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119 독자님들께,

 

밤새 잘 주무셨나요?

연일 폭염과 올림픽 열기로 잠을 설치기가 쉬울 것 같아요.

 

오늘은 영어독해와 어휘력에 관해 좀 더 융합적으로 말씀드릴까 합니다.


영어독해를 할 때는 논리나 문법으로 할 것이 아니라 느낌, 감각, 흐름으로 하십시오.

즉 기계적인 독해가 아니라 상상력을 동원한 유기적인 독해를 하십시오.

 

독해력의 핵심은 상상력입니다.

영어소설을 읽을 때는 문장을 보시지 말고 이야기를 보시기 바랍니다.

각 문장에 대한 해석(=나무 보기)과 전체적인 독해(=숲 보기)는 다릅니다.

문장은 몰라도 좋습니다.

그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만 느낄 수 있다면 이미 훌륭한 독해를 한 것입니다.

주요 단어들이 주는 이미지, 느낌, 색깔 등 감각적인 것만 따라가도 훌륭한 독해가 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문장구조를 다 파악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시간낭비입니다.

모국인들도 문장구조를 다 파악하면서 읽지는 않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타면서

앞에서 저자가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 혹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거나 놓쳤던 부분은

뒤에서 이리저리 계속 보충하며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것입니다. 

 

모든 언어는 본질적으로 불완전합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문장을 쓰는 사람이 제대로 문장을 쓰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고 (사람의 불완전성),

그리고 설사 완벽하게 썼다고 할지라도

한 문장이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있습니다. (언어의 불완전성)

한 마디로 모든 문장에는 오해의 소지가 늘 도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불완전한 문장을 보완해주고 부드럽게 연결시켜 주는 것은

읽는이의 상상력(=추측, 추론)입니다.

상상하십시오! 적극적으로 읽으십시오! 글쓴이의 미완성 작품을 완성해 나가십시오.

 

만약에 문장을 읽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문장이 있다면

그것은 작가가 문장을 상당히 잘 못 썼거나

이야기가 너무 지루하여 앞뒤의 줄거리가 상호연결되지도 못할지경이거나,

독자의 상상력이 매우 부족한 경우입니다.

독자의 실력부족은 거의 아닙니다.

 

단, 본격적인 독해를 하기 전에 최소한의 단어실력은 필요합니다.

이것마저 없다면 상상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즉 최소한의 단어실력은 상상력 발휘를 위한 최소한의 불씨가 되는 셈이죠.

단어를 많이 알수록 당연히 상상력도 더 활활 타오르게 됩니다.

일단 어느정도의 어휘력을 갖추고 독해를 시작했으면

그때는 그냥 끝까지 죽죽 읽어 나가세요.

모르는 문장이나 단어가 나와도 그냥 추측하고 지나가시기 바랍니다.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얻으면 됩니다.

모르는 문장은 그런 상황을 뒤에서 여러번 만나면 저절로 알게 됩니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는 나중에 따로 모아서 공부하면 됩니다.

그런 것에 자꾸 걸리면 진도가 안나가고 진도가 안나가면

끝이 안보이기 때문에 금방 절망합니다.

읽을 때는 오직 줄거리에만 집중하셔야 합니다.

 

독해는 종합적인 공부로서 단어, 숙어, 문법, 회화, 듣기, 작문 실력을 한꺼번에 늘려 줍니다.

모든 영어공부 중에서 가장 종합적인 것이 읽기 입니다.

독해를 많이 하면 소위 영어의 내공이 쌓여 갑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도저히 당할 수가 없습니다.

진짜 영어고수들은 알고보면 모두 독서를 많이 한 사람들입니다.

그렇지 않고도 영어고수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은 언젠가 들통이 나게 됩니다.

중고등학교에서 영어성적 상위 1%에 드는 학생이라면 대체로 초등학교 때

영어동화책을 많이 읽은 학생입니다.

읽기는 모든 공부의 기초이면서 또한 완성입니다.

쉬운 읽을거리들을 죽죽 읽어 나가다 보면 영문독해력은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이 자기도 모르게 쑥쑥 향상됩니다.

 

일단은 공부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재미있게 읽는데 촛점을 맞추시기 바랍니다.

욕심을 버리고 재미있게 읽다보면 독해실력은 저절로 따라오죠.

욕심을 버리는 것! 사실 이게 어렵습니다.

 

다시 단어 이야기로 좀 돌아가겠습니다.

모르는 단어도 여러번 실제 문맥 속에서 만나게 되면 대충의 뜻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심지어 그 단어의 분위기나 색깔은 사전에서 보다 더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또 이렇게 체득된 단어는 아주 오래 갑니다.

 

반대로, 이미 가지고 있는 단어실력을 유지하는 데도 독해가 최고죠.

최소한의 독서량을 유지만 해도 단어실력은 줄지 않습니다.

독서량이 늘면 기존의 어휘력이 유지 되는 것은 물론

단어공부를 별도로 안해도 어휘력이 증가됩니다.

더 나아가 대충 알고 있던 단어의 의미가 정확해지고 뚜렷해 집니다.

(제 경우처럼) 평소에 무식하게 단어만 따로 외웠더라도 나중에 독해를 많이 하게 되면,

여러 상황 속에서 그런 단어들을 접하게 되므로 독해를 하면서 외운 단어들처럼 깊이 체화됩니다.

한 마디로, 독해야말로 어휘력을 유지하고 증가시키고 정확히 하는 데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래서 독해는 종합공부인 것이죠.

물론 이러한 독해의 첫 불쏘시개는 단연 어휘력이고요.

 

오늘도 따뜻한 모닝커피 한잔과 함께 활기찬 하루 시작하세요.

 

2012.8.3. 아침에 최병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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