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가 부족해도 영어 잘하는 사람은 있다


영어학습자료 2011/04/07 11:15
 
"단어만 많이 알면 게임 끝" 이라는 식의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문법 모르고, 발음 이상하고, 이것 저것 다 틀려도 그저 단어만 왕창 알면 의사 소통은 가능하다는 말이 흔하게 믿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식당에 가서 예를 들면, "number 32, chicken, spicy"라고 문장아닌 단어의 나열만 하셔도, 32번 메뉴를 치킨으로 좀 맵게 만들어달라는 뜻은 전달 되리라고 봅니다.

설령 영어 단어를 다 알면 살아가는데 지장은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영어 화자가 아닌데, 어찌 모든 필요한 단어를 다 외우고 다니겠습니까.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막힐 때가 있는법이죠. 미국에서 살면서 아직 제 단어 량이 부족하구나 하고 절실히 느낀 곳은 바로 병원입니다. 가장 절박한 상황인데, 단어는 정말 한 없이 부족하니 답답한 상황입니다.

특별한 병이 아니라도 흔히 생기는 상황을 예를 들어 봅시다. 아래 문장을 읽으시고, 미국 의사에게 어떻게 말 할지 한 번 생각나는대로 소리내어 말씀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에서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은 사람이예요. 오늘은 자극적 음식을 먹지도 않았는데, 아랫 배가 계속 아리아리하면서, 설사도 나오지 않는데 계속 배뇨 기운이 느껴지고, 식은땀이 나네요. 어꺠와 목 연결되는 뒷 골 부분도 좀 당기구요. 대장 왼쪽 부분이 특히 아파요.

 

 쉽지 않으시죠? 우선은 의학 전문 용어 처럼 느껴지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 이나 '대장'과 같은 단어는 알 길이 없고, 아는 단어 같은데도 그냥 쓰면 되는지 자신이 없는 단어들도 많습니다. 예를들어, '아래' 도 알고 '배'도 아는데, 그럼 아랫배가 아프다고 말할때 under stomach 이라고 해애 하나 down belly라고 해야 하나? (이렇게 말하면 엄청 웃긴 표현이 됩니다 ^^) 어떻게 아픈지 '아리 아리 하다'라고 구체적으로 말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고...
 
이럴 때 사람들의 행동 특성을 관찰해 보면, (가) 포기파: 모르는건 말 안한다. (나) 대충파: 대강 얼버무리며 나의 손동작으로 알아 주길 바란다. 그리고 (다) 노력파: 아는 단어로 풀어 말한다. 가 있습니다. 아래가 세 종류의 사람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설명하는 예시 입니다.

 

(가)  포기파: "I have stomach ache, it's serious" 이렇게 말한 후 적당히 관련된 약을 주리라 기대하고,  증상에 잘 맞지 않는 약을 처방 받을 경우, 스스로의 영어 부족을 질책하며 눈물을 삼킨다.

(나) 대충파: "You know my stomach, as you know, I have great pain. you know what I mean...  some part here, something like that... " 말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가나 정확히 무슨 말인지 모를 불필요한 행간어를 많이 넣는다. 유창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으나, 듣는 사람이 이해 할 길이 없다.

(다) 노력파: "My doctor in Korea told me that my stomach is very sensitive. Actually it's not stomach exactly, but the thing under the stomach which is relevant to move bowels (or you can even say  poo :)). 매우 단어량이 적은 사람의 예로, 쓰인 단어는 아주 초급이지만, 영어 화자가 들으면 무슨 의도인지 알 수 있다.

 

단어를 모를 경우 (다)노력파 처럼 말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한 언어 능력 입니다. 어린이 언어 습득에서 거의 동일한 양의 단어를 가진 어린이의 대화술을 관찰한 결과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출발 시점 (실험 참가 당시 아는 단어 수) 은 유사했고, 그 어린이 들이 위와 같이 세 그룹으로 나누어 졌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후 단어 증가 량을 조사했는데, 노력파 어린이의 경우 단어가 폭증한 반면, 포기파와 대충파는 증가 수준이 현저히 낮았습니다.
'여드름'을 설명하는데 "그 얼굴에~ 엄청 아프고, 빨갛고 딱딱하고 못생긴게 나서..." 라고 깜찍하게 설명한 것이 노력파 어린이들의 특성이었습니다.

우선 왜 노력파의 단어가 많이 늘어나는 것일까요? 피드백에 그 답이 있습니다. 풀어 설명하게 되면 그 설명을 들은 상대방 (대부분 어른 영어 화자)은 올바른 단어로 대응하는 것이 일상적 대화의 흐름 입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가 여드름을 위와 같이 설명하면

You mean pimples?
Ah, pimples!
 
와 같이 단어를 알려주는데, 이렇게 들은 단어는 우리머리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단어를 스스로 풀어 설명하고 즉각 그 단어를 들음으로써, 스스로의 사전을 만든 것이니까요.  즉 자기 경험이나 자기 주관이 녹아난 아주 생생한 뜻으로 단어 뜻을 익혔고, 그것을 말로 설명했으며, 그 설명에 즉각적으로 답을 얻었기 때문에 머리에 콕! 입력이 되는 것입니다.

자, 그럼 노력파와 같은 능력을 가지려면 평소에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제가 제안해 드리는 방법은 단어 게임입니다. 


(1) 혼자 할 경우
가.  눈을 팽팽 돌리며, 내가 모르는 물건이 보일 경우 정지. 재빨리 10초안에 그 단어를 스스로 설명해 보세요. 즉각 대응력이 중요하므로, 절대 단어 카드를 미리 만들거나 하진 마세요. 그러면 단어 카드에 단어를 쓰는 순간 이미 머리에서는 그 단어의 뜻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나. 한글 신문을 읽거나 책을 읽을 때 어려운 (혹은 영어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바로 소리내어 영어로 뜻을 설명해 보세요.

(2) 함께 할 경우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골탕먹일 생각으로 아주 어려운 단어를 던져 주세요. 그 말을 듣는 즉시 상대방은 뜻을 풀어서 설명해 보세요. 역시 '즉각적 대응력'을 키우는 것이므로 시간 제한을 두고 최대한 빨리 대응 하도록 하세요. 10초 안에 설명을 못끝내면 한 대 맞는다거나...

(참고: 어린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하실 경우, 아이가 단어를 잘 설명할 경우 매번 극찬을 아끼지 말아 주세요. 아이의 학습력은 훨씬 잘 늘어난답니다.-긍정적 피드백이 있는 경우와 피드백이 전혀 없는 경우, 부정적 피드백을 주는 경우를 비교한 연구는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어린이 언어 학습에 칭찬은 필수, 필수적입니다^^)

 


 한 번 연습 해 볼까요? 아래 물건 셋이 길을 걷다 눈에 들어왔다 가정하고 그림을 보자 마자 즉각 시작, 10초안에 설명을 마쳐 보세요.

시작 !




 




외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익히고 연습하는 습관을 일상화 하는 것일테지요. 눈에 들어오는 사물, 글자도 놓치지 않고 이렇게 연습하다보면 모르는 단어도 막히지 않고 설명하는 능력이 늘어 나게 되고, 단어 량도 많이 증가 하실 겁니다. 
우리 모두가 한 순간도 막히지 않고 영어로 말할 수 있는 그 날까지, 함께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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