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영작문 연습] 영문기사 베껴쓰기

 

수준에 맞고 짧고 재미있는 영문기사를 베껴써보는 것은 영작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한 번 써보고 말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을 몇 번씩 써 볼 수 있다면 효과는 더 클 것이다.
쓸 때는 직접 종이에다 쓰보는 것이 좋다.
컴퓨터 자판으로 치지 말고.

 

그냥 읽을 때와 달리 직접 써보면 '아하 이렇게 쓰이는 구나!'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사실 별 것 아닌 표현인데도 생소하거나 다른 표현들이 널려 있다.
쉬운 문장들도 베껴쓰다 보면 의외로 얻는 것이 많다.
그야말로 숭숭 뚫린 기초실력을 채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사실 기초실력이 빈틈이 없는 사람이 가장 무서운 고수이다.
특이한 문장이나 얄궂은 표현들 좀 안다고 뻐기는 사람들은 대체로 허당들이다.
그들은 대개 기초가 약하고 깊이가 없다.
아는 것이 몇 개 밖에 안되니 머리에 쉽게 떠오르고 술술 자랑한다.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밑천은 금방 드러나지만.
빈 깡통은 소리를 아주 잘 낸다.

 

진짜 실력자는 기초가 촘촘하고 깊다.
박학 다식하여 어느 것을 특별히 자랑해야 할지 모른다.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쉽고 자세하게 답할 수 있지만
몇 개만 꼬집어서 자랑하라면 잘 못한다.
꽉 찬 깡통은 소리가 잘 안난다.

 

 

최병길(Brian Choi)

설정

트랙백

댓글

누가 영작문의 고수인가?

 

무술에서 고수의 동작은 복잡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너무 단순하여 하수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무수한 연습으로 군더더기는 다 떨어지고
자연스럽고 단순한 동작만 남는다.

마치 어린아이와 같다.

 

영작문에서도 마찬가지다.
고수의 글은 화려하거나 길지 않다.
쉬운 말로 짧게 표현한다.
모든 먼지를 털어버린
모든 군더더기를 털어버린

모든 부자연스러움을 털어버린

단순함과 부드러움 그 자체이다.


가다듬을수록 줄어든다.
정리하면 할수록 쉬워진다.
울퉁불퉁함이 떨어져 나간다.

필요한 것만 남는다.

매끄럽고 편하다.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짧게 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잘 연결될 수 있을까?

 

영작문을 하면서 늘 생각해야할 주제이다.

 

 

최병길(Brian Choi)

 

 

설정

트랙백

댓글

Watch Wednesday, December 5, 2012 on PBS. See more from PBS NewsHour.

설정

트랙백

댓글


어석 최병길
평생의 목표이자 좌우명: 너자신이 되라
가족: 아내, 1녀, 1남
사는곳: 서울시 서초구    
취미: 천체물리학,생명과학,인라인,도보탐사,보디빌딩,만화
태어나서 가장 많이 한 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감명깊게 읽은 책들: 성경, 노자도덕경, 반야심경
이메일: choibg@gmail.com

걸어온 길: 현재:번역사(의약학,생명과학)/ (코스닥상장)영어학습회사 콘텐츠담당임원(2002 ~ 2016)/ 을지로 코리아헤럴드학원 TIME지,토익,토플 강사/ 기독교방송 영어회화 강사/ 한세대학교 강사(신문방송학과 4학년 전공선택 '매스컴영어')/ 포스코인터내셔널(1986년 가을 공채 수석입사)/ 대한항공 (자재부 항공기도입과)/ 생애 첫 토익시험(1986년5월 제14회 정기토익)에서 최고득점(당시 시사영어사 공식확인)/ 고등학교시절, 학습용 소사전(동아출판사, 약 2만단어)을 몽땅 암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영어공부에 몰입하기 시작



저서
: 최병길 TOEFL (형설출판사/1994년) 최병길 고시영어 (형설출판사/1997년)
        Number One TOEIC (YBM 시사/1996년/3인공저)
        점수대별 TOEIC 전체5권 (YBM 시사/1998년/2인공저)
        고교 TOEIC 새내기 전체2권 (YBM 시사/1999년/2인공저)

TOEIC 730정복TOEIC 620정복TOEIC 520정복TOEIC 450정복                  

(참고로, 이 책들은 토익출제방식 일부변경으로 인해 절판. 
*점수별토익은 5권 합해서 100만부 이상 판매됨)



한마디로 나를 표현하면? 
영어광! 특히 영작문에 환장한 인간!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영어를 찾아 영어의 바다를 샅샅이 헤메는 자!


요즘 나의 영어공부
: 번역 (영한, 한영)을 하며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냄. 
유튜브 방송에 하루 3~4 시간 정도 보냄/ 나머지는 CNN, Bloomburg, BBC, CNBC, 뉴욕타임즈 등을 시청하며 읽으며 보냄.

위의 방송들 외에 제 블로그의 각종 영어방송들, Youtube의 무진장한 과학기술(주로 천체물리학,생명과학) 영어 동영상, 그리고 미국의 유명대학이나 연구소 사이트의 영어 강의를 시청함. (2014년 5월까지 대략 3~4천개의 과학관련 동영상 시청, 1시간짜리 기준)

방송을 시청하며 혹은 소설을 읽으며 영작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은 틈틈이 메모함. 특히 우리말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 영어표현(=Konglish처럼 느껴지는 완전 진짜 영어)에 큰 매력을 느끼고 꾸준히 그런 표현을 찾아 수집 중임. 어차피 우리에게는 한국어라는 요지부동의 모국어가 두뇌에 입력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운명입니다. 보통은 이것을 장애물로 생각하지만 저는 이것을 철저히 이용하는 편입니다. 이왕 영어에는 여러가지 표현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 한국인들은 한국어와 유사한 영어표현을 골라 쓰면 훨씬 모국어처럼 실제로 영어를 할 수 있겠죠. 구태여 한국어와 너무 궁합이 맞지 않는 영어표현을 골라서 쓸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처음에는 콩글리쉬같은 느낌을 주는 영어를 발견하기가 힘들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영어가 콩글리쉬로 느껴지고... 급기야는 "이렇게 똑 같을 수가!" "아, 영어와 우리말은 원래 하나였구나!" 하는 느낌이 점점... 예를 들어, 미국대통령들의 영어는 80~90% 정도가 콩글리쉬로 들리는... ㅋㅋㅋ ^^ 어떻게 저런 콩글리쉬를 쓰면서도 미국대통령을 지내는지...ㅉㅉ.

참고로 저는 1979년 대학1학년 때 카터 대통령의 연설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십 년간 아주 꾸준하고 열광적으로 미국대통령들의 연설을 듣고 있습니다. 사실은 모든 영어연설 중에 가장 듣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것이 미국대통령의 연설입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가장 표준적인 발음으로 가장 표준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 밖에 없지요. 이런 것들이 대체로 콩글리쉬 느낌을 주는 표현들입니다. 발음도 가급적 덜 굴리고 쫙쫙 펴서 하고, 표현도 최대한 쉬운 걸로 교과서 같은 것들만 골라서 쓰니까요. 그런 연설에 대한 미국인들의 평은 어떨까요? 너무 쉬운 영어라고 무시할까요? 당근, 최고의 영어라고 하죠. 자 이제 다시 한 번: 알아듣기 쉬우면, 이해하기 쉬우면 콩글리쉬 인가요? 미국인들이 가장 높이 평가하는 영어인데도요??

영어에 끌려 다녀서는 안됩니다. Master한다는 말은 주인이 된다는 말인데, 영어를 마스터하려면 영어를 끌고 다녀야 합니다. '한국인의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영어'를 찾아야 합니다. 잘 찾아보면 반드시 그런 영어가 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뭔가 색깔이 있고 주제가 있는 공부를 하면 그냥 '열심히 하자'는 식의 밋밋한 공부보다는 의외로(=역설적으로) 훨씬 용이하게 영어의 핵심을 마스터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람은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영어를 다 하려고 하면 결국은 다 놓칩니다. 자신에게 맞는 영어, 자신과 친한 영어, 자신에게 가장 쉬운 영어, 자신과 이상하게 잘 맞는 영어, 웬지 땡기는 영어, 즉 자신의 영어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한계를 인정할 때, 우리가 우리의 색깔을 인정할 때, 비로소 폭발적인 힘이 시작됩니다. 이것은 겸손의 힘이요 하늘의 힘입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참으로 영어천재가 될 수 있습니다.


요즘 나의 영작문 공부: 방송을 들을 때나 영어교과서나 소설 등을 읽을 때는 항상 쓰기를 염두에 두고 함. 소위 적극적인 청취와 독서! 그냥 문장 이해 정도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 하면 나도 저런 문장을 쓸 수 있을까? 생각함. 


그리고 십여년 전부터 모든 메모는 영어로 함. 회사 업무수첩을 포함하여 각종 노트는 모두 영어로 적었음. 교회에서 목사님 설교도 몽땅 영어로 메모함. 설교 한 번에 중간 크기의 노트 4-5쪽 정도의 메모가 나옴. 설교를 요약한 노트만 15권 정도 되는 것 같음. 그리고 1985~86년경 지금의 아내와 연애할 때 쓴 연애편지의 반 정도(약 50통)도 영어로 씀. 그냥 사랑한다는 정도의 내용이 아니라 나의 철학을 상당히 깊이 있게 씀. 영어일기는 훨씬 더 오래전부터 써왔음. 그리고 지금은 활동하지 않지만 제가 2003년에 만든 모 영작문 카페(회원 1만 명 넘었음)에서 약 1년 6개월 정도 활동하며 온갖 종류의 글을 약 6천 개 정도 직접 영작해줌. 매주말에는 그 영작문 해주느라 늘 바빴음. 사실 이렇게 해왔던 최초의 이유는 다른 데 있었음. 나의 한글 글씨가 너무 형편 없어서 내가 써놓고도 알아볼 수가 없었음. 그나마 영어 글씨는 한글 글씨보다는 알아보기 쉬워서 궁여지책으로 영어로 모든 것을 적음. 이런 것을 전화위복이라고 하나용?? 뭘 아주 못한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음^^.


또한 모든 생각을 영어로 하려고 노력함. 아마도 한 30 년 전부터...그런데 실제로 영어로 제대로 생각이 되기 시작한 것은 한 10여 년 전부터. 요즘은 대체로 모든 생각의 약 70~80% 정도는 영어로 하는 것 같음. '영어로 생각하기'는 실제로 원어민을 만나서 영어로 대화하는 것 보다 훨씬 힘든 일이며 또한 훨씬 도움이 됨. 원어민들과 만나면 기껏 피상적인 대화나 나누고 헤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물론 아주 친한 경우는 예외), 혼자서 생각을 영어로 하면 일상 생활과 사고의 가장 핵심적이고 빈번한 표현들을 모두 영어로 하게 되므로 그 효과는 원어민과의 대화와는 비교할 수가 없음. 지금까지의 제 경험상으로는 거의 기적적임. 특히 원어민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제 실력에 제가 가장 놀랐음. 그러나 한 가지 단점은 엄청 귀찮다는 것임. 그리고 틀렸는지 맞는지 알 수가 없음. ㅋㅋ (물론 언젠가는 해결되며 그렇게 오랫동안 틀려보다가 알게된 표현들은 잊을 수 없음.) 상대가 없으니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해야 함. 너무 너무 귀찮고 피곤하지만 영어회화나 영작문에 이보다 더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은 절대 없을 듯.

참고로, 저는 미국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우리말을 할 때보다 영어로 대화할 때 심리적으로 훨씬 더 안정되고 느긋하며 기분이 좋습니다. 발음도 영어를 할 때는 저음으로 쫙 깔리는 듯하고, 밑에서 큰 북으로 둥둥 울려주는 듯한 느낌이며, 목에 힘이 안들어 갑니다. 그러나 우리말을 할 때는 목에 힘을 줘서 크게 해도 원하는 만큼 전달이 안되는 느낌. 사투리에 대한 열등감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음^^

 

참고로, 미국만 가면 영어가 저절로 될 것이라는 미신에 대한 사례를 하나 올려봅니다.

아래 파란색 글은 <미국 뉴욕주립대 영어교육학과 하광호 교수님의 '영어의 바다에 빠뜨려라'란 책에서 퍼온 글>입니다.

*하광호 교수님은 34세에 처음 미국으로 건너 가서 46세에 영어학 박사학위를 딴 분인데, 한국에서 이미 오랫동안 영어공부에 심취했고 일가견을 이룬 분입니다. 특히 6.25 후에 당시 광주에서 활동한 미국의 한국지원단에게 우리나라 신문사설을 영작해 주는 일을 하며 영어의 깊은 토대를 확실히 다진 분입니다. 이런 분이 미국에 간다는 것은 물고기가 물을 만나는 거죠. 미국의 모든 영어가 블랙홀처럼 이 분에게로 빨려 들어갔을 것입니다. 저는 미국에 안 가봤지만 그 느낌을 알 것 같습니다.^^ 이분은 동양인 최초의 뉴욕주립대 영어교육학과 교수입니다. 당시 쟁쟁한 미국의 영어학 박사들 150명을 물리치고 딱 1명이 선발되었다네요. 영어를 얼마나 잘했으면 정식 영어교사가 될 미국 대학생들을 가르치는 영어교육학과 교수가 되었겠습니까.

한국 여성과 결혼한 동료 미국 교수가 있었는데, 하교수가 집에 놀러 갈때 마다 그 한국 부인은 그야말로 의사소통만 겨우 되는 Broken English만 하면서 살더랍니다. 하교수가 그 동료 교수에게 "영어를 좀 가르치지 왜 저렇게 두느냐?"고 물었더니 그 교수 왈, "할만큼 했는데 이제는 두 손 다 들었다. 본인의 의지가 별로 없다." 그래도 남편과 자녀들은 그럭저럭 그녀의 말을 알아들으며 적응하고 지내더랍니다.

이렇게 원어민들에게 둘러싸여 살아도, 영어는 자신이 능동적으로 공부를 안하면 절대 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끔찍한 이야기죠. 그렇지만 이것이 정확한 현실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믿기 힘든 현실! 미국에 가면, 혹은 미국인과 오래 한 집에서 살면, 영어가 저절로 되겠지? 굉장한 미신입니다. 물론 초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정도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미국 갔다와서 영어 잘 하는 사람들, 절대 그냥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이미 한국에서 굉장한 노력을 해서 비록 말에는 약하지만 문법, 어휘, 독해 등 영어의 기초가 잘 닦여져 있었거나, 적어도 영어에 대한 취미를 가지고 미국에 가서 나름 엄청난 시간을 영어공부에 투자한 결과입니다.

"난 지금 한국에서 놀아도 괜찮아. 우리 부모님이 부자니까 나중에 미국 유학만 가면 영어가 저절로 잘 될테니까." 이런 분들은 미국 유학 가면 200% 실패합니다. 가까운 주변 사람 중에도 이런 사람 몇 있습니다. 차라리 한국에서 학원이라도 열심히 다니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미국 가서 영어공부 안하고 잘 놀다 오면 우리 나라에서 영어공부 안하고 잘 놀고 있는 것과 거의 비슷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약간 차이가 나는 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사라지는 연기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미국 갔다와서 발음 좀 굴리면서 영어 잘하는 척 하는 허당들도 많습니다.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금방 들통 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럴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영어공부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미국의 어떤 영어고수가 하신 말씀
"어떤 사람이 영작문을 잘 한다는 것은 그의 영어공부가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였다는 하나의 좋은 증거가 된다. 왜냐하면, 훌륭한 영작문은 확실한 영문법 지식, 풍부한 영어어휘, 그리고 많은 영문독해를 통해 형성된 영어식 논리구조의 3박자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진짜 독해와 회화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영문을 우리말로 번역하며 이해하려 하지 마시고, 영어 그대로를 음미하며 읽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앞으로 영어를 대하는 폭과 깊이가 달라질 것입니다. 영어는 영어 그대로를 음미할 때 제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진정한 독해는 이해가 아니라 음미입니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죠. 이게 바로 독해의 최고봉이며 원어민들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자꾸 연습하시면 전반적인 영문독해 속도도 당근 빨라지죠. 


이것은 영어회화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말하십시오. 처음엔 무척 어렵고 황당하지만 이것이야말로 고수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마음 속에서 온갖 감정과 느낌과 현상을 영어로 표현해 보십시오. 끊임없이 연습하십시오. 엄청난 시행착오를 하셔야 합니다. 원어민 아이들이 그냥 말을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모국어를 배우는 것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특히 영어공부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오늘부터라도 마음 속으로 중얼중얼...중얼중얼...합시다.

듣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어단어를 하나하나 들으며 머리로 일일이 짜맞추려 하지 말고 그들의 감정을, 의도를 전체적으로 통으로 파악하려고 노력하십시오. 머리로 듣지 말고 가슴으로 들으십시오. 이성이 아니라 감성으로 들으십시오. 그리고 상상하십시오. 상상력으로 중간중간 안들리는 부분을 메꿔 나가십시오. 사실 원어민들은 그렇게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도 쪽팔리는 일이 아닙니다. 가슴으로 느끼는 훈련을 자꾸 하시다 보면 나중에는 하나 하나의 단어가 100% 다 안 들려도 그들의 감정을 혹은 의도를 충분히 파악할 수가 있습니다. 눈빛만 봐도 대충은 알 수 있는데 몇 개의 혹은 여러 개의 단어를 놓쳤다고 못 알아들겠습니까? 설사 몇 개의 문장을 통째로 못 들었다고 해도 그 다음 부분을 들으며 유추할 수 있습니다. 듣기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독해에서와 마찬가지로 상상력입니다.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 대체로 어학을 잘하는 것 같습니다.


목 마르지 않은 사람이 물을 찾을까요?
가장 많이 틀려보는 사람이 가장 빨리 배웁니다. 틀려보는 사람에게는 정답(=올바른 영어)에 대한 갈증이 생겨나고 언젠가 정답과 마주치면 바로 흡수하게 되지만, 틀려보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뭘 모르는지 알지도 못하며 당연히 정답에 대한 갈증도 없고 그것을 알 기회가 와도 그냥 흘려 버립니다. 올바른 영어에 대한 갈증을 가장 크게 느끼려면 평소에 많이 틀려봐야 합니다. 틀릴 기회를 많이 잡으려면 비록 형편없는 실력이지만 틈만 나면 종이에다 영어로 쓱쓱...쓱쓱..., 마음 속으로는 영어로 중얼중얼...중얼중얼...합시다.

Make mistakes, make more mistakes and continue to make mistakes. The only way you will learn English is by making mistakes. Feel free to make them and make them often.



영어고수가 100% 확실하게 되고 싶은 분들께!
영어를 공부로 하지 마세요. 그냥 영어와 친해지세요. 자신에게 가장 쉬운 방법이 자기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입니다. 효율은 두 번째 입니다. 효율이 아무리 좋아도, 좀 하다 말면 별 소용이 없습니다. 가장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영어를 적으로 삼지 말고 친구로 삼으세요. 잡아먹을 듯이 욕심 내서 공부하지 마시고, 그냥 세월아 네월아 영어와 슬슬 친해지다 보면 그 사람은 영락없이 고수가 됩니다.


영어신문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코리아타임즈나 코리아헤럴드 다 좋습니다. 
의욕이 넘쳐 이것 저것 다 보려고 하시지 말고,
땡기는 기사 몇 개만 잘 골라서 보십시오.
국내 정치, 사회면을 중심으로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미 내용을 대충 알고 있는 상황이니 영문자체를 이해 못하더라도
유추가 가능하죠.
거창한 의욕보다는 작지만 결과가 중요합니다.

단어는 가급적 찾지 마세요.
꾹 참고 그냥 유추하며 지나가시기 바랍니다.
모르는 문장이 나오면 대충 감을 잡고
훗날을 기약하며 그냥 넘어가야 합니다.
오늘 너죽고 나죽자 하는 순간 자기만 죽습니다.
영어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너무 세게 부딪치면 자기만 아픕니다.
그렇게 자주 부딪치면 골병이 들고
결국은 영어와 담을 쌓게 됩니다.


영어공부는 마라톤입니다.
100미터처럼 마구 힘을 빼면 곤란합니다.
아무리 다급한 상황이라도 100%의 힘을 써서는 안됩니다.
진짜 고수는 50% 정도의 힘은 늘 숨기고 있습니다.


한편, 영어공부에는 어느 정도의 속도와 진도가 꼭 필요합니다.
진도가 잘 나가야 보람이 생겨나고 공부를 지속하기가 쉽습니다.
진도가 지지부진하면 앞길이 아득해 보이다가 쏜살같이 절망이 닥쳐옵니다.
모르는 단어 안 찾고 모르는 문장 가볍게 지나가면, 진도 주~욱죽 나갑니다.


가볍게, 쉽게, 재미있게 가야합니다.
독하게 마음먹고 참으셔야 합니다.
이를 악물고 슬슬 하셔야 합니다.
모르는 단어 찾지 마시고
모르는 문장 미련 없이 넘어가시고
쉬운 기사만 골라서
최대한 부담 없이
겸손한 마음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
(단, 영어회화는 이와 거의 반대로 갑니다. 반복 또 반복...같은 것을 수십 번씩 읽고 암기하고...)


진정한 독해는 여러 상황을 반복적으로 접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함으로써 유사한 상황들에 대한 추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일단 최대한 많은 상황을 접해야 합니다. 많은 상황을 접하려면 일단 많이 읽어야 합니다. 읽은 내용을 100%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마십시오. 있는 것만 이해하시고 모르는 것은 그냥 넘어가셔도 됩니다. 다음에 그런 상황이 나옵니다. 그렇게 여러 유사한 상황을 만나면 저절로 이해가 됩니다.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사전 찾지 마시고 추측하시기 바랍니다그저 지금 읽는 글에서 가지만 얻어 가겠다는 결심을 해보십시오아주 현명한 생각입니다. 욕심을 줄이면 마음의 여유가 생겨 시야가 훨씬 넓어지고 유연한 추측이 가능해집니다. 독해할 욕심을 내면 시야가 좁아져 제대로 추측할 수가 없으며 또한 공부를 오래 수도 없습니다. 금방 지쳐버립니다. 욕심 없는 여유로운 마음! 넓은 시야! 유연한 추측(=상상력)! 고수들이 반드시 가지고 있는 덕목들입니다.



독해력의 핵심은 상상력입니다. 영어소설을 읽을 때는 문장을 보시지 말고 이야기를 보시기 바랍니다. 각 문장에 대한 해석(=나무 보기)과 전체적인 독해(=숲 보기)는 다릅니다. 문장은 몰라도 좋습니다. 그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만 느낄 수 있다면 훌륭한 독해를 한 것입니다. 주요 단어들이 주는 이미지만 따라가도 충분한 독해가 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문장구조를 다 파악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것은 굉장한 시간 낭비입니다. 모국인들도 문장구조를 다 파악하면서 읽지는 않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잡고 그것을 느끼며 앞에서 저자가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 혹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거나 놓쳤던 부분은 뒤에서 이리저리 계속 보충하며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것입니다.  


모든 언어는 본질적으로 불완전합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문장을 쓰는 사람이 제대로 문장을 쓰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사람의 불완전성), 그리고 설사 완벽하게 썼다고 할지라도 한 문장이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죠(언어의 불완전성). 한 마디로 오해의 소지가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런 불완전한 문장을 보완해주고 부드럽게 연결시켜 주는 것은 읽는 이의 상상력(=추측, 추론)입니다. 상상하십시오! 적극적으로 읽으십시오! 글쓴이의 미완성 작품을 완성해 나가십시오. 이것이 최상의 독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대학교 1학년, 즉 1979년 3, 4월에 학교 도서관 신문대에 있던 영자신문 코리아타임즈를 1~2개월 정도 읽고 나자 독해력이 전보다 월등히 향상되었습니다. 마치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만큼 실력차를 실감했습니다. (영어에서는 이렇게 계단식으로 실력이 갑자기 느는 경향이 있음) 그 후부터 제 영어는 그야말로 승승장구 했습니다. Freshman English가 술술 넘어갔고 시험결과도 동일 수강반에서는 늘 1등이었습니다. 아예 학기 초에 책 전체를 다 읽어버리고 수업시간에는 특별히 표시해 둔 부분만 확인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한 번도 빌려보지 않은 영어소설(=처녀 책)을 자주 대출해서 볼 정도로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읽을 때는 소설류는 학기 중에도 하루 200~300쪽씩을 읽었습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 같은 책은 평소 2~3시간씩 수업에 들어가면서도 도서관 정기간행물실에서 하루 한 권씩 봤습니다. 어느 방학 때는 영어성경(Revised Standard Version: 좀 난해한 편임)을 하루에 100쪽씩 읽어서 2번 정도 읽기도 했습니다. 




아래 글은 제가 '영어동화읽기'에 쓴 서문입니다. 참고하세용

그냥 죽죽 읽어 나가세요. 대체로 짤막짤막해서 일단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으시기 바랍니다. 모르는 문장이나 단어가 나와도 그냥 추측하고 지나가시기 바랍니다.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얻으면 됩니다. 모르는 문장은 그런 상황을 뒤에서 여러 번 만나면 저절로 알게 됩니다. 그리고 단어는 미리 혹은 나중에 따로 공부하면 됩니다. 그런 것에 자꾸 걸리면 진도가 안 나가고 진도가 안 나가면 금방 그만 둡니다. 읽을 때는 오직 줄거리에만 집중하셔야 합니다. 독해는 종합적인 공부로서 단어, 숙어, 문법, 회화, 듣기, 작문 실력을 한꺼번에 늘려 줍니다. 모든 영어공부 중에서 가장 종합적인 것이 읽기 입니다. 독해를 많이 하면 소위 영어의 내공이 쌓여 갑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도저히 당할 수가 없습니다. 진짜 영어고수들은 모두 독서를 많이 한 사람들입니다. 중고등학교에서 영어성적 상위 1%에 드는 학생이라면 대체로 초등학교 때 영어동화책을 많이 읽은 학생입니다. 읽기는 모든 공부의 기초이면서 또한 완성입니다. 이런 동화들을 죽죽 읽어 나가다 보면 영문독해력은 그야말로 가랑비에 옷 젖듯이 자기도 모르게 쑥쑥 향상됩니다. 일단은 공부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재미있게 읽는데 촛점을 맞추시기 바랍니다. 욕심을 버리고 재미있게 읽다보면 독해실력은 저절로 따라오죠. 욕심을 버리는 것! 이게 어렵습니다.

제가 1990년대 중반에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현대고 1학년 여학생을 과외한 적이 있는데, 그녀는 현대고 1학년에서 전교 1~2등을 하던 예쁘고 착한 여학생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이미 수능 영어문제를 풀면 1개를 틀리거나 만점을 맞는 실력이었습니다. 그녀의 비결은 바로 초등학교 때 많이 읽었던 영어동화였습니다. 그 남동생도 제가 과외를 했는데, 그는 그 당시 구정중학교 3학년에서 그냥 상위권 정도 였습니다. 무협지를 엄청 좋아했던 남학생이었습니다. ㅋㅋ

말이 나온 김에, 단어 이야기도 좀 하겠습니다. 모르는 단어도 여러 번 실제 상황 속에서 만나게 되면 대충의 뜻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심지어 그 단어의 분위기나 색깔은 사전에서 보다 더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또 이렇게 체득된 단어는 아주 오래 갑니다. 단어실력을 유지하는 데도 독해가 최고죠. 최소한의 독서량을 유지만 해도 단어실력은 줄지 않습니다. 독서량이 늘면 어휘력이 증가되는 것은 물론, 기존의 어휘력이 유지 되며, 더 나아가 대충 알고 있던 의미가 더 정확해지고 뚜렷해 집니다. 평소에 무식하게 단어만 따로 외웠더라도 나중에 독해를 많이 하게 되면, 여러 상황 속에서 그런 단어들을 접하게 되므로 독해를 하면서 외운 단어들처럼 깊이 체화됩니다. 한 마디로, 독해야말로 어휘력을 늘리고 유지하고 정확히 하는 데도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래서 독해는 종합공부인 것이죠.

제가 약 200개 정도의 Grimm 형제 동화를 올릴 예정인데, 이것들을 다 읽을 수만 있다면 아무리 독해가 약했던 사람도 초기 상급자의 수준까지는 갈 수 있음을 장담합니다. 당근 그 이상의 수준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상급자라 해도 다 같은 실력은 아닙니다. 하늘과 땅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초기 상급자란 무엇인가? 일단 독해에 자신감이 있고 어떤 문장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없는 상태이며 모르는 문장들이 나오더라도 실망하기 보다는 의욕과 투지가 불타는 수준을 말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모르는 문장들을 발전의 기회로 바라보는 수준이죠. 이 수준까지 가면 일단 그 사람은 영어가 강점이 되었으며 더 이상의 단계로 가는 것은 그냥 시간문제입니다. 미안하지만 이런 사람은 결코 다시 중급자나 하급자가 될 수 없습니다. 한 동안 영어를 놓았더라도 약간만 하면 금방 이전 수준으로 회복 됩니다. 영어실력 자체는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마음 속에 한 번 자리잡은 자신감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마치 자전거를 한 번 배운 사람은 언제라도 다시 자전거를 탈 수 있듯이요.^^

아래 판본은 여러 종류의 Grimm 형제 동화 번역본 중에서 최상급의 번역본입니다. 동화 특유의 파격이 있고 어휘가 좀 고전적이긴 하지만 문장이 깔끔하고 정제되어 있습니다. 웬만한 원어민 작가도 이 정도의 문장을 쓰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아래 글은 제가 '생활영어 기초회화 종합편'에 쓴 서문입니다. 참고하세용

총 77개 주제로 일상생활(Daily Life)관련 기초회화를 몽땅 모았습니다.
품격있고 깔끔한 회화문입니다. 버릴 말이 하나도 없네요. 
이 정도는 여러 번 읽어서 몽땅 암기할 정도가 되시기 바랍니다.

회화는 읽고 또 읽고 하여 몸에 익도록 해야 합니다.
수학공부 하듯이 힘들여 한 방에 머리에 담으려 하지 마시고
느긋하게 부담 없이 자주 자주 읽어서 몸으로 암기해야 합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전체를 하루에 한 번씩 습관적으로 읽는 겁니다.
절대 외우려고 하지 마시고, 몸에 익을 때까지 그냥 계속 읽으시면 됩니다.
이렇게 반복을 통해 몸으로 외운 것은 오래 오래 갑니다.
잘못하면 평생 갑니다.

외울 때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말할 때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아래는 제가 '영자신문 사설 읽기' 서문에 쓴 글입니다. 참고하세용.

국내 영자신문 사설입니다. 국내 사건 혹은 우리가 잘 아는 국제 사건을 다루고 있으므로 영어실력이 딸려도 충분히 추측하며 볼 수 있습니다.

초중급 정도의 실력에서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이런 글을 많이 보시는 것이 실력향상에 아주 유리합니다. 단어는 절대 찾지 마시고 그냥 추측하며 읽으시기 바랍니다. 마우스를 단어 위에 대기만 하면 발음과 뜻을 보여주는 다음꼬마사전 정도는 사용해도 좋습니다만 이것도 너무 자주 사용하면 사고의 흐름이 자주 끊겨서 독해가 아니라 문장 해석이 되어 버립니다. 숲은 놓치고 나무만 보게 되죠. 아니 나무라도 다 보면 다행이지만 그 마저도 다 보기 전에 질려서 그만 두게 되죠.


아래는 제가 '영화대본공부' 서문에 쓴 글입니다. 참고하세용.

이 중에서 몇 개만 확실히 외우면 성공입니다.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다 얻으려면 다 잃습니다. 자신에게 와닿는 표현들 몇 개만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시기 바랍니다. 선택과 집중! 자신에게 와닿는 표현이란? 자신과 궁합이 맞는 표현입니다. 결국 모든 영어를 다 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겁니다. 자신과 잘 맞는 것만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외우시기 바랍니다.  자신과 궁합이 맞지 않는 표현들은 외워봐야 결국 못 써먹습니다. 입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누구나 자신만의 영어를 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포기할 것은 빨리 포기하고 얻을 수 있는 것만 얻는 것! 이게 겸손한 방법이요, 산전수전 다 겪은 고수들의 방법입니다. 고수들은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아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수들은 분명한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색깔이 없는 사람은 아직 고수가 아닙니다. 아무 영어나 다 외우려고 하는 사람은 아직 아마추어 입니다. 겸손은 도덕적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효율과 생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아래 글은 '초급영어듣기'에 제가 쓴 서문입니다. 참고하세용.

영어만을 위해 영어를 공부하는 것은 초보적인 방법입니다.
별 재미도 없고 영어공부를 유지할만한 충분한 동기도 되지 못합니다.
영어는 어디까지나 정보와 지식을 얻거나 표현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영어를 이용하여 다른 것을 얻으십시오.
그 다른 것이 영어공부에 대한 더 강한 동기유발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다른 것도 얻고 덤으로 영어도 얻을 것입니다.
초보 때부터 이렇게 영어를 수단으로 다른 것을 얻는 훈련을 하십시오.
이것이 가장 정상적인 어학습득 방법이요 영어고수로 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VOA에서 초급자용으로 특별 제작하여 속도가 아주 느리므로
이해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스크립트는 아래에 있습니다만 가급적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냥 음성만으로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공부는 가급적 편하게 해야합니다.
복잡하면 오래하기 힘듭니다.
듣기공부가 좋은 것은 바로 이런 점입니다.
그냥 가만히 듣고만 있으면 되니 얼마나 편합니까.
최고로 편하게 해야 가장 오래 공부할 수 있고
안전하게 고수의 자리까지 갈 수 있습니다.

한 번에 이해가 안되면 반복해 들으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듣기 공부되죠, 발음 좋아지죠,
이해하려고 반복하다 보면 어떤 것은 저절로 암기가 되니
영작문이나 회화에까지 도움이 되죠.
1 석 4 조 인가요??
당근, 여기서 얻는 최고의 것은 바로 고급 정보와 지식이죠.
그럼 1 석 몇 조인가요??
수학이 쫌 약해서...



아래는 제가 '영어 명연설 듣기'에 쓴 서문입니다. 참고하셈.

영어를 통해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영어공부법은 없을 것입니다.
언어의 최고의 목표는 감동입니다.
영어를 통해 최고의 목표를 달성하십시오.
영어를 통해 감동을 받으십시오.
그러면 영어는 이미 여러분의 편입니다.

 

아래는 제가 영어공부방법에 쓴 글입니다.

평소에 심심풀이 삼아 영어사전을 죽 훓어 보는 버릇은 참 좋은 공부방법 중 하나이다.

사실 영어사전에 없는 것은 별로 없다. 사전에는 온갖 알짜 정보가 넘쳐 난다.

우리가 평소에 궁금하던 것을, 혹은 자신이 이미 알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 조차도

가끔씩 찾아보다 보면 "아하 이거였구나!" "아 내가 잘못 알고 있었구나!"

이런 것들이 숱하다.

 

사전은 우리의 영어를 정확하게 해주고 보충해주고 바로 잡아준다.

사전보다 더 좋은 공부재료나 스승은 사실 별로 없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가끔씩은 영어사전을 뒤적이는 버릇을 들이자.

아마도 여러분의 영어는 고수의 반열에 곧 들게 될 것이다.

 

대구 계성고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그 당시(1978년)에 우리 학교에는 철야독서실이라는 것이 있었다.

침실까지 별도로 갖춘 그야말로 거의 1년 내내 상주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일단 3학년들 중에서 전교석차를 기준으로 입실을 허락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 당시에 내가 선출직 심부름꾼(=실장)을 맡고 있었다.

그런데 일요일 오전에 평소에 안면이 있던 2학년 한 명이 독서실에 나와 있었다.

그 학생은 2학년 문과에서 전교 1,2등을 하던 학생이었고 나중에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가만히 보니 오전 내내 별 할 일도 없는 듯이 그 당시 엣센스 영한사전을 뒤적뒤적 하고 있었다.

내가 뭐 하느냐고 물어보았더니 그냥 재미 삼아 사전을 보고있다고 했다.

나도 그 당시에 2만 단어 정도의 소사전을 하나 외우고 있던 터라 그 일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요즘도 나는 집에서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영어방송을 들을 때 가끔씩 영어사전을 슬슬 훓어 본다.

이럴 때는 영영사전 보다는 오히려 영한사전이 내용도 더 다양하고 재미있다.

이것이 내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모른다.

이제껏 내가 희미하게 알고 있던 것들이 명확해지고

상당히 오해하고 있던 것들이 바로 잡아지고

완전히 새로운 기초가 추가되기도 한다.

 

사전을 많이 접할수록 영어실력은 확실히 기초가 단단해 진다.

프로야구 초기시절에 MBC청룡 구단의 김동엽 감독이 TV에서 한 말은 감동적이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핵심적인 차이는 기본기입니다."

나도 영어를 오랫동안 공부해 온 사람으로서 그 말에 늘 공감한다.

사전을 가까이 두고 자주 접하면 확실히 기본기가 달라진다.

아주 튼튼해지고 새로워지고 정확해진다.

 

말이라고 다 같은 말이 아니다.

대충 대충 그냥 의사소통만 되는 말이 있고

정확하고 부드럽고 감동을 주는 말이 있다.

 

다 같이 영어로 말하고 그런대로 소통이 되더라도

그들 가운데는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오늘부터라도 영어사전, 그것도 가급적 종이사전을, 늘 가까이 두고

틈만 나면 찾아보고, 더 나아가서는, 찾아 볼 것이 없더라도 평소에

심심풀이 삼아 슬슬 훓어 보는 버릇을 들이도록 하자.

 

여러분은 분명 이미 영어고수이거나 적어도 영어고수가 되는 길에 올라 서 있다.

 

 


설정

트랙백

댓글

출처: http://topclass.chosun.com/board/view.asp?tnu=200804100019&catecode=K&cpage=1

토익강사 유수연

그녀는 어떻게 스타강사가 되었나?
조동진  TOPCLASS 기자
  2월 23일 오후 5시 30분, 종로2가 YBM e4u 어학원 4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좁은 복도를 빼곡히 메운 책상과 학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얼핏 보아도 200명이 훌쩍 넘는 학생들이 한 여인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쩌렁쩌렁한 여성의 목소리가 학생들의 귀를 자극한다. 2월 토익시험을 하루 앞둔 날, 스타 토익강사 유수연씨(36세)의 특강 모습이다.
 
  유수연. 그녀는 토익 준비생들에게 ‘소녀시대’나 ‘슈퍼주니어’만큼이나 인기 있는 이름이다. 매달 토익시험 일주일 전 일요일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점심시간도 없이 진행되는 마라톤 특강이 열릴 때면 1500여 명의 수강생이 몰려든다. 이 특강 외에도 그녀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월평균 1500명이 넘는다.
 
  강의가 끝난 오후 6시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그녀와 마주 앉았다. 아침 6시 SBS 라디오 영어 프로그램 진행, 하루 종일 이어지는 토익강의, 한 달에 한 번 9시간 마라톤 토익강의까지. 영어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그녀는 대학생 때만 해도 영어와는 거리가 먼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스타 토익강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학 선배가 준 삶에 대한 자극 때문이었다.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니었습니다. 덕분에 지방대(강남대) 갔죠. 거기서 한 선배를 만났는데, 그 선배가 1991년 데모 중에 백골단(데모 진압경찰)에 맞아 허리를 다쳤습니다. 운동권이었던 선배는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리곤 어느 날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 나타났지요. 그 선배가 저를 부르더니 ‘이렇게 살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때부터 선배는 자존심을 건드리며 제 삶을 자극했죠. 선배는 제가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나 봐요. 제가 뻔한 삶을 살까 봐 안타까워했죠.” 그녀는 이때부터 자신의 ‘뻔할 뻔한 인생’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와 비슷한 삶을 살 것 같던 선배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제 앞에 나타나 제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큰 충격이었습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구나.’ 제 인생의 롤 모델을 그때야 찾은 겁니다. 그리곤 저도 제 삶의 첫 도전으로 유학을 선택했습니다.”
 
  일단 호주로 떠났는데, 호주 어학교의 랭귀지 코스는 실망 그 자체였다.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아시아인들과 한국인들만 차고 넘치는 랭귀지 코스는 영어 공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녀는 “랭귀지 코스 일 년을 했다고 하는 사람 중 영어를 못 하는 이들을 많이 봤다”며 “세 달 배운 사람이나 일 년 배운 사람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대신 독학을 선택했다.
 
  “두 달 정도 혼자 공부했습니다. 비디오테이프와 주변의 호주인 친구들이 선생님이었지요. 비디오를 보고 따라 하면서 영어 표현을 익혔고, 이걸 토대로 호주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영어를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익힌 영어를 토대로 호주대학에 입학했고, 영국의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할 수 있었다. 외국에서 경영학과 마케팅으로 석사까지 마친 그녀는 토익강사의 길을 택했다. 2001년 귀국해 영어회화를 가르치다 2002년부터 토익강의를 시작했다.
 
  “1995년부터 영어를 가르쳤어요. 호주에서 공부하며 방학 때마다 한국에 나와 강의를 했는데 재미있었습니다. 적성에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전공인 마케팅과 관계없는 것은 아니지요. 저는 제 강의와 열정을 학생들에게 판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배운 경영학, 마케팅을 토대로 토익을 어떻게 가르칠지 방법을 찾은 거지요.”
 
  그녀는 토익강사로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엘리트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길을 찾았기에 학생들이 삶을 전환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저는 자상하고 따뜻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강의시간에 거친 말도 합니다. 학생들이 늘 긴장해 동기부여가 되도록 자극합니다.”
 
 
  비즈니스 영어능력 측정하는 토익의 목적에 맞춰 공부하라
 
  대한민국 최고 스타 영어강사가 말하는 영어 공부법은 어떨까? 한마디로 목적을 가지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영어는 다 똑같은 영어다’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녀는 “영어는 말하는 계층과 문화, 상황을 반영하는 언어”라며 “목적에 맞추어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비즈니스 영어인 토익을 공부하는 것과 생활영어나 영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토익은 비즈니스 개념을 가지고 시작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개념이 있는 사람이라면 회사업무나 사업상 필요한 영어를 구사할 때 ‘어떤 상황에서 어떤 언어(어휘)가, 어떤 의미로, 얼마만큼의 빈도로 사용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생활영어나 영문학만을 공부한 사람은 비즈니스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언어감각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녀는 토익의 예를 들었다. “토익은 출제자의 의도가 분명한 시험입니다. 토익을 출제하는 ETS의 홈페이지에는 토익 출제 의미를 ‘비즈니스 언어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즈니스에 필요한 15개 영역에서만 문제를 출제한다’라는 것도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토익 공부를 하면서 ‘하우 아 유(How are you)’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필요할까요?”
 
  그녀는 “영어 공부를 영어 공부답게 한다’는 말의 의미를 모르겠다”며 “영어는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의사를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말로 배우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영어 공부를 영어 공부답게 한다’는 말은 전형적인 ‘영어 사대주의’입니다. 뜻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된 겁니다. 컴퓨터에서 ‘워드’(문서작성 프로그램)를 사용하기 위해 컴퓨터의 구조나 워드의 원리를 알 필요는 없습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필요한 의사전달이 이루어지면 될 것을 ‘영어는 어떤 것이다’라는 영어의 구조를 가르치고, 알려고 하는 게 문제입니다.”
 
  그녀는 직장인의 영어 공부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답답하죠. 직장인을 위한 영어교육 체계가 전혀 없습니다. 직장에서는 이메일, 기획서, 보고서를 쓰기 위한 영어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비즈니스 영어입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습니다. ‘영어 공부는 해야 한다’고 주변에서 압력은 들어오고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직장인들은 말 그대로 영어라는 바다에 빠져 여기저기 헤매다가 ‘벙’ 떠버리게 되죠.”
 
  그녀는 직장인의 영어 공부에 대해 기업들이 먼저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자기개발과 복지의 개념에서 접근해야 할 언어인 영어가 직장인들에게 형체 없는 스트레스가 되고 있습니다. 영어는 일종의 기능입니다. ‘영어를 해라’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원에게 왜 영어가 필요한지 해외파견이나, 해외영업과 같은 업무 비전을 제시해 주고, 그 비전에 맞는 영어 공부를 사내 복지차원에서 제공해야 합니다. 이것이 되지 않으니 승진하기 위해, 또 이직하기 위해 영어 공부를 하게 됩니다. 그러니 직장인들이 영어 공부에 질려 방향성을 잃고 모두 매일같이 ‘하우 아 유?’만 공부하거나 토익에 몰리는 거죠. 비즈니스 영어인 토익공부를 하면서도 비즈니스 영어 능력 향상이 아닌 ‘점수만 잘 받으면 되지’가 되는 겁니다.”
 
  그녀는 취업을 위해, 인생의 발전을 위해 매 일같이 노력하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스스로 뻔한 인생을 살 뻔했다고 말하는 그녀는 자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사진 : 장성용
 
 

  ▣ 시간 없는 직장인, 짧은 시간에 토익성적 올리기
 
  ★ 토익을 왜 하려는지 목표의식을 가져라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인가, 시험성적을 올리려는 것인가? 목표에 따라 공부 방법도 다르다.
 
  ★ 시험 정보를 되도록 많이 구해라
  자주 바뀌는 토익시험 유형에 대한 적응력이 관건이다.
 
  ★ 단기간 집중해서 공략해라
  토익은 필요에 의해 선택적으로 보는 시험. 시험을 앞두고 약 3개월 전부터 집중적인 학습이 중요하다. 6개월을 넘기면 학습효과가 떨어진다.
 
  ★ 문제 유형을 익혀라
  토익은 문제은행식 출제로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며 출제된다. 각 파트별 문제 유형에 익숙한 사람에게 유리한 시험이다.
 
  ★ 고득점의 기본은 어휘력
  듣기와 이해 부분 모두 어휘력이 성적을 좌우한다. 어휘를 알아야 이해가 된다. 평소 업무와 생활 속에서 틈틈이 어휘력을 향상시키자.
 
  ★ 문법에 매달리지 말라
  토익과 토플은 시험 유형이 다르다. 토익의 근간은 비지니스 커뮤니케이션이다. 토익은 비즈니스 영어를 다룬다.
 
  ★ 독해력을 키워라
  이해력을 평가하는 부문의 지문이 길어지고 있다. 다양한 상황을 빠른 시간에 파악할 수 있는 독해력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

설정

트랙백

댓글

[대단한 ~ 은 아니다 : not much of a ~]

It was not much of a game.

It's not much of a friendship.

He was not much of a gentleman.

Rogers was not much of a gambler.
*gambler 도박사

I may not be much of a patriot but at least I'm not a traitor.
*patriot 애국자 traitor 매국노

A small blemish on the tape of a song or movie may not be much of a problem.
*blemish 흠, 기스

설정

트랙백

댓글

동래여고 1년 김수인



“조기교육이 별 거 있나요?”

우리 사회에 영어 조기교육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도 벌써 오래다. 우리말도 온전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어린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놓고 찬반 양론이 분분하지만, 아무튼 영어 조기교육은 이제 이 땅의 대다수 학부모들에게 일종의 ‘의무’처럼 됐다. 학원가에서 시작된 영어 조기교육 바람은 급기야 공교육 현장에도 들이닥쳐 이제는 영어가 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 정규 교과목으로 버젓이 자리잡았다.

부산 동래여고 1학년 김수인양(金修仁·16)을 영어 조기교육의 대표적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김양은 지난 2월28일 치러진 토익(TOEIC) 시험에서 990점 만점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성인들도 700∼800점 이상 받기가 쉽지 않다는 토익시험에서 어린 여고생이 만점을 받은 비결은 무엇일까?



--------------------------------------------------------------


초등학교 4학년부터 영어발음 익혀



--------------------------------------------------------------


당사자와 얘기하기 전에 우선 김양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재미있는 것은, 김양의 부친인 동아대 김성언교수(金性彦·48)가 한문학자라는 사실. 한문학자 아버지와 영어 도사인 딸? 집안 내에서 이뤄진 동서양의 절묘한 화합인가?

알고보니 김양의 모친인 김상희씨(金祥姬·부산대 강사)가 불어학을 전공한 학자였다. ‘그러면 그렇지. 어머니로부터 체계적인 어학 교육을 받았겠거니’ 짐작하고 모친과 대화를 시작했다.

―불어학을 하셨다니 딸교육에 남다른 노하우가 있을 듯합니다만….

“그렇지 않아요. 초등학교 5학년 올라가기 직전에 수인이에게 초등학생용 영어발음 교재를 구해준 것이 전부입니다. 그 때 이미 주변에선 아이들에게 영어공부를 시키고 있었어요. 2학년 때부터 시킨 집도 있고. 우리집은 늦은 편이었어요.”

―어떤 교육 프로그램이었습니까?

“영어 선생님이 매일 전화를 걸어 영어로 대화하고, 집에서는 발음 위주로 만들어진 테이프를 듣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수인이는 매일 30분에서 1시간 정도 꾸준히 테이프를 들었는데, 이때 귀가 트이지 않았나 싶어요. 6학년까지 2년간 참 열심히 했거든요. 그 사이에 제가 따로 가르친 것은 없고, 오히려 수인이가 제 영어 발음을 따라할까봐 많이 걱정했어요.(웃음)”(수인양 부모는 유학 경험이 없고, 국내에서 학위를 받았다.)

―수인양이 어학에 재능이 있지요?

“그때는 재능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다만 영어교재 테이프를 열심히 듣는구나 하는 정도였지…. 6학년 때에는 미국인이 강사로 나오는 영어학원에 보냈는데, 다른 아이들보다 레벨이 빨리 올라가기는 하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가족이 하와이에서 1년간 살다 왔다고 들었습니다만.

“남편이 하와이대학 한국학센터에서 연구하게 되면서 96년 2월부터 97년 2월까지 1년간 하와이에서 지냈습니다. 당시 수인이가 중학교 1학년 때였는데, 한 달 정도 지나니까 미국사람들 말을 다 알아듣는 것 같더라고요.”

―부모님께선 영어를 잘하세요?

“아이구, 잘하지 못해요(웃음). 애들 아빠는 하와이에 있을 때에도 한국학센터로 나갔기 때문에 우리말만 했어요. 그래서 발음을 알아듣기 어려운 사람을 만날 때에는 통역삼아 수인이를 데리고 다녔어요.”(웃음)

―하와이에서는 영어교육을 어떻게 시켰습니까?

“거기서도 특별히 뭘 시키거나 그런 건 없었습니다. 오히려 미국 아이들과 어울려 놀면서 수인이가 산 영어를 배운 것 같아요. 그런데 미국 학교에선 수업시간에 애들에게 책을 읽어오라는 과제를 내주더라고요. 책 한 권 읽어오면 점수를 주는 식이죠. 그래서 수인이가 점수를 따려고 책을 열심히 읽었는데, 그 과정에 자연스럽게 문법도 습득한 것 같아요.

그런데 얘는 책을 보면서 영한사전을 찾지 않았어요. 본인 말로는 그냥 ‘게스(guess, 추측)’한대요. 책 읽다가 정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저에게 물어봐요. 그때는 게으르다고 막 야단을 쳤는데, 지금은 그것이 오히려 영어를 모국어처럼 받아들이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


“항상 영어로 생각했어요”



------------------------------------------------------------------


이제 수인양과 얘기해볼 차례. 전화선을 통해 앳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토익시험에서 만점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처음엔 저도 믿기지 않았어요. 본시험을 치르기 전에 집에서 몇 차례 모의시험을 해봤는데, 실제 시험이 훨씬 어려웠거든요.”

―시험에서 모르는 단어는 없었나요?

“물론 있었지요. 그래도 문맥을 보면 단어 뜻을 대충 짐작할 수는 있었어요.”

―요즘 어떻게 영어공부를 합니까?

“요즘엔 인터넷을 많이 봅니다. 인권운동가나 대통령 연설문같이 좋은 영문을 매일 찾아서 읽고, 독해집도 사서 보고, 유익한 미국 책을 골라서 읽기도 하고요. 최근엔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설명한 책을 읽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나면 CNN 방송도 봅니다.”

―아이구, 다른 공부할 것도 많을 텐데 하루에 그 많은 일들을 해요?

“영어 공부시간이 매일매일 달라요. 보통 하루에 30분 정도, 바쁠 때에는 10분밖에 못할 때도 있고, 어떤 때에는 하루종일 영어만 하기도 하고…. 방송도 시간 정해놓고서 보는 건 아니에요.”

―CNN은 고1 학생이 보기엔 좀 어렵지 않던가요?

“하와이에 있을 때 보니까 미국 아이들도 CNN은 보기가 어렵대요. 시사용어가 많이 나오니까 그런가봐요. 그런데 한국에 와서는 논술준비 때문에 신문을 매일 읽으니까 CNN 방송이 훨씬 잘 들리는 것 같아요. 요즘엔 국제뉴스나 다큐멘터리 보는 걸 좋아해요.”

―수인양이 영어를 잘하게 된 요인으로 가장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일상생활에서 모든 일을 항상 영어로 생각하려고 한 게 가장 크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저는 처음 영어를 배울 때부터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저처럼 영어공부를 하다보면 문법이 좀 달리는 걸 느끼게 되는데, 길게 보면 제 방식이 낫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영어를 잘하니 학교 영어수업이 따분하겠네?

“사실 하와이에서 막 돌아왔을 때에는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런데 막상 와보니까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좋은 자료를 교재로 많이 쓰고, 수업을 딱딱하게 이끌지 않아서 재미있어요.”

―수인양은 장래에 어떤 직업을 갖고 싶어요?

“외교관이요. 그런데 엄마는 자꾸 법대에 가래요.”(웃음)

1년간 외국생활을 했다고 해서 ‘당연히’ 영어를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10년 이상 미국서 산 동포들 중에도 영어를 넘지 못할 장벽으로 느끼는 사람은 부지기수다. 그런 점에서 영어를 잘하고 싶은 사람은 김수인양의 사례를 ‘돌연변이’로만 치부하지 말고 철저하게 ‘벤치마킹(benchmarking)’해볼 필요가 있겠다

=================================================
송문홍 동아일보 신동아기자
http://shindonga.donga.com/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