잠시 미뤄 두십시요. 나중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보다 차근차근 영어실력을 쌓아가는 것이 급선무 입니다. 영어실력은 나중에 한번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나름대로 열심히 적었는데도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장학금 관련 정보를 포함한 기타 많은 정보들은 학교홈페이지/ 윤지님 사이트(www.netian.com/~yoonji)/합격수기/학원공개강의에서 얻으실 수 있습니다. 열심히 준비하셔서 모두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언제나 소중한 가르침을 주시는 은천성 선생님과 그동안 아낌없는 조언을 해 주신 박영훈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