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짧게 효과적으로 잘 자는 비법은?

[윤창호의 잘자고 잘살기]
머니투데이|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짧은 시간을 자더라도 푹 자서 다음날 정상적으로 활동(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요?"

사석에서나 건강 강좌를 통해 듣는 흔한 질문 중 하나다. 잠자는 시간을 아끼고 싶은 사람이 참 많다. 이해한다.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에 비해 언제나 부족한 건 시간이고, 세상에는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열심히 노력해 성공한 분들의 미담은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때마다 참 난감하다. 수면시간을 무작정 줄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과 수면부족의 폐해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라는 뚱한 대답을 할 수도 없는 탓에, '올바른 수면환경과 습관'에 대한 조언으로 답을 대신한다.

잠을 잘 자려면 올바른 수면 환경과 습관이 중요하다. 수면 환경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이다. 잠이 들면 체온이 낮아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주변 환경이 너무 더운 것은 숙면을 방해한다.

한 여름 열대야에 잠을 설친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수면에 적당한 방 온도는 21~24도 정도다. 하지만 잠자리에 처음 들었을 때는 아늑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잠자리가 따스한 것이 좋다. 요즘처럼 막 추위가 시작할 때, 전기장판이나 보온팩 등을 이용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음 중요한 것이 빛과 소음이다. 주변 빛은 없을수록 좋다. 문명과 동떨어진 오지 사람들이 소위 문명인들과 비교해서는 한참 열악한 잠자리에서 잘 자는 것은 빛과 소음 노출이 없기 때문이란다.

만약 주변 건물에서 들어오는 빛이 강하다면 안막 달린 두꺼운 커튼을 쳐서라도 빛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컴퓨터 모니터 밝기의 빛이라도 수면 호르몬이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고, 적은 빛과 소음들이 수면 중 잦은 각성을 유발한다. TV를 틀어 놓고 잔 뒤 아침에 왠지 피곤했다면, 바로 빛과 소음 탓이다.

잠자리는 적당히 푹신해서 엉덩이, 등, 머리와 같이 무게가 실리는 곳을 부드럽게 감싸 지지 할 수 있는 것이 좋겠다. 너무 푹신하면 척추 곡선이 휘어 통증이 유발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잠자기 전 수면을 방해하는 것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담배, 카페인 음료, 술이 대표적이다.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은 각성 효과가 있어 뇌수면을 방해한다. 담배를 피는 사람이 오히려 담배를 피지 않고 자면 새벽에 깬다고 하는 것은 담배가 숙면을 돕기 때문이 아니라 니코틴 금단 증상일 뿐이다.

커피 등 카페인 음료 또한 마찬가지다. 카페인을 먹어도 잠자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은 개인별로 카페인 감수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고, 실제 본인은 잘 잔다고 느껴도 뇌파를 이용해 수면의 질을 측정하면 수면의 나쁜 질을 알 수 있다.

술도 수면에 문제다. 한두잔의 술이 도움이 될지 모르나, 과음은 오히려 수면의질을 나쁘게 한다. 술에 취해서라도 잠을 자야 한다는 불면증 환자들이 있는데, 이건 잠을 자는 게 아니고 말 그대로 술에 뇌가 마취된 상태일 뿐이다.

알코올은 수면의 질을 절대적으로 나쁘게 한다. 잠자기 2~3시간 전 가벼운 걷기, 30~40분 전 따스한 샤워나 스트레칭 등은 체온을 살짝 올리고 몸을 이완시켜 수면에 도움을 준다.

이것만 잘 지키면 7시간 자던 사람이 갑자기 5시간만 자도 생활이 가능할까? 대답은 '아니다'다. 이 방법들은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지 수면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끼니를 거르고 다른 일에 몰두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배고픔도 느끼지 못했고 일도 잘 된 것 같다.

하지만 늘 대가가 따른다. 다음 식사는 과식하게 되고 몸은 흡수한 것들을 지방으로 저장하려한다. 수면 시간을 줄이려고만 애쓰지 말고, 깨어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하도록 하자.

Source : http://media.daum.net/culture/view.html?cateid=1013&newsid=20111126121105423&p=money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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