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합격생 수기 (2005)
 
 
 
 김상돈
 
 
 
1년 前, 회사를 그만두면서 수없이 많은 합격자 수기를 읽으며 '나도 이거 한번 써보자' 라고 다짐했었는데 정말로 쓰게되니 좀 쑥스럽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이런 영광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저는 순수국내파이고 통대준비생중에서 소수민족인 남자입니다. 나름대로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했기에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이 글을 씁니다.
 
 
 
 
 
[공부시작 前]
 
프리랜서 통역사로 활동하시는 고등학교 선배님께 자문을 구해 이 공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토익과 토플성적도 높은 편이었고, 전국대학생영어경시대회에서 상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3년 가까이 영어에 손을 놓았다가 다시 시작하는 터라 앞길이 막막했습니다. 선배님께서는 다음사항을 지키면 합격이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1. 독해는 수업교재만 할 것: 많이 읽는 것보다 정확히 하나를 읽어도 여러 번 읽는 것이 중요함
 
 
 
2. 항목별로 단어장 만들 것: 경제, IT, 정치, 사회로 크게 분류를 한 후 다시
-경제: 경제성장, 환율, 금리, LG카드 주식, 반도체, 삼성, 미국경제
-IT: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정치: 핵, 미군, 독도, 일본, 중국
-사회: 지구온난화, 비만, SARS 등등..
이런 방식으로 제목을 달아 단어장을 정리한 후 시험직전에 반복 복습할 것 (처음에는 약 40개정도의 항목이었는데 그 후 일어난 중요한 사건을 계속 정리해서 나중에 거의 100개 가까운 항목으로 된 단어장이 만들어졌습니다.)
 

3. 매일매일 연설문과 독해를 sight-translation 할 것
 

4. 단어책을 보지 말 것: word smart 같은 책에 있는 단어는 통역현장에서도 본 적이 없으므로 입학과정에서도 당연히 볼 필요가 없음
 
이런 지침들이 처음에는 사실 무슨 말인지 왜 해야하는지 몰라서 지킨 것도 있고 안 지킨 것도 있는데 나중에 이 지침들을 영어사랑사이트의 영어공부FAQ에서 다시 보고 그때야 비로소 이해가 갔습니다. 그때부터는 모두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완벽히 지키지는 못해 아쉬움도 남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기前에 영어사랑홈페이지에서 영어공부FAQ를 완전 숙지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본격적인 준비과정]
 
1월부터 5월까지는 다른 학원에 다녔습니다. 처음에 다른 분들 발표하는 것을 보고 기가 죽었었는데, 잘하시는 분들을 모델로 삼아 공부를 하니까 목표도 있고 조금씩 실력이 향상됨을 느꼈습니다. 당시에 스터디 파트너분과 인터넷에서 찾아낸 연설문으로 스터디를 하면서 정보도 얻고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스터디 파트너분과 함께 영어사랑으로 옮기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연설문 시간에 너무 어렵다고 느낀 연설문을 여유 있게 발표하시는 분들을 보고 '과연 5개월간 나는 무엇을 한 것인가?'라고 자책하게 됐습니다. 은천성 선생님의 '임계질량철학'에 대해서도 그때 깨닫게 돼 완전히 뒤바뀌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3개월간 하던 스터디도 그만두고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게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영어사랑홈페이지의 영어공부FAQ를 그대로 따라하기로 했습니다.
 
 
 
리스닝은 모든 과목의 기초라는 생각이 들어 가장 중점을 두었습니다. L/S반과 연설문 반을 중심으로 듣고 외우기를 반복하고 데일리 잉글리쉬의 AP를 하루에 30분 정도 듣고 외웠습니다. 연설문은 더욱 보강하기 위해 곽중철 교수님이 저술하신 '통역사 만들기'의 연설문과 교수님 홈페이지의 연설문을 공부했습니다. 특히 은 선생님 연설문시간의 표현은 외워서 나중에 한영통역때 사용할 때 좋은 표현들이 많습니다. 리스닝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집에서 간단한 운동할 때는 CNN을 틀어놨고,  공부하기 싫을 때는 '앨리맥빌', '웨스트윙', ER등의 외국드라마를 구해서 봤습니다.
 
 
 
독해는 그전에도 그랬고 은 선생님 수업 때도 그랬지만, 학원수업교재를 중심으로 하나를 읽으면 빨리 읽고 내용 요약해 보기, 단어 찾기, sight-translation, 표현 외우기 과정을 거치면서 4번을 읽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독해, 메모리 스팬, 표현을 한꺼번에 잡을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읽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질 못해 그러지 못하기도 했지만, 제가 10개월 동안 수업교재 이외에 읽은 article의 총수가 10개정도 인 것 같습니다. 10개월 동안 수업교재로 다룬 article의 수는 대략 200개 정도이고 주제별로 분류해도 100개 이상은 되므로 이 정도 분량의 독해를 완전 소화해낸다면 독해의 양이 부족할지 모른다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카노미스트를 구독하신다는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10월에는 은 선생님의 R/W(Reading/Writing)반에서 1차 대비를 위해 정치, 경제, 사회, IT등 全 분야의 article을 약 30-40개정도 다뤄 주셨기 때문에 특정분야에 대한 약점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었습니다. 정독을 하되 다양한 주제의 독해를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영번역은 은 선생님의 브레인스토밍기법과 뉴스위크 읽고 똑같이 써보기가 너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 前에는 검증되지 않은 영어로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방법으로 하니까 재미도 있고 실력도 조금씩 향상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설은 꼭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단어, 용어로 끝까지 번역해서 영어원문을 찾아 비교하고 때로는 외국인에게 첨삭을 받기도 하고 한영 sight-translation을 하기도 했습니다. 예전 스터디 파트너로부터 알게된 '파워딕'이라는 책의 번역부분도 2차 시험 직전에 연습했는데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에세이의 경우에는 예전에 다녔던 학원의 선생님께서 '국내파는 결국 에세이도 머리 속에 있는 한국말을 영어로 한영번역을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하셨기 때문에 특별히 준비하지 않고 시험직전에 예전에 공부한 자료 중 transition word 같은 것들을 복습한 후, 11월의 은 선생님 통대준비 2차 대비반에서 선생님이 내주신 문제로 준비를 했습니다.
 
 
 
한영순차연습은 10월부터 했습니다. 그전에 치킨숩으로 최소한 2-3일에 한번은 영영을 하고 몇 달간 미국인과 1대1프리토킹을 하는 수업을 1주일에 한번씩 들으면서, 은 선생님께서 주시는 한영번역자료를 들고 가서 sight-translation을 하거나 혹은 리스닝 교재를 들고 가서 토론을 하는 준비과정을 거쳤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 취미가 '이카노미스트 읽기인 미국인과 수업을 하게 돼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시사영어사에서 나온 '기본문형100개로 하는 영작'이라는 책을 10개월 동안 3번 반복해서 보며 sight-translation을 했습니다. 이 책은 기본기를 다지는데 정말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자기가 알고있다고 생각되는데 실제로 사용을 못하는 구문을 연습하기 쉽게 정리해놨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10월부터 한영순차 연습을 할 때는 만들어놓은 단어장 중 쉬운 단어만 골라서 본 후에 곽중철 교수님이 쓰신 '통역사 만들기'에 있는 기출문제와 영어사랑홈페이지에 있는 합격자수기에 합격자분들이 써놓으신 기출문제를 찾아서 연습하고 은 선생님 2차 대비반의 한영순차자료로 공부했습니다. 한영순차준비는 무턱대고 5-6월부터 준비하는 것보다는 브레인스토밍을 계속반복해서 순발력을 키운 후에 9월이나 10월에 가서 준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은 선생님 말씀대로 했습니다. 너무 일찍부터 시작하면 선생님말씀대로 아직 익지 않은 영어로 실수만 반복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저는 체력에 한계를 느껴 스터디는 초반에만 잠깐 했습니다. 그래서 개발해낸 방법이 은 선생님께서 연설문시간에 쓰시는 음성합성프로그램을 가지고 self-study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스터디를 하면 이동시간, 대기시간, 쉬는 시간, 잡담 시간을 포함에 한번에 몇 시간을 할애해야하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에는 그 시간에 휴식을 취하는 것이 더 이로울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 합성프로그램을 알아내어 한한요약, 한영순차, 연설문영한, 치킨숩 영영을 모두 해결했습니다. 처음에는 '홈소리'라는 인터넷싸이트에서 무료로 합성을 했지만, 이 사이트에 트래픽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서 나중에는 '매직 잉글리쉬'라는 음성합성프로그램을 큰 맘 먹고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 것은 꼭 녹음해서 셀프크리틱을 했는데 자기가 한 것을 스스로 크리틱을 하는 게 좀 이상했고, 학원에 오면 1층의 스터디 연습실에서 연습하시는 분들을 보며 '내가 과연 공부를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하고 걱정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저로서는 이 방법밖에는 없었기 때문에 그냥 꾸준히 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스터디를 하지 않고서도 합격을 했지만 스터디는 정보수집,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얼마간은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터디에 너무 얽매이면 스터디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착각을 할 수 있게 되는데 이것도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개개인에 따라 스터디의 효용성은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1차 준비]
 
1차 준비는 10월 중순부터 이틀에 한번씩 기출문제와 영어사랑의 모의고사를 풀어보고 은 선생님의 1차 대비반으로 준비했습니다. 모의고사를 집에서 풀어보면 성적이 좋을 때와 나쁠 때의 등락의 폭이 심해서 원인을 분석해본 결과 길이가 길기 때문에 집중력이 관건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모의고사 성적이 나빠도 시험 때는 집중을 잘하리라고 다짐하고 점수에 충격 받지 않으려 했습니다.(하지만 조금 충격은 받습니다). 1차의 경우 '문제를 많이 풀어야 된다,' '아니다' 등 여러 설이 있는데, 저는 "1차도 역시 전체내용의 흐름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은 선생님의 말씀을 끝까지 믿었습니다. TEPS문제집을 풀어야한다는 소문을 듣고 상당히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최소한 모의고사와 기출문제 몇 개 정도는 풀어보고 1차 시험에 접하는 것은 좋지만, 각종 문제집까지 풀어보는 것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경우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시험 前]
 
 
 
시험을 보기 직전에는 계속 몸이 좋지 않아 학원을 너무 많이 빠져서 사실 마음을 거의 비운상태였습니다. 합격을 하지 못하면 기분은 좋지 않겠지만, 어떻게 보면 합격을 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고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1차 시험]
 
1차 시험 당시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공통영어 리스닝 시간에 시험관이 핸드폰통화를 하는 바람에 페이스가 흐트러져 6문제를 제대로 듣질 못했습니다. 이후 정신 없이 문제를 풀었는데 다른 교실에서도 이런 일이 있어 어떤 분이 곽중철 교수님 홈페이지에 항의의 글을 올려놓은걸 보니 이런 돌발상황에도 대비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화가 난 상태로 문제를 풀어 제대로 기억이 나진 않지만 공통영어는 평이했던 것 같고 전공영어의 리스닝이 새로운 유형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독해시간에 시간이 좀 모자란 듯해서 원래는 심장이 떨려 문제 푸는데 지장을 받는 것이 정상이었겠지만 너무 화가 난 상태여서 오히려 떨지 않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1차를 본 후에 평균점수가 올라갔다는 소문을 들어 90%이상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2차 대비를 하던 중 합격을 알게 돼서 약간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저도 역시 실천은 못했지만 은 선생님의 말처럼 '1차를 본 후 그 날은 쉬고, 다음날부터 당연히 붙었다고 생각하고 2차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통역사 선배에게 합격사실을 알리자 전화로 자기소개, opinion, 영한, 그리고 한영을 30분 정도 스터디를 해주셨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2차 대비 스터디였는데 자신감을 주는 말씀과 주의할 사항(너무 긴 문장과 같은 단어 사용자제)을 지적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2차 시험]
 
 
 
한국어 시험은 평이했지만, 영한번역은 단어의 수준에 비해 번역해놓고 보니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가는 약간 심오한 내용이어서 당황해 손이 떨릴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네가 어려우면 다른 사람도 어렵다.'라는 은 선생님 말씀을 떠올리고 안정을 찾았습니다. 한영번역 중 첫 번째 것이 연설문이라 단어와 문체선택에 시간이 좀 걸렸고 두 번째 것은 '스크리쿼터제'에 대한 것으로 '파워딕'이라는 책에서 한번 다루어 보았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다고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에세이10문장까지 쓰고 나니 7분이 남아서 한번 검토를 한 후 제출했습니다. 시험을 볼 때는 글씨도 잘 써야겠다고 생각하게되고, 당황하게도 되니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 걸렸습니다.
 
번역 시험 후 제가 구술시험순서 3번이었던지라 점심을 과일로 때운 후 영한과 한영을 2번씩 셀프스터디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시험신청을 빨리 하면 그 날 구술까지 보고, 좀 늦게 하면 구술은 다음날 보게 되므로 시험신청을 늦게 하는 게 좋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질질 끄는 것을 싫어하시는 성격을 가지신 분이라면 오히려 빨리 끝내버리는 쪽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 경우 만약 일요일에 구술을 봤더라면 훨씬 performance가 떨어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한은 여자교수님께서 읽어주셨는데 '아이슬란드에서 화산이 폭발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에 적응이 안돼서 못들은 단어가 있었지만 무시하고 친구한테 어떤 이야기를 해준다는 느낌으로 마치고 '이상입니다.'를 외쳤습니다. 아이콘택트를 하긴 했는데 문제를 읽어주신 여자교수님 눈만 뚫어지게 쳐다봐서 '나중에 혹시 건방지게 보이지는 않았을까' 하고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나와서 생각해보니까 들은 문장도 빼 먹은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요약할 때 전체스토리상 왠지 빠져도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왜 그랬을까'라고 자책을 했습니다. 저는 영한통역을 할 때 디테일은 아예 잡을 생각도 안하고 무슨 얘기인지만을 말하려고 하는 버릇이 있는데, 때로는 그게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한영은 나중에 신문에서 정확한 원문을 찾아봤습니다. '노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됐을 때, 휴가를 갔을 때, 그리고 해외순방 때, 이 세 가지 공통점은 '그래도 나라가 조용했던 때'를 가리키는 시중의 뼈 있는 농담이다. 경제파탄과 편가르기를 국정목표로 한 듯한 지금 현실에서 '노 대통령의 부재'는 모처럼 나라가 조용해질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 되도록 오래 머무시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이다. 국내 정치는 엉망이어도 외교적으로 큰 성과를 거둔 지도자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부분 좋지 못했다. 대표적인 예가 고르바초프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內治는 말할 것도 없지만, 外治 역시 오랜 친구도 내쫓다시피 하고, 새 친구도 사귀지 못하는 '고립무원의 처지', '왕따외교'가 되고 말았다.' ("노무현대통령의 해외순방에 기대한다"--2004. 11. 12 한나라당 대변인 전여옥 논평 발췌)이었는데 한국말임에도 불구하고 못들은 단어도 있고 중간에 좀 헷갈려서 다 읽어주신 후에 약 10초 동안 무슨 말인지 이해하려고 통역을 시작하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모든 교수님이 '왜 안 하지?'라는 표정으로 쳐다보셨습니다. 그래서 깜짝 놀라서 그냥 이해한대로 간다는 생각으로 했습니다. 처음에 생각을 많이 해서인지 눈에 띄는 pause는 없었던 것 같은데 중간에 문법에서 몇 가지 실수를 하고, 똑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뻔뻔하게 '이상입니다.'를 외치고 끝내버렸습니다. 중간에 교수님 몇 분이 고개를 끄덕여 주시는데, 순간 합격자 수기에서 '고개를 끄덕이시는 것은 좋은 징조이다.'라고 한 말이 기억나 기분이 좋았습니다. 곽중철 교수님께서 '끝났어요.'라고 하시면서 '잘했어.'라고 하셨습니다. 시험시간은 10분이 채 안 됐던 것 같습니다.
 
 
 
저는 번역시험 때는 떨고 구술 시험時 별로 떨지 않았는데 예전에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 덜덜 떠는 것이 싫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부러 앞에 나가서 노래를 불렀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실제로 곽중철 교수님의 책의 내용 중에 '앞에 나가서 노래부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나와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을 보면 이것도 무시할 게 못되는 것 같습니다.
 
 
 
 
 
[시험 後]
 
 
 
집에 와서 구술시험 때의 몇 가지 실수와 영한번역시 대의를 제대로 파악했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괴로워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많은 실수를 했는데도 합격의 영광을 주신 하나님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거나 하시는 분들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시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다른 분들보다 실력이 뒤쳐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마음을 비웠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저를 영어사랑 학원으로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리고, 저에게 자신감을 주신 선배님께 감사 드리고, 많은 정보를 주신 예전 스터디파트너 분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가르침을 주신 은천성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나인영
 
 
 
뒤늦게나마 합격수기를 쓰는 것은 은천성 선생님 말씀대로 지난 몇 년간의 공부 경험을 합격과 동시에 잊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사실 영어사랑학원에 다니기 전에 타 학원을 1년반 정도 다녔었고, 그 후 1년은 두 학원을 같이 다녔습니다. 덕분에 수기가 두개가 되었습니다. (겹치는 내용도 있다는 점을 양해해 주십시오.)
 
 
 
아마 처음 공부 시작할 때 가장 힘이 되고 길잡이가 되는 것이 있다면 선생님들의 가르침과 합격수기 두 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합격수기도 운 좋은 학생들의 경험담일 뿐이지 반드시 정도를 제시하는 지침은 아닙니다. 사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분들이 매년 불운을 겪으시는 것을 보고 이 글을 쓰는 게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백 번도 더 했습니다만, 그래도 그간 공부하면서 깨닫게 된 것들을 잊기 전에 적어보고자 합니다.
 
 
 
 
 
[前績 및 2차시험 대비 공부방법]
 
통대 입학을 목표로 앉아서 공부만 하던 기간은 총 2년 6개월로 이중 마지막 1년은 영어사랑에서 공부했으며 전 그 흔한 삼수생입니다. (박영훈 선생님께서 삼수 입학이 가장 흔하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2003년 외대, 이대 1차 탈락하고 2004년 외대, 이대특차, 서울외대를 2차에서  탈락했으며, 이대 정시에서 1차 탈락했습니다. 2005년 외대 2차까지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2차시험 공포증이 생겨서 가능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문제점을 찾아내 고치고 말겠다는 각오였는데, 한 두 가지를 고쳐서 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실력이 부족하고 훈련도 부족해서 2차시험을 통과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2차시험 공포증이 있는 분들도 이렇게 해보시길 권합니다. 전 영어사랑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한국어공부(한국어뉴스 shadowing, 시사저널 정독, 한한스터디)도 시작했고, 은 선생님의 수업자료를 받으면 세계일보등을 뒤져서 동일한 주제의 한글 기사를 다섯 개씩 뽑아서 미리 읽고 외운 다음에 수업을 들었습니다.(영어기사도 읽었어야 했는데 그냥 이코노미스트에 있는 것만 찾아서 읽었습니다.) 수업 후에는 스크립트와 테입을 듣고 읽으면서 수업자료를 달달 외우는 데만 주력했고, 거의 6개월간은 수업 두 세 개씩 들으면서 받은 자료를 하나도 안 빼고 다 외웠습니다. 그나마 시간 나면 독해는 한 두시간 정도 슬슬 했습니다. 그러나 그 전 해에 독해는 엄청 많이 했습니다. 모의고사를 풀고 시간 안에 독해를 못 끝내는 분들은 절대적으로 독해를 많이 해야합니다. 전 그 전해에 과도한 양의 독해자료와 듣기자료를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보고 들었는데, 덕분에 매우 많은 어휘나 표현들을 불확실하게나마 외워뒀던 것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됐습니다.
 
 
 
 
 
[1차시험 준비]
 
그러나 무엇보다 1차시험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을 겁니다. 너무 듣고 말하는 연습만 하다보니 독해에 소홀해져서 그럴 수도 있고, 객관식에 약해서 일 수도 있겠지만 '다 풀었는데 점수도 모르고 떨어졌다' 생각하는 분들이 다수일겁니다. 저 역시 점수는 모르지만 작년에 붙었었고 올해도 그랬으니 대강 제 생각에 커트라인이라고 짐작되는 점수가 있긴 합니다. 작년에는 모의고사를 보면 평균 50점 만점에 30점 초반이었고 찍는 문제가 많아서 점수 등락폭이 컸는데 올해는 대략 40점대에 머물렀고 늘 비슷한 점수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모의고사도 외대 시험과는 다릅니다. 시험당일에는 평소보다 훨씬 긴장되고 시험 유형도 매년 다르기 때문에  평소점수보다 보통 3-4점 낮아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평소점수만큼만 받는다면 정말 운이 좋은 겁니다. 수년 전에는 30점이 커트라인일 때도 있었다고 하며, 요즘엔 대략 35점 정도면 붙는다고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3년간 커트라인이 계속 낮아졌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물론 확실한 정보는 아니고 여기저기서 들은 얘기일 뿐이니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는 마십시오. 저 역시 1차가 두려워 모의고사를 많이 보는 학원에 작년에 다녔었고 올해도 다녔습니다. 거기다 올해는 은 선생님 모의고사도 다 봤고, 기출문제는 10년치를 사서 풀었으며, 또 다른 학원 모의고사도 얻어다 풀었는데 이건 전부 시험 직전인 9, 10월에만 한 것입니다. 미리부터 문제를 풀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가장 확실한 1차 준비는 다양한 주제를 접하고 많이 읽고 많이 듣고 많이 외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듣기는 하루에 서너 시간 이상씩, 독해는 다섯 시간 이상씩, 나머지는 수업을 듣고 복습하는데 투자하는 것이 최소한 공부하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선생님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것이 자극이 돼서 늘 그 정도 공부분량을 기준으로 삼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부하는 게 곧 쉬는 것이더군요. 스터디나 문제풀이는 실력이 되면 시작하고, 그전까지는 어디까지나 시간이 나는 대로 읽고 듣고 외워야합니다.
 
 
 
 
 
[공부의 양과 질]
 
통대 입학 준비를 하는데 있어 저는 양적인 공부와 질적인 공부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양적인 공부는 입시기간 내내 제가 해왔던 방식으로, 사실 깊이가 얕은 공부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능한 많은 자료를 접하고 최대한 많이 듣고 읽으면서 어휘의 폭을 넓히고 엄청난 양의 단어, 숙어, 표현을 외우면서 영어 감각을 키우는 방식입니다. 저 같은 경우  거로 VOCABULARY와 CNN 영어단어집을 구석구석(구석에 여러 모르는 단어들이 많더군요) 열 번 이상 외웠었고 되는 대로 자료욕심을 내서 각종 웹사이트에서 생소하다 싶은 글은 무조건 인쇄해서 읽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의무적으로, 뉴스위크는 그나마 재밌어서 읽었고, 뉴욕타임즈는 1면기사와 사설, 칼럼, 과학면, 건강면을 자주 읽었습니다. 덕분에 잡다하면서도 얄팍한 지식이 늘고 독해 속도가 빨라졌으며 생소한 듣기자료도 눈치로 알아 맞추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말로는 못해도 듣거나 읽은 것을 속으로는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통역에 필요한 공부의 절반밖에 준비시켜주지 못하는 공부입니다. (그 절반만을 평가하는 것이 1차시험인데, 전 양으로만 밀어붙인 탓에 작년에 1차시험만 두어 번 붙고 2차시험에서 떨어지는 뼈아픈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양적인 공부만 하면  독해와 청취의 정확도를 높이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모르는 표현이 없으면 독해와 청취가 다 될 것 같지만, 절대 아닌 경우들이 있으실 겁니다. 즉, 안다고 생각한 표현이나 어구가 사실 본인이 모르는 속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몰랐던 배경지식을 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비로소 입을 열어 말하려 할 때 입보다 머릿속이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즉 할 수 있는 말을 늘리는 공부가 아니라 들을 수 있는 말을 늘리는 공부만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독해나 듣기에 있어 질적인 공부 즉 깊이 있는 공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사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양적인 공부를 용이하게 한 인터넷탓에 매년 합격자 수준이 하향 평준화하고 있다는 은 선생님의 견해 역시 귀담아 들어야 할 듯합니다. 과거에 저는 일단 1차시험이라도 붙어보자는 심정에서 첫 2년간의 80퍼센트는 양적인 공부를 했고 20퍼센트 정도만 질적인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영어사랑에 다니면서 1년간 100퍼센트를 모두 질적인 공부에 쏟아 붓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질적인 공부란 적은 양을 공부하며 깊이 있게 지식을 쌓는 것으로 특정 주제에 대해 두 개 언어로 여러 가지 자료를 충분히 읽고 지식을 쌓아 필요한 표현을 확실하게 귀와 입, 눈과 손으로 습득해서 듣고 읽을 때뿐 아니라 두 언어로 자유롭게 말하고 쓸 수 있게 하는 공부입니다. 다른 자료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눈앞에 있는 자료만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든다 생각하고, 보고 또 봐서 내가 쓴 글, 내가 한 말처럼 외워버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질적 공부 방법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렇게 해서 통역 준비의 나머지 반을 하는 것입니다. 다만 질적인 공부만 하루에 너덧 시간 한다면 자연 공부의 양이 적어지고 접하게되는 주제도 적어질 것입니다. 그렇다고 더 다양한 주제를 다루자니 깊이가 그만큼 없을 것입니다.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하루에 열두시간 이상씩(특히 L/C는 하루에 세시간 이상씩 가장 정신이 맑은 시간에 해야합니다.) 질적인 공부에 매진하고 쉬는 시간을 활용해서 양적인 공부도 하는 것입니다. 1년안에 어떻게든 하겠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최소 삼수는 해야겠다고 결심하신다면 많은 자료를 보지 못하는데서 오는 스트레스는 자연 줄어들 것입니다. 지금 못 보는 주제도 언젠가 한번쯤 깊이 있게 다루게 될 거라는 마음가짐으로 쉴 때 신문도 속독하고 뉴스도 맘 편히 듣고 이런저런 책도 읽어보는 것입니다. 그럼 언제 붙어, 언제 졸업하고, 언제 취직하나 하시겠지만, 그런 생각 안 해도 어차피 대부분 떨어지고 자연 재수, 삼수길에 접어들 게 될 것이니 차라리 늦게라도 좋은 성적으로 들어가자는 마음으로 공부하시라는 겁니다. 솔직히 적당 적당히 해서 통대시험을 봐 봤자 붙기도 힘들뿐더러, 어쩌다 붙어도 실력부족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중도하차의 유혹이 커진다고 들었습니다.(솔직히 저도 혹시 이렇게 되는 게 아닐까 걱정입니다.) 한마디로 질적인 공부를 아주 많이 하면, 즉 공부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기간도 길어지지만 저절로 그 양이 쌓여서 양적인 공부의 효과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질적인 공부를 오래 꾸준히 하신 분들이 대학원을 졸업해서까지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신다고 합니다.
 
 
 
언어습득에는 正導도, 王道도 단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 우리가 말을 배우면서 거쳤던 과정을 좀 다르더라도 다시 따라하는 것입니다. 즉 왕성한 호기심을 가지고 필요에 따라 어휘며 표현이며 맞춤법을 습득하는 것으로 모르는 말을 설명하고 모르는 어휘를 가르쳐주시던 엄마 역할을 지금은 사전이 하는 것이고,  동일 언어를 사용하는 주변 사람들 및 환경이 했던 역할을 우리의 듣기 및 읽기 자료가 대신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역할은 배운 것을 잊어버리고 또 배우고 여러 계기를 통해 절대 잊지 못할 표현을 간직하며 틀린 말을 써보고 맞는 말을 찾아보면서 반복 또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들은 것을 기억하고, 말하고, 다시 들어 외운 다음, 또 말하는 과정"입니다. 이 방법은 은 선생님께서 늘 강조하셨고, 또 다른 통대 입시학원의 선생님들도 누차 권장하는 방법입니다만 실천은 가장 어려운 방법입니다. 어릴 때 언어 습득할 때처럼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고 여유도 없기 때문에 자연히 시행착오를 줄여보고자 있지도 않은 王道를 찾는 것이 우리 모두의 습관 아닌 습관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언어습득은 시행착오 없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합격수기만 이것저것 들춰보면서 가장 쉽게 할만한 것만 골라하는 것이야말로 후회하게 될 시행착오일 겁니다. 제 경우 빠르게 읽고 많이 듣기만 하다가 정작 통역 번역 수업에서 머리 속에 든 것을 꺼내 쓰지 못하게 된 것이 후회되는 시행착오였습니다. 어디까지나 통역공부의 목표는 통역이며, 머리 속에 영어지식 쌓아두고 썩히는 게 아닙니다. 쌓은 다음 얼마가 쌓였건 쌓인 것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정확하면서도 순발력 있게 활용하는 체질로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또한 어렵습니다. 그러나 어렵고 지겹더라도 잘못된 말 습관이며 발음까지 확실하게 체질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둬야 할 것입니다. 특히 들은 말, 읽은 글은 듣고 읽은 김에 말하고 쓸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 체질개선의 과정이며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입니다.
 
 
 
 
 
[유용한 자료]
 
 
 
제가 그 동안 활용했던 자료 중 수업자료나 잡지, 신문자료 외에 앞으로 L/C 및 스터디에 활용할 수 있을만한 자료를 소개합니다. (몇 가지는 학원 사이트에 링크되어 있습니다.)
 
 
 
L/C
 
 
 
PBS NEWSHOUR (http://www.pbs.org/newshour/newshour_index.html)
-스크립트 및 동영상파일이 100%제공되기 때문에 가장 많이 외웠던 자료입니다.
 
AP 및 PBS 단신(http://www.dailyenglish.com/)
-일주일치를 녹음해서 주말마다 스터디 파트너와 영한으로 하고 나중에 외웠습니다. 스크립트와 오디오파일이 제공됩니다.                       
CBS (http://www.cbsnews.com/sections/i_video/main500251.shtml)
NBC (http://msnbc.msn.com/id/3032619/)
-쉬는 시간에 인터넷으로 비디오 뉴스를 볼 수 있습니다. PBS보다 훨씬 재미있고, 흥미성 기사가 많습니다. 스크립트는 없고 그냥 놀기 뭐할 때 보면 좋습니다.
 
NPR (http://www.npr.org/)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으로 가장 다양한 뉴스가 모두 다 제공됩니다. 주제별로 상당히 다양한 주제의 뉴스 및 대담을 들을 수 있고 음질도 좋아서 학원을 오며가며 졸릴 때 자기 전에 재미있어 보이는 주제로 녹음해서 골라 들었는데 스크립트는 유료라서 그냥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앵커들의 발음이나 목소리가 제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라이오 코리아 인터내셔널(http://rki.kbs.co.kr/)
-한국 기사를 영어로 발음 좋은 남자앵커가 보도하는데  스크립트나 요약본이 간간이 있지만 그냥 듣기만 해도 다 들립니다. 녹음해서  영영으로 연습하면 한영통역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음 (http://cafe.daum.net/afn2)
-각종 뉴스 스크립트를 모아둔 곳으로 가입하면 다 볼 수 있지만 100퍼센트 모든 뉴스가 있지는 않습니다.
 
 
 
스터디자료
 
 
 
청와대 대통령 연설문  (http://www.president.go.kr/cwd/kr/archive/archive_list.php?meta_id=speech)
-한국어 원문 연설문에 영어 번역본이 있어 한영 연설문 스터디에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번역본이 약간 낯선 표현이 많아 쉽고 흔한 말로 바꿔 연습하는데도 좋습니다.
 
위성통역실 (http://www.ytn.co.kr/special/special_list.0401.php?m_cd=0401)
-CNN뉴스 영어 원본과 한국어 번역이 있어 영한, 한영 스터디에 썼습니다. 다만 뉴스체라 2차시험에 나오는 내용과는 형식이 좀 다릅니다. 오디오까지 제공되어서 녹음해 영영으로 하면서 영어식 표현을 외우는데 좋습니다.
 
UN 산하기관 연설문 (http://www.un.org/issues/statemnt/sgstatex.asp)
-UN의 각종 산하 기관 연설문과 링크되어 있어서 주로 영한 연설문 통역연습을 할 때 활용했습니다. 재미있는 연설문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1차듣기에 나올까봐 6월부터 샅샅이 뽑아놓고 슬슬 읽거나 스터디로 했는데, 한국어 표현은 스스로 생각해 내야하며 다소 지루했고 결국 시험에도 안나왔지만 연설문에 아주 약간은 익숙해졌습니다.
 
코리아헤럴드 학원 영작 자료 (http://www.englishtop.com/Write%20On/Write-On.php)
-타 학원 사이트인데 무료로 제공하기에 여기 자료는 지난 3년간 업데이트 되는 대로 하나도 안 빠지고 다 봤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짧고 아주 쉽게 하는 한영번역이 좋아서 영작 연습에 활용했고 덕분에 한영 통역에도 도움이 됐습니다.
 
CNN 한글뉴스 (http://www.joins.com/cnn/c_biz/list/cnn_c_biz_list.html)
-중앙일보와 연결되어 있는 사이트로 위성통역실과 비슷한 영어 원문에 한국어 번역본이 있어 뒤집기 연습할 때 편합니다. 오디오자료는 없습니다.
 
각종 연설문 (http://www.garyshome.net/links/)
-여기에는 한국어 영어 연설문이 있는 공공기관 및 기업체의 웹사이트와 연결되어 있으며 UN연설문보다는 재미있는 영어 연설문도 찾을 수 있습니다. 통대 다니는 친구가 알려준 곳인데 매우 자주 돌아다니면서 스터디자료로 활용했습니다. 한국어 연설문은 영어 번역본이 있는 것을 찾기 힘들어서 별로 안 봤지만 한한 연습에는 사용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다 쓰고 나면 꼭 할말이 더 생겨서 며칠간 덧붙이다 길어지고 또 길어지고 하더군요. 그래도 조금이나마 건질 게 있으셨으면 해서 길게 썼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부하시는 여러분께 저도 붙었으니 희망을 가지시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부족한 제가 그래도 합격한 것은 다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믿습니다. 어쩌면 호되게 당해보고 자만심을 버리라는 계획일 수도 있겠지요. 아직까지는 입학을 안 했으니 합격이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도 축복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문정훈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를 붙잡아주시고 혼자서는 불가능한 비전을 보여주신 주님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맏딸의 결심을 믿어주시고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감사 드립니다. 끝까지 함께 열심히 해 준 똑 소리나는 진주 양과 미영 양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저는 시험 치기 전 날도, 지금도 '임계질량'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생각하기에 감히 자랑스럽게 합격수기를 쓰지 못합니다. 다만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 제대로 공부방향을 잡고 있는지 혼란스러울 때 제게 도움이 되었던 다른 분들의 합격수기를 생각하며 이 길을 택하신 분들에게 제 방법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 이 글을 씁니다.
 
 
 
 
 
[시작]
 
 
 
저는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직장생활 6개월만에 소위 '고시생'이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둘 때 다들 말렸고 저 스스로도 무모하다고 생각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 세계가 너무나 작음을 느꼈기에 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서 그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후의 선택은 통역대학원이었습니다. 6개월 동안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 들리는 것 같았고 순차도 번역도 잘 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시험 전날까지도 '내가 안되면 누가 되냐'는 자만심으로 나를 속였고 그 결과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듬해 3월이 될 때까지 저는 제 문제점을 알지 못했습니다. 2004년도는 유난히 시험유형과 문제간 간격에 대한 논란이 많았습니다. 그 때문에 저는 그때까지도 이전에 하던 대로 "학원수업 듣고 Economist 읽으면서 하루종일 학원에 있으면 2005년도에는 합격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재도전하기로 결심한 후 다니던 학원도 바꾸고 거의 학원에서 살다시피 했지만 주위시선에 신경 쓰고 자기연민에 빠지다 보니 '나'는 보이지 않고 '남'만 보였습니다.
 

 
 

[학원]
 
 
 
통대준비공부를 하다보면 초기에 학원선택에 적잖은 공을 들이게 됩니다. 저는 작년과 올해 두 군데 학원을 다녔습니다. 각각 나름의 장점이 있었는데 A학원은 단신뉴스 중심의 수업방식과 다양한 자료제공으로 1차와 2차시험준비에 가시적인 도움이 되었습니다. B학원은 대담방송 중심의 한결 같은 수업방식으로 자기평가와 실력높이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강의시간에 따른 시간관리도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수업 전 후 일정시간동안 해두는 공부는 하루하루 학습량과 학습시간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줍니다. 또한 스터디 시간관리가 중요한데 너무 욕심만 앞서면 실력이 쌓인 후 저절로 우러나오는 원리를 무시한 채 스터디를 위한 스터디가 되어버립니다. 자기학습시간은 압박감에 시달려 무조건 의자에 앉아있기 보다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효율을 올리는 방향으로 관리해야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한 두 시간 집중해서 공부한 후 잠깐 쉬어주면 기분도 가뿐해지고 능률도 올랐습니다. 여담이지만 학원근처의 Mix & Bake에서의 커피 한 잔은 공부하는데 힘이 됐습니다.
 
 
 
임계질량곡선은 영원히 오를 것 같지 않다가 어느 순간 상승선을 그립니다. 그 순간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속도와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은천성 선생님의 L/C 수업은 제 자신을 알게 하고 깊이 있게 들을 수 있게 하며 공부하는 원리를 알려주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해와 암기, 한글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는 은 선생님의 원칙은 앞으로의 장기레이스에서도 필수적이라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공부]
 
 
 
① 읽기
 

올해 4월부터 8월까지는 읽기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수업에서 다룰 주제를 중심으로 국내신문, 국내잡지, 영문잡지, 영자신문를 통해 대 여섯 개의 기사를 정해서 스터디 파트너와 일부 sight-translation을 하고 자료교환을 했습니다. 막바지에 갈수록 반복되는 주제가 생겨 자신감도 생기고 생소한 주제에 대해서도 어디선가 내가 읽은 자료일 것이다라는 생각에 담대함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자료검색이나 편집 등에 지나친 시간을 쏟지 않고 꼭 필요한 자료를 빠른 시간 안에 준비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준비시간이 단축되니 다양한 문체의 다양한 자료를 일정량이상 정기적으로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 방법의 장점은 한 주제와 관련, 쓰일 수 있는 표현의 범주를 서툴게나마 인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방법은 은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권장하시는 공부방법이기도 합니다. 3월말에 수업 중에 언급하셨는데 파트너와 궁리 끝에 완성한 이 스터디로 공부의 대부분을 할애했습니다. 지면을 빌어 그때 저와 함께 한 스터디 파트너들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② 듣기
 
읽기를 많이 하면 상대적으로 자신감이 붙습니다. 더불어 한국어, 영어의 표현력도 좋아집니다. 각 주제간의 교집합이 생겨 영어든, 한글이든 반가운 표현 혹은 단어가 들리게 됩니다. 이 때 서로 어울리는 짝을 인식하게 되면서 상호 호환되는 부사, 동사, 명사까지 가늠하고 의미의 미묘한 차이도 골라 인식하게 됩니다.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는 학원수업자료를 무작정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나눠주는 듣기자료는 오늘 다 듣고 영한순차를 했습니다. 하지만 통대준비공부는 마냥 듣는다고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국내 시사토론방송을 볼 때 토론에 나오는 참석자들의 견해, 어휘, 토론주제를 이해하고 그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그 프로그램을 제대로 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뉴스도 대담이나 토론방송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내용을, 모든 분야를 알 수는 없겠지만, 하나씩 배경지식을,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는 전문지식과 맞먹을 정도로 쌓아나간다면 듣기가 더 이상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이 된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③ 말하기 & 쓰기
 
읽기와 듣기에 비해 말하기와 쓰기는 많이 신경 쓰지 못했습니다. 9월부터 한영 스터디와 수업 위주로 연습했습니다. 주로 국내외 신문 사설난을 활용했고 수업자료에 충실했습니다. 시험 막바지에는 그 동안의 자료로 파트너와 셋이서 돌아가며 연습했습니다. 시험유형에 맞춰 사설과 독자투고, 연설문 위주로 개인 당 발표횟수가 많도록 시간을 나눴습니다. 번역과 에세이는 그동안의 수업자료와 과제첨삭을 활용했으며 11월 개설된 1, 2차 시험준비반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9월부터 시작하면서 늦은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들었습니다. 이대 시험준비로 일찍부터 쓰기를 연습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이 읽고 많이 들었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지막까지 아쉬움은 있었지만 후회는 없었습니다.
 

 
 

[1차 시험]
 
 
 
공통, 전공 문제유형과 내용, 모두 특이할 게 없었습니다. 학원 모의고사와 기출문제만 충실히 풀었다면 당황하지 않을 정도였으며 최신뉴스와 연설문 위주였습니다. 다만 전공26번부터 50번까지는 독해지문이 7-8개나 나와서 시간이 촉박했으며 저를 포함해서 주변의 여러 명이 끝 문제 네 다섯 개는 제대로 풀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1차 시험 준비는 9월 말부터 일주일에 2-3회 문제풀이 스터디를 했습니다. 기출문제와 월간텝스 청취문제를 풀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텝스는 별 효용이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틀린 학원 모의고사는 다시 풀었습니다. 틀린 원인을 파악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최고 우선순위를 두었습니다. 흡족할 만한 점수는 막바지까지 결코 나오지 않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믿는 것과 평소의 꾸준한 공부가 1차 시험 준비의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2차 시험]
 
 
 
필기에서 국어는 객관식과 에세이 모두 '수감자'에 관해 출제되었습니다. 시사저널의 영화평론 한편이 나왔고 유영철의 인권이 에세이 소재였습니다. 시험 얼마 전까지도 교도소의 열악한 환경과 연쇄살인범 유영철에 관한 기사가 자주 나왔기 때문에 생소하지 않았습니다. 영한 번역에서는 기출문제에 나왔던 프로이드관련 지문이 나왔습니다. 한영번역은 스크린쿼터 등 국내주요기사거리가 나왔습니다.
 
실전에서는 누가 그랬듯이 '평소 실력만 발휘해도 된다' 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 영한은 '9/11 사태 이후 진정되어 가는 미국의 관광업'을 주 내용으로 한 긴 뉴스보도 유형이었고 한영은 '죄의식 없이 버리는 애완견문제'를 주 내용으로 한 긴 독자투고 유형이었습니다. 내용은 평이했으나 속도를 유지하다보니 많은 내용이 더러는 빠지고, 더러는 생각이 아예 안 나서 건너뛰고 해서, 교수님이 읽어주신 시간보다 더 짧게 통역한 것 같았습니다. 이번 2차 시험은 유난히 긴 지문과 다양한 유형으로 뒷담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어떠한 주제의, 어떠한 유형의 글을 갖다 줘도 해낼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2차 시험 준비는 모든 수업 내용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평소의 꾸준한 공부와 연습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비법이나 유형공략 없이도 실력이 쌓인 만큼 보여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소감]
 
 
 
작년 1차 시험 후 하늘빛이 어떠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올해는 1차 시험을 치고 나온 후 날씨도 기억나고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기억이 납니다. 차분하면서도 약간 들뜬 듯 2차를 준비했습니다. 수험번호가 뒤에 있어서 2차 실기는 오후 5시까지 기다려야 했지만 마지막까지 제가 팽팽히 당기고 있던 끈을 놓지 않은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10월 30일 까지도 '한 발짝만 더 디디면 임계질량에 다다를 것 같은데 아쉽다, 아깝다.' 하면서 매일 학원을 다녔습니다. 간간이 결석한 수업과 제출하지 못한 과제, 취소한 스터디, 시체 놀이한 시간들이 계속해서 떠올랐습니다.
 
 
 
저는 이번 시험을 마지막이라고 공언했습니다. 부모님의 압박도 있었고 섣불리 그만둬 버린 직장에 대한 미련과, 동기들에 비해 뒤쳐진 듯한 내 모습을 1년 이상 더 견뎌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서 돌이켜보면 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충실한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는 20대에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해 공부할 수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지금 다른 카드패를 쥐고 있다면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제자리걸음이라고 느낄 수도 있었겠지만, "내 지식의 한계를 알고 도전을 했다."라는 사실은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2005년도 합격자는 유난히 연령대가 낮다고 합니다. 점점 더 많은 학부생들이 졸업과 함께 시험준비를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겨우 가려놓은 허점들이 저보다 더 어린 동기들 앞에 드러날까 두렵기도 하고 떨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허점이 드러나며 또 발전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이 시험을 준비하시는 여러분께도 후회 없이 공부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모자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약간 먼저 이 길을 가게 된 사람으로서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승리하세요.
 
 
 
 
 
오혜진
 
 
 
합격자 발표가 난 지 몇 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아마 작년 2차 시험을 보고 난 후 조마조마하게 발표를 기다리다가 결국 떨어졌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작년 발표 후 공부를 계속해야 할 지 아니면 취직을 할 지 많은 고민 끝에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공부를 계속하기로 결정했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를 보게 됐습니다. 사실 합격자 수기를 쓰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도 많고 또 남들과 별다르게 한 게 없어서 쓸 말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 합격자 수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던 걸 떠올리면서 부족하더라도 제 경험이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적어봅니다.
 
 
 
 
 
[독해]
 
 
 
우선 올해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 前에 작년 1차에서 합격한 이유와 2차에서 떨어진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올해에도 계속하고 그렇기 못했던 것은 고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실 외대 1차 시험은 거의 매년 유형이 바뀌기 때문에 특정 유형에 맞춰서 공부를 하면 위험부담이 따르게 됩니다. 따라서 어떤 유형에도 먹힐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독해라도 생각하고 이코노미스트를 계속 구독했습니다. 독해자료는 다른 좋은 것도 많이 있겠지만 작년에 보던 것이기도 하고 이코노미스트의 깔끔한 문체도 마음에 들어서였습니다. 잡지를 받으면 우선 목차를 펴놓고 보고 싶은 기사 제목에 동그라미를 쳐서 표시를 해뒀는데 이렇게 해두면 내용이 궁금해서라도 꼭 읽게 됩니다. 처음 읽을 때는 모르는 단어 뿐 아니라 좋은 표현이나 문장, 핵심 아이디어 등에도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단어를 찾으면서 표현까지 같이 익히는 식으로 통독하는 기분으로 읽었습니다. 가끔 한 단락 읽을 때마다 덮고 영한을 하거나 기사 전체를 읽은 후 여백에 기사를 요약하기도 했는데 읽기만 해서 지루할 때마다 병행하면 의외로 효과가 좋았습니다. 독해 자료를 편식하는 편이었는데 다행히 스터디 파트너가 뉴스위크, 비즈니스 위크, 헤럴드 트리뷴, 뉴욕 타임스, 기타 신문 기사 등을 스터디 자료로 사용한 덕분에 다양한 독해자료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듣기]
 
 
 
듣기는 따로 공부하지 않고 은천성 선생님 수업으로만 했습니다. 물론 다양한 자료를 구해서 많이 하면 좋겠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서 수업만 듣고 대신 복습을 철저히 했습니다. 복습할 때는 한 단락을 듣고 영영을 하기도 하고, 콜린 파월의 인터뷰처럼 좋은 문장은 한 페이지를 통째로 외우기도 했습니다. 옥상에 사람이 없을 때는 걸어 다니면서 실제로 기자들 앞에서 말하는 기분으로 복습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하면 기분도 처지지 않고 공부가 아니라 대화를 하는 느낌이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말하기]
 
 
 
2차에서 고배를 마신 패인이 바로 말하기를 게을리 한 데 있다고 생각해서 올해는 여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복습을 할 때는 적어도 한 번은 소리내서 읽었고 가끔씩 제가 읽는 걸 녹음해서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방법은 본인이 해놓고도 매우 민망하기 때문에 자주 하진 못했지만 가끔씩 해보면 발음에 어떤 버릇이 있는지 목소리가 너무 높거나 작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스터디 자료는 꼭 읽으면서 복습을 했는데 특히 다른 건 못해도 Dear Annie는 꼼꼼하게 읽으면서 좋은 표현들은 외워서 입에 붙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작년에는 어려운 단어나 표현을 쓰고 문장을 길게 하면 좋다고 착각했었는데, 올해는 이를 버리고 무조건 짧고 쉽게 말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1차]
 
 
 
공통영어는 작년보다도 쉽게 출제됐지만 전공영어는 유형이 많이 바뀌어서 당황했었습니다. 감독관이 시험지를 나눠주고 파본을 확인하라고 했을 때 넘겨보다가 뒷장에 생소한 유형의 지문이 있는 것을 보고 뒷장 지문을 먼저 읽었습니다. 사실 지문을 모두 읽을 시간은 안되기 때문에 시험지를 받으면 일단 전체적으로 문제의 유형이 어떤지 파악하고 혹시 낯선 유형이 있으면 그 부분을 먼저 읽어 두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독해문제를 풀 때는 지문을 모두 읽지 않아도 풀 수 있는 문제부터 답을 체크해놓고 시계를 보면서 나머지 문제들을 풀었습니다.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답을 체크하던 손이 마구 떨렸지만 '다른 사람들도 다 이만큼은 시간이 없을 거야.' 라고 되새기면서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독해문제를 풀다 보면 정신이 없어서 막상 답안표시는 미처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제가 있던 고사장에도 한 분이 다섯 문제를 풀어놓고도 답안지에 표기를 미처 못했다고 감독관에게 사정사정했지만 결국 그대로 제출해야만 했습니다. 따라서 늦어도 종료 10분前이 되면 확실한 답만이라도 표기를 하고 나머지 문제를 푸는 게 안전합니다.
 
 
 
1차를 보고 난 후에는 떨어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2차 준비를 했습니다. 작년에 1차를 보고 난 후 싱숭생숭한 마음에 2차를 소홀히 했던 것을 기억하면서 될 수 있는 한 1차 시험얘기는 하지도 않고 듣지도 않았습니다. 스터디 파트너와 매일 영한, 한영을 했는데 이 때 eye-contact도 같이 연습했습니다. 브레인 스토밍은 그 동안 정리해 둔 노트로 혼자서 소리내서 읽으며 연습했습니다.
 
 
 
 
 
[2차]
 
 
 
번역과 작문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한국어는 작년보다는 좀 어려웠지만 대체로 평이했습니다. 번역에서 모르는 단어도 있었지만 설마 이것 모른다고 떨어뜨릴까 싶어서 전체 맥락 속에서 어색하지 않게 둘러서 번역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지만 은근히 까다로운 부분이 몇 있어서 시간을 잘 안배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면접은 일요일 3시 반에 봤습니다. 작년 면접 때 심장이 마구 뛰어서 정신이 멍해 결국 영한을 망친 생각이 났기에 올해는 아예 우황청심환을 준비했습니다. 학원 수업 때 시험삼아 먹어봤는데 괜찮은 것 같아 시험장에도 가져가서 3시부터 조금씩 2/3 가량 마셨습니다. 면접고사장 앞에서 대기할 때는 긴장을 풀기 위해 기지개를 펴는 등 가볍게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영한은 '십대가 되면 아동기와는 달리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버릇이 들게 되는데 그 이유는 멜라토닌과 불면증 때문이다.'란 내용이었습니다. 긴장이 덜 풀려서인지 마지막 문장은 doctors, chronic, treated 세 단어 밖에 못 들어서 순간 아득해졌지만 내용 자체가 너무 짧아서 한 문장이라도 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 세 단어라면 나올 내용은 이거 밖에 없겠지' 하고 "의사들은 청소년기 불면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라고 끝을 맺었습니다. 뻔뻔스럽게 지어냈는데 다행히 교수님들이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잘했어요'라고 해주셔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한영은 '운전자들이 안전운전 수칙을 알면서도 잘 지키지 않는다.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방어운전 습관을 길러야 한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비교적 평이했기에 pause없이 풀어갈 수 있었는데 조수석이나 방어운전과 같은 단어는 생각이 나지 않아 sitting next to the driver's seat, drive safely로 돌아갔습니다. 끝나고 교수님들이 '잘했어요'라고 말씀해주시고 실수한 것도 없는 것 같아서 이번엔 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이번에 안되면 내 길이 아니라 생각하고 접겠다고 마음먹고 있었기에 오히려 담담하게 발표를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올해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에게 다짐한 것은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 이었습니다. 이 공부가 장기전인데다 작년의 경험으로 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쉬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공부가 안되거나 스트레스가 쌓인다 싶으면 바로 가방 싸서 집에 와 음악을 들으면서 만화책을 보거나 집 앞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때 영어로 된 영화를 보면 알아듣는 대사가 많은 데서 오는 뿌듯함과 더불어 영화 자체의 감동으로 스트레스가 한번에 해소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스터디가 잘 안 돼서 고민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에 스터디는 혼자 하기 힘든 영한, 한영, 한한만 했습니다. 다행히 스터디 파트너가 정말 성실하고 시간 약속을 잘 지켜서 간혹 해이해지는 저 자신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어 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스터디 파트너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작년과 올해 많은 가르침을 주신 은천성 선생님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유나영
 
 
 
시험을 보기 전에 나도 합격수기 한 번 써보자 하고 농담을 했던 기억이 나는데, 직접 쓰려니까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그래도 제가 처음 이 공부를 시작할 때 합격수기를 밤새 보면서 이것저것 적어놓곤 했던 기억을 살려 제 경험이나마 작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씁니다. 저는 올해 여름에 코스모스 졸업을 했고 대학에서는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전공했습니다. 그래서 이 공부를 본격적으로 했던 4학년부터는 내내 학점이 형편없었습니다. 혹시 저처럼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를 하시는 분이 있다면 학교 공부도 꼭 열심히 하라는 말씀을 먼저 덧붙이고 싶네요.
 
 
 
 
 
[L/C & Speaking]
 
저는 L/C에 대한 공포가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스터디를 할 때에도 긴장을 하면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역시 공포를 이기는 방법은 열심히 연습해서 자신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주된 공부방법은 은천성 선생님 수업을 듣고 복습(듣고 따라하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외의 L/C 공부는 하려고 해도 시간과 건강(^^;)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잠은 항상 8시간 이상은 잤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양보다는 질이라는 말이 있듯이 L/C도 '확실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peaking은 듣고 따라하기로 대부분 공부했고, TV 프로그램 중에 'Sex and the City'를 정말 많이 봤습니다. 이런 가벼운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도 많은 것을 보면서 흘려 듣지 마시고, 하나를 보더라도 반복해서 듣는 것이 참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절로 외워지거든요. (그런데 'Sex and the City'에 나오는 단어들이 반드시 추천할만한 것들은 아니에요.^^;;)
 
 
 
 
 
[R/C & Writing]
 
저는 이코노미스트를 구독했습니다. 물론 이코노미스트 잡지 한 권을 모두 읽진 못했지만 중요하다고 판단한 기사나 제가 읽기 힘들어 보이는 기사를 골라서 읽었습니다. 독해의 순서는 통독 후 요점 머리 속에 떠올리기, 제목 맞춰보기, 정독하며 모르는 단어 체크하기, 단어 찾기, 단어 외우기, 기사 전체를 다시 보지 않고 써보기였습니다. Writing 공부는 이렇게 하면서 저절로 된 거였고요. 이 방법으로 하다보면 시사주간지를 from cover to cover로 읽기는 불가능해집니다. 그렇지만 통독으로 가능한 많은 분량을 읽는 것보다는 한 기사라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어휘]
 
 
 
저는 시험 보기 한참 전에는 좀 불안한 생각이 들어 워드스마트를 외워보려고도 했었는데 잘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기사를 읽은 후에 몰랐던 단어를 날짜별로 노트에 정리해서 날짜별로 외우는 거였죠. 제가 워낙 정리정돈이 잘 안 되는 사람이라서 시험이 다가오면서부터는 잘 되지 않았는데 제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더군요.
 
 
 
 
 
[스터디]
 
은 선생님께서 어느 정도 실력이 됐을 때 뒤집기(영한-한영)를 시작해야 한다고 하셔서 저는 거의 9월이 되어서야 뒤집기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저도 확실한 실력이 바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뒤집기 스터디를 시작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뒤집기를 하기 전에는 영영과 한한을 주로 했습니다. 시험 가까워오면서부터는 학원에서 일요스터디를 했었는데 복습을 열심히 하실 각오가 되어 있으시면 추천하고 싶은 방법입니다. 전 복습을 철저하게 하지 못했거든요.^^
 
 
 
 
 
[1차시험]
 
 
 
1차시험을 보는 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평소 안 먹던 아침을 챙겨먹은 후 커피를 large size로 사 마셨습니다. 선생님이 커피가 정신 집중하는데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다는 말씀을 기억해서였습니다. 공통영어는 꽤 평이했던 것 같습니다. 공통 영어가 끝난 후에는 학원 L/C 수업시간의 테이프를 귀에 꽂고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다른 수험생들과 시험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들으면 마음이 심란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공영어는 역시나 유형이 자주 바뀐다더니 문제를 보고 당황하는 바람에 처음 몇 문제를 놓쳤습니다. 독해 부분에서는 시간이 워낙 없어서 한 번만 읽어보고 풀었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있었던 시험장소에서는 어떤 분이 시간이 없어서 답안지도 못 바꾸시고 그냥 제출하셨던데 확실히 시간 배분을 잘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시계 큼지막한 것 꼭 챙기시고요.^^
 
 
 
 
 
[2차시험]
 
사실 저는 1차시험에서 당연히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긴장이 풀려 심한 독감에 걸려서 2차시험도 열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상태에서 봤습니다. 은 선생님께서 평소 1차시험을 보고 난 후에는 본인의 느낌과는 관계없이 2차공부를 시작하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한국어시험은 평이했습니다. 한국에서 정상교육을 받으신 분이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습니다. 마지막에 짧은 논술 문제에서 유영철이 자신의 인권을 주장하고 나선 점에 대해 개진하라는 문제가 있었는데 제가 유영철 현장검증을 직접 본 터라 흥분해서 글을 써내려 갔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글에서 감정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티가 나면 안 된다고 합니다.^^)
 
 
 
번역시험은 영한은 프로이드에 관한 문제가 나왔었고 한영은 연설문과 경제 관련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번역 시험을 볼 때 너무 몸이 아파서 책상에 엎드리고 싶을 정도였기 때문에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이 부분에선 운이 좀 따라준 것 같아요. 건강 관리 정말 잘 하셔야 합니다.
 
 
 
구술시험은 제 수험번호가 꽤 앞이어서 일찍 불려나갔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제게는 몸도 마음도 너무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빨리 구술시험을 치는 것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 제 앞에 몇몇 지원자 분들이 계셨는데 진행요원 한 분께서 떨면 떨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안 떨려고 노력은 했었습니다. 그래도, 매우 떨리더군요. 살면서 그렇게 떨렸던 적은 처음이에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렇게 떨다가 막상 시험장에 들어가니까 조금 나아졌습니다.
 
 
 
영한문제는 초콜릿에 관한 거였는데 지금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어떤 실험에 관한 것이었고 뚜렷하게 어렵다 싶은 것은 없었지만 꽤 길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들으면서 '아, 길다.'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자세한 것은 놓치더라도 기억나는 것은 최선을 다해서 통역했습니다. 중간 정도 하니까 그때서야 교수님들께서 고개를 끄덕이시더군요. 저는 교수님들 모두를 쳐다보려고 노력은 했었는데 나중에 가서는 불러주신 외국인 교수님만 뚫어져라 쳐다봤었습니다. 한영은 미국언론에 관한 것이었는데 이념성향이 신문마다 뚜렷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영을 하면서는 정신이 없어서 교수님들을 쳐다보지 못했는데 몇 분이 끄덕이시는 걸 '느낄 수는' 있었습니다. 끝나고 나서는 한 교수님께서 'OK, thank you!' 하셔서 저도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면서 기분 좋게 나왔습니다.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과 함께 교수님들의 호응도 참 기분 좋았거든요. 몸은 아팠지만 기분은 마냥 좋았었습니다.
 
 
 
 
 
[맺는 말]
 
 
 
저는 학원을 다니면서 내내 모의고사 성적이 형편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혹시 제 글을 보면서 모의고사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모의고사가 합격과 불합격을 절대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공부하는 내내 믿어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이고 냉정히 평가해야 할 사람도 나 자신입니다. 주위 사람이나 학원에서의 performance 같은 것은 신경 쓰지 마시고 하루하루 실력이 향상되는 자신을 격려하면서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이 공부를 하는 내내 부족한 저를 믿어주셨던 우리 부모님, 존경하는 은천성 선생님, 그리고 누구보다도 제가 강해지는데 큰 몫을 했던 켈리 이모에게 감사말씀 전합니다.
 
 
 
 
 
  
 
 
 김수진
 
 
 
'If you are going through the hell, keep going.' 은천성 선생님께서 일러주신 오늘의 금언 중에서, 통번역대학원 준비를 하며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말이었습니다.
 
 
 
올 한해를 거의 영어사랑학원의 한서반과 함께 했지만 솔직히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한 것은 여름 들어서입니다. 그 前에는 학교생활과 병행해야했기 때문에, 통대 시험을 보겠다는 생각보다는 고급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은 단순한 마음에 조일아 선생님의 한서통대준비반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수업을 들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실력에 자극을 많이 받았고, 한편으로 2가지 언어를 넘나드는 통번역의 신통방통함에 매료돼서 본격적으로 공부할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은 수업 내용 복습만 철저히 했어도 크게 도움이 됐을 텐데 진작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그 기회를 놓쳐버린 점입니다. 스페인어는 아시다시피 영어만큼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지 않은 까닭에 만약 통대 합격을 목표로 한다면, 학원을 통해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시험대책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해외 체류 경험도 여름방학 2개월간 스페인에 다녀온 것 외에는 全無했기 때문에 제가 신문기사나 미디어를 통해 보고  들은 표현들을 검증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학원 수업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부방법]
 
저는 체계적인 공부를 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공부를 했습니다. 환경, 뉴 미디어,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주제들을 두루 접하기 위해 다독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그 결과 풍부한 표현을 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호기심을 가지고 봤기 때문에 언어적 지식을 뛰어넘어 배경 지식 함양의 효과도 있었습니다. 통대 시험에서 예상 문제를 겨냥하고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지만, 그 틀에 갇혀 편향된 주제만 다루는 것은 오히려 상당한 위험을 수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터뷰에서는 어떤 돌발 주제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어떤 주제든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표현과 단어를 정확하게 알지 못해서 제가 한 작문에는 항상 오류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조 선생님께서 권해주신 대로 뒤늦게나마 주제별 단어 정리를 하였는데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꺼내 보면서 정확성을 보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통대를 준비할 정도이면 문법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처럼 차근차근 문법을 배우지 않은 경우엔 사상누각이 될 수 있으니 문법이 불안한 경우엔 꼭 문법책을 다시 한번 정독한 후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화려한 말을 쓴다고 해도 결국 정확성이 결여된 문법은 감점요인일 뿐 아니라 신뢰성이 떨어져 주관적인 평가에서도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료는 RKI(Radio Korea International), BBC, EL PAIS LA OPINION 등 4가지를 주로 봤습니다. RKI는 국내 기사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주요 한국일간지의 내용과 비교하여 공부할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그러나 다른 본토 신문과 비교해 무리 없이 평이하게 쓰여졌을 뿐 아니라, 주로 육하원칙에 입각한 단신에 가까워서 싫증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RKI 기사의 표현을 직접 만들어 내려면 어마어마한 내공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RKI가 대폭 업그레이드되어서 점차 기사의 질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기사뿐만 아니라 RKI의 다른 알토란같은 내용도 꼭 챙겨두십시오. 한국의 주요 사회 문화적 이슈를 오디오와 함께 다루기 때문에 외워두면 요긴하게 써먹을 표현이 무궁무진합니다. 저는 이 것을 시험을 거의 한달 앞둔 때에야 뒤늦게 알고는 땅을 치고 후회했습니다. 가끔 RKI의 인터뷰를 귀기울여 듣는 것도 외국 경험이 적은 사람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BBC를 통해서는 그날그날 국제 핵심 이슈들을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빨리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AUDIO NOTICIAS를 통해 본 것을 귀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EL PAIS 와 LA OPINION에서는 주로 사설을 읽었습니다. 이 사이트들은 주로 읽는데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가장 집중이 잘되는 시간에 서한 번역이라고 생각하고 한번에 읽어내는 게 중요합니다. 실제로 스터디에서 번역 연습을 할 때도 사설을 위주로 했습니다. 제가 쓴 글이지만 이따금씩 참 잘 썼다는 느낌이 들 때는 시험공부를 떠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해가 안 돼서 스트레스 받는 날이 더 많았지만 모르면 모르는 대로 하루에 하나 정도는 보려고 했습니다.
 
 
 
 
 
[영어]
 
영어는 당락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소홀히 하다가, 시험이 임박해서는 생각 외로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오히려 시험에서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가 바로 그랬습니다. 학원의 시사청취 수업을 한 달 듣고 시험을 두 달 앞두고 텝스 독해 문제집과 듣기 문제집을 푼 것이 영어 대책의 전부였습니다. 게다가 1차 1교시 시험이 그 날의 컨디션을 크게 좌우합니다. 이것보다 힘든 말은 없겠습니다만, 여유 있을 때 스페인어만 매달리지 말고 적어도 하루 1-2시간은 영어에 투자하십시오. 영어실력이 스페인어 실력에 시너지 효과가 된다는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영어가 제1외국어이며, 스페인어를 한다고 하면 으레 영어실력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공부해야합니다. 올해 공통영어는 의외로 상당히 쉽게 출제된 편이라 통과할 수 있었지만, 매년 기출 문제의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공통영어의 배점은 1차 300점 만점의 100점이니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국어]
 
 
 
의욕만 앞서서 초반에 2급 한자검정시험 대비책을 샀지만, 결국 몇 장 보지 못하고 책장 속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사자성어를 독음하고 뜻을 풀이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과 고등학교 수준의 한자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약 6, 7급만 되도 충실히 공부한다면 걱정할 것 없습니다.) 한자를 쓰지 않고 읽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릅니다. 국어 논술과 스페인어 자유주제 작문을 위한 공동과제는 주요 사회문제에 대해 노트 한 권에 기승전결의 형식을 갖춘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신문 사설을 읽다가 솔깃한 내용이 나오면 포스트 잇에 요지를 쓰고 글을 요약하면서 제 나름대로 정리했습니다. 이것은 인터뷰時 자신의 논리를 펼 때에도 요긴합니다. 시간과 정성이 허락된다면, 좌측에 한글 논리를 쓰고 우측에 스페인어로 정리한다면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한글로나마 논지를 가지고 있으면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문의 두려움이 훨씬 덜합니다)
 
 
 
 
 
[스터디]
 
7월부터 스터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일주일에 2번, 9월부터는 주중에 2번 토요일에 1번 했습니다. 주중의 스터디는 한한(신문사설 한글 요약 및 서어 요약)-서한 (1분30초 분량 1인당 2개씩)-한서(1분 분량 1개씩)式으로 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스터디 파트너들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엄선된 기사를 잘 준비해 오는 것입니다. 양질의 기사를 제공하지 않으면 스터디 구성원 전체의 의욕과 학습의 질이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때 원활한 정보 공유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스터디를 할 때는 프로그램마다 시간을 정해서 지켜야합니다. 저희는 모두 조 선생님처럼 체육시간에 쓰는 타이머를 가지고 다니면서 초 단위까지 시간을 쟀는데 왠지 프로의식도 생기는 것 같고 시간도 지키게 되는 등 효과가 컸습니다. 사실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국 시간이 가다보면 매일 매일 표현을 5개라도 확실히 익혀두고 예문까지 익혀두면 그것이야말로 큰 재산이 됩니다. 그리고 이 기사도 봐야할 것 같고 저 기사도 봐야할 것 같을 때, 어떤 기사를 보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기사든지 확실히 보고 표현 중심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본인의 공부 방법을 의심하면서 계획을 세웠다가 바꿨다 하기보다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이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매진하십시오.
 
 
 
 
 
[실전]
 
 
 
이번 시험은 1차 스페인어 듣고 답하기가 작년보다 어려웠기 때문에 실제로 2차를 준비하는 동안 심리적 불안이 컸습니다. 2차 시험 하루 전에 발표가 난다는 잔인한 사실에 분개하면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안간힘을 쓰다가도, 불현듯 떠오르는 1차의 실수들이 밤잠을 설치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향이 누구에게나 다 나타난다는 것을 인정하고 빨리 과거는 잊어버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현명함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특히,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은 스페인어로 대답하라고 하면 스페인어로, 한국어로 대답하라고 하면 한국어로 쓰는 것입니다. 앞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 못했다는 자괴감 때문에 연연하다가 뒤에 한국어로 쓰는 것을 스페인어로 쓸 뻔했던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평소라면 어떻게 그런 실수를 할 수 있나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당황하면 그냥 앞에 쭉 써있는 스페인어로 대답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지문이 시작되기 전에 co. esp. 등으로 식별 가능한 표기를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는 FTA 의 일반 정의와 목적, 중남미 유전개발과 유가 앙등의 영향, 한국과 중남미의 사회 변동과 그 원인 비교,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기조연설 등이 출제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사건보다는 상당히 개괄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들이 나왔으며 읽는 속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만 낭독하시는 교수님의 발음은 매우 명확한 편이고 목소리도 굉장히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평소에 배경지식을 꾸준히 넓혀 놓고, 민주주의, 자유무역, 세계화 등 거시적인 주제들을 다룬 사설 등을 미리 공부해 놓으면 득이 될 것입니다.
 
 
 
2차의 한국어는 영화평론을 큰 지문으로 1-10번까지 한자, 어휘 문제가 모두 나왔기 때문에 새로우면서도 전보다 부담이 덜했습니다. 그리고 늘 모의고사를 보면 백발백중 틀리던 맞춤법 문제가 이번에는 비교적 평이하게 나왔습니다. 논술은 600자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서 분량 조절한 후, 시간이 비교적 넉넉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주제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인권침해 주장이 합당한가'였습니다. 번역은 올해 서울에서 열린 '세계 인권 기구 대회' 폐막 연설과 'FTA의 일반 특혜' '유럽연합내의 이민자 문제를 둘러싼 이견' '교착 상태에 빠진 기업의 주주간 협정'등이 나왔습니다. 한서는 평이했으나 서한이 짧으면서도 앞뒤 문맥 관계를 파악하기 힘들었다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서론 등 형식이 갖추어 진 것이 아니라 그냥 사설 한 토막을 발췌해 실어놓은 것 같아 여러 번 읽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공부한 주제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깔끔하게 문장을 전개하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쓸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과연 채점하시는 교수님이 과연 알아 보실까 싶게 시험지가 너저분해져서 크게 걱정됐습니다. 자유 주제는 '실업 문제와 대책'이었는데, 이 주제는 인터뷰에서도 한서 순차용으로 나온 것을 보면 올 한해 내내 문제가 되었던 실업 문제를 간과하고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것이 후회됐습니다.
 
 
 
인터뷰를 앞두고 큰 회의장에서 이름이 호명되길 기다리는 순간은 정말 긴장돼서 아무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접수를 일찍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오래 기다릴수록 과도한 긴장으로 지칠 뿐 아니라, 사실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ㅡㅡ; 호명되면 한서과 재학생 도우미께서 친절하게 어떤 순서로 진행될 것이고 한서 순차 통역의 주제까지 '실업'이라고 일러주시기 때문에 미리 자료를 볼 수도 있고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역시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실업에 관한 자료도 없어서 그냥 머릿속으로 논지만 정리하였습니다. 실제 면접 내용은 이슬람 세계의 fundamentalismo (이슬람 근본주의) 의 미래 위협 가능성에 관한 의견 개진(서어)-중남미 각국의 '死者의 날'(El dia de los muertos) 묘사 서한 통역-'취업난 속에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구인난' 한서 텍스트 보며 통역-국내 사회복지에 관한 의견 개진(서어)-지원 동기와 앞으로의 계획 (한국어)의 순이었습니다. 작년에도 세계화라는 거시적 주제가 나온 데 이어 올해도 집중적인 주제공부가 필요한 문제보다는 어느 정도 스페인어 표현이 가능한 토대 위에 배경지식이 있으면 절대 유리한 문제들이었습니다. 특히 이슬람 근본주의는 교수님께서 텍스트를 읽어 주셨지만 생소한 개념이라면 크게 당황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저는 이슬람 근본주의는 다양성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무력 분쟁과 갈등을 일으키는 큰 원인이 되고 앞으로 국제사회에도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요지로 대답했습니다. 항상 모의 시험을 볼 때도 적당한 속도로 말했다고 생각하는데도 남들이 3분에 할 것을 5분씩 걸렸다는 생각 외의 평가결과를 받았는데, 이번 인터뷰에서도 그렇게 유창한 속도로 대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기 위해 속도의 균일성은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死者의 날에 대한 통역은 실수로 서한 통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의견 개진인 줄 알고 노트테이킹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날짜 등 디테일을 거의 잡아 내지 못해 그냥 요약하고 제 생각을 말해버렸습니다. 불안했지만 다음에 있을 어려운 관문들을 생각하니 괴로워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혹시 착각하거나 못 듣더라도 들은 만큼만 자신감 있게 얘기하고 '그렇지 않습니까?'하는 넉넉한 표정으로 교수님들을 대하면, 그 살얼음판 같은 면접실 분위기가 자신에게 우호적이라는 기분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설혹 착각이라 하더라도.)
 
 
 
 
 
[마치며]
 
빈틈이 많은 살력으로 통대에 입학하게 되어 잘 헤쳐 나갈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앞서지만, 뒤늦게 재미를 붙인 스페인어를 전문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어 기쁨이 더 큽니다. 수기를 쓰면서, 이렇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에서 여러 가지 권고를 하고 보니, 제 자신도 잘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수기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나아갈 지침을 일러주는 다짐의 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것이 외국어와 가까워지는 첩경임은 진리입니다. 그러나 이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훌훌 인적이 드문 산 정상에 올라 스페인어에 이 한 몸 바치겠다는 굳은 결심을 외치십시오. 그리고 그때 그 참신하고 열의에 찼던 기분을 상기하며 공부하는 도중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슬럼프라는 녀석을 물리치십시오.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매일 매일 꾸준히 하기' 와 '나름대로의 스트레스 조절法' 의 두 비법을 연마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시험 기간 내내 정성을 아끼지 않으셨던 부모님과 조일아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합격생 수기 (2005)
 
 
 
 
 
 
 
 
 
 
 
남승현 
 
제게 이렇게 합격자 수기를 쓰게 될 수 있는 기회가 오리라고는 거의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이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때는 다른 사람들의 수기를 읽으며 참 많이 부러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공부를 시작한지 꽤 오래됐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오래전에 시작했지요.) 많은 사람들이 이 공부에 대해 얘기할 때 기간에 대해 많은 말을 하지만 이 공부는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시간문제가 아니라 은천성 선생님 말씀대로 철저히 임계질량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각자 자기가 가진 임계질량의 양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와 같이 '적은 임계질량'으로 시작하시려는 해외파가 아닌 국내파 분들께 격려를 드리고 싶습니다.
 
 
 
금년 이대 시험에 대해서는 다른 합격자분들이 자세히 써 주셨기에 저는 제가 공부했던 방법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사실 너무 막막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때 은 선생님 말씀을 무조건 따랐습니다. 아시죠.. 그냥 스크립트를 다 외워 버리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제가 스스로 생각해도 무식할 정도로 다 외웠습니다. 성격이 내성적이라 수업 중 발표는 한번도 못했지만 그렇게 외우다 보니 스스로 영어의 바닥이 다져진다는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외울 때는 가급적 문장 전체를 외우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하고, 이것이 곤란할 때는 반드시 동사와 목적어를 묶어서 함께 외웠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나중에 speaking 이나 writing 을 할때 정확한 영어표현을 찾거나, 이곳에 어떤 동사, 전치사를 써야할까 하는 고민은 안하게 되더군요. 적어도 제가 쓰는 영어가 소위 콩글리쉬는 아니라는 확신을 하게 되니 참 좋았습니다. 영어가 몸에 배지 않은 저 같은 국내파에게 아마도 가장 좋은 방법인 듯 싶습니다.
 
 
 
지금은 장홍석 선생님 수업을 듣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장 선생님 수업에서는 그날 공부한 내용을 요약하셔서 학생들에게 불러 주시고 학생들이 앞에 나와서 시험 치듯이 한영통역 발표를 하게 됩니다. 제가 2차시험을 볼 때 내심 놀란 것은 시험관 교수님께서 한영 내용을 불러주실 때 그 길이가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대 입시설명회에서 교수님께서 2차 구술 시험 지문이 꽤 길 것이라고 말씀하셔서 걱정을 했었는데, 아마도 수업시간 발표를 통해서 많이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인가 봅니다. 마치 수업시간에 발표하듯이 편안함이 느껴졌고, 내용도 더 쉽게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더욱이 장 선생님 수업시간에는 발표기회가 많이 주어져서 연습을 하는데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한영 구술 시험이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도중에 그만 내용을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그만둘까 하다가 통대 시험을 볼 때 도중에 포기해 버리는 것은 죄 중에서도 대역죄에 해당하니 반드시 어떻게 해서라도 끝을 맺어야한다는 말이 생각나서 그냥 제 생각대로 말하고 나왔습니다.
 
 
 
스터디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 일주일에 두 번  The Economist를 영한으로 했고 스터디보다는 제 공부에 좀 더 촛점을 맞추었습니다. 학원 공부를 복습할 때는 먼저 한번 길지 않게 끊어서 들어보고 제가 듣고 이해한 만큼만 혼자서 큰소리로 영영으로 말해봅니다. (speaking 연습은 이 요약연습으로 대체했습니다. ) 들은 분량이 거의 이해가 될 정도로 반복해서 4-5회 정도 듣고 영영 요약을 한 다음에 그래도 들리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찍찍이를 가지고 반복해서 듣고 받아쓰기를 해본 후에 스크립트와 대조해 보는 방법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제가 듣기를 할 때 어느 부분에서 자주 실수를 하는지 알게 되더군요.
 
 
 
제 생각으로는 writing, speaking, listening, reading 중에서 listening이 가장 어렵고 시간도 가장 오래 걸리며 가장 더디게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어렵기는 해도 listening에서의 자신감이 통역의 가장 중요한 밑바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시험을 칠때 처음엔 한영을 많이 걱정했었는데 오히려 문제가 된 것은 영한이었습니다. 한영은 한국어로 말해 주니 제가 완벽하게 이해하고 좀 어렵더라도 제가 아는 표현을 사용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할 수 있었는데 영한은 영어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면 한국어로 말하라고 해도 할 말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공부를 하다가 저처럼 생각만큼 실력이 늘지않아 고민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경우는 철저히 외우기 위주의 공부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주 잊어버리는 것이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통대 공부가 모래판에 물붓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모래판에 물을 부으면 고이지 않고 그냥 스며들어 버리쟎아요.) 그런데 은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이 기억납니다. 이 공부는 마치 콩나물 시루에 물주는 것과 같다구요. 비록 물은 밑으로 빠져나가 버리지만, 그 사이에 있는 콩나물은 반드시 자라고 있다고 하셨는데 정말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합격하는데 큰 힘이 되어주신 저의 친정 부모님과 제 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언제나 꾸준히 노력하시고 좋은 결실을 맺으시기 바랍니다.
 
 
 
 
 
 송정화
 
 
 
합격소식을 접하고 한참 동안 얼떨떨했습니다. 실감이 나지 않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앞으로 하게 될 더 큰 고생(그토록 기다려왔던!)의 무게가 벌써부터 피부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합격 수기를 쓰기에는 제 실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새로 도전하시는 분, 다시 마음을 다지시는 분들, 특히 직장과 병행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1. 어학연수
 
저는 순수 국내파입니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영어를 좋아했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영어수업을 계속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 3학년말에 어학연수를 결심하고,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캐나다 밴쿠버로 연수를 갔습니다.  '통대입시에서 어학연수가 꼭 필요한가'라고 물으신다면 '그렇지 않다'라고 답해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밴쿠버 연수는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겪었던 아주 소중한 경험이 됐습니다.  우선 어학연수를 결심하신 분들이 있다면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어학연수는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영어 사용을 'practice'하고 영어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단 어학연수를 결심하셨다면 최소한 6개월 혹은 1년 전부터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제 경우에는 연수 전에 영어회화수업을 6개월 동안 꾸준히 들었습니다. 영어실력이 백지인 상태에서 영어연수는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입니다. 일단 연수 생활을 시작하면 항상 어학연수를 온 목적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의 연수생활이었기 때문에 남들 보다 효율적으로 보내야한다고 다짐하면서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하려고 노력하면서 공부했습니다. 
 
 
 
 
 
2. 통대지원 계기
 
 
 
원래 제 꿈은 라디오PD이었습니다. 어학연수에서 돌아와서 소위 말하는 '언론고시'준비를 했습니다. 그 해 방송사 시험에 떨어지고 나서, 바로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입사 후에 언론고시를 계속하려고 했었는데 여건상 거의 불가능해지고 그 꿈에 대한 회의도 생겨서 진로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통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있었지만 감히 엄두가 안 났었는데,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게 됐습니다.  나중에 실패하게 되더라도 '안될 것 같다'라는 두려움 때문에 시도도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할머니가 돼서 후회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2003년 1월에 은천성 선생님 왕기초반을 등록했습니다. 그 신선한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모두들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고 저도 열심히 따라가려고 노력했고 4월부터는 기초반 수업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앞에 나가서 발표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주눅이 들었지만, 발표신청을 하지 않으면 수동적인 공부가 될 것 같아서 다음 달부터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메모리 스팬도 짧고 디테일을 빼먹기 일쑤였고, 가끔씩은 흐름도 잘 잡지 못했습니다. 분명한 것은 열심히 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과연 통대공부를 할 수 있을까'라고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꼭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시작이 반이니까요!
 
 
 
 
 
3. 직장과 공부
 
 
 
2003년 1월부터 공부를 시작했으니까 저의 준비기간은 꼬박 2년이 된 셈입니다. 그 동안 내내 저는 직장과 학원을 병행했습니다.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에만 전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참 많이도 했습니다. 가끔씩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치게 될까봐 초조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저를 짓누르는 것은 바로 그 고민자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쪽이든 빨리 결론을 내리면 마음은 편해지는 것이니까요. 제 경우에는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만 하게 되면 규칙적인 생활을 할 자신이 없었고, 넘쳐나는 자유시간에 온종일 공부만 하는 것도 지겨울 것 같았습니다. 그 보다는 회사에 적을 둔 상태에서 마음을 편하게 먹고 남는 시간을 공부로 채우는 편이 제게는 더 맞는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저는 영어를 쓰는 업무환경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일하고 남는 시간에 이코노미스트를 읽고 스터디 준비를 했습니다. 때로는 일이 너무 많아서 한 글자도 못 볼 때도 있었지만 그런 때는 일이 공부의 연장이다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달랬습니다. 직장이냐? 공부냐?의 고민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고민을 깊고 짧게 하시고 일단 결정하시면 어느 쪽이든 내가 한 선택이 맞는 거야! 라고 생각하시면서 마음을 편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4. 공부방법 & 스터디
 
 
 
출근해서 일단 이코노미스트 웹사이트에 들어가 하루 읽을 분량 2-3개 정도의 기사를 선택해서 대의를 파악하면서 쭉 읽고 모르는 단어만 체크했습니다. 두 번째 읽을 때는 유용한 표현이 들어 있는 문장 전체를 형광펜으로 표시하고 그 표현들만 외웠습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가장 힘든 점은 L/C에 할애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자리에 앉아서 리딩을 하고 다른 공부는 해도 괜찮았지만 이어폰을 꽂고 L/C를 연습한다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L/C는 학원에서 하는 것, 출퇴근길에 듣는 것, 잠자기 전에 끊어서 듣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래도 교재를 보지 않고 최소한 3번은 반복해서 들은 후에 끊어 듣기를 하려고 노력했고, 그 과정을 마친 다음 날 회사에서 교재를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공부시작 초기에는 스터디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먼저 충분히 혼자 공부한 다음, 서로 잘 맞는 스터디 파트너를 구하고 (비슷한 실력도 중요하지만, 약속을 잘 지키는 스터디 파트너를 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sight-translation, 한한요약 정도로만 시작하셔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나서 중반에 이르러서 영영 요약까지 포함하고, 시험 前 1-2개월부터는 한영, 영한 연습을 하시면 무리가 없을 겁니다. 스터디 준비를 사전에 철저히 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이며, 또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스터디 후에는 반드시 복습을 해야합니다. 복습이 없는 스터디는 시간낭비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 스트레스, 페이스 조절
 
 
 
보통 통대준비는 장기전입니다. 공부하는 동안 이런 저런 엄청난 스트레슬 받게 되지요. 나중에 느끼시게 되겠지만 스트레스 관리도 통대입시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합니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집중도 안되고 부정적인 생각에 쉽게 휩싸이고 자신감도 잃기 쉽기 때문입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일에 치이고 실력도 늘지 않는 것 같을 때는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실패하고 오히려 저는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작년에는 제 부족한 면을 잘 알고 있었고 그 부분만 보완하면 잘 될 것이라고 마음을 먹었더니 곧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세상이 끝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것이 약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페이스 조절입니다. 처음에 너무 욕심을 부리다가 막상 가장 중요한 시기인 후반에 지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초반에는 기본기를 닦고 중반에는 무리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 막판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시험 한 달 정도 앞둔 시기부터 가장 집중이 잘되고 흡수하는 것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막판에 최선을 다하고 시험 일주일전부터는 컨디션 조절을 잘 하십시오. 저는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편이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좋아하는 음악을 매일 듣고 보고 싶은 영화를 자주 보고 재즈 바에도 가끔씩 갔습니다. 과하지만 않다면 좋은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은 스트레스해소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6. 1차 & 2차 시험
 
 
 
내년에도 이대와 외대 시험날짜가 겹칠지 모르겠지만, 우선 빨리 학교 선택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비즈니스 레터를 계속 써왔기 때문에, 외대 1차보다는 에세이 쓰는 것이 상대적으로 조금 더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대로 결정하고 나서는 한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두 학교를 준비하는 것보다 한 학교를 빨리 결정해서 그 입시유형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공부의 방향을 잡기에도 훨씬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영어로 에세이 쓰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공부과정에서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수업 시간에 은 선생님께서 여러 차례 말씀하셨던 것처럼 '잘'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본인의 기준을 낮춰서 '틀리지' 않는 글을 쓰는 연습을 하면 됩니다.  영어에세이 쓰기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은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필사(copying)를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너무 어렵지 않고, 잘 된 글을 골라 한 문장씩이라고 외워서 그대로 써보는 것입니다. 필사를 하게 되면 그 자체로 리딩도 되고, 유용한 표현도 익히게 되고, 내 글 쓰기의 문제점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시는 분들은 꼭 손으로 쓰는 연습을 하십시오. 워드 작업으로 철자 자동고치기에 익숙해지신 분들은 나중에 너무나 쉬운 철자도 틀리게 되는 愚를 범할 수 있습니다.
 
 
 
1차 시험은 작년과는 다른 새로운 유형이 나와서 잠시 당황했지만, 시험 보기 전에 수업시간에 했던 실전 연습과 그대로 시간안배를 해서 무난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먼저 정확히 문제를 파악하고 연습지에 서론, 본론, 결론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고, 본론의 세부 내용도 1, 2, 3으로 정리하고 바로 답안지에 써 내려갔습니다. 확신이 없는 표현들은 과감히 배제하고, 자신 있는 표현과 틀리지 않는 표현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서론 한 문단, 본론 세 문단, 결론 한 문단으로 구성했고, 간단하게 결론을 짓고 나서 나머지 십분 동안은 proofreading을 했습니다.
 
 
 
2차 시험을 앞두고는 많이 긴장해서 그 전날 청심환까지 먹었습니다. 시험 당일 저와 함께 기다리는 6명의 사람들 중에 제 순서가 가장 마지막이어서 긴장감이 더했습니다. 시험 시간은 약 10분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한참 기다리다 시험장으로 들어갔더니 앞에 세분의 교수님이 앉아 계셨습니다. 외국 교수님이 "How are you?"라고 친절하게 물어 주셔서 약간 긴장을 풀 수 있었습니다. 예상외로 한영을 먼저 불러주셨습니다. 가운데 계신 교수님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잘 읽어주셨는데,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길게 pause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서 듣자마자 바로 시작했습니다.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중간에 쉬거나 반복하거나 '버벅'대지는 않았습니다. 다행히 한 교수님이 계속 고개를 끄덕이면서 들어주셔서 많은 힘이 됐습니다. 영한은 무척 난해했고 예상보다 훨씬 길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pause 없이 바로 시작하고 제가 이해한대로 이야기했습니다. 이 때는 교수님들이 고개를 숙이고 계셔서 제가 잘하고 있는 지 아닌 지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끝나고 나와서 이미 시험 본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했는데 대체로 영한이 어려웠다고 해서 조금 위안을 삼을 수 있었습니다. 발표가 나기 이틀 전부터 심하게 긴장이 됐습니다. 한영에서의 문법 실수가 떠오르고, 영한을 맞게 갔는지도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합격한 것을 보면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또박또박하게 말하려고 노력하고, 어려웠던 영한에서는 디테일은 버리더라도 대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말한 것이 좋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2년 동안의 공부가 힘들 때도 많았지만 제 부족한 점을 깨닫고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 됐습니다. 저와 함께 같이 공부했던 스터디 파트너들, 특히 최초의 스터디 파트너이자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energetic 예원, 뛰어난 실력으로 자극이 돼주고 큰 힘이 돼준 영관 오빠 & 혜정 언니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보선언니~ 축하하고, 우리 같이 열심히 다녀요. *^^*
 
 
 
 
 
누구보다도 항상 같은 모습으로 큰 가르침을 주신 은천성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정보선
 
 
 
아직 많이 부족한 제가 합격수기를 쓴다는 것이 쑥스럽기도 하지만, 비교적 오랜 기간을 다양한 여건에서 공부했고, 실패의 아픔도 겪어봤기 때문에 통대 준비에만 전념하시는 분들뿐만 아니라 직장생활과 공부를 병행하시는 분들, 또 지금 불합격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나마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제 경험을 적습니다.
 
 
 
처음 감히 통대 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몰라 막막해서 일단 학원에 등록을 했습니다. 하지만 빼곡이 들어찬 학생들과 숨막히는 긴장된 분위기에 지레 겁을 먹었고, 좌절감을 느끼는 날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지식을 얻게 되는 재미와 가끔 남들이 놓친 부분을 들었을 때의 자신감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엔 다른 학원을 다녔었는데 몇 달간을 수업시간에 오들오들 떨기만 하다가, 도저히 이런 분위기에서는 살 수 없겠다 싶어서 영어 사랑으로 학원을 옮겼습니다. 앞에 나가서 마이크를 잡고 발표하는 방식이 충격적이긴 했지만 부담 없이 '통과'를 외칠 수 있었고 수업 분위기도 훨씬 편안했으며 무엇보다 수업시간마다 듣는 금언이 마음깊이 와 닿아서 매일 매일 깨달음을 얻는 경건한 기분으로 학원에 왔습니다. 통대 입시를 위한 여러 학원들이 있지만 자신에게 맞는 분위기에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씩 발표도 하게 되고 혹독한 critique에 입는 상처에도 익숙해지면서 차츰 희망을 가져보기도 했지만 여전히 통대는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제게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자신감과 여유였던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시험 직전까지 지나치게 조바심을 내고, 비관적인 생각을 하면서 너무 긴장해서 2차 시험 때 제대로 말도 못하고 나오는 쓰디쓴 경험을 했습니다. 장기적으로 해야 되는 공부인 만큼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말자'는 은천성 선생님 말씀처럼 좀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공부하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마음이 잘 맞는 스터디 파트너들을 만나 스터디 시간을 기다릴 만큼, 그리고 서로 안 보면 허전할 정도로 정을 쌓아가며 즐겁게 스터디 할 수 있었던 것이 제게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 실패의 아픔을 겪고 마음을 추스른 후에는 계속해서 공부에만 전념할 엄두가 나지 않아 취직을 결심했습니다. 은 선생님께서 포기하지 말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영어공부를 계속하라는 말씀이 제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몇 번씩 선생님 말씀을 읽고 또 읽으며 힘이 들더라도 영어공부를 놓지 말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직장생활과 공부를 병행한다는 것은 정말 만만치 않았습니다. 처음 두 달간은 적응하느라 바빴고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적응이 된 후에도 시간을 따로 내서 공부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업무가 영어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된 일이었고, 해외 일류 기업의 바이어들과의 미팅도 빈번하게 이뤄져서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습니다. 간신히 7월부터 다시 학원에 등록을 했지만 자주 결석을 했고, 더구나 시험 한 달 전부터 갑자기 큰 프로젝트들이 겹쳐서 거의 공부를 하지 못해 극도로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애써 여유를 찾고 꼭 붙어야 한다는 마음을 버리는 대신 즐겁게 공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공부 방법]
 
통대 준비를 위한 공부는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방법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실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합니다. 통대 공부에만 전념할 때에는 시간은 비교적 많았지만, 그렇다고 그 시간들을 효율적으로 보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공부하는 타입이 아니라서 오전에는 신문을 읽고 제가 좋아하는 AFN TV 프로그램을 시청했습니다. 수업이 없는 날은 스터디 시간을 잡아서 꾸준히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스터디도 느슨해지지 않도록, 방법도 의논해서 바꾸고 장소도 바꾸고 벌칙도 정하는 등의 시도를 했습니다. 수업시간에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엄청나게 방대한 공부 자료들이 있기 때문에 이것저것 손대며 불안해하기보다는 선생님께서 주제를 엄선해 만드신 교재를 복습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수업을 듣고, 복습하고, 선생님께서 내주시는 The Economist誌 reading 숙제를 하고, 스터디 준비하고, 스터디 하다 보면 거의 하루 일과가 끝났습니다. 이에 덧붙여서 저는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녹화해서 보곤 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했습니다. 처음에는 수업을 듣는다거나 스터디를 하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었으므로 짬짬이 The Economist 무료기사를 스크랩해서 모니터 구석에 띄워놓고 읽거나 아침 시간에 10분 정도 일찍 출근한 날은 뉴스기사를 들었습니다. Listening 공부를 할 때에는 시간이 많을 때처럼 많은 양을 흘려듣지 않고 적은 양이라도 철저히 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1차 시험]
 
시험보기 전에 에세이 연습을 많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물리적으로 그럴 만한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대신 글을 읽을 때 꼼꼼히 읽고 표현을 주의 깊게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시험 전에 몇 달 간 학원 수업을 들을 때, 선생님께서 글을 읽고 덮은 후 한글 번역만 보고 그대로 영문으로 옮기는 숙제를 내주셨는데 적잖은 도움이 됐습니다. 글을 쓸 때는 무작정 시작하기보다는 충분한 brainstorming 과정을 거쳐 개요를 어느 정도 잡은 후 글을 전개했으며 여러 번 듣고 보았던 표현들을 적절하게 사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올해 1차 시험은 한 도시를 개발하는 데 야구장을 짓는 것과 공장을 세우는 것 중 어느 것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라는 것이었는데 저는 야구장을 짓는 방법을 선택해서 세 가지 정도 근거를 제시한 후 요약해서 결론을 맺는 방식으로 글을 전개했습니다. 사전에 충분한 연습을 하지 못해 시간 배분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결론을 쓰기도 전인데 7-8분 정도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아 검토를 전혀 하지 못하고 제출했습니다. 시간 내에 쓰는 연습을 통해 감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차 시험]
 
2차 시험은 무엇보다 긴장을 푸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험관 앞에서는 많이 긴장이 되기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잘 안 들리고 말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작년에는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는 발걸음부터 얼어붙어서 영문을 읽어주는 데 잘 들리지도 않고 논조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지만 시험시간을 잘못 아는 바람에 결시생 처리가 되어 우여곡절 끝에 겨우 시험을 치는 일을 겪어서 더욱 긴장이 되었습니다. 무릎이 딱딱 부딪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떨렸는데 내용도 난해했습니다. 하지만 이해한 부분만은 최대한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했고 중간중간 침묵이 흘러도 확실하게 끝맺음을 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데 다리에 힘이 풀리고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인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자세로 공부하는 과정을 즐기고 더불어,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한다면 그리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기 스터디 파트너였던 보경, 인영, 서연, 혜영, 그리고 작년 한 해 웃음 참으며 스터디 하느라 고생했던, 상미, 윤희, 주영, 지훈 씨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몇 번 같이 공부하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파트너 정화에게도 고마움과 함께 축하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최정애
 
합격은 또 하나의 시작인데 합격수기를 쓰려고 하니까 왠지 쑥스러운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아 망설여지지만 晩學의 용기를 내본 만큼 앞으로 공부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몇 자 적어 봅니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 연이어 터져서 10월이 되어서는 시험을 못 볼지 모른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제게 시험 前 2주의 최종준비라는 시간적 선물을 주셨고 나름대로 정돈된 마음으로 시험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시험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자."라고 마음을 비우고 담담하게 시험을 본 것이 오히려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분들이 한 둘이 아니지만, 우선 존경하는 은천성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영어공부에서뿐만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여러 면에서 모범을 보여주시며, 때로는 쓴 소리로 때로는 따뜻한 격려로 이끌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선생님의 가르침이 이 길을 걸어가는데 정확한 방향을 제시 할 것입니다. 또, 사무장님, 실장님, 주임님을 비롯한 영어사랑직원 여러분께서 그동안 친절히 수고해 주신 점에 대해서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영어 공부를 하면서 특히 영어사랑에서 만나 즐거움을 같이 했던 여러 친구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현명한 유리, 착한 유진이, 마음 넓은 우정이, 지금쯤 기말시험으로 고생할 성경이, 멋쟁이 민정이, 이쁜 지민이, 함께 공부하게 된 슬기, 마음씨 고운 현정이에게 특히 고맙고 수업시간에 크리틱을 해준 분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작년에 보기 좋게 미끄러지고 은 선생님의 충고에 따라 제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대비책을 세우기로 하였습니다. 문제는 실패를 받아드리는 자세부터였습니다. 포기하고 그냥 아줌마로 살까 하는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돌고 돌다 돌아서 되돌아온 것을 또 놓아 버리면 내내 후회보다는 미련이 남을 것 같아 다시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통역 공부가 재미있었습니다. 모처럼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그때부터 이것이 내 길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자만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다시 하자."라는 마음과 "입시가 아니라 능력 있는 통역사가 되기 위해 일년을 더 준비한다."고 생각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공부에 임하면 이 과정이 훨씬 수월해지는 것 같습니다.
 
 
 
제 강점은 L/C, Writing, 논리력, 배경지식이라고 생각됐고, 약점은 R/C,  Speaking, 자신감 결여, 부족한 우리말 등등이었습니다. 꾀 많은 토끼가 결국은 자기 꾀에 스스로 넘어 간다고, 제가 가장 잘 한다고 생각했던 R/C가 문제였습니다. 절대적인 양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되어 IHT를 구독해 사설과 business commentary는 매일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sight-translation 도 처음에는 시도해봤으나 그 보다는 내용을 소리내어 읽는 것이 flow를 늘리는데 도움이 되었고, 읽은 후 그 글에서 사용된 표현으로 최대한 다시 再演하는 것이 처음 단계에서는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하루에 한 기사가 제 목표였는데 안 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공부방법을 몰라서 공부를 못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고 문제는 실천을 안 하는 데 있습니다. 다만 은 선생님 말씀대로 읽기, 듣기를 우선으로 많이 하고, 쓰기, 말하기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이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분들께는 읽기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봐서도 모르는데 들어서 알리 만무하고 더군다나 내 것이 된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또한 아는 것 같지만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니 精讀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청취도 마찬가지로 精聽을 빼놓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우리로서는 역설적이지만 "쉬운 영어"도 연습해야 합니다.
 
 
 
이대를 선택한 이유는 2학년 때 동시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리고, 四肢選擇 보다는 작문에 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차 시험은 또 예상을 빗나갔고 시험지를 받아 든 순간 허탈감에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그 전날까지 줄기세포 복제와 윤리성, 性賣買의 합법화, 테러리스트와의 협상여부, 국가의 개인권리 침해 등 주로 무거운 주제만 다루다가 시험이 의외로 쉬워서 당황했습니다. 서론은 주어진 passage의 요약과 공장유치를 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본론에서는 농구팀유치가 가지는 한계성과 실업문제 해소의 중요성에 대해 쓰면서 실수를 줄이게 위해 한 문장을 쓰고 다시 보고했습니다. 결론은 다시 실업이 가져다 주는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사소한 실수를 해 발표가 날 때까지 마음을 졸였습니다. 산업유치는 결국 여러 혜택을 가져올 수 있는 win-win game이라는 주장을 폈고, Kerry 후보가 경제간담회에서 했던 말들도 응용해서 쓰고 paraphrase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2차 시험에서는 한영을 먼저 불러 주셨는데, 평소 말이 너무 빠르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기에, 실전에서는 천천히 하겠다는 각오로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긴장을 풀려고 해도 너무 긴장이 되었고, 시험에 임하기 전에 화장실도 수 없이 다녀와 힘도 하나도 없고 떨리기 시작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자신 있었던 영한에서 "poor"를 "porn"으로 자꾸 잘못 들어 내용 파악이 안되기 시작하니 더욱 더 떨리는 것은 말할 나위 없었습니다. 대의만 말한다고 했는데 지금도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납니다. 부끄러워 기억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아마 한영이 그리 나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번역시험도 2지망으로 얼떨결에 보았는데 영한은 한번 실전반에서 다루었던 사진과 인상파의 출현에 관한 것이었고, 한영은 한국인이 사회적 지위에 민감하나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호모 사피언스 임을 간주해 볼 때 유전자의 수가 다른 종보다 적어서 사실상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Newsweek에 나왔던 수필과 내용이 비슷해 거기에 나왔던 표현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시험문제를 예측한다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으며, 어떤 문제가 나오든 최선을 다하고, 어떤 상황도 대비한다는 굳은 마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나이가 많은 것이 공부하는데 신경이 안 쓰인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참고로 전 양띠입니다.), 통역은 나이보다는 실력이라는 말을 믿고 있습니다. 그것을 증명하려면 더욱 열심히 해야겠지요. 나이 때문에 시험에서 불이익을 당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일단 입증이 되었네요 그래서 혹시 아줌마인데 영어공부하고 싶으시고 통역이나 번역에 매력을 느끼시는 분들이면 한번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의외로 이 공부하시는 아줌마들 많습니다.
 
끝으로, 거의 강제로 학원등록을 해 저를 다시 공부하게 해주신 親庭어머니, 엄마 없이도 묵묵히 잘 지내준 나의 분신 서희, 언제나 옆에서 날 믿어주고 격려해주는 my "far" better half인 사랑하는 재웅씨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하늘나라에서 며느리의 합격을 기뻐하실 시어머님께도 늦게나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영어사랑에서 공부하면서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앞으로의 길이 지금보다 더 어렵겠지만 그곳에서 닦은 실력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입니다.
 
 
 
 
 
 현지선
 
 
 
지난 며칠동안, 저의 합격이 '임계질량 합격 철학'에 어긋난다는 부끄러움과 앞으로 펼쳐질 여정에 대한 우려로 인해 합격 수기를 쓸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 글이 단 한 분에게라도 격려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의무감을 가지고서라도 수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부족한 제가 합격의 행운을 누리게 되기까지 너무나 큰 도움을 준 '영어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지원계기]
 
 
 
저는 6개월간의 어학연수가 해외생활의 전부인 순수 국내파입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기 前까지 영어로 말문을 떼어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대학 진학 이후 나름대로 노력해 오긴 했지만, 학교나 직장에서 늘 해외파 출신들의 유창함에 눌려 스스로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역사라는 직업은 소위 해외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 생각했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통역대학원은 진로 고려 대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대학 졸업 이후, 몇 년간 직장 생활을 하다가 많은 생각 끝에 그만두고 영어 강사를 했으나, 계속 무언가 아쉬움과 무기력함을 떨쳐낼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제 고민을 알던 ('영어사랑' 출신이자, 현재 이대통역번역대학원 재학중인) 친구가 '통역사가 되고 싶지만, 절대 그럴 능력이 없다'는 거의 확신에 가까운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저를 '영어사랑'으로 이끌었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느낌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합격까지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꼭 도전해야겠다는 결심이 굳어졌습니다. '나는 안될 것이다.'라는 생각 때문에 관심이 있는데도 공부를 망설이는 분들이 계시다면 주저말고 수업을 한번 들어 보십시오. 포기는 그 후에 하셔도 늦지 않으니까요.
 
 
 
 
 
[학원수강]
 
 
 
올해 4월에 처음 영어사랑을 찾아가 두 달간 장홍석 선생님의 L/S(초급)를 수강했습니다. 6월 중순까지 낮에는 학교(TESOL)에 다니고 밤에는 파트타임 강사로 일했기 때문에 그저 수업에 빠지지 않는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6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원에 갔습니다. 은천성 선생님 R/W(이대)반과 장 선생님 L/S(중급)은 계속 꾸준히 수강했고, 중간에 은 선생님 L/S(중급)과 장 선생님 주말반도 각 두 달 씩 수강하였으니, 매달 3개나 4개의 수업을 들은 셈입니다. 저는 전적으로 수업에 의존하여 다른 공부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복습하기가 벅찰 때도 많았지만, 수업 자체도 너무 재미있었고, 혼자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이 없었던 저로서는 학원 수업이 저를 이끌어주는 버팀목이었습니다.
 
 
 
 
 
[공부 과정 및 시험]
 
 
 
 
 
(1차 준비)
 
 
 
학부 수업, 토플 공부를 하면서 조금씩 writing을 해왔고, 올해 상반기에 다닌 TESOL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양의 paper를 영어로 제출하였으므로 writing에 대한 거부감은 조금 덜 했습니다. 그러나, 논술형의 500자 에세이를 도대체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은 선생님 writing 수업을 들으면서 갈피를 잡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일단 7, 8월은 교재 내의 자료들을 필사(copying)하고 요약하는 연습만 했습니다. 필사를 통해 저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사소한 실수를 줄여나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필사는 뛰어난 암기 방법으로, 눈으로 외우는 것보다 훨씬 정확하게 본문의 표현들을 암기할 수 있습니다. 요약을 통해서는 글 전체의 요지를 파악하는 능력과 문장과 문장을 논리적으로 연계하는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필사와 요약을 은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제대로' 하고 있는가를 계속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냥 기계적으로 글을 옮겨 적는 방식으로는 아무리 많은 양을 필사, 요약해도 별 발전이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9, 10월에는 필사와 요약의 양을 줄이고, 한->영 뒤집기 영작 연습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주신 W/T 사설 자료는 내용이 쉽지 않으므로, 본문을 숙지하고, 1차로 영작을 한 뒤에 틀린 부분을 파악해 다시 숙지하고, 다시 2차 영작을 해 보았습니다. 사설 한 개를 하는 데 2-3시간이 걸리기도 하였지만, 적은 양이라도 완벽하게 될 때까지 했습니다. 이외에도 하루에 하나씩 한영 speaking 스터디 자료를 가지고 똑같이 한->영 영작 연습을 했습니다. 이 경우, 본문을 숙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글을 보고 영작을 한 뒤, 영어 본문과 비교하면서 잘못된 표현을 잡아내고 더 좋은 표현을 습득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같은 자료로 speaking과 writing을 모두 공부했으므로 자동적으로 거의 암기가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10월부터는 일주일에 2번씩 스터디 파트너와 이대 시험 문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문제를 만들어와서 실전 연습을 했습니다. 시험 때 시간이 더 부족할 것을 대비하여 60분 동안 에세이를 쓰고, 서로 교환해 본 뒤 상호 critique를 했습니다. 시험 바로 前週에는 매일 실전 연습을 했습니다. 제가 그나마 비교적 단시간에 writing 실력을 끌어올려 1차 시험 합격선에 들 수 있었던 것은 초기에 은 선생님 하시는 조언을 귀담아 듣고, 실천에 옮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은 선생님께서 학생들의 글을 critique하시는 내용을 메모해 그런 실수는 다시는 안 하도록 주의했고, 수업 중에 특히 많이 강조하시는 '쉬운 표현'들은 따로 정리해 제 글에 바로 바로 써먹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제 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차 시험)
 
 
 
너무 시사적이거나 특정 분야의 어휘를 많이 필요로 하는 주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어떤 주제가 나오더라도 실력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주제나 문제 유형 때문에 당황하지는 않았습니다. 문제 유형이 예년과 달랐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지만, '자기 주장을, 검증된 영어로, 논리적 비약 없이 전개한다'는 기본 틀은 똑같으므로 결국은 다 같은 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연습 때 했던 것처럼 글을 빠르게, 그러나 꼼꼼히,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쳐가며 읽고, 약 10분 동안 개요를 잡았습니다. 저는 개요와 서론에 상대적으로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편인데, 개요를 분명히 잡고 서론을 자연스럽게 쓰고 나면, 나머지는 거의 기계적으로 쭉 써내려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론의 처음 부분에 본문의 상황을 간단히 요약하고, 서론의 마지막에 제 선택과 그 이유를 분명히 적었습니다. 본론은 두 단락만 쓰는 대신 문장과 문장 사이의 논리 연결에 신경을 써서 구체적으로 썼습니다. 결론에서는 제 결정이 옳다는 것을 강조한 후, 본론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고, 이 결정을 통한 발전 전망을 가볍게 언급했습니다. 저는 어휘가 부족하여 어려운 단어는 알지도 못하고 쓸 수도 없으므로, 무조건 검증된 쉬운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대신 어떤 글에서도 써먹을 수 있는 소위 '짝'을 이루는 유용한 표현들이 바로 튀어나올 수 있도록 평소에 연습해 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쓰고 보니 답안지가 거의 꽉 찼고, 5분을 남겨두고 빠르게 검토하여 어이없는 실수를 두개나 잡아내었습니다. 은 선생님 말씀대로 '평소에 총알(검증된 쉬운 표현)을 많이 비축'해 두시고, '읽기 쉽지만, 흐름이 자연스러우며, 치명적인 논리적 혹은 문법적 오류가 없는 글로 전쟁터에서 승부'하신다면 승리할 확률이 매우 높을 것입니다. 
 
 
 
 
 
(2차 준비)
 
 
 
수업과 더불어 제 공부의 전부와 다름없었던 것은 바로 스터디였습니다. 6월 중순에 영어사랑 사이트를 통해 만난 파트너와 시험 전날까지 (일요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스터디를 했습니다. 6월부터 8월까지는 한한(신문사설), 영영(Dear Abby, 신문기사)을 매일 아침 8시에 만나 하나씩 했습니다. 한한의 경우 처음에는 메모리 스팬이 부족하여 사설을 1/3, 1/2씩 나누어 연습했으나, 점점 익숙해지면서 사설 전체를 단 한 번에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vocabulary, reading, listening 등의 절대적 학습량이 부족한 반면, 평소에 이해력과 논리력이 유일한 제 장점이라고 自慰해 왔기 때문에 스스로를 믿는 마음으로 연습 때도 자신감을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내용을 '기억' 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의 맥을 잡아 다시 '이해'한 것을 '내 말로 설명'하는 듯한 기분으로 하니까 점점 나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영영은 그 날 한 내용을 암기하여 다음 날 스터디에서 꼭 확인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fluency도 늘고 speaking에 대한 두려움도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9, 10월에는 한영, 영한을 시작했습니다. 주로 'CNN 위성 통역실' 자료를 이용했는데, 자료를 그냥 프린트하지 않고 꼭 따로 편집하여 분량을 조절하고 논리도 정리했습니다. 실제로 스터디를 하는 순간 뿐 아니라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한영의 경우 꼭 녹음을 하여 함께 들으면서 critique를 했고, 그 다음 날 한영/영한 자료 모두를 영어로 거의 외워오다시피 하여 다시 말해보는 방식으로 복습을 하였습니다. 저희 스터디의 핵심은 "매일 꾸준히" 꼭 "복습을 거의 완벽히" 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스터디를 시작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제 경우 성실한 스터디 파트너를 만나 함께 공부하지 않았다면 절대 혼자서는 그렇게 규칙적으로 공부하지 못했을 것이므로 스터디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10월에는 일요 스터디에 참여해서 실전과 같이 연습을 했고, 시험을 2주 남겨 두고는 5명이 함께 스터디를 결성하여 일요 스터디와 같은 방식으로 매일 연습을 하였습니다. 매주 토요일은 아침 일찍 이코노미스트 reading 스터디를 하고, 10시부터 오전에 장홍석 선생님의 토론반에 참여했는데 free talking을 할 기회가 전혀 없던 저로서는 그 토론 시간이 매우 재미있고 유용한 시간이었습니다.
 
 
 
 
 
(2차 시험)
 
 
 
평소 웬만한 일에는 떨지 않는 '뻔뻔함(?)'이 제 무기였는데, 2차 시험을 하루 앞두게 되자 불안함과 걱정에 가슴이 답답해져 왔습니다. 청심환까지 먹고, 일찍 잠을 청해 겨우 잠이 들었는데, 신랑이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다시 잠이 홀랑 달아났습니다. 잠을 푹 자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잠은 더 오지 않고 결국은 새벽 4시까지 잠을 못 자고 한 3시간 겨우 선잠을 잔 뒤 학교로 향했습니다. 불안감과 수면 부족으로 속이 계속 울렁거려 시험 전에 결국 구토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오히려 구토 이후 속이 가라앉았고 막상 시험장에 들어서자 별로 떨리지 않았습니다. '한영'에서는 교수님께서 읽어주시는 속도가 조금 빠르다고 생각됐으나, 큰 무리 없이 전체 흐름은 잡을 수 있었습니다. 매우 쉬운 내용이었던 첫 문장을 말하는 과정에서 조금 실수를 했으나, 당황하지 않고 밀고 나갔고, 중간에 매우 세부적인 예들은 기억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생략했습니다. 그리고, '글의 흐름을 지탱하는 핵심 논리를 빼놓지 않고 분명하게 이해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기분으로 말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을 해주셔서 조금 더 마음이 편했습니다. 문제는 '영한'이었는데, 솔직히 학원 수업 시간에도 그렇게까지 안 들린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 네 번째 문장부터 잘 안 들리기 시작해서 거의 논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푸라기에라도 매달리는 심정으로 그나마 제대로 알아들은 맨 처음 부분과 마지막 부분을 중심으로 정말 짧게, 거의 논리를 억지로 연결시키듯이 말하고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합격을 확인하고 약 30분간은 눈물나게 기뻤는데, 그 이후로는 계속 기쁨보다 훨씬 큰 걱정과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저 자신에게는 이번 합격이 인생에서 가장 큰 성취인데, 조금 더 마음놓고 기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런 성취가 가능하기까지 주변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을 생각하면 고민만 할 게 아니라 정말 분발해야겠다는 결심도 한층 굳어집니다. 항상 변함 없는 모습으로 '영어 이상의 것'을 가르쳐 주신 은천성 선생님, 역시나 항상 변함 없는 모습으로 영어 공부의 참 재미를 느끼게 해주신 장홍석 선생님, 5개월 동안 동고동락하며 성실한 모습으로 내게 자극이 되어 준 스터디 파트너 은경이, 나를 통역 공부의 길로 이끌어 준 사랑하는 친구 은영이, 그리고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끝없는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너무 사랑하는 신랑. 마지막으로 이 모두에게 가슴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유수아
 
 
 
제 실력이 임계 질량에 도달했다고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합격수기도 쉽게 쓸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공부가 잘 안될 때는 합격수기를 보며 전의(?)를 다졌기 때문에 미력하나마 저도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공부방법]
 
 
 
다른 합격자들이 좋은 말을 많이 써주셔서 저는 더 보탤 것도 없지만 그래도 공부방법 중 가장 효과가 있었던 방법은 필사(copying)입니다. 시험은 점점 다가오고 자신감은 점점 없어질 무렵에 필사만큼 마음을 다잡아 주는 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 단락을 읽었는데도 집중이 되지 않아 뜻이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을 때 한 문장씩 끊어서 머리 속에 그린 후 연습장에 그대로 옮겨 적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안정되는 걸 느꼈거든요.
 
 
 
특히 번역과 시험은 영어 에세이 시험과 번역 시험으로 이뤄져 있어 정확한 영어(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영어)를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흔히 영어식 사고라고 하는 것이 바로 그네들이 사용하는 어휘로 그네들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죠. 이런 부분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필사라고 생각합니다. 이 방법을 저는 9월에 처음 알게 됐고, 죽어라 필사만 했습니다. 올해는 안달복달하지 않고, 이미 마음을 비운 상태였거든요. 마음을 안정시키고, 시험당일에는 그 주어진 시험시간에 최대한 집중을 했습니다.
 
 
 
번역과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불안하시더라도 너무 많은 양을 한꺼번에 읽어나가려고 하지 마시고, 적은 양을 꼼꼼하게 읽어나가면서 계속 반복(복습)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가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남들의 방법에 너무 현혹되지 마시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서 꾸준히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스터디를 한번도 하지 않았고, 학원도 너무 멀어 계속 다닐 수 없었습니다. 어차피 공부는 자신이 하는 것이므로, 철저히 외로움을 즐기고 자기 자신을 자제하는 것이 관건인 것 같습니다.
 
 
 
은천성 선생님의 여러 조언들을 취사해서 흔들림 없이 1년 동안 꾸준히 준비하는 것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각 학교들의 문제 유형에 자신을 맞추는 것입니다. 어쨌든 시험은 요령도 중요하므로, 시험 유형을 파악한 후, 잠자리에 들기 전에 눈을 감고 시험당일이라고 상상하고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거죠. 이렇게 자꾸 상상해봐야 시험당일 시험지를 받아들었을 때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집중하기가 쉽습니다. 항상 시간은 모자라기 마련이기 때문에 마인드 컨트롤도 중요한 것이겠죠.
 
 
 
 
 
[1차 시험]
 
 
 
예년 문제에 비해 비교적 쉽게 출제된 것 같습니다. 글을 쓸 때 비교, 대조하는 것이 가장 쓰기 쉽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개요는 오래 짜지 않고 서론-본론(근거 1,2)-결론으로 간단하게 마무리했습니다. 1차는 pass or not pass의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평이하게 쓰려고 노력했죠. 예문으로 제시된 내용을 paraphrase 해서 써 내려간 것이 주효했던 것 같고, 글이 이어지는 흐름을 깨지 않기 위해 과감히 내용을 생략하기도 했습니다. 시험을 보고 난 후 걱정도 됐지만, 글 전체를 바탕으로 채점하는 것 같습니다.
 
 
 
 
 
[2차 시험]
 
영한번역에 의외로 모르는 단어들이 불쑥 불쑥 튀어나와서 당황했지만, 문맥이나 감으로 맞춰나가며 어찌어찌 결말을 지었습니다. 출제교수님들의 의도가 당황함 속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을 보고자 함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 '포기는 금물, 배짱은 환영'이 되겠습니다. 한영은 영한에서 당황할 만큼 당황해서, 정말 배짱으로 밀어 부쳤습니다. 시간도 많이 모자라서 생략할 것은 생략하면서 논리만 끊기지 않도록 노력을 했습니다. 시험 후 한영에서 틀린 단어를 쓴 것이 계속 신경 쓰여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은 2주일을 보냈습니다. 합격한 것을 보니 틀린 단어 한 두개로 합격을 좌우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끝으로]
 
 
 
처음에는 합격한 것이 믿어지지 않아 계속 인터넷으로 확인하곤 했는데, 이제는 학교 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네요. 또다시 바위를 언덕 위로 굴려 올려야할 때이군요. 휴~~ --;; 끝으로 영어 공부의 결정판들만 모아서 가르쳐 주신 은천성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방법들로 꾸준히,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이혜원
 
 
 
합격수기를 막상 쓰려니 다른 합격자에 비해 쓸 말이 많지 않았다. 사실 내 얘기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겠단 생각에 그만둘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나와 같이 기본 실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용기를 내어 수기를 쓰기로 했다.
 
 
 
영어공부를 시작한 건 직장을 그만두고 학원을 본격적으로 다니기 시작한 올해 중반부터였다. 나는 사실 준비기간이 길지 않았고, 사회에 나와서도 상당기간 독일어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올해 합격의 반 이상은 運이라고 생각한다. 번역과를 결정한 것도 10월쯤이었고 사실 우리말 공부나 2차 시험 준비는 거의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뭔가 착오가 있지 않았나 의구심도 든다.) 기본에 치중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올해 여름 기본이 부실하단 생각을 절실히 하던 나는 R/W외의 모든 수업을 포기하고 간단하고 쉬운 표현의 글을 찾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읽는 것, 듣는 것 모두 초등학교 수준의 것으로 통일하고 기사를 대강 외워서 비슷한 표현이 많이 나오도록 요약 연습을 많이 했다. 동시에 현재 issue에 대해서도 뒤쳐지지 않아야겠단 생각에 IHT나 VOA 뉴스의 기사도 빼놓지 않고 보았다. 동일한 기사 내용을 어떻게 다르게 표현하는지 꼭 비교 확인하고 쉬운 표현들은 외우고 넘어갔다. 넓지만 깊게 공부하려고 노력한 것이 나름대로 성공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공부방법]
 
 
 
 
 
1. 필사와 스터디
 
 
 
올 한해 영어 실력은 에세이 준비를 하면서 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은천성 선생님 에세이 수업을 들으면서 필사를 많이 하였다. 수업시간 중에 잘하는 사람들의 글을 들으면서 좋은 표현들을 많이 받아 적어 두었다. 시험이 가까워 오면서 스터디 파트너와 함께 영문기사 요약연습을 하였고, 지난 R/W교재를 복습하면서 에세이 쓰는 연습을 했다. 시간 안에 에세이를 쓰고 에세이 형식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2. Essay와 L/C는 별개가 아니다.
 
 
 
6월 학원을 다니면서 2개월 정도 중급 L/C를 들었다. 중급은 중문이 많아서 소화하기가 힘들었다. 조금 불안했지만, 이번 한 해는 1차 시험 합격을 목표로 하자란 결심에 과감히 접고 혼자서 CNN Student News를 들으면서 L/C를 하기 시작했다. Student News는 학생대상의 뉴스라 내용도 다양하고 우선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 있다. 영어도 쉬운 편이고, 반복해서 몇 번이고 들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 에세이 준비를 하면서 꾸준히 들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번역과라고 L/C가 필요치 않은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어느 때는 귀로 듣는 것이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잘 외워지는 것 같았다. 공부하지 않을 때에는 Voa News의 웹캠서비스도 틈틈이 들으면서 짧은 표현, 단순한 표현들을 귀로 익혔다. 교과서처럼 외울만한 건진 잘 모르겠지만 뉴스 앵커들의 짤막짤막한 문장들을 에세이 서두에 이용하면 유용할 때가 종종 있었다.
 
 
 
 
 
3. 교재와 선생님의 말씀에 귀기울여라.
 
 
 
되돌아보면 교재와 은 선생님의 말씀에 언제나 정답이 있었다. 올해 시작한 이대반 R/W교재를 보면 다양한 주제이지만 사람들이 찬반을 주장하는 이유에는 공통점이 참 많았다. 은 선생님께서는 항상 "자기 생각을 쓰지 말고, 영어권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교재를 복습하면서 깨달았다. 교재에 나온 비슷한 논거들을 추리다 보니 1차 시험에 나올 주제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겠지만 서구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을 인용하면 어느 주제든 모범 답안은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소감]
 
 
 
돌이켜 보면 올 한해는 고마운 사람들, 고마운 것들이 참 많았다. 우선 근본적인 공부방법을 가르쳐 주신 은천성 선생님께 감사 드리고 영어사랑이라는 따뜻한 공간에도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항상 옆에서 균형을 잡아주던 스터디 파트너도 정말 고마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좋은 사람과 환경, 과분한 기회를 주신 그분께도 감사를 드린다. 학교에 가면 부족한 점이 참 많겠지만 열심히 하면 나름의 길이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 이 공부를 하시는 모든 분들께 자기 나름의 방법을 꼭 찾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홍정인
 
 
 
* 수기를 가능하면 짧게 쓸 까도 했지만, 번역과 준비하시는 분들이 통역에 비해 많지 않아 가능하면 많은 정보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혹시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12월 한 달동안 jih2004@hotmail.com
으로 문의 주시면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답변 드릴게요. (이 계정은 12월까지만 사용할 계획입니다.)
 
 
 
 
 
[학원 수강 경험]
 
 
 
학원에 다닌 지는 오래됐지만 자신이 없어서 올해 2월까지 계속 직장과 병행했습니다. 3월에는 이번에는 일단락을 지어보자는 생각에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그 동안 주로 은천성 선생님 기초반 L/S 수업을 들었고, 번역과로 방향을 정한 4월부터는 이동희 선생님 수업을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이 선생님 수업은 4월부터 10월 시험 직전까지 수강했고, 10월에 은 선생님 이대 R/W 준비반을 함께 수강했습니다. 이 선생님 수업이 주말에만 있어서 평일에 다른 수업을 들어야 했는데, 저는 이대 번역과에 초점을 맞춘 수업을 원했기 때문에 중간에 6, 7, 8 3개월 동안 他 학원의 이대 준비반 수업을 병행해 수강했습니다. 연초에는 영국문화원의 writing 수업을 수강하기도 했습니다.
 
 
 
 
 
[번역학과 선택]
 
 
 
저도 그랬고 흔히들 통대 하면 통역 쪽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니 제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곰곰 생각해보니 사실은 번역 공부를 더 하고 싶었고, 실력을 갈고 닦아 장기적으로 출판번역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이동희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서 수업 자체를 더 즐기게 되었고 실력향상도 통역과 준비 때보다 더 빨랐던 것 같습니다.
 
 
 
 
 
[실전: 1차 시험 에세이]
 
 
 
 
 
(출제지문 설명)
 

코닝市에서 높은 실업률을 해소하고, 주변에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입찰을 했다. 입찰 응시자는 농구 구단주와 고무 제조 회사이다. 농구 구단주는 대형 경기장을 건설해 줄 것을 요구했고 경기장 건설을 통해 단기적으로나마 경기장 건설 시 실업 해소와 그로 인한 세수 확보, 관광객 유치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둘째로 고무 제조 회사는 과거 성과를 볼 때 높은 수익이 기대되고 이로 인한 장기 고용 보장으로 지역 경제 회생을 기대할 수 있다. 단 오염물질배출이 걱정되나 기업에서 작게나마 공원조성을 약속하였다. 이 둘 중 한 쪽을 선택하여 지지하라.
 
 
 
 
 
(느낌)
 

문제가 다소 의외인 점도 있었지만 요구하는 바가 명확했으므로 개요를 잡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공장을 짓는 쪽으로 주장을 폈습니다. 그에 대한 논지로는 첫째, 경기가 좋지 않으면 관광사업도 활성화되기 힘들기 때문에 장기적인 실업률 해소가 더 시급한 문제이고, 둘째, 기업감시만 잘 이루어진다면 산업화가 반드시 환경오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들었습니다. 연초에 영국문화원의 Academic Writing을 수강했는데 에세이를 쓰는 기본 형식을 익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1차 시험을 마치고, 썼던 것 중에 흔한 표현을 몇 가지 틀린 것을 확인하고 다소 걱정했는데, 통과한 것을 보면 세부적인 표현보다 흐름을 더 중시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세이 분량)
 

은천성 선생님도 자주 말씀하시듯 양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400자 안팎으로 썼고 실제 서론-본론(주제1, 근거1,2 + 주제2 근거1,2)-결론 이런 형식으로 썼을 때 그 정도 분량이 나옵니다. 너무 길어지면 아무래도 실수도 더 많아 질 수 있고 일단 논지를 잡았으면 양을 채우는 것보다는 논지가 흘러가는 데로 자연스럽게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70분 시간 안배)
 

제시문 A4 2장과 답안지 2장, 연습지 한 장을 받아 70분간 답안을 정리합니다. 저는 학원모의시험 때는 보통 제시문을 정독 하는데 5분, 개요 짜는데 10분, 쓰는데 45분, 검토 10분 정도로 했는데, 이번에는 시작을 어떻게 할 지 잘 떠오르지 않아 펜을 들기까지 20분 이상이 소요됐습니다.
 
 
 
 
 
[실전: 2차 시험 번역]
 
 
 
 
 
(전체 느낌)
 

이동희 선생님 수업에서 실전대비 모의시험을 봤는데, 그때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모의시험 때에는 긴장된 가운데에도 차분하게 생각하며 써 내려가고 남은 10분 정도의 시간을 검토하니 시간이 딱 맞았는데, 실전에서는 쫓기듯 풀었습니다. 영한은 처음 읽어볼 때는 무슨 내용인지 感이 잡히지 않아 당황했고, 한영은 예상보다 지문이 길었습니다.
 
 
 
 
 
(100분 시간 안배)
 

영한, 한영 문제지 A4 2장과 답안지 4장, 연습지 한 장을 받아 100분간 답안을 정리합니다. 처음 영한을 두 번 정독 해 확실히 요지를 잡는데 15분을 쓰고, 한영 지문을 정독한 뒤 바로 써 내려갔습니다. 절반을 쓰고 보니 벌써 45분이 지난 상태여서 너무 당황했고 나머지 절반은 고민을 많이 하지 않고 생각나는 데로 바로바로 써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하니 30분 정도가 남았고 영한의 경우 처음 파악한 요지를 중심으로 어려운 단어를 문맥에 맞게 끼워가며 빠르게 써 내려갔습니다. 그러고 나니 5분 약간 넘게 시간이 남았고 남은 시간동안 답안지만 보면서 한영 문법체크, 영한 문장흐름 검토 등을 하고 나니 1분 남짓 남았는데 이제 진이 빠져서 더는 못 보겠기에 시험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시험 전에 시간 안배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지문의 난이도에 따라 적절하게 대처해야 할 듯합니다.
 
 
 
 
 
[영한번역]
 
 
 
 
 
(출제지문 설명)
 

기술발전이 예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가 주제였습니다.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예술가의 표현도구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었고, 그 예로 비디오아트의 경우 컴퓨터를 이용하여 분할한 화면으로 비디오 아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었고, 부정적 시각에서는 음악연주의 예를 들어 디지털화하면 미리 기계로 계산되어 나타나므로 음악가의 즉흥적으로 나타나는 독창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단락에서는 결국 기술발전이 예술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요지로 사진술의 발전과 인상주의 화풍의 등장을 연결한 내용이 서술되었습니다. 사진의 특성이 인상주의가 중시한 요소와 맞아 떨어졌고, 사진 덕에 화가들은 초상화를 그리지 않아도 되게 되어 표현 대상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추상주의도 등장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느낌)
 

use로 써도 될 것을 employ를 쓴다든가, 언젠가 본 단어인데 잘 기억나지 않는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왔습니다. 다행히 그래도 단락별로 요지가 확실한 글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한동안 인상주의 그림을 좋아해 이 분야에 배경지식이 있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 영한 시험은 빠른 시간에 어려운 글을 파악하는 능력을 보려는 것 같습니다.
 
 
 
 
 
[한영번역]
 
 
 
 
 
(출제지문 요약)
 

한국 사람은 계급을 매우 의식한다. 한국인 전체를 한 줄로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나면 항상 서로의 나이와 직업을 묻고 그에 맞게 대우한다.  그렇다면 맨 앞에는 누가 서게 될까. 아마도 대통령과 같은 고위공무원이나 대기업 회장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줄을 세우는 가운데 그 개개인은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 인간은 모두 호모 사피엔스種이고 최초 인류는 천명 정도의 집단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인류는 유전적으로 서로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당장 동남아의 한 미개부족만 남고 나머지가 멸망해도 오래 걸리지 않아 지금의 유전적 구성이 복원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힘든 시기에 번영을 이끈 승자들과 패자들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나와 내 앞사람과의 간격은 얼마나 될까.
 
 
 
 
 
(느낌)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인의 특성에 관한 문제가 나왔습니다. 내용이 크게 어렵지는 않은데 굴림체 11포인트 정도로 한 장 가득 메운 분량이라 시간이 꽤 오래 걸렸습니다. 한영 시험은 시사성이나 전문성이 없는 기본적인 내용을 무리 없게 영어로 전달하는 능력을 보는 것 같습니다. 한영에 대비하려면 평소에 쉽고 기본적인 표현을 많이 알아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
 
 
 
1. 번역과로 방향을 정한 뒤 아무래도 듣기를 소홀히 해 전보다 듣기능력이 더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글로 쓴 영어 못지 않게 말로 표현된 영어를 꾸준히 접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남은 기간 이 부분을 좀 더 보강하려고 합니다. 글로 쓴 영어도 (이동희 선생님 표현을 빌면^^) 소리내어 대화하듯 읽었을 때, 글이 "씹히는" 기분이 들면 눈으로 읽을 때도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쉬운 영어를 쓰기가 더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구어체가 섞인 쉬운 영어를 많이 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2. 초반에는 짬짬이 독서를 꽤 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남은 기간에는 국문이든 영문이든 독서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번역학과 준비에 도움이 된 공부방법]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를 모두가 고민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답은 독해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은가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다른 분들처럼 저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지금 돌아봤을 때 제게 도움이 되었다 싶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러 번 복습)
 

수업자료를 미리 두 분량을 준비해두고 하나는 한 달 정도 묵혀두었다가 필기가 전혀 되지 않은 깨끗한 상태로 정독하면 좋습니다. 他 학원 선생님이 권하신 방법인데 이렇게 다시 읽으면 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9월 이후에 공부를 많이 못했는데 여건이 될 때는 주로 이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요약)
 

스스로 어느 정도 글 쓰기가 된다 싶을 때, 요약연습을 하면 빠른 시간에 글의 요지를 파악하는 능력도 키우고 paraphrasing을 하면서 내 영어로 쉽게 표현하는 연습이 됩니다. 스터디 파트너가 있다면 글을 하나로 정하고 각자 요약을 해와서 서로 봐주는 것도 좋습니다.
 
 
 
 
 
(필사: copying)
 

은천성 선생님이 많이 강조하셨는데, 저는 사실 많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한 문장 정도 단위로 읽고 아이디어를 기억한 뒤 바로 써서 옮겨보는 방법인데, 그냥 글 쓰기보다 에너지 소모가 더 많은 방법입니다. 제가 후반에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못하게 되었는데, 글 쓰고 싶은 의욕은 왕성한데 글 쓰기가 잘 안 되는 단계에 있을 때 하면 좋습니다. 쓰고 난 뒤 원문과 다를 경우 왜 다르게 되었는지 원인을 꼭 파헤쳐야 합니다. 저는 하루에 일반 페이퍼백 반 페이지 분량 정도 했었는데 재미도 있었고 도움이 되었습니다.
 
 
 
 
 
[끝으로]
 
 
 
이 공부를 시작한지 햇수로 따지면 많이 되었지만, 시험에 떨어진다고 물거품이 되는 공부가 아니니 매번 언제든 되면 된다고 생각하고 학원에 와서 공부하는 시간을 즐겼기 때문에 계속 놓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제 경우 시험에 실패했을 때에도 분명 스스로가 작년보다 더 나아진 나를 느낄 수 있었기에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 뿐 아니라 마음을 다잡는데도 많은 지침을 주신 은천성 선생님, 잠깐이었지만 수업과 토론시간에 편안한 웃음으로 대해주신 장홍석 선생님, 또 누구보다도 번역공부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신 이동희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함께 스터디 한 친구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서울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합격생 수기 (2005)
 
 
 
 김희진
 

시험이 끝나고 이제 학교를 한창 다니고 있지만,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몇 자 적습니다. 공부 방법이야 사람마다 다른 것이고, 또 이미 많은 분들이 좋은 방법을 소개해 주셨기 때문에, 저는 대신 시험에 대해서 주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차 시험]
 

서울외대는 대학원만 따로 있기 때문에 시험을 칠 만한 공간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근 학교에서 시험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는 수도공고에서 시험을 보았는데, 토요일 오후(3시 30분에 시작)라 아침처럼 쌀쌀하진 않았지만 그날따라 날씨가 굉장히 추워서, 시험 치는 데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난방이 되지 않아서 더 추웠던 것 같습니다. 시험장 가실 때 옷 따뜻하게 챙겨 입으시고 따뜻한 물도 챙겨 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긴장한 데다가 날씨도 추우니 상상 이상으로 손발이 시리더라구요.
 
 
 
1. 한국어 (1교시)
 

작년 은천성 선생님께서 한국어 모의고사를 실시하셨는데, 신기하게도 그 문제 유형과 매우 비슷했습니다. 적절한 한국어 단어 고르는 문제, 한자 독음, 발음이 두 가지로 나는 한자(예를 들면 일십 십 자는 '참' 과 '십'으로 두 가지 발음이 납니다) 사자성어, 한국어 어법 문제, 마지막으로 한국어를 듣고 요약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어 요약 문제가 생각보다 까다로웠는데요, 길이는 3분 정도 되는 사설인데 이것을 200자로 요약하려니(200자가 생각보다 무척 짧습니다) 그야말로 핵심 중에 핵심만을 골라 적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주제는 한류열풍을 활용하여 어떻게 한국을 동북아 중심국가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대충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소에 한한 요약 스터디를 꾸준히 하셨다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어 속도도 적당하고 듣기 편했습니다.
 
 
 
2. 전공영어 (2교시)
 

한국외대 1차 전공영어와 유형은 거의 유사하지만 난이도는 약간 낮은, 그러니까 정신 차리고 풀 수 있는 ^^;; 정도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간혹 헷갈리는 답지가 있어서, 오히려 더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리스닝의 경우 주로 연설문이 나왔고, 연설문 하나 당 두세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올해에도 연설문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평소에 순차 연습까지는 아니더라도 연설문의 흐름을 미리 파악해 두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보통 연설문은 간단한 감사의 인사로 시작하여 연사의 발언 목적,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하나, 둘, 셋의 순서로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는데, 이런 흐름을 파악해 두시면 들을 때 좀더 당황하지 않고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딩의 경우 지문이 좀 깁니다만,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이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문제도 무난하구요. 다만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문을 읽으면서 바로바로 문제 풀고 답지에 체크하면서 넘어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2차 시험]
 
 
 
1. 번역 (첫째날)
 

2차 시험 첫날에는 오전에 번역 시험을 보았고, 그 다음날 모든 응시자들이 한꺼번에 통역 시험을 보았습니다. 2차 시험은 학교에서 실시하고, 난방도 잘 되어 있습니다. ^^
 

번역은 한영 4개, 영한 4개 에세이 1문제가 출제되었는데요, 시간은 한 시간뿐이기 때문에 정말 초고속으로 하셔야 합니다. 대신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평소에 주로 나오는 유용한 표현들을 알고 계시다면 바로 번역을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올 만한 주제를 몇 개 선정해 놓고 표현 브레인스토밍을 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에세이 주제는 한국의 쌀시장 개방에 대한 의견을 적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쌀시장 개방이 농민들에게 피해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농민들도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요지로 10문장 정도를 쓰고 마무리지었습니다.
 
 
 
2. 통역 (둘째날)
 

통역시험은 수험번호 1-100번, 101-203번까지 두 팀으로 나누어 치러졌습니다. 저는 수험번호가 공교롭게도 103번이어서, 아침 7시 반에 도착해서 여덟시 반에 시험을 보고 집에 오니 아홉시 반이었답니다. 일년 동안 공부한 것이 그 10분이라는 짧은 순간, 그리고 그 과정이 고작 두 시간만에 끝나다니 허무하기 그지없었지만, 그 10분간 얼마나 실력을 잘 발휘하느냐가 정말 중요합니다. 우선 긴장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세 번째로 시험을 보고 바로 집으로 와서 뒤 상황을 전혀 몰랐지만, 오후에 교수님께서 제발 떨지 말라고까지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교수님들이 매우 친절하셨고,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이런저런 질문도 많이 해 주셨습니다.
 

시험 순서는 간단한 인터뷰 - 용어 문제 - 영한통역 - 한영통역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외국인 강사의 간단한 질문으로 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오늘 기분이 어떠냐, 아침에 뭐 타고 왔냐, 부모님께서 이 공부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 등등을 물었고, 길게 설명하지 않고 문법 틀리지 않게 간단히 답했습니다. 유창성을 드러내야 점수를 잘 받는 건가 하는 생각도 순간 들었지만, 그러다 문법이 망가지면 첫인상을 완전 구길 것 같아서 물어본 것에 대해서만 간단히 말했습니다. 다음으로, 오른편에 앉아 계신 남자 교수님께서 주요 약어를 우리말로 설명하라고 하셨습니다. 총 다섯 문제가 나왔는데, ADB, BIS, GATT 등은 약자를 우리말로, 손익계산서의 경우는 설명을 듣고 용어를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이런 유형의 문제가 나올 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들어가서, 조금은 당황했습니다. 평소에 알던 것도 왜 그리 생각이 안 나던지요. 특히 GATT 우리말로 하면.. 정말 깁니다. ㅡ.ㅡ;; 그래도 나중에 다른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 다들 한두개 씩은 못 맞췄다고 해서, 다들 비슷하게 어려웠나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정말 중요한 통역입니다. 우선 영어 연설문을 한국어로 통역했는데요,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평소 학원 수업시간에 하던 것에 비해 길이가 너무 짧아서, 좀 당황했습니다. 내용이 길면 놓쳐도 중요 포인트만 잡아 말하면 되지만, 짧을수록 완벽하게 다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되었지만, 들은 것은 모두 말했고, 반복하지 않고 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eye contact를 열심히 연습하고 갔는데 실제로 교수님들 세 분 모두 뭔가 적으시느라 바빠서, 실제로 눈 마주칠 일은 별로 없었답니다. eye contact가 잘 안된다고 느끼시는 분들 너무 부담갖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다음은 외국인 교수님께서 한국 연설문을 영어로 읽어주셨는데, 길이는 6-7문장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주제는 지난 30년간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이 세계 경제 12위 대국으로 우뚝 섰고, 이제는 미래 한국을 위해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영한과 마찬가지로 길이가 짧아서 되도록 모든 것을 다 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후기]
 

이상의 내용은 제가 시험이 끝나고 몇 달 뒤에 작성한 것입니다. 그 때문에 아주 구체적이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좀더 수기를 일찍 썼더라면 더 많은 정보를 드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생각이 드네요.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께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좋은 가르침을 주시는 은사님, 은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주성연
 
 
 
서올외대는 2003년도부터 학생을 모집했기 때문에 다른 학교에 비해선 역사가 짧고 또 정보도 거의 없는 편이어서 저 자신도 준비하기가 다소 막막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시험자체가 무난하다고나 할까, 내용은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난이도도 무리할 정도로 어렵지는 않은 시험입니다. 결코 만만한 건 아니지만...  학원 모의고사를 보거나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느낀 것인데, 제 생각으로 한국외대 시험은 '인간이 제정신에서 볼만한 시험'이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L/C 부분에서 문제 사이의 간격이 너무 짧아서 귀로는 상당한 수준의 L/C를 하는 동시에 눈으로 문제를 보면서 순간적으로 풀어야 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도대체 어쩌라는 것인지!) 한국외대는 아예 생각도 하지 않고, 처음부터 이대시험을 볼 생각을 했는데, 결국 이대 1차시험인 에세이 시험에서 떨어지고 서울외대를 준비하게 되었으니 나중에서야 몰아서 문제풀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외대는 한국외대와 시험유형은 비슷하지만 인간이 제정신으로 풀만한 난이도라고 생각합니다, 시험장에서 만난 사람들도 전반적으로 시험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분위기였습니다.
 
 
 
 
 
[1차시험]
 
 
 
 
 
(한국어시험)
 

전체 약 20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주요시사용어(다른 건 기억이 안 나고, '분식회계'가 나왔습니다), 적절한 사자성어 고르기 문제, 발음이 틀리기 쉬운 한자용어, 한글 맞춤법 등이 2-4개씩 나왔던 것 같고, 마지막에 글을 듣고 원고지에 200자 내로 요약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마지막 문제의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한류에 대한 글이었는데, 네티즌에 의해 한류의 열풍이 시작되었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말아야 한다, 민간 주도로 한류를 이용하여 동북아시아의 문화적 교류를 하자, 게다가 남북협력까지 ... 지금 생각해보니 어떻게 한류가 남북협력과 상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내용의 글이어서 요약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답안지 뒤편에 원고지 인쇄한 선이 비치기 때문에 여기 연습을 해서 200자 내로 맞춘 다음에 답안지에 옮겨 썼습니다.
 
 
 
 
 
(영어시험)
 

L/C 25문제, R/C 25문제입니다. 지문들은 긴 편이었고, 크게 꼬인 것도 아니지만 쉬운 것도 아닌 적절한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2차시험]
 
 
 
 
 
(토요일 필기시험)
 

1시간 내에 한>영 4문제, 영>한 4문제, 작문 1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시간이 정말 부족하기 때문에 깊게 생각할 시간이 없이 무조건 부지런히 풀어야 했습니다. 난이도는 무난했고, 내용도 상식적인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한 문제에서, 말기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라고 요청함으로써 고통을 줄이고 자신의 인생을 평온하게 마무리지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living will' 을 남김으로써 의사에서 자신의 의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도저히 적합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서 따옴표만 쳐두고 빈칸으로 남겨두고 말았는데, 결국 이 빈칸은 집에 오는 지하철에서야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그만큼 검토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작문문제는, 쌀시장 개방 협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쓰라는 것이었는데, 나머지 문제의 배점이 10점이라면, 이 문제만 20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추세를 볼 때 시장개방을 안 할 수는 없다. 농업분야만 생각한다면 농민들의 투쟁이나 고통도 이해는 가지만 한국경제 전반적으로 시계시장에서 소외될 것이다. 대신 시간을 두고 준비를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영양강화쌀은 비싸도 소비자에게 인기다. 이렇게 준비를 해두면 좀 더 자신 있게 시장개방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썼습니다. 일단 쓰고 나자 검토할 시간이 전혀 없었습니다.
 
 
 
 
 
(일요일 인터뷰)
 

임종령 교수님이 친히 대기실까지 와서 시험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학원 선생님들을 제외하고는 현직 통역사를 처음 보는 거라서, 신기하고(?) 멋있어 보이셨습니다. "외국인 교수와 이런저런 것 대화하는 와중에는 fluency를 보게 된다. 한국인 교수가 시사용어를 몇 개 물어보고, 외국인 교수가 영어로 5-6문장을 읽어주면 한국어로 옮기고, 한국인 교수가 한국어로 5-6문장을 읽어주면 영어로 옮기면 된다. 그리고 전반적인 태도 등도 볼 것이다."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오전에 했던 팀의 경우, 너무 경직되어서 망친 것 같은 사람들도 많더라는 부연설명과 함께...
 
 
 
시험장분위기는 좋았습니다 먼저 외국인 교수님이 "How are you feeling today?"라고 해서 "I'm fine."이라고 했습니다. (다음주 내내 "I'm fine.  Thank you. And you?" 라고 왜 안 했을까 자책했습니다.^^ 별게 다 고민이 됐습니다.) 그리고, 통역이나 번역해본 일이 있냐고 물어서 '아니다' 라고 한 다음에,  '사실, (他)대학원 다닐 때 교재를 번역한 적이 있다.'라고 앞뒤가 안 맞는 소리를 했습니다. (이것 역시 머리를 칠 일이지요). 그리고 캐나다에 머물렀다고 되어있는데 맞느냐라고 해서 "Yep."이라고 .. (이것도, "Yes, sir."라고 해야하지 않았나 하는 고민을 ...) 그 당시 경험에 대해서 말해달라고 해서 "교환학생으로 UBC에 가있었다. 대학원생으로서 간 거라서 백인학생들만 사는 기숙사에서 살았고, 수업도 토론식이기 때문에 100% 영어를 써야만 하는 환경이어서 매우 challenging 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가 좋았다. (사실 한국학생들도 주변에 꽤 있어서 한국어도 가끔 썼거든요. 그런데 그냥 말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라고 말했는데, 왠지 분위기가 수상해서 급하게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밴쿠버 정말 아름답다. 가끔 꿈도 꾼다. 나중에 내가 통역사가 돼서 돈을 벌면 가장 처음 그 돈으로 하고싶은 일은 다시 밴쿠버에 가는 거다."라고 말하자, 그때야 비로소 다들 미소를.. 그러면서 외국인 선생님이 "맞다. 밴쿠버는 아름답다. 내 고향은 어디이다."하는 좋은 분위기.. 마지막 질문, "통역과 번역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통역과 번역의 차이라. 흠... 번역을 할 때는 시간이 많으니 제대로 말을 쓰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고, 예를 들면 사전도 볼 수 있지만, 통역을 할 때는 거의 순간적으로 언어를 바꾸어야 합니다." "그렇다, 네가 지금 하는 것처럼 하는 거다."를 마지막으로 이제는 한국인 교수님 순서가 됐습니다.
 
 
 
임 교수님: "ILO가 뭔지 아느냐. 한국어나 영어를 풀어서 말하면 된다."
 

답변: "국제노동기구, The International Labor Organization 입니다."
 
 
 
 
 
임 교수님: "Balance Sheet 가 뭐냐."
 

답변: "(생각, 또 생각 끝에) 기억이 안 납니다."
 
 

임 교수님: "LAN이 뭔지 아느냐."
 

답변: "(젠장) 모르겠습니다."
 
 

임 교수님: "NPT가 뭐냐."
 

답변: "The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입니다."
 
 

임 교수님: "환경분야에 대한 국제회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 회의이름을 아느냐."
 

답변: "모르겠습니다. (이건 문제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네요.)"
 
 
 
 
 
외국인 교수님 영>한: "9/11 테러공격 이후의 동북아시아 지역의 경제상황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9/11 이후에 경제가 침체되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이 일이 있기 전부터 경제는 전반적으로 침체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9/11 전과 후의 경제상황에 대해 각각 설명을 드릴 것이며 부시행정부의 정책이 이 지역의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상이 제가 답한 내용입니다. 정확한 것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네요. 그런데 경제가 '침체'되었다는 표현이 죽어도 떠오르지 않아서 처음에는 조금 멈추었다가 경제가 '불활성화'되었다고 했다가 나중에서야 경기침체라는 말을 썼습니다. 떨거나 쫄면 정말 나중에 억울할 일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 교수님 한>영: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북한과 이라크는 다르다는 점을 여러분께 확실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라크에 이어 북한이 미국의 공격대상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북한의 정치상황은 이라크와는 다릅니다. 이라크는 지난 10년간 두 차례에 걸쳐 다른 나라를 침공했으며,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냉전이 종식된 후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마땅한 수단이 없어 핵무기에 의존하고 있는 것입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쩌고저쩌고 뒤집기하고 나서 "이상입니다."하고 말하자, 임 교수님께서 "통역공부한지 오래됐느냐."고 물으시기에 "영어공부는 계속 해왔지만, 통대준비를 위해 학원은 1년 정도 다녔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로써 시험이 끝났습니다.
 
 
 
 
 
[학원공부]
 
 
 
2월에 영어사랑학원에서 박영훈 선생님 일요일반을 듣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3월에는 이소진 선생님 일요일반을 들었고, 4월부터는 장홍석 선생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8월부터는 은천성 선생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렇습니다.) 각 선생님 강의는 나름대로 특징이 있고 분위기가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다 배울 점이 많은 강의라서 모두모두 강추!입니다. 아무래도 혼자서 통대준비를 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정보를 얻는데도 한계가 있고, 혼자서는 긴장감도 유지하기 힘들고... 학원에 다니는 것이 필요하다고는 보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공부방식을 세워서 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공부]
 
 
 
저는 학원공부 외에도 집에서 DAILY ENGLISH 사이트에서 AP, PBS 뉴스를 듣고 뒤집고, 스크립트 외우고, 날마다 korea.com이나 CNN 한글뉴스에서 한>영 뒤집기, The Economist지에서 sight-translation을, 한 번씩 하고 주요 구문을 외우고, 스터디파트너랑 일주일에 두 번씩 한>한, 영>한, 한>영 스터디 하고, 10월부터 학원에서 일요 스터디, 시험 즈음에는 날마다 스터디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귀로 듣고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들은 것을 써보고 문장을 통째로 외우고, 중요한 구문이나 단어는 다시 정리하고 또 외우고 하면서 무식하게 공부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다들 나름대로 맞는 공부방식이 있을 테니 그걸 찾아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네요.
 
 
 
 
 
[소감]
 
 
 
이대 1차시험을 보고 나서, 2차시험 준비를 열심히 하는 와중에 1차 불합격 소식을 듣고 갑자기 긴장이 한꺼번에 풀려서 심한 독감에 걸려 너무너무 아픈 상태에서 서울외대 지원을 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정말 끔찍한 11월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학원 다니면서 공부하던 시기에는 즐겁고 큰 고민이 없었는데 ... 그리나, 지금 이렇게 합격수기를 쓰게 돼서 정말 기쁩니다, 은 선생님, 장 선생님, 이 선생님, 그리고 해외에 계신 박 선생님께도 모두모두 감사를 ... 어떤 학교의 특정한 시험방식에 맞추려고 하기보다는 '내공'이 쌓여있는 사람이라면 어디에 지원을 해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합격소식과 함께 날아온 등록예치금 수납의뢰서를 보며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 엄청나군요 .. 산 넘어 산, 이제 또 다른 시작일 뿐이니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해야지요. 아무튼 어느 학교에 가더라도 훌륭한 통번역사가 될 수 있다는 소식을 나중에 또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한동대 통역번역대학원 합격자 수기 (2005)
 
 
 
 
 
 김효진
 
 
 
[한동대학교는...]
 
한동대학교는 1995년에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학교입니다. 학생 수는 많지 않지만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발휘하는 실력과 탁월한 친화력으로 인해 소수정예의 대학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번 'KBS 스페셜'에서 한동대에 대해 다루었던 적이 있습니다. 한동대 홈페이지에 접속하시면 'KBS 스페셜'의 VOD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동대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면 시내 서점에 '갈대상자'란 책이 있습니다. '갈대상자'는 한동대 총장님 사모님께서 쓰신 책입니다. 책의 내용은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한동대 고난 극복기'입니다. 학교 설립(1995년) 당시부터 지금까지 십 년 동안 학교가 겪은 어려운 일들, 또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들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기독교 부문 베스트 셀러로 '2004 올해의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합니다.)
 
 
 

[통번역대학원은...]
 
한동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은 2000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3기 졸업생을 배출해 냈습니다. 졸업생들은 서울시청 통번역사, 국민연금관리공단등의 in-house  통번역사  혹은 프리랜서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학원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개인적으로 학교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문의하시면 재학생이 친절히 답해 드립니다. 한동대 통번역대학원 커리큘럼은 타 대학원과 거의 동일합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학교이기에 기독교 분야의 통, 번역 수업을 듣게되며, 본인이 원한다면 한동대 국제 채플시간에 통역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통역, 번역의 전공 결정은 일년간 수업을 들어본 후 하게 된다고 합니다. 대학원 홈페이지 자료실에 수업 강의계획표가 올라와 있습니다. 제가 본 바로는 동시통역은 2학년 전공 필수로 되어 있습니다.
 
 
 

[오전시험은...]
 
오전에는 필기를, 오후에는 구술시험을 봤습니다. 오전 필기 시험으로는 영어와 한국어를 봤습니다. (각각 1시간씩 휴식시간까지 합쳐 2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난이도는...]
 
영어는 토플 형식의 객관식, 영-한, 한-영 번역의 주관식 두 가지 형태였습니다.. 객관식 난이도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듣기, 문법, 독해 이렇게 세 부분이었는데 일년이상 열심히 공부하신 분들에겐 무난히 풀 수 있는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학교에선 토플, 토익, 텝스 등의 점수 가운데 하나를 제출하면 구술 심사에 참고한다고 합니다. 단, 제출이 필수는 아닙니다.) 번역과 영작도 1년 이상 학원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 대로 '읽은 것 외워 써보기, 들은 것 외워 말해보기'를 꾸준히 해오신 분들이라면 당황하지 않고 풀 수 있는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시험내용은...]
 
시험을 본지 삼 주 가까이 지나 내용이 선명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생각나는 데로 적어보겠습니다. 영-한, 한-영 각각 3문제로 총 여섯 문제가 났습니다. 길이는 그다지 길지 않았습니다. 각각 약 한 문단 정도 됐던 것 같습니다.
 
 
 
영-한 번역 문제 1번은 연설문이었습니다. 내용은 한국에 부임한 외국 대사가(국적은 명기되지 않았지만 미국대사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 다시 돌아온 소감, 한국은 지난 반세기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고 이제 세계 지도자로 우뚝 섰다는 한국에 대한 치하, 이를 기반으로 세계 번영에 이바지 길 기대한다는 의견피력의 논조로 갔던 것 같습니다.
 
 
 
2번의 주제는 테러였습니다. (이것도 연설문 유형이었던 것 같습니다.) "테러로부터 안전한 곳은 이제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테러범들이 위험한 이유는 이들이 어린이를 비롯해 무고한 양민을 대상으로 무차별 살상을 감행한다는데 있다. 테러는 개별 국가의 노력만으론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며 따라서 테러방지를 위해 국제 사회의 긴밀한 공조가 이루어져야 한다."라는 논조로 흘렀던 것 같습니다.
 
 
 
3번은 고난과 시련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고난과 시련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며 또한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고난과 시련은 하나님이 주시는 단련이다. 고난과 시련을 겪음으로 당신은 더욱 더 성숙해 지며 발전해갈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으로 고난과 역경을 바라본다면 이들이 궁극적으론 당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한-영 영작의 1번 문제는 '진정한 성공'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 매진한다. 하지만 성공한 삶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많은 경우 성공한 사람에게 있어 여유란 것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음을 보게된다. 성공을 추구하는 많은 이들은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여유를 뒷전에 미뤄둔 채 그런 것들은 자신이 성공을 거둔 후 돌아보겠다며 오로지 앞을 향해 달리기만 한다. 하지만 여유를 누릴 줄 모르는 삶을 어찌 진정한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까."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2번 문제는 연설문이었습니다. "한국은 정보 통신 강국으로 떠올랐습니다. 한국은 또한  지정학적으로 동북아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러한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자국의 발전은 물론 동북아 경제의 번영에 크게 이바지해야 할 것입니다.".라는 요지의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메모리 부족으로 인해 디테일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ㅡㅡ;)
 
 
 
3번 문제도 연설문이었습니다. 세계화시대를 맞아 국제사회 공조로 빈부격차를 없애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국어는...]
 
한국어 문제는 총 다섯 개로 1. 듣기, 2. 에세이 제목 쓰기, 3. 번역비교비평, 4. 사설완성, 5. 맞춤법 및 띄어쓰기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영어보단 한국어 시험이 훨~씬 저를 바쁘게 했습니다. 시간도 부족했습니다.
 
 
 
 
 
1. 듣기
 

듣기는 문제를 들려주고 질문에 답하는 것이었습니다. 내용은 유교 사상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유교사상이란 어떤 것이고 이것의 연유는 어디에서 나온 것이며 유교학자들은 이러이러한 말을 했고.. (유교에 대해 별로 아는 바 없어 방송이 나가는 동안 시험지에 내용을 받아 적느라 분주했습니다. 분량은 꽤 길었습니다). 다행히 시험지에 문제가 미리 나와있었기에 흘러나오는 내용 중에 무엇을 중점으로 잡아야 할지 감(?)을 잡은 후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2. 에세이
 

에세이는 어느 여고생의 수기를 읽고 1) 이 글에 대한  제목 붙이기, 2) 표현이 어색한 부분, 문법 오류, 맞춤법 및 띄어쓰기 틀린 부분 10개를 골라 정정하고 틀린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는 문제였습니다. 내용은 평이했지만 길이가 길어(A4용지 한 장 이상) 시간 내 못 마칠까봐 꽤 초조했습니다.
 
 
 
 
 
3. 번역비평
 

짧은 원문하나(한 문단정도)와 이를 각각 번역한 글 A, B를 보여주며 번역 A와 B중 더 잘된 번역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쓰는 문제였습니다. 번역비교비평은 4문제 정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제는 그리 어렵진 않았지만 처음 접해보는 유형인지라 내심 당황했었습니다.
 
 
 
 
 
4 . 사설 완성
 

사설의 본론만 나와 있고 서론과 결론부분은 텅텅^^ 비어 있었습니다. 본론부분을 읽고 서론과 결론을 유추하여 글 전체를 완성하라는 문제였습니다. 주제는 경제난을 헤쳐 나가기 위해 국회의원들은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현실정치로 돌아가라는 것이었다고 기억합니다.
 
 
 
 
 
5. 맞춤법 및 띄어쓰기
 

단문, 혹 중문 여섯 개가 나왔는데 전혀 띄어쓰기 없이 (다닥다닥^^) 붙어있었습니다. 이 문장들에 대한 띄어쓰기와 맞춤법을 다시 맞게 고쳐 쓰라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오후시험은...]
 
오후 시험은 점심식사 후 진행 됐습니다. 구술시험 및 인터뷰에서 교수님들이 주로 보시는 것은 학생의 가능성과 인성이라고 들었습니다.
 
 
 
제 이름이 호명돼 시험장에 들어가니 교수님 세분이 앉아 계셨습니다. (참고로 한동대 입시원서에는 '자기소개서'난이 있습니다. 소개서에는 '자신의 비젼, 한동대에 들어와 어떤 공부 혹은 연구를 하고 싶은지..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계획은 무엇인지.. '등의 내용을 쓰게 돼 있습니다. 경력에 대해 묻지는 않지만 학부를 졸업한 후 직장생활을 어느 정도 했다면 추가로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내용을 쓰는 난이 없어 경력에 대해 기재하지 않았는데 전 졸업한지 꽤 됐기 때문에 교수님이 경력사항에 대해 질문하셨습니다. 인터뷰는 영어로 하지만 자기소개서는 한국어로 작성해도 무방합니다.)
 
교수님들은 처음에 한동대에 지원한 이유를 물어보셨습니다.(질문은 학생들마다 달랐던 것 같습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한 후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전공 공부가 맞지 않아 휴학을 하고 미국에 갔습니다. 미국에 간 이유는 쉬는 기간동안 영어라도 배워두자는 마음으로 어학연수를 떠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가서 처음 우연히 교회를 나가게 되었고 그 해(1996년)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그 전에는 무신론자였습니다.) 그곳에서 더 그분에 대해 알고 싶어 유학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곳에서 교회를 다니며 응용 언어학을 대학원에서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그 주제도 제가 평생을 두고 공부를 하기엔 그리 행복해 할 것 같지 않아 공부를 하면서도 고민을 계속 했습니다. 때 마침(?) 1998년 금융대란 덕분에(?) 저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그 후에도 제가 가야할 길이  진정으로 무엇인지를 놓고 기도를 하다가 제가 (너무 어려워) 엄두도 못 냈던 통역사의 길로 인도 받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20대 때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아 그 일에 매진하길 바랬었고, 그 소망은 30대가 되어 통대준비학원을 접하면서 이루게 된 것 같습니다. 제게는 두 가지 목표가 있는데 하나는 전문적 통역사가 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성숙한 크리스천, 즉 a true Christian이 되는 것입니다. 한동대는 그 두 가지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기에 지원했습니다. 사실, 학부를 다니고 싶어했지만 이미 대학을 졸업한지 오래라 아쉬워했는데 마침 대학원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지원했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다음엔 영-한, 한-영 순으로 구술 시험을 봤습니다. 구술시험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어렵지 않은 것과 저의 performance와는 별개입니다만...^^;;) 영-한은 필리핀 아로요 대통령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글의 요지는,  "필리핀 아로요 대통령이 권좌를 차지하자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광란의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고 이에 동조하듯 필리핀 주식시장도 활황세를 보였다. 그러나 필리핀은 아직 풀어야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태다..."로 흘렀던 것 같습니다. 길이는 1분 정도였습니다.  한-영도 교수님께서 불러주시는 내용이 어렵지는 않았는데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제가 통역하기를 기다리고 계시는 동안, 그 내용을 기억해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럴 땐 한번 더 불러 달라고 하면 다시 읽어주신다고 재학생 한 분이 시험 보기 전 말해주었는데  긴장해서 그렇게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냥.. 나오는 대로.. 쉬운 영어로 갔습니다. (BJR정신, 즉 "배째라" 정신으로요..^^;;) 다행히도(?) 목소리는 씩씩했고 backtrack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메모리 부족으로 끝이 너무 썰렁(?)했던지.. 교수님이 다 들으시고 나선.. 마지막 부분을 한번 더 불러 주시고 해 보라 하시더군요^^;; (부탁도 안 했는데 다시 불러준 학생은 아마 저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한동대 재학생들....]
 
구술시험 보기 전에 점심시간을 가졌고 점심은 재학생 분들이 오셔서 피자로 대접해주셨습니다. 재학생 분들과 나눈 얘기를 (기억이 나는 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전반적인 분위기는 가족적이고 편안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재학생들이 품고 있는 학교와 교수님들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었습니다. 한 수험생이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까 교수님들이 열분 정도 되시는 것 같던데요... 작년 선발한 학생들은 한 열두 명 정도 되는 것 같고요..거의 1:1의 비율이던데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답이 '맞습니다. 사실 저희들이 내는 등록금으로 어떻게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지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교수님들께서 참 열심히 가르쳐 주십니다. 그러면서도 인격적으로 대해주십니다. 통대를 다닐 때는 '나는 왜 이것 밖에 못할까..' 자신에 대해 실망하고 부끄러워하기 쉬운데 그런 것에 상처받지 않도록 인격적으로 대해주십니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점을 보강해야 하는지 학생 개개인에 맞춰서 일대 일로 상담해주시고 도와주십니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것은 축복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한동대는 하나의 요새(?)와 같습니다. 학교에서 시내로 나가려면 차로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주변에 술집, 유흥가.. 전혀 없습니다. 그곳 학생들은 4년 동안 빡빡하게(?) 돌아가는 공부일정(한동대 도서관에는 밤낮 없이 불이 켜져 있다 하는데, 이는 학교 시스템을 아예 공부하지 않고는 배겨낼 수 없게 처음부터 설계한 덕분이라고 합니다.^^ 물론 통번역 대학원은 두말할 필요 없습니다.), 채플, 기도, 그리고 봉사활동으로 보내게 된다고 합니다. 물론 대학원생들도 원한다면 한동대의 문화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저 공부를 따라가기 위해 헉헉대느라 여유가 없을 뿐이지요..^^)  한동대가 위치한 포항은 공기가 정말 맑습니다. 청명한 공기 덕분에 밤이 되면 하늘 위에 선명한 별빛이 글자 그대로 '밤하늘을 수  놓습니다'. 저희 셋(서울서 시험을 보러 온 이들.. 우연의 일치로 같은 고속버스를 탔습니다.)은 처음 만났지만 곧 친해져 같이 다녔습니다. 모두 밤에 한동대에 도착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아!'하는 탄성과 함께 매우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험을 마치고 서울로 출발하기 직전에 저희는 채플실에 들렀습니다. 학교 한가운데 파란하늘을 머리에 이고 짙푸른 바다를 뒤에 두고 있는 하얀 채플실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고소공포증에 떠는 와중에 친구의 옷깃을 붙잡고 가파른 전망대 계단에 올라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엄청 좋아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합니다. '아, 시험만 아니면 여긴 정말 휴양지다.'란 말이 그냥(?) 나왔습니다^^.
 
 
 

[그간 공부는...]
 
작년에는 영어사랑학원을 10개월 꾸준히 다녔습니다만 올해에는 주로 혼자 공부했습니다. 체력이 많이 떨어져 학원 다니기가 버거웠고, 또 학원 수업이 많이 유익하긴 했지만 선생님이 부어 주시는 것만큼 흡수하지 못하는 것 같아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9월에 영어사랑을 다시 찾았습니다.
 
 
 
일주일마다 공부계획을 세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우선 영어성경(NIV)을 30분 봤습니다. 성경문장은 열 줄 정도 외웠습니다. NIV성경문장은 (잘 아시겠지만) 중학교 수준으로 쉽고도 유익한 표현이 많습니다. 그 후 이코노미스트를 읽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주제별로 분류해(리더스/과학/논설/세계/경제/금융) 기사 하나 당 3번씩 반복해 읽었습니다. 처음 읽을 땐 각 문단의 요지를 잡고, 두 번째 읽을 땐 표현, 세 번째 읽을 땐 말로 해보거나 글로 요약해 썼습니다. 보통 하루에 기사 다섯 개 정도를 읽었습니다.
 
 
 
듣기는 주로 인터넷을 이용해 들었습니다. YTN에 접속해서 위성통역실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CNN뉴스를 녹음하고 방송대본을 출력해 은천성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방법대로 듣기를 공부했습니다. 먼저 듣고, 안 들리는 것을 대본과 확인하고, 그 다음에 외우고... 시험직전에는 은 선생님 듣기와 타 학원의 듣기 자료를 같이 외웠습니다.
 
 
 
말하기는 인터넷에서 코리아 헤럴드에 있는 Annie's Mail Box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내용이 어렵지도 않고 미국인들의 생활, 사고방식을 읽을 수 있어 재미있게 공부했습니다. 연설문도 틈틈이 보았습니다. 미 백악관 사이트에 들어가 부시대통령 국정 연설문, 대통령이 주기적으로 올리는 라디오 연설문을 주로 공부했습니다. 간결하고 쉬운 영어 표현이 좋았고 특히 국정연설문은 일년간 나라 국내외 살림에 대한 청사진을 미리 발표하는 것이기에 올해 미국의 주요 이슈가 무엇이 될지 가늠해 볼 수 있었고 국제 뉴스에서 다뤄지는 미국관련 주요 현안과도 주제가 자주 겹쳐 기사내용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됐습니다.
 
 
 
쓰기는 이코노미스트의 7쪽이나 8쪽에 실리는 The World This Week가 좋은 것 같습니다. 처음엔 무턱대고 Special Report를 필사하곤 했는데 영어실력이 많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하기엔 힘에 부쳤습니다. The WTW는 문장도 간결하면서 유용한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특히, 경제분야에 있어서~^^. 이코노미스트 파란박스 기사도 쉽고 영양가 있는 표현이 많아 영작 공부자료로 좋은 것 같습니다. 국내관련 기사는 코리아 헤럴드를 인터넷에서 출력해서 보았습니다. 주로 사설을 뽑아 메인 아이디어가 들어간 부분, 좋은 표현들을 외워 쓰는 연습을 했습니다.
 
 
 
한국어는 시사저널을 정기구독하고 신문사설을 외웠습니다. 시사저널 다독과 사설 암기를 병행하니 공부에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한자는 은 선생님이 올리신 자료를 이용하기도 하고, 시사저널 기사에 사용되는 사자성어를 꼼꼼히 봤습니다.
 
 
 

[감사드릴 분은.....]
 
가족들께 감사 드립니다. 지금까지 슬럼프도 있었고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변치 않는 가족들의 사랑 때문입니다. 제가 부모님께 받은 것을 다 말씀드리기엔 지면이 너무 부족할 것 같습니다.
 
 
 
혜윤, 신기, 유희언니께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전합니다. 한동대 합격을 저보다 더 기뻐해 주셨고.. 시험준비 하는 동안에도 저에게 기도로, 사랑으로, 맛있는 음식으로^^ 저를 위로하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은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힘들 때 영사 홈에 들어와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주시는 격려의 말씀들 읽으며 저도 덩달아^^ 힘을 얻곤 했습니다. 선생님처럼 저도 사람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성실하고 겸손한 통역사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3C는...]
 
몇 개월 전 앞을 볼 수 없는 장애인이었음에도 성실한 노력으로 백악관 정책 차관보 자리까지 오르신 강영우 박사님의 책 '도전과 기회-3C 혁명'을 읽었습니다. 3C는 실력(Competence), 인격(Character), 그리고 헌신(Commitment)을 말합니다. 즉, "실력과 인격을 부단히 갈고 닦아 자신을 준비시킨 후 궁극적 목적인 헌신의 도구로 서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한동대생들은 "Why Not Change the World!"란 모토아래, "공부해서 남 주자(?)"란 학교 총장님, 교수님의 격려를 받으며 열심히 공부한다고 합니다. 저도 한동대에 가서 선생님들의 사랑 속에서 '남 주는 공부'로 양육(?)받고 싶습니다^^. 사랑을 받은 자만이 사랑을  할 수 있고 타인을 섬기기 위한 공부가 그분께 쓰임 받는 길이라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간 짧으나마 걸어온 여정을 잠시 되돌아보니, 바랄 수 없는 것을 바라고, 볼 수 없는 것을 보며, 그분 손에 이끌려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 인생에 어떤 삶이 펼쳐질 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준비하는 마음으로 성실히 하루 하루를 채우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진
 
너무나도 부족함이 많은 제가 합격수기를 쓰려니 쑥스럽습니다. 하지만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사시는 분이 통번역공부에 관심이 있다면, 그래서 제 글이 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싶어 글을 씁니다.
 
 
 
2003년 4월부터 영어사랑학원에서 공부하면서 통번역에 대해 점차 알게 됐습니다. 졸업한지는 한참 되고 직장생활도 5년 가까이 한 제가 30을 넘어 30대 중반이 다 되가는 나이에 갑자기 하던 것 다 때려치우고 서울로 올라와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데에는 이것을 해야만 나중에 내가 뭘 하더라도 (설사 통번역사가 못된다고 해도)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다소 분명치 않은 느낌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렇게 가길 원하던 학교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은 지금은 그때의 느낌이 잘못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약 10년 전에 캐나다에서 3년 정도 유학생활을 한 적이 있습니다. 토플점수가 고득점이라는 이유 하나로 캐나다에서도 손꼽히는 명문대학의 학부과정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잘 아시다시피 외국의 학부나 대학원과정에서 공부해보면 유학생 가운데 그렇게 높은 토플점수를 받은 학생 치고 발표 한번도 못하고 공부 못 따라가서 버벅거리는 학생은 한국 학생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저는 Social Science계열을 공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영어의 장벽 때문에 공부를 도저히 못해 낼 거라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그것이 바로 내가 하고싶은 공부라는 이유하나로 무조건 밀어붙였습니다. 아무리 무식하면 용감하다지만 어떻게 그런 빈약하기 짝이 없는 실력으로 (간단한 회화 좀 하고 토플문제 패턴에만 익숙해있던 제가)그 힘든 학부과정을 해내려고 했는지 지금 되돌아봐도 그 용기 하나는 참 가상했다고 생각합니다. 첫해엔 우선 살아남는 게 목표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숨쉬는 것조차 힘들다고 느꼈지만 친절하신 교수님과 조교선생님들이 자상하게 잘 가르쳐주셔서 2년째로 겨우 올라갈 수는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요령도 생겼고 악으로 깡으로 공부를 해대니 장학생들이 받는 학점에 근접할 만큼 성적도 올렸습니다. 그런 식으로 2년 넘게 공부하다보니 제가 하는 공부에 대해서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실력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공부는 어떤 공부라도 모래 위에 세우는 탑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 탑을 아무리 공들여 쌓는다고 해도 그때엔 그럴싸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언제 허물어질지 모릅니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다간 졸업장 하나만 달랑 얻을 뿐 유학오기 전 제가 꿈꾸었던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유능한 인재'가 되겠다던 계획은 물 건너갈 거라고 판단하고 과감히 한국행을 선택했습니다. 그때 마침 IMF가 터져서 되돌아올 구실도 생겼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가르치는 직업이었는데 동종의 타 직장에 비해 근무조건과 급여조건이 월등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끝내지 않고 중도하차한 공부에 대한 미련이 있었고, 지금은 제 여건상 일을 해야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공부하겠다는 열망은 계속 맘에 지니고 있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해를 거듭하면 할수록 공부에 대한 열정은 사라지기 쉽습니다. 일단 충분한 고정수입이 생기게되면 불필요한 소비습관에 젖어들게 되고, 문화생활도 즐기고 싶고, 사람들과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그런 생활을 오래 하면 공부는(특히 통번역대학원을 준비하는 것 같은 힘든 공부는) 점점 딴 세상의 일로 여겨지기 쉽습니다. 저는 그 부분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그런 생활에 너무 물들어버리면 이 바닥을(?) 벗어날 수 없다 싶어 항상 깨어 있으려 노력했습니다. 주위는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면서 사람들과도 필요이상의 만남은 가지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설사 그 시간에 공부는 하지 않는다고 해도 멀어져만 갈 것 같은 내 꿈을 지키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나중을 위해 소비도 절제해야 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머리가 굳어지는 게 싫어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편입학을 해서 경영을 전공했습니다. 이 곳에서 또 다른 세상을 경험했습니다. 전혀 몰랐던 경영에 대해 배우는 것도 좋았고 (이젠 선물과 옵션의 차이에 대해 안답니다 ^^) 공부할 시기를 놓쳤지만 학사모를 쓰겠다는 열정으로 살림하며 직장생활하며 열심히 사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것이 제겐 신선한 충격이었고 자극이 되었습니다. 혹시 통번역대학원에 관심은 있는데 학사학위가 없어 고민하시는 분이 있으시면 방송통신대학교 영문과에 입학하거나 편입학하셔서 공부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등록금도 맘에 쏙 들게 저렴하고 커리큘럼도 아주 훌륭하게 잘 짜여져 있어 다른 일을 하면서 영어실력도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말입니다.
 
 
 
직장 생활중 우연히 아는 분으로부터 통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전에는 공부를 하고는 싶었지만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 결정을 못했고 영어를 좋아하니 그것과 관계된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뿐이었습니다. 통번역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수집하면서 관심은 더욱 커졌고 이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려면 직장생활을 접고 서울로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어사랑에서 2003년 4월부터 은천성 선생님의 시사청취반과 통대준비기초반 수업을 들었습니다. 공부분량이 엄청나 벅찼지만, 다시 이렇게 공부만 하고 살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이 공부가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유학시절에 맘 고생하면서 했던 것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꽤 잘 견딜 수 있었습니다. 제일 큰 수확은 듣기가 확실히 늘었다는 것입니다. 유학 때보다도 훨씬 늘었습니다. 지금은 집에서 TV볼 때 CNN을 제일 즐겨보고 내가 이런 것도 알아듣는다는 게 (물론 100%는 아닙니다만) 흐뭇하기 짝이 없습니다. 특히 공부할 때 봤던 앵커나 기자들이 나오면 '어! 저 아저씨 또 나왔네"하며 더 열심히 봐집니다. 그 해 9월부터 살인적인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공부할 때 적절한 break를 가져야 하는데 욕심만 앞서서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걸 소화하려고 했던 게 문제였다고 봅니다. 한약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머리가 말끔하지 못했고 혹 내가 뇌종양에 걸린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땐 시험기간이라 다 힘들어할 때였고 수업은 절대로 빠질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사청취수업을 듣다보니 매니아가 되어버려 아무리 몸이 아파 복습을 못해도 일단 수업은 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거의 결석을 하지 않았는데 그것이 청취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결석을 거의 하지 않았던 게 제 생활의 작은 기적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시사청취 수업에 너무 빠져 장홍석 선생님 수업을 한번도 듣지 못한 게 애석합니다. 주위 분들 말로는 다정하고 잘 가르쳐주시는 큰  오빠 같다고 하던데... 시험을 보러 갈 때도 아픈 몸을 억지로 이끌고 갔지만 나는 최선을 다 했으니 결과는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2004년도는 제게 turning point의 시기입니다. 변화가 많았던 만큼 고통도 많았고, 이 해에도 공부는 계속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아 공부에 그리 많이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이 시기에 한 목사 사모님을 만나 전도를 받아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동대학교를 알게되었고 그곳의 통역번역대학원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알면 알수록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곳에서 제가 바라는 최상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사모님께서 설교통역을 전문적으로 공부해볼 것을 권고하셨는데 그 당시만 해도 저는 통역사로서의 기본적 자질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듣기는 어느 정도 향상됐지만 도저히 앞에 나와서 발표를 할 자신이 생기지 않았고, 설사 다 알아들었다고 해도 두려움이 생겨 말이 입에서만 맴돌 뿐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말한다고 누가 날 죽이는 것도 아닌데...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에는 "한번 해보자."라고 결심하고 한동대학만을 목표로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한동대는 기독교 대학이니 교회나 성당 다니는 분들은 공부하기에 좋은 곳이고 타종교를 가지거나 무신론자라도 종교선택의 강요는 없으니 부담 가질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저는 이 학교가 소수정예의 원칙을 가지고 교수님들이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는 정도를 벗어나 친자식처럼 알뜰하게 돌봐주신다는 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스스로 혼자서 공부해내기를 요구하고 그게 잘 안되면 다른 잘하는 학생들에게 가려서 교수님의 기본적인 관심조차 못 받는 곳과 내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정성껏 돌봐주시고 1:1로 도움을 받아가며 공부할 수 있는 곳과는 나중의 결과가 엄청날 거라고 생각했고 통역에 그다지 자신이 없는 저도 한번 해 볼만하다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들은 정보에 의하면 한동대는 일반 타 대학보다 훌륭하시고 실력 있는 교수진을 갖추고 있는 곳입니다. 전 지금 설교통역을 공부하겠다고 목표는 세웠지만 그 부분에 대해 별로 아는 것도 없고 신앙심이 그리 깊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성당에 다녔지만 의무적이고 습관적이었습니다. 한 때는 삐딱하게 나가서 믿는 이들은 다 위선자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소리내어 기도할 때도 결코 유창하게 하지 못했고, 성경구절을 찾을 때도 한참을 걸려야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설교통역을 해야만 제가 행복할 거라는 내면의 소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일단은 이것을 목표로 공부할 생각입니다.
 
 
 
2004년도엔 그룹스터디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 먼저 혼자 공부하며 기초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003년도에 그룹스터드를 하며 느낀 점은 여럿이 같이 공부하면 시너지가 발산되어 혼자서 공부할 때보다 훨씬 많이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단계는 자신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단계이지, 기초가 부족한 실력 즉, 임계질량에 도달하지 못하는 실력을 향상시킬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그룹스터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실력향상보단 기교향상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실력은 갖추지 않은 채 기교 부리기에만 급급 한다면 빛 좋은 개살구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임계질량을 쌓은 뒤엔 그룹스터디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아직 임계질량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혼자서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 생각했습니다. 2004년도엔 수업도 그리 많이 듣지 않았습니다. 수업내용을 다 빨아들이기엔 부족함이 많다고 판단했고 2003년도에 열심히 배웠던 것을 더 철저히 복습하면서 나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진도는 느리겠지만 그것이 실력향상에는 최고가 아닐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은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강조하시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내용을 들었을 때 idea잡기, 독해력과 논리력을 길러내기입니다. 이런 식으로 하는 공부는 결코 단시일내에 이루어낼 수 없고, 그 과정이 더 힘들 수도 있지만 이왕 성인이 되어 공부를 한다면 그런 식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는 것만 받아먹고 단편적인 지식만 머리에 꽉 차있는 공부는 중고등학교시절에 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사실 은 선생님이 제시하시는 공부방식은 제가 캐나다에 있을 때 교수님들로부터 자주 들었던 것입니다. 그 곳은 report를 쓸 때도 짜집기는 물론, 어디서 베껴서 사실들만 나열하면 절대로 점수를 받을 수 없습니다. 학생들의 통찰력을 요구합니다. 즉 생각하는 힘이겠죠. Social Science계열은 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땐 이런 식의 공부가 정말 죽을 맛이었고, 사실 지금도 저는 생각하는 힘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압니다. 어떤 공부든 독해력과 논리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한다면 그 사람은 나중에 어떤 일을 하더라도 (설사 공부에 관계되는 게 아니더라도) 다른 이들보다 업무성취능력이 뛰어나다고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가끔씩 은 선생님 수업시간엔 제가 유학시절에 외국인 교수님으로부터 한국말로 강의를 듣는다는 착각을 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가 바로 선생님이 독해력, 논리력을 강조하고, idea잡아내는 걸 말씀하실 때입니다. 대한민국에 있는 사설학원에서 얼마나 많은 강사분들이 그런 방향으로 수업을 이끌어나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런 공부의 중요성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 단계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면 혹 향상될지 모르겠습니다.
 
 
 
한동대학교와 시험에 대한 설명은 다른 합격자분이 너무 잘 하셔서 반복은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2차 시험에서 면접을 볼 때 느꼈던 점은 교수님들께서 기본적인 영어실력도 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보시는 것은 지원동기와 가치관이라고 생각됩니다. 미리 제출한 자기 소개서에 대해 날카롭고 예리하게 질문하십니다. 저는 10가지 정도의 질문을 받았는데 모두가 제 경험과 판단, 그리고 평소의 생각과 관련된 것이라 담담하게 버벅거리지 않고 잘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습관이 된 사람말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영어로 이뤄졌는데 통역보다 회화에 더 강한 저는 이 부분이 제일 자신 있었고 마음이 편했습니다. 질문에 대답할 때마다 교수님들이 다 고개를 끄덕끄덕하시고 웃기까지도 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여서 좋았는데 한영 영한 테스트로 넘어가기 전 이미 '합격이다!'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나기 전까진 절대 확신할 수 없었고 한영 영한에서는 많이 당황하고 버벅대기도 했기 때문에 발표가 날 때까지 맘이 편치 않았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것은 하늘이 정하시는 것이고 나는 최선만 다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합격하고 나니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금까지 왔던 길을 되짚어 보면 제게 도움을 주신 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한결같다는 게 뭔지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신 제가 존경하는 은 선생님께 그동안의 가르침에 대해 감사 드립니다. 제게 따끔한 충고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며 지식보다는 지혜를 강조하셨던 저의 spiritual mentor이신 사모님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공부하니까 힘들다고 만날 때마다 맛있는 것 사주고 위로해주던 친구 수연이와 은주에게도 감사합니다. 둘 다 좋은 남자 만나 빨리 결혼했으면 좋겠습니다. 2003년도에 같이 공부하면서 많이 가르쳐주고 같이 밥 먹고 수다떨고 그리운 시간을 많이 보냈던 스터디 멤버들 현화, 연순, 정은양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말은 하지 않지만 항상 절 위해 기도해주는 가족에게도 감사하다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언젠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읽었을 때, 이 작가는 인생의 비밀에 대해 뭔가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거기에 보면 어떤 이가 간절히 소망하는 게 있으면 온 우주가 협력하여 그를 도와준다는 말이 나옵니다. 저는 거기에 하나를 덧붙이고 싶습니다. 만약 그 간절한 소망이 자기 혼자만 잘 먹고 잘 살고 남들보다 잘 나기 위해 가지는 소망이라면 온 우주에 있는 만물의 정기는 그 사람을 외면할 것이라고....
 
 
 
 
 
 
 
 
 
부산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합격자 수기 (2005)
 
 
 
 
 
 강민주
 
 
 
부산외대 통역번역대학원 시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차 시험>
 
 
 

[번역] 1교시 (1시간)
 
 
 

한영: (1번 지문이 2번 지문(5문장 정도)보다 훨씬 길었음.)
 
 
 
1. 한 강연자가 미국의 온라인 시민운동을 예로 들어 우리나라 온라인 시민운동의 방향과 한계를 설명.
 
2. 북핵문제에 있어 한국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나, 북한 편을 들기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해야한다는 내용.
 
 
 

영한:
 
 
 
1. 안락사의 어원을 설명하며 처음의 의미와 달라지고 있음을 사례를 통해 제시.
 
2. 음악가들은 주로 생활이 알콜 중독이나 마약 등으로 문란하지만, 음악을 할 때의 모습만은 순수하고 열정적이 넘친다고 설명. 그런 열정을 글쓴이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에서 보았음을 자세히 묘사.
 
 
 

[청취] 2교시 (1시간)
 
 
 

영한: (1 지문 당 15분을 배당.)
 
 
 
1. 한국 국회가 통과시킨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한 법의 내용을 제시하면서 투자유치의 중요성에 대해 아시아 다른 여러 나라의 예로 들며 설명.
 
2. 한 강연자가 제조업 쇠퇴의 현상, 그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토론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함께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지자라고 함.
 
 
 

한영:
 
 
 
1. 한국 여성기업인들에게 한국의 인터넷 및 IT 산업 발전과정을 소개. 미래IT시대에서의 여성의 장점을 강조하고 역할의 비중이 커져야 함을 호소하는 연설.
 
2. 한국 주식시장이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는 회계부정이라고 지적. SK의 회계 부정사례를 들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주장.
 
 
 

<2차 시험>
 
 
 

[인터뷰] 10분 정도
 

영어면접: 외국교수와 간단한 회화. (인사를 하고 두 가지 질문을 받음.)
 
 
 
1.통번역대 수업은 자신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울 것이다. 그것을 잘 통제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2.노무현대통령이 영국을 방문중인데 당신이 만약에 영국에 간다면 어떻게 한국을 알릴 것인가.
 
 
 

영한:
 
 
 
한국의 대부분 산업이 수도권에 집중화. 그로 인한 지역 산업 불균형. (예)제조업
 
 
 

한영:
 
 
 
유럽연합 확대로 인한 변화.
 
 
 

<한국어 면접>
 
 
 
어떻게 공부를 했고 왜 통번역 대학원에 들어오고 싶은 지와 같은 일반적인 질문을 하십니다. 비록, 시험관께서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을 하셔서 당황했지만, 얼마나 이 공부가 절실하게 하고 싶은지 전하기 위해 차분히 대답했습니다.
 
 
 

<공부방법>
 
2004년 2월부터 통대준비공부를 시작했습니다. CNN뉴스를 들으며 계속 한국어로 바꾸기 연습을 한 것과 Economist를 읽으며 독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안 돼도, 힘들어도, 앉아서 계속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영어사랑 사이트에서 글들을 읽으며 용기를 얻고 금주의 상담과 영어공부 FAQ에 있는 공부방법을 실행해 봤습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부산외대에 가고 싶으신 분께서 제게(아이디: pioneer2013) 쪽지를 보내신다면 어떤 질문에도 성심 성의껏 답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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