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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노스의 Lead Korea] 모의 국회,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조선일보 | 김수진 MUNOS (Model United Nations Of Seoul) 디렉터

2010.10.28 03:06

 

'나만의 이야기'가 경쟁에서 더 돋보이더라
"This is my story!"(이것은 나의 이야기이다!)

지금은 이야기의 시대이다. 여러분은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는가? 경영구루 탐 피터슨은 그의 저서 "리틀 빅 씽(The Little Big Thing)"에서 Web 3.0 시대에 성공하는 사람은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작지만 큰 것, 그것이 결국 각자의 이야기라는 말을 저자는 제목에서부터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필자가 학부 시절 모의 유엔회의에 참가했을 때 위원회 의장이 얼마나 대단해 보였는지 뛰어난 영어실력뿐만 아니라 리더십과 융통성까지 빠지는 것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실제의 그녀는 당연히 외국에서 오랜 기간 공부했거나 의장 경험이 풍부할 거라는 나의 예상과는 정반대였다. 영어권 국가 체류경험은 없었고, 오히려 불어를 배우기 위해 프랑스에서 몇 개월간 머문 경험이 있다고 했다. 남다른 연애방식과 결혼관, 사적으로 나눈 가치관들까지 그녀는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이야기로 특별한 카리스마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제 난상토론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한다. 브레인스토밍도 점점 그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 각종 매스미디어의 광고들도 저마다 이야기를 한다. 모든 룰이 정해져 있고 딱딱할 것만 같은 국제회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정책을 입안하고 법률을 제정할 때도 이야기가 필요하다. 물론 현실의 우리 국회가 늘 이렇게 이상적인 방법으로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우리 청소년들이 모의국회에서 한 표를 얻고, 나아가 미래의 단상에서 박수를 받으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MUNOS와 AYP를 준비하다 보면 기조연설(Opening Speech)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실제로 채점표에는 이 부분에 대한 평가 항목이 없지만, 위원회 내에서 처음 앞에 나와 발표하는 시간인 만큼 많은 학생이 긴장하고 걱정하는 것이 사실이다. 기본적으로는 국가 소개, 전체적인 안건(Agenda)에 대한 방향을 조금만 제시해주면 된다. 하지만 1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에 청중을 사로잡기 위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조금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모의 유엔이라면 국가가 처한 환경이나 역사의 일부분을, 모의국회라면 정책 발의자로서 법안을 제출하게 된 이야기를 말이다.

한 가지 더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 모의 국제회의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우수한 학생들은 국내·외 명문대학교에 진학한다. 입학사정관제나 수시 면접, 해외 명문대 지원 시 꼭 필요한 에세이. 이것들에 꼭 필요한 것 역시 바로 독창적인 이야기이다. 높은 학점과 다양한 교외활동, 각종 수상경력과 리더십 등은 안타깝지만, 지원자 대부분이 가지고 있다. 수없이 빛나는 지원서 중에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가슴을 울리는 나만의 이야기인 것이다. 실제로 아이비리그 합격생들의 에세이에는 그들의 특기, 장점을 살려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경우가 많다. 축구를 좋아하는 소년이 가난한 제3세계 국가에 가서 축구동아리를 만들고 후원을 받아 전달해 준 이야기도 그 중 하나이다. 이렇게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회의가 한 번 끝날 때면 학생들로부터 몇 통의 이 메일을 받곤 한다. 감사의 내용과 함께 이번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다음 기회에는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경우도 있고, 이번 기회를 통해 어떠한 경험을 했는지 풀어내는 경우도 있다. 적게는 수백, 많게는 천여 명의 학생 중에서도 이렇게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만들고 표현하는 학생들을 보면 현재의 부족한 점보다는 미래의 그들을 떠올리며 미소 짓게 된다. 이번 모의국회에 참여하는 학생이라면, 수백 명의 학생 사이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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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노스의 Lead Korea] 모의 국제회의
조선일보 | 신영지 무노스 디렉터

2010.11.11 03:03

 

 
토론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는 것
대학 입시에서 취업 면접에서 요즘처럼 토론이 중요시된 적은 없는 것 같다. 이는 여러개의 정답이나 해결책이 존재하는 문제가 많아지면서, 결과 자체보다는 그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논리적으로 조리 있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의견을 타인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능력 또한 매우 중요해졌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무조건 자신의 의견만을 피력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주고 납득할 부분은 납득하는 성숙한 토론 태도가 필요하다.

올바른 토론 능력은 하루아침에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떠한 환경에 놓여 있었는지가 토론 능력의 차이를 만든다. 어린이라 해도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잘 들어주는 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자는 초등학생 때 미국으로 발령 받은 아버지를 따라 식구들과 미국으로 건너갔다. 아는 영어라고는 알파벳과 간단한 인사말밖에 없었는데도, 학교 수업 분위기는 한국과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생님에게 질문하고 친구들과 서로 의견을 나누는 모습은 그저 가만히 앉아 선생님 말씀을 듣는 것에 익숙했던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초등학교 친구들이 대부분 같은 중ㆍ고등학교에 진학했기 때문에 이들의 생각이 커지는 모습과 더욱 논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설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서로 언성을 높이거나 이기적으로 자신의 의견만 주장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 생활 중 친하게 지낸 스테이시라는 이름의 선생님이 있었다. 나는 그녀를 통해 영어와 미국문화를 더욱 가깝게 배울 수 있었다. 스테이시 선생님은 기초적인 영어밖에 몰랐던 나에게 다짜고짜 그림을 보여주며 설명을 해보라고 했다. 한정된 단어와 보디랭귀지를 사용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덕분에 나는 그저 눈으로 보고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쉽고 빨리 영어를 익힐 수 있게 됐다. 또 맞든 틀리든 간에 입 밖으로 말을 끄집어 내는 과정을 통해 말하기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중학생이 됐을 때는 일상적인 대화는 물론 토론까지 가능해졌다.

고등학교 졸업을 1년 남기고 한국으로 돌아와 외고에 편입했을 때 적지 않은 차이점을 느꼈다. 선생님과 의견을 주고받는 것은 어느 순간 선생님의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듯했고, 다른 학생과의 토론도 공격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토론 자체가 부정적으로 비추어지는 듯한 모습에 아쉬움을 느끼던 중 대안으로 찾은 것이 모의 국제회의였다. 회의 참가자들은 나처럼 토론을 좋아하는 학생들이었기에 학교에서 채울 수 없었던 토론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다. 토론을 통해 해결책을 찾고 서로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만으로도 우리는 뿌듯함을 느꼈다. 또 생각의 틀을 키우고 사고 방식을 다양하게 하면서 성숙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의 국제회의를 통한 토론의 장은 대학에 진학하고도 계속되었는데 이는 토론이 중요한 대학 수업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아가 생각에 깊이를 더해주고 어디에서든 당당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주었다.

이 모든 것은 필자가 어렸을 때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경험해 보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학생들은 토론을 '이기고 지는 것'으로, '상대의 의견을 무조건 꺾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토론에는 모범답안이 없다. 따라서, 이기고 진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수상만을 목적으로 하는 토론이 아닌 진정한 해결책을 찾고 성숙한 토론문화를 습득하려는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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