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잘하려면 네가지 학습법 알아야"

미국 뉴욕주립대 영어교육과 하광호 교수의 충고<상>

 

Source : http://www.siminsori.com/news/articleView.html?idxno=66394

 

 

 
▲ 영어의 올바른 학습법을 설명하는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하광호 교수

우리에게 영어란 무엇인가.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영어는 늘 압박감, 스트레스, 강박증을 주고 있는 골칫거리다. 걸음마를 시작한 초등학교때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해 대학졸업후까지도 영어공부를 한다.

하지만 엄청난 시간과 돈을 들여 온 나라가 영어에 매달리는 데도 영어 수준은 별반 나아지지 않는다. 영어는 이제 거의 국가적인 질병 수준에 다다라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미국에서 지난 50여년간 미국의 초중고학생들, 대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온 하광호 교수는 이런 영어병에 대해 영어를 잘못 가르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현재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파스댐 캠퍼스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원어민 학생들에게 영어 가르치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하광호(미국명 앤드류 하) 교수를 만나 한국의 영어병을 진단하고 그 처방을 들어본다. 하광호 교수는 지난 7일 서울 성균관 대학 등 국내 5개 대학 초청으로 영어 교수법을 강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후 14일 귀국했다.

--영어산업이라 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선 각급 학교 말고도 영어 관련 출판, 학원, 영상 등 온갖 영어학습 매체 가 많고, 돈과 시간을 엄청 쏟아붓는데도 왜 영어가 시원치 않을까요?

하광호 교수: 영어학습에 대한 한국사람들의 열의는 세계최고라고 할 정도로 대단합니다. 교보문고에 가봤는데 영어학습자료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요. 그런 자료들이 영어학습에 일부 도움은 되겠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암만해도 영어정복은 어렵다는 것이 내 주장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진정한 영어정복은 수능점수나 토플성적 올리기 위해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 학습이 한꺼번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지요. 시험에서 좋은 점수 얻으려고 하는 공부만 가지고는 영어정복과는 한참 거리가 있습니다. 그러니 학교에서 죽어라 영어 가르쳐도 영어는 늘 저 건너 편에 있지요.

44가지 소리 시스템 익혀야 영어정복길 열려

--미국대학에서 미국과 캐나다 원어민 대학원 학생들에게 영어가르치는 법을 가르치시고 계신데 그러면 도대체 영어는 어떻게 가르치고 공부해야 영어정복이 가능하겠습니까?

하광호 교수: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고 공부하려면 영어학습의 네가지 시스템을 정복해야 합니다. 그 첫번째는 소리 시스템입니다. 영어의 수십만 단어, 수만 문장을 이루는 소리의 기본음은 약 44가지인데 이것들이 500여 가지 이상의 문자형태를 구성합니다. 즉, 수십만 영어단어, 수많은 문장이 이 마흔네가지 소리의 조합으로 발음된다는 것이지요.

이 소리의 구조와 조합을 익히지 않으면 말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영어벙어리가 되고 말지요. 영어는 mother라고 문자로 쓰고 머더(한국어의 '더'와는 다름)라고 소리내거든요. 문자와 소리가 따로 놀아요. 반면에 독일어는 mutter라고 쓰고 무테르라고 읽어 문자와 소리가 일치해서 발음에 별 어려움이 없어요. 영어는 그래서 소리공부가 쉽지 않아요. 이 소리의 구조와 조합을 익혀야 말하기, 듣기를 제대로 정복할 수 있습니다.

하 교수는 영어를 가르치는 한국교사들이 이 원칙을 정복하는 훈련을 철저히 받지 못해서 학습자들도 영어발음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하교수는 나주시 영산포 출신으로 청년 시절 광주고에서 5년여 동안 영어교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하 교수는 이미 고교시절에 미국교육사절단 광주지부의 통역보좌관을 했을 정도로 영어에 뛰어났다고 한다. 그는 어떻게 영어공부를 했던 것일까. 하교수는 학생 시절 광주 소재 한 천주교 성당의 미국 신부와 수년간 한 집에 살다시피하면서 원어민 영어를 익혔고, 한글신문의 사설 등을 영어로 번역하기도 하는 등 영어에 파묻혀 살았다고 한다.

   
▲ 김석영 시민기자와 하광호 교수
-- 소리를 배우기도 쉽지 않고 또 문법도 어렵지 않습니까?

하광호 교수: 소리 시스템은 고도한 교육을 받은 제대로 공부한 원어민으로부터 공부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그것이 안된다면 요새 많이 나오는 영상자료들 예를 들면 영화 자료 같은 것을 자주 보고 따라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두번째로는 영어문장을 건설하는 영어구문 시스템을 정복해야 합니다. 단어 하나하나가 어떻게 구성되어 문장이 되느냐, 이것은 한국 학습자가 죽어라 매달리는 문법도 포함되는데, 주어로 시작해서 동사, 보어, 목적어 등의 적절한 배열을 통해 문장이 완성되도록 통제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영어문법은 한국의 학습자들이 미국학생들보다 더 잘 알 정도로 밝지만 내가 보기에 한국 학습자들의 영문법은 '죽은 송장의 문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무슨 이야기냐 하면 한국의 학습자들은 영문법에 관한 것은 잘 알지만 정작 영문법의 사용법을 성공적으로 배우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문법이라는 것은 사용법을 잘 알아야지 8품사가 어떻고 백날 해봤자 영어실력은 늘 제자리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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