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aking을 위한 듣기라면 listening을 위한 듣기와 훈련 방법이나 사용해야 할 교재가 좀 다르겠지요? 어떻게 다른지, 그래서 speaking을 위한 듣기는 '무엇을, 어떻게' 듣는 것이 좋은지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 영어의 자모음 구분을 위한 듣기

영어로 말할 수 있기 위해서는 영어의 각종 자모음을 듣고 구분할 수 있고, 또 정확히 발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어의 자모음 듣기는 아주 초급자들이 필요한 훈련입니다. 이를테면 coffee와 copy의 발음을 반복해서 듣고, 발음해 봄으로써 [f]와 [p]의 발음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말합니다.

이런 목적으로는 듣기 교재보다 발음 교재들이 적합합니다. 실제 듣고 따라하는 훈련은 낱개의 단어만을 듣고 따라 연습하도록 된 교재보다는 다음과 같이 문장 단위로 훈련하게 되어 있는 교재를 선택하십시오.

Where's the coffee machine?
Where's the copy machine?


2. 단어 단위 듣기 및 발음

회화를 잘 하려면 단어와 그 단어들의 용법, 발음까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기본적인 어휘도 아직 습득이 안 된 학습자는 자기 수준에 맞는 중학생용 어휘 교재로 훈련하는 것도 좋습니다. 당연히 오디오 테입이 딸린 것이어야 합니다. 어휘를 안다는 것은 뜻과 용법만 아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어휘의 발음을 듣고 식별하고 또 스스로 발음할 수도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어를 따라 발음하는 과정이 끝나면 바로 이어서 이 어휘들의 예문까지 듣고 따라 발음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예문이 구어적인 어휘 교재가 있다면 좋겠지만 구어 예문으로 된 어휘 교재가 없으면 약간 문어적인 예문으로 된 것도 상관없습니다. 단지 내용이 고리타분하지 않고 실용적인 예문이어야 하겠지요.


3. 구 단위 듣기 및 발음

실제 말은 문장 단위로 하게됩니다. 그래서 문장 단위로 듣고 이해하고 또 이를 따라 발음해보면서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초급자라면 처음부터 문장 단위로 듣고 발음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긴 문장은 먼저 구 단위로 끊어 발음 연습을 한 다음, 문장 단위 연습으로 옮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럴 때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대화 대본(script)을 펴놓고 녹음을 들으며 끊어 읽어야 할 곳, 즉 휴지(pause)가 있는 곳을 /로 표시합니다. 그 다음 한 문장씩 발음 연습을 한 다음, 다시 녹음을 들으며 바르게 발음했는지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훈련을 위한 교재로는 중급용 회화 교재를 권합니다. Listening 교재로도 똑 같은 훈련을 할 수 있지만 듣기 교재는 회화 교재만큼 대화를 구성하는 문장이 실용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4. 문장 단위 듣기 및 발음

문장 단위로 듣고 이를 이해할 수 있는 학습자는 구 단위 발음 연습을 생략하고 바로 문장 단위 발음 연습으로 넘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발음하기 연습을 하기 전에 먼저 듣기 연습을 하십시오. 최소한 3회 이상 반복해서 들으십시오.

첫 번째 들을 때는 대화 전체의 topic, 대화자간의 관계, 대화의 장소 등 개괄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두 번째 들을 때는 주요 세부 내용까지 듣고 정리해 보세요. 그리고
세 번째 들을 때는 각 문장의 발음, 강세, 억양, 휴지(pause) 등의 특징에 초점을 맞춰 들으십시오. 그리고 각 문장들의 쓰임에 대해서 익숙해지십시오. 그래야 나중에 어떤 표현을 어떤 상황에 쓰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기를 위한 듣기에서는 dictation은 적극 권하지 않습니다. 받아 적는 대신에 입으로 발음하고 이를 귀로 입력하는 것이 회화에 훨씬 더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5. 대화 단위 듣기

회화를 잘할 수 있기 위해서는 대화 단위 듣기가 꼭 필요합니다. 사실 한국의 많은 영어 학습자들 중에는 문장만 많이 암기하면 회화가 된다고 착각하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문장에는 문장을 구성하는 원칙 즉 sentence grammar가 있듯이 대화에는 대화가 흘러가는 구조 즉 dialogue grammar가 있습니다. 대화 단위로 듣고 연습을 할 때 dialogue grammar에 익숙해지고 실제 본인도 그렇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지게 됩니다. 바로 이 과정이 소홀했기 때문에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은 말을 길게 이어나가거나 대화를 제대로 진행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요즘은 문법도 낱개 문장으로 제시하지 말고, 대화나 단락 속에서 제시하라는 것이 세계적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그래야 대화나 영작을 할 때 문법을 실제 활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지요. 필자는 이 점에 대해 매우 공감합니다.

듣기 훈련이 끝나면 중요 표현 중심으로 말하기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문장과 문장을 논리적으로 어떻게 이어갈 지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도 대화 단위의 듣기가 필요합니다. 이런 목적을 위한 듣기 자료로는 회화 교재나 어떤 주제에 대해 토론한 듣기 자료가 좋습니다.



6. 영어 뉴스 듣기

영어 뉴스를 듣는 것은 회화에 직접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회화를 할 때 듣기가 잘 안 되는 사람은 회화 교재로 듣기 연습을 해야지, 영어 뉴스로 듣기 연습을 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급 혹은 고급 학습자라면 회화를 위해 뉴스를 들을 필요도 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뉴스를 구성하는 문장을 그대로 회화에 쓸 수는 없지만 뉴스의 문장을 구성하는 어휘나 구 중에는 회화에 쓸 만한 것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뉴스는 회화의 좋은 소재(topic)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미국의 이라크 폭격에 관한 뉴스를 들었다면 원어민과 미국의 이라크 폭격에 관해 논하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수월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7. 영어 드라마/영화/팝송 듣기

회화를 위한 듣기라면 회화 교재가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회화 교재란 대체로 따분한 내용들이라서 오래 훈련하기 어렵습니다. 드라마/영화/팝송은 흥미라는 면에서 매우 우수합니다. 하지만 실제 대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아주 일상 생활에 관한 드라마/영화라면 거기 나오는 대사도 실제 나중에 회화에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유익하겠지요. 하지만 가령 폭력이나 범죄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라면 거기 나오는 표현들을 평생 단 한 번이라도 사용할 기회가 있을까요?

팝송은 회화에 필요한 단어와 구를 익히는 수단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팝송에 나오는 문장을 그대로 회화나 영작에 쓸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그리고 '팝송의 가사는 멜로디와 너무 밀착되어 있어서 실제 대화를 할 때 잘 연결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EnglishCare 수석닥터 이찬승

출처: http://roadtou1.egloos.com/17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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