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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달인] 한덕수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출처: http://blog.naver.com/eeeee5813/18710330
[영어의 달인] 한덕수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외국과의 협상테이블서 고급스러운 표현 빛나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은 틈만 나면 수첩을 꺼내 드는 버릇이 있다. 수첩에는 어려운 영어 단어, 숙어가 빽빽히 적혀있다. 혹시 약속시간에 5분이라도 일찍 도착하면, 어김없이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든다. 올해 51세인 한 본부장의 수첩을 한번 슬쩍 들여다 보았다.
「move to blunt rise(주가가 올라간다), forge ahead (조금씩 앞으로 나간다).」 쉽지만 영어로 활용하기는 만만치 않은 숙어가 적혀있다. 지난 95년부터 하나하나 영어단어 숙어를 적어나간 가죽 수첩이 이제는 겉장이 너덜너덜할만큼 들춰본 흔적이 역력하다. 수첩을 꺼내보기 피곤할 때는 소형 녹음기로, 자신이 녹음한 영어 표현을 다시 들으며 암기한다.
한 본부장은 퇴근후에는 집에서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 저널을 정독한다. 암기할 주요 표현은 대학 노트에 적어둔다. 경제 정책에 도움되는 내용을 아예 영어로 정리, 암기한다. 이런 대학 노트만 30권이 넘었다. 아침에는 CNN 뉴스로 하루를 시작한다. 남들이 폭탄주 마시고 노는 시간에 괴로운 경제 영어를 공부하는 한 본부장을 두고 「재미없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쌓은 영어 실력은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인정받는다, 바셰프스키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협상 테이블에서 한 본부장에게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고급스러운 영어를 배웠느냐』고 여러차례 질문하고 『혼자 독학했다』는 답변에 기절할 정도로 놀랐다. 예컨대 한 본부장은 미국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표현을 「demand」라는 한국식 표현대신 「ask too much」라는 식의 영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get, take, appear같은 쉬운 단어를 자유롭게 활용, 적재적소에 구사한다.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Amcham) 대표를 지낸 브라운씨는 『한 본부장은 암참(AmCham) 주재 점심이나 저녁 모임에서 연설문을 읽는 법이 절대 없고, 메모를 가지고 대화하듯 이야기한다』며 『이렇게 이야기 하는 한국인은 한 본부장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는 『한 본부장은 「어떤 일을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표현을 할 때 「do not sit on the fence」라고 하는데 이런 말은 미국에서도 대단히 고급스러운 표현에 속한다』고 말했다.
제네바 주재 한 외교관은 『다자간 통상 협상에서 통역없이 토론이 벌어지는데 영어에 서툰 한 아시아 대표는 아예 한본부장 옆에 붙어앉아 브리핑을 받아간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 본부장은 영어를 잘하게 된 비결을 묻자,『영어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서기가 곤란하다』며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했다. 다만 『예전에 고등학교 영자신문 기자로 일하기 위해 매일 아침 코리아 헤럴드와 타임을 졸업할 때까지 정독하면서, 단어와 숙어 암기장을 만드는 습관을 기른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한 본부장은 『영어도 지식과 떨어질 수 없다』며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을 꾸준히 습득해야 영어실력도 늘어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