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죽죽 읽어 나가세요. 대체로 짤막짤막해서 일단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으시기 바랍니다. 모르는 문장이나 단어가 나와도 그냥 추측하고 지나가시기 바랍니다.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얻으면 됩니다. 모르는 문장은 그런 상황을 뒤에서 여러번 만나면 저절로 알게 됩니다. 그리고 단어는 미리 혹은 나중에 따로 공부하면 됩니다. 그런 것에 자꾸 걸리면 진도가 안나가고 진도가 안나가면 금방 그만 둡니다. 읽을 때는 오직 줄거리에만 집중하셔야 합니다. 독해는 종합적인 공부로서 단어, 숙어, 문법, 회화, 듣기, 작문 실력을 한꺼번에 늘려 줍니다. 모든 영어공부 중에서 가장 종합적인 것이 읽기 입니다. 독해를 많이 하면 소위 영어의 내공이 쌓여 갑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도저히 당할 수가 없습니다. 진짜 영어고수들은 모두 독서를 많이 한 사람들입니다. 중고등학교에서 영어성적 상위 1%에 드는 학생이라면 대체로 초등학교 때 영어동화책을 많이 읽은 학생입니다. 읽기는 모든 공부의 기초이면서 또한 완성입니다. 이런 동화들을 죽죽 읽어 나가다 보면 영문독해력은 그야말로 가랑비에 옷 젖듯이 자기도 모르게 쑥쑥 향상됩니다. 일단은 공부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재미있게 읽는데 촛점을 맞추시기 바랍니다. 욕심을 버리고 재미있게 읽다보면 독해실력은 저절로 따라오죠. 욕심을 버리는 것! 이게 어렵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단어 이야기도 좀 하겠습니다. 모르는 단어도 여러번 실제 상황 속에서 만나게 되면 대충의 뜻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심지어 그 단어의 분위기나 색깔은 사전에서 보다 더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또 이렇게 체득된 단어는 아주 오래 갑니다. 단어실력을 유지하는 데도 독해가 최고죠. 최소한의 독서량을 유지만 해도 단어실력은 줄지 않습니다. 독서량이 늘면 어휘력이 증가되는 것은 물론, 기존의 어휘력이 유지 되며, 더 나아가 대충 알고 있던 의미가 더 정확해지고 뚜렷해 집니다. 평소에 무식하게 단어만 따로 외웠더라도 나중에 독해를 많이 하게 되면, 여러 상황 속에서 그런 단어들을 접하게 되므로 독해를 하면서 외운 단어들처럼 깊이 체화됩니다. 한 마디로, 독해야말로 어휘력을 늘리고 유지하고 정확히 하는 데도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래서 독해는 종합공부인 것이죠.

제가 약 200개 정도의 Grimm 형제 동화를 올릴 예정인데, 이것들을 다 읽을 수만 있다면 아무리 독해가 약했던 사람도 초기 상급자의 수준까지는 갈 수 있음을 장담합니다. 당근 그 이상의 수준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상급자라 해도 다 같은 실력은 아닙니다. 하늘과 땅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초기 상급자란 무엇인가? 일단 독해에 자신감이 있고 어떤 문장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없는 상태이며 모르는 문장들이  나오더라도 실망하기 보다는 의욕과 투지가 불타는 수준을 말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모르는 문장들을 발전의 기회로 바라보는 수준이죠. 이 수준까지 가면 일단 그 사람은 영어가 강점이 되었으며 더 이상의 단계로 가는 것은 그냥 시간문제입니다. 미안하지만 이런 사람은 결코 다시 중급자나 하급자가 될 수 없습니다. 한 동안 영어를 놓았더라도 약간만 하면 금방 이전 수준으로 회복 됩니다. 영어실력 자체는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마음 속에 한 번 자리잡은 자신감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마치 자전거를 한 번 배운 사람은 언제라도 다시 자전거를 탈 수 있듯이요.^^

아래 판본은 여러 종류의 Grimm 형제 동화 번역본 중에서 최상급의 번역본입니다. 동화 특유의 파격이 있고 어휘가 좀 고전적이긴 하지만 문장이 깔끔하고 정제되어 있습니다. 웬만한 원어민 작가도 이 정도의 문장을 쓰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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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len Farthings


A father was one day sitting at dinner with his wife and his children, and a good friend who had come on a visit ate with them. And as they thus sat, and it was striking twelve o'clock, the stranger saw the door open, and a very pale child dressed in snow-white clothes came in. It did not look around, and it did not speak, but went straight into the next room.

Soon afterwards it came back, and went out at the door again in the same quiet manner. On the second and on the third day, it came also exactly in the same way. At last the stranger asked the father to whom the beautiful child that went into the next room every day at noon belonged. I have never seen it, said he, neither did he know to whom it could belong.

The next day when it again came, the stranger pointed it out to the father, who however did not see it, and the mother and the children also all saw nothing. At this the stranger got up, went to the room door, opened it a little, and peeped in.

Then he saw the child sitting on the ground, and busily digging and seeking about between the boards of the floor, but when it saw the stranger, it disappeared. He now told what he had seen and described the child exactly, and the mother recognized it, and said, ah, it is my dear child who died a month ago.

They took up the boards and found two farthings which the child had once received from its mother that it might give them to a poor man. It, however, had thought, you can buy yourself a biscuit for that, and had kept the farthings, and hidden them in the openings between the boards.

And therefore it had had no rest in its grave, and had come every day at noon to seek for these farthings. The parents gave the money at once to a poor man, and after that the child was never seen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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