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하다.
문법은 준 도사급인데 정작 말하거나 쓰려고 하면 왜 아무런 소용이 없을까?
누구나 이런 증세를 겪어보았을 것이다. 원인이 무엇일까?

첫째, 현재 학습자의 도달 수준(developmental level)과 관련이 있다.

What time will we get there?
(우린 몇 시쯤에 거기 도착할까?) 정도는 말할 수 있는데,
What time do you think we will get there?
(우리는 몇 시에 거기 도착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I don't think we'll be able to get that through the door.
(그것을 문을 통과시킬 수 없을 것 같은 걸)
등을 잘 말할 수 없다면 이는 이학습자의 현 언어 발달 수준이 아직 이 구문을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뜻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문법 구문을 구사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것보다 한 단계 바로 아래의 문법 구문을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미 도달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멋진 회화와 영작을 위해서 자신의 현 발달 수준보다 두 세 단계 어려운 구문을 암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즉시 그만 두는 것이 좋다. 조물주가 준 인간의 언어습득 원리를 거역하는 방식은 성공하지 못한다.

자신의 현 언어 발달 수준을 'i'라고 한다면 실제 습득에 도움이 되는 자료는 딱 한 단계 위인 'i+1'이라는 Krashen이란 학자의 주장이 새삼 공감이 간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AFKN 드라마나 TV뉴스를 듣는 것이 무조건 도움이 된다는 것도 속설임이 분명하다. 거기서 사용되는 영어의 구문이 자신에게 'i+1' 수준인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i+3, 4' 수준인 사람에게는 스트레스 수준만 높여줄 뿐이다.

둘째, 문법 구문을 익히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의식적으로 학습한 것은 하나의 지식일 뿐이며 실제 순간적으로 말하거나 쓸 때는 소용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해본 일이다. 물론 시험볼 때는 도움이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의식적으로 학습하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학습하라는 주장에 공감하는 학자들이 많다.
무의식적인 학습이란 듣기와 읽기를 통해서 자신도 모르게 은연중에 익혀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주장이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상호작용(interaction)을 통해서 실제 사용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상호작용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a. 언어의 실제 사용상황이다.
b. 문법 구문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상황이다.
c. 자기의 언어발달 수준을 넘는 구문이 있으면 이해를 위해 서로 묻고 확인하는 과정(meaning negotiation)을 수반하기 때문에 언어자료가 'i+1'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그래서 습득이 용이해진다.

회화를 할 때 알고 있는 문법 구문이 잘 튀어나오지 않는다면 위 두 가지 요소에 관심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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