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lexis)가 먼저냐 문법(grammar)이 먼저냐?


Fluent English Speaker가 되기 위해서는 어휘와 문법 중 어느 것을 먼저 공부해야 할까요?

어떤 사람은 어휘, 또 어떤 사람은 문법이라고 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느 대답에 손을 들어줄지는 현재 학습자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현재 문법의 기초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 사람은 문법보다 어휘를 중점적으로 학습하기를 권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문법은 몰라도 어휘만 알면 의미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여기서 말하는 어휘는 낱개의 단어를 의미하는 vocabulary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쓰임이 낱개의 단어와 다르지 않는 구(phrase), 절(clause), 문장(sentence)까지 포함하는 어휘 즉, lexis를 말합니다.

즉, 아래와 같은 것들을 모두 어휘로 보는 개념입니다.

a cup of coffee, What's up?, Would you mind ...?, white paper

이런 lexis들은 비록 여러 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의미 덩어리(chunk)이지만 실제 사용될 때는 book, food와 같은 낱개 단어와 하등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확장된 어휘의 개념을 도입하면 Fluent English Speaker가 되기 위해 어휘를 더 중점적으로 학습할 이유는 더 분명해 집니다. 이런 어휘들은 이미 ‘문법적으로 바르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grammaticalized lexis(문법규칙에 따라 이루어진 어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문법'은 '정확성'(accuracy)을 전제로 합니다. 아니 영어의 정확성 자체가 문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문법에 목숨을 건다는 것은 정확성에 목숨을 건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됩니다.
그런데 너무 초기부터 정확성 위주로 영어를 학습하면 영어회화를 절대로 잘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지요?

소위 문장을 만들 수 있는 힘 즉, generating power면에서 lexis가 grammar보다 앞섭니다. 말의 원료는 lexis이지 sentence가 아니란 뜻이기도 합니다. 요즘 문장 몇 개 암기하면 영어가 된다는 식의 광고들이 많은데 좀 문제가 많은 주장들이지요.

그리고 lexis를 많이 암기해 두면 회화, 영작, 독해, 청취가 다 수월해 집니다. 이미 사전 조립된 큰 단위의 의미 덩어리(pre-fabricated multi-word chunks)로 문장을 조립하는 것은 낱개의 어휘들로 문장을 조립하는 것보다 훨씬 속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라 문법적 오류도 대폭 줄어듭니다. Lexis 자체가 이미 문법적으로 바르게 구성되어 있고, 조립하는 데 시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요즘에는 과거처럼 언어의 본질을 문법과 어휘로 명확히 구분하지 않습니다. 또, 어휘학습에 word grammar(단어와 관련된 문법)와 grammatical collocation(특정 한 단어가 취하는 문법적 패턴을 보여주는 연어)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미 어휘 자체를 둘러싸고 있는 문법적 요소를 어휘와 분리하여 학습하지 않고 통합하여 학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리입니다.

변형생성문법의 아버지인 Chomsky마저 최근 Lexis is prime.이라고 말했을 정도이니 Speaking/writing에 lexis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하겠습니다.

Lexis first, Grammar later!


EnglishCare 수석닥터 이찬승

출처:http://englishcare.clickq.com/Column/view.asp?column_num=1&id_num=420&pag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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