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도 않고 결과에 대한 기대 수준은 너무 높아요."

이 말은 한국 영어 학습자들에게 필자가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여러분 각자가 영어 공부하는 시간이 하루 평균 얼마인지 계산해 보십시오. 의외로 절대 시간이 영어가 자유롭게 되기 위해 쏟아야 할 시간에 크게 미달한다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다음은 우리가 생활영어에 숙달되고 나아가 인지부담이 큰 학문적인 내용까지 토론할 수 있게 되려면 최소한 어느 정도의 투자가 있어야 하는지를 필자가 수치로 계산해 본 것입니다. 이 칼럼을 읽고 영어가 잘 향상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향상될 만큼 투자를 안 한 것인지 잘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1. 생활영어 숙달(BICS)에 필요한 시간
① 2-3천 word families (생활영어에 사용되는 필수 기본어는 약 2-3천)
-> 약 4천 단어 (기본어의 파생어까지 포함한 수치)
-> 12,000 의미 (하나의 단어가 평균 3개의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 다고 가정)
-> 4만 표현 (한 의미가 2-4개의 서로 다른 정형화된 표현을 만든다고 가정)

4만 표현 x 평균 7회 노출 (한 표현을 익히려면 평균 최소한 7회 이상의 노출이 필요) = 28만 노출 필요
28만 노출 ÷ 200노출 (1시간당 100 표현에 노출 x 1일 2시간 학습) = 1,400일 ÷ 330일/년 = 약 4년 (2,800시간)

② 실제의 사용 (말하기) : 1일 1 시간 x 3년 = 1,000 시간

=> ① + ② = 3,800 시간

[주] 여기서 말하는 '숙달'의 수준은 길을 묻고, 식사시킬 수 있는 survival 수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국어로 머리에 떠오르는 어떤 깊이 있는 생각도 표현해낼 수 있는 수준을 말합니다. 만일 해외 여행을 다닐 수 있을 정도의 survival수준의 영어회화라면 몇 백 시간 정도만으로도 가능할 것이며, Writing까지 고려하면 필요한 시간은 더 늘어나게 됩니다.


2. 높은 인지능력을 요하거나 학문을 위한 영어 숙달(CALP)에 필요한 시간
① 12,000 단어 (전문적인 글도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기 위해서 필요한 어휘수 15,000-20,000에서 필수 기본어 2-3천을 뺀 숫자)
-> 3만 의미 (하나의 단어가 평균 2-3개의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 다고 가정)
-> 6만 표현 (한 의미가 평균 2개의 서로 다른 정형화된 표현을 만든다고 가정)

6만 표현 x 평균 7회 노출 =420,000 노출 필요
42만 노출 ÷ 200노출( 1시간당 100 표현 x 1일 2시간 학습) = 2,100일 ÷ 330일/년 = 약 6년(4,200시간)

② 실제의 사용(쓰기/말하기) : 1일 1시간 x 2년 = 660 시간

=> ① + ② = 4,860 시간



3. 생활영어와 학문을 위한 영어에 공히 숙달되는데 필요한 시간

BICS + CALP = 8,660 시간
[주] 위 수치는 평면적으로 계산한 것이므로 실제 상황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실제는 특정 단어에 노출될 때 이전에 노출된 단어에 동시에 노출 될 것이기 때문에 실제 외국어 습득에 걸리는 시간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상황에서는 '노출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어떤 단어/구/표현은 7회보다 훨씬 더 많이 노출되어야 습득되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위와 같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판단됩니다. 노출의 질이란 언어에 노출될 때 어느 정도 의식적인 주목을 하는지, 어느 정도 절실한 의사소통의 동기를 가지고 노출되는지 등의 요소를 말합니다.



4. 실제 사례

① 중학교 2, 3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간 학생이 listening/reading/speaking/writing을 비교적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영어를 접하고 사용한 시간:
4년x365x7시간=10,000시간
② 어학연수 1년 동안 학습시간(home stay 기준): 365일x10시간=3,600시간
③ 외국의 경우 각 직업분야에서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에 소요되는 시간(사례): 4,300시간
(자유로운 의사소통: 2,000-2,500시간/자기 직업에 필요한 실무영어: 800-1,300시간 등)
④ 어린이의 모국어 5,000어 습득(3-6세): 4년 x 365일 x 5시간 = 7,300시간
⑤ 원어민 고교 졸업생
노출 시간: 19년 x 1일 5시간 x 365일 = 34,675 시간
사용 시간: 17년 x 1일 2시간 x 365일 = 12,410 시간
=> 총 47,000 시간
⑥ 대학 졸업할 때까지 한국인의 영어 학습 시간(공교육 기준): 약 1,200시간



5. 학습자의 전략

한국에 살면서 위와 같이 많은 시간을 들여 영어의 듣기/말하기/읽기/쓰기에 모두 유창해지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럴 필요 자체가 있을까요? 우선은, 자신이 지금 당장 회화가 급하다면 회화에, 쓰기가 급하다면 쓰기에 집중하는 방식을 권하고 싶습니다.
또, 목표수준을 좀 낮추십시오. 그리고 다음 인용구처럼 현재 알고 있는 소량의 지식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 전략을 택하시기 바랍니다.

An important aspect of language learning is the need to learn how to make the best use of the little you know.

그리고 일단 기본이 되고 나면 content-based learning 방식을 적극 활용하십시오. 이는 언어 자체를 목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정보/지식을 얻는 수단으로 즉 간접적으로 배우라는 것입니다. 즉, 영어의 기본을 갖춘 후 신문도 영어로, 책도 원서로 읽는 방식을 말합니다.



EnglishCare 수석 닥터 이찬승


출처:http://englishcare.clickq.com/Column/view.asp?column_num=1&id_num=458&pag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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