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테이프 몇 개를 수십 번씩 들으면 귀가 뚫린다는 학습법이 한때 우리나라에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듣기테이프 몇 개를 수십 번씩 듣고 나면 귀가 뚫리고 말문이 열릴 수만 있다면 누가 영어 때문에 고민하겠습니까?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영어교육에 종사하는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다른 직업을 찾아 나서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한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며 그렇게 될 수 없는 이유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근거 없는 학습법들이 영어 때문에 고민하는 학습자들을 오도하거나 유혹하는 일은 다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어를 외국어로 습득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수십 년간 연구한 실적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중에는 여러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것도 상당히 많지요. 영어 듣기테이프를 2-3개 들을 때의 학습 효과와 문제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 듣기테이프 3개에 들어 있는 자료의 양은 매우 적다.
보통 회화책 한 권만 녹음해도 60분 짜리 녹음테이프가 2-3개는 됩니다. 결국 듣기테이프 3개는 회화책 한 권 분량을 넘지 못합니다. 이 테이프를 수십 번이 아니라 수백 번을 들어도 그것만으로 귀가 뚫리거나 의사소통을 하기에는 너무 적은 양입니다. 그 속에 포함된 단어/ 구/문장의 수가 너무 적습니다. 참고로 귀가 뚫리기 위해 학습자가 갖추어야 할 다음의 능력을 살펴보기 바랍니다. 듣기테이프 2-3개를 반복해서 듣는다고 이런 능력들을 갖출 수 있을까요?

1) 낱개의 자모음을 신속하고 정확히 구분하여 인식할 수 있는 능력
2) 연속적인 소리의 흐름을 의미단위(sense unit)로 분할할 수 있는 능력
3) 듣기자료 속의 대부분의 어휘/구/표현들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4) 연속적인 소리의 흐름을 사고단위(thought group)로 분할할 수 있는 능력
5) 강세·억양·리듬의 기능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
6) 중요한 내용과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가려서 들을 수 있는 능력
7) 듣기자료에 관한 폭넓은 배경지식
8) 주제와 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
9) 화자의 의도·목적·주제에 대한 태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
10) 예측·추론할 수 있는 능력
11) 들은 주요정보를 일정 기간 기억할 수 있는 능력
12) 일정 시간 집중하여 들을 수 있는 능력

위에서 가장 큰 문제는 3)번입니다. 소리를 인식할 수 있다고 해서 이해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오우ㅌ]라는 발음을 듣고 이를 overt라는 철자의 단어일 것이라고 짐작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어떤 뜻인지 모르는 한 청해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청해를 위해서는 테이프만 들을 게 아니라 독해 등을 통해 어휘/구문/표현에 대한 지식을 계속 늘려가야 합니다.

외국어 학습에 성공하는 3대 요인은 '강한 학습동기, 양질의 다양한 언어자료에의 충분한 노출, 실제 사용의 잦은 기회'입니다. 듣기테이프 두 세 개만 수십 번씩 반복해서 듣는 것은 이 세 가지 중 어느 한 가지도 충족시켜 주지 못합니다. 따라서 두 세 개의 테이프를 수십 번씩 듣기보다는 20-30개의 테이프를 몇 번씩 듣기를 권합니다.

Don't worry if you don't understand everything when listening or reading; a lot of listening and reading, partially understood, will help you much more than a small quantity where you have understood every word. (듣기나 읽기를 할 때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해도 걱정하지 말아라; 적은 분량에 대해 단어 하나까지도 완벽히 이해를 하는 것보다는, 부분적으로 이해를 하더라도 많은 양의 듣기/읽기가 더 많은 도움이 된다)

2. 듣기테이프를 여러 번 들으면 영어의 발음체계에 익숙해질 수는 있다.

영어의 자모음에 익숙해질 수 있고, 연음, 동화, 탈락, 등의 발음현상과 영어의 강세, 리듬, 억양 등에도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테이프에 포함되지 않은 단어/구/문장의 발음까지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테이프 속에 appeal이 포함되어 있었다면 다음에 appeal을 듣고 알아들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 포함되어 있지 않는 accuse까지 알아들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 bus stop이란 구가 있었다면 다음에 [버-스탑]이란 발음을 들었을 때 bus stop으로 이해할 수야 있겠지만, 그 테이프에 포함되지 않은 [위-쉬]란 발음을 듣고 wish she로 인식할 수 있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결국 그 테이프 속에 포함되지 않은 단어/구/문장의 발음은 여전히 알아듣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동일한 테이프를 여러 번 반복해서 들으면 이런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처음에는 절반도 알아듣지 못하던 것을 계속 들으면 상당히 많은 부분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됩니다. 가령 That doesn't necessarily mean that I can't get a perfect score, you know.(너도 알다시피, 그것이 꼭 내가 완벽한 점수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잖아)라는 표현을 들었다고 합시다. 초급수준의 학습자라면 처음엔 necessarily, mean, perfect score 등이 특히 잘 들렸을 겁니다. 만일 이 중에 모르는 단어가 하나라도 있다면 무슨 뜻일까 짐작하는 데 신경을 쓰겠지요.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이젠 문장의 구조나 not necessarily mean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하는 데 신경을 쓰게 됩니다. 다시 한번 들으면서 전후 문맥으로 보아 '꼭 ...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뜻이 아닐까 하고 짐작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여러 번 반복해서 듣게 되면 나중에는 발음/단어/구문 등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의미의 파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이쯤 되면 "처음에는 안 들렸는데 여러 번 들으니까 이젠 들린다"라는 반응이 나오게 됩니다. 그러면서 거의 암기할 정도로 이 구문에 익숙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영어실력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특정 내용의 테이프에만 많은 시간을 쓸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듣기든 읽기든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한데, 고작 2-3개의 테이프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너무 적습니다.


http://edu.minds.kr/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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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영어(1)에서 필자는 '아주 쉬운 독해 교재를 5-10권 정도 2-3회 반복 읽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왜 2-3회 반복 읽는 것이 필요한지 말씀드리죠.

'다시 시작하는 영어'(줄여서 '다시영') 학습자들이 필자의 조언을 따라 독해 교재를 읽는 목적은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읽기를 통해서 영어 어휘, 문법을 간접적으로 익히고 영어 passage가 어떤 형식으로 구성되고 전개되는지 즉 text grammar까지 익히자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존의 독해 교재에는 문제가 출제되어 있습니다. 처음엔 문제를 읽은 다음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읽기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1st Reading입니다. 두 번째는 문제와 상관없이 passage Reading을 할 때 기본적으로 파악할 내용이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a. topic : 이 글은 무엇에 관한 내용인가?
b. topic sentence: topic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이 담긴 문장으로서 이 글 전체 내용을 개괄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문장은 대개 문장의 첫 부분에 있는데 이를 찾아 뜻을 파악하고 나면 글 전체 내용을 개괄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또 이 topic sentence를 파악하고 나면 다음에 어떤 내용들이 이어질지 짐작이 쉽습니다. 그리고 이 topic sentence를 파악할 수 있어야 passage를 구성하고 있는 문장들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어느 것이 덜 중요한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이제 왜 topic sentence를 찾는 일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아시겠지요?
c. 중요한 문장과 덜 중요한 문장 구분하기: passage 속에는 여러 문장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중요성이 똑같지는 않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이 있고 사소한 내용, 혹은 중복되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런 것을 가릴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앞으로 독해를 잘 할 수 있습니다. 읽으면서 "이것은 중요한 문장이니 이 문장의 요지는 잘 기억해 두어야 하겠군." "아니, 이것은 앞 문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부언한 것에 불과하군. 그냥 가볍게 지나가도 될 문장이군." 등의 생각을 하면서 즉, 자신의 읽기를 스스로 모니터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d. 요약하기: 글을 읽었으면 반드시 글쓴이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스스로 간단히 요약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요약은 b.의 topic sentence에 약간의 살만 붙이면 요약이 될 수 있습니다.

이상의 a b c d 과정이 2nd Reading입니다.

왜 문제만 풀고 그것으로 그치면 안 되는지 차츰 이해가 되시지요?
사실 이상의 a∼d 사항을 파악하려고만 해도 2회는 읽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이렇게 해보지 않으셨지요?

이상은 '이해를 위한 읽기(Reading for Comprehension)' 학습이고, 이런 학습말고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어휘, 문법, 구문을 익히기 위한 (Reading for Language)' 학습 과정입니다. 3회째 Reading에서는 바로 이 Reading for Language 목적의 학습을 하셔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끊어 읽기를 추천합니다. 바로 이 끊어 읽기가 어휘, 문법, 구문 학습을 동시에 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다시영' 학습자들께서는 "아니, 어휘와 문법 등을 잘 모르는데 어떻게 끊어 읽기를 하지요?"라는 질문을 던지실 것 같군요.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어휘와 문법 실력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끊어 읽기가 잘 되지 않습니다. 어떤 단어들을 grouping하여 하나의 개념 단위로 이해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독해 passage를 녹음한 소위 읽기 테이프를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됩니다. 이미 원어민이 개념단위별로 grouping하여 읽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오디오 테이프를 들으면 해석이 잘 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읽기의 중요한 과정인 grouping을 원어민이 대신 해주니까 그렇습니다.

이상과 같은 과정을 거치면 '다시영' 학습자들의 머리 속에는 각종의 개념단위가 시각인상으로, 동시에 청각인상으로 대뇌 언어 회로에 저장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있어야 다음에 이것 비슷한 개념단위를 문자로 혹은 소리로 만나면 금방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Reading실력이 느는 과정입니다.

http://edu.minds.kr/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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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률영어 이찬승 대표의 영어칼럼입니다. 정말 귀담아 들어어야 할 말이 많습니다. 한국학생들이 그토록 열심히 공부하면서 영어실력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원인은 잘못된 교육시스템과 공부방법에 있었던 것입니다.

현재 한국의 영어교육은 내용중심교육이 아니라 언어중심교육(language-based learning)이다. 그렇다보니 중고교 6년간 배우는 영어교재에 나오는 읽기 자료를 다 합쳐도 얇은 영어책  2-3권의 양에도 못 미친다. 이런 부족한 input으로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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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영어교육, 독해가 중요하다 (이찬승 칼럼)

"전국 방방곡곡에 영어 도서관을 지으십시오. 그리고 중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영어를 많이 읽게만 하십시오. 읽기를 통한 input의 양이 엄청나게 많으면 나중에 회화나 쓰기가 필요할 때 매우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아시아 국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영어교육관련 제안입니다."

이 말은 3년 전 세계적인 영어교육이론가인 Krashen이 대만 영어교육학회에서 강연한 내용의 요지다. 그의 이런 주장은 지금 한국의 영어교육 방향과 매우 다르다. 한국은 국가나 교육학자들 대다수가 말하기 능력을 영어교육의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듯하다. 이는 교육과정에서 교육의 목적을 ‘일상생활에 필요한 영어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기른다'라고 서술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Krashen의 강연 요지를 인용한 것은 그의 주장이 전적으로 옳다고 믿기 때문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이런 제안에는 귀를 기울일 만한 두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우선 한국의 현재와 같은 영어교육환경 속에서는 다독(extensive reading)이 영어의 input의 양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읽기 교재에 딸린 듣기 자료로 듣기훈련까지 병행한다면 Krashen의 제안은 결국 다독을 넘어 다청(extensive listening)까지 겸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그가 제안하는 다독은 내용중심교육(content-based learning)이자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이기도 하다. 이것은 21세기 영어교육 패러다임과도 일치한다.

현재 한국의 영어교육은 내용중심교육이 아니라 언어중심교육(language-based learning)이다. 그렇다보니 중고교 6년간 배우는 영어교재에 나오는 읽기 자료를 다 합쳐도 얇은 영어책  2-3권의 양에도 못 미친다. 이런 부족한 input으로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다독의 위력은 대단하다. 다독을 하게 되면 유창성(fluency)이 먼저 향상된다. 이어서 정확성(accuracy)까지 향상되게 된다. 그러나 한국의 영어교육은 이와 정반대의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루면 다 읽을 수 있는 읽기 자료를 중고교 6년간에 걸쳐 학습한다. 수업은 교사 주도(teacher-centered)로 영어 구문의 분석을 통한 우리말 해석 그리고 문제 풀이가 주류를 이룬다. 이는 한국의 뿌리깊은 학습문화로 정착되고 말았다. 이런 구문분석과 해석 중심의 독해학습 문화는 숲은 못보고 나무만 보는 좋지 않은 독해 습관을 키운다. 영어를 지나치게 분석하다보니 분당 읽기 속도가 영미인들에 비해 지나치게 느리다. 한국 학생들의 TOEFL 독해 성적이 중국보다 많이 뒤떨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문장 분석을 통한 정독 중심의 영어 독해 교육은 어휘와 문법 습득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다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동일한 어휘와 구문에 노출되는 횟수가 적게 마련이다. 이는 어휘와 문법을 암기와 의식적인 학습에 의존하게 만든다. 다독을 통해 어휘와 문법을 저절로 익힐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다독과 속독을 필수화해서 영어를 교실 밖에서도 매일 접하게 하고, 영어 독해 양을 지금보다 20배 이상 늘려야 한다. 이럴 때 한국 영어교육의 효율성은 놀랍게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Krashen의 제안을 귀담아 들을 만한 두 번째 이유는 지금의 어린 영어학습자들이 살아갈 미래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영어의 4가지 스킬, listening, speaking, reading, writing 중 reading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미래 사회에는 부가 지식과 정보에서 나온다. 이런 지식기반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남보다 더 빨리 더 나은 지식과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능력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영어로 된 책을 술술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정보와 지식, 그리고 창의력 경쟁에서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큰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reading의 넓이와 깊이가 충분하지 않을 때는 어휘와 문법도 암기와 의식적 학습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또 읽기의 양이 충분하지 않을 때 듣기, 말하기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이 향후 21세기 일류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지식노동자들이 인터넷의 지식을 마음껏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읽기 실력을 키워야 한다. 인터넷에 떠 있는 대부분의 지식과 정보는 고급수준의 영어에 속한다. 이런 고급 영어를 술술 읽을 수 있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다독을 권장하고 반영하는 영어교육이 필수적이다.

교육부는 회화 능력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말아야 한다. 영어의 4 skill 중에서 회화를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어쩌면 사회적 편견일지도 모른다. 실제 사회에 진출하게 되면 회화에 비해 사용빈도가 더 높고 중요한 영어 능력은 reading, listening, writing일 수 있다. 회화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reading, listening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영어회화는 그 쓸모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reading을 많이 한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어떻게든 말로 표현할 수 있다. 비록 표현과 발음이 영미 표준영어에는 못미치더라도 깊이 있는 의사소통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서바이벌 수준의 토막말 몇 마디가 유창한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결론적으로,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나라 영어학습자들은 영어학습의 목적 중 지식의 습득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한국적 상황에서는 다독, 다청을 통한 말하기, 쓰기 능력 향상을 시도해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또한 이번 칼럼이 Krashen이 최근 아시아 국가들의 영어교육에 있어서의 문제점 해결방안으로 제안한 '다독을 통한 영어교육'을 국가와 학자, 학습자 모두 곰곰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http://edu.minds.kr/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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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어떻게 말을 배우는가? “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세계 언어학자들의 연구 노력은 대단했다.
20세기 중반에 나타난 소위 audio-lingual method (청각구두 교수법)가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언어란 자극( stimulus )에 대한 반응( response )의 소산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문법 구문을 습관(habit) 이 될 때까지 정확히 연습(practice)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그러나 이 교수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학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인간이 사용하는 천문학적인 숫자의 표현들을 연습을 통해 습관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 인물이 Chomsky 라는 학자다.
언어 습득이 습관형성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표현 하나하나를 연습을 통해 습관화해야 언어가 습득된다면 어린이가 모국어를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인간은 백지 상태의 뇌에 수많은 시각/청각인상을 기록하였다가 이를 바탕으로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는 생각을 그는 믿지 않았다.그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언어습득 장치( language acquisition device : LAD ) 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주장을 한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회에 태어나면 한국어를,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속하면 영어를 잘 말할 수 있도록 이 LAD가 작동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LAD가 한국어 중심으로 세팅이 된 이후에도 영어라는 외국어 환경을 만들어 주면 영어가 습득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미 한국어를 완전히 습득한, 나이가 든 사람도 영어를 잘 말할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된다.
이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이 장치는 어릴 때 더 잘 작동이 된다는 주장이 유력하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지도하고 있다.

그는 언어의 사회적 측면을 간과한 실수를 범하기는 했지만 다음 그의 주장에는 귀를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Language is not 'made' by us but rather develops as a result of the way we are constituted, when we are placed in the appropriate external environment

(언어는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습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적절한 외부 환경에 놓이게되면 태어날 때부터 조물주가 준 방식의 결과로 발달되어 가는 것이다)


http://edu.minds.kr/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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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하다.
문법은 준 도사급인데 정작 말하거나 쓰려고 하면 왜 아무런 소용이 없을까?
누구나 이런 증세를 겪어보았을 것이다. 원인이 무엇일까?

첫째, 현재 학습자의 도달 수준(developmental level)과 관련이 있다.

What time will we get there?
(우린 몇 시쯤에 거기 도착할까?) 정도는 말할 수 있는데,
What time do you think we will get there?
(우리는 몇 시에 거기 도착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I don't think we'll be able to get that through the door.
(그것을 문을 통과시킬 수 없을 것 같은 걸)
등을 잘 말할 수 없다면 이는 이학습자의 현 언어 발달 수준이 아직 이 구문을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뜻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문법 구문을 구사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것보다 한 단계 바로 아래의 문법 구문을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미 도달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멋진 회화와 영작을 위해서 자신의 현 발달 수준보다 두 세 단계 어려운 구문을 암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즉시 그만 두는 것이 좋다. 조물주가 준 인간의 언어습득 원리를 거역하는 방식은 성공하지 못한다.

자신의 현 언어 발달 수준을 'i'라고 한다면 실제 습득에 도움이 되는 자료는 딱 한 단계 위인 'i+1'이라는 Krashen이란 학자의 주장이 새삼 공감이 간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AFKN 드라마나 TV뉴스를 듣는 것이 무조건 도움이 된다는 것도 속설임이 분명하다. 거기서 사용되는 영어의 구문이 자신에게 'i+1' 수준인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i+3, 4' 수준인 사람에게는 스트레스 수준만 높여줄 뿐이다.

둘째, 문법 구문을 익히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의식적으로 학습한 것은 하나의 지식일 뿐이며 실제 순간적으로 말하거나 쓸 때는 소용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해본 일이다. 물론 시험볼 때는 도움이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의식적으로 학습하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학습하라는 주장에 공감하는 학자들이 많다.
무의식적인 학습이란 듣기와 읽기를 통해서 자신도 모르게 은연중에 익혀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주장이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상호작용(interaction)을 통해서 실제 사용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상호작용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a. 언어의 실제 사용상황이다.
b. 문법 구문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상황이다.
c. 자기의 언어발달 수준을 넘는 구문이 있으면 이해를 위해 서로 묻고 확인하는 과정(meaning negotiation)을 수반하기 때문에 언어자료가 'i+1'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그래서 습득이 용이해진다.

회화를 할 때 알고 있는 문법 구문이 잘 튀어나오지 않는다면 위 두 가지 요소에 관심을 갖자.


http://edu.minds.kr/98#recentTrack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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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서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1. 말하려면 우선 앞으로 말할 때 필요한 표현들을 암기해야한다.
2. 암기는 문장이나 대화를 통째로 암기하는 것이 좋다.

아마 한국 영어 학습자들의 십중팔구는 이 서술이 맞다고 대답하지 않을까 짐작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암기에 의존하여 외국어를 습득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저 자신 매우 공감하는 전문가의 조언을 소개합니다.

[조언1] There is little point in getting the learners to learn it(=the text dialog) by heart, either as a whole or in part. No amount of sentences learned in this way will lead to mastery of the language.
(학습자들로 하여금 대화 전체 혹은 부분을 암기하게 하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다. 이렇게 암기한 문장들은 언어의 습득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요?
우선 의식적으로 암기한 것은 바로 다음날 시험볼 때까지는 생각이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외국인과 영어로 말을 할 때 그대로 생각이 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자연스러운 대화 때 어떤 표현이 모국어처럼 순간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려면 언어를 '암기'할 것이 아니라 '체화(體化)'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암기한 것을 그대로 흉내낼 수 있는 것은 일시적으로만 가능합니다.
상당한 기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까맣게 잊게 되지요.
그래서 영어 회화를 잘 하려면 그저 암기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먼저 폭넓은 Listening과 Reading을 통해 많은 양질의 input의 앙금을 대뇌속에 계속 쌓이게 하십시오. 학습자의 머리 속에 영어의 시스템이 구축될 때까지 기다리십시오.
어휘, 표현(어휘와 같이 항상 같은 형태로 쓰이는 정형화된 표현에 한함), 문법, 기능, 대화의 구성, 발음, 강세, 억양, 리듬 등의 모든 영어 시스템에 골고루 익숙해져야 합니다.
이들 중 어느 한 가지에만 먼저 익숙해진다고 회화가 되지 않습니다.
영어라는 외국어를 구성하는 제반요소에 동시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이런 외국어 학습의 바른길을 걷지 않은 사람은 토막말 밖에 하지 못합니다.
영어는 이 시스템이 제 모습을 갖추어감에 따라 어느 날부터 가속적으로 터지게 됩니다.


이젠 암기하면 회화가 될 것이란 착각에서 벗어납시다.
반드시 실제 의사소통을 통해서 몇 번씩 사용해본 것들만 체화가 됩니다.
다음 전문가의 조언에 귀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조언2] The rate of acquisition depends upon the quantity and quality of the interaction in which the learner is involved.
(언어의 습득 정도는 학습자가 직접 개입된 상호작용의 양과 질에 달려있다)

그러나 반드시 암기해야 하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마치 하나의 단어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같은 형태로 쓰이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How are you?
How long have you been in Korea?
What's up?
What's the price?

아래 대화 중 [대화1]은 표현을 통째로 암기하였다가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의 예이고,
[대화2]는 표현을 통째로 암기하지 않고 그 표현들을 구성하고 있는 소위 '사전 조립된 의미 덩어리(pre-fabricated multi-word chunks)'들을 암기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대화1]
A: 한국에 오신지 얼마나 되었어요?
B: 며칠밖에 안 되었습니다.
A: How long have you been in Korea?
B: Only for a few days.

[대화2]
A: 다음 달 미국으로 떠나시는 것 사실인가요?
B: 예, 1년간 가 있을 거예요.
A: 가시는 목적이 뭐죠?
B: 토익 900점 이상 받는 것이요.
A: Is it true you're leaving for the U.S. next month?
B: Yes, but I'm only planning to stay for a year.
A: What's your main objective?
B: My objective is to get over 900 points on the TOEIC test.

그리고 회화를 암기에 의존하지 말아야 하는 또다른 커다란 이유가 있지요.
암기한다는 것은 100% 똑 같이 말하겠다는 것이고, 이는 틀리지 않고 말하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틀리지 않고는 말 못 배운다고 이미 말씀드렸지요

암기는 하되 암기할 것만 암기하세요.
그리고 암기한 것은 지식으로만 쌓아두지 말고 실제 사용의 기회를 만드세요.
이것만이 영어 회화의 바른길이자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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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aking을 위한 듣기라면 listening을 위한 듣기와 훈련 방법이나 사용해야 할 교재가 좀 다르겠지요? 어떻게 다른지, 그래서 speaking을 위한 듣기는 '무엇을, 어떻게' 듣는 것이 좋은지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 영어의 자모음 구분을 위한 듣기
영어로 말할 수 있기 위해서는 영어의 각종 자모음을 듣고 구분할 수 있고, 또 정확히 발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어의 자모음 듣기는 아주 초급자들이 필요한 훈련입니다.
이를테면 coffee와 copy의 발음을 반복해서 듣고, 발음해 봄으로써 [f]와 [p]의 발음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말합니다. 이런 목적으로는 듣기 교재보다 발음 교재들이 적합합니다. 실제 듣고 따라하는 훈련은 낱개의 단어만을 듣고 따라 연습하도록 된 교재보다는 다음과 같이 문장 단위로 훈련하게 되어 있는 교재를 선택하십시오.
Where's the coffee machine?
Where's the copy machine?

2. 단어 단위 듣기 및 발음
회화를 잘 하려면 단어와 그 단어들의 용법, 발음까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기본적인 어휘도 아직 습득이 안 된 학습자는 자기 수준에 맞는 중학생용 어휘 교재로 훈련하는 것도 좋습니다. 당연히 오디오 테입이 딸린 것이어야 합니다.
어휘를 안다는 것은 뜻과 용법만 아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어휘의 발음을 듣고 식별하고 또 스스로 발음할 수도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어를 따라 발음하는 과정이 끝나면 바로 이어서 이 어휘들의 예문까지 듣고 따라 발음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예문이 구어적인 어휘 교재가 있다면 좋겠지만 구어 예문으로 된 어휘 교재가 없으면 약간 문어적인 예문으로 된 것도 상관없습니다. 단지 내용이 고리타분하지 않고 실용적인 예문이어야 하겠지요.

3. 구 단위 듣기 및 발음
실제 말은 문장 단위로 하게됩니다. 그래서 문장 단위로 듣고 이해하고 또 이를 따라 발음해보면서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초급자라면 처음부터 문장 단위로 듣고 발음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긴 문장은 먼저 구 단위로 끊어 발음 연습을 한 다음, 문장 단위 연습으로 옮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럴 때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대화 대본(script)을 펴놓고 녹음을 들으며 끊어 읽어야 할 곳, 즉 휴지(pause)가 있는 곳을 /로 표시합니다. 그 다음 한 문장씩 발음 연습을 한 다음, 다시 녹음을 들으며 바르게 발음했는지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훈련을 위한 교재로는 중급용 회화 교재를 권합니다. Listening 교재로도 똑 같은 훈련을 할 수 있지만 듣기 교재는 회화 교재만큼 대화를 구성하는 문장이 실용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4. 문장 단위 듣기 및 발음
문장 단위로 듣고 이를 이해할 수 있는 학습자는 구 단위 발음 연습을 생략하고 바로 문장 단위 발음 연습으로 넘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발음하기 연습을 하기 전에 먼저 듣기 연습을 하십시오. 최소한 3회 이상 반복해서 들으십시오.
첫 번째 들을 때는 대화 전체의 topic, 대화자간의 관계, 대화의 장소 등 개괄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두 번째 들을 때는 주요 세부 내용까지 듣고 정리해 보세요. 그리고
세 번째 들을 때는 각 문장의 발음, 강세, 억양, 휴지(pause) 등의 특징에 초점을 맞춰 들으십시오. 그리고 각 문장들의 쓰임에 대해서 익숙해지십시오. 그래야 나중에 어떤 표현을 어떤 상황에 쓰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기를 위한 듣기에서는 dictation은 적극 권하지 않습니다. 받아 적는 대신에 입으로 발음하고 이를 귀로 입력하는 것이 회화에 훨씬 더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5. 대화 단위 듣기
회화를 잘할 수 있기 위해서는 대화 단위 듣기가 꼭 필요합니다. 사실 한국의 많은 영어 학습자들 중에는 문장만 많이 암기하면 회화가 된다고 착각하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문장에는 문장을 구성하는 원칙 즉 sentence grammar가 있듯이 대화에는 대화가 흘러가는 구조 즉 dialogue grammar가 있습니다. 대화 단위로 듣고 연습을 할 때 dialogue grammar에 익숙해지고 실제 본인도 그렇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지게 됩니다. 바로 이 과정이 소홀했기 때문에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은 말을 길게 이어나가거나 대화를 제대로 진행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요즘은 문법도 낱개 문장으로 제시하지 말고, 대화나 단락 속에서 제시하라는 것이 세계적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그래야 대화나 영작을 할 때 문법을 실제 활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지요. 필자는 이 점에 대해 매우 공감합니다.
듣기 훈련이 끝나면 중요 표현 중심으로 말하기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문장과 문장을 논리적으로 어떻게 이어갈 지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도 대화 단위의 듣기가 필요합니다. 이런 목적을 위한 듣기 자료로는 회화 교재나 어떤 주제에 대해 토론한 듣기 자료가 좋습니다.

6. 영어 뉴스 듣기
영어 뉴스를 듣는 것은 회화에 직접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회화를 할 때 듣기가 잘 안 되는 사람은 회화 교재로 듣기 연습을 해야지, 영어 뉴스로 듣기 연습을 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급 혹은 고급 학습자라면 회화를 위해 뉴스를 들을 필요도 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뉴스를 구성하는 문장을 그대로 회화에 쓸 수는 없지만 뉴스의 문장을 구성하는 어휘나 구 중에는 회화에 쓸 만한 것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뉴스는 회화의 좋은 소재(topic)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미국의 이라크 폭격에 관한 뉴스를 들었다면 원어민과 미국의 이라크 폭격에 관해 논하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수월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7. 영어 드라마/영화/팝송 듣기
회화를 위한 듣기라면 회화 교재가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회화 교재란 대체로 따분한 내용들이라서 오래 훈련하기 어렵습니다. 드라마/영화/팝송은 흥미라는 면에서 매우 우수합니다. 하지만 실제 대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아주 일상 생활에 관한 드라마/영화라면 거기 나오는 대사도 실제 나중에 회화에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유익하겠지요. 하지만 가령 폭력이나 범죄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라면 거기 나오는 표현들을 평생 단 한 번이라도 사용할 기회가 있을까요?
팝송은 회화에 필요한 단어와 구를 익히는 수단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팝송에 나오는 문장을 그대로 회화나 영작에 쓸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그리고 '팝송의 가사는 멜로디와 너무 밀착되어 있어서 실제 대화를 할 때 잘 연결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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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쓰기는 잘못된 방식으로 하면 별로 학습효과가 없습니다. 다음 사항에 유의하십시오.

1. 이해 가능한(comprehensible) 듣기자료를 사용한다.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자료로는 받아쓰기 훈련을 하지 마십시오. 이해 가능하지 않은 자료는 많이 들어도 말하고 쓸 수 있는 힘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 이해에 초점을 두고 듣는다.
 유감스럽게도 많은 받아쓰기 과제들은 소리의 인식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소리의 인식 훈련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내용의 이해도 병행되어야 진정한 훈련이 됩니다.

3. 다음과 같이 3단계로 듣는다.
1단계: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며 듣는다.
2단계: 받아적기를 한다.
3단계: 다시 들으며 받아적은 것을 확인한다. 이 때, 3단계 듣기과정을 마쳤으면 반복해서 듣고 따라 읽는 과정을 가지는 것도 좋습니다.

4. 철자가 틀린 것은 문제삼지 않는다.
받아쓰기는 단순히 소리를 문자로 전환하는 훈련이 아닙니다. 철자를 바르게 쓸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훈련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에 철자가 틀린 것을 문제삼아서는 안 됩니다.

5. 받아쓰는 최소 단위를 의미군(sense group)으로 한다.
특별한 경우에는 받아쓰기의 대상이 낱개의 단어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하나의 의미 덩어리 전체를 하나의 단위로 듣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빈칸을 의미단위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정상속도로 녹음된 테이프를 사용한다.
느린 속도로 녹음된 테이프는 사용하지 마십시오. 녹음 속도를 느리게 한 것 보다는 의미군(sense group) 사이에 휴지(pause)를 조금 길게 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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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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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dictation(받아쓰기)에 대한 맹신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듣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능력이 필요한데 dictation은 여러 능력 중 발음 식별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한 방법일 뿐입니다. dictation을 많이 한다고 어휘실력이 늘거나 듣기실력이 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요. dictation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을 살펴보고,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dictation을 지지하지 않는 시각
"dictation은 텍스트의 이해와는 상관없이 개별 단어나 구의 발음 인식에 초점을 둔 활동이다."라는 것이 dictation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입니다. 좀 지나친 주장이긴 하지만 결국 다음과 같은 것이 그들의 시각인 것 같습니다. Dictation is inefficient as an orthographical exercise. He who knows the spelling of an English word derives no benefit from writing it, and he who is not previously acquainted with it, will seldom be able to spell it from hearing. (Claude Marcel, 1853) (받아쓰기는 바른 철자 훈련으로서 듣기 훈련에 효과적이지 않다. 철자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그것을 써봄으로서 얻는 이익이 전혀 없다. 그리고 사전에 철자를 모르고 있었던 학습자라면 발음을 듣고 그 단어의 철자를 적을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들의 시각은 dictation이 다음과 같은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됩니다. a. 너무 수동적인 활동이다./ b. 지루하다/ c. 세부사항에 초점을 두는 방식이다/ d. 자연스러운 문장을 인위적으로 자른다/ e.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아무튼 dictation의 최대의 숙제는 어느 정도 '이해(understanding)를 수반한 활동'이 될 수 있는가 일 것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한국의 학습자들은 dictation을 한 후, 그 듣기자료의 내용에 대해 이해 수준이 매우 낮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에서 영어를 지도하시는 선생님들, 그리고 영어학습자들은 dictation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dictation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 바른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2. dictation을 지지하는 시각
이들의 주장은 dictation 즉, 듣고 이를 받아 적는다는 것이 단순히 소리를 문자로 전환하는 것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문법적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dictation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인 셈입니다. 다음의 두 문장을 생각해 봅시다.
a. She had to cover her mouth to keep from laughing.
b. There are lots of things that I need to buy before the trip.
만일 위 두 문장처럼 7-8어가 넘는 길이의 문장을 1-2회 들려주고 전체를 받아 적게 하는 경우 구문과 내용의 이해 없이 이를 기억하고 받아 적을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아마 뛰어난 단기 기억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Penny Ur는 자신의 저서 Teaching Listening comprehension의 Repetition and dictation에 관한 설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Longer coherent passages of discourse can be accurately repeated only if there is a high level of comprehension on the part of the repeater. Thus, in order to reproduce a sentence, learners will listen carefully not only for the sounds but also for the meaning. (논리 정연한 담화의 비교적 긴 구절을 정확히 반복 - 받아 적기와 유사 -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반복하는 사람이 상당한 수준으로 내용을 이해했을 때만 가능하다. 그래서 들은 것을 하나의 문장으로 다시 받아 적을 수 있으려면 학습자는 소리뿐만 아니라 의미까지도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저는 어떤 생각이냐구요? 대부분의 한국인 학습자들처럼 읽으면 이해를 상당히 잘 하는데 이를 소리 상태로 들으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dictation은 일정 기간 반드시 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dictation을 많이 하면 영어의 각종 음운체계에 익숙해집니다. 하지만 영어의 초급자가 아닌 경우에는 단어 중심으로만 빈칸을 만들어 훈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최소한 구 단위를 빈칸으로 하여 dictation을 하고, 나아가 문장단위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저는 dictation은 영어의 음운체계와 각종 발음 변화 현상을 이해할 정도로 최소한만 하고 text 단위의 듣기자료를 많이 듣기를 권합니다. 이런 활동을 하면 dictation을 통해 얻어지는 발음 식별 능력은 부수적으로 획득될 수 있습니다. 바로 그래서 The Oxford Companion to the English Language에는 dictation에 관한 설명 중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In much of the English-speaking world, dictation has in recent decades largely dropped out of use as an educational tool. (영어 사용권의 많은 지역에서는 받아쓰기를 교육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추세가 최근 들어 크게 퇴조했다.)


http://edu.minds.kr/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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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에서는 초급 수준의 학습자가 다시 시작하는 영어로서 '영어를 그냥 잘하고 싶은 경우 '1. 아주 쉬운 독해 교재를 5-10권 정도 2-3회 반복 읽는다'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럼 독해 교재를 읽는 것과 함께 '다시영' 학습자들은 또 어떤 다른 학습을 해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읽은 독해 내용을 소리로 듣는다.
초급 수준에서는 어휘를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요. 어휘를 익힌다는 것이 철자를 알고 뜻을 기억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 단어를 소리로 듣고 이해하는 과정도 꼭 포함되어야 합니다. 읽었던 독해 passage를 오디로 테이프로 들으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이미 읽어서 알고 있는 내용을 듣게 되니까 이해에 부담이 없습니다. 이해가 술술 되겠지요. 기분도 좋고 자신감도 생깁니다.
읽은 자료를 소리로 듣는 것은 읽기를 통해서 만났던 단어, 구, 문장의 '청각인상'을 대뇌에 저장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야 이런 단어들을 나중에 소리로 만나더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발음도 익히면서 단어, 구, 문장을 복습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읽은 자료를 듣지 않고 읽기 전에 듣는 것은 어떨까요? 이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읽기 자료를 그대로 녹음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초급 수준에서 읽기 자료를 소리로 들을 때는 반드시 먼저 읽고, 그 다음에 들으시기 바랍니다.

2. 드디어 본격적인 듣기에 도전한다.
독해 교재 5-10권 정도를 2-3회 반복 읽고 오디오 테이프까지 들었다면 영어에 대한 감이 많이 나아졌을 것입니다. reading이나 listening을 하기 전에 어휘와 문법을 별도로 학습하지 않은 것이 여전히 불안할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나 필자의 조언에 따라 문장과 discourse(담화) 단위 내에서 어휘와 문법을 만나 간접적으로 익히십시오. 들은 내용을 100% 정확히 이해하려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초급자에겐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reading을 할 때 70-80% 정도 이해를 목표로 하라던 조언과 맥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모든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완벽한 문법 지식을 갖추어야 비로소 listening을 시작할 수 있단 생각을 버리십시오.
'다시영' 학습자들의 듣기 소재는 대화(dialogue)가 좋습니다. 영어가 초급 수준이므로 독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학생용 듣기 교재로 시작하기를 권합니다.
중학생용 수준도 이해하기 어렵다면 녹음 대본을 먼저 읽고 들으십시오. 그런 다음 듣게 되면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마치 독해 passage를 먼저 이해하고 나서 오디오 테이프를 들을 경우 술술 이해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listening을 할 때도 reading의 경우와 같이 2-3회 반복해 들으십시오. 대화를 들을 경우 다음과 같이 훈련하십시오.

a. 1st listening [문제풀기]
듣기 교재에 있는 문제를 푼다.
b. 2nd listening [내용이해]
대화의 topic과 대화의 요지/분위기/대화자간의 관계 등을 파악한다.
c. 3rd listening [어휘, 표현 익히기]
대화 속에 나오는 어휘, 표현들을 익힌다.

들을 때는 반드시 이상과 같이 목적을 가지고 들어야 합니다. 막연히 그냥 듣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피하십시오.
교재는 역시 중학생용 것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필자가 쓴 Listening Pen Club을 권합니다. 이것이 너무 쉬우면 역시 필자가 쓴 고교생용 Listening Tutor로 학습해 보십시오. 아직 시중 교재를 조사/분석하지 못해서 필자가 쓴 교재 위주로 추천하게 되는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생활영어를 할 때 자주 접하는 상황은 20-30개 정도가 됩니다. 이런 상황을 골고루 접해야 하니까 다양한 듣기 교재를 구해서 학습해야 합니다. 각 상황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을 익히고 그 표현들이 대화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지식도 쌓아야 합니다. 질문 형태의 표현이 있다면 그것의 응답까지 알아야 합니다.

3. 따라 말해보는 연습을 한다.
대화 듣기를 할 때 녹음을 따라 말하기 연습을 하십시오. 이것도 좋은 듣기 학습법의 하나입니다. 표현의 구조, 의미, 발음이 암기가 될 정도로 2-3 회 이상 따라 연습하십시오. 따라 읽을 때 처음 2회 정도는 의미를 생각하지 마십시오. 단어의 강세, 단어들이 연결되어 발음될 때 일어나는 여러 가지 발음 변화, 그리고 억양, 휴지(pause) 등에만 신경을 쓰며 따라 말해 봅니다. 3회째 연습할 때는 어휘, 발음, 강세 등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말고, 실제 상대방과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해 보십시오. 이렇게 따라 읽기 훈련을 한 다음에 들으면 아주 잘 들립니다. 이러한 '따라 말해보는 연습'은 영어 발음, 강세 등과 표현을 익히는 것이 주목적이자 앞으로 speaking의 기초를 다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 CELA칼럼 내용을 퍼가실 때는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
   (영어 등대 이찬승 http://www.leechanseung.pe.kr)
http://edu.minds.kr/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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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힘들고 피곤한 가운데 제 블로그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귀한 인연을 이어 가시는 여러분들의 영어공부에 쨍하고 해뜰 날이 꼭 올 줄 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먼저 사이드바의 연합뉴스 영문판 기사 총 10개를 매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제목을 일일이 클릭하시면 원사이트에 접속이 됩니다. 짤막짤막해서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습니다. 국내 기사 혹은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제기사라서 웬만하면 유추가 가능하므로 독해실력이 짧은 분도 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이것의 효과요? 이건 마치 하루 1시간 걷기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정도로 영어실력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만약 독해력이 딸리던 분이라면, 이렇게 2개월만 혹은 길어도 3개월만 하고 나면 독해력이 초기 상급자의 수준까지 갈 것입니다. 독해력이 약점이다가 갑자기 강점이 되는 겁니다. 그 다음 부터는 독해공부는 하지 말라고 해도 아무도 모르게 이불을 뒤집어 쓰고라도 할겁니다. 재밌거던요.^^


다음은 역시 사이드바의 BBC WORLD NEWS 기사를 매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원사이트에 접속할 필요 없이 그냥 제목 밑에 붙어있는 요약기사만 보시면 됩니다. 이것은 암기할 정도로 여러번 종이에 써보시기 바랍니다. BBC NEWS의 요약기사는 명문 중의 명문이요 영어의 엑기스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영작문에 이보다 더 좋은 보약은 흔치 않을 것입니다. 반드시 영작문의 고수가 될 것입니다.


이 두 가지만 매일 하셔도 영어의 고수로 가는 발판은 충분히 마련될 것입니다.

오늘도 아자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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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Not? 지금부터 시작이야!

조선북스 | 2010.10.28 19:49

Why Not? 지금부터 시작이야!구매하기

Why Not? 지금부터 시작이야!
민사고에서 예일대까지, 은성이의 아이비리그 합격 전략

저자양은성  출판사맛있는공부

도서정보| 264쪽| isbn 9788993938029| 가격 11,000원

민사고 수석 졸업,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예일대 합격까지… 양은성이 들려주는 공부 멘토링&해외 대학 도 전기 질문하기 좋아하고 무모한 도전을 즐기던 아이가 꿈의 학교였던 예일대에 합격하기까지의 도전기와 그 과정에서 알게 된 다양한 활동과 대학 합격 전략을 소개한다. 흔히 볼 수 있는 똑똑한 모범생의 아이비리그 합격기가 아니다. 글쓴이는 스스로 발로 뛰어 얻어낸 영어토론대회, 모의법정, 청소년회의 등 각종 대회나 활동들에 대한 경험담을 풀어내고, 참여하고 싶지만 정보를 몰라 헤매는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해외 대학 도전을 목표로 하면서 알짜 정보에 목말라하는 대한민국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책!!

 

민사고 수석 졸업,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예일대 합격까지…
양은성이 들려주는
공부 멘토링&해외 대학 도전

질문하기 좋아하고 무모한 도전을 즐기던 아이가 꿈의 학교였던 예일대에 합격하기까지의 도전기와 그 과정에서 알게 된 다양한 활동과 대학 합격 전략을 소개한다.
흔히 볼 수 있는 똑똑한 모범생의 아이비리그 합격기가 아니다. 글쓴이는 스스로 발로 뛰어 얻어낸 영어토론대회, 모의법정, 청소년회의 등 각종 대회나 활동들에 대한 경험담을 풀어내고, 참여하고 싶지만 정보를 몰라 헤매는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해외 대학 도전을 목표로 하면서 알짜 정보에 목말라하는 대한민국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책!!

■ 도서 소개

“꿈이 있다면 나의 한계는 생각하지 말자. 일단 도전해 보자!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 민사고 수석 졸업, 예일대 수시 합격에 빛나는 공신
“How are you?”와 “See you.”
단 두 마디밖에 모르면서 음식점에 들어온 외국인에게 당당하게 말을 건네던 아이가 있었다.
궁금한 건 시도해 보지 않으면 못 견디던 아이는 어느 날 재미변호사의 책을 읽고 사회정의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변호사를 꿈꾸게 되었고, 예일대에 세계 1위의 로스쿨이 있다는 정보를 접한 후 무턱대고 예일을 꿈의 학교로 정하게 되었다.
어떻게 가는 길이 빠른 길인지도 알지 못했고, 그저 묵묵히 여러 가지 작은 목표들을 하나씩 이루어내며 그 길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중학교 때는 학교 공부에 힘쓰는 한편, 중학생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을 밀어붙였다. 중학교 3학년 때는 민족사관고등학교라는 중간목표를 세웠고, 고등학교에 가서도 마찬가지의 태도로 모든 일에 임했다. 학교 공부만 따라가기에도 벅찼지만 학생회장, 여러 가지 동아리 활동, 대외 활동을 하면서도 수석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그 덕분에 2009년 12월, 드디어 예일대 수시 합격이라는 성과를 거머쥐게 되었다.

양은성은 말한다, 자신이 잘하는 것은 딱 두 가지밖에 없다고.
하나는 목표를 세우고, 그에 대해 구체적인 세부 계획을 마련하는 것, 다른 하나는 그 목표를 향해 죽어라 달려가는 것.
물론 목표를 향한 노력이 매번 손쉽게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어떤 목표는 1주일이 안 되어 이루어질 때도 있었지만, 또 다른 목표는 5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 설사 실패가 있더라도 넘어져서 주저앉는 대신 실패의 원인까지 철저히 분석하여 계획을 손보고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갔고, 그런 노력 덕분에 그녀는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또 친구들의 화려한 경력에 잠시 공황 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세계 대회에 나가 대한민국을 아예 모르는 외국 친구들을 만나 어이 없어하기도 했지만, 그 속에서 나를 알리고, 우리나라를 알리는 일에 한번도 소홀하지 않았다. 결국 진심은 통하는 것이기에 양은성은 이름처럼 자신을 알리고 우리나라를 빛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예일대학교라는 또 다른 무대에서 더 높은 목표를 위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은성. 은혜 恩, 별 星. 두 글자로 이루어진 이름.
별처럼 빛나는 뛰어난 리더가 되기를 바라며 부모님이 지어 주신 이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늘에서 빛나는 스타의 별인 줄 알았는데, 장군들이 다는 그 별을 염두에 두고 이름을 지으셨단다.
어렸을 때는 내 이름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어떻게 살아야 많은 사람들에게 빛을 전할 수 있는 큰사람이 될까 고민하고, 이름값을 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낀다. _별을 품다:어린 시절 나의 꿈 中

‘꿈은 이루어진다!’
2002년 월드컵 때 우리 모두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던 표어이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하지만 그 사이에 한마디를 덧붙이고 싶다.
‘꿈도 꾸어야 이루어진다!’
꿈도 꾸지 않고 일찍부터 주저앉아 버리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으리라. 꿈을 이룰 수 있기 위해서는 당연한 말이지만 과감하게 꿈을 꿀 줄 알아야 한다. 나 역시 꿈을 꾸고, 반짝이는 별을 품에 안게 되면서, 나의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갈 수 있었다._별을 품다:어린 시절 나의 꿈 中

◆ 나를 지탱해 준 원동력
영재들이 모인 민사고에서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큼 수재로 꼽혔던 양은성.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의아해한다. 노래 동아리, 국궁부 활동, 일 많기로 소문난 법무부장을 거치면서도 어떻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는지….
다양한 대외 활동을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꾸준히 공부에 전념하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그녀가 사랑하는 가족, 선생님, 친구들의 도움이 컸다.
특히 부모님은 주입식 공부를 강요하기 보다는 어릴 적부터 전시회나 박물관, 공연장에 함께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 속에서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성적표를 보여 달라는 이야기 한번 한적 없었던 부모님. 그러다 보니 공부는 스스로 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스스로 책임을 질 수밖에 없었다. 두 살 위의 오빠는 친구이면서 냉정한 평가를 내려 주는 좋은 경쟁자가 되어 주었다.
중학교 때까지 공부 잘한다는 소리를 늘 듣고 자란 양은성이었지만 처음 민사고에 들어갔을 때는 사방에서 들려오는 동기들에 관한 징글징글한 이력에 기가 죽었다. 하지만 친구들 각자가 품고 있는 특성들을 파악하고, 3년 동안 같이 웃고 울며 함께 생활하는 동안 어느새 친구들은 가족보다 가까운 존재가 되었고, 그들에게서 느끼던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스스로 얻어낸 수많은 성과, 새로운 도전
미국 대학은 공부만 잘하는 학생을 뽑지 않는다.
공부도 잘하고, 어려운 사람을 위한 봉사도 할 줄 알고, 다양한 활동을 즐길 줄 아는 진정한 글로벌 인재를 원한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해외 대학에서 원하는 다양한 활동에 대한 정보는 일부 사람들만 접근할 수 있다고 여겨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알려진 편한 정보만 클릭할 때 양은성은 더 많은 활동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청소년회의, 캠프, 토론대회의 정보는 가만히 앉아 있는다고 누가 와서 가르쳐 주지 않는다. 일일이 전화해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해 보고, 주위에 참가했던 사람이 있는지 수소문해 본 끝에 책으로 엮을 만큼의 리스트를 만들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세계고교생토론대회와 영어모의법정 국가대표로 활약할 수 있었고, 고등학교 때 한국고교생모의항소법정대회를 친구들과 창설하고 국내 최고 법무법인 김앤장의 후원을 이끌어 냈다.


 

기사 이미지

■ 지은이 - 양은성
1991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2007년, 오빠의 뒤를 이어 민족사관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활발히 대외활동을 한 결과로 2009년 대한민국 인재상(대통령 상) 2기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미국 예일대학교로부터 단번에 수시 합격을 통보받았다. 민족사관고등학교 국제 계열도 수석 졸업하였다.
고교 활동 중 가장 열정을 쏟았던 활동은 영어로 이루어지는 토론, 연설, 모의법정으로 각 분야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되었다. 2008년에는 영어 모의법정, 2009년에는 영어 토론과 연설 부문의 세계대회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활약하였다.
민족사관고등학교 6대 학생회장(사법자치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법무법인 김앤장의 후원을 받아 한국고교생모의항소법정대회(NMCC)를 친구들과 공동 창설한 후 2008년, 2009년 대회를 연이어 주관하였다. 이어서 담당한 2009년 세계청소년모의국회(WYMC)에서 역시 총 프로그램 기획 팀장 및 디자인 총 팀장의 중책을 맡아 성공적으로 회의를 이끌어나갔다.
대학에서의 희망 전공은 정치학과. 후에 로스쿨에 진학하여 법조계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을 알리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이제 그녀는 예일대학교라는 또 다른 무대에서 더 큰 사람이 되기 위한 무모한 목표들을 세우고서 다시금 새로운 여정에 오른다.

■ 차 례

은성이의 스무 살 프롤로그

삶_별을 찾아서
별을 따다 _ 꿈에 그리던 예일대 합격!  2
별을 품다 _ 어린 시절 나의 꿈  26
내가 사랑하는 괴짜들 _ 나의 가족과 선생님  32
민족사관고등학교 _ 선택의 기회가 무한한 천국  46
세계 속의 대한민국 _ 나에게 길을 보여 준 사람들  70

선택_길을 찾아서
꿈의 학교로 가는 지름길 _ 알려 주고 싶은 여러 가지 활동  78
대한민국인재상 _ 수많은 길에서 빛나는 이들  84  
토론 _ 나를 넘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힘  90  
 토론에 대해 궁금한 세 가지 
 토론에 관한 유용한 정보들 
청소년회의 _ 참가자에서 주최자가 되기까지  110  
 청소년회의에 대해 궁금한 두 가지 
 청소년회의에 관한 유용한 정보들 
여름 캠프 _ 사람, 사회, 세계와 접촉하다   126 
모의법정 _ 재미있는 법의 세계  140
 모의법정에 관한 유용한 정보들 
논문・에세이 _ 생각에 옷을 입히다  152
봉사 _ 배워서 남 주기  158
 봉사에 대해 궁금한 두 가지
 
준비_나를 찾아서
준비운동 _ 전쟁에 나갈 준비  170
내신 전쟁 _ 효과적인 내신 관리  172
외부 시험 _ 해외 대학 진학에 필요한 시험  190
대학 조사 _ 가고 싶은 대학 정하기  204
원서 작성 _ 나를 보여주는 얼굴  216
에세이 _‘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  234
추천서 _ 평소의 태도가 힘을 발하는 순간  242
인터뷰 _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기  254

출처:
http://edu.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9/01/201009010200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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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어스의 똑똑한 공부법] 성공적인 예비 고1의 영어 공부 전략
조선일보 | 맛있는 교육
2010.10.25 15:16


 중학교에서 진급하는 것이 단순한 변화였다면,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것은 변화와는 다른 새로운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학 입시를 위한 마지막 기회를 누릴 수 있는 3년이기도 하고, 중학교 때 부족한 자신을 뒤돌아보며 새로운 나를 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고등과정의 영어를 어떻게 대비하고, 공부해야 하는지, 자신의 부족한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준비해야 최종 목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예비 고등 과정 중 영어를 대비하는 방법에 대해 문법과 독해로 나눠 자세하게 알아본다.

▲ ‘문법을 위한 공부’가 아닌 ‘독해를 위한 공부’로 전환하라!
문법 공부는 방학 기간을 활용해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최소 3번 이상 정리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교육과정과 입시가 바뀌어도 EFL(English a Foreign Language, 외국어로서의 영어)환경인 한국에서는 문법 정리는 필수다.

과거의 단순 암기식 문법 공부보다는 의사소통에 필요한 실용적 문법을 익혀 듣기와 말하기, 독해와 쓰기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숙지한 문법 개념을 활용, 예문을 직접 작성하고 그 예문을 암기하는 학습 방법을 추천한다. 이는 문법 지식도 함양할 수 있고 동시에 말하기와 쓰기 수행평가, 그리고 서술형 주관식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정독(精讀)과 다독(多讀)을 병행… 두마리 토끼를 잡아라!
중등 영어와 고등 영어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가 독해다. 고등과정에서는 많은 지문을 빨리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과 긴 지문 속에 핵심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독(精讀)과 함께 다독(多讀)을 병행해야 한다. 정독은 구문 분석과 설명이 잘 나와있는 독해 문제집으로, 다독은 원서일기로 학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영어 학습이 점진적으로 의사소통을 중시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단편적인 내용들로 구성된 독해 문제집보다 전체적인 문맥과 의사소통이 중심인 원서가 다독 연습에 가장 적합하다. 또한 원서 자체가 이야기 중심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습 욕구를 유발시키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고등학생들의 성적 그래프를 분석해 보면, 1학년 첫 학기 성적이 고교 졸업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국내 상위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영어 학습 패턴을 살펴 보면, 영어 공부는 중등 3학년 하반기부터 고등 1학년까지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고등 2학년부터는 1학년 때의 6~70%정도의 시간을 투자한다고 한다. 이처럼 고등 영어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효율적인 학습 전략을 통해 원하는 대학 진학의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edu.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0/25/20101025015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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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어스의 똑똑한 공부법] 기말고사 3주 완성 공부법 –영어 편-
조선일보 | 맛있는 교육
2010.11.22 11:35


 기말고사는 한 학년의 성적을 만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뿐만 아니라, 기말고사의 성패가 다음 학년의 학습 동기로 작용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대비를 한다. 또한 2010학년부터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전면 도입돼 고교 입시에 내신이 더욱 중요해 짐에 따라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이전처럼 막연하게 기간과 시험일정에 따라 기말고사를 준비했다면, 이번에는 기말고사의 특성을 파악해 과목별로 구체적인 학습 전략을 준비해보자.

▲영어 만점 공부법 3단계
교과서는 영어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을 집약해 놓은 아주 좋은 학습 도구이다. 가장 골격이 되는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놓았기 때문에 교과서를 중심에 놓고 살을 붙이는 형태로 공부한다면 시험에 어떤 유형, 어떤 난이도의 문제가 나오더라도 막힘 없이 100점을 향해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 1단계: 교과서의 본문은 적어도 3~4번 읽어라!
3주 전에는 교과서의 본문 내용을 3~4번 읽는 것을 목표로 공부한다. 교과서에 있는 전체적인 문장을 이해하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찾아서 나만의 단어장에 정리하고 반드시 암기하도록 한다.

- 2단계: 세부적 문장 해석을 하고, 안 되는 부분은 체크!
문장을 세부적으로 해석하고, 해석이 안 되는 부분을 체크해 나간다. 특히, 해석 할 때 문장 구조를 따지기 보다는 의미를 파악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의미 단위로 끊어 읽는 연습을 한 후, 자신의 해석이 제대로 되었는지 해설을 보며 확인한다.

- 3단계: 구조와 숙어에 신경을 쓰면서 읽어라!
문장의 구조와 숙어에 신경을 쓰면서 읽어 나간다.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들었다면 문장의 구조에 대한 설명이나 중요한 숙어가 무엇인지는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본문을 안 보고 문장을 외우는 연습을 한다. 중요한 문장은 반드시 외우고, 정확하게 쓸 줄 알아야 서술형 평가도 철저히 대비할 수 있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했을 경우에만 가능함을 염두에 두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는 철저한 이해와 암기를 기반으로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출처: http://edu.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1/22/201011220080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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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원서로 아이 영어 실력 확실히 키우기’
처음 응시한 토익에서 930점 받은 전한나양 엄마 김우미

 
 
전한나양(13)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치른 토익에서 930점을 받았다.

한나양의 어머니 김우미씨(41)는 내친김에 토플도 보게 했는데 300점 만점에 260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토익은 비즈니스와 관련된 듣기·읽기 능력을 평가하는 반면 토플은 미국 대학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실력이 되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토익보다 더 학문적인 영어 실력을 요구한다. 한나양은 실용 영어와 학문적 영어 양쪽 면에서 모두 실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렇다면 한나양이 어린 나이에 이만한 영어 실력을 갖추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부산 고신대 의대 약리학과 부교수인 어머니 김씨는 맞벌이를 하다 보니 딸을 찬찬히 챙길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영어 유치원에 보냈는데 한나양이 노래와 놀이를 통해 영어를 접한 뒤 영어에 큰 흥미를 보였다고 한다. 초등학교 입학 뒤에는 학교에서 회화는 원어민 교사가, 문법과 독해는 한국인 교사가 가르쳐 따로 영어를 가르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한나양은 지금껏 한번도 영어를 공부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저 “영어가 재미있다”고 말하는 그가 영어를 터득한 비법은 학습지나 학원 수업이 아닌 독서에 있다. 어릴 때부터 책읽기를 유난히 좋아했던 그는 영어 유치원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뒤로 영어로 된 책에 빠져들었다고. 책 욕심이 많아 읽고 싶은 책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며, 일단 책을 구입하면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다고 한다. 한나양은 “책을 많이 읽으면 단어와 문법을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된다”고 똑부러지게 말했다.

“문법이나 단어를 기계적으로 외우는 건 영어 실력에 도움이 안돼요. 책을 많이 읽으면 동사나 명사를 따로 외우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죠.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앞뒤 문장을 연결해보면 대강 뜻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설사 의미를 잘 몰라도 그냥 계속 읽어요. 그러다 보면 전체적인 흐름에 따라서 모르고 넘어갔던 내용도 알게 되고, 제가 추측했던 게 맞아떨어지면 기분이 정말 좋거든요(웃음).”


원서 읽다 모르는 단어 나오면 문맥을 통해 추리

그는 책을 읽다가 정 이해가 안되는 단어가 있으면 영영사전을 이용한다. 영영사전을 이용할 때는 필요한 뜻만 찾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가 갖고 있는 다양한 뜻과 여러 예문을 모조리 읽고, 중요하게 생각되는 건 따로 메모해둔다고.

혼자서 영어로 된 책을 보며 영어 실력을 쌓아가던 그에게 지난 2003년 미국에 건너갈 기회가 생겼다. 어머니 김씨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있는 대학에 교환교수로 가게 된 것. 한나양은 그해 4월부터 1년 4개월간 샌디에이고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녔는데 입학 전 받은 영어 테스트에서 또래 미국 아이들 못지않은 영어 실력을 인정받았다. 성적이 총 다섯 등급으로 나뉘는데 최고 수준인 ‘어드밴스드 레벨’을 받은 것이다. 한나양은 곧바로 같은 나이의 미국 학생들과 함께 4학년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에 있을 당시 ‘독서광’이었던 한나양은 도서관과 독서 프로그램이 발달한 미국에서 더 열심히 책에 빠져들었다. 학교에서 정해준 학년별 권장도서는 물론 도서관에 있는 ‘주니어 권장도서’까지 모조리 챙겨 읽었고, 헤밍웨이의 소설과 ‘해리포터’ 시리즈 등 베스트셀러도 즐겨 읽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지낸 1년여 동안 그가 읽은 책은 어림잡아 2백여 권. 재미있는 책은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고, 좋아하는 책은 책장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다고 한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읽는 속도도 빨라져 이제 웬만한 책은 하루에 한 권씩 거뜬히 소화할 수 있다고. 책을 읽은 뒤에는 독서 기록장에 영어로 줄거리를 요약하고 느낀 점을 적어둔다고 한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그 감상을 영어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인 한나양은 5학년 때 교내 어휘력 테스트에서 1등을 했고, 학과 성적도 최상위권에 들었다고 한다.

어머니 김씨는 한나양이 미국에서 교회에 열심히 다닌 것도 영어 실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인교회 주일학교에 캘리포니아 주립대(University of California in San Diego) 학생들이 교사로 활동하는 영어 성경공부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한나양이 여기에 참가해서 한국말이 서투른 대학생들과 갓 이민 온 아이들 사이에서 통역을 해준 것이다.

2004년 여름 가족과 함께 귀국한 뒤에도 한나양은 영어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여전히 영어 원서에 파묻혀 지내고, 미국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타임’을 즐겨 읽는다. 미국에 가기 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미국을 대표하는 뉴스 채널 CNN을 즐겨 본다는 것.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에는 대통령 후보들의 연설을 녹화해놓고 반복해서 보았다고 한다. 한나양은 요즘 CNN 뉴스를 보고 나면 동생에게 그 내용을 설명해준다. TV 앞에 가만히 앉아 뉴스를 보는 딸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어머니 김씨가, 혼자 듣고 넘길 때와 자신이 들은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조리 있게 전달해야 할 때 요구되는 이해의 정도가 다르다는 생각에서 딸에게 권한 것이다. 설명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김씨가 나서서 도움을 주기도 하는데, 대체로 한나양이 김씨가 놓친 부분까지도 듣고 이해한다고 한다.

김씨가 딸의 영어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있다면 일주일에 한 번 영화를 한 편씩 보게 하는 것이다. 한나양은 어려서부터 책을 끼고 살아 다른 아이들처럼 영어로 된 비디오테이프를 본 적이 없는데, 최근 영화에 나오는 영어를 접하면 회화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주말마다 DVD를 한 편씩 골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한나양이 먼저 자막 없이 영화를 보게 한 다음 영어 자막이 나오게 한 상태로 다시 보게 해 자막 없이 이해한 것이 맞았는지 확인하도록 하는데 ‘슈렉’ ‘해리포터’ 시리즈 같은 어린이물을 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출처: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06/06/27/200606270500057/200606270500057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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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동화, 영어소설 읽으며 영어 정복하는 노하우’
토익 940점 받은 오재현양 엄마 이미숙

 
 
대전관저중학교 2학년 오재현양(13)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치른 토익에서 940점을 받았다.

“재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토익 교재를 사줬어요. 그때 이미 재현이의 독해 실력이 고등학교 3학년 아이들 수준과 비슷했거든요. 토익 모의고사 문제집을 사주며 풀어보게 했더니 읽기보다 듣기 점수가 훨씬 잘 나오더라고요. 토익 공부를 시켜도 되겠다 싶어 학기 중에는 매일 2시간씩, 방학 때는 3시간씩 토익 교재로 공부하게 했죠. 그러다 4학년 때 처음 시험을 치르게 하고, 1년 후에 다시 보도록 했어요. 그 다음부터는 6개월마다 한 번씩 시험을 봤고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재현양의 어머니 이미숙씨(41)는 딸이 실생활에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에서 일찍부터 토익 공부를 시켰다고 한다. 영문학을 전공했는데도 생활영어에 약한 자신의 처지가 늘 한스러웠던 것.

이씨는 재현양이 네 살 무렵 한글을 깨친 뒤부터 영어 교재와 동화책 테이프를 구입해 들려주기 시작했다. 기초 수준의 짧은 문장들을 반복해 들려줬더니 금세 따라했다고 한다.

“원어민 발음이 녹음된 테이프의 효과가 좋았어요. 처음부터 정확한 발음을 익힐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아이가 재미있어하더라고요. 테이프를 여러 번 듣고 난 뒤에는 동화책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혼자서 일인 다역을 하며 놀기도 했어요. ‘신데렐라’를 듣고 혼자 마녀가 됐다가 공주가 됐다가 하면서 노는데 우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어요(웃음). 그렇게 조금씩 영어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 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

재현양은 집에서 책과 테이프만으로 영어를 공부했지만 초등학교 1학년 때 이미 중고생용 영어 독해문제집을 술술 풀 정도의 실력을 쌓았다고 한다.


네 살 때부터 원어민이 녹음한 영어 동화책 테이프 들려줘

초등학교 3학년이 돼 학교에서도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재현양은 그간 쌓아온 영어 실력을 한껏 발휘했다. 영어 말하기 대회와 영작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고, 2002년 처음 치른 토익에서 680점, 2003년엔 920점을 받았다.

“토익은 실용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시험이잖아요. 일찍 시작할수록 유리할 거라는 생각에 아이 수준에 맞기만 하면 출판사를 가리지 않고 교재를 사줬어요. 2004년 본 시험에서 듣기를 거의 다 맞은 걸 보면 회화는 어느 정도 완성된 것 같아요. 지난해부터는 독해와 작문 실력을 비중 있게 평가하는 토플 공부를 시키고 있죠.”

토플은 토익에 비해 좀 더 학문적인 영어 실력을 요구한다. 독해 지문이 훨씬 긴데다 의학, 법학, 심리학 등 여러 분야의 학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 대학원이나 외국 대학에 진학할 때 토플 성적이 필요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 이씨는 재현양이 훗날 유학을 가려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2004년부터 토플을 준비시켰다고 한다. 재현양은 요즘 학기 중엔 하루에 1시간 반씩, 방학 때는 3시간씩 토플을 공부를 하고 있다.

토익이나 토플을 준비하면서 학원이나 과외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는 재현양은 아직까지 해외에 나가본 경험도 없다. 어머니 이씨는 주위에서 어학연수를 보내라는 권유를 수차례 받았지만 재현양이 아직 어린데다 영어를 배우겠다는 목적 하나로 외국에 나가는 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신 재현양은 어머니 이씨와 함께 서점이나 인터넷 도서구매 사이트에서 영어교재를 구입해 자주 읽는다. 어려서부터 과학 잡지와 영자신문을 꾸준히 본 덕분에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도 즐겨 읽지만, ‘해리포터’ 같이 테이프가 함께 있는 영문 소설을 주로 고른다고 한다.

“원서를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밑줄을 친 다음 뜻을 알아보고 다시 읽어요. 테이프를 들을 때는 잘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일단 끝까지 다 들은 다음 번역본을 읽으면서 문맥상의 뜻을 파악하고요. 그러면 두 번째 들을 때 처음에 말이 빠르거나 톤이 높아서 못 들은 부분까지 들리게 되거든요. 한 테이프를 세 번 정도 들으면 완벽하게 알아들을 수 있고요. 밤에 잘 때도 불을 끈 채로 침대에 누워서 영어 테이프를 듣는데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불을 켜고 단어 뜻을 확인해야 잠이 와요(웃음).”

재현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세계 명작소설을 원서로 읽기 시작했는데 ‘무기여 잘 있거라’ ‘여자의 일생’ ‘러브스토리’ 등은 번역본보다 원서로 읽을 때 더 생생한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방학 때는 이틀에 한 권 정도, 학기 중에는 한 달에 열 권 이상 원서를 읽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이미 번역서로 읽은 책은 원서로 다시 읽고, 처음 보는 책은 원서와 번역서를 함께 구입해 번갈아 읽는다고 한다.

재현양의 장점은 어머니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미련스러울 정도로 아무런 의심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는 근성”이다. 혼자 힘으로 영어 실력을 쌓아온 것도 이 무던한 성격 덕분. 학교 성적도 줄곧 1등을 놓치지 않는다는 재현양은 다른 과목도 학원에 의지하지 않고 교과서와 자습서, 문제집만으로 혼자 공부한다. 하지만 그에게도 스트레스는 있을 터.


“영어로 소설 쓰고, 팝송 가사 외우다 보면 스트레스 풀려요”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마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까봐 스트레스를 받죠. 그럴 때는 영어로 풀어요. 영어는 제 자신감의 원천이거든요. 영어로 일기나 편지를 쓰고, 매일 조금씩 쓰고 있는 영어 소설을 이어가기도 해요. 또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은 외국 가수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요. 팝송에는 줄임말이나 연음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걸 하나씩 알아가는 게 재미있어서 가사를 통째로 외워버려요. 소설을 쓰거나 노래를 부르다 보면 ‘내일은 소설 속 주인공이나 내가 좋아하는 가수처럼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행복해지겠지’ 하는 기대감이 들면서 스트레스가 싹 사라져요(웃음).”

 

출처: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06/06/27/200606270500056/200606270500056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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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못해 놀림받다 언어 신동되기까지…’
8개 국어 능통한 뉴질랜드 교포 임지현양 엄마 진양경

 
 
뉴질랜드 교포인 임지현양(16)은 한국어를 포함해 모두 8개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언어의 달인’이다.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라틴어로 된 책들을 막힘없이 읽을 수 있고 수필이나 시 같은 글들을 쓸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지현양은 2004년 뉴질랜드 중국문화원이 주최한 중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입상하고 2005년 프랑스문화원이 주최한 프랑스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외국어 달인’으로 유명해졌고 ‘외국어 8전 무패’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임지현양 가족은 아빠 임동빈씨(48)의 학업을 위해 지현양이 네 살 되던 해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다. 지금은 8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지현양이지만, 처음부터 외국어를 잘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서투른 영어 때문에 뉴질랜드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 일이 많았고 이 때문에 우울증까지 생겨 엄마 진양경씨(48)를 무척 힘들게 한 적도 있다고.

“지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의 일이었어요. 어느 날 밤 지현이 방에 들어갔는데, 지현이가 이불 위에 엎드려 눈물 콧물 범벅이 돼 울고 있더라고요. 영어를 못한다고 놀림받았나 싶어 달래주려고 했는데, 저를 노려보면서 막 울더라고요. 그 다음엔 갑자기 마구 웃고요. 그렇게 울다가 웃는 증세가 몇 시간 계속됐어요.”

당시 남편은 학위 논문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한국에 잠시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 진씨는 혼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 한다. 딸을 소아정신과에 데려가려고 해도 영어 장벽 때문에 의사에게 딸의 증세를 설명할 수 없어 무척 막막했다.

“공부하는 남편을 대신해 제가 교민회 사무실에 취직해 하루 종일 직장 일을 하느라 지현이를 돌볼 틈이 없었어요. 피부색도 다르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어요. 그 후 직장을 그만두고 지현이 돌보는 데만 전념했어요. 등하교도 같이 하고 하루 종일 함께 놀아주자 1년 뒤 우울증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담임선생님의 격려로 외국어 공부에 열정 갖게 돼

 
 ▲임지현양이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써 만든 일본어 교재 
“난 차이니즈가 아니라 코리안”이라고 아무리 외쳐도 뉴질랜드 친구들은 초등학교 1학년인 지현양을 ‘칭총 차이니즈’(아시아 사람들의 눈이 송충이처럼 길게 찢어졌다는 뜻을 지닌 비속어)라고 불렀다. 엄마 진씨는 아이들의 놀림과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현양의 담임선생님을 찾아갔다. 지현양은 지금도 담임선생님이 내놓은 해결책을 잊지 못한다. 담임선생님이 “지현이는 뉴질랜드에 산 지 얼마 안돼 영어를 못해. 하지만 한국어는 아주 잘하잖아. 조금만 지나면 지현이는 두 나라 말을 모두 유창하게 하게 될걸?”이라고 아이들에게 말한 것.

영어도 못하고 생김새도 이상하다고 놀려대던 아이들은 이내 부끄럽다는 표정을 지었고 이후 임지현양을 ‘2개 국어를 할 수 있는 친구’라며 떠받들었다. 자신감을 회복한 지현양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영어공부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는 철자 맞추기 대회에 나가 우승하면서 ‘스펠링 마스터(Spelling Master)’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영어단어 철자를 선생님에게 물으면 선생님은 “지현이에게 물어봐”라고 할 정도였다고. 지현양은 점차 영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에도 흥미를 가지게 됐고 이웃집 일본인 화가 아주머니에게 과자를 얻어먹는 재미로 일본어를 습득하기 시작했다.

“차고 안에서 아빠가 공부하던 일본어 교본 책을 발견했어요. 꼬불꼬불한 글씨가 재미있어 보여서 몇 개를 외웠어요. 다음 날 옆집 일본인 아주머니에게 ‘오하요 고자이마스’ 하고 인사했더니 아주머니가 깜짝 놀라면서 좋아하셨어요.”

이후 지현양은 주말마다 옆집에 놀러가 일본과자를 얻어먹으며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익혔다. 지현양은 혼자 익힌 일본어를 뒤죽박죽 이야기하며 ‘외국어는 이렇게 하는 건가 보다’ 하고 감을 잡았다고 한다. 중학교에 진학한 지현양은 디에고라는 스페인 소년을 짝사랑하게 됐다. ‘스페인어로 가장 멋진 이메일 쓰기 대회’에서 1등을 하면 디에고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하루 서너 시간 이상씩 스페인어를 공부한 끝에 기어코 1등을 따내기도 했다. 그해 교내 스페인어 말하기 대회에 나가서도 1등을 거머쥐었다.

중국어는 매주 자원봉사를 하러 다니는 양로원의 중국인 할머니와 친해지기 위해 배웠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고 있는 웬디 할머니는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인사를 해도 묵묵부답이었는데, ‘니 하오’라고 인사했더니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고. 임지현양은 9학년과 10학년(고등학교 1, 2학년에 해당) 때 교내 중국어 말하기 대회에 나가 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어는 프랑스 문학작품을 원어로 직접 읽어보고 싶어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프랑스의 멋진 패션과 맛있는 음식에 매료되면서 프랑스어 공부는 날개를 달았다. 2005년 여름에는 오클랜드에서 열린 프랑스어 말하기 대회에서 1등의 영예를 차지했다. 러시아어는 영화 ‘하트브레이커스’에 나오는 ‘다(Da·‘네’라는 뜻)’라는 러시아 단어에 매력을 느껴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지현양은 모국어와 마찬가지로 외국어를 사람과 사귀고 취미생활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면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지현양은 외국어 공부를 시작할 때마다 이미 할 줄 아는 외국어들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 분석하면서 문장의 구조부터 익히고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발음 연습을 하고 영화와 노래를 통해 다양한 표현을 익히는 식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8개 국어가 머릿속에 입력돼 있다 보니 꿈을 꿀 때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꾸기도 해요. 앞으로는 독일어나 이탈리아어에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대학에서는 정치학과 법학을 공부한 다음 국제연합(UN)에서 일하고 싶어요.”

 

출처: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06/06/27/200606270500054/200606270500054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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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계획으로 실천하는 단계별 영어교육’
딸을 듀크대 장학생 만든 ‘열성 아빠’ 김수봉

 
 
“아빠와 영어공부하는 게 가장 재미있었어요. 아빠는 강요하지 않고 늘 우리와 함께 공부해주셨거든요.”

미국 명문대 중 하나인 듀크대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빛나래양(20). 외고나 민족사관고가 아닌 일반 고등학교를 다닌 빛나래양이 듀크대에 입학하기까지 그 과정에는 아빠 김수봉씨(52)의 역할이 컸다. 10여 년에 걸친 아빠의 지도로 영어를 마스터하고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평범한 샐러리맨 아빠가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경우는 보기 드문 게 사실. 회사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해 영어를 사용할 일이 많았던 그는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아이들만큼은 반드시 영어를 완벽하게 익히게 해줘야겠다고 결심한 그는 딸 빛나래양이 초등학교 4학년, 아들 창우군이 3학년이 될 무렵부터 퇴근 후와 주말을 이용해 본격적으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들과 같이 영어를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영어 동화책 암기를 할 때는 제가 먼저 암기 시범을 보였고, 영어 테이프를 틀고 받아쓰기를 할 때 역시 함께했지요.”


SAT에서 에세이까지 모두 아빠와 함께 준비

하지만 처음부터 딸을 미국 대학에 보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빛나래양이 초등학교 때부터 곧잘 100점을 받아올 정도로 공부를 잘했지만 수재나 영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그저 계속 공부를 잘 해서 국내 명문 대학에 입학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지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을 TV로 보다가 IOC 위원장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빛나래양은 고등학교 1학년 2학기가 지나면서 미국 대학에 가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며칠 동안 방안에서 SAT(미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련 서적을 읽더니 미국 대학에 가겠다고 선언을 한 것.

“남은 2년 동안 SAT와 수능을 동시에 준비할 수 없으니 수능은 포기하겠다는 뜻인데 당시 빛나래는 SAT 책을 사전 없이는 한 줄도 못 읽는 상태였어요.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걱정이 되더라고요. 한참 고민을 하다가 그해 겨울방학에 아이비리그 투어를 한 뒤 결정하라고 제안했어요. 미국에 직접 가보면 그만큼 현실적인 꿈을 꿀 수 있을 테니까요.”

미국에 간 빛나래양은 예일대에서 입학 상담을 받고, 하버드대에서 한국 유학생을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미국 유학에 대한 결심을 굳히고 2년 동안 공부에 매진했다.

“빛나래의 경우 하루에 영어단어를 2백 개씩 외웠어요. 동의어, 반의어까지 합치면 거의 4백여 개의 단어를 외운 셈이지요. 버스를 타고 가면서, 밥을 먹으면서 심지어 샤워를 하면서도 단어를 중얼거릴 만큼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어요. 단어 외에도 영미 문학책까지 읽어야 해 공부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거든요.”

2년간 부단히 노력한 결과 빛나래양은 토플 290점(300점 만점), SAT 1400점(1600점 만점)을 받았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일요일마다 인천검단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예배통역과 한국어 강의 자원봉사를 한 경험, 영자신문반 편집장 활동, 미국 국회에서 실시하는 세계 청소년 지도자 회의 프로그램 참여 등의 활동이 더해져 지난 2004년 드디어 듀크대 국제정치학과에 입학했다.

“가장 기뻤던 건 빛나래가 듀크대에 입학한 뒤 ‘Dean’s List(학기 우등)’ 성적을 받았다는 거예요. 미국 학생들도 리포트를 쓰려면 쩔쩔 맨다는 인문학을 배우면서 우등생까지 됐다는 게 무척 자랑스럽고 신기했어요.”


빛나래 아빠가 알려줬어요~ 영어 정복을 위한 8단계 커리큘럼

일반 고교에 다니던 빛나래양을 미국 명문인 듀크대에 보낸 김수봉씨는 특별한 교육 노하우를 갖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커리큘럼을 직접 짜서 그에 맞춰 공부를 시킨 것. ‘빛나래 아빠’가 성공을 거둔 영어 마스터 플랜을 공개한다.

▼ 1 단계 영어와 친해지기(초등 3~4학년)

일단 알파벳을 가르친 뒤 쉬운 단어를 외우게 해서 영어와 친해지게 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암기력이 뛰어나고 ‘원리’를 알고 적용하기를 좋아하므로 알파벳이나 단어에 익숙해지면 간단한 문장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 2 단계 발음과 리듬 정복(초등 5학년)

발음과 리듬은 어릴 때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 아이가 어렸을 때 영어 환경에 많이 노출된 경우가 아니라면 원어민의 정확한 발음을 따라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발음이 좋지 않은 부모가 가르치는 것보다는 원어민이 발음한 테이프를 들려주거나 원어민 교사에게 지도받게 하는 것이 좋다.

▼ 3 단계 영어 동화책 외우기(초등 5~6학년)

기본적인 알파벳과 단어, 발음 공부가 됐다면 영어 동화책 외우기를 통해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다. 빛나래의 경우 ‘켈리의 영어 만화책’을 동생 창우와 함께 하루에 3장씩 통째로 외우게 하고, 꼭 검사를 했다. 이렇게 몇 권을 외우고 나면 중학교 2~3학년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출 수 있다.

▼ 4 단계 독해의 핵심, 구문론 익히기(초등 6학년~중 2)

구문론은 문장을 도식(圖式)처럼 그려서 뼈와 살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이해하게 하는 방법. 빛나래, 창우와 함께 매주 일요일 아침에 2~3시간 동안 ‘아빠표 구문론 과외’를 했다. 한 권의 책을 세 번 반복해 공부했는데, 빛나래는 중학교 1학년 말 무렵 고등학교 2학년 수준의 지문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어냈다. 빛나래를 가르칠 때 가장 효과를 봤던 책은 ‘기초, 고급 영어 구문론’(유진 지음, 백만사)이다.

▼ 5 단계 듣기 정복, 빈칸 채우기(중 1~고 2)

빛나래가 중학교에 들어간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듣기 공부를 시작했다. 학교 시험에서는 듣기 점수가 늘 만점이었지만 나중에 대학에서 영어 강의를 듣거나 해외 세미나에 참여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 듣기를 잘하는 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무조건 많이 듣고, 들으면서 받아쓰기를 하면 된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효과를 본 방법은 영어문장을 들으면서 빈 곳의 단어를 채우게 하는 것이다. 당시에는 적당한 교재를 발견하지 못해 매번 직접 대본을 만들었는데 괄호로 비워놓는 단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면서 잘 들리지 않는 동사, 형용사, 전치사 등을 위주로 했다. 매주 토요일 저녁 1시간씩 테스트를 했으며, 문장은 최대 세 번씩 반복해서 들려줬다.

▼ 6 단계 실전 말하기 영어(초등 6학년~고 3)

말하기는 ‘환경’보다 ‘기회’가 중요하다. 영어를 많이 들을 수 있는 환경보다는 영어를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기회를 만들어주면 한두 마디라도 입을 열게 되고 그것이 쌓여야 말하기 실력이 점점 좋아질 수 있기 때문. 읽기와 듣기가 어느 정도 능숙해지면 영어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빛나래의 경우 영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하거나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 서울 외국인 근로자 선교회에서 예배통역 봉사를 하는 식으로 영어를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 7 단계 라이팅 & 에세이 쓰기(중 3~고 3)

미국 명문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고급 표현을 많이 암기하고 에세이 쓰기 연습을 통해 작문 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 일기나 편지로 쓰기 감각을 익힌 뒤 에세이에 도전하면 좀 더 수월하게 논리와 설득력을 갖춘 글을 쓸 수 있다.

1단계는 영어 채팅. 영어에 한창 재미를 붙인 빛나래는 야후 채팅을 통해 만난 호주인 친구와 영어로 대화를 하면서 작문 실력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2단계는 고급 표현이 들어있는 연설문을 암기하는 것. 빛나래는 SAT를 준비하면서 지미 카터, 마틴 루터 킹, 케네디 등 유명 인사의 연설문을 암기했다. 하루에 1~2쪽을 외우게 하고 퇴근 후 체크하니 한 달 만에 영어 연설문 3편을 완전히 외웠다. 마지막 단계는 미국 대학 입학지원 에세이 쓰기. 보통 미국 대학은 입학원서에 3~4개의 에세이를 요구한다. 처음에는 한글로 된 에세이 모음집을 읽어서 에세이에 대한 감을 익히게 했다. 그런 다음 본격적인 입학지원 에세이를 쓰게 했더니 능숙하게 해냈다.

▼ 8 단계 영어의 종합판, 프레젠테이션(고 2~고 3)

기업체에서는 입사시험을 치를 때 종종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그만큼 프레젠테이션은 기업과 대학에서 가장 많이 쓰는 의사소통 방식이며, 논리력과 표현력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사람들을 모아놓고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영어공부를 하면 완벽하게 영어를 마스터할 수 있다.

 


출처: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06/06/27/200606270500053/200606270500053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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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비디오 꼼꼼 활용법’
영어 동화책 쓴 ‘영어 영재’ 최윤경양 엄마 김수윤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4년 우리말도 아닌 영어로 ‘에니 제이와 마법의 향수 Enny J. and Magical Perfume’라는 동화책을 써 화제를 모은 최윤경양(13).

“주인공 에니 제이가 길에서 우연히 할머니와 부딪히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마법의 향수병을 줍게 돼요. 그런데 나쁜 무리들이 마법의 향수를 뺏으려 하죠. 이에 제이가 비밀을 아는 친구들과 함께 나쁜 무리와 맞서 싸워나가는 이야기예요.”

우리말로 동화책 쓰는 것도 어려운데 영어로 동화책을 쓴 비법은 바로 지금까지 1천 권이 넘는 영어 동화책을 읽은 데 있다고 한다.

“영어 동화책을 읽으면 그 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를 비롯해 언어, 문법, 표현법 등 여러 가지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어요. 무조건 단어만 외우고 그것을 잘 활용할 줄 모른다면 죽은 영어공부죠. 하지만 영어 동화책을 꾸준히 읽다 보면 그 단어의 쓰임새를 알게 되고, 주어 다음 동사가 온다는 식의 문법이 트이게 돼요. 또 굳이 문법을 배우지 않고도 3인칭 단수에는 ‘is, has’를 쓰거나 동사 원형 뒤에 ‘s’를 붙여야 한다는 정도를 책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죠.”

윤경양은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한 다섯 살 무렵부터 영어 동화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TV 만화 속 주인공이 등장하는 그림책부터 읽었다. 특히 파닉스(Phonics·영어의 철자와 발음의 관계를 가르치는 교수법) 위주의 영어책을 읽었다. 우리말의 ㄴ과 ㅏ가 만나면 ‘나’가 되듯이 영어에도 발음 규칙이 있다. 예를 들어 ‘sad(새드)’라는 단어를 발음할 때 ‘S(에스)’, ‘A(에이)’, ‘D(디)’로 알파벳 그대로 연결해 읽으면 ‘에세디’ 식으로 조합하기 어렵다. 하지만 ‘S(스)’, ‘A(에)’, ‘D(드)’ 식의 파닉스로 배우면 바로 ‘새드(sad)’라고 소리내어 읽을 수 있다. 알파벳을 명칭보다는 실제 발음되는 소리로 배워야 한다는 것.

“파닉스 위주 스토리 책은 미국의 미취학 아동들의 독서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에요. 그림이 매우 창의적이고 내용도 재미있죠. 특히 파닉스 책은 리듬감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노래 부르듯 따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이 생기거든요.”

윤경양은 한권 한권 책을 읽어나갈 때마다 수준을 높여나갔다. 시리즈물을 많이 읽었는데, 가령 ‘아서’ 이야기를 읽으면 한 시리즈를 연이어 테이프를 들으면서 읽어나갔다. 시리즈물은 작가와 주인공, 주변 인물들이 같아서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어 한층 쉽게 읽힌다고 한다.

윤경양의 엄마 김수윤씨(46)가 영어책 읽기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은 소리내어 읽기. 열 살이 넘으면 안면 근육이 굳어져 영어 발음하기가 어렵고 또 한국어에 익숙해져 영어로 말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영어를 듣고 읽고 말하게 하다 보면 영어가 우리말처럼 자연스러워진다고.

“윤경이가 영어책을 읽기 시작할 때부터 하루 30분씩 큰 소리를 내어 읽도록 했어요. 그러다 보니 영어에 필요한 구강근육이 발달되어 발음이 원어민처럼 좋아지더라고요. 영어책을 잘 읽게 되면 자신감이 붙어서 더욱 영어를 잘하게 돼요.”

윤경양은 영어교육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영어 비디오와 영어 TV 방송 보기다. 여기에도 규칙이 있다. 우리말 설명이 전혀 없이 본다는 것. 윤경양의 엄마 김씨는 아예 TV 브라운관 한글 자막이 나오는 부분에 두꺼운 테이프를 붙여놓았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 외에는 TV를 보지 않게 하기 위해 TV를 안방 장롱 안에 넣어둔다.


하루 30분씩 큰 소리로 영어 동화책 읽게 해

김씨는 “어려서부터 영어로만 TV를 보게 하면 ‘apple은 사과’라는 단어로 외우지 않고 ‘apple은 빨간색의 달콤한 과일’이라고 기억하게 된다”고 말한다. ‘Thank you’를 ‘고맙습니다’라는 뜻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만화 속 장면을 떠올리며 어떤 상황에서 ‘Thank you’를 쓰는지를 배우게 된다는 것.

“아이들의 뇌는 스펀지같이 쏙쏙 빨아들여요. 첫돌이 채 되지 않은 아기들도 내용을 알지 못하면서 TV 속 장면을 흥미로워하고 몇 번씩 반복해 봐도 질려하지 않잖아요. 마찬가지로 어릴수록 언어를 소리로 받아들이고 자주 들으면서 익숙해지죠. 우리말을 배우듯 말이에요. 특히 디즈니 만화영화를 보면서는 의성어나 의태어를 쉽게 배워요. 가령 놀라는 상황에서 ‘웁스(oops)’ 하는 반응을 나타내는 장면을 보면서 아이는 ‘아, 놀랄 때는 웁스라고 말하는구나’라며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거죠.”

윤경양은 처음에는 디즈니 만화영화에 푹 빠져지내다 지적·어휘력 수준이 높아지면서 CNN 방송을 보기 시작했다. 김씨는 항상 딸 옆에 앉아 함께 시청하면서 딸이 무엇을 흥미로워하는지, 내용은 이해하는지 등을 살펴보며 적절한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에게 컴퓨터 게임은 빼놓을 수 없는 놀이다. 윤경양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윤경양은 게임을 하면서부터 영어공부에 더 빠져들었다. ‘점프 스타트 Jump Start’나 ‘리더 래빗 Reader Rabbit’s’ 같은 미국 어린이들이 갖고 노는 영어학습 프로그램을 선택해 즐긴 덕분이다. 일단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아이들의 눈길을 끌고, 게임 형식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스스로 즐기면서 영어를 배울 수 있다. 특히 영어게임은 영어를 알아듣고 단어를 읽을 줄 알아야 할 수 있기에 아이로 하여금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공부하게 한다.

요즘 김수윤씨는 많은 엄마들에게서 “어떻게 하면 아이가 영어를 잘 하게 만들 수 있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의 답은 이것이다.

“영어는 다른 나라의 언어예요. 아이가 우리말을 배울 때 어떻게 하나요? 엄마 아빠가 하는 말을 듣고 따라하면서 하나씩 익히잖아요. 영어도 마찬가지예요. 다만 영어는 우리말을 배울 때처럼 주변 환경이 잘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영어를 재미있게 듣고 읽고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말로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를 교육시키는 곳이 미국이 아닌 한국이기에 한국적 환경에 맞추고, 아이에게 너무 강요하지 말라고. 엄마가 장기적인 목표와 규칙을 정해놓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06/06/27/200606270500052/200606270500052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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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내 아이 언어 신동으로 키운 비결’
외국영화 동시 통역하는 열 살배기 이언이 엄마 권애리

 
 
변이언군(10)은 지금은 외국영화를 동시통역할 정도로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지만 한때는 언어능력 때문에 부모를 걱정시켰던 적도 있었다. 유난히 말문이 늦게 트였던 것.

“말을 늦게 배운 것이 마음에 걸렸어요. 그래서 기억력이나 다른 지적 능력들은 괜찮은지 테스트해보고 싶어 한글을 가르쳤는데, 그게 이언이가 공부를 시작한 계기가 됐어요.”

이언군의 기억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엄마 권애리씨(42)가 사용한 방법은 ‘낱글자 찾기 놀이’였다. 어린아이에게 적당한 동화책 한 권을 골라 여러 차례 읽어주고 이언군이 내용을 이해할 때쯤 동화책에 나오는 글자들을 네모난 카드 모양으로 오린 달력 종이 뒤에 적었다. 그러고는 그 ‘낱글자 카드’를 벽에 붙여놓고 외우도록 했다.

이언군은 처음에는 어려워했지만 점점 재미있는 놀이 하듯 글자들을 외우기 시작했고, 동화책에서 자신이 외운 낱글자를 찾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이언군은 말을 시작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한글을 깨쳤다. 말이 늦은 아이의 기억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작한 ‘낱글자 찾기 놀이’가 조기 한글교육으로 이어진 셈이다.

아버지 변희용씨(42)는 세 돌이 되기 전에 한글을 깨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두 돌이 갓 지난 아이가 있는 직장 동료에게 ‘낱글자 찾기 놀이’를 하도록 권유했어요. 그 아이 역시 같은 효과를 얻었다고 하더군요. 36개월 된 꼬마아이가 신문을 보다가 ‘청와대가 뭐예요?’ 하고 묻는 광고가 결코 과장이 아닌 셈이죠. 이언이도, 직장 동료의 아이도 36개월이 되기 전에 한글을 읽게 됐으니까요.”

그럼 이언군은 한글을 깨친 후에 어떤 학습을 통해 ‘언어 신동’이 된 것일까. 엄마 권씨는 어린아이에게 학습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아 조기 영어교육을 시킬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

이언군이 영어를 공부하게 된 것은 우연히 보게 된 ‘패트와 매트’라는 애니메이션 때문이었다. 인형들의 동작만으로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무성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아이가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권씨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가 대형 서점 나들이 길에서 ‘패트와 매트’ 시리즈 중에서 5편과 6편을 구입했는데 집에 와서 아이에게 보여주려고 틀었더니 영어 자막과 더빙이 들어간 교육용 비디오였다.

“모르는 언어가 나오면 혼란스러워할 것 같아서 얼마 후에 다시 무성 애니메이션으로 ‘패트와 매트’ 시리즈 전체를 구입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5편과 6편만 보면서 영어를 했어요. 교육용 비디오를 반복해 보면서 외운 거죠. 그 모습을 보고 영어공부를 시킬 생각을 하게 됐고요.”

이언군은 한 교재를 반복해 보면서 시리즈 전체의 영어를 자연스럽게 외웠고, 그 후에도 비슷한 수준의 애니메이션을 직접 골라 반복해 보면서 영어의 기초를 확실하게 다져나갔다.


애니메이션 반복해 보면서 영어의 기초 다져

다음으로 이언군이 ‘언어 신동’이라고 할 만한 능력을 갖추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한자공부였다. 아이들은 말을 배우면서 질문이 많아진다. 특히 단어의 뜻에 대한 질문이 많아지는데 어린이에게 단어의 뜻을 하나씩 알아간다는 것은 세상을 배우는 과정 그 자체다.

우리나라 말에는 한자어가 태반이어서 한자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 뜻을 알 수 없는 말들이 너무나 많다. 이언군 역시 말을 배운 후에 한자어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권씨의 오빠가 ‘한자공부’를 시켜볼 것을 권했다.

한자는 글자마다 뜻을 가진 문자. 한자를 공부하면서 이언군은 ‘효도’라는 개념을, ‘의자’라는 물체를 알게 됐다. 새롭게 알게 된 이런 단어들은 자연스럽게 영어학습으로 연결됐다. 기존 학습을 통해 기억력이 발달해 있던 이언군은 빠른 속도로 한자를 습득했다.

또한 한자 교재에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나 공맹사상 같은 이야기들이 예문으로 사용되는데 이는 이언군에게 또 다른 학습으로 작용했다. 독서 습관으로 단련된 이해력은 이 낯선 글 앞에서 힘을 발휘했다. 이런 예문들과 씨름하면서 이언군은 또래 어린이들보다 복잡하고 체계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언군의 단계별 영어학습법
 
▼ 교육용 비디오를 통한 영어 듣기
아이들이 국어를 습득할 때 듣고, 말하고, 쓰는 과정을 거치듯이 영어 또한 듣기가 선행돼야 한다. 이언군은 교육용 비디오를 통한 반복학습으로 듣기와 말하기를 깨쳤다. 어느 정도 듣기에 적응이 되면 해당 내용에 대한 영문 시나리오를 주고 보게 한다. 지금 나오는 내용이 어느 부분인지 정도만 알게 해주면 아이는 반복학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말과 글을 익히게 된다.

▼ 아이와 함께 영어회화를~
시중의 영어교재를 이용하면 아이와 영어회화를 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하는 생활영어의 경우 표현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초 영어를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실생활에 영어를 받아들임으로써 아이가 영어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

▼ 연극대본을 통한 영어학습
‘흥부와 놀부’ ‘돼지 삼형제’ 등 아이가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동화를 선정해 아이와 함께 연극을 해본다. 교재는 코네스 출판사에서 나온 ‘Role Play English’가 있다. 엄마, 아빠, 아이가 서로 역할을 바꿔가면서 연극대사를 읊다 보면 재미있게 영어를 익힐 수 있게 된다.

▼ 비디오 영화를 통한 영어학습
비디오 영화를 고를 때는 아이가 지금까지 학습한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내용이 단순하고 비교적 쉬운 단어들로 이뤄진 것이 좋다. 비디오를 보는 것만으로도 반복학습의 효과가 있고 몰랐던 문장을 학습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 영어 동화책을 통해 문법 익히기
영어책을 읽고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교재가 필요하다. 영어 동화책을 이용하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영어 동화책은 이미 한글 동화책으로 읽었던 것, 영어 테이프가 함께 들어가 있는 것을 고른다. 아이는 영어 동화책을 반복 학습함으로써 감각적으로 문법을 익히게 된다.

▼ 다양한 심화학습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 시중에 나와 있는 영어 교재와 인터넷에서 오디오와 텍스트를 구할 수 있는 영어 교재를 통해 심화학습을 한다. 이 단계에 이르러서는 학습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영어에는 왕도가 없다. 반복학습을 통해 선택한 교재는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06/06/27/200606270500051/200606270500051_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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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태교 & 언어교육’
영어와 중국어 말하는 열두 살 ‘언어천재’ 이채연양 엄마 유영옥

 
 
지난 2004년 조창인의 베스트셀러 ‘가시고기’를 아동용으로 만든 ‘만화로 보는 가시고기’를 직접 영어로 번역한 책을 펴내 화제를 모은 이채연양(14). 채연양의 외국어 실력은 2003년 영국문화원 주최로 열린 ‘학생영어경시대회’에서도 인정받은 바 있다. 말하기와 듣기, 독해 및 쓰기 부문에서 평균 4.3점(5점 만점)의 높은 성적을 거둔 것.

12세에 불과한 어린 소녀가 영작을 척척해서 책까지 펴냈을 정도면 그 부모의 뒷바라지가 남달랐을 듯싶다. 그런데 어머니 유영옥씨(39)는 채연양이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음악을 들려줘 소리에 대한 감각을 키워줬을 뿐 극성스럽게 아이를 교육하지는 않았다며 손사래를 친다.

“태동을 시작했을 때 태교음악을 들려줬는데 영재를 만들겠다는 거창한 욕심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채연이를 가졌을 때 유산할 우려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거든요.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배가 딴딴하게 뭉쳐서 아주 조심스러웠는데 음악을 들려주었더니 뭉친 게 풀리고 아기의 태동도 편안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배 속의 아기가 편안해하도록 클래식이나 가스펠 음악을 자주 들었다는 유영옥씨는 음악 듣기가 습관이 돼 출산 후에도 아이에게 음악을 계속 들려주었다고 한다.


생후 18개월 때부터 영어 비디오테이프 반복 시청

배 속에서부터 다양한 소리를 접한 채연양은 또래 아이들보다 소리에 민감하고, 말을 빨리 시작했다고 한다.

혼자 뒤집기를 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고개를 들면 오디오를 가장 먼저 바라볼 정도로 소리를 좋아했던 채연양은 생후 18개월 때 아빠 이수근씨(44)가 사다준 영어학습용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언어영재의 초석을 다졌다.

“너무 어렸을 때 일이라 사실 저는 기억을 잘 못하는데 엄마 말씀으로는 우리말로 하는 비디오는 재미있게 보는 반면 영어로 된 것은 낯설어했대요. 하지만 거의 하루 종일 비디오테이프를 틀어놓고 반복해서 보니까 5개월쯤 지나서 제가 옹알이하듯 영어 비디오테이프를 따라하기 시작했고 영어를 곧잘 말했다고 해요.”

채연양은 영어 비디오테이프를 볼 때마다 엄마가 불러도 알아듣지 못할 만큼 빠져들었다고 한다. ‘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라이언 킹’은 너무 많이 봐서 테이프가 늘어났을 정도. 채연양은 자신이 좋아하는 영상물을 보면서 비교적 긴 문장도 저절로 이해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엔 영어가 잘 안 들렸지만 차츰 발음이 귀에 들어오고, 그 의미가 파악됐어요. ‘이 단어와 이 단어가 합쳐져서 이런 단어가 됐구나’ 하는 것도 알 수 있었고요. 이런 것들이 머릿속에 들어오니까 신기하고 영어가 더 재미있어지더라고요.”

채연양이 네 살 되던 해 무더운 여름날, 엄마 유영옥씨가 아빠 이수근씨에게 “더운데 수박 한쪽 드실래요?” 하고 묻는 것을 듣고 채연양이 갑자기 “Mommy, That’s a good idea!(엄마, 그거 좋은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순간 부모는 깜짝 놀랐고, 비디오테이프를 이용한 영어교육의 효과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그 뒤로 다양한 영어 비디오테이프와 책들을 사들였다고 한다.

유씨가 채연양에게 영어공부를 시킬 때 반드시 지켰던 중요한 철칙들이 있다.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비디오테이프를 하나만 반복해서 보도록 하는 것. 또한 비디오테이프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선택한다.

“테이프를 구입하기 전 아이와 10분만 이야기를 해보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어요. 동물, 동화, 노래, 게임 등 아이가 좋아하는 장르를 선택해서 매일 보여주는데 처음부터 너무 욕심을 내서는 안 돼요. 부담을 주면 아이가 도망가려고 하거든요.”

아빠 이수근씨도 채연양의 교육에 열정을 쏟았다. 그는 교육방송이나 AFN을 시청하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을 녹화해 채연양이 보도록 했다.

수영이나 피아노 같은 예체능 분야를 제외하고 채연양이 학원을 다닌 것은 단 7개월에 불과하다. 그것도 5세 때 7세 아이들과 한반에서 영어공부를 했다. 영어학원에서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가장 빨리 알아듣고 대답을 하니 외국인 교사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채연양의 뛰어난 실력을 다른 학생들이 시기하기도 했다.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엄마가 한글공부를 시키지 않았어요. 제 이름도 쓸 줄 몰랐는데 학원의 언니 오빠들이 ‘한글도 모르는데 영어만 잘하면 뭘 하냐’고 놀렸어요. 집에 와서 빨리 한글을 가르쳐달라고 엄마에게 졸랐더니 엄마가 언니, 오빠들이 저를 ‘왕따’ 시킨다는 걸 알고 학원을 그만 다니라고 하셨어요.”

그 뒤로 학원에서 받던 수업을 엄마 유씨가 대신했는데 원어민 발음을 익히기 위해 카세트테이프를 활용하고 스토리 북 읽기와 노래가사 보고 부르기 등을 함께했다. 채연양이 영어 말문이 트여 본격적으로 실용회화를 가르쳐야 할 때가 되자 유씨는 외국인 강사를 집으로 초빙했다. 일주일에 두 번 외국인 강사와 함께 소꿉놀이 등 주제를 정해 놀면서 채연양은 영어회화를 익혔다. 그 와중에도 유씨는 록 리듬에 맞춰 재미있게 영어단어를 읽을 수 있는 교재를 준비해 매일 한 번씩 들려주며 따라 읽게 했다.


말문이 트이면서부터 외국인 강사와 1대 1 영어수업

“엄마는 틈틈이 간단하고 재미있는 스토리 북이나 영어노래를 큰 글씨로 벽에 써놓고 반복해 읽거나 노래를 부르게 하셨어요.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고 여섯 살이 되니 영어책도 잘 읽을 수 있게 되더라고요.”

틈이 날 때마다 재미있는 스토리 북을 많이 읽으면서 채연양은 머릿속으로 영어문장을 만드는 속도가 빨라지고, 문법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채연양은 팝송도 즐겨 듣는데 특히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채연양은 여섯 살 때부터 중국어도 배우기 시작했다.

“맹장수술을 받아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제가 심심해하자 엄마가 집에서 듣던 영어 스토리 북과 테이프들을 병실에 갖다 놓으셨어요. 혼자 흥얼거리는 것을 옆 병상에 문병 오신 분이 보고 잘한다고 칭찬하시면서 중국어도 배우면 어떻겠냐고 권하시더라고요. 그러고는 중국학교 유치부를 소개해주셨어요.”

유치원에 들어가자마자 중국어의 성음부호와 한자를 배운 채연양은 집에 와서는 매일 엄마와 함께 유치원에서 배운 것을 복습하며 중국어까지도 잘하는 아이가 됐다. 한글자막 중국어 비디오, 한글자막 영어 비디오, 영어자막 영어 비디오, 중국어자막 중국어 비디오를 수시로 보고, 책을 읽고 외우고 우리말로 옮겨 적는 과정을 거친 결과였다. 유씨는 딸을 위해 케이블 방송에서 하는 중국어 드라마를 거의 모두 녹화했다가 채연양에게 반복해서 보여줬다.

채연양은 일기도 3개 국어로 쓴다. 하루는 우리말, 다음 날은 영어, 그 다음 날은 중국어 순으로 일기를 썼는데 나중에는 중국어 일기를 영어로, 영어 일기를 중국어로 옮겨 적기도 하고 우리말 일기 옆에 영어와 중국어를 나란히 옮겨 적기도 했다. 일기뿐 아니라 책도 이런 식으로 옮겨 적었다.

국제연합(UN)에서 동시통역사로 활동하는 게 꿈이라는 채연양은 2004년 한국외국어대 통역번역대학원 최정화 교수와 함께 ‘외국어 내 아이도 잘할 수 있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리고 통역사가 되기 위해 외국어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매일 꼭 해야 하는 숙제 3가지가 있어요. 엄마가 정해준 건데 영어책 한 파트를 소리 내서 읽고, 2~3 쪽을 직접 써보는 거예요. 그런 다음 그것을 한국말로 옮기죠. 1시간 정도 걸리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가 느는 것을 느껴요.”


출처: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06/06/27/200606270500050/200606270500050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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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한 번 받지 않고 영어 실력 쑥~키운 노하우’
우리말처럼 영어를 술술~ 최원양 엄마 서석영

 
 
최원양(18)은 영어방송을 우리말 방송처럼 즐겨 듣고 영어소설을 술술 읽으며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여러 나라의 친구들과 채팅할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췄다.

그런데 그의 영어실력은 학원 한 번 안 다니고, 외국에 나가본 적도 없이 순전히 엄마의 지도로 일궈낸 결과라고 한다. ‘토종’ 실력이 이 정도라면 일부에서 ‘쯧쯧,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얼마나 아이를 잡았을까’ 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엄마 서석영씨는 “오히려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보다 훨씬 자유롭게 뛰어놀 시간이 많았다”고 말한다.

동화작가인 원양의 엄마 서석영씨(46)의 영어실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 그럼에도 서씨가 아이를 스스로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사교육에 의존하는 기존 영어교육법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 그렇다고 그에게 불안감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다른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느라 바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문득 불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원양이 과학고에 진학하고, 영어에 있어서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추게 되자 서씨는 마음을 놓고 ‘엄마식 영어공부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여섯 살 때부터 영어단어 카드로 워밍업

서씨의 영어교육법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건 아이가 비교적 시간이 많은 초등학교 때 집중적으로 영어공부를 시켰다는 점. 서씨는 초등학교 때가 영어교육의 최적기라고 주장한다.

“‘아이가 배속에 있을 때부터 해야 한다’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우리말과 영어를 동시에 가르쳐야 한다’ ‘한글을 가르치기 전에 영어부터 해야 한다’ 등 영어를 언제 시작해야 좋을지에 대해 사람마다 주장하는 내용이 달라요. 그래서 원이를 키울 때 무척 혼란스러웠죠.”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던 서씨에게 영어교육법의 방향을 잡아준 건 뜻밖에도 보건소였다. 당시 여섯 살인 원양을 데리고 DPT 예방접종을 위해 보건소를 찾았던 서씨는 한 주부가 깜빡 잊고 아이의 예방접종 시기를 놓쳤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본 것. 그는 곧 ‘그래 영어공부는 예방주사야. 입시와 취업, 승진 등에서 ‘영어병’으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예방주사를 맞혀야 해’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아울러 학업의 부담이 적은 취학 전과 초등학교 때가 가장 좋은 예방접종 시기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서씨는 주변에 널린 외래어를 이용해 딸에게 영어를 직접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말을 가르칠 때처럼 길거리 간판이 좋은 학습 자료가 됐다고 말한다.

“몬스터는 괴물, 슈퍼마켓은 크다는 의미를 가진 슈퍼와 시장이라는 의미의 마켓이 합쳐져 ‘큰 시장’이라는 말이 됐다고 일러주니 원이가 신기해하더군요.”

어린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이기 전 단계로 과즙을 한두 수저 떠먹이는 것처럼 외래어로 원이의 반응을 살폈던 그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보고 영어의 밑바탕인 듣기 교육을 위한 세밀한 계획을 세웠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특별한 준비 없이 언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TV를 이용해 영어 듣기의 기초를 다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EBS의 ‘도라도라 영어나라’나 ‘고고 기글스’ 같은 프로그램을 보여줬고, 그 다음엔 AFN에서 원어로 방송되는 ‘Sesame Street’를 보도록 했죠.”

그러나 주식을 전혀 모르는 할머니가 매일 뉴스를 보며 코스피지수, 코스닥지수를 듣는다고 해서 주식을 저절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듯, 아이 역시 보고 듣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영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고 그는 판단했다. 그래서 알파벳만은 확실히 익히도록 만 4~5세 어린이용 영어교재를 구입해 알파벳의 철자와 이름, 간단한 단어를 소리 내어 읽게 했다. 알파벳을 익힌 다음엔 게임을 통해 단어를 떠올리게 했다.

“처음부터 원서로 가르쳐야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하는 엄마들도 있지만 제 생각은 영어 기초를 닦는 데는 고전적인 책도 무방하다는 거예요. 다만 너무나 친절하게 ‘jacket(좨킷)’ ‘doctor(닥털)’ 같이 발음이 우리말로 표기가 돼 있는 것은 엄마가 걸러줘야겠죠. 발음은 가리고 철자만 보고 읽게 하는 것이 좋아요.”

아이가 철자를 보며 읽을 수 있으려면 ‘A(아) B(브) C(크)…’ 하면서 우선 알파벳 각각의 실제 발음을 일러줘야 했다. 그 다음엔 ‘I am a boy.’ ‘You are a girl.’ 같은 간단한 영어문장을 가르쳤는데 이에 앞서 ‘I, you, he, she’같이 자주 나오는 단어는 미리 카드로 만들어 연습을 시켰다고 한다. 그래야 갑자기 길어진 문장을 접해도 영어가 어렵다는 편견을 갖지 않기 때문. 서씨는 아이가 ‘난 영어를 잘해’ 하는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음엔 응용력 키우기 단계로 넘어갔어요. 큰 모조지에 ‘I am a ( ). You are a ( ). He is a ( ).’ 등 그동안 배운 문장을 써서 벽에 붙여두고 아침에 읽고 저녁에 다시 읽게 하는 식으로 ‘시간차 학습’을 시켰지요.”

원양의 생활 속으로 영어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자 서씨는 주저하지 않고 딸에게 원서를 내밀었다. 비교적 쉬운 책을 구해 딸에게 건네자 “엄마, 내가 영어를 술술 읽어요” 하며 기뻐했다고.

이즈음의 서씨는 TV를 이용한 영어교육법에도 약간의 변화를 줬다. 우리나라의 영어 프로그램과 원어방송을 적절하게 배합시킨 것. 리모컨을 쥐고 우리나라의 ‘도라도라 영어나라’를 보여주다가 끊고, 원어로 방송되는 AFN의 ‘Dora, The Explorer’를 틀었다. 같은 제목이고 같은 내용이라도, 원어방송은 전체가 영어이다 보니 만만치 않은 수준이었지만 원양은 전혀 혼란스러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반쯤 번역된 내용을 보면서 이미 그 상황과 배경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 서씨는 반대로 AFN의 원어방송을 먼저 보게 하고, 나중에 우리말로 번역된 방송을 보도록 하는 방법도 괜찮다고 말한다.

“‘Sesame Street’ 같은 어린이 영어 프로그램은 영어공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방송이라는 생각에 원이에게 보여줬어요. 그런데 영어를 잘 못 알아들으니까 TV 앞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한 끝에 TV 프로그램을 녹화해 20분 정도 보여준 뒤 끊고 다른 일을 하거나 놀게 했죠. 그런 다음 다시 보여주는 식으로 했더니 원이의 집중도가 훨씬 높아졌어요.”

녹화 테이프를 볼 때는 되도록이면 엄마가 곁에 앉아 간간이 질문을 던지며 주의를 환기시켜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초등 고학년 때는 영어동화 소리 내어 읽고 원어민과 전화로 대화

원양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자 서씨는 비로소 영어 읽기와 쓰기 단계에 들어갔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 우리말 읽기와 받아쓰기를 하는 것처럼 영어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

“교보문고를 뒤져서 6단계로 돼 있는 ‘Start with English Readers’라는 책을 샀어요. 글이 짧으면서도 스토리가 있어 맘에 들었어요.”

딸에게 적당한 책을 골랐지만 그는 아이에게 선뜻 내놓지 않고 먼저 책에 있는 단어들을 카드에 적어 보여주며 익히도록 했다. 그런 다음 책을 건네자 앞서 익혀둔 단어들을 떠올리며 띄엄띄엄 읽어 내려갔다고.

“차츰 읽는 실력이 나아지자 기분이 좋았어요. 엄마가 사오신 나머지 책들도 어서 빨리 읽고 싶은 욕심이 생겼죠.”

원양이 카드연습 없이도 책을 바로 읽을 수 있게 되자 서씨는 동화책을 소리 내어 읽도록 했다. 서씨는 동화책을 소리 내어 읽으면 영어발음이 좋아질뿐더러 듣기 실력도 향상된다고 말한다.

“영어발음을 좋게 하기 위해 혀 수술을 받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는데 소리 내어 읽기 연습을 꾸준히 하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어요. 소리 내어 읽기는 단어와 문장은 물론 동시에 발음을 익히는 장점이 있거든요. 큰 소리로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연음이 되고 음 사이의 강약과 고저가 조절되죠. 발음이 좋아지면 듣기 능력도 자연스럽게 향상되고요.”

그는 눈으로 이해가 안 되던 문장도 소리를 내어 읽다 보면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TV 프로그램과 영어 동화책으로 각각 영어 듣기와 읽기 실력을 쌓도록 한 서씨가 다음 단계로 택한 것은 말하기와 쓰기. 서씨는 롱맨 출판사의 ‘Activity Book’과 ‘Workbook’을 구입해 말하기와 쓰기를 가르쳤다.

“아이가 두 언어를 동시에 배우게 하는 이중 언어 환경을 조성한다며 우리말도 못하는 아이에게 영어부터 가르치는 엄마들도 많아요. 하지만 저는 두 가지 이유에서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첫째는 두 언어를 함께 배우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을 것이고, 둘째는 모국어를 배우면서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 생기는데 외국어부터 배우면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져 우리말을 깨치고 영어를 배울 때보다 몇 배 힘겹고 시간도 더 걸리기 때문이죠.”

서씨는 ‘How are you?’ ‘Excuse me.’ 정도의 간단한 영어를 할 때는 표가 안 나지만 수준이 높아질수록 우리말에 대한 이해력이 영어실력을 좌우한다고 주장한다. 집에서 엄마가 가르치는 영어학습법의 결과를 꼭 확인해보고 싶었던 서씨의 욕구와 뚝심은 원양의 영어공부를 일관성 있게 밀어붙일 수 있는 힘이 됐다.

원양이 초등학교 3, 4학년이 됐을 때는 ‘통독→내용 이해→소리 내어 읽기’의 3단계 학습법으로 ‘80일간의 세계일주’ ‘미녀와 야수’ 같은 세계 명작 스토리북 24권을 마스터했다. 5학년이 되면서는 중학교 참고서를 이용해 문법을 공부하도록 했다.

서씨는 딸의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한 방법으로 영어경시대회를 활용했다. 그는 “경시대회가 지나치게 경쟁의식을 부추기고 상업적으로 흐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학원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는 아이에게는 실력을 진단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미 고등학교 교과과정까지 마스터하고 중학교에 들어간 원양은 ‘프리토킹’을 위해 원어민과 일주일에 세 번, 10분씩 전화로 대화를 나누는 방법을 이용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인 교사가 원양의 발음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실전에서 말문이 터지자 원양은 인터넷의 영어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알게 된 미국인, 영국인, 호주인, 필리핀인 등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이메일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고, 편지를 주고받는 동안 원양의 영어 실력도 자연스럽게 향상됐다. 그러는 사이 심야에 AFN에서 내보내는 영화를 즐겨 보며 속어를 제외한 대화 내용을 대부분 알아듣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한다.

출처: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06/06/27/200606270500049/200606270500049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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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자린고비형 영어교육’
최연소 통역 봉사자로 활약한 김준영군 엄마 임영순

 
 
김준영군(13)은 지난해 경남 김해에서 열린 ‘2005 가야세계문화축전’에 최연소 영어통역 자원봉사자로 선발돼 화제를 모았다. 영어학원에 다닌 적도,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도 없지만 유창한 영어회화 실력을 자랑하는 준영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한국어 자막이 없는 외화 비디오테이프를 반복 시청하면서 귀가 트이고 말문이 열렸다고. 이같은 준영군의 ‘자린고비형’ 영어공부법은 엄마 임영순씨(43)의 독특한 교육철학이 있기에 가능했다.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영어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 아이들이 잘하게 마련이에요. 학원이나 과외 수업, 어학연수 등 투자를 많이 해야 아이의 영어실력이 오르니까요. 하지만 저는 주제파악부터 했어요. 김해 같은 소도시에서 서울 강남의 아이들과 같은 방식으로 공부해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지요. 더군다나 싱글 맘인 제겐 거액의 사교육비를 지불할 능력도 없거든요. 그래서 돈을 들이지 않고도 준영이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죠.”

임영순씨가 내린 첫 번째 결론은 영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것이었다. 아빠, 엄마, 할머니, 이모, 삼촌 등 우리말을 가르쳐주는 많은 선생님들 사이에서 자라는 아기도 우리말을 능숙하게 하기 위해서는 4∼5년 정도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영어를 익혀 능숙하게 말하게 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자명한 이치. 임씨는 준영군이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자기 마음대로 좋아하는 외화 비디오테이프 서너 개를 반복해서 보도록 내버려두었다고 한다.

“준영이가 만화영화 ‘스튜어트 리틀’을 보면서 깔깔 웃기에 내용을 아냐고 물었더니 ‘모른다’고 하면서도 계속 재미있게 보더군요. 그때 전 내용을 알아듣게 하려고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었어요. 알아듣는 것은 나중 일이니까요. 영어 비디오를 재미있게 보며 즐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일단 성공이라고 생각했어요.”

임영순씨는 하루에 몇 시간씩 영어학원에서 시간을 때우는 것보다는 집에서 빈둥거리며 외화 비디오를 시청하면서 영어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몇 배 더 효과가 좋은 영어공부법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가끔씩 아들의 손을 잡고 영화관에 가서 ‘스타워즈’나 ‘매트릭스’ 등을 관람했다고 한다.

“영화관의 대형화면을 통해 박진감 넘치는 영화장면을 보면 영어에 대한 자극을 더 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영어란 공부할 대상이 아니라 영어문화권의 책이나 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해주었지요.”

임영순씨는 준영군이 4학년이 되고 나서야 영어 철자와 발음 사이의 관계를 가르쳤고 서점에서 영어교재를 사다가 풀게 했다. 그러면서도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 만화비디오를 구해서 보게 했다. 엄마의 경제력을 고려해줬는지 준영군은 같은 비디오를 여러 번 되풀이해 보는 것을 지루해하지 않았다고 한다.

준영군은 특히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해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비디오로 출시되면 임씨는 이것을 구해와 여러 번 반복해 보게 했다. 뿐만 아니라 준영군이 영화음악에도 흥미를 느끼고 팝송을 자주 흥얼리자 임씨는 위성방송 수신기를 달았는데, 요즘 준영군은 영어만화 채널을 즐겨보고 있다고.

“영어방송 프로그램은 영어뿐만 아니라 그 나라 또래 아이들의 문화까지도 익힐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특정 프로를 정해놓고 시청하게 하기보다는 준영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이것저것을 부담 없이 보도록 하고 있어요.”


길거리에서 만난 외국인과 대화하면서 영어에 대한 자신감 얻게 만들어

또한 임영순씨는 준영군이 외국인 앞에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얻도록 적극성을 보였다. 거리에서 외국인이 보이면 무조건 차를 세우고 준영군에게 말을 건네보라며 등을 떠민 것. 처음에는 “엄마, 제발…” 하며 몸을 뒤로 빼던 준영군도 엄마의 완강한 고집에 마지못해 주저하면서 외국인에게 다가가 “어디서 왔냐” “직업이 뭐냐” “한국에 온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을 던졌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하는 것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하는 과외수업을 받으려면 적지않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데, 거리에서 만나는 외국인을 활용함으로써 돈도 들이지 않고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제가 외국인 앞에서 쩔쩔매며 영어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그러고는 준영이에게 ‘엄마가 할 줄 아는 영어는 하이(Hi) 정도’라면서 ‘준영이가 다 크면 함께 세계여행을 떠날 건데 네가 영어를 잘해야 우리 모자가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동기를 부여했죠.”

고등학교 미술교사 출신으로 미술강사이자 색채심리 인테리어 전문가로 활동하는 임씨는 지난해 7월 준영군과 함께 파키스탄 의료자원봉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파키스탄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쳐주고 벽화를 그리는 일을 담당했고 준영군은 통역 자격으로 동행했다.

“경비가 부족해 ‘애마’인 승합차를 팔았어요. 저는 미술캠프를 열었고 준영이는 저와 떨어져 통역 자원봉사를 했어요. 파키스탄에 머문 기간은 불과 8일 남짓이었지만 그 후 준영이는 영어에 대해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준영군은 지난해 경남 김해의 가야유적지 일원에서 열린 가야세계문화축전의 통역 자원봉사를 훌륭하게 해냈다. 주최 측에서는 처음에 준영군이 너무 어리다며 난색을 표했지만, 실력 테스트를 해보더니 흔쾌히 자원봉사자로 받아주었다고 한다.

“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교육을 많이 받지 못했어도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워냈잖아요. 엄마가 꼭 다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엄마가 영어를 못해도 아이는 영어를 잘하게 만들 수 있어요. 영어에 ‘무식하게’ 부딪쳐보는 것, 그것이 최상의 방법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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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고수되는 책읽기 습관’
토플 만점자 김영윤양과 엄마 이은경 조언

 
 
김영윤양(15)은 지난해 8월 치른 토플에서 300점 만점을 받아 최연소 만점자 기록을 세웠다. 미국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할 때 필요한 영어시험인 토플은 어른들이 250점만 받아도 꽤 높은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평가되는 어려운 시험인데 여중생이 만점을 받았으니 놀랄 만한 일이다. 영윤양 엄마 이은경씨(43)는 “나중에 영윤이가 유학갈 때 토플 점수가 필요할 것 같아서 한번 도전해본 건데 만점을 받아 나도 영윤이도 놀랐다”며 웃었다.

영윤양이 어린 나이에 이처럼 뛰어난 영어실력을 갖추게 된 비결은 뭘까. 엄마 이은경씨는 영윤양이 어릴 때 맞벌이를 했기 때문에 딸의 영어공부를 챙길 여력은 없었지만 딱 하나, 책 읽어주는 것만은 반드시 실천했다고 한다.

“영윤이가 만 한 살이 됐을 때부터 하루에 다섯 권 이상씩 꼭 책을 읽어줬어요.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저녁밥도 거르고 집안일도 미룬 채 영윤이에게 책을 읽어줬죠.”

이런 엄마의 정성 덕분인지 영윤양은 만 두 살이 지난 후에는 엄마가 읽어준 책들을 통째로 다 외워버릴 정도가 됐다고 한다.

영윤양은 영어 동화책을 통해 영어를 배웠다. 해외지사에서 근무하게 된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다섯 살 때부터 이씨는 영윤양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고 영어 테이프를 들려주기 시작했던 것.

“영어도 우리말처럼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집 근처 도서관에서 테이프가 딸린 영어 동화책을 빌려와서 책을 읽어주고 테이프를 들려줬어요. 그렇게 3개월을 하다 보니까 영어책을 완전히 외우더라고요.”

영윤양은 3년 6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돼 미국에서 영어를 충분히 익히지는 못했다고 한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조기 교육이 일반화돼 있지 않아 미국 유치원에서는 고작 알파벳 쓰기 정도만 배웠기 때문이라고. 영윤양은 한국에 돌아와 영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지만 영어문장을 더듬더듬 읽는 정도라서 레벨이 낮은 반에 들어갔다. 이은경씨는 “오히려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한 아이들 실력이 더 좋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나자 영윤이의 숨은 영어실력이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글자를 읽을 줄 알게 되자 영어실력에 가속도가 붙은 거예요. 월반을 거듭해서 1년 후에는 상급생 반에 들어갔어요.”

하지만 이렇게 강도 높은 영어공부를 하는 동안 영윤양은 단 한 번도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엄마가 책을 많이 읽어주어 독서의 즐거움을 잘 아는 영윤양에게 영어공부란 좋아하는 책을 실컷 읽는 즐거운 놀이였기 때문이다.

“영윤이는 지금도 하루 두 시간씩 영어책을 읽어요. 영어 문법책이나 영어 독해책이 아니라 영어소설을 우리말 소설을 읽듯이 즐겨 읽는 거지요.”


따로 영어공부하지 않고 틈틈이 영어소설 읽어

이은경씨는 영윤양의 엄청난 독서량 때문에 영어소설을 사다 나르는 것이 주요 일과가 됐다고 한다. 해외 출장이 잦은 아빠는 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문고판 소설을 사오고 이씨는 영어 전문서점에서 신간을 부지런히 구입하고 있다고. 영윤양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읽기 시작한 ‘해리포터’ 시리즈는 열 번도 넘게 읽어 암기할 정도라고 한다.

“아이들이 영어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게 작문이잖아요. 그런데 영윤이는 영어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영어로 글을 쓰는 것에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재미있어해요.”

영윤양은 다른 과목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은경씨는 하루 종일 소설책을 껴안고 사는 영윤양이 우등생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집중력’이라고 말한다. 옆에서 소란스럽고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들이 있어도 한번 책을 잡으면 거기에 푹 빠지는 습관이 집중력을 높였고, 덕분에 다른 아이들보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짧아도 공부한 결과가 좋게 나타났다고 한다. 사실 영윤양이 영어를 따로 공부하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일요일에 세 시간 정도만 공부할 뿐이다. 다만 짬나는 대로 영어소설을 반복해서 읽어 책 내용을 거의 다 암기하고 있다고 한다.

영윤양 엄마 이은경씨가 일러준 영어지도 요령
 
▼ 수준에 맞는 책을 마련해주어라
초등학생에게 유아용 영어책을 들이밀면 흥미를 잃는다. 너무 어려운 단어가 나오는 책을 줘도 마찬가지다. 아이 연령과 실력을 고려해 흥미로운 책을 골라 내밀어야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법. 아이가 영어책을 재미있게 읽고 있는지 엄마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의 영어실력이 늘면 그 수준에 맞게 책도 레벨업시켜준다.

▼ 영어 만화영화를 즐겨 보게 하라
디즈니 만화영화는 영윤양에게 좋은 영어선생님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만화를 그냥 즐기도록 내버려두는 것. 만화에서 나오는 영어단어를 따라하도록 하거나 문장을 외우게 하면 영어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 읽기와 쓰기를 함께하도록 하라
영어 회화나 문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읽기와 쓰기. 영어책을 많이 읽으면 회화나 문법 실력 또한 저절로 향상된다는 것이 이은경씨의 생각이다. 영윤양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짧은 영어문장을 쓰기 시작했는데, 영어책을 많이 읽은 덕분에 정확한 문장을 쓰고 말할 수 있었다고 한다.

▼ 빨리 읽기(reading) 단계로 접어들게 하라
유아영어에서 초등영어로 도약할 때는 서둘러 영어 읽기를 익히는 게 좋다. 유아 때 놀이를 통해 영어회화를 익히다가 초등학생이 돼 본격적으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영어에 거부감을 느껴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문에 영어 읽기를 익히게 해서 문법과 쓰기를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학원을 선택할 때도 놀이나 퍼포먼스로 영어를 배우는 곳보다는 읽기와 쓰기를 가르치는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처: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06/06/27/200606270500047/200606270500047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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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 늦게 시작한 아이에게 효과적인 공부법’
두 아들 3년 만에 토익 만점 우등생으로 만든 엄마 이현숙

 
 
“어유, 우리 성준이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도록 ABC도 제대로 몰랐어요. 사실 영어만 못하는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었죠.”

이제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동안 이현숙씨(46)는 토익 만점 형제 새벽(16)·성준(13)군을 키우면서 무척이나 속을 끓였다고 한다. 그간 가정문제로 신경 써주지 못한 두 아이를 2003년부터 다잡아 키우면서 심한 마음고생을 한 것.

새벽군은 그래도 어느 정도 학교교육을 따라가는 수준이었지만 성준군은 모든 것이 뒤떨어진 상태였다. 그중에서 성준군의 가장 큰 문제는 학습의욕 저하였다. 그저 TV나 보고 컴퓨터 게임을 하며 빈둥거리는 생활에 익숙해져 제자리에 앉아 책을 보고 공부하는 것 자체를 견디지 못한 것. 수업시간에도 계속 돌아다녀서 나중에는 선생님이 전학을 권고할 정도였다.

기본적인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성준군은 위해 가장 먼저 권한 것은 운동. 남자아이이니 운동을 통해서 기본적으로 억눌린 스트레스를 풀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운동과 같이 시작한 것은 바이올린 레슨이었다.

“성준이는 심한 개구쟁이였는데, 또래와는 달리 대중가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대신 클래식을 즐겨 들었는데, 모차르트의 곡을 금방 구분해내는 재능이 있더라고요. 나중에 영어를 공부할 때도 아이가 발음을 잘 구분하는 걸 보고 ‘성준이에게 듣는 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학습의욕 전혀 없던 아이에게 운동과 바이올린부터 가르쳐

이씨는 성준군에게 학교 공부를 강요하지 않았다. 아이가 숙제를 하지 않거나 수업시간에 돌아다녀도 그냥 내버려뒀다. 그저 테니스와 바이올린 레슨만 시키고 다른 분야에 대한 엄마의 욕심은 접었다. 성준군은 그렇게 5학년 1학기를 보낸 후, 2학기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새벽이와 성준이를 공부시키기 위해 아예 영어학원을 차렸어요. 작은 학원을 시작하면서 새벽이와 성준이도 함께 수업을 받게 했죠.”

하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책을 보며 공부하는 것을 거부하는 두 아이를 책상 앞에 앉히기까지가 쉽지 않았던 것.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두 시간씩 영어수업을 듣되, 다른 공부는 안 해도 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씨는 수업시간에 천장만 멍하니 보거나 삐딱한 자세로 앉아 있는 두 아이를 볼 때마다 매를 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매를 대는 순간 더 이상 방법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번 매로 다스리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매를 대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이 ‘매로 때우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될까봐요. 아이가 천장을 봐도 ‘그래 졸지만 않으면 하나라도 듣겠지’ 하며 참고, 삐딱하게 앉아도 ‘앉아있는 게 어디야’ 하고 생각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두 달 동안 가장 쉬운 문법책 한 권을 뗐다. 새벽군은 어느 정도 영어를 아는 상태여서 수업이 가능했지만, 성준군의 경우 ABC도 몰라 수업을 한 번 듣고 이해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했다고. 그래서 이씨는 성준군이 두 차례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도록 시켰다.

“가장 쉬운 걸 두 번 되풀이하자 그 내용만큼은 잘 알더라고요. 이렇게 넉 달을 공부하면서 영어에 대해 자신감이 붙으니까 성준이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어요. 여전히 학교에 가면 수업시간에 돌아다녔지만 그래도 영어수업 시간만큼은 앉아서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새벽·성준 형제가 영어공부를 시작하면서 그들의 생활 태도도 서서히 변해갔다. 영어만큼은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한 것. 그러던 중 두 형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토익브릿지라는 시험에 도전하게 됐다.

“사실 저는 토익 같은 시험에 목숨 거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다만 성준이가 토익브릿지에서 만점을 받으면 70만원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는 스스로 도전한 거죠. 근데 진짜 만점을 받은 거예요. 그때가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이 좀 지난 6학년 말 무렵이었어요.”

물론 토익브릿지에서 만점을 받았지만 성준군은 여전히 학교 수업시간에 돌아다니는 문제아였고 다른 과목은 거의 낙제 상태였다고 한다.

새벽군은 지난해 토익에서 이미 만점을 받았다. 최연소 만점자인 동생에 비해 덜 알려져서 그렇지 새벽군의 만점도 세간의 화제였다. 형이 만점을 받은 후 성준군도 토익 공부에 열을 올려 지난 1월 만점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현숙씨는 두 형제가 토익에서 만점을 받은 영어 수재가 된 것보다 두 아이가 자신의 길을 찾은 것이 더 반갑고 고맙다고 한다.

“성준이는 중학교 배치고사를 칠 때 수학에서 40점을 받았어요. 하지만 영어에서 두각을 나타낸 후 다른 과목 성적도 함께 오르기 시작했어요. 아이가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형제는 지금도 다른 과목의 경우 과외를 받기는커녕 학원도 안 다닌다. 문제지나 참고서조차도 아이들이 꼭 필요하다고 졸라야만 겨우 한 권 사주는 정도다. 하지만 두 아이의 성적은 영어공부를 시작하면서 계속 오르고 있다고.

“새벽이는 2003년 당시 전교 50등 정도 했지만 영어공부를 시작한 후 성적이 급상승했어요. 결국 전교 1등으로 중학교를 졸업했어요. 그래서 광주과학고에 진학했지요.”

하지만 영어를 시작한 지 만 3년 만에 영어 수재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형제는 여전히 공부보다는 좋아하는 분야에 몰두하는 보통(?) 아이다.

“새벽이는 과학고에 진학한 후 수학문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어요. 제가 ‘너의 생각을 존중하겠다’고 말하자 새벽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겠다’고 하더군요. 요즘 새벽이는 학교를 자퇴하고 취미인 테니스를 하루에 한 시간씩 열심히 치고 있답니다.”

성준군 역시 얼떨결에 영어 수재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여전히 “영어공부는 싫다”며 바이올린 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형의 뒤를 따라 학교를 중퇴했다.

이현숙씨는 앞으로 새벽·성준 형제가 어떤 길을 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가능하면 모든 결정을 두 아들에게 맡기고 싶다고 한다.

“지금 뒤처진다고 영원히 열등생이 되는 건 아니에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거기에 집중하도록 돕는다면, 평범한 아이도 수재가 될 수 있어요. 새벽이와 성준이에게 영어는 바로 수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고요. 영어를 익히며 공부하는 방법과 공부의 재미를 깨닫게 된 거죠.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향해 노력해가는 과정의 재미를 알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제 길을 가게 됩니다.”


뒤처진 아이를 우등생으로 이끈 교육 원칙

▼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라 한자리에 앉아서 공부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분위기를 자주 바꿔가며 공부하는 아이도 있다. 가장 중요한 일은 내 아이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 성준이는 수업시간에도 제자리에 앉아있지 못할 정도로 산만했지만 이씨는 그를 나무라지 않고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했다.

▼ 눈높이 교육을 실천하라 먼저 부모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 아이는 수준이 낮은데 자꾸 어려운 교재만 내밀면 자연히 학습의욕이 떨어진다. 아무리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라도 하루에 단어 하나씩 외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루에 단어를 하나씩만 외워도 1년이면 3백65개나 익힐 수 있는 것.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 가속도가 붙으면 하루에 1백 개의 단어를 외우는 날이 온다.

▼ 아이가 처질수록 하나만 확실히 잡는다 아이가 뒤떨어지면 부모의 마음은 자꾸 조급해진다. 그래서 이것저것 자꾸 시키게 되는데, 이럴 경우 죽도 밥도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무엇이든 하나만 확실하게 밀어주는 게 좋다. 아이들은 하나만 확실하게 잘하게 되면 다른 것도 덩달아 열심히 한다.

▼ 아이의 능력을 믿고 인내하라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실천하기 힘든 게 아이의 능력을 믿는 것이다. 새벽·성준 형제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누가 봐도 문제가 있다”고 했지만 엄마인 이씨는 두 아이에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 하나를 익히면 내일은 두 개를 알게 될 것이고, 1년 후에는 3백65개를 알게 될 거라고 믿었다. 아이의 능력을 믿으니 조급하지 않았고 아이를 다그치지도 않게 됐다.

▼ 남의 아이와 비교하지 마라 비교당하는 건 누구나 싫다. 누가 무엇을 잘하건 내 아이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특히나 내 아이의 단점과 다른 아이의 장점을 비교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비교하지 않아야 내 아이만의 장점이 보인다.

▼ 부모의 권위를 찾는다 권위적인 부모가 되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부모의 말을 신뢰할 수 있을 때, 아이들은 그것을 인정하고 따른다. 사실 새벽·성준 형제는 한창 반항하던 시절 아버지의 말을 그저 한귀로 흘려들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두 자녀와 영어공부를 늘 함께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아버지가 자신의 일에 누구보다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아이들은 아버지의 조언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긴다고. 엄마 역시 아이들과 한 약속은 무엇이든 지키려고 애썼다.

▼ 학습환경을 단순하게 하라 이씨의 집에는 그 흔한 TV도 카세트도 없다. 참고서와 문제집도 별로 없다. 지나치게 많은 책과 도구가 때로는 자녀의 학습능력을 떨어뜨린다고 믿기 때문. ‘공부를 유별나게 하면 부담스러워진다’는 것이 이씨의 신조다. 그는 두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고(현재 두 형제는 엄마의 학원에서도 강의를 듣지 않는다) 참고서나 문제집도 아이들이 여러 번 졸라야 겨우 한 권 사줄 정도다. 갖고 있는 문제집이 별로 없으니 아이들은 한 권이라도 완벽하게 풀어보려고 한다.

▼ 놀 때는 확실하게 논다 두 아들은 아직도 영화를 엄마와 함께 본다. 가족이 놀이동산에 가면, 개장 5분 전부터 줄을 섰다가 폐장시간에 나올 정도다. 신나게 놀 수 있는 능력이 곧 공부하는 에너지로 연결된다는 게 이씨의 생각이다.


 

출처: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06/06/27/200606270500046/200606270500046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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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듣기 실력 확실하게 키우는 노하우’
세 딸 아빠, 인기 영어강사 김재민

 
 
“제가 영어를 좋아하고, 잘하게 된 데는 태권도 사범이셨던 아버지 영향이 컸어요. 아버지께서 미군들에게 영어로 태권도를 가르치셨거든요. 그렇다고 영어를 가르쳐주시거나 ‘영어 공부하라’는 훈계를 하셨던 건 아니에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말씀만 하셨어요. 또 영화를 무척 좋아하셔서 토요일 밤이면 꼭 아버지와 함께 AFKN(현 AFN)에서 하는 영화를 봐야 했죠.”

김재민씨(42)는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92년 귀국해 연세대 국제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으며 연세대, 성균관대, 한국외국어대 등에서 토익·토플을 강의하고, 현재는 온라인 중등교육 사이트 메가스터디 엠베스트에서 인기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그에게 유창한 영어 실력의 비결을 묻자 그는 조금 엉뚱하게도 어릴 적 추억을 이야기했다. 영어 대사를 거의 알아듣지 못했지만 아버지와 함께 무엇을 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워 주말마다 외화를 열심히 보았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어 실력이 쑥쑥 자랐다는 것.

“아버지가 ‘저 사람 화난 것 같니?’ 하고 물으시면 보고 느낀 대로 ‘예’ 혹은 ‘아니요’라고 대답하고, 또 ‘어떤 내용인 것 같니?’ 하고 물으시면 제 나름대로 이해한 것을 말씀드렸어요. 그러면 아버지께서 영화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셨고, 배우들이 어떤 의미로 저런 말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죠.”

아버지 덕분에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고, 흥미를 갖게된 그는 경영학을 전공하고도 결국 영어강사를 직업으로 삼게 됐다. 그 또한 선후(14), 진하(9), 준영(5) 세 딸에게 영어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어릴 적 아버지께서 그랬듯 아이들에게 매일 한 권 이상의 책을 읽으라고 당부한다고.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아내가 세계명작동화, 창작동화 같은 책들을 많이 읽어줬어요. 요즘도 매일 밤 아이들을 눕혀놓고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이 참 좋아해요.”

그와 그의 아내 김미리씨(43)는 이렇듯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거나, 아이들 스스로 책을 읽고 나면 “어떤 내용이야?” “주인공이 어땠어?” 하는 식으로 물어 아이들이 전체 흐름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가를 살피고, 이해한 내용을 정리해 말하는 실력을 키워준다고 한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영어공부 즐기는 것이 영어교육의 첫걸음

영어강사인 그가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영어보다 국어에 비중을 두는 이유는 아버지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에서 생활하며 깨달은 바가 있기 때문이다.

“84년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갔는데 단어를 아무리 많이 알아도 문장을 못 만들겠더라고요.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자세로 1년 정도 미국인 친구들에게 계속 물으며 공부를 했는데 제가 남들보다 적응이 빨랐던 건 모국어를 잘했기 때문이었어요.”

책을 많이 읽은 덕분에 고등학교 때까지 국어 성적이 좋았던 그는 국어 실력이 미국에서의 토론 수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미국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수업의 80%가 토론으로 진행됐다”며 “영어를 듣고 빠른 시간 내에 모국어로 생각을 정리한 뒤 다시 영어로 표현했기 때문에 내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2003년 말 첫째 딸 선후양을 미국 시카고에 살고 있는 그의 아버지에게 보냈다. 선후양은 미국 학교에서 한 한기를 마친 뒤 우등생 반에 들어갔을 정도로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선후양을 미국에 보내기 전 평소와 다름없이 한글로 된 책을 많이 읽도록 하고 ‘How are you?’ ‘Fine, Thank you.’ ‘I’m sorry.’ ‘What’s this?’ ‘What do you like?’ 같은 간단한 회화와 기쁠 때, 슬플 때, 화났을 때 할 수 있는 감정 표현 정도만 일러줬을 뿐 별다른 영어학습을 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선후가 쉽게 미국 생활에 적응한 데는 환경적인 영향이 있었을 거예요. 아내가 선후를 임신했을 때 제가 ‘AFKN 뉴스 청취’를 강의했는데 아내가 AFKN 뉴스를 녹음해 놓으면 퇴근하고 돌아와 그것을 갖고 다음 강의록을 만들었어요. 결국 선후는 뱃속에서부터 영어를 듣고 자란 셈이지요. 선후가 태어난 다음에는 TV 드라마나 영화를 영어로 옮기는 작업을 해 선후가 제 곁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했고요.”

그가 따로 조기 영어교육을 시킨 적은 없지만, 선후양은 집에 있는 아빠의 강의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친숙한 목소리를 재미있어 하며 여러 번 반복해 듣고, 흥얼댔다고 한다. 그는 “다른 가정에서도 영어 비디오와 카세트 테이프를 이용해 충분히 선후가 경험했던 영어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아무리 영어를 보고 들어도 부모와 아이 모두 듣기 실력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발전적인 영어학습을 위해서는 영어 말하기의 특성을 잘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영어를 꽤 많이 했는데 왜 안 들리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분들이 많아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말과 다른 영어의 특성 때문에 그렇기도 해요. 영어는 일단 말하는 속도가 빠르고, 우리말과 어순이 다르죠. 그리고 무엇보다 연음 때문에 알아듣기가 어려워요.”

우리말과 다른 이러한 영어의 특성을 인식한 뒤에는 단어 하나하나의 기본을 충실히 익히는 것이 필수라고 한다. 사전에서 발음기호를 확인한 뒤 다른 단어와 만났을 때 일어나는 연음현상까지 원어민의 발음으로 정확하게 익혀야 하는 것. 그런 다음엔 그 단어를 포함하는 다양한 구문을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기본 구문을 알고 있느냐’가 영어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 그는 ‘~할 예정이다’를 뜻하는 ‘be going to’ 하나로도 꽤 많은 문장을 만들 수 있다며 “구문을 아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어는 우리말과 달리 주어 다음에 바로 동사가 나오는데 자주 쓰이는 기본적인 동사는 대략 70~90개 된다”며 “make, take 같은 기본동사의 다양한 의미와 전치사가 붙은 동사구까지 꼼꼼하게 익히면 영어의 절반은 정복한 셈”이라고 말했다.

“여기서도 주의할 점이 있어요. ‘make up’ 하면 우리는 ‘화장하다’ ‘구성하다’ 2가지 정도의 뜻만 알고 있는데 사실 10개가 넘는 뜻이 있어요. 그 많은 뜻을 모두 알고 있어야 문맥상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 금세 파악해낼 수 있죠.”

기본동사와 동사구, 구문까지 익혔는데도 듣기가 잘 안되는 것은 영어의 호흡법이 우리말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How are you?’ 하고 영어를 발음해보면 미끄러지듯 이어지는데 같은 의미를 가진 우리말 ‘안녕하세요’는 각각의 음절이 뚝뚝 끊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이렇듯 “영어는 우리말보다 호흡이 빠르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인은 보통 한 문장을 10단어에서 많게는 25단어까지 한숨에 말해요. 미국인은 한번에 ‘와르르’ 얘기하는데 듣는 우리 한국인은 ‘하, 하, 하, 하’ 하며 숨을 쉬면 늦죠. 흔히 ‘처음엔 알아들었는데 뒤는 못 알아들었다’고 얘기하는 게 다 이 때문이에요.”


강하게 발음된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며 듣는 습관 길러야

그는 전치사, 관사 등 단어 하나하나를 끊어서 들으려고 하지 말고, 미국인이 말하는 대로 ‘따르르르’ 통째로 듣고 이해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어에는 강세와 리듬이 있어요. 중요한 의미를 담은 단어는 반드시 강하게 읽게 돼 있어요. 강하게 발음된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해내는 방식으로 들으면 듣기 실력이 월등히 향상됩니다. 리듬 감각은 원어민이 발음하는 것을 반복해 흉내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요.”

그는 마지막으로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차이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와이셔츠를 입을 때 우리와 달리 외국인들은 단추를 밑에서부터 채운다. 이런 장면이나 동작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보면서 ‘저것 봐, 우리랑 참 다르지?’ 하며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아이 스스로 ‘저 사람이 왜 저런 말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영어를 접하도록 유도하면 영어가 훨씬 재미있어진다는 것.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할 때 ‘wear’ 하면 ‘옷을 입다’라는 의미 하나만 외웠는데 미국에 가서 공부하다 보니 머리에서 발끝까지 몸에 걸치는 것에는 다 ‘wear’를 쓰더라고요. ‘옷을 걸치다’ ‘향수를 바르다’ ‘핀을 꽂다’ ‘안경을 끼다’ ‘양말을 신다’에 이르기까지요. ‘아하, 이 사람들은 어휘가 풍부하지만, 한 단어로도 상당히 많은 것을 표현하는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그는 “단어의 변화에 민감해지면 영어를 배우는 묘미가 더욱 커진다”며 이렇게 듣기를 완성시키고 나면 자연스럽게 입에서 영어가 터져나온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출처: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06/06/27/200606270500045/200606270500045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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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 부록│초·중등생 학습법 大백과]

‘자전거 타듯 영어 익히는 5단계 학습법’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저자 정찬용

 
 
서울 잠원동의 토스 잉글리시 DVD 룸. 7명의 초등학생들이 녹색의 뚱보 괴물 슈렉과 피오나 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 ‘슈렉’에 푹 빠져 있다. ‘숏다리’ 파과드 영주와 피오나 공주의 결혼식이 한창 진행 중인 장면에서 어린이 한 명이 입술 위로 손을 가져가며 “Oh, No!” 하며 안타까워한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어린이가 “Shrek, where are you?” 하고 외친다. 마침내 화면에 슈렉이 나타나자 영화 스토리에 몰입해 있던 어린이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좋아한다. 그 순간 강사가 정지 버튼을 누르자 어린이들은 “에이” 하며 아쉬워한다.

“‘슈렉’이든 ‘해리포터’ 시리즈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DVD를 하나 구해서 반복적으로 보게 하고, 스토리가 있는 영어 테이프를 음악 테이프처럼 집안에 항시 틀어놓으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DVD와 영어 테이프를 바꿔주는 것을 2년간 계속하면 아이의 영어실력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영어 테이프와 DVD 한 달 이상 반복해 들어야

‘영어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영어공부의 시작을 암기라고 생각한다. 알파벳부터 시작해 발음기호와 문법, 수많은 단어까지 모두 암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것. 하지만 베스트셀러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저자 정찬용씨(48)는 이렇게 ‘달달 외우는’ 방식으로 영어를 익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영어를 암기하기 시작하면 외워야 할 것이 한도 끝도 없어요. 인간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고요. 또 테이프에 나오는 문장을 통째로 외운다 해도 우리 삶의 순간은 너무도 다양해 그걸 전부 교재에 담는 것은 불가능하죠. 테이프에 들어있는 것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이 교재에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 정형화된 이야기를 하지는 않고요.”

이러한 논리로 그가 주장하는 건 영어든 일본어든 언어는 학습 대상이 아니라 습관이 돼야 한다는 것.

“영어도 자전거 타기나 수영을 배우듯 해야 합니다. 자전거 타기나 수영 동작이 체화가 되면 오랫동안 그 동작을 안 해도 다시 시작했을 때 손이나 다리가 저절로 움직입니다. 영어도 머리보다 혀가 먼저 말을 하는 상태가 돼야 하죠.”

정찬용씨는 ‘머리보다 혀가 먼저 움직이는 영어’를 위해서는 다음의 다섯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의할 점은 한 단계가 완성되기 전에는 절대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

첫 번째 단계는 듣기 연습과정이다. 정찬용씨는 첫 번째 단계만 훌륭히 소화해도 영어실력이 월등히 좋아진다고 자신한다.

“우선 자기 수준에 맞는 카세트테이프를 한 개(한 질이 아님) 구해 그 테이프를 A면에서 B면까지 한 번에 이어서 수시로 들어야 해요. 6일간 계속한 뒤에 반드시 하루는 쉬어야 합니다. 하루를 쉬는 이유는 언어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저장되는 특수한 메커니즘 때문이죠. 6일 동안 머릿속에 입력은 됐으나 제대로 분류되지 못하고 이곳저곳에 쌓여 있던 언어 정보를 뇌가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거죠. 테이프에 담긴 모든 소리가 들릴 때까지 이런 과정을 계속합니다.”

이때 절대 외운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아, 이 단어만 알면 무슨 얘긴지 좀 알아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도 사전을 찾아봐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만들어진 뇌의 언어 분류체계가 순식간에 뒤엉키게 된다고. 정찬용씨는 테이프를 다시 듣는 순간,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테이프의 속도를 앞서 가면서 다음 내용이 그대로 연상되면 완전히 들리는 것으로 생각해도 좋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 단계가 끝나면 어법을 깨치기 위한 두 번째 단계로 들어간다. 완전히 들리는 것으로 판단된 테이프를 꺼내 받아쓰기를 하는 것. 받아쓰기를 하되, 한 문장씩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문장을 끝까지 듣고 테이프를 정지한 뒤 받아쓰는 과정을 한 문장 전체를 완성할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단어를 정확히 모르면 소리로 짐작되는 철자를 쓴다.

“영어로 말하는 스타일에 익숙해지는 것이 이 단계의 목표입니다. 한 문장이 완성될 때까지 계속 그 문장만 들어야 하는 이유는 잘 안 들리는 부분에 아직도 체화되지 못한 소리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테이프의 전체 내용을 다 받아썼으면 모르는 단어의 철자가 맞는지 영영사전으로 확인을 합니다. 이때 철자가 틀려서 사전으로 정확한 단어를 찾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크게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들은 대로 말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니까요.”

테이프 내용 받아쓰기가 완성됐다면 테이프의 내용을 발음과 억양까지 그대로 따라하며 반복해서 읽는다. 마치 성대모사 훈련을 하듯 하는 것이 요령. 모든 문장이 드디어 완전히 입에 익숙해졌다는 느낌이 들면 끝내는데 이때도 6일 동안 계속한 후에 하루는 완전히 영어와 담을 쌓고 지내야 한다.


모르는 단어 나오면 반드시 영영사전 활용해야

세 번째 단계는 영영사전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정찬용씨는 모르는 단어를 확인할 때 반드시 영영사전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테이프의 내용을 완전히 체화하는 과정에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영영사전을 이용해 정확한 철자와 의미를 이해하고, 뜻풀이 과정에서 또다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는 것이 영영사전 활용 단계의 핵심. 해설과 예문까지 큰 소리로 낭독하며 체화해야 이 단계가 마무리된다.

네 번째 단계는 영화를 활용해 보고 듣고 말하는 단계다. 좋아하는 영화 DVD 하나를 구해 매일 반복해 본다. 영어 테이프를 활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듣기가 완벽해지면 받아쓰기와 낭독을 하고, 모르는 단어를 영영사전으로 찾아 예문까지 낭독을 하는 전 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정찬용씨는 영화를 보면서 감정이 이입되면 영어실력이 저절로 발전한다고 한다.

“비디오테이프보다 DVD를 권하는 것은 우리말 자막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에요. DVD가 없어 비디오로 봐야 한다면 한글 자막을 가리고 보아야 합니다. 시대 배경이 현재이고, 대사가 많은 영화가 좋습니다.”

마지막 단계는 영자신문 최신판을 구해 사회면부터 짧은 기사를 골라 큰 소리로 20번 이상씩 낭독하는 것. 완전히 소화될 때까지 하는데 뉴스 앵커가 된 기분으로 하면 효과적이라고 한다.

“광고, 대담, 만화에 이르기까지 신문의 모든 활자를 이런 식으로 반복하면 어느새 말문이 터지고, 읽으면 바로 이해되는 수준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다섯 단계까지 가는 데는 여간한 인내와 각오없이는 안됩니다. 끈기와 신념이 부족하고 발상의 전환이 안되면 쉽지 않죠.”

하지만 끝까지 갔을 때의 열매는 아주 달다고 한다. 정찬용씨가 이처럼 자신만만하게 영어를 마스터하는 방법을 주창하게 된 데는 자신의 경험이 큰 몫을 했다. 서울대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84년 독일 유학길에 올랐던 그는 큰 혼란에 빠졌다고 한다.

“한국에서 했던 독일어 공부법이 전혀 효과가 없어 고민하던 어느날 특이한 체험을 했어요. 스모그가 심해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 며칠 동안 기숙사에만 있었는데 종일 뉴스에서도 스모그에 관한 얘기만 나왔어요. 처음엔 내용이 귀에 잘 안 들어왔는데 계속해서 들으니 몇 가지 표현이 귀에 꽂히더라고요.”

‘아차’ 하고 무릎을 친 그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려 축구 중계를 들었다. 그렇게 며칠을 계속하자 어느 날인가부터 축구 중계도 알아들을 수 있게 됐다. 책 소리 내어 읽기의 효과는 자동차 회사인 벤츠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터득한 방법이다. 기계를 작동시키면서 3백 쪽이 넘는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어 반복해 읽었더니 그 내용이 조금씩 이해가 되더라는 것.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독일 TV에서는 영화를 많이 틀어주는데 계속해서 봤더니 어느 날부터 영화 스토리도 이해가 됐다. 굳이 암기를 하지 않아도, 문법을 따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익힐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는 하늘을 날 듯 기뻤다. 같은 방법으로 영어도 마스터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의 잘못된 영어 공부법을 과감히 버리고,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체화하라고 주장하는 정찬용씨. 물론 그가 목표로 세운 고지에 이르기까지는 끈질긴 인내가 요구되지만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어린아이들에게까지 옮겨지고 있는 요즘, 문법과 암기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영화, 책, 신문을 활용해 영어에 흥미를 붙이라는 그의 말에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

 

출처: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06/06/27/200606270500044/200606270500044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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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람의 주장]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저자 정찬용씨가 일러주는 ‘우리 아이 영어공부 재미있게 하는 법’
 “문법과 암기 스트레스 버리고 알아들을 때까지 영화 보고 들으면 저절로 귀가 뚫려요”
 
99년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정찬용씨.
이후 문법과 암기 중심의 영어학습법으로는 절대 영어를 정복할 수 없다며 영상물을 이용한 영어학습의 효과를 강조해온 그가 최근 ‘신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를 펴냈다.
그로부터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영어를 정복할 수 있는 비법을 들어봤다. 
  
서울 잠원동의 토스 잉글리시 DVD 룸. 7명의 초등학생들이 녹색의 뚱보 괴물 ‘슈렉’과 피오나 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 ‘슈렉’에 푹 빠져 있다. ‘숏다리’ 파과드 영주와 피오나 공주의 결혼식이 한창 진행 중인 장면에서 어린이 한 명이 입술 위로 손을 가져가며 “Oh, No!” 하며 안타까워한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어린이가 “Shrek, where are you?” 하고 외친다. 마침내 화면에 슈렉이 나타나자 영화 스토리에 몰입해 있던 어린이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좋아한다. 그 순간 강사가 정지 버튼을 누르자 어린이들은 “에이” 하며 아쉬워한다.

하루 10분, 영어공부를 시작하기 전 DVD 애니메이션을 보는 시간은 아이들에게 너무 짧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다음 순간, 아이들은 금세 또 다른 학습 재미에 빠져든다. 어학 학습기를 이용해 방금 본 영화에 나오는 주요 문장을 따라 읽으며 마치 슈렉이나 피오나 공주, 파과드 영주가 되기라도 한 것처럼 연기를 하는 것.

“‘슈렉’이든 ‘해리포터 시리즈’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DVD를 하나 구해서 반복적으로 보게 하고, 스토리가 있는 영어 테이프를 음악 테이프처럼 집안에 항시 틀어놓으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DVD와 영어 테이프를 바꿔주는 것을 2년간 계속하면 아이의 영어실력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99년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정찬용씨(46)가 어린이 영어교육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만한 DVD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도록 하는 것. DVD를 보며 영어를 배우는 정찬용식 영어수업을 ‘토스(Training On Screen System) 잉글리시’라고 하는데 문법이나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배제하고, DVD를 통해 어린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영어환경에 노출시킴으로써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과 딱딱한 수업에 대한 거부감이 들지 않고, 영어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

정찬용씨는 “대부분의 어린이 영어교육이 주입식 방법에 의존하고 있어 영어발음과 문장, 표현력 등이 콩글리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어릴수록 쉽고 재미있는 영어학습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6일간 듣고, 하루 쉬는 방법으로 영어 테이프와 DVD 한 달 이상 계속 반복해 들어야

‘영어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영어공부의 시작을 암기라고 생각한다. 알파벳부터 시작해 발음기호와 문법, 수많은 단어까지 모두 암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것. 정찬용씨는 그러나 이렇게 ‘달달 외우는’ 방식으로 영어를 익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영어를 암기하기 시작하면 외워야 할 것이 한도 끝도 없어요. 그러나 인간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암기력이 뛰어난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또 테이프에 나오는 문장을 통째로 외운다 해도 우리 삶의 순간은 너무도 다양해 그걸 전부 교재에 담는 것은 불가능하죠. 테이프에 들어 있는 것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이 교재에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 정형화된 이야기를 하지는 않고요.”

이러한 논리로 그가 주장하는 건 영어든 일본어든 언어는 학습 대상이 아니라, 습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

“영어도 자전거 타기나 수영을 배우듯 해야 합니다. 자전거 타기나 수영 동작이 체화가 되면 오랫동안 그 동작을 안 했어도 다시 시작했을 때 손이나 다리가 저절로 움직입니다. 영어도 머리보다 혀가 먼저 말을 하는 상태가 되어야 하죠.”

정찬용씨는 ‘머리보다 혀가 먼저 움직이는 영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공부방법을 과감히 버리고 다음의 다섯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한 단계가 완성되기 전에는 절대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
 
첫 번째 단계는 듣기 연습 과정이다. 정찬용씨는 첫 번째 단계만 훌륭히 소화해도 영어실력이 월등히 좋아진다고 자신한다.

“우선 자기 영어수준에 맞는 카세트테이프를 한 개(한 질이 아님) 구합니다. 그리고 그 테이프를 A면에서 B면까지 한 번에 이어서 수시로 들어야 해요. 6일간 계속한 뒤에 반드시 하루는 쉬어야 합니다. 하루를 쉬는 이유는 언어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저장되는 특수한 메커니즘 때문이죠. 6일 동안 머릿속에 입력은 됐으나 제대로 분류되지 못하고 이곳저곳에 쌓여 있던 언어 정보를 뇌가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거죠. 테이프에 담긴 모든 소리가 들릴 때까지 이런 과정을 계속합니다.”

이때 절대 외운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저 테이프에 담긴 내용이 뇌리에 박힐 때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 듣기만 해야 한다는 것. ‘아, 이 단어만 알면 무슨 얘긴지 좀 알아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도 사전을 찾아봐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만들어진 뇌의 언어 분류체계가 순식간에 뒤엉키게 된다고. 정찬용씨는 테이프를 다시 듣는 순간,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테이프의 속도를 앞서 가면서 다음 내용이 그대로 연상되면 완전히 들리는 것으로 생각해도 좋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 단계가 끝나면 어법을 깨치기 위한 두 번째 단계로 들어간다. 완전히 들리는 것으로 판단된 테이프를 꺼내 받아쓰기를 하는 것. 받아쓰기를 하되, 한 문장씩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문장을 끝까지 듣고 테이프를 정지한 뒤 받아쓰는 과정을 한 문장 전체를 완성할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단어를 정확히 모르면 소리로 짐작되는 철자를 쓴다.

“영어로 말하는 스타일에 익숙해지는 것이 이 단계의 목표입니다. 한 문장이 완성될 때까지 계속 그 문장만 들어야 하는 이유는 잘 안 들리는 부분에 아직도 체화되지 못한 소리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테이프의 전체 내용을 다 받아썼으면 모르는 단어의 철자가 맞는지 영영사전으로 확인을 합니다. 이때 철자가 틀려서 사전으로 정확한 단어를 찾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크게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들은 대로 말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니까요.”

테이프 내용 받아쓰기가 완성되었다면 테이프의 내용을 발음과 억양까지 그대로 따라 하며 반복해서 읽는다. 마치 성대모사 훈련을 하듯 하는 것이 요령. 모든 문장이 드디어 완전히 입에 익숙해졌다는 느낌이 들면 끝내는데 이때도 6일 동안 계속한 후에 하루는 완전히 영어와 담을 쌓고 지내야 한다.


모르는 단어 나오면 반드시 영영사전 활용해야

세 번째 단계는 영영사전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정찬용씨는 모르는 단어를 확인할 때 반드시 영영사전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영한사전을 보면 금세 속은 시원하겠지만, 거기에 익숙해지면 영원히 ‘머리보다 혀가 먼저 말을 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테이프의 내용을 완전히 체화하는 과정에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영영사전을 이용해 정확한 철자와 의미를 이해하고, 뜻풀이 과정에서 또다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는 것이 영영사전 활용 단계의 핵심. 해설과 예문까지 큰 소리로 낭독하며 체화해야 이 단계가 마무리된다.

네 번째 단계는 영화를 활용해 보고 듣고 말하는 단계다. 좋아하는 영화 DVD 하나를 구해 매일 반복해 본다. 영어 테이프를 활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듣기가 완벽해지면 받아쓰기와 낭독을 하고, 모르는 단어를 영영사전으로 찾아 예문까지 낭독을 하는 전 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정찬용씨는 영화를 보면서 감정이 이입되면 영어실력이 저절로 발전한다고 한다.

“비디오테이프보다 DVD를 권하는 것은 우리말 자막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에요. DVD가 없어 비디오로 봐야 한다면 한글 자막을 가리고 보아야 합니다. ‘다이하드’나 ‘람보’ 같은 영화는 재미는 있지만 영어를 익히는 데는 도움이 안 돼요. ‘브레이브 하트’나 ‘여왕마고’ 같은 작품도 오래된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적합하지 않고요. 시대 배경이 현재이고, 대사가 많은 영화가 좋습니다.”

마지막 단계는 영자신문 최신판을 구해 사회면부터 짧은 기사를 골라 큰 소리로 20번 이상씩 낭독하는 것. 완전히 소화될 때까지 하는데 뉴스 앵커가 된 기분으로 하면 효과적이라고 한다.

“광고, 대담, 만화에 이르기까지 신문의 모든 활자를 이런 식으로 반복하면 어느새 말문이 터지고, 읽으면 바로 이해되는 수준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다섯 단계까지 가는 데는 여간한 인내와 각오가 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끈기와 신념이 부족하고 발상의 전환이 안 되면 쉽지 않죠.”

하지만 끝까지 갔을 때의 열매는 아주 달다고 한다. 정찬용씨가 이처럼 자신만만하게 영어를 마스터하는 방법을 주창하게 된 데는 자신의 경험이 큰 몫을 했다. 서울대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84년 독일 유학길에 올랐던 그는 큰 혼란에 빠졌다고 한다.

“한국에서 했던 독일어 공부법이 전혀 효과가 없는 거예요. 회화가 안 되는데 어떻게 두꺼운 책을 읽고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겠어요? 외국어 공부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특이한 체험을 했어요. 스모그가 심해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 며칠 동안 기숙사에만 있었는데 종일 뉴스에서도 스모그에 관한 얘기만 나오는 거예요. 처음엔 내용이 귀에 잘 안 들어왔는데 계속해서 들으니 몇 가지 표현이 귀에 꽂히더라고요.”

‘아차’ 하고 무릎을 친 그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려 축구 중계를 들었다. 그렇게 며칠을 계속하자 어느 날인가부터 축구 중계도 알아들을 수 있게 됐다. 책 소리 내어 읽기의 효과는 자동차 회사인 벤츠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터득한 방법이다. 기계를 작동시키면서 3백 페이지가 넘는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어 반복해 읽었더니 그 내용이 조금씩 이해가 되더라는 것.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독일 TV에서는 영화를 많이 틀어주는데 계속해서 봤더니 어느 날부터 영화 스토리도 이해가 됐다. 굳이 암기를 하지 않아도, 문법을 따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익힐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는 하늘을 날 듯 기뻤다. 같은 방법으로 영어도 마스터할 수 있었다고 한다. 93년 귀국해 삼성에버랜드에 근무하기 시작한 그는 이런 자신의 경험을 담아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를 펴낸 것이다.

그러나 혼자서 다섯 단계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은 일. 정찬용씨는 최근 영어를 마스터하기 위한 다섯 단계를 일반인들이 좀더 쉽게 도전해보도록 필요한 요령과 자료를 모아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다섯 단계의 방법을 혼자서 하기는 힘들다는 독자들이 많아 CD 5장과 DVD 타이틀 3장, 영영사전, 전용 헤드셋, 영어전용학습기(대여)를 묶어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매직박스’를 구성했어요. 첫 단계부터 다섯 단계까지 가는데 필요한 모든 재료와 요령이 담겨있어 중학교 2학년생부터 누구나 따라할 수 있습니다.”

이를 어린이 수준에 맞게 특화해 서울과 경기 지역의 4개 캠퍼스를 중심으로 보급하고 있는 것이 토스 잉글리시다.

그동안의 잘못된 영어 공부법을 과감히 버리고,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체화하라고 주장하는 정찬용씨. 물론 그가 목표로 세운 고지에 이르기까지는 끈질긴 인내가 요구되지만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어린아이들에게까지 옮겨지고 있는 요즘, 문법과 암기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영화, 책, 신문을 활용해 영어에 흥미를 붙이라는 그의 말에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  


출처: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04/09/10/200409100500043/200409100500043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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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작훈련이 영어회화 지름길


영어를 배우는 최종 목표는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을 아무 불편함 없이 영어로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영어를 여러 해 배웠더라도 말로든 글로든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느낀다. 영어회화가 되려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영어로 표현하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하며 영어환경에 최대한 노출되어야 한다.

하지만 영어를 일상적으로 쓰지 않는 우리나라와 같은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환경에서 허공에 대고 혼자 말해볼 수는 없다. 서툴더라도 자꾸 사용해야만 하는데 아이들이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수시로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런 면에서 영작훈련은 외국인 교습을 대신해서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이 영어로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뿐 아니라 영어 말하기를 더 빨리 완성시켜 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영작은 영어 학습의 최종 단계에 해당하는 강도 높은 학습목표이며, 영작을 터득한 아이에게 읽기나 말하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영어를 우리말 하듯 능숙하게 표현하려면 영어식 어순감각을 키워야 한다. 영어문장을 나누어 보면 몇 개의 의미 덩어리, 또는 마디말(의미구)로 나누어지는데 이 말은 각각 고유한 기능과 의미를 갖고 있다. 영어 문장에서는 거의 대부분, 주어와 동사가 먼저 오며 동사 다음에는 동사를 보충하는 말이 온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영작이 가능하다. 먼저 ‘주어+동사’의미구를 표현하고, 이어서 동사가 필요로 하는 의미구를 하나씩 붙여 나가면서 글을 만들면 된다. 이 때 유용한 것은 의미구와 의미구를 연결하는 질문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런 훈련을 통해 영어식 어순감각이 어느 정도 생겼을 때, 영어 일기쓰기를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글쓰기는 말하기에 비해 훨씬 어렵다. 영어로 매일 일기를 쓰는 아이들은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훈련을 영어로 매일하는 셈이다. 머리 속에 들어있는 단어와 의미구를 영어식 어순으로 배열하면서 스스로 영어 일기를 쓰면 풍부한 생각과 창의력이 자란다.

그래서 영어일기 쓰기로 영작훈련을 습관화한 아이들은 외국인을 만나도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외국인 앞에서 암기한 문장들을 5분 정도 밖에 말할 수 없던 아이들이 외국인과의 대화에서 자신감을 갖게 된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면 영작, 입으로 표현하면 회화이기 때문이다.


차호준 푸른영어 사장

출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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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영어완전정복’의 충격요법


급기야 ‘영어 완전정복’이란 영화까지 나왔단다. ‘영어공부 하지말라’는 학습서가 베스트 셀러가 됐다고 해 쓴웃음을 짓고, 원정출산의 도덕적 무책임성에 대한 논란을 보며 슬퍼하고, 아파트에 홀로 남아 밤늦도록 혼자 TV를 보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는 강남의 ‘기러기아빠’ 기사를 읽고 안타까웠는데….

그간 ‘한국의 영어교육’에 대해 그 많은 전문가들이 그토록 많은 담론을 펼쳤는데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필자는 오늘 백약이 무효한 중환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듯이 영어교육 및 학습에 관한 ‘충격요법’을 제시키로 했다.

=외국어 공부는 원래 어려운 것=

영어와 영어교육이 그토록 어렵고 힘든 까닭은 이 세상을 창조한 하나님이 원래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성경의 ‘바벨탑’ 이야기다. 성경은 또 각종 방언(외국어)을 하는 것은 신이 일부 인간에게만 준 ‘은사(恩賜·Gift)’라고 했다. 성경은 이어 ‘다 방언(외국어)을 말하는 자겠느냐?’고 반문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런 은사를 받지 못한 모든 사람이 다 영어를 하려고 하고, 잘 하려고 하는 데서 발생하는지도 모른다.

필자는 한국외대 통역대학원에서 매년 1,000명이 훨씬 넘는 대학원 응시자들을 평가하고, 그 중에서 뽑힌 매년 50명 남짓한 영어전공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런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끼는 것이 ‘모국어의 중요성’이다. 2년간 눈물 나는 노력 끝에 우수졸업의 영예를 안는 사람은 모두 ‘모국어가 확실한’ 학생이다. 그 모국어 역시 대부분 ‘영어’가 아닌, ‘한국어’다. 한국인이 영어를 모국어로 만들기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모국어는 인간이 모두 모국어로 생각하고, 공부하고, 모국어와 함께 익힌 보디 랭귀지를 쓰며 성장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모국어는 인간사고의 ‘비빌 언덕’이다. 뚜렷한 주관을 갖고 자신이 추구하는 인생의 목표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자 역시 모국어가 확실한 사람이다.

반대로 가장 졸업하기 어려운 학생은 그의 모국어가 한국어도, 영어도 아닌 학생들이다. 그들은 ‘깊은 생각’과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없다. 불쌍하다. 사계 전문가들의 말을 통역하려면 우선 그 말을 이해해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된다. 그들은 그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만 하면서 “나는 왜 통역이 잘 되지 않을까?”라고 고민하며 괴로워한다.

결국 훌륭한 학생은 한국어를 확실한 모국어로 삼고, 한국어로 모든 사물을 판단하며 상대방의 전문적인 담론을 충분히 이해한 후에 그것을 정확히 옮길 수 있는 영어구사력을 키운 사람이다. 그래야 외국인 전문가의 영어담론을 이해하고 우리말로 편안히 옮길 수 있다. 물론 그런 학생이 인위적인 조기유학이 아닌, 가족의 해외생활 덕분에 본토의 영어와 문화를 어느 정도 익혔다면 금상첨화다.

우리는 이제 자나깨나 한국의 영어교육이 잘못됐다는 대안 없는 비판이나 불평을 늘어 놓을 수만은 없다. 영어를 못하는 것은 하늘이 태초부터 그렇게 만들어 놓은 까닭이다.

특히 동양은 문화와 역사가 다르고, 어순 등 언어구조가 워낙 서로 다르다. 국내 영어교육법도 계속 개선·발전되고 있고, 인터넷 시대에 국내에서도 나름대로 영어를 익힐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흥미를 가지고 꾸준히, 열심히 하면 조기유학보다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또 그 많은 영어학도들의 영어실력을 토익이나 토플이라는 수입 평가제도로 가늠하는 외화낭비도 이제 지양돼야 한다.

=확실한 모국어 습득이 먼저=

우선 내가, 내 자녀가 정말 꼭 영어를 잘 해야 하는지, 배우는 근본 목적이 뭔가를 자문해보길 바란다. ‘영어라도 하나 잘 배우게 하기 위해’ 어린 것들을 바다 너머로 보내는 부모의 판단이 과연 옳은지 반추해야 한다. ‘영어란 원래 어려운 것’임을 인정하고 ‘과연 나와 내 자녀는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은사를 받았는가’를 돌이켜보고 그 답에 맞는 공부를 해야 한다.

필자가 만난 사업가들은 대부분 “내가 선생님처럼 영어만 잘 했다면…”이라고 말을 건넨다. 그러면 필자는 “당신이 영어를 잘했다면 영어에 빠져 선생님이나 통역사밖에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답해 준다. 외국어를 잘 하면 ‘푼돈’을 벌고 우리말을 잘 하면 ‘목돈’을 번다고 했던가. 이젠 생각을 바꿀 때다.

〈곽중철/외대 통역대학원 교수〉

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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