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식영어연구원장 오성식씨



“나의 보물1호는 중3때 쓴 영어참고서”

도서·오디오·비디오 등 해마다 수많은 영어교재가 시중에 쏟아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것들 중 하나라도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공부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굳게 마음먹고 시작했다가는 며칠 못가서 주저앉고, 큰맘 먹고 사들인 영어 교재는 책장 한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기가 십상이다.

영어 학습교재 시장의 ‘대형 스타’ 중 한 사람인 오성식씨(吳成植·39·오성식영어연구원장)는 이런 악순환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조금 쉬워 보이는 교재를 선택하라”고 권유한다.

“영어를 잘하려면 일단 영어가 재미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학입시나 진급시험을 위해서 영어를 공부한다면 당연히 재미가 없겠지요? 의무적으로 공부하니까 실력도 별로 늘지 않고…. 따라서 어떻게든 영어가 재미있어지도록 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만약 학원을 다니겠다면 나보다 영어를 못하는 클래스를 선택해서 공부하는 게 유리합니다. 테이프나 교재를 공부하려고 해도 좀 만만해 보이는 것을 고르는 게 좋아요. 어려운 교재를 선택했다가 도중에서 포기하면, 경제적 손해도 손해지만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됩니다. 자신감이 뚝 떨어진다는 것이죠. 차라리 조금 쉽다 싶은 것으로 끝까지 할 수 있는 것을 고르는 게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한두 달 열심히 공부해서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이건 말이 안 되는 얘깁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말을 사용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한국인은 모두 그렇게 우리말을 배웠어요. 그런데 하루에 단 한 시간이라도 영어를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하루에 30분씩이라도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이 결국은 영어를 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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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교재 택해서 끝까지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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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하는 것 외에 영어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요인으로 또 무엇이 있을까요?

“자기가 왜 영어를 잘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의식이 분명해야 할 것 같아요. 영어를 하다보면 그런 목표의식이 생기는 수도 있구요. 제가 바로 그런 경우인데, 저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영어를 하니까 사람들이 저를 인정해주더라는 겁求?것 외에 영어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요인으로 또 무엇이 있을까요?

“자기가 왜 영어를 잘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의식이 분명해야 할 것 같아요. 영어를 하다보면 그런 목표의식이 생기는 수도 있구요. 제가 바로 그런 경우인데, 저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영어를 하니까 사람들이 저를 인정해주더라는 겁니다. 중·고등학교 때 교장 선생님 앞에서 상받을 일이란 게 영어 경시대회에서 상 받아오는 것뿐이었어요. 영어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그러니까 영어를 더 열심히 공부했어요.”

―평균적으로 볼 때 한국인들이 영어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잘할 수 있는 한 가지 비결이 있기는 해요. 실제로 도입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지만…(웃음). 만약 대학입시에서 말로 하는 영어시험을 치르게 한다면, 우리나라 전체 영어수준이 부쩍 올라갈 겁니다. 아마 모두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영어를 잘하려고 할 걸요? 사실 대학입시에서 듣기시험이 도입되면서 전반적으로 듣기 능력이 올라가지 않았습니까?”

―소위 ‘본토발음’이란 게 후천적으로 훈련에 의해서 가능하다고 보세요?

“일정한 연령대가 지나면 좋은 발음을 갖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영어이론 가운데 ‘critical period(주요 시기) 이론’이라는 게 있는데, 사춘기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는 신체 안의 LAD(Language Acquisition Device:언어습득장치)라는 게 활발하게 작동하는 데 반해 사춘기 이후로는 이 기능이 거의 소멸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하나를 가르치면 하나밖에 소화하지 못하는 거예요. 그런 증거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요. 예를 들어 귀순한 김만철씨 가족 중 어른들은 세월이 한참 지나도 북한 사투리 그대로인데 비해 아이들을 금세 남쪽 어투로 바꿨습니다. 우리말을 그렇게 잘한다는 독일출신 이한우씨의 말도 아직 우리 귀엔 낯선 부분이 남아 있지요.”

―오성식씨 자신의 영어 실력을 자평한다면….

“글쎄요, 저는 제가 영어를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예를 들면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의 언어능력과, 5세·10세·고등학교 때 각각 미국으로 이민간 사람들의 영어능력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직원 중 한 사람은 미국에서 6∼7년 살다왔는데, 그 시기가 언어의 발달기간인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이었어요. 이 친구 말이 자기는 영시를 읽으면 느낌이 오는데, 우리말로 된 시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한다고 해요. 제 경우에는 거꾸롭니다. 우리 시를 읽으면 행간에 숨은 감각과 정서를 읽을 수 있지만 영시에서는 아직 그런 느낌을 갖지 못합니다. 언어란 게 참 오묘합니다. 글이든 말이든, 결정적인 나이에 어느 문화권에 살았느냐에 따라서 꼭 그만큼 드러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과 영어를 동시에 완벽하게 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제 경우는 후천적으로 습득한 영어입니다. 그래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좋은 선생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우리나라 학습자가 저와 같은 처지기 때문에 저는 그분들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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