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제가 운영하는 영작카페에 2003.09.06. 올린 글입니다.

 

님, 우선 긴 글을 올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길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간단하게나마 영어공부방법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어쩌면 서론 부분이 될 수도 있고 본론부분이 될 수도 있겠네요. 일단 오늘은 세 부분으로 나눠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영어는 일단 기선을 잡는 것이 중요하죠.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요.


한번 잘하게 되면 계속 잘하게 되는 것이 영어고, 한번 못하면 계속 못하게 될 가능성이 많은 것이 또한 영어입니다.

한번 기선을 잡는데 실패한 사람이 나중에 다시 영어를 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즉, 그냥 뚝심이나 노력으로 또는 자신의 인내심만으로 밀어부치다가는 큰 코 다치기 쉬운게 영어입니다. 그렇게 해서는 90%이상 실패를 경험하게 되죠.

그러면 한번 못하면 계속 못하란 말인가? 그러면 어디 세상 서러워서 살겠습니까? 방법이 있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데 영어쯤이야 언제든지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개인마다 방법상의 차이가 있기때문에 제가 말씀드리는 방법만이 최고라고 말씀드리지는 않습니다. 저로서는 불가피하게 제 개인적인 경험에 무게를 두고 얘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첫째, 자신의 노력이나 인내심이 무한하다고 생각하거나, 결과에 대한 욕심만으로 영어를 잘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사람의 인내심은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거의 오십보 백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수한 실패와 장기간의 뼈아픈 경험들을 통하여 저자신의 인내심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상실하게 되었으며, 아예 인내심을 사용하려고 시도하지 않은지가 25년쯤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인내심으로 무엇을 이루려고는 아예 엄두도 내지 않습니다. 이것은 제 개인적인 신념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는 더이상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둘째, 그러면 뭘로 영어를 잘 할 것인가? 인내심이나 욕심이 아니면 뭐가 있을까요? 방법이 있죠. 바로 인내심이나 욕심이외의 방법을 사용하는 방법이죠. 즉, 영어에 대한 계기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계기를 고등학교 때 마련하게 되었는데, 단어를 많이 외운 것이 제 영어 공부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단어 자체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는 단어를 영어공부를 하기위한 계기로 활용한 것입니다. 영어를 위한 계기는 꼭 단어만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영어회화가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영작문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외국인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어떻게 하다 한번 받게된 좋은 영어성적이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이에게는 자기를 좋아하는 영어선생님이 영어공부의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선생님을 위해 영어를 열심히 하다보니 영어의 고수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영어를 도와주다가 자신의 실력이 놀랍게 향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째, 그 계기를 마련할 때는 집중적으로 그 분야만 공격을 하는 것입니다. 마치 돋보기가 햇빛을 한 곳에 모을 때, 종이가 뚫리듯이 한 곳만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약간이라도 뚫리게 되면 나머지 전체를 뚫기는 훨씬 쉽다는 것이죠.

 

세상에서 모든 위대한 업적은 집중에서 비롯된다고 하더군요. 오로지 한 점으로 집중할 때 이룰 수 없는 일은 별로 없을 겁니다. 영어공부에서도 이것을 적용하여, 영어 전체가 아니라 영어의 아주 좁은 특정부분만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입니다. 아주 좁은 범위에만 집중하게 되면 진전이 약간이나마 보이기 때문에 재미가 조금씩 나게되고 재미가 나면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게 되죠. 그래서 그 좁은 범위에서나마 확고한 발판을 마련하게 되면 서서히 영어 전체로 공격의 범위를 넓혀가는 것입니다. 그때부터는 욕심을 조금씩 내더라도 실패할 확률이 훨씬 줄어들죠. 사실 저는 지금도 실력에 대한 욕심이나 인내심은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너무도 아팠던 무수한 추억들 때문이죠.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올리고, 이어지는 글은 다음에 또 올리겠습니다. 저는 저의 인내심을 믿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힘들어지면 일단은 중단합니다. 그리고 기다리죠. 오래 기다리죠. 저는 기다리는 데는 아주 도가 통한 것 같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올때까지, 할 마음이 생길 때까지 언제까지라도 기다리는 것이 제 방법입니다. 그럼, 그때까지 '님' 안뇽^-^

 

 

Br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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