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from the conventional myths!
(잘못된 인식 탈출 작전)


잘못된 생각에 자신을 가두고 있는 모습, 참 안타깝지 않으세요? 하지만 현재 한국의 대부분의 영어 학습자들이 이런 상태에 있고 저는 이분들의 구출 작전을 펴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writing 학습법에 있어서는 그 잘못된 인식(myth)의 뿌리가 너무 깊고, 넓게 퍼져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런 인식으로부터 학습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다음 4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Q1. Writing을 잘 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이 영문법 아닌가요?

A1. 지난 칼럼에서 탈(脫)영문법, 탈(脫)정확성을 강조했지만 영문법 귀신은 여전히 한국 영어학습자들 뇌리에서 희열을 느끼며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을 꼼짝못하게 사로잡고 있는 이 영문법 귀신 - 몰아내기란 정말 힘드군요. 천도제(天道際)라도 지내면 나갈런지...

몇 년 전의 일입니다. 한 낮에 제게 급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아빠, 여기 어학연수 장난 아니야. 나 영작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에세이를 쓰라는 거야. 써볼라니까 한국에서 배운 영문법은 전혀 도움이 안 돼"

내심 '그럴 줄 알았지...' 하면서 하던 일을 중단하고 전화로 잘 안 되는 부분을 대충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뇌리에 꼭꼭 숨어있을 '영작문 악령'을 몰아내기 위해 다음 글을 함께 읽어볼까요. 필자가 여러 책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진리는 아니라도 저명한 전문가들의 주장이니까 참고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군요.

It is through attention to meaning, and not just form, that language - and writing - improve.
(언어 그리고 writing이 향상되는 것은 의미에 대한 주목을 통해서며 형식(=문법)에 대한 주목을 통해서가 아니다)

Focusing on language errors in writing improves neither grammatical accuracy nor writing fluency.
(writing을 할 때 문법 등의 오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문법의 정확성 뿐만 아니라 writing의 유창성을 향상시키는 데도 도움이 안 된다)

No difference in writing gains when traditional grammar, transformational, and no grammar study compared.
(전통적 문법 지도, 변형생성문법 지도, 그리고 문법지도를 하지 않은 경우, 이 3가지를 비교했을 때 학습자들의 writing 실력 향상에 차이가 없었다)

...understanding the operation of the grammar, observing its functioning, or practicing the effective use of it in exercises will not ensure that the student can use it efficiently in writing.

(문법을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해하고, 문법의 기능에 주목하거나 연습문제 풀이를 통해 효과적인 사용법을 연습한다고 해서 학습자가 그 문법을 writing을 할 때 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이찬승 선생님은 영문법과는 담을 쌓으란 말씀입니까? 아, 그런 것은 아닙니다. 문법도 중요하지요. 문제는 writing을 위한 문법은 어떻게 익히고 어떻게 적용하는가입니다. 이 점은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Q1.에 대한 대답은 다음 영문을 소개하는 것으로 끝을 맺겠습니다.

Writing is far from being a simple matter of transcribing language into written symbols: it is a thinking process in its own right. It demands conscious intellectual effort, which usually has to be sustained over a considerable period of time. Furthermore, precisely because cognitive skills are involved, proficiency in language does not, of itself, make writing easier.

이 글의 골자는 writing이란 것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문자로 바꾸는 차원의 것은 절대 아니란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강 (1)에서 소개한 내용을 다른 말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특히 마지막 문장 "언어지식(문법, 어휘, 구문 등)이 유창하다고 저절로 writing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의 의미를 잘 음미해 주시기 바랍니다.

Q2 Writing을 하기 위한 영문법 학습은 reading/listening을 위한 영문법 학습과 달라야 합니까?

A2 그렇습니다. 이해를 위한 영문법 학습과 표현(speaking/writing)을 위한 영문법 학습은 당연히 달라야 합니다.

"이해를 위한 영문법은 형식(form) 중심으로, 표현을 위한 영문법은 의미(meaning, notion) 중심으로 학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라고만 짧게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형식 중심'이란 지금 한국의 대부분의 영문법 책의 서술 형식(문의 5형식, 준동사, 시제, 구, 절 등)을 떠올리면 됩니다. 한편 '의미중심'이란 "제안하기, 초대하기, 길묻기 등"으로 분류하고 영문법은 이런 기능(function)을 나타내는 영어문장 속에 숨겨놓은 것을 말합니다. 지금 중고교 영어 교과서가 바로 의미·기능 중심으로 되어 있습니다. 의사소통이란 '의미'의 전달이고 언어 본연의 '기능'입니다. 의미전달을 위한 writing을 위해서는 의미·기능 중심으로 영문법을 학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요.

Q3. 우선 문장 단위로 영작이 되어야 긴 글도 쓸 수 있는 것 아닙니까?

A3.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질문 역시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의 뇌리에 단단히 박힌 고정관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문장 단위 영작'이란 뭐지요? 결국 문법적으로 맞는 문장을 만드는 것 아니겠어요. 탈(脫)정확성! 아무리 영문법 즉 정확성을 먼저 배워도 정확성은 조금씩 서서히 나중에 습득되는 것이란 점을 누차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사람은 한꺼번에 두 가지 일을 잘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TV를 보면서 공부도 잘 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Writing을 할 때는 내용 구성에 집중해야 합니다. 문장이 문법에 맞느냐는 내용 구성에 비해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3인칭 단수에 -s를 붙이지 않는다고 의미전달에 지장이 있나요. 현재완료를 쓸 곳에 과거형을 쓴다고 문제가 될까요. 문맥(context) 이라는 것이 있고 읽는 사람의 상식이란 것이 있기 때문에 의미전달에는 거의 지장이 없습니다.

문법적인 문장을 쓸 수 있는 능력은 문법학습을 통해서라기보다는 문법적으로 바른 문장을 많이, 그리고 지속적으로 읽고, 들음으로써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마치 부시 대통령이 영문법을 배우지 않았지만(?) 영문법에 맞게 말을 하고 글을 쓸 수 있듯이. 이를 'from whole to part' 방식이라고도 합니다. 전체 즉 text 단위로 글을 쓸 수 있게 된 다음 문장 단위에 신경을 쓰는 것이 바른 학습 순서라는 뜻입니다. 'from part to whole'은 한국인들이 하루 빨리 버려야 할 외국어 학습법 패러다임입니다.

필자의 주장에 일부 공감은 하지만 여전히 문장 단위 영작을 잘하고 싶은 분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꼭 그렇게 공부하고 싶으면 하셔야지요. 그런 공부 방식의 장점도 있으니까요. 이때는 영어에서 자주 쓰이는 기본적인 영어구문(basic sentence patterns)을 충실히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Q4. Writing을 빨리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죠?

A4. 간단히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닙니다. 학습자의 현재 언어 능력 수준, writing의 목적 등에 따라 학습법도 달라지기 때문이죠. 다만 다음과 같은 말씀은 자신있게 드릴 수 있습니다.

"질보다 양(Quality before Quality)"

이는 많이 쓰면 저절로 잘 쓰게 된다는 뜻으로 해석하셔도 좋습니다. 물론 영어 실력이 극히 초급인 사람은 쓸 수가 없겠지요. 이런 분들은 writing을 시도하기 전에 우선 읽고, 듣기 즉 input 작업부터 하셔야 합니다.


출처: http://www.englishcare.com/engdb/professional_view.asp?idx=58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