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유창한 영어 Speaker의 길(10) - 알아야 할 단어 수 (능률영어사 이찬승 대표)
Speaking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단어를 알아야 할까요?
2,000-3,000개, 좀더 정확히 말하면 2,000-3,000 word families 정도면 된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필자도 동의합니다.
Word family란 것은 파생어를 포함해 단어를 세는 단위를 말합니다. 이를테면 congratulate, congratulation을 하나로 센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2,000-3,000 word families라고 하면 실제로는 4-5천 단어(words)에 이른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개 하나의 기본어는 1-2개의 파생어를 갖기 때문이지요.
원어민도 일상생활에서 실제 사용하는 어휘 수가 2,000-3,000 word families를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언뜻 생각하면 이는 그리 많지 않은 숫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의 단어는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이기 때문이지요. Read의 경우를 봅시다.
Can you read this Chinese character? (이 한자 읽을 수 있어요?)
Have you ever had your palm read? (손금 본적 있으세요?)
The sign reads 'Keep Left.' (그 표지에는 '좌측통행'이라고 씌어져 있다)
What does the scale read? (저울의 눈금이 얼마를 가리키지?)
For 'merry' read 'marry' (merry를 marry로 고쳐 읽으시오)
이제 2-3천 단어란 것이 결코 만만한 숫자가 아니란 생각이 들지요?
이왕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김에 do, get, put, set, make, hold, keep, take와 같은 경우, 동사 하나가 얼마나 다양한 뜻을 갖는지 살펴보지요. 이런 동사들 하나는 수많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Put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Did you put sugar in my tea? (내 차에 설탕을 탔니?)
The Americans put a man on the moon in 1969.
(미국인들은 1969년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켰다)
It's time to put the baby to bed.( 아기를 재울 시간이다)
We must put a new lock on the front door?(우리는 현관문에 자물쇠를 새로 달아야 해)
Put your name here.(여기 이름을 기입하세요)
How shall I put it?(그것을 어떻게 표현할까?)
Put이 참 다양한 뜻으로 쓰인다는 생각이 드시지요? 하지만 이것은 put이 갖는 뜻의 일부일 뿐입니다. 이런 동사들은 또 up, down, out, on, off, in, for, into, at, with, through, 등의 전치사/부사와 결합하여 수많은 다른 뜻을 만들어 냅니다.
Put의 경우라면 put across, put aside, put at, put away, put back, put down, put forth, put in, put in for, pur off, put on, put out, put through, put to, put together, put under, put up, put up with 등과 같이 매우 다양하고 유용한 2어 동사를 만듭니다.
이쯤 읽고 나니까 슬슬 겁나지 않으세요? 2-3천 개의 단어만 알면 회화가 될 줄 알았는데, 각 단어들이 갖는 다양한 뜻, 그리고 이들 단어들이 다른 단어와 결합하여 만드는 다양한 숙어까지 알아야 하니까 말입니다.
결국 "일상 생활영어 회화를 유창히 하는데는 2-3천 개의 단어만 알면 된다"는 말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에 가깝습니다. 단어 2-3천 개의 내막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2-3천 개의 단어는 파생어까지 감안하면 실제로는 4-5천 단어에 이르고, 게다가 하나의 단어는 평균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할 때, 결국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의미(senses) 기준, 기본 단어의 수는 5,000-10,000 개 정도로 늘어납니다.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뜻은 또 여러 개의 표현을 만들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표현하다'란 뜻의 put은 다음과 같은 '정형화된 표현'을 만듭니다.
How shall/can I put it?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to put it in another words (바꾸어 말하면)
as somebody puts it(...의 말처럼)
Let me put it this way.(이렇게 표현해 봅시다)
이런 점까지 감안하여 외국어 학습자가 일상 생활영어를 비교적 막힘 없이 이해하고 말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익혀야 할 표현 수는 2-3만 개로 늘어납니다.
이 수치는 우리말 단어로 추적해 봐도 비슷한 숫자가 나옵니다. 우리말 기본어 2,000 개가 만드는 비교적 정형화된 표현은 약 20,000개 정도가 됩니다. 하나의 단어가 평균 10개의 정형화된 표현을 만드는 셈이지요.
여기까지 읽고 나니까 앞길이 캄캄해진다구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인이 원어민처럼 회화가 유창하거나 정확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불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저 대충 뜻만 통할 수준이면 만족하십시오. 정확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을 때는 다른 표현으로 대체하거나 돌려 말하는 방법도 많이 있으니까요.
아무튼 비교적 자유로운 speaking이 가능하려면 최종적으로 익혀야 할 대상은 약 3,000개의 단어(word families), 10,000개의 뜻(senses), 20,000개의 표현(expressions)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요즘 각종 신문 전면 광고에서 문장 약 1,000개만 암기하면 말문이 터진다는 과장 광고를 합니다. 이는 기초 회화를 위해서 필요한 표현의 '극히 일부'를 앵무새처럼 흉내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로의 다른 생각을 주고받고, 감정이 전달되는 회화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회화는 표현 몇 개를 암기한다고 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새로운 언어 시스템을 대뇌속에 구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근거없는 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말기 바랍니다.
"나는 해도 안 돼"하는 좌절과 방황만 남습니다.
EnglishCare 수석 닥터 이찬승
출처:http://englishcare.clickq.com/Column/view.asp?column_num=1&id_num=446&pag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